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읽는 시스템 법칙
- 관리자가 맞닥뜨리는 것은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는 문제들이 아니라, 상호작용하며 변화하는 문제들이 복잡 시스템을 구성하는 역동적 상황이다. 나는 이런 상황을 난장판이라 부른다...관리자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라 난장판을 정리하는 사람이다. (러셀 아코프 Russel Ackoff, 운영이론가)
- 시스템의 행동을 유발하는 원인이 주로 그 시스템이라는 말의 의미 를 잠시 살펴보자.
* 정치 지도자가 경기 호황과 불황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다. 경기가 좋아지고 나빠지는 것은 시장 경제 구조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 어떤 기업이 경쟁사들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잃는 경우는 드물다. 경쟁사들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지만, 어떤 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잃는 이유 중 일부는 자신의 사업 정책 때문이다.
* 유가 상승 원인은 석유 수출국만의 책임이 아니다. 석유 공급이 중단되면 경제가 취약해지도록 소비 정책과 가격 정책, 투자 정책 등을 수립한 석유 수입국의 책임도 있다. 석유 수출국들의 행동만으로는 국제 유가 상승과 경제 혼란이 생기지 않는다.
* 독감 바이러스가 여러분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독감 바이러스가 몸 안에서 자랄 환경을 여러분이 스스로 만든 것이다.
* 약물 중독은 한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아무리 의지가 굳건하고 환자에 대한 사랑이 깊은 사람도 약물 중독자를 치료할 수 없다. 약물 중독자 자신은 말할 것도 없다. 약물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출발점은 중독을 더 큰 일련의 영향과 사회 문제의 일부로 이해하는 길뿐이다.
- 세상이 전보다 더 어지럽고 더 붐비고 더 긴밀하게 연결되고 상호의 존적이고 더 빠르게 변할 때는 시각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다. 시스템 사고 렌즈를 이용하면 시스템 전체를 보는 직관을 회복할 수 있으며,
◆ 부분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고
◆ 상호연관성을 보고
◆ 미래에 발생할 행동을 가정한 질문을 제기하고
◆ 시스템을 재설계할 창의력과 용기를 얻을 수 있다.
그런 다음 그 통찰을 이용해 우리 자신과 우리 세상을 바꿀 수 있다.
- 제아무리 복잡한 문제도 제대로 들여다보면 훨씬 더 복잡해지지 않는 경우가 이제껏 한 번도 없었다. (폴 앤더슨 Poul Anderson)
- 사람들은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기 때문에 '하나'를 이해하면 반드시 '둘'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하기'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 (수피 우화)
- 여러분이 그저 부분들의 묶음이 아닌 시스템을 보는지 확인하는 방법
1. 부분들이 구분되는가? 그렇다면
2. 부분들이 서로 영향을 주는가? 그렇다면
3. 부분이 모두 모여 각 부분이 발휘하는 효과 외에 다른 효과를 일으키는가? 그렇다면 혹시
4. 그 효과 즉, 시간의 흐름에 따른 행동이 다른 환경들에서도 계속 지속되는가?
- 속도가 더딘 생물학적 진화부터 최신 우주 위성 발사까지 모든 생물과 인간 활동의 바탕은 정보피드백 제어 시스템이다....개인적이거나 산업적, 사회적으로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정보피드백 시스템의 맥락에서 이루어진다. (제이 W. 포레스터)
- 피드백 메커니즘이 존재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피드백 메커니즘의 힘이 부족해 저량을 바람직 한 수준으로 이끌지 못할 수도 있다. 시스템의 정보 부분이자 상호연 관성인 피드백이 약해지는 원인은 다양하다. 정보가 너무 늦게 도착하 거나 엉뚱한 곳에 도착할 수도 있고, 정보가 불분명하거나 불완전하게 나 해석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런 정보는 너무 약하거나 지연되거 나 자원의 제약을 받거나 전혀 효과가 없는 조치를 부를 것이다. 그러 면 실제 저량이 피드백 루프의 목표에 절대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커피처럼 간단한 사례에서는 커피 온도가 결국 실내 온도에 도달 할 것이다
- 머릿속을 다시 맑게 하려면 휴식이 필요하고, 쉬려면 여행을 가야 하고, 여행을 가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 돈을 벌려면 일을 해야만 해...나는 악순환에 빠졌다...거기서 탈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노레 드 발자크 Honore de Balzac, 19세기 소설가이자 극작가)
- 여기서 아주 중요한 특징이 나온다. 순환논법처럼 보이겠지만, 투자가 감소하기 때문에 이익이 감소하고, 이익이 감소하기 때문에 투자가 감소한다. (얀 틴베르헨 Jan Tinbergen, 경제학자)
- 여러분은 이제 세상을 정태적이 아니라 동태적인 면에서 바라보고 사고할 것이다. 비난할 대상을 찾기보다 “시스템이 뭐지?”라고 질문할 것이다. 피드백 개념에서 나오는 것이 바로 이처럼 시스템이 스스로 행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균형 피드백 루프와 강화 피드백 루프를 따로따로 하나씩 설명했지만, 실제 시스템에서 피드백 루프가 하나만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당연하다. 피드백 루프들은 환상적일 만큼 복잡한 패턴으 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단 하나의 저량에서도 강화 피드백 루프와 균 형 피드백 루프 여러 개가 서로 다른 힘으로 저량을 여러 방향으로 끌어당길 수 있다. 단 하나의 유량이 세 개나 다섯 개, 스무 개 저량의 내용물에 의해 조절될 수도 있다. 유량 하나가 저량 하나를 채우는 동시에 다른 저량을 비우며 또 다른 저량을 변화시키는 결정에 영향을 줄수 있다. 한 시스템 안에서 수많은 피드백 루프가 저량들을 증가시키거나 소멸시키거나 상호 균형을 이루도록 하며 서로 힘을 겨룬다. 그 결과 복잡 시스템은 가만히 머물거나 지수적으로 폭발하거나 순조롭 게 목표에 접근하는 외에도 아주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이제 그 모습들을 살펴보자.
- 기후변화 예측, 특정 주식에 대한 증권 중개인의 전망 등 어떤 시나리오 를 접할 때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면 그 시나리오의 기본 모델이 현실을 얼마나 잘 나타내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 구동 요인들이 이렇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나? (출산율과 사망률이 어떻게 될까?)
◆ 만일 그렇다면, 시스템이 이렇게 반응할까? (출산율과 사망률이 실제로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인구 저량의 움직임을 불러올까?)
◆ 구동 요인들을 구동하는 것은 무엇인가? (출산율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 사망률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
- 자본 시스템도 인구 시스템과 같은 종류의 '동물원 동물'이라고 하면 여러분은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공장과 수송, 경제적 흐름을 갖춘 생산 시스템은 아기가 태어나고 사람들이 나이를 먹으며 더 많은 아기를 낳고 죽는 인구 시스템과 전혀 비슷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스템 관점에서 보면, 여러모로 다른 이 두 시스템의 공통점을 알 수 있다. 바로 피드백 루프 구조다. 두 시스템의 저량 모두 성장강화 루프와 사망 균형 루프에 통제된다. 노화 과정이 있는 것도 두 시스템의 공통점이다. 제철소나 선반, 터빈도 사람처럼 나이가 들고 죽는다.
시스템 이론의 핵심 통찰 중 시스템이 대체로 스스로 행동을 유발한다는 깨달음만큼 중요한 통찰이 있다. 외적인 모습이 완전히 달라도 피 드백 구조가 비슷한 시스템들은 동태적 행태도 비슷하다는 통찰이다. 인구와 산업 경제는 완전히 다르지만, 둘 다 스스로 재생산하며 지수적으로 성장한다. 그리고 둘 다 나이를 먹고 죽는다. 따뜻한 커피가 식는 것은 따뜻해진 방이 식는 것과 비슷하고, 방사성 물질이 붕괴하 는 것과 비슷하고, 인구나 산업 경제가 늙고 죽는 것과 비슷하다. 이 모두가 균형 피드백 루프의 결과로 쇠퇴하는 것이다.
-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흔히 경험하는 지연 세 가지.
첫째, 인지 지연이다. 여기서는 인지 지연이 의도적이다. 자동차 판 매업자는 일시적인 판매 변화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지난 5일간 평균 판매량을 검토해 일시적인 등락인지 실질적인 흐름인지 구분한 뒤 주문량을 결정한다.
둘째, 반응 지연이다. 분명히 주문량을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판매업자는 단 한 번의 주문으로 부족량을 모두 채우지 않는다. 세 번에 나눠 부족량의 3분의 1씩 채운다. 다시 말해, 판매업자는 사흘에 걸쳐 주문량을 부분적으로 조정하면서 일시적이지 않고 실질적인 흐름인지를 다시 확인한다.
셋째, 입고 지연이다. 주문을 접수한 공장이 자동차를 생산해 판매점에 입고시킬 때까지 5일이 걸린다.
- 진동이 발생하는 이유는 자 동차 판매업자가 어리석어서가 아니다. 자동차 판매업자가 시의적절 한 정보도 없고 그런 정보를 얻을 수도 없으며 조치를 취해도 물리적 지연으로 인해 재고에 곧바로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시스템 안에서 애 쓰기 때문이다. 판매업자는 고객들이 다음에 어떻게 행동할지 알지 못 한다. 판매업자는 고객들이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계속 그렇게 행동할 지 알지 못한다. 판매업자가 주문을 해도 즉각적인 반응은 나타나지 않는다. 이처럼 정보가 부족하고 물리적으로 지연되는 상황은 아주 흔하다. 우리는 상품 재고를 비롯해 많은 시스템에서 이런 진동을 자주 접한다. 뜨거운 물과 찬물을 혼합하는 장치부터 샤워기까지 파이프가 아주 길게 연결된 곳에서 샤워하면, 반응 지연이 길어서 발생하는 뜨겁고 차가운 진동을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 시스템의 지연을 변화시키면 재고 관리가 훨씬 더 편해질 수도 있고 훨씬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시스템 사고자들이 지연 문제에 광적으로 매달리는 이유가 있다. 시스템 사고자들은 시스템 어디에서 지연이 발생하는지, 지연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정보 흐름의 지연인지 혹 은 물리적 과정의 지연인지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본다. 어디에서 지연이 발생하고 지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모르면 동태적인 시스템 행동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스템 사고자들은 지연이 강력한 정책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지연 시간을 늘리거나, 단축하면 시스템 행동의 중대한 변화를 이끌 수 있다.
- 크게 보면 한 매장의 재고는 사소하고 충분히 수정할 수 있는 문제 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판매되지 않고 남은 자동차 전체로 재고 범위를 넓혀보자. 자동차 주문 증가나 감소는 조립 공장이나 부품 공장뿐만 아니라 제철소나 고무 공장, 유리 공장, 섬유 공장, 에너 지 업체의 생산에도 영향을 준다. 이 시스템의 모든 곳에 인지 지연과 생산 지연, 입고 지연, 공사 지연이 있다. 이제 자동차 생산과 일자리의 관계를 생각해보자. 생산이 늘면 일자리가 늘며 자동차를 구매할 사람이 증가한다. 강화 루프 관계다. 그리고 이 강화 루프는 반대 방향으로도 작용한다. 생산이 줄면 일자리가 줄고 자동차 판매가 줄고 생산이 더 준다. 그리고 또 다른 강화 루프가 개입한다. 투기 세력이 최근 성 과를 기준으로 자동차 제조사와 자동차 공급사의 주식을 매매할 때 생 산 급증은 주가 급등을 낳고 생산 급감은 주가 급락을 불러온다.
이처럼 서로 연결된 여러 산업이 지연을 통해 상호 반응하고 진동 속에서 서로 동조하며 승수효과 와 투기 세력이 만나 증폭되는 아주 커다란 시스템, 바로 이것이 경기 순환의 주요 원인이다. 대통령이 호황 을 키우고 불황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지만, 경기 순환을 대통령이 좌우하지는 못한다. 경제는 대단히 복잡한 시스템이 다. 경제는 지연이 있는 균형 피드백 루프로 가득하고 본질적으로 진동한다.
- 고갈의 역학에 따르면, 최초 자원의 저량이 클수록 새로운 발견이 늘어나고, 성장 루프가 통제 루프의 힘에서 벗어나는 시간이 길어지며, 자본 저량과 추출률이 증가할수록 경제는 생산 정점을 지난 뒤 더 이른 시간에 더 가파르게 더 깊이 추락한다. 경제가 전적으로 회복 가능한 자원을 바탕으로 작동하는 법을 배우지 않는 한 상황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 ◆ 오버슈트 후 안정적인 평형으로 조정
◆ 오버슈트 후 평형을 오르내리는 진동
◆ 오버슈트 후 자원과 자원 기반 산업의 붕괴
이중 어떤 움직임이 나타나는가는 다음 두 가지에 달렸다.
첫째, 임계치다. 임계치를 벗어나면 자원의 재생 능력이 훼손된다. 둘째, 자원이 부족해질 때 자본 성장을 늦추는 균형 피드백 루프의 속도와 효율성이다. 임계치에 도달하기 전에 균형 피드백 루프가 신속하게 작동해 자본의 성장이 멈추면 전체 시스템이 순조롭게 평형을 이룬다. 균형 피 드백 루프의 작동 속도와 효율성이 떨어지면 시스템이 진동한다. 균형 피드백 루프가 아주 약해서 자본은 계속 성장하고 자원은 스스로 재생 할 수 있는 임계치 이하로 줄어들면 자원과 산업이 모두 붕괴한다.
- 토지의 메커니즘이 전체적으로 훌륭하면 우리가 이해하든 그렇지 않든 부분 부분이 모두 훌륭하다. 우리는 생물군이 수백억 년에 걸쳐 구축한 자연을 좋아하지만 이해하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쓸모없어 보인다고 버리는 일은 어리석은 짓이 아닐까? 현명하게 수리하기 위해 첫 번째로 취 할 조치는 톱니와 바퀴 하나하나를 모두 보관하는 것이다. (알도 레오폴드 Aldo Leopold, 삼림학자)
- 시스템이 불변하도록 구속하면 약점만 진화한다. (크로퍼드 스탠리 홀링 C. S. Holling, 생태학자)
- 회복탄력성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이 없거나 정적인 것과는 다르다. 회복탄력성을 지닌 시스템은 대단히 역동적이다. 단기적인 진동이나 주기적인 돌발, 연속과 절정, 붕괴의 장기적 순환은 지극히 정상적 상 태이며, 회복탄력성을 통해 되돌리려는 것이 바로 이런 상태다.
정반대로 시간이 흘러도 변함이 없는 시스템은 회복탄력성을 지닐 수 없다. 정적인 안정성과 회복탄력성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적인 안정성은 눈에 보인다. 정적인 안정성은 매주 혹은 매년 시스템 상태의 차이를 통해 측정할 수 있다. 회복탄력성은 우리가 그 한계를 넘어설 만큼 균형 루프를 압도하고 훼손해 시스템 구조가 무너지기 전까지는 눈으로 확인하기가 매우 어렵다. 사람들은 흔히 안정성이나 생 산성 혹은 더 즉각적으로 인식되는 시스템의 특징들을 위해 회복탄력 성을 희생하는데, 그 까닭은 시스템 전체를 보는 눈이 없으면 회복탄 력성이 분명히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 소에게 유전자 조작된 성장 호르몬을 주사하면 사료 공급량을 늘리지 않아도 우유 생산량이 증가한다. 호르몬이 소의 다른 신체 기능에 쓰일 대사 에너지를 우유 생산으로 돌리는 것이다(지난 수 세기 동안 목축업도 이와 거의 비슷한 방법으로 생산을 늘렸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생산 증가에 따른 대가는 회복탄력성 저하다. 소의 건강이 저하되고 수명이 짧아지고 인간의 손길에 더 의존하게 된다.
◆ 상품이나 부품을 소매점이나 제조업체에 적시에 공급함에 따라 재고부담이 줄고 많은 비용이 절감되었다. 하지만 적시 공급에 따라 생산시스템은 연료 공급 변동이나 교통량, 컴퓨터 고장, 인력 수급 등 여러 가지 잠재적인 문제에 더 취약해졌다.
◆ 유럽이 수백 년에 걸쳐 집중적으로 관리한 결과 숲의 자연생태계가 흔히 수령이 같은 외래종 나무 한 종을 심은 조림지로 서서히 변했다. 숲에서 목재와 펄프를 높은 비율로 무한히 생산할 요량이었다. 하지만 다양한 수종이 상호작용하며 다양한 영양분 조합을 땅에서 빨아올렸다가 땅으로 되돌려주지 못하는 숲은 회복탄력성을 잃었다. 이런 숲은 새로운 형태의 공격 즉, 대기 오염에 특히 취약할 것이다.
- 암이나 심장질환 같은 만성 질환은 DNA를 복구하거나 혈관의 신축성을 유지하거나 세포 분열을 조절하는 복구 메커니즘이 망가져 발 생하는 경우가 많다. 생태학적 재난도 생태계에서 여러 종이 사라지거나 토양의 화학적 성분과 생물학적 성분이 흐트러지거나 독성 물질이 쌓이는 등 회복탄력성을 상실해서 발생할 때가 많다. 기업에서 정부에 이르기까지 큰 조직이 회복탄력성을 잃는 원인은 모두 단순하다. 환경 을 감지하고 대응하는 피드백 메커니즘이 거쳐야 할 지연과 왜곡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잠시 뒤 계층을 다룰 때 더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자).
- 문제는... 우리가 끔찍할 만큼 무지하다는 것이다. 우리 중 가장 많이 배운 사람도 무지하다... 지식 습득은 언제나 무지의 폭로를 수반한다. 지 식을 습득할수록 우리의 무지가 드러난다. 세상에 대한 지식이 우리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것은 세상이 우리 지식보다 더 크다는 것이다. (웬델 베리 Wendell Berry, 켄터키 농부 겸 작가)
- 시스템은 자물쇠를 열 수 없는 커다란 블랙박스다.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것은 들어가는 것과 나오는 것뿐이다. 매개 변수들과 연관된 투입과 산출의 쌍을 감지하면 가끔 투입과 산출, 저량을 연결할 수 있다. 이 관계가 적절하고 안정적이면 우리가 예측할 수도 있겠지만, 실패하면, 맙소사! 뚜껑을 억지로 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케네스 볼딩, 경제학자)
- 선형적 관계는 생각하기가 쉽다. 이런 관계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선형 방정식은 풀 수 있다. 그래서 이런 방정식이 교과서에 실리는 것이다. 선형 시스템은 중요한 모듈식 장점을 지닌다. 해체하고 다시 조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분들만 합치면 된다. 비선형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풀 수도 없고 합칠 수도 없다... 비선형성 의 의미는 게임을 하는 행위에 의해 규칙이 바뀐다는 것이다... 서로 얽힌 그 가변성 때문에 비선형성은 계산하기가 어렵지만, 바로 그 가변성 때문에 선형 시스템에서 절대 발생하지 않는 다양한 움직임이 나온다. (제임스 글릭 James Gleick 《카오스: 새로운 과학의 출현 Chaos: Making a New Science》 저자)
- 시스템의 관점에서 생각하면, 우리가 흔히 쓰는 부작용'이라는 용어에는 근본적인 오해가 있음을 알게 된다... 부작용은 대개 “미리 예측하지 못했거나 떠올리기 싫은 작용”을 의미한다... 부작용은 '부'라는 형용사를 떼고 주작용 못지않게 대접받을 자격이 있다. 시스템 관점에서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시스템 관점에서 생각할 필요가 없도 록 언어를 열심히 왜곡한다. (개릿 하딘, 생태학자)
- MIT대학에서 시스템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대표적인 모델 중 하나가 제이 포레스터 교수의 기업 성장 모델이다. 이 모델은 성공적으로 급성장하는 젊은 회사에서 출발한다. 이 회사의 문제는 변화 하는 한계 즉, 회사의 성장에 따라 바뀌는 한계를 인식하고 대응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회사가 고용한 영업사원들의 능력이 뛰어나 공장 생산 속 도보다 더 빠르게 주문을 받아온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배송 지연이 점점 늘고 고객들이 떠난다. 생산 능력이 가장 제한요인이기 때문이 다. 그래서 경영자는 자본 저량인 생산 공장을 확장한다. 생산 인력을 서둘러 확충하느라 교육은 소홀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제품 품질이 떨어지고 고객들이 떠난다. 근로자의 기술이 가장 큰 제한요인이기 때 문이다. 이제 경영자는 근로자 교육에 투자한다. 제품 품질이 올라가고 신규 주문이 밀려들자, 주문을 이행하고 기록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계속 이어진다.
- 식물, 어린이, 전염병, 신상품, 기술 발전, 기업, 도시, 경제, 인구 등 성장하는 모든 것에는 겹겹이 쌓인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통찰력은제한요인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인식만이 아니라 성장 자체가 한계를 줄이거나 강화하고 그에 따라 제한요인이 변한다는 생각에서도 나온다. 자라나는 식물과 토양, 성장하는 기업과 시장, 성장하는 경제와 자원 기반 사이의 상호 작용은 동태적이다. 어떤 제한요인이 사라지면 성장이 시작되고, 성장 자체가 요인들의 상대적 희소성을 변화시켜 결국 또 다른 요인이 제한요인으로 나타난다. 여러 가지 많은 요인에서 눈을 돌려 다음에 나타날 잠재적 제한요인에 관심을 집중하면 성장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다.
- 성장에는 늘 한계가 따르기 마련이다. 스스로 한계를 설정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시스템이 한계를 설정할 것이다. 영원히 성장하는 물리적 실체는 없다. 회사 경영주나 시 정부, 인구가 환경이 지원하는 범위 내에서 계속 성장하도록 스스로 한계를 선택해 적용하지 않으면, 환경이 한계를 선택해 강요할 것이다.
- 지금 생각하니 아찔하지만, 민주주의를 재건하려는 제 초조함 속에 공산주의자와 흡사한 뭔가가 있었습니다. 더 일반적으로 말하면, 합리주의자에 가까운 뭔가가 있었습니다. 제가 역사를 진전시키려 했던 모습은 어 린아이가 식물이 더 빨리 자라도록 줄기를 잡아당기는 모습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제 우리가 창조하는 법을 배우며 기다리는 법도 배워야 한다고 믿습니다. 참을성 있게 씨를 뿌리고 씨 뿌린 땅에 부지런히 물을 주고 식 물에 자신의 시간을 오롯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식물을 속일 수 없는 것은 역사를 속일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바츨라프 하벨 체코슬로바키아의 마지막 대통령이자 체코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을 지낸 극작가)
- 허버트 사이먼은 우리가 모든 것을 다 아는 '합리적 최적화자 optimizeers'가 아니라 다음 결정으로 넘어가기 전에 자신의 요구를 웬만큼 충족(만족)시키려 애쓰는 어설픈 '만족화자 satisficers'라고 이야기했다." 우리는 자신과 가까이 있는 이익을 합리적인 방식으로 얻기 위해 최 선을 다하지만, 자신이 아는 것만 헤아릴 수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행동으로 옮길 때까지는 그 사람이 무슨 일을 계획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우리 앞에 있는 온갖 가능성을 거의 보지 못한다. 우리 행동이 전체 시스템에 줄 영향을 예견하지 못한다(혹은 애써 무시한다). 그래서 우리는 장기적인 최적의 것을 찾는 대신 제한된 범위 안에서 당장 감수할 수 있는 선택을 찾아내고, 불가피할 때만 행동을 변화시키며 그 선택을 고수한다.
- 행동과학자들은 심지어 우리가 알고 있는 불완전한 정보도 완벽하 게 해석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위험 요인을 잘못 인식해 어떤 것은 실제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어떤 것은 실제보다 훨씬 덜 위험하게 본다는 것이다. 우리는 과장된 현재 속에 살고 있다. 최근 경 험에 과도한 관심을 쏟고 과거에는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며 장기 적인 행동보다 현재 사건에 집중한다. 경제적으로나 생태적으로 이치 에 맞지 않을 만큼 미래를 등한시한다. 우리는 들어오는 모든 신호를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다. 좋아하지 않는 소식이나 자신의 정신 모델과 맞지 않는 정보는 한사코 거부한다. 말하자면, 우리는 전체적인 시스템의 이익은 고사하고 자신의 개인적 이익도 극대화하지 못하는 결정을 한다.
- 개인이 이용 가능한 정보의 한도 내에서 얼마나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지 확인하는 것은 편협한 행동을 변명하려는 것이 아니다. 편협한 행동이 나오는 이유를 알고자 함이다. 시스템의 그 자리에 있는 사람 이 하는 행동은 그가 알고 보는 한도 내에서는 합리적인 행동이기 때 문이다. 제한된 합리성의 자리에 앉은 사람을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개인을 탓하는 것은 바람직한 결과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변화하려면 먼저 시스템의 한 곳이 아니라 전체를 조망함으로써 제한된 정보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더 넓은 관점에서 보면 정보의 흐름과 목표, 장려책, 억제책이 재구성되고 결국 개별적이고 제한되고 합 리적인 행동들이 모두가 원하는 결과로 합쳐질 수 있다. 더 좋고 더 완전한 정보를 더 시기적절하게 제공함으로써 제한된 합리성을 조금만 넓혀도 행동은 쉽고 빠르게 바뀔 수 있다.
- 합리적인 엘리트는 독립적인 기술 세계나 과학 세계에 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시야가 넓지 않다. 합리적인 엘리트는 마르크스 주의 간부부터 여수회 수사까지, 하버드대 MBA 졸업생부터 군대 참모 장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이들은 한 가지 기본적인 관심사를 공유 한다. 특정 시스템을 움직이도록 하는 방법이다. 한편 문명은 점점 더 방향성이 없어지고 이해할 수 없어진다. (존 롤스톤 소울 John Ralston Saul, 정치학자)
- 덫: 정책 저항
다양한 행위자들이 서로 다른 목표를 향해 시스템 저량을 끌어당기면 정책 저항이라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 새로운 정책, 특히 효과가 높은 정책이 시 스템 저량을 다른 행위자들의 목표에서 더 멀리 끌어당기며 추가적인 저항을 유발하면, 아무도 원치 않는 결과를 유지하려고 모든 행위자가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만 발생한다.
- 탈출법
포기하라. 모든 행위자를 참여시키고 저항에 쓰이던 에너지를 이용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모든 목표를 이룰 방법을 찾거나 모두 함께 추구할 수 있는 더 크고 더 중요한 목표를 다시 설정하라.
- 공유지의 비극을 피하는 세 가지 방법.
◆ 교육과 훈계, 공유지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어떤 결과가 빚어지는지
교육하라. 도덕성에 호소하라. 절제하도록 설득하라. 따르지 않으면
사회적 비난이나 영원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경고하라.
◆ 공유지 사유화. 공유지를 나눠 각자 행동에 따른 결과를 스스로 책임지게 하라. 누군가 절제력을 잃고 개인 자원을 함부로 쓴다면 당사자만 피해를 보고 다른 사람들은 피해를 보지 않을 것이다.
◆ 공유지 규제. 개릿 하딘이 "상호 강제, 상호 합의”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한 방법이다. 특정 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할당제, 인가제, 과세, 장려책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규제할 수 있다. 규제가 효과를 거두려면 감시와 처벌이 따라야 한다.
- 카를 마르크스도 자본주의를 비판하며 성공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덫을 경고했다.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두 회사는 한 생태적 지위에서 경쟁하는 두 종과 같은 행동을 보인다. 효율성을 더 높이거나 더 현명하게 투자하거나 기술을 개선하거나 뇌물을 더 많이 주거나 아무튼 어느 한 회사가 조금 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 회사는 더 많은 수익을 올려 생산 설비나 신기술, 광고에 투자하거나 뇌물로 사용한다. 이 회사의 자본 축적 강화 피드백 루프가 다른 회사보다 빠르게 돌아가며 훨씬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고 훨씬 더 많은 돈을 벌게 된다. 만일 그 시장이 한정된 시장이고 반독점법이 없 다면 계속 재투자하며 생산 설비를 확장하는 회사가 모든 것을 차지할 것이다. 공산주의 소련의 붕괴가 카를 마르크스 이론의 오류를 입증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시장 경쟁이 체계적으로 시장 경쟁을 몰아 낸다는 카를 마르크스의 분석은 예나 지금이나 경쟁 시장이 있는 곳이 면 어디서나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국의 그 많던 자동차 제조사가 (그 나마 반독점법 덕분에 1개 회사로 정리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3개 회 사로 줄어든 이유도 성공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강화 피드백 루프 때문 이다. 현재 미국의 대도시들을 보면 신문사 한 곳만 살아남은 도시가 대부분이다. 모든 시장 경제를 보면 장기적으로 농장의 크기는 증가하 고 농장의 수는 줄어드는 추세가 나타난다.
성공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덫은 여러모로 아주 심각한 피해를 주며,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고 가난한 사람을 더 가난하게 만든다. 부자는 가난한 사람보다 세금을 회피할 방법이 더 많다.
- 성공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시스템에서 빠져나오는 가장 확실한 방 법은 주기적으로 운동장을 평평하게 고르는 것'이다. 전통적인 사회나 게임 설계자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장치를 본능적으로 시스템 안에 설치한다. 그래야 공정하고 흥미로운 경쟁이 되기 때문이 다. 모노폴리 보드게임은 언제나 모두 평등한 상태에서 게임을 시작한다. 지난번에 패배한 사람도 승리할 기회를 얻는 것이다. 스포츠에서도 약한 선수에게 핸디캡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포틀래치’는 가장 많이 소유한 사람들이 가장 적게 소유한 사람들에 게 여러 가지 재산을 나눠주는 의례인데, 이와 비슷한 의례를 지키는 전통 사회가 많다.
- 적극적으로 파괴하건 그저 무시하건 개입으로 본래 시스템의 자기 유지 능력이 약화되면 덫에 빠진다. 시스템의 자기 유지 능력이 위축되면 원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 더 많은 개입이 필요하고, 그로 인해 시 스템의 자기 유지 능력이 훨씬 더 약화된다. 그러면 개입자가 다시 더 고삐를 죄고, 계속 이렇게 이어진다. 이 덫에 빠지는 이유가 뭘까? 첫째, 개입자는 조금 거들어주려던 최초의 충동이 점점 더 의존성이 커지는 일련의 사건을 촉발하고 결국 그 사건들이 개입자의 능력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예측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의료 서비스 시스템이 이처럼 일 련의 사건들이 주는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둘째, 도움을 받는 개인이나 공동체가 유능하고 강력한 개입자에게 부담을 떠넘김으로써 장기적으로는 통제력을 상실하고 취약함이 올라간다는 사실을 충분히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일 개입자가 약물이라면 여러분은 중독자가 된다. 중독이 습관화 될수록 다시 빠져들 가능성이 커진다.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들A.A’이 라는 단체는 뭔가 다른 결과를 기대하며 어리석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 이 중독이라고 정의한다.
중독은 문제의 증상에 대해 임시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결국 실제 문제를 해결하기가 더 어렵고 장기적인 과제를 풀지 못할 뿐더러 방해 만 받는다. 중독성 정책이 위험한 이유는 속기 쉽고 홀리기 쉽기 때문이다.
- 덫: 개입자에게 부담 떠넘기기
부담 떠넘기기나 의존성, 중독은 시스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증상을 (변장시 키거나 완화할 뿐 근본적인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인식을 무디게 하는 물질이건 근본적인 문제를 숨기는 정책이건 충독은 실제 문제를 해결할 조치를 취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개입이 본래 시스템의 자기 유지 능력을 위축시키거나 약 화시키면 파괴적인 강화 피드백 루프가 작동한다. 시스템은 악화하고, 점점 더 많은 해결책이 필요해진다. 시스템은 점점 더 개입에 의존하며 스스로 바 람직한 상태를 유지하는 능력을 점점 더 잃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가장 좋은 탈출법은 덫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실제 문제를 해 결하지 못하고 증상만 완화하거나 신호를 무시하는 정책이나 관행을 경계하 라. 일시적인 증상 완화에 몰두하지 말고 장기적인 구조 재편에 집중하라.
- 시스템 움직임에 가장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 는 것 중 하나가 시스템의 목적이나 목표다. 목표가 시스템의 방향을 결정하고, 조치가 필요한 차이를 규정하고, 균형 피드백 루프의 순응도나 성패를 보여주는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목표가 제대로 규정되지 않고, 목표가 마땅히 측정해야 할 것을 측정하지 않고, 목표가 시스템의 진정한 복지를 반영하지 않으면, 시스템이 바람직한 결과를 내지 못한다. 이솝우화의 〈세 가지 소원>처럼 시스템은 끔찍하게도 정확히 요구하는 것만 주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시스템에 뭔가 요구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원하는 시스템 상태가 국가 안보이고 국가 안보를 군비 지출 규모로 규정한다면 시스템이 군비를 지출할 것이다. 이때 국가 안보는 확보될 수도, 확보되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다른 경제 분야의 투자금을 빼서 군비로 지출하거나 터무니없이 비싸거나 불필요하고 비현실적인 무기 를 구입하면 오히려 국가 안보가 훼손될 수 있다.
- 원하는 시스템 상태가 좋은 교육일 경우, 학생 1인당 교육비 지출규모로 목표를 측정하면 1인당 교육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 의 질을 규격화된 시험 성과로 측정하면 시스템이 규격화된 시험에 성 과를 낼 것이다. 이 두 가지 측정법 중 어느 것이 좋은 교육과 연관이 있을지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인도는 초창기 가족 계획을 수립할 때 자궁내피임기구인 루프 시술숫자와 가족 계획 목표를 결부시켰다. 그러자 목표 달성에 발 벗고 나선 의사들은 환자의 동의도 받지 않고 루프를 시술했다.
이 모든 사례가 노력과 결과를 혼동한 것이며, 잘못된 목표 중심으 로 시스템을 설계할 때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다.
- GNP는 실제 부와 즐거움의 원천인 주택과 자동차, 컴퓨터, 오디오 등 자본 저량보다는 처리량 즉, 1년간 만들고 구입한 것의 유량을 측 정하는 기준이다. 하지만 가장 좋은 사회는 가장 높은 처리량이 아니 라 가능한 가장 낮은 처리량으로 자본 저량을 유지하고 사용하는 사회 일 것이다.
경제 번영을 바라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굳이 GNP 증가를 바랄 이유는 없다. 하지만 전 세계 많은 정부는 GNP가 흔들리는 신호 만 잡히면 GNP를 끌어올리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대부분 방 법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 대상물의 비효율적인 생산만 부추기는 낭비 와 다름없다. 단기적인 경기 부양을 위해 삼림을 과도하게 벌채하는 것처럼 경제, 사회, 환경의 장기적인 이익을 위협하기도 한다.
- 만일 사회 목표를 GNP로 정하면, 그 사회는 GNP 산출에 온갖 힘을 기울일 것이다. 복지, 형평성, 정의, 효율의 상태를 목표로 규정하고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보고하지 않는 한 그 사회는 복지나 형평성, 정 의, 효율에 관심이 없을 것이다. 전 세계 국가들이 1인당 GNP 1위 국 가가 되려고 경쟁하는 대신 최저 처리량으로 1인당 부의 저량을 최고 로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거나 가장 낮은 유아 사망률이나 가장 큰 정치 적 자유, 가장 깨끗한 환경, 가장 작은 빈부 격차를 달성하기 위해 경 쟁한다면 세상이 달라질 것이다.
- 잘못된 목표를 추구하고 엉뚱한 지표를 충족시키는 것은 규칙 회피와 거의 정반대되는 시스템 특징이다. 규칙 회피의 경우 시스템이 바라지 않거나 잘못 설계된 규칙을 회피하려고 애쓰면서도 규칙을 따르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잘못된 목표를 추구하는 경우에는 시스템이 고분고분하게 규칙을 따르며 특정한 결과를 낳지만, 그것은 누군가 바 라던 결과는 아니다. 잘못된 목표는 규칙을 준수하기 때문에 어리석 은 일이 발생하는 문제를 일으키고, 규칙 회피는 규칙을 회피하기 때 문에 어리석은 일이 발생하는 문제를 일으킨다. 이 두 가지 시스템 왜 곡은 동일한 규칙과 관련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 1969년 포레스터 교수가 도시 다이내믹스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며 제시한 지렛점은 보조금을 받는 저소득층 주택이었다. 저소득층 주택 공급을 줄일수록 도시가 더 나아지고, 그 도시에 사는 저소득층 주민들의 삶도 더 나아진다고 주장했다. 포레스터 교수가 이 모델을 발표한 시기는 대대적인 저소득층 주택 공급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할 때였고, 당연히 포레스터 교수는 세상의 조롱을 받았다. 하지만 그 이 후 여러 도시에 공급된 저소득층 주택 중 상당수가 철거되었다.
반직관 counterintutive. 포레스터 교수가 복잡 시스템을 설명한 말이 바 로 반직관이다. 지렛점은 직관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직관적일 경 우에도 거꾸로 사용해서 오히려 우리는 문제를 체계적으로 악화시킬 때가 너무 많다.
- 포레스터 교수가 월드 모델에서 경제 성장 속도를 늦추는 지렛대가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거나 시장 가격을 더 자유롭게 푸는 지렛대보다 더 강력하다고 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거나 시장 가격을 더 자유롭게 푸는 지렛대는 조정 속도를 높이려는 시도다. 하지만 가격이 새로 바뀌거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등장해도 공장 과 보일러, 기술이 작동하는 구체적 징후 등 세상의 물적 자본 저량이 변하는 속도는 한계가 있다. 더욱이 가격이나 아이디어도 전 세계 문화를 관통하며 즉각적으로 변하지 않는다. 지연을 없애려고 하는 것보다 기술과 가격이 따라올 수 있도록 시스템의 속도를 늦추는 것에 더 많은 지렛대가 있다. 하지만 만일 시스템에 있는 지연이 바뀔 수 있다면, 그 지연을 변화시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때 주의할 것이 있다. 반드시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금융 시장에서 정보와 돈이 전달되는 지연 시간을 줄이려고 강력하게 밀어붙이면 정보와 돈의 격렬한 순환만 초래한다).
-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진정한 문제는 세상이 불합리하다는 것도, 세상이 합리적이라는 것도 아니다. 가장 흔한 문제는 우리 세상이 거의 합리적이지만 완전히 합리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삶은 비논리적이지 않다. 하지만 논리학자에게 삶은 함정과도 같다. 삶은 실제보다 아주 조금 더 수학적이고 규칙적으로 보인다. (G. K, 체스터튼 G. K. Chesterton, 20세기 작가)
- 시스템의 이 지점에 새로운 정보 피드백 루프를 추가하면 시스템의 움직임이 훨씬 더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의사 결정자들은 필요한 정보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신뢰하지 않고, 해석하는 법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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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정보를 분류하고 차단하는 이유가 무 엇일까? 받아들일 정보와 거부할 정보, 고려할 정보와 무시하거나. 경시할 정보를 어떻게 결정할까? 똑같은 정보에 노출되어도 사람마 다 받이들이는 메시지가 다르고 결론이 다른 까닭은 무엇일까?
- 이 피드백 루프가 다른 가치를 추구할 수 있게 한다면 시스템이 모 두가 원하는 결과를 생성할 것이다. 에너지 증가가 아니라 에너지 서비스 증가, GNP가 아니라 물질적 풍요와 안전, 성장이 아니라 진보라는 결과가 나 을 것이다. 누군가의 가치관을 바꿀 필요가 없다. 그저 시스템이 진 정한 가치에 따라 작동하도록 만들기만 하면 된다.
--> 가치란 무엇일까? 가치는 어디에서 나올까? 보편적일까 아니면 문 화에 따라 다를까? 개인이나 사회가 진정한 가치'를 포기하고 값싼 대체품에 만족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피드백 루프를 우리가 측정할 수 있는 양 대신에 우리가 측정할 수 없는 질에 맞춰 조정할 방법은 무엇일까?
- 이 시스템은 모든 면에서 뒤를린 것 같다. 비효율, 추함, 환경 파괴, 인류 불행을 만든다. 그렇다고 해서 시스템 자체를 없애면 우리에게 는 어떤 시스템도 남지 않는다. 이보다 더 무서운 일은 없다.(내가 지 금 염두에 두는 시스템은 소련이라는 옛 공산주의 시스템이지만, 이런 시스템 사례는 많다.
--> 구조가 최소화되고 자유가 최대화되는 그 기간이 그토록 두려운 이 유가 무엇일까? 세상을 보는 한 가지 패러다임이 널리 공유되어 제 도와 기술, 생산 시스템, 건물, 도시가 그 시각에 맞춰 형성된 까닭이 무엇인가? 시스템은 어떻게 문화를 창조할까? 문화는 어떻게 시스 템을 창조할까? 부족하다고 밝혀진 문화와 시스템은 붕괴와 혼돈을 통해 바뀔 수밖에 없을까?
- 이 시스템에서 사람 이 유해한 행동을 참고 견디는 것은 변화 두 려워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시스템이 나아질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시스템을 개선하거나 시스템 개선을 요구할 힘이 없다고 느낀다.
--> 사람들이 스스로 무력하다고 그토록 쉽게 확신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스스로 비전을 달성할 능력이 있으면서도 그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는 까닭이 무엇일까? 사람들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말보다. 변화를 일으킬 수 없다는 말에 더 귀를 기울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 우리가 모든 걸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에서 깨어난다면 시스템 사고는 기다렸다는 듯 우리를 빛내고 확실한 또 다른 결론으로 이끈다. 시스템 사고는 우리에게 종류가 다른 할 일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상상하고 아름답게 구현할 수는 있다. 시스템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설계하고 재설계할 수 있다. 우리는 놀랄 것 없 는 세상 속으로 확신에 찬 발걸음을 내디딜 수는 없지만 놀라움을 느끼고 그 놀라움에서 교훈을 얻고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시스템에 우리 의지를 강요할 수 없지만, 시스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시스템의 특성과 우리의 가치관이 협력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방법을 찾을 수 있다.
- 어떤 방식으로든 시스템에 간섭하기 전에 먼저 그 시스템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관찰하라. 음악이나 급류타기, 상품 가격 변동이라면 그 박자를 연구하라. 사회 시스템이라면 작동하는 모습을 관찰하라. 그 역사를 탐구하라. 오래전부터 지켜본 사람들에게 물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파악하라. 그리고 가능하면 시스템의 실제 데이터를 기록한 시계열 그래프를 찾거나 작성하라. 적절한 시기를 선택할 때 늘 인간의 기억에 의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언뜻 단순한 지침처럼 보일 것이다. 직접 실천하기 전까지는 이 지 침으로 아주 많은 실수를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것이다. 시스템 행동 관찰부터 출발하면 이론이 아닌 사실에 집중할 수밖에 없 고,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신념이나 오해 속으로 성급히 뛰어드는 잘못을 피할 수 있다.
- 수량화하기 어렵다고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하면 잘못 된 모델이 완성된다. 앞서 설명한 대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 쉽게 측정 할 수 있는 것에 목표를 맞추면 시스템 덫이 출현한다. 그 덫에 빠지지 마라. 인간은 수를 세는 능력뿐 아니라 질을 평가하는 능력도 타고났 다. 질을 감지하라. 걸어 다니는 가이거 계수기 처럼 질의 유무를 분명 히 감지하라.
추한 것이 있으면 추하다고 밝혀라. 조잡하거나 부적절하거나 불균 형하거나 지속 불가능하거나 부도덕하거나 생태계를 훼손하거나 인 간을 비하하는 것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마라. “규정하고 측정할 수 없으면 주목할 필요가 없다” 라는 말에 속지 마라.
- 복잡성을 찬양하라
솔직히 말해서, 우주는 어지럽다. 비선형적으로 격변하고 동태적이다.
우주는 수학적으로 정돈된 평형 상태에 있지 않고, 다른 어딘가로 향 하는 도중에 일시적인 행동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자기 조직화하며 진화한다. 다양성과 통일성을 만들어낸다. 세상이 흥미로운 것도 세상이 아름다운 것도 세상이 돌아가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우리 마음속에는 곡선이 아닌 직선에, 분수가 아닌 정수에, 미스터리가 아닌 확실성에 끌리는 뭔가가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와 정반대되는 성향도 있다. 우리 인간은 복잡한 피드백 시스템에서 진화하고, 복잡한 피드백 시스템에 따라 형성되고, 복잡한 피드백 시스템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부, 최근에 출현한 우리의 일부만 비타협적인 직선과 평평한 표면을 지닌 상자 형태로 건물을 설계한다. 우리의 또 다른 일부는 자연이 미시적 차원부터 거시적 차원까지 모든 차원의 세부 양식을 흥미로운 프랙털로 설계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인식한다. 이들이 고딕 대성당과 페르시아 양탄자, 교향곡, 소설, 마르디 그라 축제 의상, 인공지능 프로그램 등 우리가 주변 세상에서 발견하는 것과 거의 비슷하게 복잡한 장식을 지닌모든 것을 만들었다.
우리는 자기 조직화와 무질서, 변종, 다양성을 축하하고 격려할 수 있다. 우리 일부는 이미 이렇게 하고 있고, 도덕률까지 만들었다. 알도 레오폴드가 주장하는 대지 윤리 Land ethic가 그런 것이다. “어떤 것이 생명 공동체의 온전함과 안정, 아름다움을 보존하는 경향이 있으면 옳은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옳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