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음에도 창업 당시의 DNA가 가장 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독특한 조직문화를 보유한 회사로 유명하다. 그 의미가 뭔지, 그리고 왜 창업 DNA를 유지하려고 하는지, 나는 이 렇게 설명한다.
메타의 조직문화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자율과 책임'이 뒷받침된 '인간중심people-centric'의 문화다. 메타의 미션, 즉 존재 이유는 회사 설립 후 지금까지 딱 한 번 바뀌었다. 페이스북 시절에는 "To give people the power to share and make the world more open and connected(사람들에게 공유의 힘을 제공하여 세계를 보다 개방되고 연결되게 한다)."였고 지금은 "give people the power to build community and bring the world closer together(사람들에게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세상을 더 가깝게 만들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이다. 이 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사람들에게 ~한 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메타는 늘 이상적인 비전과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을 미션으로 삼아왔다. 이는 메타가 출시하 는 제품뿐 아니라 회사 내 문화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메타는 모든 직원들이 일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자율적인 환경을 마련하는 데 노 력을 아끼지 않는다. 이러한 자율적인 업무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그저 듣기 좋은 소리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개인의 만족과 회사의 성과에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자율적인 업무 방식을 성공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보았다. 모두에게 기회를 주고 그 결과에 따른 책임을 강조하면서 메타는 지금까지 이 문화를 이상적 인 방향으로 유지해왔다.

-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데이터를 단지 '숫자'라고 오해 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데이터는 시장 데이터 market insights, 다양한 형 태의 실험을 통한 가설 증명usable data, 그리고 사람들의 반응과 감정 을 측정할 수 있는 질적 데이터 qualitative data까지 모든 것을 포함하는 용어다. 팀은 이렇게 이미 알고 있는 known 수집 가능한 데이터와 실 험 등을 통해 찾아야 하는unknown 데이터를 분류해 프로젝트에 대한 확신을 조금씩 높여가야 한다. 즉, 기존 리서치 데이터 확보하기, 가 설 세우기, 가설을 증명할 베타테스트(실험) 내용 옵션 설계하기, 시 제품 론칭하기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
- 보통 프로젝트 시작 시, 그 성공률을 측정하는 데 어느 정도의 가설 증명이 필요한지 미리 기대치를 정해놓고 그것을 목표로 잡는다.
만약 진행하는 중간에 그 기본 가설이 증명되지 않는다면 과감히 프 로젝트를 접어야 한다.

- 서로 합의한 임팩트를 계속 확인하며 업무를 진행한다
프로젝트를 작은 규모로 시작해 빠르게 키워나가다 보면 그 과정 에서 최종 목적지나 프로젝트의 존재 이유를 잊어버리기 십상이다. 그래서 프로젝트에 관한 소통은 가급적 행위action보다는 결과impact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다시 말해 결과에 대한 기대치를 끊임없이 상 기시키면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예를 들면 '우리 팀은 ○○라는 일 을 할 것이다' 대신 'ᄋᄋ를 하여 스스라는 결과를 가져오도록 한다' 라고 소통하는 것이다. 그래야 어떤 일에 필요 이상으로 집중하거 나 딴 길로 새 비효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결과가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에 대한 합의가 먼저 이루어지면 자 연스럽게 행위는 결과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되고 당연히 어떤 일을 할지에 대한 결정도 더 쉬워진다.

- 장애물을 객관화하는 법
장애물이란 말이 조금 부정적으로 다가와서 이 표현을 사용하기가 꺼려질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장애물에 관해 소통하는 방법을 조금만 배운다면 직 원들 간의 갈등도 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내용이지만 A를 B처럼 바 꿔서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도록 하자.
A: “저 디자이너가 파일을 안 줘서 내가 업무를 못하게 됐다."
B: "이 업무는 그 파일이 없어서 현재 진행할 수 없는 상태다. 업무 진전을 위해선 그 파일이 필요하다."
'피해자' 혹은 '가해자'의 프레임을 버리고 객관적으로 해당 업무를 성공시키 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뚜렷하게 전달하자. 그래야 듣는 사람도 자 신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 수 있다.

- 좋은 아이디어는 어디서든 나오고 그렇기 때 문에 메타의 리더들은 모두의 아이디어를 궁금해한다. 다만 많은 직 원들이 용기를 내지 못할 뿐이다. 이럴 때 팀장의 '요술봉' 질문 한마 디가 불가능해 보였던 것들을 현실로 바꿔줄 수 있다.
나 역시 팀장이 된 후 이 질문을 꽤 많이 썼다. 디자인 콘셉트뿐만 아니라 커리어 상담에도 자주 사용해서 '이 세상 모든 것이 가능하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그려보도록 했다. 리더의 지시와 방향 을 기다리는 데 익숙해져 있는 새로운 팀원들에게 이 질문을 던지면 처음엔 그날의 나처럼 눈이 휘둥그레지며 당황하겠지만 결국엔 자 신의 생각을 잘 정리해서 가져온다.
이 질문을 던지는 목적은 요술봉처럼 모든 것을 이뤄주기 위함이 아니다. 그보다는 '기회'를 마련해줌으로써 직원들이 완성된 시나리 오perfect scenario를 떠올리고, 이를 리더와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 하기 위함이다. 그 아이디어들을 생각해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과 정을 통해 직원들은 한층 더 성장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자신의 아이 디어를 머릿속에서 끄집어내어 공유함으로써 어떤 결과가 나오든 만 족하고 행복해한다. 나는 이 시나리오를 놓고 직원들과 솔직한 대화 를 나누면서 그들의 실력과 가치관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고 그 과 정에서 정말 생각지도 못한 신선한 아이디어를 발굴해내기도 했다.

- 피드백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히 문제점을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회사건, 제품이건, 사람이건) 어떻게 하면 더 큰 임팩트를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제안'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메타에서는 약점weakness 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대신 성장 영역 growth area 이라는 말을 써서 모 든 피드백을 성장의 기회와 수단이라고 여긴다.

- 좋은 피드백의 다섯 가지 원칙
피드백 컬처가 활성화되었다는 말은 앞에서 언급한 모든 종류의 피드백이 다음과 같은 원칙으로 공유됐음을 의미한다.
*투명성Transparent 내용에 솔직함과 진정성이 있다.
*시의성Timely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고(기억이 생생할 때) 전달한다.
*공정성 Fair 편견 없이 공정하다.
*친절함 Kind 상대방을 배려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 있다.
*실행가능성Actionable 문제점뿐 아니라 해결에 대한 제안이 함께 담겨 있다.

- 메타에 들어가고 첫 한 달 동안 내가 제일 많이 한 일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다. 업무 시간의 거의 80퍼센트를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보냈고 나머지 20퍼센트 시간에 회사의 제품 및 서비스 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곤 했다. 새로운 팀에 합류할 때마다 매번 그 랬는데, 이건 내 방식이라기보다 회사의 방침이었다. 메타는 새로운 직원이 들어오면 좀 지나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을 충분히 갖도록 한다. 그만큼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중요한 일이라는 의미다.

- 임팩트 위주로 피드백한다
많은 사람들이 피드백을 줄 때 아무개가 무엇을 한다'는 식으로, 즉 행동 위주로 피드백을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임팩트에 포커 스를 맞춰 피드백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아무개의 어떠 한 행동(X) 때문에 어떠한 임팩트(Y)가 생긴다. 그러므로 그러한 결 과가 생기지 않도록 이러저러한 다른 행동(Z)을 할 것을 추천한다'라 는 식으로 말이다. 이렇게 '결과'를 분명히 짚고 넘어간 다음 그 결과 를 변화시키기 위한 '방법'을 함께 이야기해주는 것이 좋다.
어떤 행동뿐만 아니라 업무에 관한 피드백을 줄 때도 마찬가지 다. X 디자인은 Y의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그 결과 를 피하기 위해 디자인을 Z로 바꾸면 어떻겠는가'처럼 결과에 집중 해 모든 피드백을 주도록 한다.
- 사내 교육 피드백 잘하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수업이 존재하며 관리자들은 이러한 피드백 관련 수업들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했다. 내가 들었던 수업들은 이론적인 강의는 물론, 실제 상황 에 적용해보는 시뮬레이션 연습이 함께 이루어져 실제 현장에 서 훈련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HR팀에 대한 투자 메타는 HR팀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래야 리더들에게 피드백과 관련하여 적절한 때에 효과적으 로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종종 팀원들에게 어 려운 피드백을 전달해야 할 일이 생기면 HR팀의 도움을 많이 받곤 했다. 메타의 HR팀에는 아예 '직원 관계Employee Relations'를 담당하는 직책이 따로 있어서 직원 관리에 필요한 여러 가지 조언들을 준다. 다양한 피드백 사례를 통해 효과적인 피드백 전달 방법을 알려주고 때론 역할극처럼 상황을 시연하는 방식 으로 직접적인 코칭을 해주기도 한다.
*다양한 피드백 채널에 대한 교육: 피드백은 여러 채널을 통해 서로 다 른 형태로 전달될 수 있으며 채널에 따라 줄 수 있는 피드백의 종류도 각기 다르다. 메타는 어떤 채널에서 어떤 종류의 피드 백을 주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한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 했다.
*평등에 대한 교육: 관리자라면 내가 주는 피드백에 편견이 담겨 있진 않은지 늘 체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만약 편견이 있 음을 인지했다면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평등에 관한 다양한 수업을 듣는다. 메타에서는 모든 팀장들에게 매년 이러한 수업을 의무적으로 이수하게 했다.

- 직책을 세분화하지 않는다
메타의 직책 가운데 하나인 PM, 즉 프로덕트 매니저 Product Manager 를 예로 들어보자. 대부분의 실리콘밸리 회사에서는 흔히 프로덕트 전략을 짜는 책임자를 뜻하는 '프로덕트 매니저'와 기획 및 실행의 책임자를 일컫는 '프로젝트 매니저 Project Manager'가 세분화되어 따로 존재한다. 하지만 메타에서는 프로덕트 매니저를 일컫는 PM이 그 두 가지 일을 동시에 맡는다. 프로덕트 전략과 실행에 대한 책임이 모두 팀원에게 있어 굳이 직책을 분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로 디자인 직책을 살펴보자. 대부분의 IT 회사들이 '인 터랙션 디자인interaction design'과 '비주얼 디자인visual design'을 세분화해 서 나누는 반면, 메타에서는 '프로덕트 디자이너 product designer'가 그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한다. 모든 디자이너가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는 같 은 직책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연히 모든 디자이너에게 동등한 권한 과 책임이 있다.
- 이렇게 직책을 일반화함으로써 자신의 강점이나 선호도에 따라 공헌할 수 있는 부분을 조금 더 유연하게 정의할 기회를 주는 방식이 다. 예를 들어 한 팀에 디자이너가 두 명이 있으면 개인의 강점에 따 라 어떤 디자이너는 제품 전략이나 인터랙티브 디자인에 더 집중을 하고 다른 디자이너는 비주얼 부분에 더 집중을 할 수 있다. 공식적 으로는 둘 다 같은 책임이 있으니 개인의 선호도와 팀 구성원에 따라 자율적으로 역할을 정의하고 협업하라'는 것이 메타의 방식이다.
- 직책의 레벨을 공개하지 않는다
메타도 다른 글로벌 기업들처럼 IC3~7로 시스템상 직급 레벨이 존재한다(IC는 전문 영역을 가지고 근무하는 직군을 뜻한다. 책 서두의 '주요 용 어설명' 참고). 하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 사용하지는 않는다. 본 인과 팀장만이 서로의 레벨을 알 뿐이다. 시니어든 주니어든 모든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직책이 같고, 모든 소프트 엔지니어도 직책이 같다. 서로의 레벨을 모르는 상황에서 일하기 때문에 더더욱 모두의 의견을 같은 크기로 존중할 수 있는 것이다.
- 메타에서 PM은 의사결정자 decision maker가 아니라 사회자 facilitator에 가깝다. 최종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아닌 팀이 함께 좋은 결정을 잘 내릴 수 있도록 이끄는 사회자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팀장이 아이 디어를 내고 팀원들이 그것을 실행하도록 리드하는 것이 아니라, 팀 원 모두의 아이디어를 수집하여 그중에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그 절차를 리드하는 것이 PM의 책임이다. 그렇다고 PM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다거나 배제해도 된다는 뜻이냐 하면 그건 아니다. 다른 팀원의 의견과 같은 중요도를 지니며 같은 절차를 거쳐 선택되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말 그대로 팀 구성원 모두가 '동등flat'하다는 개 념이다.
상사의 개념도 마찬가지다. 메타에선 매니저 혹은 팀장이 '윗사람'이라는 개념보다는 파트너나 서포터라는 개념이 강하다. 애플 같 은 경우는 매니저가 과제의 방향을 지시하지만 메타의 매니저는 직 원 스스로 방향을 찾도록 피드백이나 다양한 옵션들을 제공한다. 표 현에 있어서도 사람을 '매니지한다'보다는 '서포트 한다'라고 말한 다. 물론 부하직원의 경력과 성과에 따라 이 관계는 조금 달라질 수 도 있다. 예를 들어 충분히 매니저가 될 만한 경력과 성과를 갖고 있 지만 자신의 선택에 따라 실무 영역에서 전문가로 활동하는 직원 (Senior IC)은 더욱 자율적으로 일하면서 매니저와 수평적인 파트너십 의 개념으로 일을 한다

- 좋은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이 커진다
플랫 컬처의 가장 큰 가치와 존재 이유는 절대적으로 더 좋은 해 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비유컨대 깔때기를 통해 걸러지지 않은 다양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수록 해결책을 찾을 확률도 높아 진다. 게다가 개인의 직책이나 레벨에 상관없이 관심사나 강점에 따 라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문제 해결에 열정 있 는 사람들이 스스로 뛰어드니 해결책을 찾겠다는 의지도 더 강한 것 이다.

- 우리는 모두 인간인지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암묵적인 편견 에 영향을 받거나 시각적인 부분들에 휩쓸려 타당하지 않은 의견을 옳다고 판단하기도 한다. 이런 실수를 피하기 위한 몇 가지 간단한 팁이 있다.
1 정보를 동등하게 제공하기 모두에게 같은 정보를 제공해서 아이 디어를 구상하고 의견을 정리할 기회를 보장한다.
2 충분한 준비 시간 주기 발표를 다소 어려워하는 사람은 그만큼 연 습 시간도 더 필요한 법이다. 모두에게 충분한 발표 준비의 시 간을 준다.
3 말보다 글 활용하기 회의에서 아이디어를 모아야 할 때, 그 자리 에서 말로 표현하기보다 서로 각자의 의견을 종이에 적을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그래야 직책과 경력에 눈치 보지 않고 모 든 사람의 의견을 동등하게 모을 수 있다.
4 쉬운 용어 쓰기 회사 내에서 최대한 전문용어와 줄임말을 사용 하지 않도록 한다. 신입사원과 기존 사원 간의 차이에서 오는 차별을 막고, 더 효율적으로 아이디어들을 논의할 수 있기 때 문이다(실제로 이 같은 이유로 일론 머스크의 회사들은 절대 줄임말을 쓰 지 않는다고 한다.)
5 경청 훈련하기 온전히 집중하여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것 은 생각보다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더더욱 평소에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경청 기술'을 훈련하며 의견을 끝까지 듣는 연습을 해야 한다.
6 무의식적인 편견에 빠지지 않도록 훈련하기 어떤 의견을 들었을 때 무의식적인 편견unintentional bias이 들어가지 않았는지 체크하는 습관을 기른다. '똑같은 말을 나이나 피부색이 다른 사람이 했 어도 나의 의견은 지금과 같았을까', '어려운 전문용어에 휩쓸 려 더 그럴싸하게 들린 건 아닐까' 등 자신의 편견을 다시 들여 다보는 과정을 거쳐보기 바란다. 특히 당신이 관리자라면 성 과에 대해 평가할 때 목소리 큰 사람에게 더 좋은 점수를 주고 있지는 않은지, 조용히 더 열심히 기여한 사람에게 낮은 점수 를 매기진 않았는지 점검하고 공정하게 평가하도록 신경 써야 한다.

- 모든 역할과 책임 옆에 반드시 이름을 적는다
업무와 역할을 표기한 R&R 문서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DRI 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 즉각 책임자의 이름이다. 모두에게 업무 참여의 기회가 있지만 결국 끝까지 과제의 완성과 성공을 책임질 한 사람을 정해놓아야 한다. 별 것 아닌 차이처럼 보이겠지만 이름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책임의 의미는 완전히 달라진다. 이름이 있어야 “이 과제가 실패하면 이 사람한테 책임이 있다."라는 뜻이 부여되고 반대로 “이 과제가 망하면 이 사람도 망한다."라는 해석이 되면서 직 접적인 평가와 연결이 되고 책임 구조가 강해진다.

- 최종 의사결정권자를 정해놓는다
팀 모두의 의견을 수집하고 결정을 하다 보면 종종 팀 내에서 의 견이 반반으로 갈리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미리 수습방안을 정해놓아야 한다. 단일팀 혹은 협업하는 팀들보다 더 높은 체계에 있는 상사에게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놓는 것이다. 뭔가 '윗사람에게 보고한다'라는 개념과 다르게 결정권을 팀 바깥으로 옮기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진정한 플랫 컬처를 위해 굳이 한 사람에게 최종 결정권을 주기 싫다면 동 전 뒤집기 등 다른 방법을 미리 합의해도 좋다.

- 가지치기와 관련해서 '적은 일을 더 잘하기' 다음으로 중요한 표현 한 가지 를 또 이야기하고 싶다. 영어로 'Rip the bandaids(반창고는 빨리 떼라)'라 는 표현인데 우리말로 '쇠뿔도 단김에 빼라'와 비슷한 맥락의 표현이다. 즉, 어려운 결정일수록 빨리 진행하라는 것이다. 내 상사 중 한 명에게 배운 표 현인데 어려운 결정을 앞두고 실제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열심히 시간과 에너지와 열정을 쏟은 프로젝트를 여기서 그만둬야 한다는 소식을 부하직 원에게 전해야 하는 리더의 마음은 늘 편치가 않다. 이를 두려워한 나머지 고민만 하다가 결정이 늦어질 수도 있는데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지체 되면서 그 시간에 소모되는 리더의 에너지도 상당하다. 부디 어려운 소식일 수록 빨리, 정확하게 전하고 직원을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리더십도 중요하다.

- 직급이 높아질수록 얼마나 큰 책임이 따르는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재미있 는 예가 있다. 메타에서 디자인 IC 레벨에 대한 기대치를 쉽게 설명하기 위 해 쓰는 은유법을 소개한다. 디자인 계통에서 흔히 쓰는 표현이지만 다른 부서에서도 비슷한 비유를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
*레벨 3의 기대치는 주어진 도형의 일부분에 색깔을 잘 칠하는 것이다.
*레벨 4는 주어진 도형 전체에 색깔을 잘 칠하는 것이다.
*레벨 5는 자신이 스스로 도형을 찾아서 전체에 색깔을 잘 칠하는 것이다. 
*레벨 6은 새로운 도형을 발명하는 것이다.
*레벨 7은 '도형'을 완전히 다시 정의하는 것redefine이다.
도형을 '업무 규모'라고 생각하면 각 레벨마다 얼마나 다른 기대치를 가지고 있는지 짐작이 될 것이다. 레벨 5부터 보통 '시니어'로 인정되며 레벨의 기 대치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레벨 7 이상은 정말 고난이도다). 이러한 높은 기대치에 적합한 책임을 맡기고, 그들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며, 매일매일 성공을 위해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 바로 관리자의 일이다.

- 강점의 종류에 이름을 붙여라
조직 전체가 서로의 강점을 쉽게 파악하고 업무에 활용할 수 있 도록 문서화한 '닉네임'을 정해놓으면 편하다. 메타에도 직책마다 그 분야의 강점을 분류한 닉네임들이 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들의 강 점을 일컫는 닉네임 중에는 비저너리 visionary, 시스템 싱커 system thinker, 장인 craftsman, PM 하이브리드PM hybrid, 제너럴리스트 generalist 등이 있었 고 그에 대한 설명도 문서로 잘 정리되어 있어서 쉽게 소통이 가능 했다. 예컨대 상사와 커리어 상담을 할 때나 프로젝트의 종류를 정 의할 때 혹은 직원 채용을 논의할 때 이를 유익하게 활용하곤 한다.
*비저너리: 기발한 장기 비전 콘셉트를 그리고 그것을 모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설득시키는 강점을 지닌 사람
*시스템 싱커: 남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시스템을 간단하게 정리하 여풀 수 있는 강점을 지닌 사람
*장인: 남들이 잘 못 보는 디테일에 집중해 프로덕트를 차별화하고 완성도 를 높이는 사람
*PM 하이브리드: 프로덕트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 그리고 팀을 리드할 수 있는 강점을 동시에 지닌 사람
*제너럴리스트: 한 가지 뚜렷한 역량이 아니라 여러 강점을 두루 지녀 상 황에 따라 적절한 강점을 골고루 발휘할 수 있는 사람
*스페셜리스트: 프로토타입, 애니메이션, 영상, 사운드 디자인 등 프로덕트 디자인에 필요한 한 가지 능력을 집중적으로 발휘하는 사람
- 자신의 강점을 찾고 그것을 조직의 방향과 일치시키는 일에는 관 리자와 임원들도 예외가 없다. 리더가 모든 분야를 두루 아는 제너 럴리스트가 되어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모든 면에서 뛰어난 '사기 캐 릭터'는 현실에 없는 법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땐 각 분야의 전문성 이 뛰어난 리더들이 모여 협업하는 조직의 성과가 더 좋다. 상급 관 리자와 임원들이라고 해서 무슨 획일적인 성장 경로가 있는 것은 아 니다. 그들도 모두 예외 없이 자신만의 역량을 발휘해서 최고의 강 점을 가진 리더들의 팀을 설립해야 한다. 메타에서는 흔히 리더들의 임무를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나눴다.
*비저너리visionary: 어떤 비전이든 간단하고 뚜렷하게 정리하여 모두가 이해하고 동의하게끔 스토리텔링하는 리더
*오퍼레이터operator: 어떤 복잡한 업무 프로세스도 개선점과 해결 책을 찾아내서 새롭게 디자인하고 설계하는 리더
*코치 People Coach: 어떤 상황에서도 효과적으로 사람을 코칭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리더
*팀 설계자: Team Builder 어떤 규모의 팀도 효과적으로 디자인하고 동기를 북돋우며 좋은 협업을 유도하는 리더

- 공정한 평가 시스템을 만드는 법
*공정성을 위한 시간: 투자 똑같은 기준의 기대치를 모두에게 적용 하는 것이 공정함의 첫 번째 조건이다. 아무리 직책별 기대치 가 공식적으로 문서화되어 있어도 결과를 가지고 어떻게 판단하는가는 개인의 주관적인 해석이 조금이라도 담기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기준도 관리자들끼리 함께 검토하면서 늘 공정함을 점검하도록 한다. 메타는 평균 한 달 정도 평가 기간을 갖는데, 각 사업부의 모든 관리자들이 모여 서로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는지 비교 · 점검하면서 공정함에 대한 부분을 확인한다. 이 과정에 반드시 HR팀이 참여하여 다른 직책과 조 직들도 비슷한 기준을 갖고 평가하는지 검토한다.
*기준과 원칙의 문서화: 조직의 많은 직원들을 일일이 비교하고 평 가하려면 정말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므로 수많은 업무 내 용과 임팩트를 간단히 요약해서 서로 검토하고 평가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때 이 요약의 '기준'을 일치시켜야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요약 과정에서, 즉 어떤 결과물의 임팩트가 큰 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주관적인 관점이 개입되지 않도록 해 야 한다는 얘기다. 임팩트 요약의 원칙과 구체적인 사례를 문 서화하고 일관성을 높이도록 노력한다.
비공정성에 대해서는 반드시 지적하기 아무리 노력해도 인간이 하 는 일이기에 평가 과정에는 어쩔 수 없이 주관적인 요소가 들 어가게 된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거나 편견이 담긴 평가 결 과가 생길 수 있는데, 이때 참석한 모든 관리자에게는 문제점 을 지적하고 공정함을 요구할 책임이 있다.
평가 결과에 대한 충분한 설명 평가의 결과를 팀원에게 알려주는 시기에는 반드시 평가에 대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돕도록 한다. 이렇게 자세히 설명을 해야 서로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팀원의 성장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 다. '아 임팩트란 이런 것이고, 이러한 예가 있구나. 그리고 앞 으로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면서 지난 경험을 토대로 임팩 트를 이해하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
'노 서프라이즈 룰 No Surprise Rule' 관리자의 가장 막중한 책임 중 하 나는 절대 부하직원이 갑작스럽다고 느낄 만한 평가 결과를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결과에 놀라거나 당황한다는 얘기는 평가가 이뤄지기 전 그 많은 업무 시간 동안 상사가 제대로 피드백을 주지 않았거나 개선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는 상사의 무책임과 무능력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 정도로 상사에겐 늘 부하직원의 기대치와 임팩트를 이해하고 제때 양질의 피드백을 줘야 할 책임이 있다.
신규 관리자 훈련 아무리 경력이 많은 관리자라 해도 공정한 평 가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교육과 적응 시간이 필요하 다. 이 기간의 효율성을 높이도록 신규 관리자의 평가 시스템 교육을 프로그램화할 필요가 있다.

- 내가 아는 관리자 중 다른 면은 다 좋았지만 저성과자 관리에 소홀한 사람 이 한 명 있었다. 그러한 점 때문에 남은 팀원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자주 목 격하곤 했다. 상사라면 저성과 직원들의 성장을 도와주거나 그게 아니라면 엑시트 플랜exit plan을 찾도록 해주어야 하는데 그 사람은 직원이 그냥 먼 저 나가기만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놔두는 것이 더 인간적인 방법 같지만 사실 그건 방치일 뿐 전혀 인간적이 지 않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그 한 사람 때문에 다른 직원들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했고 공정치 못한 조직 생활에 스 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도 있었다. 심지어는 높은 성과를 보인 한 팀원이 그 피해 때문에 다른 팀으로 옮겨 가게 되었다. 고성과자 경력직 채용이 하 늘의 별 따기만큼 힘든데 말이다.
팀 전체의 물을 흐리는 사람이 있다면 결단을 내리고 그에 맞는 행동을 취 해야 한다.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건 그 사람을 위하는 일도, 팀을 위하는 일도 아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는 직원 관리가 주 임무인 상사에게 전 적으로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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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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