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엑셀런스

dalai 2022. 5. 2. 20:20

- 철학자 움베르토 에코가 말하지 않았던가. “예언은 신중하게 발표해야 한다. 미래는 빠르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운석이 지중해에 떨어져, 바젤이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변하고 리구리아가 수중 낙원으로 바뀌는 데는 6개월이면 충분하다." 달리 보면 탁월함이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뭔가를 결정하기.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정보가 불 완전하고 주변이 끊임없이 변하더라도 과감하게 실행하기. 코로나 위기는 VUCA 대처법을 마치 퀵모션으로 가르쳐주는 것 같다. 모 른다고 인정하기. 해결방안을 과감하게 시도해 보기. 새로운 발달 에 맞춰 언제든지 프로젝트를 바꿀 준비가 되어 있기!
- 젊은 세대는 많은 부분에서 앞서지만 그들의 개방성은 여러 이유로 제동이 걸린다.
첫째: Z세대는 좋은 삶에 대한 뚜렷한 상을 갖고 있다. IUBH 국제대학교의 주자네 뵈리히 교수가 그 공통분모를 정리했다. 안정된 직업, 안전, 일과 삶의 명확한 분리, 그리고 가능한 한 비대면이어 야 한다.5 Z세대가 생각하는 좋은 삶은 이런 모습이다. 그러나 이런 '좋은 삶'과 개방성은 괴리가 있어 보인다.
둘째: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일반 대중에 비해 더 비관적으로 생각한다. 2019년 딜로이트 밀레니얼 설문조사에서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가장 젊은 세대는 다른 모든 세대보다 기후변화와 테러 를 더 많이 걱정하고, 정신적으로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인공지능 과 로봇에 대체될 것을 두려워한다. 
셋째: 독일의 Z세대는 인생 목표가 부모 세대와 맞닿아 있다. 결혼과 여행이 가장 큰 꿈이다. 부유함, 내 집 마련, 사회에 미치는 선한 영향 같은 야망은 다른 국가의 동년배와 비교했을 때 그다 지 중요하지 않다. 
넷째: Z세대는 도덕성을 높이 평가한다. 미디어와 사회의 기대에 맞게 자신을 연출한다. 그리고 당연히 가부장적 · 성차별적·인종 차별적 사고를 싫어한다.
- 늙은 백인 남성의 견해는 당연히 Z세대와 맞지 않는다. Z세대는 무엇이 수용할 만하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 명확히 인식하는 이른바 '워크니스(wokeness, 각성)'를 기반으로 사고한다. 이때 어디 에 경계선을 긋느냐가 중요하다. 자신과 다른 사고방식과 행동방 식을 인정하지 못하면, 이런 ‘워크니스'는 지평을 넓히기는커녕 오 히려 편협함을 낳는다. 차이와 생소함에 관심이 있어야 혁신도 가능하다. 이런 관심은 과거에서 더는 미래를 추론할 수 없을 때, 특히 더 필요하다. 예술가 올라푸르 엘리아손은 이렇게 말했다. “세계와 마찰할 때 창조성이 생긴다."
- 넓고 큰 세상에서 편협한 정신은 진보를 방해한다. “바다 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 육지가 없다고 여기는 사람은 형편없는 탐험가이다.”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의 말이다. 혁신도 마찬가지이다. 새로움에 적응하려 애쓰는 사람만이 새로운 땅으로 갈 수 있다. 우리의 인지 구조는 동화가 아니라 적응할 때 넓어지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이 옛것과 마 찰할 때 지평이 넓어지고, 한 단계 진보하며 창조성이 생긴다. 정말 희망차게 들리지 않는가? 다만, 앞서 말했듯이 우리의 뇌는 즉시 뭔가를 시작할 수 있는 익숙한 정보를 선호한다. 기존 견해에 도전 하는 정보는 낯설고 심지어는 틀리게 보인다. - 변화는 두려움을 준다. 코로나가 닥쳤을 때 모두가 어쩔 줄을 몰랐다. 가장 큰 도전 과제는 코로나에 감염되는 두려움이 아니라 느닷없이 들이닥친 모호성과 불확실성 그리고 복잡성이었다. 우리 는 닫힌 상점을 보며 경제를 걱정했다. 그러나 우리는 차츰차츰 위 협 속에서 드러난 가능성, 즉 멈춤을 보기 시작했다. 자기 자신을 성찰하기, 삶의 새로운 형식 시도하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발견 하기 등,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매우 정상적인 반응이다. 개방 성은 우리가 능동적으로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역량이다.
- 세렌디피티는 뜻밖의 것을 만나는 행복한 재능이다. 넘어진 자 리에서 예기치 못한 것을 발견하여 빛나는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그러나 이것이 다가 아니다. 세렌디피티의 잠재력을 이해하고 추 구해야 우연한 영감이 혁신, 행복, 성공의 열쇠가 된다. 세렌디피티 에 주의를 기울이고 감지할 만큼 민첩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 다. 고대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리스 신화에서 기회의 신 카이로스 는 우연한 행운을 잡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카이로스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며 금세 사라진다. 그의 앞머리 는 길게 늘어뜨려져 있지만, 뒤통수는 벗겨져 있다. 앞에 남아 있는 머리채를 주저 없이 움켜쥐어야만 기회의 신을 붙잡을 수 있다. 머 리채를 낚아챌 타이밍을 놓치면 민머리 뒤통수에서 손이 미끄러지고 만다. 절호의 기회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다. 
- 우리 인간은 지식에 관대하지 않다. 자기 생각과 맞지 않는 정보라면 일단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그 분야 의 최고 권위자일수록 이런 경향이 가장 두드러진다. 스스로 권위자라고 느낄수록 새로운 관점을 가장 많이 배제하는 것이다. 하버드대학교의 심리학자 엘런 랭어 교수는 이런 전문지식 독단주의 를 막는 방법을 설명한다. “이전 경험과 반대되는 신호 혹은 약한 신호까지 포함하여 모든 다양한 신호를 열린 마음으로 인식해야한다. 신호를 즉시 분석하고 분류하고 평가하지 말고, 그대로 인식 해야 한다. 뭔가를 그냥 알아차리고 관찰해야 한다.” 이런 능력은 하룻밤 사이에 얻을 수 없다. 즉흥적 판단과 선입견을 억제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 사회학자 브렌 브라운에 따르면 결핍은 우리에게 생기를 불어넣기 때문에 '혁신, 창의성, 변화의 탄생지'나 다름없다. 방패를 내려놓아야 우리는 감탄 할 수 있고, 위험을 무릅쓸 수 있으며, 고정관념을 극복할 수 있다.
베스트셀러 『드림 팀스(Dream Teams)』의 저자 셰인 스노는 지적 겸손을 이렇게 설명한다. “개방성은, 시큼한 오이지 맛 아이스크림을 먹어볼 준비가 되었음을 뜻한다. 지적 겸손은, 시큼한 오이지 맛 아 이스크림이 예상과 반대로 맛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준비가 되었음 을 뜻한다.” 탁월함을 추구하는 사람은 두 가지 모두를 기꺼이 한다. 그들은 낯선 견해를 받아들인다. 더 나은 것을 배울 수 있다면 그 어떤 것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 역사상 가장 위대한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은 프로 시절 정기적으로 자기 성찰을 실천했다. “나는 내가 어디에 서고 싶고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지를 구체적으로 떠올렸고, 어디까지 나를 발전시킬지 정확히 알았으며, 그것을 실현하는 데 집중했다."
삶을 성찰하면 곧 통찰이 시작된다. 이런 성찰이 습관처럼 몸에 배면, 책에서 읽은 지혜나 무의식적 선입견을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수준을 금세 넘어서게 된다.
- 앱을 이용한 성찰은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는 것과 같다.
사고가 좁은 발판 위에서만 달리는 것이다. 다양한 방향으로 생각해야 사고의 폭이 넓어진다. 생각의 자유에는 한계가 없다. 추 상적 사유에서 아주 구체적인 개별 고민까지 모두 아우른다. 연애, 가정, 직장, 심신의 평안, 재정 및 돈 관리, 행동, 관심사, 열정 등을 분석할 수 있다. 과거(작년에 가장 아름다운 추억은 무엇이었지?), 현재(오늘 무엇을 하면 좋을까?), 미래(다음 주/내년에는 어디에 중점을 둘까?)를 곰 곰이 생각할 수 있다. 당신이 이룩한 자랑스러운 업적, 목표, 소망 혹은 당신이 조만간 배우고 시도하고 경험하고자 하는 일에 생각 을 집중할 수 있다. 지금의 삶을 1퍼센트 더 아름답게 하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고, 어떤 나쁜 습관을 더 좋은 습관으로 대체할 수 있을지 자기 자신에게 물을 수 있다. 삶의 의미 혹은 더 높이 더 빨리 더 멀리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생각할 수 있다. 미국 동화 작가 닥터 수스가 이를 매우 의미심장하게 요약했다. 왼쪽으로 생각하고 오른쪽으로 생각하고 낮게 생각하고 높이 생각하세요. 노력만 하면 할 수 있을 거예요!
- “중요한 결정은 절대 즉시 내리면 안 된다.” 2019년, 독일 최초로 고급 딸기 초콜릿을 파는 온라인숍 프레일아이스(Frailice) 스타트 업을 창업한 카트린 바우어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뭔가를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24시간을 기다리고, 외부인 한 명에게 살펴보게 한다.  모순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은 반드시 수시로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 공감은 좋은 사람의 특징도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서 좋은 면만 본다는 뜻도 아니다.
예를 들어 높은 공감 능력으로 무장한 관리자는 팀원들에게 절대 휘둘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공감 능력으로 그는 어 느 직원이 프로젝트 발전에 도움이 되고 어느 직원이 방해되는지 누구보다 잘 파악한다. 이런 관리자는 공감의 언어로 피드백을 준다. 명료하게 그러나 상처 주지 않는 언어로 말이다.
공감은 자신이나 기업의 목표를 흐리지 않는다. 정서적 공감은 연민과 세심함의 일반적 기대를 채워주지만, 인지적·사회적 공감 은 냉철한 머리와 비즈니스 사고를 아주 잘 통합한다. 탁월한 공감 능력은 다른 어떤 경영 능력보다 더 훌륭하게 타인의 감정, 사고, 동기를 알아내고 상호존중의 관계를 맺게 해준다. 그렇더라도 사람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듯, 경영진의 80퍼센트가 공감을 친절과 부드러움' 혹은 다른 사람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과 혼동한다. 공감을 감수성의 풍부 정도로 여겼다면 잘못 이해한 것이다. 에바 쾨펜의 표현을 빌리자면 “바르게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은 매우 의식적이고 합리적으로 타인을 대한다."26 올바른 공감은 사람과 사회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바르게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은 동맹을 다지고, 분노를 제어하고, 직원에게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며, 소비자와 인재를 끌어당긴다. 게다가 우리를 속이려는 사람을 꿰뚫어 볼 수도 있다. 다행히도 공감 능력은 신체 단련과 같아서, 단련할수록 더 강해진다.
- 공감에 도달하려면 반드시 자기 공감을 거쳐야 한다. 자신이 가진 것만 내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감정 · 동기 · 목표를 이 해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의 마음도 읽을 수 없다. 그러므로 자신의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고 존중하라. 삶의 기쁨, 의미를 찾고자 하는 마음, 불쾌감 등을 모른 척하지 말라.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 게 친절하라. 공원에 조금 더 머물며 여유를 허락하고, 오후 시간을 기꺼이 빼서 딸의 축구경기를 보러 가고, 스트레스나 화를 인식하 여 무엇을 하면 기분이 좋아질지 생각하라.
- 인지적 공감과 사회적 공감, 정서적 공감의 차이는 명확하다. 심지어 이 셋은 신경생리학적으로도 구별된다. 탁월한 사람은 세 가지 공감을 통합한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함께 느끼는 동 시에 자신의 목표를 시야에서 놓치지 않는다. 반면 연민과 동정 같 | 은 정서적 공감만 강하면, 호구가 되어 비웃음을 받을 위험이 있다. 명심하라. 꼭 다른 사람과 같이 열을 내거나 동정할 필요는 없다. 특히 직장에서는 머리로만 관점을 바꿔보는 정도면 충분하다. 여 러 종류의 공감이 있음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차이가 생긴다. 그 다음은 자기관찰이다. 공감 때문에 자신의 관심사를 잊었는가? 그 렇다면 즉시 한걸음 뒤로 물러서라. 독일 기자 틸 에커는 온라인 잡지 《제트(rett)》에 인상 깊은 은유로 이를 표현했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초대된 손님이면 될 뿐, 그 사람과 똑같이 생각할 필요는 없다.”
- 탁월함은 큰 생각을 해내는 데 있지 않다. 탁월함은 작은 일 때문에 큰일을 그르치는 일이 없게 하는 데 있다.
코로나 초기,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위기에 특히 잘 대처하는 유럽국가로 꼽혔다. 첫째, 중환자실이 상대적으로 많았기 때문이 고, 둘째, 의료 시스템을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잘 갖추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 “탁월함은 외롭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당신이 어떤 대가를 치르는 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마이클 조던과 코비 브라이언 트 같은 위대한 운동선수의 개인 트레이너였던 팀 그로버가 말했 다. “당신은 다른 사람이 원하는 곳 어디에나 다 있을 수는 없다.” 탁월함을 추구하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듯이, 만인의 연인처럼 모 두에게 사랑받고 모든 일을 바르게 하려 한다면 정작 가슴이 가장 뛰는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지 못한다. 자신의 목표를 알고 그 것을 위한 공간을 지켜낼 때만 우리는 최고의 기량에 도달할 수 있 다. 어쩌면 다른 사람에게서 '좋아요'를 받지는 못할 수도 있는데 그것이 바로 치러야 할 대가이다.
- 관리와 리더십은 다르다. 둘 다 지도와 관련이 있고, 두 가지 방식을 통합하는 지도자도 있지만, 철학이 다르다. 관리자는 직원 을 이끌지만 리더는 업무뿐 아니라 업무 이외에서도 탁월함에 이 르도록 영감을 준다. 최선의 경우 리더는 같이 움직이는 사람들과 함께 세상을 바꾼다. | 높은 직책에 있다고 해서 반드시 리더십을 갖춘 건 아니다. 몇 명을 이끌든, 그들이 관리자일지 리더일지는 그들의 접근방식에 달렸다. 관리자는 전형적인 보스이다. 사람들이 그를 위해 일하고, 그의 지시를 따르고, 그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한다. 당연히 관리 자는 주어진 일, 눈앞에 닥친 일을 수행하고 최적화한다. 그래서 그 들은 신뢰를 받고 이따금 탁월한 성과를 올리지만 세계를 변화시 키는 기술 도약이나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이끄는 일은 드물다.
- 《비즈니스 팩토리 매거진》이 명확히 표현 했듯이 관리자는 대차대조표를 주시하고 리더는 지평선을 바라본 다. 탁월한 리더는 길을 여는 아이디어로 다른 사람들을 감탄시키고, 그들의 접근방식은 관습의 한계를 무너뜨린다. 어떤 리더들은 직책 또한 높다. 예를 들어 팀 쿡은 애플 최고경영자이다. 2019년 에 애틀랜틱 카운실(Atlantic Council)로부터 우수리더십상을 받은 크리스틴 라가르드는 유럽중앙은행(EZB) 총재이다. 
- 탁월한 리더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안다. 그들은 한 가지 관심사, 한 가지 꿈, 한 가지 야망, 한 가지 메시지를 위해 열정을 불태운다. 가브리엘 코코 샤넬은 혁명에 가까운 단순한 패션으로 여성을 코르셋에서 해방하고자 했고 패션 역사를 새로 썼다. 마틴 루서 킹 은 미국의 인종차별을 없애고자 했다. 스티브 잡스는 혁명적인 기 술제품을 만들고자 했다. 동료들이 그의 열정을 “고귀한 동인(The Noble Cause)”이라 부를 만큼 잡스의 소망은 강렬했다.
- 리더가 초대형 책상 뒤에 숨듯 합리성 뒤에 숨던 시대는 끝났 다. 감정 상태는 (비즈니스) 삶의 일부이다. 이런 견해는 비즈니스 세계에도 널리 퍼졌다. 업무와 목표에 감정이 연결되면 관리자와 직원 모두 일을 더 잘한다. 고객들은 기능뿐 아니라 감정, 스토리, 소속감도 원한다. 감정이 풍부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더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인다. 긍정적 감정뿐 아니라 부정적 감정에도 나름의 좋은 면이 있다.
- 강렬한 감정은 우리를 미치게 하고 우리를 새로운 영역으로 데려간다. 감정은 우리를 은신처에서 불러내고 온 마음으로 몰두 하게 한다. 욕심, 두려움, 분노 같은 감정조차도 장점이 있다. 그것들은 야망에 박차를 가하고 우리 안에 있는지조차 몰랐던 가능성을 밖으로 끄집어낸다. 우수한 성과는 역동적인 감정에서 온다. 자신 혹은 타인에게 인정받으려 애쓰거나 기회를 빨리 낚아채려는 마음은 고귀한 감정이 아닐 수 있지만, 이를 원동력으로 삼는 사람은 헤라클레스급 힘을 발휘한다.
그러므로 모든 감정은 유용하다. 하지만 특히 더 유용한 감정 이 있다. 진정한 열정과 과도한 들뜸을 구별하고, 질투와 불쾌감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고, 하늘을 찌르는 환희부터 죽을 것 같은 우울함에 이르기까지 모든 감정의 폭을 느낄 수 있을 때, 우리는 인격적으로 성숙해진다. 그러나 아래의 내용 또한 사실이다.
- 감정은 “유기체가 환경과 효율적으로 상호작용하도록” 준비하는 과정이다. 감정이 발생하기 전에는 항상 외부 자극이 있다. 이 것을 뇌가 감정으로 만드는 것이다. 감정은 우리가 지금 어떤 상태 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알려준다. 그래서 우리는 상황에 맞게 재 빨리 행동을 바꿀 기회를 얻는다. 예를 들어 두려움이 자전거 바퀴 고장을 경고해 머리가 깨지는 일을 예방할 수 있다. 어떻게든 본능 적으로 방향을 틀거나 요령껏 넘어져서 적어도 심하게 다치는 것 만은 막을 수 있는 것이다.
- 감정은 때때로 유용한 정보원 구실을 하지만, 조언자로는 형편없다.
예를 들어 재회의 기쁨이 비즈니스 파트너와 악수를 하라거나 친구와 포옹을 하라고 시키면, 우리는 코로나 시국임에도 감정의 조언을 기꺼이 따르고 싶다. 하지만 그것이 어리석은 행동임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감정의 조언을 꼭 따르지 않아도 된다. 감정이란 기본적으로 팝업창으로 뜨는 광고와 같기 때문이다. 아주 좋아 보 인다 한들, 우리를 자극하는 것이 목적일 뿐이다. 다행히 우리는 감 정의 조언을 따르지 않고도 감정을 진지하게 대할 수 있다. 매혹적 인 운동화가 계속 팝업창에 떠도, 누구도 그것을 사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구매는 우리가 결정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어떤 감정을 어 떤 방식으로 따를지는 오직 우리 자신만이 결정한다.
- 성공한 이들 사이에서 스토아철학의 지혜가 명성을 누리고 있다. 그래서 묻게 된다. 스토아철학의 지혜는 금욕주의’ 아니었나? 찬물로 샤워하고 딱딱한 빵을 먹는 생활방식이 금욕주의에서 비 롯된 것이 아니었단 말인가? 그렇다. 그것은 스토아철학이 아니다. 스토아철학자는 고행을 즐기는 게 아니라 배짱이 두둑한 것이다. 그들은 자신을 믿는다. 그들은 역경에 좌절하지 않는다. 느닷없이 쏟아지는 소나기를 태연하게 받아들이라는 말은 비에 홀딱 젖는 고행을 자처하라는 뜻이 아니다. 가지고 있는 우비를 침착하게 꺼 내 입으면 된다는 뜻이다. 최악의 상황 예상하기. 이것이 스토아 철학의 기둥이다. 이런 정신 훈련을 기반으로 스토아철학자는 악천후, 불친절한 사람, 고난, 패배, 심지어 죽음에도 다른 사람보다 정신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준비가 더 잘되어 있다. 그렇다고 그 들이 기쁨을 느끼지 않거나 감성이 부족한 건 아니다. 그들은 다른 이들과 똑같이 삶을 강렬하게 경험한다. 다만 그들은 환희와 좌절 을 더 사려 깊게 느낀다. 이런 초연함은 감정을 잘 제어하여 상황을 더 쉽게 극복하도록 한다.
- 상황이 나에게 유리하게 변하는 것, 즉 배우자가 좋게 변하고, 상사가 배려심을 배우고, 날씨가 갑자기 맑게 개는 것에 행복을 맡기는 것은 불행을 자처하는 꼴이다. 분명 당신은 이런 얘기를 이미 여러 번 들어봤을 것이다. 스토아철학자는 이 원칙을 알고만 있지 않고 이 원칙에 따라 산다. 그들은 이 사실을 계속해서 상기한다. 과거, 타인, 교통신호 등 우리 영향력 밖에 있는 일 때문에 속상 해하는 것은 인생을 허비하는 것이다. 운명론처럼 들리겠지만 그렇지 않다. 스토아주의자는 실용주의자이다. 그들은 미래, 개인의 성장, 배우자와 친구 선택, 기분 좋게 하는 플레이리스트 등 영향력 안에 있는 일을 명확히 구별해 낸다. 이런 전략으로 그들은 효과를 가장 크게 낼 수 있는 곳에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 설령 모든 일이 소망대로 진행되지 않더라도, 그들은 자신감과 효능감을 느낀다.
- 스토아철학을 따르는 사람은 설령 모든 안락함을 다 누릴 수 있더라도 의식적으로 일부를 포기한다.
영국 여왕의 아침 식탁에 밀폐 용기에 담긴 콘플레이크가 올 라오고, 그레타 툰베리가 기차 좌석이 없어 바닥에 앉고, 기업가 가족이 회사 사정에 맞게 소박한 휴가계획을 짠다. 이것은 세네카 의 가르침과 일치한다. “빈곤에 능숙하게 대응하는 사람이 부자이 다.”10 알뜰폰이나 조촐한 결혼식, 휴가 없는 여름에 잘 대응하는 사람 또한 부자라고 할 수 있다.
사치와 지위에는 감춰진 비용이 있음을 스토아철학자는 이해 했다. 대다수는 모든 안락함을 누리기 위해,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기 위해, 가장 많이 성취하기 위해 일한다. 그렇기에 목적을 이루지 못하면 기분이 지하까지 내려간다.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기분이 나빠지고 어떤 고객의 기분 나쁜 한마디로 하루를 망치고 파티에 초대받지 못하는 순간 머리에서 김이 난다. 스토아철학의 지혜에 따르면 우리는 이런 정서적 과잉행동에 맞설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나는 쉽게 쓰러지지 않아!' 이런 자신감 을 주기적으로 경험해야 한다. 언제든 올 수 있는 큰 역경에 대비 해 자발적으로 작은 역경을 겪어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는 뜻이다. 안락함 없이 사는 연습을 했던 사람은 심각한 상황에서도 평정심 을 잃지 않는다. 국내 계곡에서도 하와이인 것처럼 휴가를 만끽하 는 사람은 연말 보너스가 줄더라도 쉽게 이겨낸다. 친척의 시비를 태연하게 흘려듣는 사람은 고객의 부당한 항의에 침착하고 당당하 게 반응할 줄 안다. 이처럼 자발적으로 수용한 불편과 작은 포기에 단련된 사람은 정서적 혼란을 쉽게 안정시킬 수 있다.
- 스토아철학을 따르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않는다. 그들은 내적으로 편안하기에 외적으로 적절하게 감정을 표현한다. 그들은 적대감을 부당하게 표출하지 않으며 다혈질이라거나 까탈스러운 사람으로 비치는 일도 없다. 그들이 감정을 숨기는 건 아니다. 어차피 감정이란 주변 사람에게 드러내고 사람을 움직이기 위해 선택하는 수단이다. 그렇기에 잘 조절된 기쁨 혹은 걱정은 성장과 변화에 공헌할 수 있다.
“누구나 분노할 수 있다. 그것은 쉽다. 그러나 올바른 일에 올 바른 강도로 올바른 순간에 올바른 목적을 위해 올바른 방식으로 분노하기는 어렵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처럼 말한 바 있다. 자신 의 감정을 조절하는 사람은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생산적인 초연 함을 선사한다. '패닉' 대신 '염려’, ‘스트레스' 대신 함께하는 '노력' 등 스토아철학을 따르는 사람은 침착한 아비투스부터 어휘 선택에 이르기까지 사회, 기업, 가정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는 감정 조절의 모범을 보인다.
- 조직이론가 러셀 애코프가 지적한 역설이 생긴다. “잘못된 일을 효율적으로 행할수록 당신은 더욱 잘못 행동한다. 잘못된 일을 잘하는 것보다 올바른 일을 잘못하는 것이 훨씬 낫다. 올바른 일을 잘못 행한 뒤 그것을 수정하면 당신은 발전한다.” 완벽주의와 야망은 우리를 혼돈으로 이끌 수 있다. 상황이나 관계자가 계획대로 움직여주지 않아 계획이 잘못된 것으로 판명되면 아무리 아름다운 계획이라도 소용이 없다. 상황을 파악할 수 없을수록, 전개가 불확실 할수록 계획은 더욱 어렵다. VUCA 세계의 빠른 변화 속도로 볼 때 우리는 각각의 모든 세부사항을 어떻게 해결할지 1년, 몇 주, 때로 는 하루 전에도 미리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사고방식을 확장 할 수 있다.
- 어렸을 때 신나게 놀다 지나치게 흥분해도, 부모님은 혼을 내지 않았다. 그냥 간식을 주고 침대로 데려가 가슴을 토닥여 주며 이마에 뽀뽀했다. 낮잠 혹은 밤잠에서 깨어 다음 날 아침을 맞으면 세상은 평온해져 있었다. 우린 어른이 되어서도 종종 이런 상황을 맞이한다. 완전히 지치고, 기분이 나쁘고,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 이럴 때 부모가 해주었던 행동을 바로 나 자신에게 해야 한다. 자신에게 약 간만 주의를 기울이면 된다. 때로는 한 줌의 견과류 혹은 짧은 산책 을 통해 충분히 기운을 다시 차릴 수 있다. 어쩌면 다른 것이 더 필 요할 수도 있다. 온탕 목욕, 아홉 시간 수면,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록콘서트, 초대도 여가 활동도 없는 느긋한 주말 같은 것 말이다.
마음챙김은 무엇보다 건강한 자기 돌봄이다.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일수록, 더 맑은 정신으로 더 탁월하게 행동할 수 있다. 다행 스럽게도 그것을 위해 다음 휴가를 고대하지 않아도 된다. 매 순간 잘 지낼 수 있게 자신을 돌본다면 일과 삶 모두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 경영서 전문작가 톰 피터스는 서로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팀원 10명을 구성하는 최고의 방법을 고안했다. 기업의 감독위원회 맥락에서 나온 제안이지만, 팀원들을 전율하게 하는 프로젝트팀 혹 은 친구와 지인, 동료로 구성된 사모임을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지 영감을 준다. 여자와 남자가 공동 대표를 맡으면 유익하다. 그와 별 개로 25세 이하가 적어도 두 명, IT/인공지능 전문가 디자인 전문 가·기업가 한두 명, 분석적인 사고를 창조적 영감으로 보완할 수 있는 화가나 음악가 한두 명이 섞여 있으면 좋다. 완전히 다르거나 뚜렷한 다문화의 혼합도 당연히 가능하다. 단 도전의식이 있어야 한다. more of the same(같은 사람 여럿)의 모임이어선 안 된다. 즉 익숙한 사람들 외에 온갖 친구들을 모아야 한다. 당신을 닮지 않은 친구면 누구든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