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마케팅 브레인

dalai 2022. 2. 13. 12:33

- 마케팅 분야의 구루인 세스 고딘 Seth Godin 은 경고합니다. “저렴한 가격은 좋은 아이디어가 다 떨어진 마케터의 마지막 피난처일 뿐이다.
소비자 관점에서도 당장은 업체의 치킨게임으로 인한 가격할인이 좋을 수 있지만, 경쟁시장이 붕괴되고 독점이나 과점의 형태로 가면 결국 가격인상 담합 등이 발생하며 장기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금전적 비용 중심의 차별화 전략보다는 시간비용·노력비용·심리적 비용 등의 비금전적 비용non-monetary cost 중심의 차별화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일반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은 흔히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찾을 때까지 클릭하는 횟수를 줄일 수 있는 UI/UX의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원하는 상품을 찾는 데까지 소요되는 '시간' 이지 클릭의 횟수가 아닙니다. 세 번 클릭한 후 열개의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최종적으로 선택하도록 하는 것보다는, 열 번을 클릭한 후 세 개의 선택지 가운데 최종적으로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소비자의 구매 만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 10대들은 트위터를 케이팝K-POP 덕질에도 많이 사용하지만, 특히 간단한 음식 레시피와 같은 생활정보를 스크랩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인스타그램과 같이 스크랩이 쉽지 않은 소셜미디어와 달리 트위터에는 손쉬운 스크랩 마음 찍기 기능이 있어 원하는 정보를 저장해두었다가 원하는 시점에 빠르고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기 때문이죠. 어쩌면 트위터가 성공적으로 부활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소셜미디어에 비해 탐색 비용이 낮은 덕분인지도 모릅니다.
- 일반인이 떠나는 캠핑에 7일 동안의 강력한 보냉 기능이 굳이 필요할까요? 또 곰의 습격에 대비할 만한 캠핑 장비가 반드시 필요한 것일까요? 미국에서 낚시나 캠핑을 자주 떠나는 지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일반 쿨러로도 별문제 없이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낚시, 캠핑의 초보자마저 예티를 원하는 이유는 뭘까요? 예티를 구매한 어느 고객의 인터뷰 내용이 그 이유 를 잘 설명해줍니다.
“초등학교에서 일하지만 항상 책상 위에 예티를 둡니다. 지금 이 모 습이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님을 되새겨주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는 예티의 강력한 기능이 아닌 더 나은 삶에 대한 도전을 구매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제품의 기능에 의미가 담기면 가치는 배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가의 오토바이 브랜드인 할리데이비슨의 고객은 어떤 사람일까요? 저는 몸에 화려한 문신을 새기고 두건을 쓴 젊게 보이고 싶어 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중년 또는 노년 남성이 떠오릅니다. 할리데이 비슨의 리치 티어링트 회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철학을 팝니다. 오토바이는 거기에 슬쩍 끼워 팔 뿐입니다." 젊음, 자유, 도전을 꿈꾸는 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할리데이비슨을 구매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타인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이 소비하는 브랜드를 보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브랜드를 입고, 먹고, 즐겨 사용하는지를 근거로 그 사람에 대한 편견을 가지기도 합니다.
오래전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라는 책을 본 적이 있습니다. 부제는 한 명품 중독자의 브랜드 결별기' 입니다. 영국의 패션잡지 편집자인 닐 부어맨은 2006년 9월 17일 런던의 광장에서 자신이 애지중지 아끼던 명품들을 모아놓고 불태워버립니다. 브랜드의 노예로 살아온 삶을 종식하고자 한 것이죠. 이 책은 화형식 전후의 심정을 담은 그의 일기를 주요 내용으로 합니다. 이처럼 브랜드의 상징성은 중독성이 매우 강하며 참기 힘든 인간 의 욕구를 자극합니다. 그렇다고 고가의 명품만 상징적 혜택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가격이 아니라 희소성 Exclusivity 에 있기 때문입니다.
- 상징적 혜택은 기업이 타깃으로 하는 소비자가 아닌 의외의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힘을 가지기도 합니다. 앞서 노인을 타깃으로 한 제품을 노인들은 정작 싫어한다고 얘기했었죠. 비슷한 맥락입니다. 예를 들면 빅토리아 시크릿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20대 여대 생들을 타깃으로 만든 핑크pink 라는 브랜드는 10대와 30대의 매출 이 높다고 합니다. 10대 사춘기 소녀들은 대학생 언니들의 성숙한 섹시함을 모방하고 싶어하고, 30대 직장인 여성들은 20대 여대생의 귀여운 이미지로 돌아가고 싶은 열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싱글들을 위한 잡지를 기혼 남녀들이 즐겨 보는 이유도 이들의 삶을 동경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상징적 혜택을 생각할 때는 메인 타깃 이외에 예상치 못한 서브 타깃이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소비자는 현재 나의 이미지 actual self-image 가 아닌 이상적인 나의 이미지 ideal self-image 를 표현하고 싶어하는 것이죠.
- 세스 고딘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마케터는 소비자를 이용하여 회사의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 된다. 마케팅을 이용하여 소비자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한번쯤 곱씹어볼 만한 얘기입니다. 둘째, 소비자의 특정 비용을 낮추기 위한 기업의 노력이 새로운 유형의 비용을 발생시키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서술형 규범을 활용한 메시지가 특히 강력한 이유는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길거리에서 연주를 하고 있는 뮤지션이 팁을 받기 위해 모자를 놓아둡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냥 지나칠 뿐 아무도 팁을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때 실험 보조원이 앞서 가며 먼저 팁을 주는 모습을 보여주자 갑자기 사람들이 따라서 팁을 주기 시작합니다. 돈을 준 사람을 잡고 팁을 준 이유를 물어보자, 음악이 마음에 들었다거나, 거리의 악사가 불쌍해 보였다거나, 주머니에 잔돈이 남아 있었다는 답을 하지만, 누구도 앞서 팁을 준 다른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받았다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절약해야 하는 네 가지 이유를 제시한 뒤, 중요한 순서대로 말해보라고 합니다. 그러자 환경보호를 할 수 있고, 우리 사회를 이롭게 할 수 있으며,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응답이 나온 다음에야 “다른 사람들이 하기 때문”이라는 답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이유를 들며 에너지 절약에 동참해달라는 도어행거 네 종류를 만들어 문에 걸어둔 후 전기 사용량의 변화를 확인한 결과, '이웃들의 에너지 절약 행동'을 서술적으로 얘기해준 설득 메시지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서 술형 규범 메시지의 효과를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이죠.
- 보험회사는 업의 본질을 소비자에게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안전과 행복'을 판매하는 것으로 정의해 야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사의 위협에서 벗어나고 영속적인 성장 이 가능합니다. 마케팅 마이오피아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할 때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구멍이지 드릴이 아니다” 라는 표현을 자주 씁니다. 마케팅 구루인 세스 고딘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갑니다.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구멍이 아니라 아내에게 칭찬을 받고 느끼는 우쭐함과 일을 안전하고 확실하게 끝냈다는 만족감이라고 주장합니다.
- 연구결과에 따르면 옵션 제거 방식의 가격 설계가 옵션 추가 방 식의 가격 설계에 비해 소비자가 더 많은 옵션을 선택하도록 유도 함으로써 평균 구매가격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103. 열두 개의 토핑을 모두 추가한 피자를 11달러 약 1만 2000원에 판매하는 가격전 략을 사용하면, 기본 피자가격이 5달러 약 5500원 이고 토핑당 0.5달러 약 550원의 가격으로 최대 열두 개까지 토핑을 추가할 수 있는 가격 전략을 사용할 때보다 더 많은 토핑을 선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 니다. 이러한 결과는 미국뿐 아니라 피자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옵션 제거 방식의 가격 설계의 초기 가격이 너무 높으면 소비자의 가격 저항이 커져 애초에 구매고려 집합군에서 배제될 가 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풀옵션의 자동차 가격이 너무 높게 제시되면, 소비자의 예산범위를 초과하여 아예 해당 자동차를 판매하는 대리점에 차를 보러 가지 않을 수도 있죠.
- 부정적인 감정이 느리게 형성되게 하라
행동경제학자들은 가격전략에서 금액 자체만큼이나 이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방식이 중요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들 은 다양한 실험연구를 통해 현업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사점들을 도출했는데, 몇 가지만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가격을 인하할 때에는 금액으로 표기하는 것이 비율로 표기 하는 것보다 효과적인 반면, 가격을 인상할 때에는 반대로 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이는 금액이 비율보다 정보를 받아들이는 소비자의 초기 감정에 더 강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격하락의 경우 금 액으로 표기하여 긍정적인 감정을 빠르게 형성할 필요가 있는 반면, 가격상승의 경우 비율로 표기하여 부정적인 감정이 느리게 형성되 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A4 용지 한 묶음의 가격이 14.2퍼센트 인상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6000원에서 7000원으로 인상되었다고 말하는 것보다 소비자의 부정적인 감정이 느리게 형성되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초 기에 부정적인 감정이 빠르고 강하게 형성되면, 가격인상 이유를 제 시할 때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감정에 치우친 판단을 해 더 나쁘게 해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단수가격 전략odd pricing 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수가격은 달러로 표기 시 2.99달러 약 3300원 와 같이 '9'자로 끝나 는 것을 의미하지만, 원화로 표기하면 9900원'과 같이 9와 0의 결합으로 표기하게 됩니다. 소비자는 가격의 앞자리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잘 기억하여 단수가격으로 표기 시 좀 더 저렴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9자로 끝나는 경우 0으로 끝나는 라운드 수 표기보 다 좀 더 정확하게 계산되어 합리적으로 책정된 가격이라는 인식을 줄 수도 있습니다.
단수가격 전략과 관련해 의미 있는 시사점을 주는 연구가 있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109. 이는 중저가 여성복을 우편 카탈로그로 판매하는 기업의 가격전략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 연구입니다. 제품의 가격표기를 9자로 끝나게 할 경우에, 49달러(5만 4000원) 와 이보다 5달러 약 5500원 낮거나 높은 가격 44달러(약 4만 8000원) 또는 54달러(약 6만 원) 으로 표기할 경우의 판매량을 비교했습니다. 흥미롭게도 끝자리를 9 자로 표기할 경우, 5달러를 높인 가격뿐 아니라 낮춘 가격보다도 판 매량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9자로 끝나는 가격의 경우 실제 로 가격할인이 적용되지 않은 경우에도 가격할인이 적용되었다는 착각을 불러와 판매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 에서는 할인판매 하는 제품의 가격을 9자로 표기하는 경우가 80퍼센트 이상이 된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 그렇다면 모든 제품의 가격을 9자로 끝나는 단수표기를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먼저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단 수표기는 오히려 할인을 자주 한다는 인상을 주어 소비자가 인식하 는 제품의 가치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가격의 단수효과는 소비자에게 자주 노출된 제품보다는 새롭게 출 시하는 제품의 경우 더 크게 나타납니다.
우리가 판매하는 여러 제품들의 가격을 소비자에게 오름차순으 로 보여주느냐, 내림차순으로 보여주느냐도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격제시 순서 Price presentation order는 소비자의 지출금액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서울의 어느 맥주바에서 진행한 현장실험의 결과에 따르면, 가장 비싼 가격의 제품을 먼저 보여주고 다음으로 그보다 싼 가격의 제품을 보여주는 내림차순으로 정렬한 메뉴판을 사용할 때가 그 반대인 오름차순으 로 정렬한 메뉴판을 사용할 때보다 평균 주문금액이 높은 것 6020원 vs. 5780원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내림차순 가격정렬의 매출증 가 효과는 음식 메뉴뿐 아니라 호텔, 디지털 카메라와 같은 다양한 상품군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물론 저렴한 가격 이미지를 차별화의 무기로 생각하는 판매자에 게는 고가의 제품을 먼저 노출시키는 내림차순 가격정렬이 다소 부 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판매자에게 내림차순 가격정렬 은 큰 노력을 하지 않고도 1인당 평균매입액인 객단가를 높일 수 있 는 좋은 가격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 가격할인을 표기할 때 정상가와 할인가 가운데 어떤 것을 왼쪽에 표기하는 것이 좋을까요?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일반 적으로 시간의 흐름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진행된다고 지각하는 것처럼 가격의 표기 방식도 이와 일치하게 왼쪽에 정상가, 오른쪽에 할인가를 표기하는 것이 더 긍정적인 소비자의 반응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빈 박스 두 개를 나란히 제시한 뒤, 과거와 미래를 의미하는 단어 예, beforerafter, present-future 로 각각의 박스를 채우라는 미션을 주면 80퍼센트 이상이 과거시점의 단어를 왼 쪽에, 미래시점의 단어를 오른쪽에 배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반영하여 의자의 정상가 23만 3500원을 왼쪽에 표기하고, 할인가 16만 3600원을 오른쪽에 표기한 광고를 제시하면, 반대 방향으로 표기할 때에 비해 소비자가 인식하는 제품의 품질수준이 높고, 프로모션의 매력도가 증가하여 구매의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할인가보다 큰 수인 정상가를 왼쪽에 표기하면 할인 금액 정상가 할인가의 계산이 상대적으로 쉬워, 정보처리 용이성이 증 가하는 장점도 있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정상가의 폰트 크기 를 할인가보다 크게 할 경우 프로모션의 매력도가 증가하고 구매의 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115. 이는 작은 숫자의 물리적 인 크기를 작은 이미지로, 큰 숫자의 물리적인 크기를 큰 이미지로 그리는 인간의 심적 표상 mental representation 과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숫자에 대한 소비자의 심적 표상에 대한 이해는 가격전략을 수립하는 데 매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 이와 관련하여 정상가와 할인가를 표기하는 거리가 변하면 소비 자의 반응이 달라지는지를 알아본 연구도 있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1부터 100까지 숫자를 마음속으로 떠올려보라고 하면, 1과 100 사이의 거리를 1과 10 사이의 거리보다 더 멀게 떠올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숫자에 대한 심적 표상이 가격전 략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요? 연구자들은 7달러 약 7800원 짜리 피 자 커터를 5달러 약 5500원에 판매하는 프로모션 광고 할인율 29퍼센트에서 정상가와 할인가를 표기하는 위치의 간격을 조절하면 소비자의 할인율 인식에 차이가 있는지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7과 5 사이의 간격을 1.8인치 약 4.6센티미터로 할 경우 할인율을 25.08퍼센트로 실제보다 낮게 추정했고 간격을 4.2인치 약 107 센티미터로 한 경우 할인율을 31.03퍼센트로 실제보다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숫자의 크기 차이가 클수록 두 숫자를 더 멀리 배치하는 인간의 심적 표상으로 설명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