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공감하는 유전자

dalai 2022. 8. 9. 12:24

- 오늘날 질병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대개 염증 때 문이다. 염증은 우리 몸이 손상을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작 동하는 일종의 방어 반응이다. 염증으로 답하는 신체 손상들 로는 상처, 감염16, 일사', 중독, 알레르기 증세, 정신적 스 트레스18 등이 있다. 염증은 우리 몸에서 염증전달물질 생 성 유전자가 활성화되도록 이끈다. 그중 하나가 인터루킨 - 6다. 줄여서 IL-6라고 부른다. 젊은 시절 나는 프라이부르크대학교와 뉴욕의 마운트 시나이 병원에서 이 물질을 발견하고 오랫동안 연구했다. 그러니까 신체적 손상은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이 스스로 (무언가 해로움을 감지하자마자) 염증전달물질을 생성하는 과정의 시작인 것이다.
염증은 동전처럼 양면성이 있다. 감염이나 상처 같은 급 성 손상을 일으키는 염증 반응의 경우, 사람을 일시적으로 약화시키고 아픔을 느끼게 하지만 치료에 반드시 필요하며 치료 또한 가능하다. 동전의 다른 면은 비교적 최근에서야 발견되었다. 즉 치료가 가능한 급성 염증 반응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숨어서 암암리에 악화되는 덕에 치료가 어려울 뿐더러 거의 알아차릴 수 없는 염증 반응도 있다는 것이다. 만성적이고 아급성인, 거의 또는 전혀 알아챌 수 없는 염증 반응은 이른바 '레이더망 밖에서 은밀히 날아다닌다. 예기치 않게 갑자기 무언가가 화면에 불쑥 나타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른다. 예를 들면 중증 동맥 경화나 암 또는 치매가 그렇다. 심근 경색, 뇌졸중, 수많은 암 질환, 치매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밝혀졌듯이 점진적이고 만성적인 아급성 염증의 결과다.
현대 유전공학은 음험하게 '레이더망 바깥을 날아다니는 염증들, 그러니까 악성일지 모를 만성 염증을 알아볼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의례적으로 흔히 해오던 것처럼 개 별 유전자 하나의 변화된 활동을 측정하는 것은 여기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만성적인 염증 반응은 수많은 유전자 가 관여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유전자만 측정하게 되면 (여 러 가지 원인으로) 한 번은 우연히도 다른 값보다 현저히 차 이나는(위로든 아래로든) 이상치가 나올 수 있다. 그러면 잘못된 가정으로 쉽게 이어진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만성적이고 장기적인 염증에 기여하는 50여 개의 주요 유전자들의 활동을 함께 면밀히 들여다보는 것이다. 

- 흡연과 알코올 섭취 그리고 특정 인종처럼 실험 결과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요소에 주의하며 다시금 관찰하고 조사했다. 이를 통해 프레드릭슨과 콜은 그들의 첫 연구 결과가 옮았음을 완전히 증명했다. 즉 에우다이모니아적, 의미지향적, 사회 친화적 태도를 가진 사람들의 경우 위험 유전자들의 활동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심근 경색, 뇌졸중, 암 및 치매와 같은 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자 활동 패턴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 연구로 인해(그리고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 다수의 후속 연구들로 인해) 하나의 새로운 과학 분과가 탄생하게 되었다. 바로 '소셜 게노믹스'다. 풀어서 말하면, 우리가 사회적 존재로서 더불어 사는 방식과 공동의 삶을 대하는 사고방식이 우리의 신체적 구조에 반영된다는 뜻이다.
- 만성 염증이 생기고 퍼지는 이유는 두뇌의 (소위 편도체 라고 불리는) 불안 중추의 과잉 활성화에 있었는데, 실험 대상자의 스트레스 수준이 이에 영향을 미쳤다. 불안에 관여하는 신경연결망의 활동이 격렬해질수록, 실험대상의 스트레스가 심해질수록 전 신체에서, 특히 혈관 내벽의 염증작용이 더욱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불안 신경망의 활성화, 스트레스 수준, 염증 발생은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새로 발생한 질병들의 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다.
이로써 인간의 신체적 측면에서 볼 때 좋은 삶과 대 척점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해졌다. 인간을 불안하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모든 것이다
- 좋은 삶'이란 끊임없는 풍요로움도 끝없는 안락함도 아니다. 좋은 삶을 성공적으로 꾸려가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우리가 위기와 불공평, 부정적 감정과 갈등을 잘 다루는지, 모든 새로운 상황에서 해결책을 잘 찾아내는지, 그때마다 모든 구성원들이 불안 및 스트레스 없이 잘 살아갈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 인간관계에서 풀리지 않는 문제들, 관계의 단절 또는 부 재는 우울증을 일으키는 전형적인 (사회심리학적) 요소 중 하나다. 사회적 고립이나 고독, 또는 애정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동기 체계를 더 이상 활성화시키지 않으며, 신 경전달물질을 분비하게 만들지도 않는다. 삶에 대한 기쁨은 시들해지고 생에 대한 권태에까지 이를 수 있다.
- 인간 사이의 공명은 우리를 달라지게 한다. 맞울림을 낸 두 번째 기타 줄의 상태처럼 말이다. 이 줄은 이전의 조용했던 상태와 비교하면 실제 물적으로 달라진 상태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좋은(또는 가라앉은) 기분을 전파시키면 그 기운을 받은 사람도 실제 좋은(또는 가라앉은) 기분으로 바뀌게 된다. 즉 우리의 심적 상태가 달라진다. 주변 사람이 심하게 다치는 모습을 우연히 봐도, 예를 들어 칼에 손가락이 깊이 베이는 것을 보면 자신의 손가락이 베인 것 같은 고통을 느끼게 된다(몇몇 독자는 이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아픔이 느껴져 얼굴을 찡그렸는지도 모르겠다). 가까운 누군가가 구역질을 하거나 심지어 구토를 하면 자신의 속도 불편하게 느껴진다. 엄청 추워하는 사람이 있으면 자신도 추운 것 같다. 하품이 전염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여러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이, 이 모든 감정 이입 및 전염 현상은 신경세포를 기반으로 한다. 우리가 주의 깊게 본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행동은 이와 같이 우리가 동일한 행위를 하도록 이끌곤 한다. 맞은편에 앉아 있는 사람이 무심코 코를 긁적이거나 다리를 포개는 모습을 보게 되면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게 되고, 나중에서야 그 사실을 깨 닫는다. 우리가 일상에서 익숙하게 접하는 이러한 현상은 다음과 같은 과정의 결과다. 우리에게 도달된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행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신호가 우리 뇌에서 인식되고 해석된 다음, 우리 두뇌가 거울 반사 행동으로 응답한 것이다. 한 인간에게서 흘러나와 다른 사람에게 공명을 일으키는 신호는 음성 및 문자 언어와 신체 언어를 모두 포함한다.
- 몸짓, 표정, 시선, 자세, 움직임 같은 신체 언어적 신호는 말 같은 음성 언어보다 타인의 감정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한다. 공명이 일어날 때에는 대부분 음성 언어와 신체 언어가 동시에 작용한다. 그런데 둘이 엇갈리면 음성 언어보다 신체 언어가 더욱 강하게 작용한다. 다른 사람의 움직임을 관찰하면 관찰자의 두뇌에서는 행동 개시를 담당하는 신경세포가 공명을 일으키는데, 이를 거울 신경세포라고 한다.
- 신경공학적인 세부 사항과 명명법을 두고 벌이는 이런 저런 논쟁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신경세포의 공명 현상이 인간의 공존과 공생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누 군가의 등장이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강한 공명 반응을 일으키면, 이를테면 교사 한 명이 존재만으로 자기 학생들 에게 활기를 돋우거나 의사 한 명이 긍정적 행위로 자기 환 자들에게 희망을 전염시키면, 우리는 보통 이를 일컬어 카 리스마나 아우라를 '발산'한다고 한다.
한편 다른 사람에게서 나오는 음성 언어나 신체 언어의 신호가 아주 약할 때도 직관적으로 공명하는 사람이 있는데, 우리는 그런 사람을 두고 감정 이입 능력이나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한다(감정 이입은 우리가 공감이라 칭하는 것의 일부라서 종종 같이 언급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교사가 자기 학생의 행동이나 모습에서 집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미묘한 변화를 감지하거나, 의사가 자기 환자의 몸짓 언어를 보면서 부끄러움 때문에 차마 드러내기 어려운 무언가가 심중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경우. 이들은 신경세포의 공명이 얼마나 놀랍고도 중요한 현상인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 젖먹이가, 그리고 나중에는 어린아이가 자기 애착 인물 에게 일으키고 또 자신에게 되돌아온 공명은 아이에게 (직감 적으로 알 수 있는) 근본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하나는 아이 의 편인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아이가 '누구인지'에 관한 것이다. 세심하고 다정한 공명은 아이에 게 그가 이 세상에서 환영받고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기쁨이 된다는 신호를 건넨다. 반대로 애착 인물이 끊임없이 내 는 성급한 어조나 신경질적인 탄식 또는 더 나아가 불평 가 득한 목소리는 자기 주변 인물이 부담을 느끼고 스트레스 에 시달리고 있다는 걸 아이가 감지하게 만든다. 그러면 아이는 주의를 끌고 자기 욕구를 알리는 것이 무의미하거나 역효과를 가져온다고 느끼게 된다.

- 삶의 방향을 돌린다'는 것의 의미
켈리 터너가 조사한 사람들은 암 진단을 받고 나서 구체 적으로 무엇을 했을까? 이들 20명의 공통점은 병 진단 후 적극적으로 자신의 건강을 돌보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모 두 각자의 식단을 근본적으로 바꾸었으며, 자신의 감정을 진지하게 다루고 억눌린 감정도 표현하기 시작했다. 주변에 인적 도움과 지원을 요청하고 이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자 기 삶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깊이 사색했으며, 왜 계속해서 살고 싶은지 각자 강력한 개인적인 이유를 하나씩 찾았다. 최근에 출간한 저서에서 켈리 터너는 여기에 한 가지 요소를 더 추가했다. 바로 신체 활동의 증가로, 이를 중요한 요 소로 꼽으며 재차 강조했다. 엘마르 로이터와 그의 연구팀의 조사 결과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로이터 교수의 연구팀이 추적 조사한 사람들, 즉 암 발병 이후 경과가 특별히 양호해져 이목을 끈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도 있었는데, 심리 치료 과정에서 삶의 방 향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기 안에서 '저항심이 드 는 무언가를 발견하며 자신의 삶을 새로이 정리했다. 몇몇은 자신에게 부담스럽거나 어색하게 느껴지는 의무와 책임에서 스스로 벗어났으며, 업으로 삼았던 일을 그만두기도 했다. 대신 이들은 새로운 친구 관계를 맺으며 전부터 마음 속으로 하고 싶었던 일들 특별한 취미, 새로운 직업, 자원 봉사 등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마음속에서 진심으 로 바랐던 것들을 본격적으로 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말하 자면, 지금껏 멀게만 느껴졌던 삶이 마침내 제 옷을 입은 것 같은 체험을 한 것이다. 이를 잘 해낸 사람은 자기 삶이 의미 지향적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경험하게 된다.
- 암 같은 심각한 질환을 진단받은 이후의 상황은 트라우 마가 발생한 상황과 비슷하다. 정신적 외상이라고도 불리 는 트라우마 발생 이후, 충격 단계를 극복하고 필수적인 응 급 처치가 잘 이루어지면 고통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내 면의 일부가 긍정적으로 성장한다. 이를 외상 후 성장 rose Taumatic Growth, PTC 이라고 한다. 외상 후 성장을 이루는 데 나타 나는 내적 성장 과정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자기 삶을 새로 이 평가하고,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새로 정의 를 내린다. 좋은 인간관계는 더욱 강화되고,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자신의 장점과 능력을 발견한다. 인생의 항로에 새로운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깨닫고, 마침내 삶 의 의미에 대한 질문에 새로이 눈뜨거나 보다 깊은 관심을 갖는다.

-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병
의사이자 학자로서 나는 치매 치료와 연구에 수년간 전 념한 적이 있다. 치매는 단순히 정의 내릴 수 있는 획일적인 병이 아니다. 보통 정신적 능력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지는 병리적 감퇴와 결부되는 질환들을 총칭하는 개념 으로 쓰인다.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두 가지 치매 유형으로 는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이 있다('뇌석회화'라고 불리 던 병이나 그 외 드물게 발생하는 다른 유형의 치매는 여기서 언급하지 않겠다).
- 혈관성 치매는 혈관의 손상이나 폐쇄 또는 출혈을 바탕으로 서서히 전개되는 질환이다. 다년간 지속된 고혈압이나 당뇨는 뇌졸중 없이 뇌의 여러 작은 혈관에 손상을 가하며, 대부분 그중 하나가 천천히 치매로 발전한다. 뇌졸중은 대 개 큰 혈관의 폐쇄나 출혈로 인해 일어난다. 언어 장애, 신 체 마비 같은 몇몇 증상과 함께 아주 갑작스럽게 발생하며, 사라지지 않고 남는 경우에는 종종(항상은 아니다!) 치매로 이어진다. 뇌졸중을 일으키는 위험 요소로는 고혈압과 심부정맥이 있다. 뇌의 작은 혈관과 큰 혈관은 복합적으로 두뇌에 손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고혈압과 당뇨, 심부정맥에 이 르는 과정은 혈관성 치매의 전조 단계라고 말할 수 있다. 환자들을 살펴보면 건강하던 시절에는 활력이 넘치고 혈기 왕성했던 경우가 많다.
혈관성 치매와 달리 알츠하이머병은 신경세포 간의 연 접 부위인 시냅스가 손상되어 발병한다.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사람들의 95퍼센트는 비유전성 알츠하이머 환 자다. 예전에 나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다루는 의학 전문 서 적을 하나 펴낸 적이 있다. 나를 포함한 우리 연구팀은 사 망한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뇌에서 염증전달물질인 인터루킨-6를 발견했다. (발견되기 몇 해 전부터 내가 연구에 동참하고 끝내 함께 찾아낸) 인터루킨-6는 우리가 앞서 언급한 위험유전자 집단에 속한다.
혹시나 싶어 2장의 내용을 다시 한번 간단히 정리해보겠다. 이 위험 유전자들은 활성화되면, 우리 몸속에 교란이 일어났다고 알리며 '레이더망 바깥을 날아다니는 은밀하고도 만성적인 염증을 불러일으킨다. 그렇게 심혈관 및 암 질환, 치매의 위험을 중장기적으로 높인다. 인터루킨-6 말고도 일련의 위험 유전자에서 비롯된 다른 '유전자 산물'들이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확인되었기 때문에, 위험 유전 자 집단의 활성화가 심혈관 및 암 질환뿐만 아니라 치매 발병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정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아급성 염증의 병리적 작용은 중장기적으로 나타나므로, 알츠하이머병은 정신적 · 생물학적 교란 상태가 장기간 선행되는 질병이라 말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 도덕이 오용되어 부도덕의 도구로 쓰이는 또 하나의 변종으로 '도덕적 면허 Moral Licensin’라는 게 있다. 인간은 작은 선행만으로 자신이 타인보다 도덕적 우위를 점한다고 여기며, 일종의 도덕 면허증을 스스로에게 발급하곤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선행은 줄이고, 반면에 타인의 잘못에는 엄격한 잣 대를 들이댄다. 이처럼 크고 작은 도덕적 문제에 전력을 기울이는 사람은 다른 희생자를 필요로 할지 모른다. 자신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감정을 쉽게 얻도록 만드는 누군가 가. 그러면 자신은 작은 선행을 통해 이미 도덕적 면허를 얻었기에 그에 대한 보상으로 타인보다 더 많은 권리를 얻을 자격이 있다고 여기며, 도덕적 문제에 대해서도 스스로에 게는 보다 느슨한 잣대를 적용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된다.
- 2002년 8월, 윌리엄 켈리 valan Al, 교수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의 동료 연구진은 저명한 학술지 《인지신경과학저널》에 논문을 하나 발표했다. 이들은 탁월 한 실험 설계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IRI 기술을 적용해 인 간이 소위 정신화 tead 라고 부르는 정신 활동을 할 때 활성화되는 신경망을 성공적으로 그려냈다. 이를 통해 자아 연결망(논문의 공식적인 영어 표현은 'Self Networks')을 이루는 핵심 요소들이 두뇌의 복내측 전전두엽 피질 entomedial Prefronel Catempers, 다시 말해 인도 여성들이 눈썹 사이에 찍는 붉은 빈디 점 뒤쪽 영역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신경과학과 무관한 사람들을 위해 나는 일부러 이해하기 쉽게 표현했으며, 복내측 전전두엽 피질은 '전두엽의 아래층'이라 누차 설명했다.  누군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무엇을 추구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솔직하고 제대로 된 답변을 하려면, 스스로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에 관한 정보들이 저장되어 있는 뇌의 기억 창고를 뒤적이며 끄집어내야 한다. 자아 연결망은 바로 이 창고다. 다른 여러 학자들이 추가로 진행한 후속 연구들은 월리엄 켈리의 연구진이 내놓은 결과를 재차 입증하며, 아울러 이 자아 연결망에 저장된 정보들이 현재의 기분을 비롯해 자신의 성격적 · 신체적 특성에 대한 자기 평가와도 관련되어 있음을 밝혔다.
현대 신경과학에서 '자아'라 부르는 것은 당연히 정신 전체가 아니라 한 인격의 정신 가운데 자기 성찰 및 반성을 할 수 있는 부분을 뜻한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신경적 자아 체계가 또 다른 두 가지 구조에도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나는 전두엽의 '위층', 그러니까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Dorsolateral Prefrontal Corter, AIPEC에 위치한 비판적 자기 관찰의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망이다. 프랑스의 한 학자가 연구를 통해 밝혀냈듯이 주요우울증(Major Depression,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주요 정서장애)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자기 평가가 이루어 지는 이 '위층'의 신경망이 과잉 활성화된다. 자아 연결망이 속한 또 다른 신경 체계 구조는 두뇌의 뒷부분에 있는 이른바 후방 대상 피질rosterior Cingulate Corter, PCC로, 일대기적 관점의 '자아'가 주로 저장되는 신경망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자아 연결망의 세 가지 요소는 서로 연 결되어 있다. 신경과학에서 말하는 '자아'의 개념은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에서 확고하게 부르는 명칭과 대립하지 않으며, 무의식의 존재를 부인하지도 않는다. 전두엽 아래층에 위치한 신경적 자아 체계의 핵심 통제실은 두뇌에서 감정에 관여하는 모든 중추와 연결되어 있다. 불안 중추(편도체), 동기 중추(복측 선조체 sentral Striatum), 스트레스 반응축(시상 하부) 그리고 뇌간과도 이어져 있다. 신경과학에서 지칭하 는 '자아'는 안으로부터 오는 메시지, 즉 자신의 신체로부터 온 메시지나 밖에서 들어오는 메시지, 즉 사회적 맥락에서 들어온 메시지를 인식하는 담당자라고 할 수 있다. 신경과 학에서 칭하는 '자아'는 안과 밖을 중계하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