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보나치의 토끼

과학 2021. 4. 24. 18:15

- 이집트의 분수 
이집트인의 분수 표기법은 우리와는 무척 달랐다. 현대 정수론자들은 여기에 관심을 가졌다. 이집트식 분수 표기법에서는 (2/3를 제외하고) 분자가 항 상 1이다. 따라서 5/8를 이집트식으로 쓴다면, 1/2+1/8이 된다. 오늘날 어 떤 분수이건 분자가 1인 분수의 합으로 표현되면 이집트 분수라고 부른다. 
이집트식 분수 표기법에는 실용적인 장점이 있다. 피자 5판을 8명이 나 누어먹는 문제를 생각해보자. 보통의 분수 표현법에 따르면 한 사람당 피 자 5/8를 가지면 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피자 5판을 어떻게 5/8로 나눈 단 말인가. 이 일은 거의 악몽에 가깝다. 이집트식 분수를 이용한다고 문제 가 더 간단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집트식 분수 표기법에 따르면 5/8는 1/2+1/8이 된다. 이제 상황이 명확해졌다. 피자 4판을 전부 1/2로 나누 고, 마지막 한 판은 8조각으로 나누면 된다. 그러면 모두가 1/2+1/8 조각 을 갖는다. 문제가 마법처럼 간단히 해결되었다. 하지만 정수론자들은 이렇게 단순히 생각하지 않았다. 이집트식 분수표기법에는 아주 재미있는 사실이 더 숨겨져 있다. 우선 1보다 작은 어떤 분수는 이집트 분수로 표기할 수 있다. 또한 어떤 분수든 무한하게 이집트 분수 표기법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3/4-1/2+1/8+1/12+1/48+ 1/72+1/144로 끝없이 이어진다.
- 독창적인 수학 
현대 정수론자들은 린드 파피루스를 연구하면 할수록 이집트인의 수학이 아주 기발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이집트식으로 곱하기를 하 면 두 배수를 계속해서 반복하는데, 오늘날 컴퓨터의 계산 방식인 이진법 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아르키메데스(Archimedes)가 등장하기 훨씬 이 전, 이집트인이 원의 넓이를 계산하는 방식은 단순하고 빨랐지만, 현대 파 이 값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1% 정도밖에 나지 않는다. 
이번 이야기의 목적은 이집트인이 수학 천재였다는 사실을 말하기 위해 서가 아니다. 이집트인은 우리에게 습관적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새로운 통찰력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유클리드가 살던 시기에 기하학은 이미 현실에서 사용될 정도로 발전되어 있었다. 고대인은 땅의 면적을 재거나 피라미드를 짓는 데 기하학을 오래 전부터 이용했다. 하지만 유클리드와 그리스인은 이런 일상적 쓰임새에서 순수하게 이론적인 수학 체계를 발전시켰다. 즉, '응용 수학에서 추상적인 '순수 수학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런 전환은 단순히 학문적 시도가 아니었다. 추상적인 이론 체계는 진 리를 찾는 강력한 수단이었다. 어떤 상황에서 삼각형에 대한 진실이 참이 라면, 완전히 다른 상황에서도 이것은 참이 된다. 탈레스가 이집트에 갔을 때 닮은꼴 삼각형의 비례 원리를 이용해 직접 재보지 않고도 피라미드의 높이를 구하고, 육지에서 바다에 떠 있는 배 사이의 거리를 구해 이집트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유클리드와 그리스인은 수학에 논리 체계를 갖추어 불변의 수학적 진리 를 해방시켰다. 유클리드가 보였듯이, 직선은 서로 다른 두 점 사이의 가 장 짧은 거리다'처럼 수학적 진리에는 증명이 뒷받침되고, 어떤 가정이나 공리에 따라 논리적으로 규칙을 적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뒤따랐다. 몇 개 의 수학적 가정이 합쳐서 정리라는 수학의 규칙이 만들어지고, 정리는 반드시 참 또는 거짓이라고 증명되어야 한다.
- 유클리드의 증명 
오늘날 유클리드의 증명은 '모순 증명(귀류법, 배리법)'이라고 한다. 다시 말 해서 증명하길 원하는 사실의 반대가 참이라고 가정한 뒤에, 이 명제가 어 째서 참이 될 수 없는지 논리적 단계에 따라 증명하는 것이다. 
유클리드가 증명하고 싶었던 명제는 임의의 소수보다 더 큰 소수가 존 재한다는 것이다. 즉, 소수의 개수는 무한하다. 다르게 표현하면 소수의 개 수는 유한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길 원했다. 따라서 모순을 이용해 소수 의 개수는 유한하다고 가정했고,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유클리드가 한 모순 증명은 모든 자연수가 소수의 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가정을 이용했다.
그리스어로 된 유클리드의 증명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다음과 같이 단순하게 그의 생각을 따라가 볼 수 있다. 만약 소수의 개수가 유한 하다면, 우리는 소수를 P., P2, P,에서 가장 큰 소수인 P까지 목록을 전부 나열할 수 있다. 만약 이 숫자를 전부 곱한 뒤 거기에 1을 더하면 어떻게 될까? 진짜로 모든 숫자를 곱해 볼 필요는 없고 유클리드의 논리를 이해 하면 된다. 
계산 결과가 소수여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이 숫자는 나열한 소수 목 록의 가장 큰 소수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숫자는 합성수여야 한다. 하지만 합성수는 소수의 곱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숫자를 소수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소수로도 이 숫자를 나머지 1 없이 완벽하게 나눌 수가 없다. 따라서 이 소수의 목록은 완전하지 않다. 우리가 나열한 소수 전체의 목록에 있지 않은 소수가 존재해야 한다.
가장 큰 소수로 어떤 숫자를 제시하는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항상 그것보다 더 큰 소수가 존재한다. 유클리드의 논리는 숨이 멎을 정도로 독창적 이었고, 수많은 수학자들이 모순 증명을 이용해 수학적 명제를 증명하고 숫자의 숲에서 길을 찾는 데 영감을 주었다.
- 오일러의 해답은 (혹은 정확히 말해 답이 없다는 증명은) 아주 기발한 추론이다. 문제를 수학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선과 노드로 단순화시킨 방법은 그 자신도 짐작하 지 못한 방식으로 발전되었다.
이 방법은 수학자들이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해결하는 놀라운 방법이 되었고, 적용될 수 있는 범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예를 들면, 오늘날 이 방법은 물류 이동을 계획할 때 사용한다. 또한 수학자들은 네트워크, 표 면, 레이아웃을 탐험하는 수학의 세상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세계를 위상수학이라고 한다. 위상수학은 과학자들과 수학자들이 다차원의 공간 을 탐구하기 시작한 20세기 초반에 비로소 모습을 드러냈다. 수학자들은 이 방법을 이용해 복잡한 방정식을 푸는 방법을 깨달았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수학자 마리암 미르자하니가 보여주었듯 위상수학은 여전히 고차원 적 수학의 최전방이다. 오일러의 다리는 아주 길게 뻗어 있다!!
- 놀라운 점은 수학과 언어가 이렇게 단순하게 연결되고, 이 관계가 시시하 정도로 분명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이 등장하기 전까지 그 누구도 이 관계에 실제로 관심을 갖지 않았다. 불이 가진 통찰력은 놀라웠고, 진정한 천재였다. 물론 생전에도 천재라고 인정을 받았지만, 불의 통찰력이 진정 으로 드러나게 된 것은 몇 십 년이 지난 이후였다. 불은 아일랜드에서 조 용히 살며 수학에 크게 기여했지만, 다른 어떤 연구도 불 논리처럼 중요하 지는 않았다. 그가 했던 것은 단순히 모든 개념을 단순한 산술형태로 바꾸 는 체계를 만든 것이 아니라, 그것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불이 사망한 뒤, 거의 70년 동안 그의 발상은 빛을 보지 못했다. 1930대 벨 연구소에서 일하던 젊은 전자 공학자 클로드 섀넌(Claude Shannon)이 장 거리 전화의 잡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요한 정보만을 담을 수 있도록 신호를 단순화하는 방법을 찾았다. 섀넌이 불의 논리학을 재발견했을 때, 불의 이론이 정보에 대해 핵심적인 견해를 시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 았다. 불의 단순한 논리에 영감을 받은 섀넌은 모든 정보를 이진수인 0과 1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컴퓨터 시대를 탄생시킨 천재적인 신호였다.
- 우주의 운동 법칙은 모든 움직임을 설명한다. 이 말은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면, 미래에 어떻게 움직일지 완전히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 한다. 하지만 푸앵카레는 우리의 시야를 벗어난 아주 작은 원인이 결코 간 과할 수 없는 중대한 영향을 준다. 그러니 우리는 이 영향이 우연 때문이라고 말한다'라고 썼다. 다시 말해 너무 작고 사소해서 우연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작은 움직임의 차이가 결과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기록했다.
"초기 조건의 작은 차이가 마지막에 엄청난 차이를 야기하는 일이 일어 날 수 있다. 이전에 있던 작은 오류가 이후에 엄청나게 큰 오류를 만들 수 있다. 예측은 불가능하다."
- 이 부분이 바로 푸앵카레가 삼체문제를 해결할 때 실수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것은 자신이 한 실수를 밝히려는 노력보다 훨씬 중요한 것을 의미했다. 푸앵카레는 이것이 중요한 발견이라는 사실을 확신했다. 1899년 이 것에 관련된 논문을 썼고, 1907년 『우연(chance)』이라는 유명한 책을 냈다.
『우연』에서 우연이라는 작은 요소가 어떻게 어떤 시스템 을 예측 불가능하게 만드는지 설명하기 위해 카오스 (chaos)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남성과 여성의 생식 세포가 만나는 100만분의 1 차이가 나폴레옹이 태어나거나 바보가 태어나는 차이를 가르고, 역사를 바꿀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푸앵카레는 우연이 결정론적인 시스템과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날씨를 간단하게 불안정한 대기로 인해 생기는 우연의 결과로 보았다. 사람들은 비가 오길 기도한다. 하지만 동시에 일식이 일어나길 기도하는 것은 멍청한 일이라고 여긴다”라 고 말했다. 푸앵카레는 날씨 또한 일식처럼 확실하게 결정이 된다고 주장했다. 단지 날씨에서는 우연의 작용이 중요한 변화를 일으키는데다가 우리가 날씨를 예측할 만큼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런 시스템은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평범한 우주의 법칙은 여전히 완전히 질서 있게 작동한다.
푸앵카레의 발견은 아주 중요했지만 푸앵카레 자신을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흥미롭고 신기하게만 생각했다. 하지만 나비효과와 카오스 이론의 발견과 함께 반세기가 지나 모든 것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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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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