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우리는 독점기업 시대에 살고 있다.

dalai 2021. 8. 28. 16:37

- 누구든지 어떤 식으로는 독점을 행사하려 해서는 안 되며 ......어느 누구든 감히 독점을 행사하려고 하면, 그의 재산을 몰수하고 영원히 추방할지어다. (동로마제국 황제 제논이 콘스탄티노플 근위대장에게 보낸 편지, 서기 483년)

- 합병 이후의 여러 문제가 현장을 시작으로 거의 곧바로 생겨났다. 허브-스포크 체계는 허브 공항에 기상이 나빠지거나 정체가 발생 하면 불가피하게 지연 사태로 이어진다. 모든 항공기 지연 사태의 절대 다수는 그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한 줌도 안 되는 대형 공항 들(대부분 뉴욕과 시카고에 있다) 때문이다. 엄청난 규모의 항공 교 통이 대형 공항에 집중되는데, 그 때문에 야기된 지연 사태는 거의 모든 곳의 여행객에게 영향을 미친다. 일부 항공사는 정시 출발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우리는 출 발·도착 시간 준수에서 상위 25퍼센트 안에 드는 것이 반드시 비용 효율적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프런티어 항공의 상무 대니얼 슈어츠가 2017년 블룸버그 뉴스에서 한 말이다. 이런 항공사는 당신의 비행기표에 찍힌 도착 시간을 지키는 데 돈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 많은 항공편이 규제 담당자들에게 신속하고 기민하다는 거짓된 인 상을 주기 위해 비행 일정을 조작하는 식으로 정시에) 도착지에 도 달할 뿐이다. 오늘날 비행기가 빨라졌을지는 몰라도 항공편은 느려 졌다.
- 버핏의 도박은 어떤 한 항공사가 성공한다는 가정에 입각한 게 아니다. 미국이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독점가로서 그는 집중된 항공 여행 시장이 영원히 수익성이 좋을 것이라고 자신하며, 월 스 트리트도 같은 믿음을 공유한다. 2014년 조사 기록에서 골드만삭 스는 항공 산업을 소수 독점의 꿈이 실현되는 분야라고 부각시키 면서 투자자들에게 파괴적인 통합으로 창출되는 기회를 노리라 고 조언했다. 고객의 선택권이 줄어들면서 (항공사의) 가격 설정 권한이 (......) 커지고 공급 업체에 대한 영향력도 강해지는 동시에 신규 진입자를 막는 장벽이 높아진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번역하면 이렇게 된다. 고객, 공급 업체, 노동자, 경쟁 업체는 압박과 고통을 느끼겠지만 중역과 투자자들은 돈더미에 깔린다는 전망이다.

- 오늘날 4대 돼지 사육 기업이 전체 시장의 3분의 2를 장악하고 있다. 최대 업체인 스미스필드 푸드는 미국의 전체 돼지의 4분의 1을 직간접적으로 사육하고 연간 3200만 두를 가공 처리한다. 스미스 필드는 돼지 농장, 도살장, 창고, 유통 트럭을 소유해서 농장에서 식 탁까지 전부 도맡는다. 독립 생산자는 수직 통합된 경쟁자의 상대 가 되지 않는다.
스미스필드를 비롯한 농산업체는 직접 돼지를 소유하거나 가족 농을 10~12년짜리 계약으로 묶어 둔다. 이런 계약서는 헛간과 우리의 설계에서부터 사료 공급 장치와 환풍기의 종류, 지불 가격까지 일방적으로 정해져 있다. 거래와 동시에 대금이 지불되는 현물시장에서는 가격 교섭이 존재하지 않는다. 가공업체는 서로 공장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농가로서는 어디에 고기를 팔지 선택권이 없다. 농민과 축산농은 판촉과 광고를 위한 공제 프로그램이라는 명목의 정부 기금에 수익의 일부를 납부하기도 하지만, 그 돈은 축 산업 협회로 흘러 들어간다. 이 협회들은 거대 농산업체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로비 활동에 그 돈을 사용한다. 따라서 농민들이 내는 돈은 워싱턴과 각 주의 주도에서 그들의 이익을 해치는 데 쓰인다.
「지금 체제는 소련에 있었던 공산주의 집단 농장하고 다를 게 없 어요.」 크리스의 말이다. 소련에선 정부가 운영했다면, 여기서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거지. 농민을 자기 미래에 대한 어떤 발언권도 없는 하찮은 노동자로 바꾸는 거요.」
- 2013년 중국 재벌 기업 WH 그룹이 스미스필드를 미국 소유주들에게서 사들였다. 당시에 중국 기업이 미국 기업을 인수한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거래였다. WH 그룹은 현재 세계 최대의 육류 회사로, 그룹 회장은 2017년에 2억 91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가족농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고안된 가격 지원과 농작물 보험을 비롯한 각종 농업 보조금이 스미스필드 같은 상위 기업에 흘러 들어간다.
- 돼지 사육 농가는 집중 생산 증대가 낳은 결과를 감내하는 유일한 농민이 아니다. 사실 독점의 힘은 우리 식품 생산 시스템의 모든 곳에 도사리고 있다. 농민과 축산농이 식품 소매가 1달러에서 가져 가는 비중은 37센트에서 고작 15센트로 크게 줄었다. 독점 기업들 이 나머지를 집어삼킨다. 육류 산업은 업턴 싱클레어가 폭로 소설 『정글 The Jungle」을 발표 한 시기에 비해 더욱 기업 집중이 심해졌다. JBS, 타이슨 푸드, 카 길, 내셔널 비프가 쇠고기 산업의 85퍼센트 정도를 지배한다. 독립 적인 소 축산농들이 사육장 경매에 소를 내다 팔던 시대는 거의 끝 났다. 거대 정육업체들이 대다수의 사육장과 도살장을 직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독립적 축산 회사인 아이오와 프리미엄과 내셔널 비프(JBS와 마찬가지로 내셔널 비프도 브라질 기업이다. 아마 이름의 내셔널>은 브라질을 가리키는 것일 테다)가 2019년 제안 대로 합병을 하면 미국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현금 시장 가운데 하 나가 사라질 것이다. 월마트가 축우의 직접 구매자로 진출하는 것이 희망의 빛으로 보이는 지금, 이 산업이 얼마나 집중도가 높은지 충분히 짐작이 된다(월마트는 또한 현재 우유를 자체적으로 가공하고 있다). 대부분의 소 축산농은 이른바 선도 거래forward contract) 방식으로 특정 정육업체를 위해서만 일한다. 축산농이 한 매입자한테만 팔 수 있고 그 매입자가 어떤 소를 살지, 그리고 소매점까지 어떻게 가져갈지를 좌우한다면, 공급과 수요의 경제학이 무용지물이 된다. 돼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쇠고기 정육업체는 고수익을 누리지만 그 수익이 아래로 내려가지는 않는다. 독립적 도매상들은 2019년 에 진행된 소송에서 4대 정육업체가 전략적으로 도살장을 폐쇄하 거나, 가축 매입을 중단하거나, 축산농에게 지불하는 값을 인위적으로 낮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4대 업체는 축산농이 싼값에라도 소를 팔려고 필사적으로 매달리게 만들기 위해 공모했다. 많은 축산농이 살아남기가 어려운 현실을 깨닫고 있다. 1980년 이래 해마다. 1만 7,000명이 손을 털고 축사를 정리하고 있다. 소비자에게도 좋 지 않은 것이 거대 정육업체들이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리 콜 사태가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2018년에 살모넬라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쇠고기 분쇄육 약 5,440톤이 JBS 공장에서 출하되 었다. 병든 소를 생산 라인에 집어넣은 탓이었다. 독점의 시대에는 한 번의 잘못된 결정이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친다. 어느 편인가 하면, 양계농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닭고기 산업에도 4대 기업이 있는데, 퍼듀, 필그림스, 샌더슨팜스, 그리고 지난 20년 동안 수십 개 경쟁 업체를 주워 담으면서 시장을 이끄는 타이 슨 푸드가 그 주인공이다. 닭고기 산업의 90퍼센트 이상이 계약 사육으로 이루어진다. 양계 농가는 사료와 병아리를 받고, 통통하게 살찐 닭을 키우기 위해 어떤 식으로 수용하고 먹이를 주고 약을 주 사하는지 지시를 받는다. 양계농은 베이비시터나 다름없는 존재예 요.」 프레릭의 말이다. 부지와 설비를 확보하고, 계사를 짓고, 기업 이 지시하는 대로 시설 개선을 하고, 작업을 하는 비용을 전부 감당 하지만, 닭의 소유주는 아니고 비용을 충당할 만한 가격을 보장받지도 못한다. 
양계 농가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운영된다. 후기 자본주의의 특히 소름 끼치는 고안물인 이 방식 아래 양계 농가는 대형 가공업체에 닭을 공급하기 위해 경쟁하는데, 제대로 살이 찌지 않은 닭을 납품하면 공급자 명단에서 제외된다. 사들이는 업체가 방식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기 때문에 진정한 경쟁이 아니다. 수요가 어떤 식으로 변동해도 매입 가격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2018년 중소기업청은 양계 농가가 거대 농산업체에 노예 계약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자영업자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설명해 주면 숨이 턱하고 막히는 관행이 있는데, 농민들은 자기 종자를 소유하지 않으며, 인간이 수 천 년 역사 동안 해온 것처럼 종자를 보관했다가 다음 해에 심는 것 은 대개 불법이다. 어떤 경우에는 아예 처음부터 종자 자체가 수확 이 끝나면 후손을 낳지 못하게 개량된다. 그리하여 거대 종자 기업 은 해마다 농민들에게서 돈을 뽑아낸다. 1995년 이래 종자 가격이 3배 넘게 폭등했지만 수확량은 같은 속도로 증가하지 않았다. 이런 시스템 때문에 또 한번 농민들은 종자와 짝을 이루는 살충제에 의 존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바이엘의 엑스텐드 대두 종자는 유전자가 변형되어 제초제인 디캄바에 죽지 않는다. 그런데 디캄바를 살포하면 인근 농장까지 날아가는데, 이 농장주들이 디캄바 내성 종자를 사용하지 않으면 작물이 말라 죽는다. 따라서 엑스텐드가 현재 시장의 4분의 3을 장악하고 있다. 지역에서 한 농장이 대두 종 자를 바꾸면 모든 농장이 따라서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2018년에 이 문제에 대해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는데, 다시 소송을 걸어야 할지 모른다. 바이엘이 2016년에 디캄바 내성 옥수수 종자 의 승인을 받아서 조만간 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 생명의 토대인 종자가 이처럼 상품화되면서 시장에서 다양 성이 사라지고 있다. 아이오와의 상징인 옥수수 가운데 무려 99퍼 센트가 당신의 주방으로 가는 대신 에탄올(휘발유에 사용된다)과 가축 사료, 심지어 포장재와 직물로 변신한다. 옥수수의 경우처럼, 밀과 대두, 사실상 다른 모든 곡물에서 생물 다양성이 연기처럼 사라지고 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사용 가능한 농지가 단일 작물 재 배에 흡수될 뿐만 아니라 마름병이 한 번 휩쓸면 농민들은 농사 전 체를 망쳐 버린다. 「전에는 농장에서 서너 가지 작물을 길러서 한 작물이 잘 안 돼도 쫄딱 망하는 일은 없었죠. 오스틴 프레릭의 말 이다. 그런데 지금은 모든 사람이 바하 또는 캘리포니아의 같은 지 역에서 기른 똑같은 토마토 종자를 받아요. 그런데 이 종자는 대개 고무공 같은 품종의 토마토로, 지구 구석구석까지 가는 탄소 집약 적인 장거리 운송에 견딜 수 있게 개량된 것이다. 풍미와 고유성은 부차적인 관심사다.
- 식품을 유통, 판매, 제조하는 기업들도 모두 통합되는 중이다. 통합의 논리는 언뜻 보면 타당하다. 거래의 한쪽 편에 있 는 소수의 기업들이 반대편에 있는 기업들에 구매력을 그대로 유지 하려면 팀을 이루도록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가리키는 공식적 명칭은 없지만, 많은 반독점 개혁가들은 이를 기업 통합의 연쇄 반응concentration creep)이라고 부른다. 식품 부문 전반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곡물 거래는 4개 기업이 지배한다. 병원과 경기장, 정부 청사의 대규모 카페테리아 식당은 거의 전부 3개 기업이 운영 한다. 전체 식료품의 절반 가까이를 4개 체인점이 판매한다. 그리고 네슬레 한 기업이 2,000개가 넘는 브랜드를 판매한다. 2018년 닥터페퍼 스내플은 큐리그 그린마운틴과 합병했다. 보통 사람들이 그 제품 라인 4개(닥터페퍼, 스내플, 큐리그, 그린마운틴)를 전부 별도의 기업이 제조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같은 해에 큐리그닥터페퍼(합병된 기업의 이름이다)는 생수와 스포츠 음료를 만드는 코어Core와 합병했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큐리그닥터페퍼는 사모투자 회사들의 연합체가 전액 출자 한 자회사이기 때문이다. 이 기업들의 87퍼센트는 JAB라는 이름의 정체불명의 유럽 기업의 수중에 있는데, JAB는 카리부 커피, 피트 커피, 인텔리겐차 커피, 스텀프타운 커피, 마이티 리프티, 아인스타인 브로스 베이글, 노아 베이글, 파네라 브레드, 브루거 베이글, 크 리스피 크림 도넛, 오봉팽, 패러다이스 베이커리 앤 카페, 프레타망 제 등의 대주주거나 완전한 소유주다. 미국의 아침과 점심, 커피 휴 식 시간 가운데 커다란 부분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 관한 질문을 받은 JAB 회장 바트 브레크트는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소비 자가 선택을 원하잖아요.」

- 많은 이들이 언론의 몰락을 가져온 주범으로 1995년 크레이그리스트 Craiglist 설립을 꼽는다. 크레이그 뉴마크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이메일 뉴스레터로 음악과 미술 행사를 소개하면서 시작된 사업은 70개국에서 한 달에 500억 페이지뷰를 기록하는 무료 온라인 벼룩 시장 제국으로 성장했다(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크레이그리스트에서 소파를 하나 샀다. 아직 크레이그리스트가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일을 하던 1998년의 일이다). 한 연구에서는 크레이그리스트가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신문의 광고 수입 가운데 50억 달러를 뺏어간 것으로 추산했는데, 광고는 신문 산업 수입의 40퍼센트 정도를 차지했다.
물론 누군가 인터넷의 편리를 활용해서 중고 장터를 만들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그 주인공이 뉴마크였고, 그는 이후 최소한 5000만달러를 언론 기업에 기부하는 식으로 속죄했다. 크레이그리스트는 사실상 광고가 없고 구독할 필요도 없는, 인터넷상에 유일하게 남은 유용한 사이트다. 이 사이트가 재앙을 가져온다고 비난하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게다가 신문 발행 부수가 감소한 원인을 찾자면 계속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1950년대의 텔레비전 방송부터 1980년대의 24시간 케이블 뉴스, 1990년대의 폭스뉴스 채널에 이 르기까지 다른 원인도 많다.
저널리즘의 소멸을 촉진한 진짜 요인은 구글과 페이스북의 부상이다. 두 기업은 디지털 광고 시장을 싹쓸이 하면서 동영상 뉴스 사이트들이 이제 막 신문 광고 손실을 메우기 위해 발견한 새로운 수 입원을 대부분 가로챘다. 뿐만 아니라 구글과 페이스북의 거대한 연계 네트워크는 편집가와 기자들이 시청률을 좋게 만드는 일종의 왜곡 렌즈가 되었다. 〈우리가 보고 발견하는 내용은 주요 플랫폼이 결정하는 규칙에 크게 좌우됩니다. 온라인 미디어 협회인 디지털 콘텐트 넥스트의 최고 경영자 제이슨 킨트의 말이다.
- 크레이그리스트와 마찬가지로 구글도 수요를 충족시켰다. 인터 넷을 조직화해서 사람들이 편리하게 찾아다닐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그런데 크레이그리스트와 달리, 구글은 광고를 통해 자기 활동을 화폐로 전환하려고 했다. 그리고 성공을 거뒀다. 2002년에 4억 달러였던 수입이 2018년에는 〈1360억 달러로 늘었다. 크레이그리스 트는 8년 동안 신문업계에서 광고 수입 50억 달러를 증발시켰다. 반 면 뉴스 미디어 얼라이언스는 구글이 2018년에만 광고로 47억 달 러를 챙겼다고 추산한다. 그해에 뉴스 산업 전체가 디지털 광고로 벌어들인 액수와 맞먹고, 크레이그리스트 때문에 입은 손실의 7배 이상)이다.
구글은 오래전부터 검색을 독점했지만 두 차례 대규모 매입으로 큰돈을 벌었다. 2006년 구글은 유튜브를 사들였다. 겨우 1년 전에 인터넷 최초의 디지털 동영상 사이트로 시작한 유튜브는 구글에 유일무이한 광고 공간을 가져다주었다. 2007년에는 더블클릭을 매입하면서 프로그램 광고 기술을 확보했다.
- 구글과 마찬가지로, 페이스북도 당신에 관한 시시콜콜한 정보까지 캐서 맞춤형 광고에 제공한다. 구글과 마찬가지로, 페이스북도 경쟁자들을 집어삼키면서 성장했다. 2012년에는 인스타그램을, 2014년에는 왓츠앱을 흡수했다. 또한 구글과 마찬가지로 페이스북 역시 감시와 맞춤형 광고를 결합함으로써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였 다. 2017년에 이르러 전 세계 디지털 광고 지출이 세계 텔레비전 광 고 지출을 앞질렀고, 2018년 사상 처음으로 미국에서 1000억 달러 에 도달했다. 페이스북과 구글은 전체 디지털 광고 수입 증가의 99퍼센트를 차지한다. 두 기업은 사실상 첨단 기술 기업이 아니라 스팸 메일 회사에 가깝다.
- IT 기업들은 도움을 준다는 그럴 듯한 말만 늘어놓으면서 6억 달러 자금 조성을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 또한 자기들의 이익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구글은 이용자들이 구글 암호로 구독 암호를 대신하게 하는 식으로 디지털 미디어를 돕겠다고 약속했다. 구독 과정을 간소화한다는 취지이지만, 구글은 그 결과로 더 많은 데이터를 거둬들인다. 게다가 구글은 시장을 선도하는 자사의 크롬 웹 브라우저에서 〈침입형intrusive) 광고를 차단함으로써 구글이 제공하 는 광고만 수용 가능한 광고로 만들었다. 그리고 크롬을 활용해서 인터넷 곳곳에서 이용자들을 추적하는 제3자의 쿠키를 차단하고 있다. 구글은 자체의 추적 능력은 유지하면서 디지털 미디어에는 프라이버시의 잣대를 들이대며 가로막는 것이다. 다른 플랫폼들은 절망적인 상태의 디지털 미디어를 상대로 노골적인 강도 행각을 벌였다. 페이스북은 디지털 후원 모델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자기 작업에 대해 기부를 받을 수 있게 하면서 30퍼센트를 수수료로 챙겼다. 애플의 구독 기반 서비스인 〈뉴스>는 훨씬 더 나쁜 조건이었다. 애플이 수입의 50퍼센트를 가로챈 것이다. 좋 은 경험이지만 경제적으로는 끔찍하죠.」 디지털 콘텐트 넥스트의 제이슨 킨트가 솔직하게 고백하는 말이다. 디지털 콘텐트 넥스트의 몇몇 회원사는 독자를 끌어 모으는 데 혈안이 되어 어쨌든 이 애플 서비스에 굴복했다. 애플은 플랫폼으로 다른 뉴스 앱들과 경쟁하는 뉴스 앱을 제공해요. 당신이 경기에 나서지 않으면, 경쟁자가 아이폰 알림을 받는 트래픽을 차지하겠죠?」
- 독점 통신 기업들(주로 동일한 소수의 기업들이 제공하는 전화, 케이블 방송, 인터넷 서비스가 포함된다)은 수많은 유서 깊은 바가지 요금을 부과한다. 가령 경제학자 마라 파시오와 루이지 징갈레스의 연구에 따르면, 통신 기업들은 유럽에서 부과하는 휴대 전화 요금에 비해 미국에서는 매년 500억 달러를 더 벌어들인다. 한 사례 는 우스꽝스러울 만큼 황당하다. 텍사스의 한 프런티어 통신 고객은 라우터를 직접 구매했는데도 프런티어는 매달 10달러를 라우터 임대료〉로 부과했다. 하지만 기기 임대료를 강탈하고 은근슬쩍 요 금을 인상하는 것 외에도 통신, 케이블 기업들은 독점적 지위 덕분에 동급 최악의 고객 서비스 프로그램을 계속하면서도 가입자 기반을 유지할 수 있다. 

- 독점 기업들은 공급망의 모든 단계에서 이 약을 복용하는 환자의 건강보다 자신들의 손익 계산을 우선에 두었고, 사회에 죽음의 자취를 남기는 중독성 물질을 제조하고 판매했다. 수백만 정의 알약이 소도시로 운송되어 순식간에 도시를 결딴내는데도 모른 척했다. 그들은 자살 방조물을 판매했고, 자신들이 파는 게 무엇인지 알면서도 판매를 계속했다. 2019년 매사추세츠주 법무장관이 제출한 공소장을 보면, 오피오이드 회사들과 그 조력자들은 일련의 불법적 기만을 통해 오피오이드 유행을 조성하고 이윤을 얻었다〉, 〈한 무리의 중역들이 기만을 주도하고 수백만 달러를 챙겼다.)
오늘날 우리의 제약 시스템이 바로 이런 모습이다. 그들은 시스템 내에서 취약한 존재인, 고립 상태로 약물에 의존하는 환자들을 착취해 가며 최대의 가치를 뽑아낸다. 환자들을 지렛대로 삼아 제품을 판매하고, 다른 치료 방식을 추구하는 의사의 경력을 망쳐 놓는다. 또한 독립적 약국들을 희생시키면서 수익을 챙겨서 많은 지역 사회에서 유일하게 남은 보건의료 시스템을 문 닫게 만든다. 그런 식으로 발전할 필연적인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 제약 산업은 정부가 명확히 승인하는 특별한 유형의 독점이다. 수십 개의 제약 회사가 있지만, 각 회사가 특별한 질병이나 질환에 대한 치료법의 특허를 얻어서 세분화된 시장을 배타적으로 지배한 다. 종종 한 질병이 한 가지 약품으로만 치료되며, 의료보험에서 한 가지 치료제만 보험을 적용하는 독특한 제도 때문에 독점이 더욱 강화된다.
전 세계 선진국들은 처방약에 대해 상당한 가격 통제를 가한다. 국민의료보험 제도를 통해 약품을 다량으로 구매하고 저렴한 의약 품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전반적인 신뢰가 존재한다. 그런데 미국은 예외다. 혁신을 자극한다는 구실 아래 우리는 민간 기업의 처방약 에 20년 동안 배타적인 특허권을 부여한다. 가격 결정에도 아무 제한을 두지 않는다. 보훈부를 분명한 예외로 치면, 가격 협상은 모두 민간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2003년 법률에 따라 명시적인 권한을 받은 민간 부문 중개상이 교섭을 담당하기 때문에 노인의료보험인 메디케어Medicare도 약값을 인하하기 위한 직접 교섭이 금지된다. 다른 나라들도 특허를 보호하긴 하지만, 가격 통제 없는 독점의 결합으로 미국의 독특한 상황이 생겨난다.
만약 당신이 생명을 구하고자 하는 제약 회사라면, 아니 이런 농담 말고 만약 당신이 다른 포춘 500대 기업보다 2~5배 높은 수익률 을 누리고자 하는 제약 회사라면(제약 회사는 미국 경제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부문이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게 마련이다. 연구개 발 지출을 국립보건원(NIH)을 비롯한 공공 자금으로 운영되는 과 학 사업에 떠넘기는 한편 자체 연구개발에 대해서는 공공 자금으로 지원되는 막대한 세금으로 감면받는다. 2010년에서 2016년 사이에 식품의약청(FDA)이 승인한 210개 신규 의약품은 전부 정부 연구에 그 기원이 있었고, 제약 회사들은 기초 과학을 자사의 약품 개발에 응용할 수 있다. 당신은 이런 방식이 계속되리라고 기대할 것이다. 또한 특허를 조세 피난처로 옮기거나 외국 기업과 합병해서 서류상 본사를 세금이 낮은 해외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세금 부담을 더욱 낮춘다. 그리고 당신 기업의 특효약이 승인을 받으면 의사와 병원, 또는 심지어 환자까지 매수해서 판촉을 시작할 수 있다. 
- 특허를 획득하고 유지하려는 여러 계획은 인슐린과 같은 상황으로 귀결될 수 있다. 100년 된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의 특허는 1920년대에 모든 환자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1달러에 팔렸 는데, 제약 회사들이 결국 공급 확대를 약속하면서 특허권을 확보 했다. 미국에 유의미한 반독점법이 시행되던 때만 해도 규제 기관 들은 경쟁 저해 행위에 과징금을 부과함으로써 인슐린 생산업체들 이 정직하게 장사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반독점법이 제대로 집행되 지 않자 1980년대에 인슐린 제조업체들은 약을 계속 바꿔서 특허 를 유지했다. 3대 인슐린 생산업체 중 하나인 사노피는 란투스Lantus 라는 명칭의 인슐린에 대해 74개 특허를 출원해서 37년간 독점권 을 연장할 수 있었다. 인슐린은 1996년 한 병당 25달러에서 현재 275달러까지 값이 올랐다. 지난 10년간 도매가가 세 배 뛰었다. 인간 유전 물질로 만든 생물학적 제제인 인슐린은 다른 특허 보호도 누리며, 바이오시밀러는 생산하기가 복잡해서 복제약이 빠르게 진 입하지 못한다. 복제약이 시장에 진입하려고 하면, 사노피 같은 기 업들이 특허 침해 소송을 건다.
인간적 측면에서 보면, 이런 상황은 미국의 3000만 당뇨 환자들 에게 비극이다. 환자의 대다수는 약값 급등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 문이다. 환자 4명 중 1명이 비용 때문에 인슐린 투여를 필요량보다 적게 한다고 말한다. 
- 「신약 죽이기 인수합병Killer Acquisitions」이라는 제목으로 예일 대학교에서 나온 한 놀라운 연구는 기업 인수 전략에 관한 또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연구진은 제약사들이 자사의 제품과 언젠가 경쟁할 수 있는 약품을 개발하는 경쟁사를 사들인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경험적 근거를 발견했다. 일단 인수 기업이 경쟁사를 사들이면 새로운 혁신은 대부분 사라져 버린다. 신약 개발 사업이 초기 단계에서 인수되면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는 데 실패할 확률이 두 배 가까이 높아진다. 연구진은 적어도 연간 45건의 신약 죽이기 인수합병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알트리아는 이미 시간이 흐르면서 7대 기업에서 2대 기업으로 정리된 미국 담배 시장을 주무른 전력이 있었다(나머지 하나는 레이놀즈 아메리 칸이다). 두 기업이 전체 담배 판매의 80퍼센트를 차지한다. 흡연자가 줄 어드는 가운데서도 합병 덕분에 담배 산업이 유지되고 있는데, 두 독점 기업은 시장 점유율을 잃지 않고도 가격을 올릴 수 있다. 2001년에서 2016년 사이에 미국에서 판매되는 담배 양은 줄었지만, 수입은 32퍼센 트 늘어났다. 담배 한 갑의 평균 가격이 3.73 달러에서 6.42달러로 급등했 기 때문이다. 알트리아의 다른 전략은 다양한 향정신 · 향신체 물질을 제공하는 종합 악덕 공장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알트리아는 AB인베브의 지분 10퍼센트와 생미셸이라는 수익성 좋은 와인 농장을 소유하고 있다. 크로노스를 내세워 대마초 시장에도 진출했다. 그리고 알트리아는 전자담배 기업 Jul의 지분 35퍼센트를 확보하면서 규모의 악〉을 완성했다. 쥴은 출발점에서부터 독점으로 나아가는 산업의 또 다른 사례다.  14년 전만 해도 미국에는 전자담배가 없었다. 4년 전에 쥴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 말 알트리아의 지분 인수에서는 쥴의 가치가 380억 달러로 평가되었다. 할인 매장 타깃, 델타 항공, 포드에 맞먹는 시 가 총액이다. 쥴은 불과 몇 년 만에 전자담배 시장의 4분의 3 가까이를 손에 넣으면서 기존 담배 회사의 자매 기업인 경쟁자들을 몰아냈다. 전자 담배를 피운다〉라는 말 대신 이제 〈쥴을 피운다〉라고 한다.
이제 막 발걸음을 내딛은 이 산업이 어떻게 해서 줄로 압축되었을까? 전자담배 제조사들은 기존 연초 담배 흡연자를 끌어온다면서 공중보건의 구세주로 자신들을 포장했지만, 쥴이 폭발적 성장세를 보인 것은 전에 담배를 피우지 않은 10대들 사이에서였다. 어느 측정치에 따르면, 고3 학생들 사이에서 니코틴 사용이 30년간 줄었는데, 쥴이 부상하면서 이런 추세가 한순간에 사라졌다고 한다.

- 월 스트리트가 독점에 대해 갖는 관심의 핵심에는 월 스트리트 자체의 독점화된 금융 산업이 있다. 현대 금융 시스템은 소수 엘리트 계급에 부를 안겨 주는 한편 세계 경제를 엉망으로 만드는 일련 의 폐쇄된 세력권들이다. 돈을 유통하거나 관리하거나 만지는 것은 무엇이든 집중되고 있다. 이 시스템이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는 상 황(금융 참가자들이 한데 연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상호 의존한 다)이 2008년 금융 위기의 주요한 촉발 요인이었다.
대공황 이후 제정된 여러 은행 관련 법률은 이 시스템이 긴밀하 게 결합되는 것을 막고 분리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가장 유명한 글래스-스티걸법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한 성공적인 방화벽이었다. 은행의 기능을 분리한 결과, 금융 시스템은 어느 한 구석에서 문제가 생겨도 버틸 수 있었고, 투자 도박사들이 월 스트리트 카지노에서 일반 예금자들의 돈을 가지고 노름하는 길이 막혔다. 이 법은 50년 동안 버틴 뉴딜 체제를 떠받친 기반이었다. 1998년 시티뱅크의 지주회사 시티코프가 트래블러스 보험과 투자은행 자회사인 살로몬 스미스 바니를 합병한 것은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행동이었다. 정책 결정권자들은 결국 글래스-스티걸법의 가장 중요한 제한 조치를 폐지하고 투자은행과 상 업은행의 결합을 허용했다. 하지만 방화벽은 이미 1960년대부터 허 물어지고 있었다. 존 F. 케네디의 통화감독청장 제임스 색슨에서부 터 카터와 레이건 시대의 관리들을 거쳐, 골드만삭스의 공동회장을 지낸 재무장관 로버트 루빈에게 금융 규제의 변화를 일임한 클린턴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방화벽을 무너뜨리는 데 동참했다. 1997년 백악관에서 작성된 한 비망록은 앞으로 일체의 금융 서 비스 현대화 시도는 대통령이 아니라 재무부의 주도 아래 이루어질 것이라고 서술했다.
은행권 로비 단체는 예금자들이 맡긴 돈을 금융 거래에 활용할 수 있는, 원스톱 슈퍼마켓) 은행을 갈망했고, 수십 년에 걸쳐서 글래스 스티걸법을 서서히 약화시켰다. 그 일환으로 양도성 예금 증서, 머니 마켓 펀드(MMF, 단기 금융자산 투자신탁), 그리고 증권사 고객이 당좌수표를 사용할 수 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을 만들었다. 규제 당국은 이 모든 상품에 축복을 내려 주었다. 은행들은 오랫동안 연준 의장을 지내면서 모든 연방 규제를 완화하려고 한 앨런 그린스펀을 믿음직한 동맹자로 삼았다. 그린스펀은 상업은 행이 처음에 총수입의 5퍼센트를 금융 거래로 벌 수 있게 면제 조항 을 추가했고, 이후에 10퍼센트, 그리고 마침내 25퍼센트까지 허용 했다. 마지막에 이르면, 주요 20여 개 은행이 모두 증권 부문을 보유 하게 되었고, 연준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양당 행정부까지 한목소리로 그런 결과에 만족을 표시했다. 1999년 그램-리치-블라일리법은 방화벽의 철거를 공식화했을 뿐이다. 글래스 스티걸법은 살해되기 전에 이미 죽은 상태였다. 방화벽이 철거되고 10년도 지나지 않아 거의 한 세기 만에 최악의 금융 위기가 이어졌다. 빌 클린턴을 비롯한 당시 행정부 인사들이 주축인 많은 사람들이 규제 폐지와 금융 위기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주장에 온 힘을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글래스-스 티걸법의 폐지는 금융 규제 완화의 연속선상에서 금융 위기를 가속 화하고 확대했다. 합병으로 최초의 슈퍼마켓) 스타일 은행을 낳은 시티그룹은 결국 가장 많은 부채를 떠안고 극심한 타격을 받았다.
- 인덱스 펀드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 덕분에 뱅가드, 블랙록, 스테이트스트리트 같은 자산운용사가 막대한 권력을 누리고 있다. 세 기업이 합쳐서 인덱스 펀드의 81퍼센트를 운용하며, 대규모 상장 기업의 전체 주주 의결에서 절반 가까이를 좌지우지할 게 확실하다. 그리하여 일종의 공동 소유 현상이 심화된다. 애플의 최대 주주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최대 주주와 동일인이 되는 것이다. 하버드 로스쿨의 존 코츠는 이런 현상을 12인 문제Problem of Twelve)라고 지칭 한다. 가까운 미래에 12명의 개인이 대다수 미국 기업을 소유하고 지배하면서 우리 생애에 경제 통제권이 가장 집중된다는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몇몇 연구에 따르면 항공사의 경우에 기관투자자들이 시장 주도 기업들에게 서로 경쟁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다른 연구들은 공동 소유와 임금 하락, 심지어 경제 성장 둔화와도 상관관계를 발견한다. 물론 투자자들은 주식 배당금을 비롯한 온갖 형태의 돈벌이가 계속 넘쳐나기만 하면 아무 상관이 없다. 하지만 뱅가드 창립자인 고(故) 존 보글은 죽기 전에 자신이 창안한 인덱스 펀드가 지나친 성공을 거두어 오히려 독이 되었다〉고 경고했다. 거물 투자자들이 대다수 주식을 장악하면 수익을 극대화하는 기업 통합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 인수합병 은행가가 할 수 있는 가장 값진 일은 고객에게 거래를 하지 말라고 조언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인수합병 거물들은 그런 식으로 명성을 드높였다. 하지만 오늘날의 인수합병 풍경을 보면, 거래 성사를 부추길 뿐만 아니라 자문역의 지위에 따르는 권력과 영향력을 활용해서 고객들로부터 더 많은 수익을 뜯어내려 는 유인이 너무도 많다. 은행들이 하나의 지붕 아래 더 많은 사업 부 문을 갖추고 통합하면서 금융 안정을 위협함에 따라 합병하는 기업 들로부터 추가로 돈을 강탈할 기회가 더 많이 생긴다. 최고 경영자 에게는 두둑한 보수를 주어 강탈에 관해 떠들지 못하게 한다. 경제 계를 설득하고 협박하는 한편 독점화하는 근시안적인 금융가들이 바야흐로 미국 자본주의를 개조하는 중이다. 그들은 세계가 자신들 의 말에 귀를 기울이도록 확신을 주었고, 이제 이런 영향력을 활용 해서 자신들의 방법을 마음껏 써먹고 있다.

- 방위 도급업체들은 다른 대규모 산업만큼이나 외주 생산에 치중한다. 미국은 방위 산업 기반을 깡그리 비우면서 이 시스템들의 핵심을 전부 다른 나라, 주로 중국에 넘겨주고 있다. 저렴한 노동 비용을 찾는 월 스트리트 금융가들이 부추기는 가운데 생 산 역량과 기술 노하우가 해외로 이동하고 있다. 잠수함용 강철을 주조하거나 제트 전투기 내부 부품을 제조하는 국내 시설을 찾기란 쉽지 않다. 화학 물질에서부터 금속, 배터리와 회로판에 이르기까지 수십 가지 핵심 부품이 단일 공급업체에서 나오는데, 이 업체들이 속한 나라는 점점 경제적 적수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군사적 맥락으로 전환되면, 중국은 남북전쟁 당시 북부연방이 남부연합에 대해 지녔던 것과 똑같은 우위를 누리게 될 것이다. 모든 제품을 만 들기 때문이다.
미국 방위 산업에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혁신은 트랜스다임 같이 시장 지배력을 확보해서 국민 세금을 빼먹는 음모를 꾸미는 재무축소에서 나온다. 군수 생산을 외주 생산함으로써 생기는 국가안보 위협이 조달 담당관을 속이는 방법에 관한 궁리보다 뒷전으로 밀린다. 군대가 전장에서 사용할 가장 혁신적인 시스템을 구성하기 위한 전략 회의, 또는 설마 그런 일은 없겠지만 외교를 활용해서 갈등 을 완화하기 위한 전략 회의는 착취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 회의 로 대체되었다. 방위 도급업체가 정부를 상대로 바가지를 씌우는 것은 적어도 한 세기 동안 미국 특유의 전통이었다. 오늘날 방위 산 업이 보유한 역량은 바가지 씌우는 능력뿐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 요지는 군수 생산의 재정적 부패의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리 트루먼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긴 했 지만, 그가 활약한 시기 전후로 그가 폭로한 것과 같은 사기 행위가 계속 재발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1961년 대통령 퇴임사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즉시 민간 부문이 신속하게 동원되는 구조보다는 〈압도적 규모의 항구적인 군수 산업)이 형성되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두 구조 모두 기업들이 미국의 청년들을 외국의 총부리 앞으로 보내면서 이윤을 벌어들이고 그런 목적을 위해 지정학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해주었다. 아이젠하워가 우려한 부적절한 권력〉은 난데없이 나타난 게 아니다.
- 트랜스다임을 방위 도급업체나 제조업체라고 지칭하는 것은 그 릇된 명명이다. 더그 피코크와 닉 하울리가 1993년 공동으로 창립해서 클리블랜드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사모펀드 합병 기업에 가깝다. 실제로 트랜스다임은 2006년 상장하기 전에 세 사모펀드 기업을 거쳤다. 창립 이래 트랜스다임은 돈을 빌려서 군용·민간 항공기에서 두루 사용되는 부품을 제조하는 70개 기업을 사들였다. 〈최후의 만찬〉 이후에 기업 통합 수요에 편승해서 파편화된 항공기 부 품 부문의 일부를 거둬들여 최강의 기업을 만들었다.
트랜스다임은 주식 시장 수익을 능가하고, 확실히 일반 부품 공급업체보다 높은 〈사모펀드 수준의 수익〉을 추구한다고 투자자들에게 공공연하게 말한다. 투자자들이 이런 호언장담에 매료되는 것은 월등한 주식 수익 때문만이 아니라 트랜스다임이 거의 해마다 〈특별 배당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보통주를 소유한 모든 사람에 게 두둑한 현금을 안겨 준다. 트랜스다임의 수익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기업의 부채도 2012년 이래 세 배로 증가했다. 중역과 투자 자들에게 돈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2017년, 당시 최고 경영자 하 울리는 6100만 달러를 보수로 챙겼는데, 그해에 미국에서 여섯 번 째로 많은 액수였다.
트랜스다임의 기업 인수는 대단히 정확하다. 머리 샌더슨은 트랜 스다임이 주워 담은 항공 기업에서 경력을 보냈다. 트랜스다임은 전망 좋은 기업의 재무 구조와 계약을 검토하는 데 굉장히 유능합니다.」 샌더슨이 혀를 내두르며 한 말이다. 어떤 기업이 독점 공급 목록을 보유한 지점을 정확히 찾아내요. 독점 공급 목록을 보유하 고 있으면 가격을 인상하는 허가권을 가진 셈이고, 부정적인 결과 는 많지 않죠. 워런 버핏이 판단한 것처럼, 기업 주변에 해자를 파는 셈입니다.」
트랜스다임의 2016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판매의 80퍼센트 정도가 우리가 유일한 공급자라고 생각하는 제품에서 나온다. 현 회장(이자 오랫동안 최고 경영자를 지낸) 하울리와 현 최고 경영자 케빈 스타인은 자신들의 가격 정책을 면도기/면도날 방식이라고 공공연하게 설명한 바 있다. 트랜스다임은 장비 제조업체(가령 보잉 같은 항공기 제조업체)에 더 낮은 이윤으로 부품을 판매한다. 그 리하여 트랜스다임은 그 항공기의 유일한 부품 공급자가 되고, 복
잡한 안전 · 생산 요건 덕분에 다른 대안이 끼어들기가 무척 어려워 진다. 이제 트랜스다임은 수리용 부품 시장에서 돈을 번다. 아메리 칸 항공이나 유나이티드 항공, 미군 같이 지속적인 공급을 필요로 하는 항공기 구매자들에게 예비 부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그런데, 구매자들로서는 다른 데서 살 수가 없기 때문에 이 부품들의 가격은 대폭 인상된다.

- 1달러 상점은 승자독식의 미국에서 대규모 지역이 방치된 결과이자 독점이 낳은 결과물이다. 미국의 소도시와 가난한 도심 중 일부 지역은 절망적인 상태에 빠져서 오랫동안 저가의 대명사였던 월마트의 가격표보다도 값싼 대안을 필요로 한다. 가족이 빈털터리가 되면 유일한 의지처 는 1달러 상점이다. 달러 제너럴의 최고 경영자 토드 바소스는 2017년에 이렇게 말했다. 경제 상황 덕분에 계속해서 우리의 핵심 고객층이 생겨 납니다. 가난은 성장 시장이다. 어떻게 보면, 지금 월마트는 자신이 개척한 분야에서 추격당하고 있다. 하원이 1970년대에 공정거래법을 폐지하고 할인점에서 저가에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허용했을 때, 월마트 창립자 샘 월튼은 전국 각지에서 〈형편에 맞는 가격)을 제시하면서 덤벼들었다. 월마트는 1971년부터 1993년까지 1,000배 성장했고, 월튼은 한동안 미국 최고의 부자였다. 하 지만 월마트가 끊임없이 아웃소싱을 하고 노동자들이 가난해지자 점차
월마트의 저가 상품조차 많은 이들에게 그림의 떡이 되었다. 결국 월마트는 할인 체인점들이 자사보다 더 큰 폭의 할인을 내세우는 광경을 목도하게 되었다. 2016년 월마트 익스프레스라는 소규모 점포 실험이 실패로 돌아갔을 때, 달러 제너럴이 그 점포들을 수십 개 사들였다.
1달러 상점은 또한 월마트의 교외 대형 할인점 전략을 활용했다. 월마 트의 전략은 많은 도시에서 고객을 끌어들이면서 전국 각지에서 구도심 의 공동화를 야기했다. 규모가 작고 편리하며 가격도 저렴한 점포를 찾는 1달러 상점들한테는 이런 소도시 부동산이 제격이었다. 2018년 지역자립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1달러 상점을 면역 반응이 작동하지않는 생태계를 향해 진격하는 침입종)으로 지칭했다.
월마트가 그랬던 것처럼, 1달러 상점들도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게 만들고 있다. 이제 영세 소매점을 운영하려는 고용주는 거의 없다. 그리하여 수익을 동네에서 다시 순환시키는 자영업자로부터 멀리 떨어진 대기업 사무실로 수익이 이동하며,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도 타격을 입는다. 어떤 설명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소규모 슈퍼마켓은 대형 할인점에 비해 직원을 세 배 많이 둔다. 월마트 점포 관리자는 상층 중간계급 수준의 연봉을 받는 반면, 1달러 상점 관리자는 잔업을 하지 않으면 연봉 4만 달러를 번다. 1달러 상점은 또한 신선 식품을 거의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식품 사막의 비극을 악화시킨다. 그리고 제품 가격이 1달러인 것은 대개 크기가 작기 때문이다. 1달러 상점은 절망적인 상태를 활용해서 단위당 가격을 올린다.
도심 지역을 주로 공략하는 체인점 패밀리 달러가 매각에 나서자 양대 독점 기업 사이에 입찰 전쟁이 벌어졌고, 중소기업 연쇄 인수자 달러 트리가 승리를 거뒀다. 몇 년 뒤 행동주의 헤지펀드 스타보드 밸류가 달러 트리의 지분을 차지하면서 패밀리 달러를 매각하고 약간 싸구려처럼 보 이는 달러 트리는 판매 가격을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양대 독점기업은 진정한 독점으로 바뀔 수 있다. 달러 제너럴이 꼭대기에 우뚝 서 있기 때문이다.

- 베스트 바이의 긱 스쿼드 Geek Squad 서비스처럼, 아마존이 전문가들이 가정을 방문해서 스마트 스피커를 설치해 주는 한정판 서비스를 출시하자 베스트 바이의 주가가 폭락했다. 2017년에 아마존이 재료 준비는 우리가, 당신은 셰프〉라는 문구를 상표 등록하자 블루 에이프런 같은 밀키트 배송 서비스가 곤두박질쳤다. 이런 기 업들 가운데 일부는 성공하고 일부는 실패했지만, 아마존의 유령은 미국 대기업 이사회실에 그림자를 짙게 드리웠다. 뉴욕 대학교 교 수이자 거대 정보 기술 기업의 권력을 경고하는 카산드라인 스콧 갤러웨이가 말한 것처럼, 오늘날 주식 시장을 움직이는 세 가지 핵심 요인은 기업의 근원적인 역량, 경제 환경, 그리고 아마존이 그 부문에 진출하기로 결정하는지 여부다.
- 스파이 행위는 알렉사만이 아니라 알렉사와 통합된 스마트 홈 기기들, 그리고 아마존이 검색과 구매 행위를 추적하는 웹 사이 트에서도 이루어진다. 사무실용과 차량용 알렉사가 있을 뿐만 아니라 링 화상 인터폰과 가정용 모니터도 있는데, 이런 기기들 역시 정 보를 저장하고 전송한다. 아마존은 부동산 관리자들과 협력하면서 누군가 입주하기 전에 주택과 아파트에 자사의 기기들을 설치한다. 아마존의 안면 인식 기술은 이론상 고객의 표정을 읽어서 반응에 따라 제품의 가격을 올릴 수 있다. 현재 아마존은 인간의 감정을 읽 을 수 있는 휴대 전화 앱을 개발하는 중이다. 우리 주변의 모든 기기가 우리가 하는 행동을 전부 지켜보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죠. 엡스타인의 말이다. 우리는 감시 네트워 크에 촘촘히 파묻혀 있습니다.」
아마존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세계 어디에서든 모든 사 람이 하는 상거래의 한가운데서 인생을 헤쳐 나가는 디지털 파트너 가 되는 것이다. 이런 야망은 수백만 노동자와 공급업체, 제휴사들 에 의존하는데, 견줄 상대가 없는 이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들은 아마존을 가동하는 데 필요한 만큼만 돈을 받으며 그 이상은 어떤 것도 욕심 낼 수가 없다.
- 아마존이 우리의 노동 모델을 파괴한 결과 바라는 대로 인력 풀에서 절망적인 상황이 생겨난다. 외부 판매자들의 경 우도 마찬가지여서 사업가로 가장을 하더라도 그들 역시 기능적으 로 보면 노동자일 뿐이다. 거대 정보 기술 기업들은 인터넷에서 사업을 하려는 꿈을 품은 모든 사람을 막는 장벽을 쌓고 있다. 아마존은 온라인 소매업체 자포스와 퀴드시가 점점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자 곧바로 두 기업을 인수했다. 2013년, 페이스북은 전화 사용 기록을 추적하는 이스라엘의 데이터 보안 앱을 사들임으로써 유행하는 경쟁자를 조기에 포착해서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애플 최고 경영자 팀 쿡은 자사가 두세 주마다 중소기업 하나씩 주워 담고 있다고 말하며, 구글의 경우에는 무려 1주일에 하나씩 사들인다. 컴퓨터 시대의 여명이 밝아오던 때부터 40년의 시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한 이 네 기업이 800개가 넘는 기업을 인수했다. 실리콘밸리 에서는 창업 자금 조성seed funding이 감소하는 추세다. 그래 봤자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 상점을 개설해서 운영하는 데는 많은 돈이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스타트업 기업가들에게는 커다란 평등 촉진 장치가 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전체 온라인 판매의 절반이 비롯되는 공간에 접근하려면, 아마존에 상점을 개설해야 한다. 창의력과 원대한 꿈 으로 무장한 한 세대의 노력자들은 부모님 차고에서 컴퓨터를 만들 곤 했다. 이제 그들은 바로 그 차고에 고무 오리 장난감과 청소용품 을 쌓아 놓고 누군가 클릭해서 구매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이런 독립성에는 일정한 의존성과 통제권의 전반적인 부재가 존재한다. 판매자들이 목표를 달성하도록 계속 과부하를 강요하기 때문이다.
- 심지어 우리는 아마존이 고객들에게 내세우는 것처럼 물건을 가장 싼 값에 판다고 안심할 수도 없다. 아마존은 하루에도 몇 번이나 가격을 변경하며, 심지어 개별 고객마다 다르게 매기기도 한다. 아마존은 가짜 최고 가격을 올려놓고 빨간 줄을 그어 할인을 하는 것처럼 위장하고 있다. 구매자가 거주하는 지역에 따라 킨들 가격을 올리기도 한다. 또한 구매자들을 외부 판매자의 저렴한 상품이 아니라 더 수익이 많이 나는 비싼 상품으로 유도하기도 한다. 아마존 이 추구하는 목표는 개인별 가격 책정으로, 고객별로 기꺼이 낼 의 지와 능력이 있는 가격을 정확히 매기는 것이다. 홀푸드는 이런 행 동공학을 현실 세계에서 실험하는 연구실이 되었다.
- 아마존은 또한 판매자들에게 다른 판매처에 올리는 가격을 인상 하라고 강요한다.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아마존 검색에서 상품이 뜨지 않게 하는 식이다. 아마존이 문서화한 정책은 판매자가 다른 판매처에서 더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파는 경우에 고객의 신뢰를 해친다〉고 규정하면서 징계한다고 공공연하게 위협한다.
물론 아마존은 창립 이래 계속 머니게임을 벌이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아마존은 물리적 시설을 보유하지 않은 주에서 판매세 부과를 거부하면서 오프라인 경쟁자들보다 낮은 가격을 확보하고 조세 회피를 바탕으로 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일찍부터 엄청난 규모의 연간 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에 지금도 그런 손실을 적용해서 수 십억 달러의 수입에 대해 연방 세금을 전혀 내지 않는다. 아마존은 수익 실현 불가can't realize a profit) 상품, 줄임말로 CRAP을 잔뜩 쌓아 놓고 있다.
잠시 이 문제를 검토해 보자. 어떤 회사가 수익을 실현할 수 없는 제품을 판매할까? 아마 약탈 가격predatory pricing을 매기는 경우, 즉 경쟁자보다 가격을 낮춰서 시장 점유율을 높인 다음에 나중에 손실을 메우려는 기업일 것이다. 아마존은 이런 전술을 구사한다고 끝없이 비난을 받았는데, 이제는 태세를 전환하는 것 같다. 수익 실현 불가) 상품을 장터에서 몰아내면서 공급업체들에게 아마존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제품만 광고할 것이라고 통지하는 중이다. 아마존은 판매자들에게 오늘의 상품) 프로모션에 포함되기 위해 할인을 감수하거나 마케팅 지출을 늘리도록 강요한다. 공급업체들에 게는 운송료를 인상하면서 포장재를 바꾸도록 강요한다. 이런 공급 업체들을 외부 판매자로 전환시키면서 판매 수수료를 챙긴다. 아마 존은 상품 가격을 올리는 게 아니라 파트너들을 쥐어짜는 식으로 지배력을 활용하려고 한다. 이제 파트너들은 온라인 사업을 성공적 으로 시작할 만한 다른 공간이 없기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아마존은 모든 사람을 자기네 플랫폼으로 유인했습니다.」 아마존이 이런 수법을 쓰고 있다는 내용으로 관심을 사로잡은 논문을 쓴 포드햄 대학교 로스쿨 학생 샤울 서스맨의 말이다. 아마존이 여 러 활동에 보조금을 주었지만, 이제 공급업체들은 비용을 떠안아야 합니다.」 쇠락하는 스타트업 기업의 시대에 이제 기업가 정신은 가상 공간의 벼룩시장에 노점을 차리고 옆 노점 주인을 어떻게 골탕 먹일지를 궁리하는 한편, 사장이 자기를 포도처럼 짓밟아 으깨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태도로 변질되었다. 하지만 이제 사장이 추구 하는 전략은 자기 수익을 높이면서 다른 모든 이들의 수익을 떨어 뜨리는 것이다. 전갈이 개구리를 함정에 빠뜨렸다. 어쨌든 그게 전갈의 본성이니까.
한때는 이런 수법이 월마트 효과라고 불렸는데, 지금은 아마존 게임이라고 한다. 한 회사가 온라인 장터를 개설했는데, 수백만 명 이 사실상 여기서 벌어지는 어떤 거래에 참여하기 위해서든 세금을 내야 한다. 게다가 마진이 점점 줄어들어 월급봉투도 얇아지고 삶이 팍팍해진다. 아마존은 미국의 기업가 정신을 죽이고 있습니다.」 온라인 머천트 길드의 폴 라펠슨이 하는 말이다. 「유니언 퍼시픽 철도가 이렇게 말하던 시대가 있었죠. 〈화물 운송료를 매기려면 당신 네 장부부터 봐야겠는데요.) 아마존은 전자 상거래판 유니언 퍼시 픽입니다.」
이 수법이 통했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서 아마존의 가격 할인에 서 독점으로underpricing-to-monopoly〉 전략을 모방하는 기업들이 우 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우버, 위워크, 버드 등은 모두 아마존의 동생격이다. 서비스 가격을 낮춰서 스스로 자본을 소각하는 것 같지만, 경쟁자들을 몰아낸 뒤 대중을 낚아채려는 시도다. 이 기업들 중 어느 것도 돈을 벌지 못한다. 지금까지 모두 기껏해야 지나치게 낙 관적이고 최악의 경우에는 노골적인 사기임이 드러나고 있다. 우리 앞에 펼쳐진 무비패스 경제는 가치를 바탕으로 경쟁하려고 애쓰는 정직한 기업들을 파괴하고, 사기 행각이 드러나기 직전까지 사기꾼 들이 판을 치는 세상을 만든다. 아마존은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니 며, 어쩌면 대마불사 같이 끄떡없는 기업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마존의 사업 모델은 삼류 모방작들과 더불어 세계를 망치는 중이다.
어쩌면 아마존의 독점 전망을 입증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버핏 의 움직임일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정보 기술 주식을 거부한 끝에 워 런 버핏은 아마존 주식을 8억 6000만 달러어치 사들였다.

- 독점 의료기관은 치료비 말고도 환자에게 피해를 준다. 효율성과 규모의 경제라는 독점 옹호론자들의 주장과 정반대로, 여 러 연구에서 경쟁이 부족하면 결과도 더 나쁘게 된다는 점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2018년 『헬스 서비스 리서치』의 한 보고서는 심장 전문의들이 지역 시장을 통합하면 환자에게 심장마비가 발생할 가능성이 5~7퍼센트 높아질 뿐만 아니라 응급실 방문 횟수, 재입원, 사망 건수도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른 연구들에서는 메디케어 가입자와 민간 의료보험 가입자 양쪽 모두에서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병원 통합이 이루어지면 주민들이 가장 가까운 병원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분명한 사실은 특히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에서 의료 성 과를 결정하는 한 요소다. 많은 아픈 사람들이 휴가를 받거나 육아 도우미를 구해서 한 시간 거리를 차로 달려 의사를 보러 가지 못한 다. 오직 휘발유만이 건강에 매기는 세금이다. 하지만 독점 병원들 은 농촌 주민들의 이런 생명줄을 보호하려고 하지 않는다. 지난 20년 동안 전국 각지에서 500개가 넘는 병원이 사라졌고, 농촌 지 역에서는 2010년 이래 최소한 85개 병원이 문을 닫았다. 농촌 병원 20개 중 하나가 사라진 것이다. 이제 환자들은 가장 가까운 다른 의 료기관이 32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산다. 메디케이드를 확대 하지 않아서 새로운 환자를 지원해 줄 잠재력이 없는 주들은 상황 이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 기업 사냥꾼은 기업을 손에 넣은 뒤 채무를 기업의 대차대조표로 이전시켰다. 기업 사냥꾼의 서류 가방 안에 들어 있는 많은 회사 가운데 하나로 존재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서류철) 회사라는 이름이 붙은 이 회사는 갑자기 대규모 차입 비용을 관리해야 했다. 게다가 새로운 소유주에게 관리 수수료를 내고, 급여를 지불하고, 사업을 운영해야 했다. 기업 인수 과정을 안내한 고문, 은행가, 펀드 매니저도 자기들 몫을 챙겼다. 포트폴리오 회사들은 종종 재무 부담 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했다. 기업 사냥꾼 입장에서 보면 파산은 중 요한 일이 아니었다). 사냥꾼들은 다른 사람의 돈으로 포트폴리오 회사를 매입했고, 청산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면 이미 비용을 충당 할 만큼 충분한 수수료와 자산을 챙겼다. 기업 사냥꾼들은 금융공 학을 통해 대규모 자산 이전을 고안해서 우호적인 부문으로 가치를 옮겨 놓았다. 은행 강도들은 이런 행위를 약탈이라고 부른 반면, 기업 사냥꾼들은 차입 매수라고 불렀다.
- 기업들이 기업 사냥꾼들에 맞서 자신을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은 부채를 잔뜩 져서 형편없는 재무제표를 만들거나 기어오를 수 없는 요새를 세우는 것이었다. 따라서 차입 매수는 기업들을 기업 사냥 꾼들의 지붕 아래로 잡아당겼을 뿐만 아니라 지배력을 기업 인수에 대응하는 유일한 해독제로 만듦으로써 경제의 다른 영역에서도 독 점을 촉진했다.  너무 오래지 않아 이런 상황 자체가 잦아들었다. 언론과 대중은 수많은 기업이 도산하는 와중에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탐욕에 기겁 했다. 밀컨은 장차 이뤄질 차입 매수에 관한 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한 내부자 거래 집단을 운영한 사실이 적발되었다. 기업 인수 타 이밍을 예상해서 투기를 한 뒤 주가 차익으로 돈을 번 이반 보스키도 내부자 거래로 기소되었다. 둘 다 실형을 선고받고 교도소로 갔다. 1980년대 말에 이르면, 1990년 2월 드렉슬 버넘 램버트가 파산 신청을 하면서 정크본드 시장이 폭락했다. 기업 매수 종자 자금이 고갈되고 관련된 범죄 행각이 드러남에 따라 기업 사냥꾼들은 종적 을 감췄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라 이름을 바꾸었다.
차입 매수는 사모펀드라고 알려지게 되었다. 하는 행동은 똑같은 데 한결 점잖은 이름을 얻었다. 사모펀드 기업들은 투자자들이 인출할 수 없는 돈을 모으는 폐쇄형 펀드를 활용한다. 펀드 투자자들은 특별 배당금과 배당 자본재구성을 통해 보상을 받기는 한다.
- 한편 배당 자본재구성 때문에 포트폴리오 기업들은 채무 부담이 가중된다. 펀드 관리자들은 2와 20〉을 받는데, 투입된 전체 자본의 2퍼센트를 관리 수수료로 받고, 펀드 수익의 20퍼센트를 추가로 받는다. 최근에 일부 펀드에서는 이 두 수수료가 자본의 2퍼센트와 수 익의 30퍼센트까지 늘어났다. KKR, TPG 캐피탈, 넬슨 펠츠의 트 라이아크 같은 똑같은 주역들이 사모펀드 호황을 연 무대에 복귀했다. 밀컨도 수감생활을 끝내고 명예를 회복해서 현재 경제연구소를 운영하면서 비벌리힐스에서 재계 엘리트들을 상대로 거대한 연 례 총회를 연다.
- 실제 운영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사모펀드 사업도 달라진 게 없다. 차입한 돈으로 기업을 사서 채무를 잔뜩 진 뒤 정리해고와 청산을 통해 비용 삭감을 강요하고, 운영 수수료와 자산 급매 처분 수익금으로 현금을 챙긴다. 사모펀드 관리자들은 자신들이 악전고투 하는 회사를 도와 경영 문제를 바로잡아 성장하게 해준다고 주장한 다. 하지만 비용 삭감은 보통 노동자를 희생시키면서 이루어진다. 사모펀드는 노동에서 자본으로 부를 직접 이전하는 과정이라고 보 면 된다. 몇 년 뒤, 포트폴리오 회사들은 본사에서 분리되거나 파산에 처해진다. 어느 쪽이든 승자는 사모펀드다. 투자자들이 실제로 받는 수익은 보통 수준인데, 관리자들은 돈을 가진 누구도 그 사실 을 알아내기를 바라지 않는다.

- 우리 시대 대기업 권력이 계속되면 어떤 논리적 종착점에 다다를지 알고 싶다면, 교정 시설을 찾아가 보면 된다. 교도소와 구치소에는 말 그대로 잡혀 온 사람들이 있는데, 수감자들은 음식, 은행, 의 료, 전화 회사, 인터넷 서비스 등 어느 것에도 선택권이 없다. 그리 고 그 결과로 생기는 것은 끔찍한 품질, 만연한 착취, 끝없는 부패,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죽음, 그리고 이 모든 상황에 대한 투명성 부족이다. 전화와 영상 통화의 경우에 수감자들을 두 번 가두는 효과를 발휘한다. 일단 감방에 가두고, 가족들이 유료 통화 교환원에게 돈 을 내지 않으면 다시 한번 외부 세계와의 접촉이 차단당하는 것이다. 
- 우리는 인간을 가두는 일을 영리형 사업으로 바꾸고 있기 때문에 이 사업이 인간을 계속 가둬 두는 경향이 있다고 해서 놀라서는 안 된다. 이 기구의 먹잇감이 되는 가족은 유색인이 압도적으로 많고, 미국에서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계층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 조심해야 한다. 어쩌면 당신은 범죄를 저지르 는 사람들은 처벌을 받아 마땅하고 교도소가 컨트리클럽 같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아마 당신은 교도소 음식이 형편없고 전화요금이 비싸도 아무 상관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수감자와 그 가족들이 이런 푸대접과 절망을 겪는 이유는 독점과 많은 관계가 있다. 선택권이 없으면 학대와 절망이 악순환할 가능성이 생겨난다. 그리고 우리는 점점 독점화되는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에 교도소의 환경은 언젠가, 어쩌면 조만간 우리의 생활이 어떤 모습이 될지를 알려 주는 조기 경보 신호일 수 있다.

- 우리는 1956년 벨 연구소가 AT&T의 연구개발 부문이 보유한 특허 전부에 대해 사용 허가를 강제한 합의안에 동의함으로써 한 독점 기업 내부에 혁신을 쌓아 놓는 대신 미국 전자 산업을 탄생시킨 사실을 안다. 『재빨리 움직여서 무엇이든 파괴하라』의 저자 존 태플 린은 이 결정을 계기로 실리콘밸리가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우리 는 IBM을 상대로 한 비슷한 소송으로 당대를 지배하던 컴퓨터 회사가 소프트웨어 옵션 번들을 해제함으로써 또 다른 거대 산업이 탄생한 사실도 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를 겨냥한 미국 정부의 반독점 소송으로 한 독점 기업의 내부 문화가 바뀌고, 마이크로소프트 브라우저 이외의 선택지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통해 구글과 아마존 같은 초창기 스타트업이 번성할 수 있었음을 안다. 마이크로소프트 소송으로 이어진 법률 작업의 토대를 마련한 게리 리백은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요람에 누워 있는 구글을 죽일 수 있었는데, 마이크로소프트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그렇게 하지 못한 이유는 이런 공개 재판이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