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발상법

- 천왕성과 해왕성의 사례는 새로운 관측결과가 초래한 위기를 어떻게 더 큰 성공으로 바꾸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 만일 과학자들이 모두 철저한 귀납주의자였다면 천왕성의 궤도를 관측한 결과를 보고 즉시 뉴턴역학을 폐기한 채 새로운 대안이론이 나오기를 기다렸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그런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 1840년대면 프린키피아가 출간된 지 150년도 더 지난 때여서 뉴턴역학의 성공사례가 충분히 많이 축적되어 었었다. 설령 뉴턴역학이 완벽한 이론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현상 한두 개 때문에 쉽게 뉴턴역학의 모든 체계를 내다버리진 않는다. 토머스 쿤의 말을 빌리자면 뉴턴역학은 하나의 훌륭한 패러다임이다. 구조로서의 패러다임은 한두번의 외풍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패러다임은 과학자 집단이 과학활동을 하는 방식 자체를 규정하기 때문이다. 

- 과학은 지난날의 과학적 유산에는 대단히 보수적인 집착과 포용력을 보이지만 비과학에 대해서는 조금의 자비도 없다. 한때 과학으로 여겨졌으나 틀린 것으로 판명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과학은 지킬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확실하게 지키지만 그럴 가치가 없는 것은 가차없이 폐기한다. 이런 면에서도 과학은 가장 보수적이면서 가장 혁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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