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위는 인정을 기반으로 합니다. 수용자가 인정하지 않으면 권위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권위를 유지하려는 사람도, 권위를 찾는 사람도 원하는 것은 합당한 인정입니다. 정당한 인정이 권위의 출발점입니다.

- 새로운 시대의 개인들은 국가가 아니라 자기만의 세계관을 선택해서 살기를 원합니다. 답답한 현실속의 나보다 내가 원하는 세계관 속 자아를 진짜 자신이라 느끼기도 합니다. 물리적 현실의 나와 상상의 세계속 나의 유격이 너무 클 때 분열이 일어나고 길을 잃기도 합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국가주의 세계관에만 머무른 시각으로는 여러 세계관을 동시에 가진 복수의 정체성을 가진 핵개인들과 소통할 수 없습니다.

- 서양의 개인주의가 인간다움, 인본주의의 연장선에서 발현되었다면, 한국의 개인주의는 권위주의의 반대역학으로 돌출됨. 95년 한 신문기사를 보면 개인주의의 팽배로 사회붕괴 우려라는 문장이 나옴. 그 기사에 따르면 당시 개인주의자는 악당의 다른 표현이었다. 20여년이 지나 우리는 이제 건강한 개인주의가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논의를 자연스레 나누고 있다.
이 모든게 결국 역학의 변화임. 더 선진화된 것이 아니라 개인이 힘을 더 갖게 된 것 뿐이다. 집단으로 작동하던 생산 모둠의 집합 시스템이 개인 중심의 플랫폼 사회로 바뀌면서 기성세대가 생각을 수정하기도 전에 갑자기 힘의 흐름이 바뀐 것. 굴뚝 산업이 IT산업으로 전환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커지게 된 것과 같다.

- 문제해결 1.0은 내가 문제를 정의하고 전문가가 해결을 도와주는 것.
문제해결 2.0은 내가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에 필요한 것을 파악해서 직접 해결하는 것.
문제해결 3.0은 내가 문제를 제기하고 AI가 문제인식과 정의, 해결을 도와주는 것.
생성형 AI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세번째 단계인 3.0에 주목함. 가장 큰 시장은 '문제를 정의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해결책을 제공해 주는 시장'임. 가령 1.0은 어떤 분쟁이 생겼을 때 증거를 수집 한 후 변호사에게 의뢰하는 행위. 2.0은 세법을 다 이해한 다음 그것을 기반으로 가장 합리적으로 신고하는 행위. 3.0은 '그냥 세무사에게 물어보자'임. AI가 3.0 시장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그 순간부터 정보의 비대칭성이 무력화됨.

- 결국 개인의 유동성과 조직의 역동성은 같은 이야기. 역동성이 커지기 시작하면 권위가 액상화됨. 몸값에 거품처럼 끼여 있던 충성도도 빠짐. 실제로 최근에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의 조직도에 변화가 보인다. 전업 관리자가 사라지고 있다. 전통적 관료제 모델은 현업에서 업무를 배우며 생기는 오류나 미숙함을 경험있는 관리자가 교정해 주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처음부터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조직에 들어옴. 기업들도 공개채용이 아닌 인재영입으로 구성원을 찾는 형식을 바꾸고 있다. 영미권에서는 이미 영입업무를 당하는 팀의 명칭이 탤런트 애쿼지션으로 변모. 언어가 바뀌는 것은 실제로 문화와 규칙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입이후의 교육과 양성에 관한 일을 하던 인재육성팀이나 인재개발팀도 역할과 명칭을 고민하기 시작해야 함. 처음부터 영입한 구성원이 인재라면 육성과 개발은 의미를 갖지 못할 수도 있다.

- 다양한 조직문화와 보상체계가 혼재하지만 방향성은 분명함
관리와 위계는 효력을 다했다.
피드백 공동체를 만들어 서로 도움을 주고 받아야 한다.

- 중요한 것은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려는 의지. 굴레처럼 보였던 현실에서 언제든 이탈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서로가 언제든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가능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할 때 더 나은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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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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