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성공하지 못할거야
- 넷플릭스 창업자 마크 랜돌프 집안의 성공 규칙
1 시키는 일보다 최소한 10% 이상은 더 해라.
2 절대로 누구에게든 모르는 일에 관해 사실처럼 이야기하지 마라. 항상 조심하면서 자신을 다스려라.
3 윗사람에게든 아랫사람에게든 항상 배려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하라.
4 트집을 잡거나 불평하지 마라. 언제나 진지하게 건설적으로 비판하는 자세를 유지하라.
5 결정을 내릴 만한 근거가 있다면 결정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마라.
6 가능하다면 무슨 일이든 숫자로 정리하라.
7 마음을 열어두되 끊임없이 의심하라.
8 시간을 꼭 지켜라.
- 실리콘밸리는 멋진 창업 이야기를 좋아한다. 세상을 바꾼 사업 구상, 한밤중에 번뜩 생각이 떠오른 순간, '이것을 다르게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 같은 대화를, 창업 이야기는 보통 계시의 순간을 강조한다. 회의적인 투자자와 경계하는 이사진, 꼬치꼬치 캐묻는 기자를 설득하다 마지막으로 대중에게 설명할 때는 분명한 창업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창업 이야기에서는 특별한 순간을 강조하는 게 효과적이다. 샌프란시스코의 높은 집세를 감당하 기 어려웠던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는 거실에 에어매트리스를 놓고 사람들을 재우면서 숙박료를 받으면 되겠다고 생각한다. 그게 에어비엔비의 시작이다. 트래비스 캘러닉은 새해 전날 뉴욕에서 택시를 탔다가 800달러를 날린 다음, 택시를 좀 더 싸게 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우버다. 넷플릭스와 관련해서 유명한 이야기는 이거다. 리드가 영화 「아폴로 13」 비디오를 늦게 반납하는 바람에 비디오 대여업체 블록버스터에 연체료 40달러를 냈다. 그리고 드디어! 넷플릭스의 사업을 구상해냈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마케팅에서는 이럴 때 '정서적으로는 설득력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이야기가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다. 늦게 반납한 아폴로 13과 관련이 있기는 하지만, 우 리는 연체료 때문에 넷플릭스라는 사업을 생각해내지는 않았다. DVD 대여 서비스를 처음 시작할 때는 우리도 연체료를 받았다. 사실 넷플릭 스라는 사업 구상은 신성한 계시의 순간에 떠오른 게 아니었다. 유용하고 완벽한 구상이 한순간에 문득 생각난 것은 아니었다.
- 그런 계시의 순간은 흔하지 않다. 창업 이야기에 등장하는 계시의 순 간은 너무 단순화했거나 완전히 지어낸 경우가 많다. 우리는 영감이나 천재같이 낭만적인 개념과 관련된 이야기를 좋아한다. 우리는 아이작 뉴턴이 사과나무 밑에 앉아 있다. 사과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생각해내는 이야기를 원한다. 아르키메데스가 목욕을 하다 부력 의 원리를 생각해내는 이야기를 원한다. 하지만 진실은 보통 훨씬 더 복잡하다. 형편없는 사업 1000가지를 생각하다가 좋은 구상 하나를 얻는 게 진 실이다. 그리고 때때로 나쁜 구상과 좋은 구상을 구별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맞춤형 운동기구, 맞춤형 서핑보드, 맞춤형 개밥. 나는 리드에게 이런 구상을 계속해서 제시했다. 몇 시간씩 고심해서 생각해낸 것들이었다. 몇 달 동안 연구하고, 수백 시간 토론하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마라톤회의를 하면서 계속 생각을 진전시키다 보니 결국 넷플릭스가 되었다. 나는 어떤 사업 구상이 성공하고, 어떤 구상이 실패할지 전혀 몰랐다. 1997년에 나는 그저 내 회사를 시작하고 싶었고, 인터넷으로 무엇인가를 파는 일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게 다였다.
- 창업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그 사업 구상에 흥미를 느끼도록 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직원과 투자자, 사업 파트너와 이사들이 돈과 시간을 투 자할 만하고,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있는 사업이라고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 요즘은 웹사이트나 시제품을 만든 후 트래픽이나 초기 판매량을 분석해서 시장성을 미리 증명할 수 있다. 우리가 하려는 사업이 그저 좋은 구상에 그치지 않고 시장에서 먹힌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숫자로 보 여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내 아들은 몇 년 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친구와 함께 창업 하려고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했다. 스코츠밸리 우리 집에서 샌프란시스 코까지 운전해서 갈 때 걸리는 시간보다 더 짧은 시간 안에 스퀘어스페이스로 웹사이트를 만들고, 스트라이프로 신용계좌를 개설했다. 애드센 스를 이용해 배너광고를 사고, 옵티마이즐리로 클라우드 기반 분석틀을 만들었다. 이 모든 일을 주말 이틀 만에 끝냈다. (아들과 친구가 시험해본 사업 구상 중 하나가 우편으로 보내는 샴푸였다. 어쩌겠는가.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니.) 하지만 1997년에는 파워포인트로 만든 자료만 가지고 200만 달러를 모아야 했다. 시대가 그랬다. 1997년에는 스퀘어스페이스가 없었다. 스트라이프도, 애드센스도 없었다. 옵티마이즐리도 없었고, 클라우드도 없 었다.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싶으면 엔지니어와 프로그래머에게 만들어 달라고 의뢰해야 했다. 홈페이지를 서비스하려면 서버를 가지고 있어야 했고,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분석도 직접 해야 했다. 주말은 생각도 할 수 없었다. 6개월 동안 꼬박 매달려야 했다. 그리고 자금이 많이 필요했다. 사람을 채용하고, 사무실을 빌리고, 장비를 사고....... 우리의 사업 구상이 시장성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서 첫 투자를 받을 때까지 버틸 만한 자금이 있어야 했다.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았다.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받아 사업 구상을 실행해보지 않는 한 시장성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도 사업 구상만으로 투자를 받아야만 했다.
- 철저하게 시장 전략을 세우고, 수입과 비용을 자세히 예측하고, 시장 점유율을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등 숱하게 사업 계획을 세워도 순전히 시간 낭비였다는 사실을 깨닫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사업을 시작하는 순간 그런 계획은 쓸모없어지고, 예측이 얼마나 빗나갔는지만 알게 될 뿐이다. 사실 어떤 사업 계획도 실제 시장에 내놓은 후에는 수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니 가능한 한 빨리 사업 구상을 실천해보면서 현실과 부딪치는 게 낫다.
- 이 모든 일이 순식간에 벌어진 듯 보일 수도 있다. 실제로도 그랬다. 우리의 모호했던 생각은 몇 주 만에 형태를 갖추고 실행할 수 있는 계획이 되었다. 1990년대 후반 실리콘밸리에서는 모든 게 빨랐다. 1980년대에도 느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조금 더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갔다. 엔지니어가 이끄는 분위기여서 모든 게 물건을 만들어내는 속도로 움직였다. 내가 1980년대에 몸담았던 볼랜드 인터내셔널은 건물에서부터 위아래의 차이가 느껴졌다. 엔지니어들은 맨 위층에서 일했고, 다른 직원들은 모두 아래층에서 일했다. 엔지니어들이 꼭대기에 있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들을 위해 일하는 느낌이었다.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침착한 분위기였다. 변화도 계획에 따라 차근차근 논리적으로 이루어졌다. 1990년대 중반이 되자 상황이 바뀌었다. 제프 베이조스가 아마존으 로 성공하면서 그저 좀 더 강력한 하드웨어나 좀 더 혁신적인 소프트웨 어가 아니라 인터넷 자체가 미래를 이끌어나간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인터넷을 이용해서 물건을 팔 수 있었고, 그게 미래였다. 인터넷은 예측하기 어려웠다. 완전히 새로운 세계였다. 상황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눈에 띄게 달라졌는지 설명할 수 있다. 내가 볼랜드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던 1995년, 실제로 존재하는 웹사이트를 모두 나열한 책을 살 수 있었다. 당시에는 웹사이트가 2만 5000개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에 100장도 되지 않는 책이었다. 하지만 리드와 내가 샌타크루즈산맥을 넘어 출근하면서 사업 구상을 하던 1997년 3월에는 웹사이트가 30만 개 정도로 늘어났다. 그해 말에는 웹사이트가 100 만 개로 늘어났고, 웹사이트 이용자는 1억 명으로 늘어났다. 인터넷을 활 용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는 사람은 우리만이 아니었다. 새로 나온 도구를 이용할 새로운 시각, 새로운 제품, 새로운 방법을 찾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수천 명이었다.
- OPM이 무슨 뜻일까? 그냥 스타트업에서 사용하는 은어다. 다른 사람의 돈이라는 뜻이다. 기업가들은 OPM을 기억하라고 간곡하게 충고하면서 “당신의 꿈을 이룰 사업을 시작할 때 다른 사람의 돈만 활용하세요. 사업은 위험합니 다. 당신은 삶을 바쳐서 사업 구상을 했으니, 돈은 다른 사람이 투자하게 해야합니다." 라고 말한다
- 나는 점점 더 구걸을 잘할 수 있게 되었다. 간단하게 구걸하는 방법을 익혔다. 눈을 맞춘다. 고개를 조금 숙인다. 잘 들리게 이야기하되 부담을 주거나 겁주는 느 낌이 들지 않는 목소리여야 한다.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있는 그대로 진실을 이야기하는 게 돌파구였다. "잔돈이 있으면 나눠주시겠습니까? 정말 배가 고파요”라고 말했다. 진심으로 이야기할 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 사람들은 냉소와 방어 의식을 내려놓고 내 말에 집중했다. 낯선 사람에게 가장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욕구를 드러내면서 부탁할 때의 수치심을 극복하는 게 그 일의 핵심이었다. 듣기보다 훨씬 힘든 일이다. 구걸하면 비참한 기분이 든다. 거절당하면 우울해진다. 무엇보다 결과를 알 수 없다는 게 가장 견디기 어려웠다. 낯선 사람 앞에서 필사적으로 용기를 내서 자신을 낮추었는데도 완전히 무시당하면 최악이었다. 정말이다. 구걸해보면 투자자에게 2만 5000달러 정도 요청하는 일은 아무렇지도 않아진다.
- 누군가에게 사업 구상을 이야기할 때 계속 이어서 설명할 수 있다고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대법원에서 사건을 설명할 때와 비슷하다. 첫 번째 요점을 이야기한 지 몇 분도 되지 않아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러지 않으면 일이 틀어지고 있다고 짐작해도 된다. 상대방이 열심히 듣고 있다면 십중팔구 가만히 있지 않고 질문을 퍼부을 것이다. 조용하다면 아무 관심도 없는 것이다. 더 나쁜 경우도 있다. 우리 주장이 너무 보잘것없고 한심해서 논쟁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입을 열지 않을 때다.
- 실리콘밸리에서는 아무도 부정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투자 제안을 하고 나면 '대단한 생각이긴 하지만.........'이라는 전형적인 말을 듣게 된다. 그런 말을 너무 많이 듣다 보면 '대단한 생각이지만' 이라는 문 장만 나와도 서류를 주섬주섬 챙겨 떠나고 싶어진다.
*대단한 생각이지만,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좀 더 확실한 가능성을 보고 싶네요.
*대단한 생각이지만, 가입자가 1만 명을 넘으면 다시 이야기할까요?
*대단한 생각이지만, 우리가 지금 집중하고 있는 투자 분야가 아니에요.
알렉상드르는 '대단한 생각이지만 이라는 말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에게 '개똥 같은 생각' 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말은 우리에게 두려움을 안겼다.
- 처음 팀을 꾸렸을 때 할 일, 그리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공간만 충분히 확보된다면 우리 모두 잘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게 바로 우리 문화였다. 뛰어나고 창의적인 사람 10여 명을 한 명 한 명 뽑아서 그들에 게 해결해야 할 흥미진진한 과제들을 안기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넷플릭스는 결국 이런 문화를 자유와 책임이라는 말로 규정했다. 몇 년이 흐른 다음이었다. 그 당시에는 그저 그게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었다. 우리는 출퇴근 시간을 따로 정해두지 않았다. 원하는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을 해낼 수 있느냐로만 각 사람을 평가했다. 과제를 해결하면서 일을 해내고 있다면 어디에 있든, 얼마나 열심히 일하든, 사무실에 얼마나 붙어 있든 상관하지 않았다.
- 각자 스스로 방법을 찾도록 하는 게 리더의 역할이다. 그들과 함께 길도 없는 험난한 여행을 떠나기로 한 이유는 그들의 판단력, 그리고 그들이 자 기 역할을 잘 알고 있으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리더로서 모두가 야영지에 무사히 도착하게 하려면 어떻게 가는지가 아니라 어디로 가는지만 알려주면 된다. 그들에게 명확한 좌표를 주고 스스로 찾아오게 해야 한다. 스타트업도 똑같다. 진정한 혁신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할 일을 구체적으로 정해주고 지시하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큰 그림에 초점을 맞추면 서 과제의 방향을 잡고, 내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사람을 채용 하면서 시작할 수 있다. 우리는 그것을 느슨하게 연결되었지만, 빈틈없이 맞춰진 조직이라고 표현한다.
- 초창기 스타트업들은 이런 경우가 많다. 회사를 처음 생각할 때부터 투자받을 때, 출시할 때까지 똑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곳은 많지 않다. 이 름을 정하는 게 중요한 일이어서 적당한 이름을 끝없이 찾을 때도 있다. 아마존의 원래 이름은 카다브라였다. 트위터는 스테이터스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서비스를 개발하는 동안 우연히 적당한 이름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름을 찾아내기까지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그동안 보통 임시 이름으로 웹사이트를 시험하고, 이메일 계정을 만들고, 은행 서 류를 작성한다. 그냥 '이름이 없는 마크 랜돌프 프로젝트'라고 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임시 이름은키블이었다. 임시 이름을 만들어야 한다면 정말 형편없어서 실제로는 사용할 수 없는 이름을 골라야 한다고 스티브 칸이 내게 충고한 적이 있다. 그는 “6 개월쯤 지나면 너무 피곤해져서 집어치워. 그냥 임시이름으로 사용하 자' 라고 말하고 싶을지도 몰라.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를 가릴 수 있 는 감각도 거의 사라지지. 하지만 너한테 뜯어내고 싶어', '네 돈을 몽땅 내놓아 처럼 임시 이름이 정말 끔찍하다면 그럴 수 없지. 뭔가 새로운 이 름을 생각해낼 수밖에 없어” 라고 말했다. 그런 이유로 새로운 사무실을 마련한 후 몇 달 동안 키블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 상황은 복잡해진다. 실제로 해보기 전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 수 없다. 먼저 계획을 세워라. 하지만 계획대로 된다고 너무 믿지는 말아야 한다. 무언가를 알아내려면 직접 해보는 수밖에 없다.
- 성공을 하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생긴다는 게 내가 창업 첫해에 배운 교훈 중 하나였다. 성장은 멋진 일이다. 하지만 성장과 함께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문제가 생겨난다.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면서 어떻게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회사를 계속 확장하면서 어떻게 정체성을 일관성 있게 유지할 수 있을까? 이제 뭔가 잃을 수도 있는데, 어떻게 계속해서 모험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품위를 지키면서 성장할 수 있을까? 초창기 넷플릭스는 긴밀한 유대의 작은 조직이었다. 나는 모든 직원을 속속들이 알았다. 모두 내가 직접 채용한 직원이었다. 그들이 무엇을 잘하는지는 물론이고 그들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장점까지도 알았다.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일하는지도 알았다. 무엇보다 그들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들은 필요하면 새로운 일을 배울 수 있었다. 짐은 우리 회사에 와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들을 했다. 보리스도 우리 회사에서 처 음으로 웹디자인을 했다. 그들에게는 상황에 따라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는 추진력과 창의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게 초창기에 스타트업을 꾸 려가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우선 팔방미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뛰어난 사람들을 모은다. 그리고 모든 직원이 모든 일을 나누어서 한다. 직책에 따라 사 람들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함께 일할 팀을 만드는 것이다.
- 사업에서는 나쁜 소식을 전할 때 이렇게 전략적으로 이야기한다. 보통 '똥 샌드위치'라고 부른다. 우선 잘한 일들을 칭찬하면서 말을 시작한다. 첫 번째 빵 조각이다. 그리고 그 위에 나쁜 소식을 얹는다. 상대방이 별로 듣고 싶어 하지 않을, 좋지 않은 이야기다. 그다음 빵 조각을 다시 얹어 마무리한다. 미래에 대한 청사진, 그런 문제들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계획 등이다.
- 아무것도 없는 데서 뭔가 를 만들 때는 다방면에 재능이 많아 뭐든 다 할 수 있고, 열정적인 사람들의 힘을 빌린다. 무슨 일이든 조금씩 할 수 있는 사람, 사명감에 불타는 사람, 우리 시간과 돈, 아이디어를 맡길 만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우리가 심은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자라나기 시작하면 뭔가가 바뀐다. 시작할 때 는 그 일에 적합했던 사람이 이제는 그렇지 않다. 수십 년 경력에 조직에 대한 노하우를 갖춘 사람이 필요할 때도 있다.
- '아무도 모른다'는 비난하는 말이 아니다. 일깨우는 말이다. 격려하는 말이다.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어떤 사업 구상이 좋고 어떤 사업 구상이 좋지 않을지 정말로 미리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누가 성공하고 누가 실패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어떤 사업 구상이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무도 모른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믿어야 한다. 우리 자신을 시험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기꺼이 실패해야 한다. 실리콘밸리에서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할 때 누군가가 “나쁜 아이디 어는 없어”라고 말하면서 시작할 때가 많다.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 다. 나쁜 아이디어는 있다. 하지만 시험해보기 전까지는 그 아이디어가 나쁜지 아닌지 알 수 없다.
- 맨 처음 우리는 아마존이 했던 방법을 따라 했다. 아마존은 협업 필터링이라고 부르는 과정을 이용해 공통의 구매 패턴을 바탕으로 제품을 추천했 다. 그들은 지금도 이런 방법을 활용한다. 우리가 아마존에서 공구인 스패너를 샀다면 기본적으로 스패너를 산 다른 고객들과 한 무리로 분류된 다. 그다음 아마존은 스패너를 산 고객들이 구매한 다른 물건도 우리에 게 추천한다. 이런 방법은 영화 대여에서도 효과적이다. 리드와 내가 넷플릭스에서 각자 세 편의 영화를 빌렸다고 해보자. 나는 아마겟돈, 매디슨 카운티 의 다리와 카사블랑카를 빌렸다. 그리고 리드는 아마겟돈,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와 마이티 덕을 빌렸다. 협업 필터링에 따르면 우리 두 사람이 영화 두 편을 똑같이 빌렸기 때문에 아마도 상대방이 빌린 세 번 째 영화도 좋아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그 웹사이트는 나에게 마이티 덕, 리드에게 카사블랑카를 빌리라고 추천한다.
- 협업 필터링을 이용해서 영화를 추천하려면, 고객들이 무슨 영화를 빌렸는지보다 무슨 영화를 좋아하는지를 알아야 했다. 평점 시스템이 필 요했다. 긍정적인 감상평이나 부정적인 감상평을 똑같이 남기거나, 평점 을 똑같이 매기는 고객끼리 무리를 지으면 무슨 영화를 빌렸느냐가 아니라 무슨 영화를 좋아하느냐를 기준으로 영화를 효율적으로 추천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한 알고리즘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방법이 조금이라도 효과를 거두려면 고객들이 영화 감상평을 많이 남겨야 했다. 결국 우리는 각 영화에 대해 별 하나에서 다섯까지 평점을 매겨달라고 고객에게 요구하기로 했다. 정말 좋아하는 영화는 별 다섯, 완전히 시간 낭비인 영화는 별 하나를 매기게 했다.
- 리드와 내가 회사를 함께 운영하기로 결정한 후 넷플릭스 역사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영향력 있는 두 가지 발전을 신속하게 이루어낸 듯이 보인다. 음, 그냥 그렇게 보이기만 한 게 아니라 실제로 그랬다. 리드와 나는 1998년 9월, CEO와 사장으로 함께 회사를 이끌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나기 전에 월간 이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1년 반 이 지나기 전에 모든 고객이 월간 이용 서비스만 이용하게 했다. 그리고 새로 디자인한 웹사이트가 혁신적인 알고리즘을 이용해 고객에게 영화 를 추천했다. 고객이 좋아할 만하면서 우리가 빌려주고 싶은 영화를 찾 아내는 알고리즘이었다. 정말 중요한 그 두 가지 혁신을 이루어낸 것을 볼 때, 우리가 함께 회사를 운영하기로 한 선택이 옳았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정말로 호흡이 잘 맞았다. 내가 만든 팀은 고객에게 만족감을 줄 창의 적인 구상을 계속 내놓았다. 그리고 리드의 팀은 우리의 구상을 능률적으로 만드는 데 집요하게 초점을 맞췄다. 리드는 우리가 미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 실리콘밸리에는 알쏭달쏭한 말이 많다. 누군가가 가족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떠난다고 말한다면 사실은 해고되었다는 뜻이다. 이 마케팅 원고의 문장을 좀 다듬어야겠다는 말은 사실 글이 엉망이어서 완전히 다시 써야 한다는 뜻이다. 누군가가 선회하기로 했다고 말한다면 사실 완전히 엉망진창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어느 회사가 전략적인 대안을 찾기로 했다고 말한다면, 사실 이 사업을 매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것도 빨리.
- 내가 배운 교훈은 이렇다. 꿈을 현실로 만들 때 우리가 휘두를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무기 중 하나는 황소고집처럼 끈덕지게 밀고 나가는 일이다. 거절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업을 하다 보면 거절이 사실은 완전한 거절이 아닐 때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