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클라우드 국가가 온다

dalai 2022. 4. 28. 20:18

- 사회계약은 근대 유럽의 발명품입니다. 과학기술과 진보의 주체가 된 인간은 신을 대신해 자신을 보호해줄 존재를 필요로 합니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에 내던져진 것이지요. 이 자연 상태의 무질서를 어떻게 극복하고 국가 체제 속에 안정을 추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사회계약이 탄생했습니다. 홉스는 '리바이어던'이라는 가상의 절대군주에게 개인의 권리 일부를 위탁해 자연 상태를 해소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홉스의 사회계약론은 절대왕정을 옹호한다고 비판받기도 합니다. 다만, 홉스는 군주의 권력이 신에 의해 태생적으로 부여된 것이 아니라, 사회계 약에 의해 국민에게 양도받은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반면 로크는 '통치론'에서 정부의 목적이 개인의 자연권을 안전하게 보장 하는 데 있다고 합니다. 로크는 재산권을 자연권으로 인식했습니다. 자연 상태의 인간이 사회계약을 체결하는 이유는 생명과 자유에 더해 재산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는 것이지요. 루소는 프랑스혁명을 거치며, 사회계약이 성숙한 인간사회를 만들기 위 한 기본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회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방식과 조건으로 사회계약을 만든다는 점에서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중시했습니다.
- 포퓰리즘은 대중 인민의 정치적 의지를 극대화하려는 사회운동의 성격을 지닙니다. 1920~40년대 경제 위기를 계기로 구포퓰리즘이 등장했는데 독 일 나치즘과 이탈리아 파시즘, 그리고 라틴아메리카의 민중주의가 이에 속합니다. 20세기 말 신자유주의의 글로벌 확산 속에 대두된 포스트 포퓰 리즘은 세계화, 초국가화, 시장화의 흐름에 대한 반발이라는 경향이 강합 니다. 기존의 민족/국민 국가 (nation-state)의 정치적 공동체 형태를 배타적 으로 유지하려는 경향을 가지기도 합니다. 포스트 포퓰리즘은 2016년 발생한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란?
최소 10만 대 서버를 운영하고 2만 2,500제곱미터 이상의 규모를 갖추고 있는 데이터센터를 지칭합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글 로벌 클라우드 기업 주도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가 크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네트워크 통신회사 시스코에 따르면, 2016년 전 세계 338개였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2021년 628개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 클라우드 국가를 가능하게 하는 6G 기술
앞으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서비스뿐만 아니라 3D 홀로그램을 이용한 확장현실(XR) 등 비대면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확산될 것입니다. 6G는 5G 이동통신보다 전송 속도가 50배 빠릅니다. 동시에 더 많은 기기를 안전하게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로 기기 연 결 역량입니다. 전 세계 사물인터넷(IoT) 장치는 2020년 기준 87억 개에서 2030년까지 3배 이상 254억 개로 증가할 것입니다.1 | 스마트폰을 넘어서 이제는 시계, 안경 등 이식 가능한 장치로 사람의 몸과 디바이스가 연결되어갑니다. 그럴수록 더 많은 기기가 안정적으로 연결 되어야 합니다. 5G는 1평방킬로미터당 100만 개의 장치를 연결하고 데이터 전송이 가능 한데, 6G는 1,000만 개의 장치 사용이 가능합니다." Ims에 불과한 5G의 지연시간을 6G는 10분의 1로 줄일 것입니다. 6G의 안정성도 5G보다 1만 배 높아 끊기지 않고 빠른 연결이 가능해집니다.
- 디지털 노마드는 클라우드 국가의 주역이 될 것입니다. 앞에서 클라우드 국가는 네트워크 국가라고 정의했습니다. 개인이 네트워크의 생산자이자 소비자인 동시에 의사결정자가 되는 것입니다. 디지털 노마드는 평등한 네트워크 관계를 선호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이들 에게 권위는 중요하지 않으며 합리적인 관계와 판단을 따릅니다. 그렇게 더 나은 시스템과 혁신적인 모델로 빠르고 유연하게 이동하는 것이 일상인 사람들입니다.
개인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디지털 노마드의 성격은 클라우드 국가 의 이상과 일치합니다. 디지털 노마드는 클라우드 국가의 시민으로서 적극적으로 개인의 목소리를 내고, 클라우드 국가는 이들의 의견을 수렴해 더 자유롭고 유연한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관계는 마치 플라이휠(Mywheel)처럼 지속적인 선순환 작용을 할 것입니다. 디지털 노마드족과 클라우드 국가는 디지털 창세기의 새로운 사회계약 주체가 될 것입니다. 디지털 노마드는 전통 국가가 클라우드 국가로 전환하는 데 촉매 역할을 할 것입니다. 정착민이 대다수인 전통 국가는 혁신 동력이 부족합니다. 국가 입장에서는 언제 떠날지 모르는 디지털 노마드가 미덥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세계적인 저성장 시대에 디지털 노마드의 유입은 거의 유일한 혁신 동력입니다. 이 역시 플라이휠 모델을 따라 '디지털 노마드 유입 →혁신 동력 클라우드 국가 성장'이라는 선순환 을 일으킬 것입니다. 따라서 디지털 노마드는 클라우드 사회를 유연 하게 만드는 데도, 클라우드 국가의 혁신을 이끄는 데도 필수적인 요 소입니다.
디지털 기술과 가상세계에 대한 익숙함을 넘어, 블록체인 커뮤니티 는 이제 가상 경제를 창조해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는 그들이 이동 하는 국가에 가상 경제의 제약을 풀라고 요구할 뿐 아니라, 그 나라의 가상 경제를 더 발전시킬 것입니다. 만약 이를 제한하는 국가라면, 디 지털 노마드의 선택을 받지 못해 가상 경제라는 신세기 금광을 캐지 못하겠지요.
- 이처럼 클라우드 국가로 전환하지 않으면 디지털 노마드의 외면을 받아 도태될 것입니다. 디지털 노마드는 이동성을 무기로 언제든 떠 날 수 있으니까요. 물론, 디지털 노마드는 어차피 끊임없이 방랑합니 다. 하지만 디지털 노마드의 지속적인 유입 선순환은 클라우드 국가 에 다양성이라는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다양성이 디지털 노마드의 주 체적인 성격과 결합하면 시민 개개인이 국가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는 클라우드 국가를 완성할 것입니다.
- 현실과 가상세계의 공론장을 연결하는 플랫폼 정부
클라우드 정부는 어떤 형태로 등장할까요? 앞으로 디지털 트윈에서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것처럼 클라우드 상에서 정책을 실험해 부 작용을 최소한 후, 그 정책을 현실에 도입할 것입니다. 클라우드 국가는 공론장으로서 국토의 3D 혹은 4D 모델로 해결이 가능한 환경과 교통 문제뿐만 아니라 삶의 모든 이슈의 정책 토론장과 실험실이 될 것 입니다. 이미 광화문 앞에서 시작된 홀로그램 시위나 가상세계에서 의 대선캠프 출범도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보고를 위한 온라인 공청회가 아닌 시민들이 주인이 되는 가상공간에서의 공청회도 가능 할 것입니다. 이제 정부는 현실 세상과 가상세계의 공론장을 연결하 는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플랫폼 정부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2011년 팀 오라일 리가 정부 형태로서 플랫폼 정부 (Govemment as a Platform)'를 주창했습니다. 정부들이 이 개념을 도입해 국가 행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도 입, 공공 서비스의 디지털화, 전자정부 등 다르게 해석했지만, 정부가 플랫폼으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이 이제 형성되어가고 있습니다. 세 계 어디를 가든 클라우드 국가의 일원이 될 수 있고, 동시에 세계시민 누구든 클라우드 국가의 일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에스토니아의 전자영주권을 얻으면, 가상공간에서 에스토니아 기업으로 창업도 가능하고 에스토니아 기업과 동일하게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에스토니아는 EU 회원국입니다. 전자영주권을 받고 창업한 기업은 동일하게 EU에서 에스토니아 기업으로서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자영주권은 현실세계의 취업비자, 영주권, 시민권과는 다릅니다. 전자영주권은 취업비자나 실제 영주권을 대신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국적(시민권)을 부여받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창업을 하 면 에스토니아 기업으로서 대우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특별한 제도 입니다. 전자영주권을 가진 외국 기업이 받는 가장 눈에 띄는 혜택은 EU 회권국 기업으로 인정되는 것입니다. 가상세계의 제도가 현실세 계로 확장되는 것이죠. 전자영주권은 비록 영주권이나 취업·창업비 자는 아니지만, EU에서 사업을 하고자 하는 기업에게는 확실히 매력 적입니다. 에스토니아 기업으로 인정되는 만큼, 에스토니아 정부의 보호도 받지요.
에스토니아가 이런 놀라운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 마디로 가상공간을 통해 경제 영토를 넓혀보자는 것입니다. 에스토니 아는 인구 132만 명의 작은 국가입니다. 수원시 인구 120만 명보다 조 금 많은 정도이지요. 인구의 한계는 곧 시장의 한계입니다. 어떤 기업 이든 일정 수준의 소비시장이 있어야만 생존이 가능합니다. 인구가 적은 나라는 기업 성장에 상당한 한계를 갖게 됩니다. 에스토니아는 가상세계를 통해 이를 극복해보려 한 것 같습니다. 전자영주권 제도 는 에스토니아의 노력에 실제로 응답합니다. 조사에 따르면, 전자영 주권 제도를 비롯한 에스토니아의 전자정부 혁신이 매년 실질 국내총 생산의 약 2퍼센트에 달하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한다고 합니다. 이게 끝이 아닐 것입니다. 가상 경제가 폭발적으로 확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상 경제가 활성화되면 에스토니아 전자영주권의 가치는 본격적으로 빛을 발할 것입니다.
- 가상 시민권은 우리나라에 도움이 될까요? 한마디로 '그렇다' 입니다. 경제 영토를 확장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에스토니아가 전자영주 권을 도입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상 시민권은 기업 시민만을 위한 제도보다 범위가 넓으므로 더 다양한 실체적,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바로 FTA 확대 효과입니다. 이미 FTA를 체결한 국가는 물론, 아직 체결하지 못 한 나라에서도 가상 기업과 가상 노동자들을 영입해 사실상의 무역거 래가 활성화될 것이 분명합니다. 가상세계를 통해 한국의 시장을 확장할 것입니다. 한국 기업에게는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까지 시장을 넓힌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국가 간 체결된 FTA 만큼은 못 하겠지만 말입니다. 한국의 노동시장이 확대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가상 기업이 한국에 서 사업하기 위해서는 가상세계 플랫폼만으로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최소한의 한국인 고용이 불가피합니다. 결과적으로 가상 기업을 통해 한국인들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입니다.
- 가상 노동자는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대한 하나의 방책이 될 수 있습니다. 가상 경제를 통해 한국 기업이 가상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다면, 실질적인 노동력 수입 효과를 볼 수도 있지요. 외국에 산재하는 전문기술 인력들을 한국 경제로 편입하는 효과도 있을 것입니다. 가 상 시민권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는 가상 경제가 얼마나 활성화되느냐 에 따라 그 크기가 달라질 것입니다. 물론 생각지 못한 부작용과 문제 점들을 드러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혁신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진정한 혁신은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까지 포 함합니다. 가상 시민권 도입이 가상세계를 선점하는 지름길이 되기를 기대해봅시다.
- 인터넷 베이스의 이커머스는 가상세계 플랫폼을 통해 면대면(fice-toface) 거래와 같은 모습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가상현실 기술이 단순히 거래 형식만 조금 업그레이드한 수준에 그친다면, 또 하나의 값비싼 도구에 불과할 것이며, 그리 큰 변화도 일으키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가상거래 플랫폼이 블록체인 기술에 의해 뒷받침되면 지금의 이커머스를 뛰어넘는 거래 혁신이 가능할 것입니다. 비대면 거래 에서 가장 큰 난관은 여전히 정보 비대칭입니다. 스마트폰 화면에 보이는 상품의 진실성은 무엇으로 담보할 것인가. 현재의 이커머스 플 랫폼이 이를 보장하는 방법은 여전히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블록 체인 기술로 뒷받침되는 가상 플랫폼은 정보 비대칭 문제를 획기적으 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바로 상품 정보(생산자, 재료 원산지, 유통기한 등)를 NFT로 가상자산화함으로써 해결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상품 정보의 토큰화는 가짜 상품 거래를 원천 차단할 가능성이 있 습니다. 이미 많은 기업이 자사 제품 정보를 토큰화하고 이를 물리적 제품과 연결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나이키가 대 표적 사례입니다. 나이키는 운동화의 소유권을 추적하고 정품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소비자가 한 켤레의 운동화를 구매하면 해당 운동 화에 고유 인식표를 부여한 뒤 이를 NFT에 담는 기술을 활용하고 있 습니다. 그리고 이 기술을 적용한 상품에 크립토킥스(Cryptokicks)라는 브 랜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NFT에 기반한 정품인증 기능은 가짜 상 품 유통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기술을 폭넓게 활용한다 면, 해외에서 한국 상품을 도용하는 '나쁜 시장의 질서를 기업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지요.
- 블록체인과 결합한 가상현실이 새로운 문명 창조
디지털 경제의 한계는 중앙화와 집중화를 심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나의 운영자가 다른 경쟁자를 모두 제거해버리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불안감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존재했습니다. 디지털 혁명이 새로운 경제성장과 문명을 창조할 잠재력이 있음에도 은근한 저항을 불러오는 것도, 디지털 경제가 가진 '누아르적 속성 때문입니다.
가상 경제와 블록체인 기술의 결합은 탈중앙화·분권화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일정한 규칙에 따라 모두가 참여하고 함께 결정하면서도 시스템의 통합성, 효율성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점은 매우 매력적입니다. 이러한 모형이 사회 단체 또는 국가 운영에도 폭넓게 적용될 수 있다면 사회, 정치 질서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수도 있습니다. 모두가 같은 자격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한다는 의미에서 직접 민주주의'가 디지털로 실현될 수 있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사회의 공동선을 실현하기 위한 규범을 만드는 과정에 모두가 참여하고, '누구도 압도하지 못한다(non-dominance)'는 원리를 지킨다면, '공화주의의 온전한 모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화주의와 디지털 기술의 만남, 즉 '디지털 공화주의'가 클라우드 국가의 새로운 정치 원리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 디파이(DeFi) = 탈중앙화(Decentralize)+금융(Fiance)
** 탈중앙화된 금융 시스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분산된 네트워크를 통해 중앙기관의 통제를 받지 않는 금융 생태계. - 디파이의 핵심 원칙: 상호 운용성 및 오픈소스, 접근성 및 재정적인 포용, 재정 투명성.
** 기존 금융 체계와 다른 점 
* 은행, 증권사, 카드사가 없어도 인터넷 연결만 되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음. 
* 디파이는 거래 기록을 특정인이 임의로 삭제할 수 없고, 자유로운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장점이 있으나, 확장성 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음. 그러나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급성장해서 금융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전망.
- 문제는 인공지능이 어떤 알고리즘으로 특정한 결론에 이르는지 그 속을 좀체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인공지능이 블랙박스의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우리는 인공지능이 잘못된 판단을 내려도 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습니다. 어디가 잘못됐는지 알아야 개선을 하고 다시는 같은 오류가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를 할 텐데, 최종 결 과만을 보여주니 답답할 뿐입니다.  알고리즘은 절대 선善)이 아니며 인간의 어리석음을 답습할 뿐이 라는 걸 알면서도, 그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다는 사실이 우리를 두 렵게 합니다. 인류는 삶의 통제권을 알고리즘에게 온전히 내맡길 수 있을까요? AI에게 모든 판단을 맡기기 전에, 그 안에서 돌아가는 알 고리즘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만들었는지 먼저 의문을 제기할 필요 가 있습니다. AI에게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내기보다는, AI 역시 틀 릴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겠죠. 그러지 않는다면 인류는 거대 권 력으로 커지는 AI에게 “아니오”라고 외치지도 못한 채 잘못된 알고 리즘의 대가를 치러야 할지도 모릅니다.
-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주는 휴먼 클라우드
휴먼 클라우드의 가치는 단지 ‘프리랜서를 위한 온라인 시장에 머물지 않습니다. 휴먼 클라우드는 인력 수요자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 해 4가지 유형으로 진화했습니다. 인력 수요자와 공급자를 단순히 연결해주는 촉진자 유형이 있고, 공급자의 질을 보증하고 업무 과정 을 관리하는 관리자 유형이 있습니다. 분절된 단순 업무들을 모아주 는 애그리에이터 유형, 그리고 디자인이나 연구물처럼 전문성이 필요하고 결과물에 대해 구체적인 청사진이 없을 경우 다수의 공급자 를 참여시키는 중재자 유형의 클라우드도 있습니다.
- 나를 능숙하게 상품화해야 하는 압박의 시대
클라우드 내에서는 회사의 직함 뒤에 숨거나 동료의 업적에 슬쩍 올라타는 공짜 점심을 기대하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만큼 자신이 하는 일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누가 얼마만큼의 기여를 했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죠. 불필요한 사내 정치에 휘둘리지 않아도 되고, 성과를 다른 사람에게 빼앗겨 억울할 일도 없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지역이나 국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찾아서 할 수 있다는 것이죠. 클라우드 세상에서 뜻이 맞는 사 람들과 만나 멋진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인생 경험을 쌓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클라우드의 투명성에는 개인들이 자신을 잘 상품화하고 알려야 한다는 압박감이 숨겨져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신계급 사회 의 상부를 차지하는 플랫폼 스타가 되기 위해 만인의 투쟁이 벌어지는 것이죠. 이미 다양한 플랫폼에 자신을 진열하는 데 익숙한 젊은 세대들이 기존 세대보다 훨씬 큰 불안감으로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이들은 기존 세대보다 달성하기 더 어려 운 기준을 세우고 거기에 자신을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완벽주의를 추구하며 다른 사람이 자신 을 평가하는 데 매우 예민합니다. 클라우드 노동이 보편화한다면 고 객이나 함께 일한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평판이 생계에 막대한 영향 을 미칩니다. 클라우드 시장에서 자멸적 무한경쟁에 빠지지 않으면서 일을 통해 인생의 경험을 만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요?
- 고용주들 역시 클라우드가 만들어내는 노동 혁신이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원하는 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문가를 찾아내는 게 이전보다 자유롭고, 더 나은 결과물을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사고방식을 유지한 채 클라우드에 기대어 조직을 운영 한다면 예상치 못한 리스크와 마주할 수 있습니다. 우선 지적재산 관련 위험성이 커집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회사의 중요한 정보에 접근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에 따라, 직무에 따라 기업의 지적재산이 침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의 기업처럼 고정된 인력이 장기간 근속하는 방식이 아니라, 프로젝트에 따라 가상의 노동자들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나가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윤리 교육이나 회사 규정을 주지시키는 데 더 큰 비용이 들 것입니다. 새로운 고용 방식에 맞게 업무를 분화하고 단계별 로 관리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합니다.
지적재산 리스크나 윤리 규정은 기업만 떠안는 리스크는 아닙니 다. 오늘날 노동의 수요자는 대부분 기업들이지만, 클라우드 국가에 서는 노동의 공급자가 동시에 수요자로 일하는 세상이 펼쳐집니다. 따라서 모든 사람에게 높은 수준의 인력 관리 역량이 필요합니다.
- 데이터 쓰나미가 전기가 되어 몰려온다. 
이미 2017년 가디언지에 “데이터 쓰나미가 2025년 세계 전기의 20퍼센트를 잠식할 것이다”라는 경고 기사가 실렸는데요. 이 기사는 데이터 쓰나미가 10년 안에 전 세계 CO2 배출의 3.5퍼센트, 2040년 에는 14퍼센트를 배출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지요. 인터 넷으로 연결된 수십억 개의 기기가 막대한 전기 소모와 함께 기후변 화도 앞당긴다는 암울한 예측입니다. 이 기사가 인용하는 스웨덴 학자 앤더스 안드레에 따르면, 데 이터 트랙픽으로 인해 산업계에서 사용하는 전기는 2017년 한 해 200~300TWh에 달합니다. 이는 한울원자력발전소 5~6기의 연간 발 전량, 서울 같은 도시 500여 개의 전력 소비량에 맞먹는 양입니다. 그런데 전력 소비가 2017년과 같이 매년 20퍼센트씩 증가할 경우, 2025년에는 1,200~3,000TWh로 무려 10배 이상 늘어난다는 것이지 요. 한마디로 2025년이 되면 현재 세계 전기 소비 1~3위 국가인 미 국, 중국, 인도에 이은 4위 규모의 국가가 하나 더 생기는 셈입니다.
전기 소비가 급증함에 따라 기후에 미치는 영향도 엄청난데요. 2025년이 되면 다른 기기들은 다 제쳐놓고 데이터센터들이 뿜어대 는 CO2만 1.8기가 톤으로 전 세계의 3.2퍼센트에 달하게 된다는군 요. 만약 2030년이 되면 데이터센터가 쓰는 전기만 해도 세계 전기 소비량의 13퍼센트에 달한다는 화웨이의 예측이 맞다면, 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2021년이 닥치고 보니, 2017년에 예측한 것보다 상황 이 훨씬 심각해졌습니다. 2017년 미국의 컨설팅 회사 가트너의 예측에 따르면, 2020년까지 인터넷으로 연결될 기기는 204억 개였습니다. 2021년 한 해에만 추가로 설치되는 기기가 350억 개로, 2021년 말에는 전 세계에 총 460억 개가 깔리게 됩니다."
2017년 예측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데이터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 는 셈이지요. 2021년 업데이트 예측을 보면, 2030년에는 IoT 기기 1,250억 개가 전 세계에 설치됩니다. 게다가 이제 통신망이 5G로 전 격 교체될 텐데요. 5G는 '전기 먹는 하마'로 전력 소모량이 LTE보다 3.5배 많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심지어 환경에 대한 악영향도 더 심 해질 것 같습니다. 5G는 직진성이 높고 도달 범위가 짧은 주파수의 특성상 LTE보다 2배 이상 더 많은 기지국 설치가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 시놉티콘
노르웨이의 범죄심리학자 토머스 매티슨이 고안한 개념입니다. 다수의 국민이 소수의 권력자를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감시한다는 의미입니다. 정보 파놉티콘과 달리 정보 시놉티콘(synopticon)은 권력자와 대중이 동시에 서로를 보고 감시하는 쌍방향 메커니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