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보고서
- 창의적 천재는 천진한 동시에 박식해서 원시적 상징은 물론 엄밀한 논리에도 능숙하다. 그는 보통 사람들보다 더 원시적이면서도 더 세련되고, 더 파괴적이면서도 더 건설적이며, 때로 미친 사람처럼 보이지만 확고한 분별력이 있다. (프랭크 배런, 심리학자)
- 영국 사회심리학자 그레이엄 월러스는 그의 저서 생각의 기술에서 창의성의 4단계 모델을 제시. 그는 저명한 발명가들과 창자자들에 관해 관찰하고 연구한 뒤. 창의적 과정이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고 설명
(1) 준비단계 : 창작자는 문제에 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
(2) 숙성단계 : 창작자의 무의식이 그 정보를 넘겨받아 아인슈타인이 연결놀이라고 부르는 과정을 수행하면서 생각을 숙성함
(3) 통찰단계 : 의식에 통찰이 만들어지는데, 이는 성공적인 연결이 자연스레 정점에 이를 때 일어남
(4) 검증단계 : 창작자가 통찰을 구체화해 그 가치를 다른 사람들과 소통함
창의적 과정이 이렇게 깔끔하다면 좋겠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심리학자들은 대부분 전통적인 4단계 모델이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데 동의한다.
- 창의적 작가들은 창작과정을 단계별로 접근하는 방식을 계속 거부한다는 점이 드러났고, 이는 글쓰기가 그다지 계획적이지 않을 가능성을 의미함. 또 다른 연구는 소설가가 종종 자신의 작업과정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글쓰기가 진행된다는 점을 강조. 작가는 자신이 움직이는 방향에 대한 감각을 서서히 획득하면서 점차 의도적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이 과정을 캘빈과 홉스를 그린 만화가 빌 워터슨은 이렇게 말했다. "사실, 우리는 대부분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서야 우리가 어디로 향하고 있었는지 알게 됩니다."
심리학자 딘 키스 사이먼턴은 예술, 과학, 인문학, 리더십 분야의 천재들의 과업을 연구한 후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다. 그는 에디슨의 창의적 성과에 대해 파고들었고, 천재들에게조차 창의적 과정은 어수선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 창의적인 사람은 두뇌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거나 비활성화하는 데 특히 능숙한 데 비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경향이 있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이처럼 겉으로 보기에 모순적 사고방식, 즉 인지적이면서도 감정적이고, 게획적이면서도 즉흥적 사고방식 사이를 오갈 수 있다. 신경학적 차원에서도 창의성은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 시게루는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실용적인 것은 무엇이든 놀이가 될 수 있습니다. 동물로서의 생존에 필요한 것 이상을 하는 것이 바로 놀이입니다."
- 사람은 어떤 삶을 살든, 마음의 비밀왕국에서 과거의 모습과 미래의 모습에 대한 환상을 만들어낸다. 사람들은 상상의 왕국으로 들어가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만든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 모두 그렇게 한다. (미셸 루트-번스타인)
- 1년 동안의 대화보다 한 시간의 놀이를 통해 사람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다. (플라톤)
- 영감이 찾아오면 의식적으로 생각하려고 하지 마라. 떠오르는 대로 흘러가고, 기다리고, 순응하라. (러디어드 키플링)
-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사람은 눈이 밝아질 것이다. 외부를 바라보는 사람은 꿈을 꾸지만, 내부를 바라보는 사람은 깨어난다. (칼 융)
- 1913년 융은 적극적인 상상이라는 창의적 시각화 기법을 제안. 이것은 공상에 주목함으로써 무의식적인 마음의 지혜를 활용해 의식적인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것이다. 융은 이 기법에 포함된 자유로운 시각화와 마음 방랑이 자신의 상황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해 당시 겪고 있던 정서적 문제를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무의식적인 마음과 의식적인 마음 사이의 소통을 초월적 기능이라고 불렀다. 마음이 의식의 안팎을 넘나들 수 있게 한다는 뜻에서 초월적이라는 것이다.
- 살기 위해 우뚝 선 적도 없는 사람이 쓰기 위해 앉아 있는 것이 얼마나 헛된 일인가. 다리가 움직일 때 비로소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헨리 데이비즈 소로)
- 세상에서 세상의 시류를 따라 살기는 쉽다. 고독하게 살면서 자기 뜻에 따라 살기는 쉽다. 하지만 위대한 사람은 군중 속에서 참으로 우아하게 고독의 독립성을 지키는 사람이다. (랠프 월도 에머슨)
- 우리는 예술가이자 인간으로서 일하고, 개인의 관심사를 개발한다. 이때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 혼자 있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역사를 공부하든, 낙서를 하든, 채권과 주식에 투자하든, 피아노를 연주하든, 정원을 가꾸든, 혼자서 몰두하는 취미와 개인적 열정은 삶의 의미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창의적인 사람은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재발견하고 정체성을 쇄신하고 세상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예술가의 작품은 경험이나 다른 사람과의 교류에서 영감을 받을 수도 있지만,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통찰력을 얻는 고독한 시간의 숙고에서 비롯된 결과물이기도 하다. 괴테가 표현한 대로, 인간은 사회 속에서 가르침을 받고, 오직 고독 속에서 영감을 받는다.
- 직관적인 사고는 신이 내린 선물이며, 합리적인 사고는 충실한 종이다. 우리가 만든 사회는 종을 떠받들고 신성한 선물은 잊어버렸다. (아인슈타인)
- 브래드버리는 25년간 사용한 타자기 위헤 '생각하지 말 것!'이라는 글귀를 써놓았다. 그가 74년 인터뷰에서 밝힌대로 "지성은 창의성을 크게 위협한다. ... 지성은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와 같은 자신의 기본적 진실에 천착하기보다 상황을 합리화하고 이유를 찾기 때문이다."
- 창의적인 무의식과 합리적 의식 사이에 놓인 긴장의 씨앗은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음. 고대 그리스인들은 아홉명의 뮤즈가 예술을 보호하고, 한낱 죽을 운명을 타고난 예술가들에게 창의적 영감을 준다고 믿음. 찾아오는 영감은 예술가 자신의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뮤즈의 선물이었다. 창의적 영감은 이성적이지도 구체적이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인간의 마음이 스스로 생각해내지 않은 아이디어를 어떻게 자기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본질적으로 인간은 어떻게 무에서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겠는가? 플라톤은 "서사시를 잘 쓰는 시인들은 결코 그 주제의 대가가 아니다. 그들은 영감을 받아 사로잡힌 존재들이다."라고 했다.
- 통찰은 우리가 사물을 이해하는 방식의 예기치 않은 변화입니다, 라고 게리 클라인은 말했따. "통찰은 예고없이 찾아옵니다. 일어날 것 같다고 생각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예기치 못한 것입니다. 마치 선물같이 느껴지고, 사실 그렇습니다."
통찰은 과학자들이 우주의 속성, 혹은 최소한 은하계의 속성에 대해 획기적 사실을 밝혀내는 힘이 되었다. 천문학자 윌리엄 윌슨 모건은 어느 날 밤하늘을 바라보며 별들의 구성을 무심히 관찰하다가 섬광같은 영감, 창의적인 직관이 분출하면서 은하의 나선구조를 발견. 획기적 발견이었다. 나중에 그는 이 아이디어를 자료와 수식으로 입증했고, 이 새로운 지식은 우주 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과학적으로 인식하는 데 초석이 되었다.
- 통찰은 무의식이 주는 선물과 같다. 우리의 무의식적 처리 시스템은 깜박이는 커서 앞에 앉아 해결책을 찾으려 힘겹게 애쓰는 일을 대신 수행한다. 인지신경과학자 존 코니어스와 마크 비먼이 지적하듯이, 우리는 통찰이 갑작스럽다고 느끼자만 일반적으로 그 이전에 엄청난 무의식적 정신활동을 겪는다. 해결책이 의식적 자각의 가장자리에 나타날 때의 느낌을 생각해보라. 별을 관측하다가 은하의 근본구조를 깨달았다는 직감이 드는 순간은 의식적 인지와 직관적 사고가 만나는 접점이다. 이러한 명확한 깨달음의 순간들은 깊은 무의식 아래에서 의식의 표면으로 솟아오른다. 연구에 따르면, 해결책에 가까워질수록 그로부터 느껴지는 온기가 꽤 안정적이고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다가 통찰의 순간에 극적으로 치솟는다.
학업성취도를 평가하는 표준화된 시검과 지능검사 등 학교에서 수행하는 시험은 대부분 주로 분석적이지만 삶의 문제는 대부분 통찰적 사고과정을 요구함. 심리학의 기초를 세운 윌리엄 제임스는 가치있는 문제를 찾아내는 능력을 지혜라고 불렀다. 마찬가지로 아인슈타인은 문제를 단순하고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문제의 해결책보다 훨씬 더 중요할 때가 많다고 했다.
- 가소성은 경험에 대한 개방성과 외향성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며, 도파민으 탐색동기의 원천이다. 진화론적으로 보면 이것이 타당한 이유를 이해하기 쉽다. 탐색욕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 불확실성 속에서 번영하는 능력은 모두 생존에 중요한 이점이 되기 때문.
그럼에도 경험에 대한 개방성과 외향성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외부적 보상에 고도로 민감하게 반응한 것과 강하게 관련되 성격인 외향성은 수다스러움, 사교성, 긍정적 감정, 확고한 자기주장, 흥분추구와 같은 특징으로 나타남.
외향적 사람은 대체로 초콜릿, 사회적 주목, 사회적 지위, 성적 파트너, 코카인 같은 원초적 욕구 보상을 찾고 추구할 가능성이 큼. 하지만 실제로 외향성에 중요한 도파민은 수많은 다른 인지적 측면과 강하게 연관된 뇌 영역의 신경돌기를 통해서도 분비된다.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높은 사람들은 욕구를 보상받을 가능성이 아니라 새로운 정보를 발견할 가능성을 통해 활력을 얻는다. 그들을 가장 흥분시키는 것은 지식을 탐색할 때 느끼는 전율이다.
이러한 인지적 탐색동기는 우리를 무언가에 몰두하게 만들고 활력을 높이며, 창의적 욕구에 영향을 미친다.
- 어떤 분야든 진정으로 창의적인 사람은 바로 이런 존재다. 비정상적일 정도로 인간적 차원 이상의 민감성을 타고난 사람이다. 그에게는 .... 살짝 건드리는 것이 강타이며, 소리는 소음이요, 불행은 비극이며 기쁨은 황홀경이며, 친구는 연인이요, 연인은 신이며, 실패는 곧 죽음이다. 아울러 이 지독할 정도로 예민한 유기체는 불가항력적으로 창조하고, 창조하고, 또 창조해야만 하는 존재다. 따라서 음악, 시, 책, 건축, 또는 의미있는 무언가를 창조하지 않으면 숨이 끊어지고 만다. 그는 창조해야 하고 창작물을 쏟아내야만 한다. 알 수 없는 이상한 내적 절박함을 따라 창조하지 않으면 그는 사실상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 (펄 벅)
- 사실 잃는 것과 얻는 것, 고통과 성장은 동시에 일어난다. 하지만 많은 예술가가 트라우마와 싸우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프랭크가 말한 대로 "고통의 의미를 발견하는 순간 고통은 더 이상 고통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았을 것이다. 창의적 작업은 이런 의미를 탐색하고 표현하는 길이 된다.
- 트라우마 생존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일컫는 핀란드어가 있다. 바로 시수다 시수는 지독한 역경을 맞서는 비범한 결단, 용기, 단호함을 말함. 최근 여러해 동안 핀란드 사회심리학자 에밀리아 라흐티는 시수를 과학적으로 연구했다. 라흐티는 시수가 이른바 행동적 사고방식, 즉 도전과제에 직면할 때 현재의 한계를 넘어 미래의 가능성을 볼 수 있게 해주는 흔들림없고 담대한 사고방식에 기여한다고 주장
- 창의적 천재들은 자신이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데도 어떻게 성공을 거둘까? 사이먼턴은 천재를 폭넓게 분석한 결과 천재들의 창의적 과정을 결정적으로 설명해주는 두가지 요인을 찾았다. 첫째, 창의적 천재들은 매우 다양한 아이디어와 프로젝트에 동시에 몰두한다. 둘째이자 아마도 더 중요한 요인은 그들이 엄청난 생산성을 보여준다는 점. 창작자들은 창작할 뿐이다. 계속해서 끊임없이. 실제로 사이먼턴은 창의적 아이디어의 질이 그 양와 비례한다는 것을 발견. 창작자가 아이디어를 더 많이 낼수록, 최종적으로 걸작을 내놓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