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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은 에피쿠로스처럼

dalai 2021. 11. 24. 12:30

-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에서는 온갖 '가짜 음식'이 판쳤다. 시 장에는 옥수수와 감자로 만든 달걀, 쌀로 빚어낸 양고기 토막이 등 장했다. 심지어 이런 가짜 달걀로 만든 대용 스테이크까지 출현했다.
독일 베를린의 카페에서는 빻은 호두 껍데기가 '대용 커피'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팔렸고, 식탁 위에는 멋진 용기에 재를 담은 '대용 후추가 놓여 있곤 했다. 그 시절에는 왜 이렇게 대용 식품(ersatz)이 넘쳐났을까?
이유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식량이 턱없이 부족했던 탓이다. “내 화요일에는 고기가 없고, 나의 커피는 달지 않다네.” 그 당시 영국 유 행가 가사의 한 구절이다. 대용 먹거리가 진짜 음식보다 맛있을 리 없었다. 심지어 독일에서는 '대용병(病)'이 돌았다. 허접한 재료로 만든 가짜 음식들을 먹는데 왜 탈이 나지 않겠는가? 그래도 사람들은 헛헛한 혀를 만족시키기 위해 갖은 애를 다 썼다. '돼지 다리로 칠면조 맛을 내는 법’, 새우와 청어알을 섞어 가짜 게살 샌드위치를 만드는 법’ 등등, 그 시대 요리책에는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운 재료로 고급 음식의 맛을 내는 비법들이 가득했다. 물론 이런 대용 먹거리들도 구하기는 무척 어려웠다.
- 곰곰이 따져 보면 진짜 맛을 모른다고 해서 문제 될 것은 크게 없을 듯도 싶다. 음식은 맛있으면 그만이라는 사람도 꽤 많다. 모든 육수를 쇠고기로 고아서 만들어야 한다면 냉면은 보통 사람들이 함 부로 맛보지 못할 엄청 비싼 음식일 테다. 다행(?)히도 MSG와 옥수 수전분이 주된 재료인 '쇠고기맛 시즈닝 덕택에 주머니가 가벼운 이 들도 분식점에서 냉면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맛 또한 '진짜 냉면'에 별로 뒤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키위향', '망고향' 같은 인공 향료 덕분에 비싼 과일로 만든 주스의 '맛'을 누구나 느낄 수 있다. 게다가 향료를 만드는 기술은 점점 발전하는 중이다. 19세기 독 일의 화학자 빌헬름 하르만 Wilhelim Haarmann 이 처음 솔방울에서 바닐린을 추출한 이후, 진짜 같은 바닐라향을 만드는 데는 100년의 세월이 걸렸다. 하지만 지금의 향미료 회사들은 어지간한 맛과 향기는 몇주일이면 금방 대체물을 만들어 낸다. 시중에는 사과향, 딸기향은 물론 더덕향, 메밀향, 호박향, 누룽지향, 김치향까지 등장한 상태다. 심지어 커피에도 인공 ‘커피향'이 들어가고, 초콜릿에도 인공 '초콜릿 향'을 넣는 시대다. 이렇게 하면 '진짜보다 더 진짜같이 맛이 훨씬 진하고 뚜렷해지기 때문이다.
- 원래 향미가 좋은 먹거리는 건강에도 좋다. 향미 자체가 몸에 필요한 어떤 성분이 있는지를 알려 주는 신호(sign)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잘 익은 토마토에서는 장미향과 비슷한 달달한 향기가 풍긴다. 좋은 과일 냄새의 핵심에는 페닐에탄올이 자리 잡고 있다.
페닐에탄올은 필수아미노산인 페닐알라닌으로부터 생성된 물질이다. 필수아미노산은 우리 몸에서는 만들어지지 않아서 반드시 음식 으로만 얻어야 한다. 토마토 향기는 토마토가 동물에게 보내는 몸에 좋은 성분이 여기 있어요!' 하는 외침이라 할 수 있겠다. 다른 자연의 먹거리들도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인공 향료로 맛을 낸 음식들에는 자연 상태만큼의 영양 소가 있을 리 없다. 밀가루에 든 탄수화물과 설탕의 당분, 그리고 식용유의 지방 등이 잔뜩 들어 있을 뿐이다. 진짜 딸기의 칼로리는 100g당 30kcal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에 딸기맛 요구르트의 열량은 100g당 100kcal에 달한다.
우리 몸에 어떤 성분이 부족할 때 우리는 이를 채워 줄 수 있는 먹거리에 손이 가게 마련이다. 예컨대 수분이 부족하면 물이 먹고 싶고, 비타민이 부족하면 과일이 끌리는 식이다. 만약 딸기 안에 든 영양소가 필요해서 입맛이 당겼는데 '딸기향 주스'를 마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딸기향 주스의 주성분은 딸기가 아니다. 몸은 원하는 영양소 대신 당분만 잔뜩 섭취하게 될 테다. 여전히 몸에 부족한 성분은 채워지지 않기에 우리는 '딸기맛에 더욱 강렬히 끌리게 된다. 그럴수록 몸은 비대해지고 건강으로부터 멀어진다. 미국식품의약국 FDA 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케슬러 David A. Kessler가 설명하는 '비만에 이르는 공식이다.
- 양념은 거짓 허기를 부른다. 음식을 먹고 싶게 만든다는 뜻이다. 몸에서 음식을 바라는 진짜 허기야말로 최고의 반찬이다. 건강한 식단 덕분에 100세 가까이 산 미국의 작가 헬렌 니어링 Helen K Nearing이『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에서 한 충고다. 그는 책에서 다른 사람의 말을 인용해 좀 더 강한 조언을 던지기도 했다.
“체리 파이를 가장 잘 이용하는 방법은 버리는 것이다."
- 쾌락에 이끌릴 때마다 여기에 휘둘리지 않도록 마음을 모으라. 원하는 대로 바로 움직이지 말고 잠시 숨을 고르도록 하라. 이러면서 두 가지를 검토해야 한다. 쾌감을 즐기는 순간과 그 후에 이를 후회하면서 자신을 혐오하는 그대의 모습. 이 둘의 비교는 그대에게 자제력을 되찾아 줄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편안함과 쾌감, 매력에 굴복하지 마라. 이 모든 유혹들을 의식적으로 이겨 내는 모습은 그대를 훨씬 바람직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에픽테토스)
- 음식을 맛으로 먹지 말라. 음식에 맛을 내기 위해 이것저것 자꾸만 첨가제를 섞지 말라. 음식은 맛으로 먹는 게 아니라 약으로 먹는 것이다. (......) 우리의 먹을거리가 지금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몸은 자신을 담는 그릇이라는 것을 잊지말라. 자기 스스로 만족하는 몸을 얻고 싶다면 자신의 먹을거리부터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사찰음식 전문가 대안스님)
불교에서는 오신채(五辛 榮)를 못 먹도록 막는다. 이는 자극이 세고 냄새가 강한 마늘과 파, 부 추, 달래, 흥거 등의 채소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흥거가 나지 않기에 대신 양파를 먹지 않는다.) 자극적인 먹거리는 이를 먹는 사람의 성품도 그에 맞게 바꾸어 놓는다. 짜릿한 자극에 길들여지면 늘 그만한 것을 바라게 되지 않던가? 달고 짠 음식을 즐기는 이는 담담함을 편안함보다 지루함으로 여기기 쉽다. 반면에 담백한 음식에 익숙한 이는 좀처럼 흥분하지 않으며 차분하다. 따지고 보면 불교의 가르침은 인스턴트의 폐해를 지적하는 현대 식품영양학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 주식인 밥은 전분으로 되어 있다. 탄수화물이 주된 영양소인 셈이다. 반면에 국과 반찬은 단백질과 지방 등 나머지 영양소를 중심으로 꾸려진다. 밥에는 소금이 들어가 있지 않다. 그래서 밥만 있으면 밍밍하여 먹기 힘들다. 간이 된 국과 반찬은 그 자체로 짜다. 하지만 밥과 같이 먹을 때는 식욕을 돋운다.
서구의 식단에도 나름의 음식 문법이 있다. 서양은 분식(粉食)을 주로 한다. 밀가루를 빻아 가루로 만든 다음, 이를 다시 물과 섞어 반 죽해서 먹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이미 주식에 소금이 들어가기 때 문에 서구에서는 빵과 국(스프)을 함께 먹는 경우가 드물다. 식사 순 서도 샐러드 등의 채소와 빵으로 배를 채운 뒤 이보다 비싼 음식인 고기와 생선 요리 등을 먹고, 설탕이 담뿍 든 달콤한 디저트로 마무리하는 코스다. 재료에 드는 비용을 줄이려는 경제적인 배려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나아가 일본 사람들은 생선회를 먹을 때 고추냉이(와사비)를 함께 먹는다. 고추냉이는 균을 죽이는 식재료다. 열대지방 요리에 강렬한 향신료들이 들어가는 까닭도 다르지 않다. 중앙아프리카 사람들은 옥수수와 함께 라임을 요리해서 먹는다. 그래야 필요한 영양 성분이 부족하지 않게 된다. 이렇듯 오랜 세월을 거쳐 자리 잡은 전통 식단에는 위생과 영양의 균형, 경제성이 모두 고려되어 있다. 그래서 식단의 '기본 공식'이 깨지면 불편한 마음이 든다. 
- 칸트의 매일매일은 똑같았다. 새벽 5시에 일어나, 홍차 두 잔을 마시고 강의 준비를 한다. 7시에 대학으로 출근해서 강의를 하고 9시에 돌아와 12시 45분까지 글을 쓴다.
그 후에는 12시 45분부터 15시 30분까지 길게 점심을 먹었다. 하루 중 유일한 식사 시간이었다. 칸트는 혼자 식사를 하지 않았다. 다양한 사람들을 초대하여 대화를 나누곤 했다. 이후로는 유명한 산책이 이어졌고, 저녁에는 가벼운 읽을거리를 보다가 10시 정각에 잠자리에 들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칸트는 앞뒤가 꽉 막힌 답답한 사람인 듯 보인다. 그러나 재치 넘치고 위트 가득한 칸트는 언제나 인기가 많았다. 세상 물정에도 밝았고, 돈 관리도 꼼꼼하게 잘 해냈다. 앞서 소개한 칸트의 일과가 50세 즈음에 생활이 안정된 상태에서 굳어졌음을 놓치지 않기 바란다. 젊은 시절, 칸트는 여느 또래들처럼 내기 당구를 하기도 했다. 시간강사로 오랫동안 생계를 꾸려야 했으니 생활도 규칙적이기는 어려웠을 듯하다. 칸트의 일상루틴 (routine)은 숱한 시행착오 끝에 마침내 자신에게 최적화된 상태에 이른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무리하지 않았다. 대학자(大學者) 였음에도 하루 3시간 이상 연구에 매달리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몸과 정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 맞추어 매일 예외 없이 해야 할 일을 꾸준히 이어 갔다.
- 프랑스식 정찬은 어떨까? 1930년대, 할리우드 스타월 로저스Will P A. Rogers는 진즉에 프랑스 요리를 이렇게 비꼬았다.
“(프랑스 요리사들이) 말고기 한 조각에 액체를 뿌려 발음하기도 힘든 이름을 갖다 붙이면, 미국인들은 그게 송아지 가슴살인지, 엔젤 푸드 케이크인지 궁금해한다. 개구리 같은 프랑스인들이 갖다 뿌린 고깃국물이 그런 파렴치한 짓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요리가 매력적이고 맛있는 이유는 맛과 영양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는 요리를 혀로 먹기보다는 두뇌로 먹는다. 똑같은 맛이라도 음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 프라이드치킨 (fried chicken)은 조각낸 닭고기에 튀김옷을 입혀 뜨거운 기름에 튀겨 내는 요리다. 이는 원래 미국 남부 농장 노예들의 음식이었다. 주인들은 닭에서 살이 많은 부위만 골라 불에 구워 먹는 로스트치킨 (roast chicken)을 즐겼다. 맛 좋은 음식이 풍성한 식탁에서는 굳이 닭목과 날개, 발까지 욕심을 낼 이유가 없었다. 노예들은 주인이 관심을 두지 않는 이런 부위를 모아서 기름에 튀겨 먹었다. 기름지고 열량이 높은 닭튀김은 힘든 육체노동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값싸고 훌륭한 영양식이었다.
우리의 순대, 족발, 감자탕도 다르지 않다. 1970년대, 경제 규모가 어느 정도 커지면서 양돈산업(養豚産業)도 제법 규모 있게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여느 사람들에게 돼지고기는 결코 싸지 않았다. 등심 과 안심같이 먹기 좋고 맛있는 부위는 대부분 일본 등으로 수출되었다. 창자와 내장, 돼지머리와 족발, 등뼈와 같이 외국 사람들이 찾지않는 부위는 ‘부속물'로 시장에 엄청 풀려 나왔다.
사람들은 이런 값싼 식재료로 푸짐하고 기름진 음식을 만들어 냈다. 순댓국밥집이 여기저기 들어선 시기도 이 무렵이다. 돼지 등뼈 가 주재료인 감자탕도 이즈음 많아졌다. 순댓국을 파는 곳에서는 순 대와 내장, 머릿고기 등이 함께 나온다. 그러나 순댓국밥집에서 돼지고기 안심과 등심을 함께 파는 경우는 좀처럼 없다. 부속물에서 태어난 음식의 역사가 고스란히 엿보이는 대목이다.
게다가 족발은 오향장육(五香醬肉) 같은 고급 음식과 조리법이 비슷하다. 오향장육은 회향·계피 산초·정향·진피의 다섯 가지 향신료 를 넣은 간장에 기름기가 적은 돼지의 부위를 조려 얇게 썬 중국요리다. 여기서 재료를 돼지 발로 바꾸고, 우리 입맛에 맞지 않는 향신료를 몇 개 덜어 낸 채 간장에 조리면 족발이 된다. 값싼 재료로 고급 음식의 향미를 살려 낸 셈이다. 순대도 다르지 않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순대는 안에 돼지 피와 당면을 섞어 속을 채운 것이다. 값싼 재료로 가격을 낮추면서도 비싼 고기 요리의 느낌을 살린 모양새다.
삼겹살이나 돼지갈비도 마찬가지다. 이는 모두 외국 사람들이 그 다지 즐기지 않던 식재료들이다. 외화벌이가 우선이던 시대, 등심과 안심 같은 고급 부위를 많이 수출할수록 이런 부위들은 주체하기 힘 들 만큼 남아돌았다. 값싸고 풍성한 식재료는 고급 음식처럼 우리의 식탁에서 소비되었다.
- 프랑스 보르도대학에서는 포도주를 연구하는 학생 54명에게 와인의 종류를 가려내게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화이트와인에 무미(無味)의 색소를 타서 레드와인처럼 보이게 만들자, 대부분의 학생은 자신이 레드와인을 마셨다고 말했다. 싸구려 와인을 고급 포도주 라벨이 붙은 병에 넣어 마시게 했을 때는, 대다수가 고급 와인이 주는 균형 잡히고 풍성한 맛을 느꼈다고 답했다.
이런 식의 실험 결과는 셀 수 없이 많다. 눈 가리고 시음하기' 행사는 음식이나 음료 마케팅에서 종종 벌어지곤 한다. 결과는 앞의 실험과 비슷했다. 눈을 가린 채로 콜라를 마신 사람들은 브랜드의 차이를 거의 잡아내지 못했다. 아예 콜라인지 사이다인지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 뇌는 낱말들이 주는 느낌에도 심하게 흔들 린다. 예컨대 메뉴판에 그냥 '비빔밥'이라고 적혀 있을 때와 '이천 쌀 을 약수에 씻어 가마솥에 지은 흰쌀밥에 명성황후가 즐겨 먹던 볶은 고추장을 얹은 전주식 비빔밥'이라고 되어 있을 때의 느낌을 견주어 보라. 음식을 먹을 때 어느 쪽이 더 맛있게 느껴지겠는가? 장황한 설명이 붙으면 밥알 하나하나를 찬찬히 음미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럴수록 내 앞에 놓인 음식이 더 맛깔스럽고 고급스럽게 다가올 테다.
- 서양의 고급 식당도 별다르지 않다. 미국의 고급 식당들은 메뉴 판에 프랑스어를 섞어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 '르 게살 칵테일 (le crabmeat cocktail)', '가자미 쉬르 르 플라(Hounder sur le plat)' 같은 식으로 프랑 스어를 억지로 욱여넣은 엉터리(?) 영어를 쓰곤 한다.
이쯤 되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같이 햄버거를 먹자고 한 트럼프 대통령이 정직하고 친근감 있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피 에르 부르디외의 말을 빌리면, 고급 취향은 자신이 남과 다르고 특 별하다는 사실을 돋보이게 하려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트로트를 듣는다고 해서 클래식을 사랑하는 사람들보다 더 못하 다는 법이 어디 있는가?와인을 즐기는 전문가가 막걸리에 소주를 섞어 마시면서 흥취를 즐기는 '생활형 음주자'들보다 나을 것도 없다. 이런 주장을 담은 유명한 라틴어 속담이 있다.
"De gustibus non est disputandum(취향은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 취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끼니마다 내 삶과 세상을 더 아름답고 바람 직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먹어야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입맛이 끌리는 대로 아무것이나 편하게 먹는다면 내 육체와 삶은 어떻게 될까? 바지니는 음식이 과시하는 방식’, ‘유행(fashion)'이 되었다고 말한다. SNS에는 맛집을 다녀왔다는 자랑이 넘쳐 난다. 자신이 경험한 음식을 뽐내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이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있을지 생각해 보라. 맛집의 가성비'를 논하는 것은 한참 뒤의 문제다. 먼저 따져 봐야 할 생각거리들은 다음과 같다.
“저런 음식을 먹으면 몸은 튼튼해지고 삶이 견실해질까?"
"SNS에 올린 먹거리에 끌려 더 많은 사람이 그것을 찾게 되면 세상은 더 바람직해지고 아름다워질까?"
좋은 맛집인지를 가리는 잣대는 이것이어야 한다. “취향은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라틴어 속담은 틀렸다. 취향은 논쟁의 대상이며, 우리는 좋은 입맛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 1. 배고플 때만 먹고 가벼운 음식으로 만족할 것
2. 잘 씹어 먹고 훌륭하게 요리된 단순한 것만 먹을 것 
3. 먹은 후에는 쉴 것
4. 분노와 더러운 공기는 피할 것
5. 식탁을 떠날 때는 좋은 태도를 유지할 거
6. 점심 식사 후에는 낮잠을 자지 말 것
7. 술은 물을 섞어 조금만 마실 것
8. 저녁 식사를 기다리며 술을 마시지 말 것 
9. 변소 가는 일을 미루지 말 것 
10. 항상 이 규칙을 지킬 것. (코덱스 아틀란티쿠스Codex Atlanticus, 레오나르도 다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