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미래의 가격

dalai 2022. 2. 5. 20:19

- 레이 달리오(Ray Dalio)는 수많은 연구와 시장 관련 지식을 통해 그의 책 〈부채 위기를 극복하는 원칙(Principles for Navigating Big Debt Crises)>에서 빚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나는 경우 그것이 정부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과거의 부채 위기와 관 련된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달리오는 복잡한 시장에 관한 개념을 놀 랍도록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풀어낸다. 그의 책에 따르면 부채가 지 나치게 크게 불어났을 때 정책 담당자들이 부채 수준을 소득과 현금 흐름 수준에 맞춰 낮출 수 있는 네 가지 방안이 있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긴축 재정 - 소비를 줄인다. 
2. 채무 불이행/ 구조조정 
3. 중앙은행이 화폐를 더 많이 발행하거나 다른 보증 수단을 만든다. 
4. 필요 이상으로 돈을 많이 가진 자에게서 가지지 못한 자에게로 부의 이동(부자에게 훨씬 더 높은 세금 징수)
달리오는 책의 말미에서 이렇게 결론짓는다. “정책 담당자들은 항 상 돈을 찍어낸다. 긴축 재정은 이점보다 고통이 더 크기 때문이다.
- 대규모 구조조정은 많은 부를 너무 빨리 처분한다. 가진 자에게서 가지지 못한 자에게로 부를 이동시키는 일은 혁명을 일으키지 않고서 는 충분한 정도로 이루어지기 힘들다.” 나는 세계 각국 정부들이 또 한 번 문제를 회피하려고 함에 따라 정책 담당자들이 다시 돈을 찍어 낼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달리오의 말에 동의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것이 올바른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다.
- 화폐 가치 바닥 치기 경쟁은 글로벌 자산의 가격 상승 을 더욱 부추기는 데 일조할 뿐이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 비해 화폐 가치를 낮추려 하는 끊임없는 경쟁은 단기적 방편일 뿐이다. 왜냐하 면, 일자리가 창출되고 인건비가 상승하는 것보다 자산의 가격이 훨 씬 더 빠른 속도로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다음과 같이 썼다.
레닌은 자본주의 체제를 파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화폐 제도 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역설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속적인 인플레 이션을 통해 정부는 시민이 보유한 부의 상당 부분을 은밀히 아무도 모르게 몰수할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그들은 부를 그냥 몰수하는 정도가 아니라 자의적으로 몰수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가난해지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더 부자가 되기도 한다. 부의 자의적인 재분배는 안정성을 해칠 뿐만 아니라 기존의 부 분배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 또한 공격한다. 자본주의가 과분한 정도로, 혹은 기대나 욕망 이상으로 우발적인 소득을 가져다주는 사람들은 부르주아의 증오 대상인 '부당 이득자가 된다. 부르주아 계급은 프롤레타리아 못지않게 인 플레이션 정책으로 가난해졌다. 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통화의 실제 가치가 다달이 요동치게 되면 자본주의의 궁극적인 기반을 형성하고 있는 채무자와 채권자 사이의 영구적 관계는 완전히 무너져 거의 무의미해진다. 그에 따라 부의 형성 과정은 도박이나 복권 등의 방식으로 타락한다.”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는 그의 저서 <안티프래질(Antifragile)>에서 다음과 같이 날카롭게 지적한다. “작은 산불은 주기적으로 인화성 물질로 된 체계를 정화해 주어 그것이 누적되는 것을 방지해 준다. 안전을 위해 체계적으로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은 더 큰불을 초래할 수도 있다.” 계속해서 부채를 키우고 문제를 회피하면서 정부와 중앙은행은 작은 불들, 이 경우에는 구조조정의 고통을 회피해왔다. 2008년 금융 위기, 그리고 세계 경제가 구조조정을 모면하도록 해 준 통화 완화 정책을 '작은 불'이라고 부르는 것은 대공황을 '경기 침체'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문제는 그 다음에 다가올 화재가 어느 정도의 규모일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번창해온 독점 기업들의 경우 임박한 변화를 알아채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주 빨리 판세가 뒤집히기도 한다. 예상치 못한 일은 종종 아무런 경고 없이 어디에서든, 또 어느 순간에서는 갑자기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의 사업 영역이나 경제의 일부에서 나타나는 독점이 아니라 상호 연계된 전체 경제 시스템이 독점이라면 어 떻겠는가? 독점이 우리가 돈을 버는 방식이고 인플레이션 지향적인 편향이라면 어떻겠는가? 기술의 기하급수적 성장이라는 배경 속에 서 GDP의 더딘 성장과 허상과도 같은 자산 인플레이션이 나란히 포 개어져 있고, 그에 주체할 수 없이 불어나는 부채가 더해지면 국면 전환이 뚜렷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 시어스(Sears)는 사실상 1892년에 우편 주문 카탈로그 사업을 생각 해냈다. 그전까지만 해도 소비자들이 대량 생산 제품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상품 선택 범위를 넓히고 집까지 배송해 줌으로써 시어스는 빠른 성장을 이루었고 그들의 카탈로그는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시어스는 1927년 실제 매장을 최초로 오픈했으며, 1990년대 초 월마트가 그들을 추월하기 전까지 미국 최대의 소매업체였다. 2018 년 시어스는 결국 파산 신청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어스의 원 래 사업은 '더 나은 선택을 당신의 집까지 배달해 드립니다'라는 현 재의 아마존과 동일한 방침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이런 일은 사업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에게 일어 나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자주 일어난다. 자신이 인식하 고 있는 현실에 사로잡혀 우리는 자주 잘못된 믿음을 고수한다. 얼마 나 확신하는 자신의 시각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 기술 발전으로 야기되는 디플레이션 효과는 경제 성장을 유지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절망적인 노력 속에서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부채를 쌓는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현실로 인해 우리 사회는 가격 상승의 쳇바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 되지 않는 일부 고소득 일자리를 두고 서로 경쟁을 벌이게 된다. 그와 동시에 기술 기업들은 일자리를 빠르게 줄여나갈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인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플랫폼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전 세계 일자리 확대와 우리의 경제 성장이 부채 성장 속도(부채 성장 속도가 줄어드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보다 빨라지지 않는 한 인플레이션 시대는 이미 끝난 것이라 볼 수 있다. 우리가 그 사실을 아직 깨닫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 부채 투입을 통한 자구책이 없었다면 GDP 성장률은 형편없었을 것이다. 어느 정도 떨어졌을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자 산 가격 또한 훨씬 떨어졌을 것이다. (케인즈 이론을 추종하는 독자들이 이 책 을 읽고 있다면 아직 섣부른 결론은 내리지 말아 주시길 바란다). 그렇다면 다음에 는 무엇이 오겠는가? | 기술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해 발생한 디플레이션은 아직 시작 단계이다. 기술 발전 속도가 약 18개월마다 2배씩 빨라지고 그 기술이 디플레이션을 야기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지난 20년간 디플레 이션에 맞서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해 '단지' 185조 달러의 부채가 투 입되었다면 이번에는 36개월 동안 그만큼의 부채가 또 필요하게 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18개월이 흐르면 또 370조 달러가 더 필요하게 될 것이다.
- 2018년 세계는 규모 80조의 세계 경제를 경영하기 위해 약 250 조 달러의 부채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그 부채는 이자 지급 부담으로 인해 미래 성장에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여기에 555 조 달러의 부채가 더해진다면 어떻겠는가? 오늘날 놀라운 액수의 부 채와 더불어 성장 둔화나 자산 가치 하락이 일어나면 매우 빠르게 시 장이 긴축되는 아주 부정적인 피드백 순환을 낳을 수 있다. 꽤 그럴싸 하게 들리겠지만, 급속도로 심화하는 기술 디플레이션에 맞서 성장 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계 부채 규모가 아주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유일한 출구는 초기화 버튼을 누르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초기화가 필요한 시점을 이미 지나쳐버렸는지도 모른다. 기술 호황은 일종의 소닉 붐을 유발하게 될 것이다.

-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데에는 얼마나 많은 공간이 필요할까? 재생 에너지 압력 단체인 랜드 아트 제너레이터(Land Art Generator)의 조사에 따르면 기술 발전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496,805km2의 표면적이 필요하다고 한다. 꽤 넓은 면적으로 들리긴 하겠지만 미국에서만 정유 및 가스 회사에 임대한 대지는 104,177km2에 달한다. 그 대지를 태양광 에너지를 위 해 사용한다면 전 세계 에너지 필요량의 5분의 1 이상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 방대한 양의 중앙 에너지 계획은 에너지를 지역별로 생성하되 광 범위하게 상호 연계시키는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이 연결 노드를 가진 분산형 기술인 것과 마찬가지다. 이와 같은 상호연 계성으로 인해 인터넷은 더욱 신뢰도가 높고 안전한 것이 되었다. 이 경우, 한 지역에 있는 우리 집과 다른 집들은 다른 이들이나 타 지역 에서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를 대비해 서로에게 예비 지원책이 되어줄 수도 있다.
언제가 될지 여전히 장담할 수는 없지만 재생 에너지를 풍부하게 사용하게 될 날은 분명히 올 것이다. 그 추세는 기존의 에너지 기반 시설에 확실한 파괴를 가져올 것이며, 비효율성과 함께 존재했던 모 든 직업에도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우리가 디플레이션을 자연스러 운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디플레이션이 일어나도록 놔둔다면 그것이 인류에게 바람직한 일이 될 수 있다. 에너지에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이제는 불필요해진 일자리들을 유지하기 위해 비효율적인 시스템에 매달리는 대신 디플레이션 발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필요한 에너지는 거의 무료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일자리들은 필요하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을 싸게 살 수 있다면 적게 버는 수입에도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중요한 전제 조건이다.
- 현재 이 추세가 얼마나 빠르게 가속화하고 있는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최초의 호모 사피엔스는 30만 년 전에 출현했다. 쓰기를 가능 하게 만든 알파벳은 약 3,000년 전에 발명되었다. 그리고 인쇄술은 약 600년 전에 발명되었다. 기계식 컴퓨터를 최초로 (만든 것이 아니라) 고안한 것은 170년 전이었다. 인공지능과 관련된 최초의 아이디어는 70년 전 처음으로 논의되었다. 체스 그랜드 마스터를 최초로 이긴 AI 는 23년 전 개발되었다. 최초로 TV 퀴즈쇼에서 승리한 AI는 8년 전 에 등장했다. 바둑 챔피언을 이긴 AI가 등장한 것은 3년 전이었다. AI 의 성장은 이제 1년이나 10년, 100년 단위가 아니라 한 달, 혹은 며칠 단위로 측정될 정도로 빠르다. 앞으로는 몇 분이나 몇 초 단위로 측정될지도 모른다.
핵심은 인간과 기계의 차이가 조합의 문제에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보거나 반응해야 할 정보가 너무 많다. 반면 딥러닝 알고리즘에 따 라 작동하는 컴퓨터는 아주 유리하다. 물론 초반에는 AI도 오늘날 인 간들처럼 실수를 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가늠하기 힘들 정도의 빠른 속도로 오류를 수정해 나갈 것이다.
모든 플랫폼은 좁은 의미의 인공지능을 이용해 알파고 제로와 비슷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그 덕분에 사용자들에게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아마존은 AI가 없었다면 각각의 개성 있는 고 객들 앞에 5억 개의 상품 중 어떤 상품들을 보여줄지 선택하기 어려 웠을 것이다. 구글은 수 조에 달하는 웹 페이지들을 그와 비슷한 AI를 이용해 분류한다. 앱스토어에서 수백만 개의 앱 중에 원하는 것을 찾 고 유튜브가 당신이 관심을 가질 만한 동영상들을 추천하는 것도 동일한 방식이다. 그렇다면 다음 타자는 어느 분야가 될까? 의료 분야가 되지 않을까?
- 유카이 추는 그의 주요 저서인 <게이미피케이션 실전 전략(Actionable Gamification)에서 옥탈리시스(Octalysis)라는 인간의 동기 분석 프레임 을 제안한다. 이 동기 분석 프레임에서 그는 게임에서뿐만 아니라 생 활 속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을 유발하는 여덟 가지 동력을 제시 하고 있다. 유카이는 그 동력들을 이론화해 인간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데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뇌가 태생적으로 이 동 기 유발 요소들을 받아들이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1. 서사적 의미와 소명 - 무엇인가를 아주 훌륭하게 잘하고 있다는 생각, 또는 당신이 무엇인가를 하도록 선택 받았다는 믿음.
2. 발전과 성취 - 발전을 이루고 기술을 개발하여 결국은 의미 있는 도전들을 극복하고자 하는 내면적 동기.
3. 창조성과 피드백 -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수차례 방안을 생각해내고 다른 행동 조합을 시도해야 하는 창조적인 활동을 할 때.
4. 소유와 소유물 - 부, 재산, 정보, 수집물 등 무언가를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 
5. 사회적 압력과 관련성 -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모든 사회적 요소들. 경쟁과 선망하는 감정뿐만 아니라 조언자 관계, 수락, 사회적 반응, 동료 의식 등이 포함된다. 
6. 결핍과 조바심 - 자원이 부족해서이거나 그것에 접촉하지 못하게 되어 있어 뭔가를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원하는 것. 
7. 예측 불가능성과 호기심 - 영화를 볼 때나 도박을 할 때처럼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싶은 호기심.  
8. 손실과 회피 - 부정적인 일이 발생하는 것을 피하고 싶은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