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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죽이지 않는 법

etc 2025. 11. 23. 10:18

- 자살 이야기를 읽으며 등골이 오싹하게 만드는건 창살에 매달린 힘빠진 시체가 아니라, 바로 직전 그 사람의 마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이다. (시몬드보부아르)

- 20세기 위대한 심리학자인 알프레트 아들러는 자신의 에세이 (자살)에서자살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은 이후의 삶에서도(사실 지금도 여전히 그 생각을 하고 있을 수 있지만) 그러기 쉽다고 했다.
인생의 고비에서 심리적 고통으로 무너지는 경향, 야망과 허영심 그리고 자신의 가치를 남과 비교하는 의식의 증가, 병이나 죽음에 대한 환상에 이르기까지. 이런 특징은 타인에 비해 자신의 가치가 휠씬 높다는 견고한 믿음과 함께 나타난다. 유아기에 보이는 자살 의지의 표현으로 흔히 사소한 문제에 느끼는 깊은 슬픔, 굴욕을 경협할 떼 병이 나거나 죽고 싶어 하는강한 바람.. 그리고 마치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든 바람을 충족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여기는 타인에 대한 태도를 발견할 수 있다.

-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에게는 예사롭지 않은 가족이 있었다. 네 명의 형제 중 세 명이 자살했고 비트겐슈타인 자신도 자살 욕구와 계속 싸워야 했다. 비트겐슈타인 가문은 일족의 뛰어난 재능에 재산도 상당했으며 오스트리아 빈 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피상적으로 말하자면 살아야 할 이유가 하고많은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자살 충동
이나 삶의 평범한 고충은 그렇지 않은 법이다. 실제 상황이 어떻든 상관없이 우리는 자신이 왜 비참한지 정확히 알지 못하며 그래서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나는 행복해야 하는데, 행복할 이유밖에 없는데, 왜 자기혐오와 불행, 자기 연민에 빠져 있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 반면에 세상의 다른 이들은 극심한 고통과 괴로움(굵주림, 심신을 쇠약하게 만드는 질병, 빈곤, 예기치 못한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겪으면서도 여전히 아침이면 일어나 가족을 위해 끼니를 준비한다. 그리고 이런 사실은 내가살 가치가 없다는 또 하나의 증거가 된다.

- 2020 12월에 종사르 켄체 린포체(이후로는 켄체 린포체로 지칭하려 한다)가 타이베이에서 위빠사나에 관한 강연을 했다.
그리고 질의응답 시간에 한 학생이 말했다. "가끔 저는 마치 감옥에 갇힌 것처럼 끔찍한 기분에 빠져요.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관에 갇힌 느낌이에요.. 질문은 그 학생의 명상 중의 경험이라기보다 일반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같았다. 
켄체 린포체가 이렇게 답했다.
실질적으로그 감정을 그저 관찰해야 합니다. 정말로요. 아무것도 하지 마십시오. 감정에 대응하는 어떤 방식이나 해결책 같은 게 있어도 사용하지 마세요. 그냥 지켜보세요. 초심자들에게 이런 방식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있다는 걸 압
니다. 모든 게 당장 해결되길 바라죠. 하지만 반드시 그래야만 합니다. 바닥으로 가라앉은 기분이 들더라도 말이표. 그저 바라보십시오. 믿어 보세요. 매우 경제적인 방법이 아닌가요? 부작용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많은 발견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두 달쯤 지나면 그런 가라않은 기분도 원하게 될 접니다. 물고기가 많지 않은 강에서 낚시하는 어부처럼 말이죠. 그러다 보면 좋지 않은 감정과 마주하길 원하고 그것을 포획한 것에 만족감을 느끼게 될 거예요.
사실 극심한 고통이나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이런 시도는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핵심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우율한 기분이 들면 이렇게 되뇌어 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해야 할 일(과제 전체)은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냥 우울한 채 두자. 아플 테지만 그래도 괜찮으니까.

- 자기 소멸의 욕구가 인간 심리의 기본이라는 부처의 생각은 사실 우리에게 전혀 낯설지 않다. 일명 '죽음 충동'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이론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프로이트는 사비나 스필레인의 1912년 논문에 뒤이어 자신의 이와 같은 생각을 1920년 발표한 '쾌락원리 너머'를 통해 소개했다. 당시 그는 많은 부분 불교 심리학에 기반을 둔 쇼펜하우어가 주창한 욕구 심리학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프로이트의 이론에는 삶에 대한 욕구 에로스와 죽음에 대한 욕구 타나토스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에로스는 성행위나 창조 행위 같은 삶을 긍정하는 활동의 기반이며, 타나토스는 강박 행동을 비롯해 공격성. 살인, 모든 종류의 신경증과 정신병, 그리고 당연히 자살처럼 삶에 적대적으
로 보이는 행동과 습관의 원인이다. 프로이트 역시 불교 철학에 깊이 동의하며 열반 원칙에 대해 언급했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열반 원칙은 마음에서 모든 긴장을 없애려는 성향으로 죽음으로만 가능한 상태다.
따라서 이는 그저 죽음 충동의 극단적 형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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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3

Quote of the day 2025. 11. 2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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