'2021/06/01'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21.06.01 정주영이 중동 사막에서 본 것

1975 여름, 박정희 대통령이 공무원들에게중동에서 달러를 기회가 있는지 조사해 오라 지시했습니다. 석유 급등으로 돈방석 위에 올라앉은 사우디아라비아 중동 산유국들이 대대적인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던 때였습니다. 현장에 다녀온 공무원들은날씨도 덥고 물이 부족해서 공사를 진행하기가 힘들다 보고했습니다.

대통령이 이번에는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을 불렀습니다. 회장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를 한경 528일자 A31 매일 페이지로 바뀌는 인생 기사가 소개했습니다. “중동은 세상에서 제일 건설공사 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비가 오지 않으니 1 내내 공사할 있고, 자갈 모래가 현장에 있어 골재 조달이 쉽습니다. 물은 현장에 실어나르면 해결되고, 더운 낮에 자고 밤에 일하면 됩니다.” 그길로 중동으로 날아갔다가 돌아온 회장이 대통령에게 들려준 말입니다.

건설 지옥이었던 중동이 천국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원로 출판인이자 시인·수필가인 김영진 성서원 회장(77) 에피소드를 전하면서 덧붙인 얘기입니다. “사람에게 에너지를 더해 주는 생각이 있는가 하면, 에너지를 뺏어가는 생각이 있다. 긍정적인 생각은 꿈과 성공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힘이 된다. 반면 부정적인 생각은 모든 노력을 쓸모없게 만들고 불행에 빠뜨리는 씨앗이 된다.”

회장은인류 최대의 비극은 가진 것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하지 않지만, 갖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지나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사고방식이야말로 어떤 재난이나 전쟁보다 인류를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일 것이다.” 감사의 마음을 품으면 감사할 일이 자꾸 생겨나고, 불평불만을 일삼으면 불평불만을 터뜨릴 일이 자꾸 생겨난다고도 강조합니다. “오늘 하루 나는 감사를 심었는가, 불평을 심었는가? 거기에 따라 내일이 달라진다.”

세상을 똑바로, 제대로 보려면 생각의 창을 닦아야 한답니다. “농부가 밭을 듯이 생각의 밭을 갈아야 한다. 생각의 창을 닦으면 세상이 보이고 미래가 보인다. 막힌 길이 뚫리고 절망이 희망으로 변한다.” 서정주 시인이 생전에 생각의 창을 닦기 위해 하신 일을 참고할 만합니다. “그는 팔순이 넘도록 아침마다 세계의 이름을 1600 개나 외웠다. 머리가 녹슬지 않도록 이름을 외운 것이다.”

시인은 이렇게 고도의 정신운동을 통해 사람들이 생각의 창을 닦도록 이끌어주는 존재입니다. 영국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가 순수를 꿈꾸며 작은 사물과 순간순간을 통해서도 세상의 이치를 깨달을 있음을 일깨웁니다. “ 알의 모래 속에서/ 세계를 보고/ 송이 들꽃 속에서/ 천국을 본다. /손바닥 안에 무한을 거머쥐고/ 순간 속에서 영원을 붙잡는다.”

한국경제신문 논설고문
이학영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