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4'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24.08.04 진정한 행복의 7가지 조건 1
  2. 2024.08.04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
  3. 2024.08.04 20240804

- 한자어로 행복은 '우연히 일어나는 좋은 일福)'이다. 행복 의 영단어 'happiness'의 어원은 '발생하다, 일어나다'라는 의미의 'happen'이다.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행복이란 '요행히 일어나는 좋은 일' 정도로 풀이된다.

- 미국의 정신과 의사로 인간의 의식 수준을 수치화한 '의식 지도'를 제시한 데이비드 호킨스(David Roman Hawkins)는 우리 삶 의 비전은 의식의 진화 단계에 따라 소유(having)-활동(doing)- 존재(being)의 차원으로 발전해나간다고 말했다. 즉, '무엇을 가지 고 싶다는 욕망의 삶에서 '무엇을 하고 싶다'는 성취의 삶으로, 궁극적으로는 '어떠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깨달음의 삶으로 나 아간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를 의식의 발달단계에 따른 계층으로 해석한다면 소유하고 성취하는 삶은 저급하고, 존재하는 삶만이 고귀한 것 으로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세 가지 중 어느 하나 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소유하고 활동하고 존재하는 삶이 모두 필요하다. 다만 소유든 성취든 자기 삶과 어떤 관계를 맺는가가 중요하다.

- 수용이란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허용하는 것이다. '수용하다'의 영어 'accept'의 어원은 '잡다 이해하다 라는 뜻의 라틴어 'capere'다. 한국에서는 수용을 다른 말로 '받 아들임'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 '받아들임'은 단어의 어감 으로 인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무조건 다 잘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 왜곡된 긍정인 것처럼, 어차피 안 될 거라며 그냥 포기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진정한 수용이 아니다. 수용에서 말 하는 '받아들임'은 체념하거나 포기하는 수동적인 행위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인정하고, 경험하며, 잡아내는 매우 능동적인 행위다.
그래서 나는 수용을 긍정에 빗대어 설명하기도 한다. 진짜 긍정 은 무슨 일이 벌어지든 좋게 생각하며 힘을 내는 것이 아니라 '벌 어진 일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인정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수용은 능동적인 긍정, 즉 기꺼이 경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수용을 설명할 때 나는 이란의 시인 루미(Jalal al-Din Muhammad Rümi)의 <여인>이라는 시를 종종 인용한다. 루미는 이 시에서 "기쁨, 절망, 슬픔 그리고 약간의 순간적인 깨달음 등 이 예기치 않은 방문객처럼 찾아온다"며 "그 모두를 환영하고 맞아들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삶에서 겪는 생로병사와 희로애 락을 저 멀리에서 보낸 안내자이자 손님이라 지칭하면서, 인간은 '여인숙'과 같은 존재이니 그 손님들 모두를 감사하게 여기고 웃 으며 맞이하라는 것이다. 그 모든 손님을 환영하며 맞이하는 것 이 진정한 의미의 수용이라 할 수 있다.
- 진정한 수용은 고통을 받아들이되 딱 그만큼만 괴로워하는 것
그래서 나는 수용에 앞서 반드시 한 가지 전제가 따라야 한다 고 강조한다. 고통(pain)과 괴로움(suffering)을 분리하는 일이다. 영어 'suffering'의 어원인 라틴어 'ferre'의 뜻은 '실어 나르다이 다. 고통을 내 마음으로, 내 삶으로 실어 나르기 때문에 괴로움 이 생기는 것이다. 인간으로 살아가는 한 우리는 고통을 피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로서 죽음이라는 고통을 겪 어야만 한다. 하지만 고통 자체는 피할 수 없어도 고통으로 인한 마음의 괴로움은 피할 수 있다.
- “나와 내 삶이 스스로 생각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내가 기대했던 것만 큼 훌륭하거나 아름답지 않더라도 그 삶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수용입니다."
현재의 나를 수용한다는 건 지금까지 내려온 선택과 판단들 마저 수용한다는 의미다. 살면서 매 순간 내렸던 선택과 판단들 이 모여 지금의 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수용은 잘못된 선택을 한 자신에게도 '그래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다.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한 결과임을 인정하고 지금의 내 삶에 무조건 '예스'라고 말하는 것이다. 방송인 김창완 씨는 《안녕, 나의 모든 하루>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한 선택이 잘못이었다고 스스로 상처를 주는 일은 하 지 마세요. 대부분의 선택은 아무리 작고 쉽게 잊히는 것들이라 도 그 순간만큼은 정말 고민하고 최선을 다했잖아요. 그 나머지 는 그냥 불가피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매일이 꽉 차 있지 않 나요."
그렇다. 수용은 내 삶이 완벽하고 마음에 들어서 '예스'라고 하 는 것이 아니라 완벽하지 않고 마음에도 안 들지만 그럼에도 불 구하고 '예스'라고 하는 것이다.

-  "방황하는 주의력을 의식적으로 계속해서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바로 판단력, 인격 그리고 의지력의 뿌리다. 이 능력이 없는사람은 자신의 주인이 될 수 없다" (윌리엄 제임스)

-  수용은 기억과 생각을 자신이라 여기는 오류에서 빠져나와 지금 여기를 경험하는 자신을 생생하게 자각하고 인식하는 것이다. 수용전념 치료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마음에서 빠져나와 삶 속으로 들어 가라"라는 메시지도 결국 같은 의미다. 생각을 줄이고 감각을 키 우는 여러 훈련의 목표는 결국 생생한 삶의 감각을 회복하는 것 으로 귀결된다. 기억으로 가치가 매겨지고 생각으로 덧칠된 마 음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에 대한 감각을 통해 삶을 긍정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어렵더라도 꼭 해야만 하는 진정한 수용이다. 수 용은 행복으로 가는 변화의 초석이다.

- 뇌의 편향성도 문제지만 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경험하는 정보 들을 대충 보는 성향이 강해지는 것도 문제다. 미국 듀크대학교 의 아드리안 베잔(Adrian Bejan) 교수는 그 이유를 <나이가 들면 왜 낮이 더 짧게 느껴지는가>"라는 논문을 통해 신체가 노화하 면 단시간 내에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라 고 설명했다. 즉,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같은 시간에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경험을 해도 상대적으로 더 적은 이미지만 뇌에 저장 하게 된다. 영상으로 치면 프레임 수가 줄어드는 것이고, 컴퓨터 그래픽에 비유하자면 픽셀 수가 줄어드는 것이다. 물리적 시간과
- 우리 마음이 인식하는 시간은 각기 다른데, 마음은 뇌에 저장되는 이미지가 업데이트될 때 시간이 흘렀다고 인식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인식되는 이미지가 적으니 젊은 시절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노화가 진행되기 전이라도 뇌에 너무 많은 정보가 쌓여 과부 하가 걸리면 정말 알아차려야 중요한 것들을 놓치는 문제가 발 생한다. 뇌가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생존에 우선하는 부정적인 정보들을 먼저 처리하고 긍정적인 정 보들은 대충 지나치도록 작동하는 것이다.

- 감사하는 마음근력이 생기면 절망 속에서도 삶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감사는 생각의 영역에 속한다. 영어의 'thank(감사하다)'와 'think(생 각하다)'는 같은 어원에서 유래했다. 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 거(Martin Heidegger)는 "생각한다는 것은 감사한다는 것이다"라 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감사야말로 생각의 본령이며 "존재하는 모든 것은 주어진 것이며 선물이라는 점을 깨닫고 감사함을 표하고 싶을 때 생각이 일어난다"라고 설명했다.
하이데거의 통찰에서 알 수 있듯 감사는 그냥 저절로 되는 것 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에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알아차리는 의식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경험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인식하고, 앞서도 말했듯이 그것이 당연하게 주어 진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수고 덕분이라는 것을 인정하며 고마운 감정을 느껴야 진정한 감사인 것이다.

- 가끔은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아무것에도 집중하지 않고 그냥 쉬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잠 시 멈춤'을 통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더 충실하게 해낼 수 있다. 서두르지 말고 대신 '마냥' 하자. '마냥'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언 제까지 줄곧' 혹은 '부족함 없이 실컷'이다. 빨리 가려고 하지 말 고 자기 속도대로 마냥 걸어보자. 꽃이 피지 않는다고 조바심내 지 말고 마냥 바라봐주자. 힘이 들 때는 멈춰 서서 마냥 쉬어보 자. 기쁜 일이 있으면 마냥 축하하고 음미해보자. 변화란 이처럼 오랫동안 꾸준히 충실하게 하는 것이지 바쁘게 서두르며 하는 것이 아니다.

- 신경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서로 관계를 맺는 것은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다. 실제로 인간은 소외당할 때 정말 아픔을 느낀다. 내가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지 못하다는 것, 세상과 연결되어 있지 못하다는 것이 고통을 준다. 김지수 기자 가 이어령 선생을 인터뷰하고 쓴 책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 이 런 내용이 나온다.
"이 컵을 보게. 컵은 컵이고 나는 나지. 달라. 서로 타자야. 그런 데 이 컵에 손잡이가 생겨봐. 관계가 생기잖아. 손잡이가 뭔가? 잡으라고 있는 거잖아. 손 내미는 거지. (중략) '나 잡아주세요'라 는 신호거든. '손잡이 달린 인간으로 사느냐. 손잡이 없는 인간으 로 사느냐.' 그게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

- 홀로 있음(aloness)과 외로움(loneliness)은 다르다. 외로움은 옆에 누군가 있어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아서 그리움, 결핍감, 상실 감을 느끼는 상태다. 그리운 사람이 옆에 없으니 우울하고 고통 스럽다. 반면에 홀로 있음은 자기 존재 자체로 홀로 있는 것, 즉 '현존하는 것이다. 홀로 있는 사람은 스스로 오롯이 존재하기 때 문에 타인의 부재로 인한 결핍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삶의 생 동감과 현존의 기쁨으로 충만하다. 자기 자신과의 내적 연결이 세상과의 단절이나 분리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 두자. 내적 연결을 통해 자기 마음을 잘 가꿀 때 다른 사람을 잘 포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세상과도 잘 연결될 수 있다.

- 세계적인 명상 지도자였던 틱낫한 스님은 사랑 명상>이라는 책에서 "내 몸을 받아들일 수 있으면 내 몸을 내 집으로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내 몸 안에서 쉬고 차분히 정착하여 긴장을 풀고 기쁨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 몸과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나와 함께 내 집에 있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틱낫한 스님이 말한 '내면에 내 집을 짓기'가 바로 자기와 의 내적 연결에 대한 또 다른 표현 아닐까.

- 인생에는 생각보다 방해꾼이 많다. 당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약점과 단점, 당신의 부정적인 면을 더 크게 보는 가족이나 친구들, 일방적이고 획일화된 행복과 성공 원칙들 모두가 방해꾼이다. 방해꾼들은 더 좋은 삶을 향해 버스를 운전해 가는 당신을 갖가지 방식으로 훼방하고 괴롭힌다. 이 방해꾼들을 어떻게 해 야 할까? 그냥 두어야 한다.
방해꾼들을 조용히 시키거나 버스에서 내리게 하는 데에 시 간을 쓰고 에너지를 낭비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 방해꾼들은 사실상 당신의 위축된 마음이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 이다. 그러므로 당신이 신경을 쓰지 않으면 방해꾼들로부터 방해 받을 일도 없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인생이란 버스를 운전해서 더 좋은 삶을 향해 멈 추지 말고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 발달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로 '인간발달에 관한 8단계 이론'으로 유명한 에릭 에릭슨(Erik H. Erikson)은 "특정 방향으로 가 야 한다는 요구로부터 평온하게 분리되어 삶을 사는 이가 지혜 로운 사람"이라고 했다. '외부 환경이나 타인이 요구하는 바에 자신을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자아가 이끄는 대로 잘 맞추어 사는 것이 지혜'라는 의미다. 또한 그는 지혜를 갖추고 있으면 삶의 각 발달단계에서 당면하는 과제들을 잘 풀 수 있을 뿐 아니라 아름다운 노년을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독일 생애발달심리연구센터의 책임자인 파울 발 테스(Paul B. Baltes)는 지혜를 지식과 덕성의 통합으로서 삶의 기 본적인 실천 방식을 제시하는 전문적 지식이 축적된 결과물'로 보았다. 발테스는 지혜를 구성하는 5가지 요소로 삶에 대한 사 실적 지식과 절차적 지식, 삶의 맥락에 대한 지식, 삶의 가치와 우선순위에 관한 지식, 삶의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을 꼽았다. 발 테스는 '연령에 따른 지혜를 구성하는 능력치'를 측정하는 '베를린 위즈덤 패러다임(Berlin Wisdom Paradigm)'을 고안해 심리학자들이 지혜를 하나의 과학으로서 연구하고 실증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했다.
미국 심리학자 모니카 아델트(Monika Ardelt)는 베를린 위즈덤 패러다임에서 '감정'에 대한 측면이 결여되었다고 지적하면서 지 혜를 인지적 · 반성적·정서적 차원으로 나눠서 측정할 것을 제안 했다. 인지적 차원은 세상사를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보고 진실 을 가려내는 판단력을 뜻한다. 반성적 차원은 자기반성과 자각 능력을 뜻하며, 정서적 차원은 타인을 향한 공감과 연민과 같은 감정을 말한다. 아델트는 지혜를 추상적인 지식이 아니라 '인간내부에서 실제로 발달한 총체적 특성'으로 보았다.
현대 심리학에서 연구된 내용을 토대로 정리해보면 지혜는 삶 과 처세에 관련한 문제에서 올바르게 판단하는 능력, 수단과 목 적의 선택에서 나타나는 건전한 판단, 실제적인 문제에서 나타 나는 건전한 분별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를 좀 더 간단하고 명확하게 정리하면 지혜는 '자기 삶을 잘 운용하는 능력이자 풀 기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대처하는 능력'이다. 다시 한번 강조 하면 지혜는 어려운 문제를 푸는 능력이 아니다. 이미 정의 자체 가 풀기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다. 어차피 문제는 풀리지 않는 다. 하지만 거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차이를 만들어낸다.
- 정신과 의사로서 나는 삶에서 풀 수 없는 문제에 대처하는 능 력'으로서의 지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제 대처 능 력이 부족해서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힘 든 문제에 부딪혔을 때 필요한 지혜는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는 점을 아는 것이고, 문제와 심리적 거리를 확보하는 것이며, 생각의 틀이나 관점을 바꾸는 것이다.

- 고맥락 사회에서는 눈치도 경쟁력, 때와 상황에 맞춰 행동하라
미국의 언론인이자 작가인 유니 홍은 눈치: 한국인의 비밀 무 기》에서 눈치를 "다른 사람의 신뢰를 얻고 서로 화합하며 관계 를 맺기 위해 타인의 생각과 느낌을 살피는 섬세한 기술"이라고 말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눈치가 빠르다는 것은 새로운 단어, 몸짓, 표정 등으로 예측한 내용을 계속 재조정하면서 상황을 파 악하고 적절히 대처한다는 의미다.
- 상대성 언어란 상대의 생각이 맞을 수도 있으니 먼저 '잘 들어보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상대의 감정에 함부로 판단을 내리는 대신 '그럴 수 있다'라고 수 용하고 이해해주는 것이다. 말이 바뀌면 생각도 바뀐다. 상대성 언어를 사용하면 상대성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상대성 언어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관심 갖기 : "안색이 어둡네요. 무슨 일 있어요?"
들어주기: "그래서 그랬군요. 얘기를 더 해줄 수 있어요?"
존중하기: "듣고 보니 그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요."
지지하기: "아, 그 방법도 아주 좋네요."
격려하기: "당신은 분명 잘할 수 있을 거예요."
덮어주기: "너무 실망하지 말고 잘해봅시다."

- 프랑스 문화인류학자였던 클로드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 Strauss)는 아마존 원주민들의 '야생의 사고'를 브리콜라주 (bricolage)에 비유해 설명한다. 그는 브리콜라주를 '부러진 나뭇 가지처럼 뭐에 쓰일지 정해지지 않은 물건들을 혹시나 하는 마 음에 챙겨뒀다가 우연한 기회에 새로운 조합을 통해 요긴하게 사용하는 능력'으로 소개했다. 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를 좀 더 풀어서 설명하면 '미리 계획하거나 예정하지 않은 불확실한 상태를 염두에 두면서'라고 할 수 있다.
1980년대에 큰 인기를 끌었던 <맥가이버>라는 미국 드라마를 기억하는가. 시계, 만년필, 전선 등 주변의 폐품들을 주워 모아 무기를 만들곤 했던 맥가이버가 바로 브리콜라주를 하는 사람, 즉 '브리콜뢰르'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레비스트로스는 자원이 부족한 아마존의 원주민들이 그랬던 것처럼, 인류는 브리콜라주라고 하는 야생적 지적 활동을 통해 서 문명을 이룩해왔다고 설명한다. 말하자면 인간은 불확실성을 창의적으로 견디는 능력 덕분에 성공적으로 진화할 수 있었다 는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세상에는 불확실성을 창의적으로 견디는 대신 '엔지니어'가 되는 길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엔지니어는 정확한 개념과 철저한 설계를 가지고 논리적 결론 에 도달하는 사람이다. 어떤 일이든 미리 계획을 세워서 필요한 재료와 도구를 확보한 다음에 시작한다. 정해진 설계도에 따라 정해진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조금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는 비장함으로 모든 일을 철저 하게 계획하고 준비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사람도 늘고 있다. 20대의 청년들이 확실한 미래가 보장되는 직장을 꿈꾸며 행정고시, 임용고시, 사법고시 등 온갖 시험과 자격증에 매달리 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 지혜는 공감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공감과 수용 능력이 높은 사람이 지혜롭다. 이때 공감은 크게 세 가 지 능력으로 설명할 수 있다. 타인의 감정을 알아채는 능력, 타 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 타인에게 감성적으로 '반응하는' 능 력이다. 슬프게 우는 사람을 보며 '저 사람은 슬픈 일이 있었나 보네'라고 알아채기만 해서는 공감했다고 할 수 없다. 어떤 일로 슬퍼하는지, 그렇게까지 슬퍼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이해하려 애 쓰고, 또 그것을 감성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아, 잘못한 것도 없는데 혼이 나서 억울하겠구나. 억울한 마음 을 털어놓을 데도 없으니 세상에 혼자 버려진 것 같아서 슬플 수 있겠다'라고 상대의 감정을 '판단 없이 있는 그대로 이해해야 공감 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칼 로저스(Carl Ransom Rogers) 의 말대로 공감이란 '타인의 내면세계를 체험하는 능력'이다.

- 수용은 존중과도 유사하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마다 성격도 다르고 삶의 방식도 모두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기에 자기의 프레 임으로 상대의 능력이나 가치를 함부로 재단하지 않는다. '존중' 을 의미하는 영어 'respect'에서 'spect'는 '보다'라는 뜻이다. 여기 에 '다시'를 의미하는 're'가 앞에 붙었으니 다시 보다'라는 뜻이 된다. 그러니까 존중한다는 것은 상대의 성격적 특징이든 능력이 든 취향이든 시시비비를 따지지 않고 그동안 내가 보던 방식에 서 벗어나 다시 한번 새롭게 바라봐준다는 것이다. 타인의 생각 과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워서 공감을 표현하지 못하겠다면 무엇이 되었든 먼저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해주자. '존중'도 훌륭한 수용의 방식이 될 수 있다.

- '몸의 움직임을 통해서 마음에 영향을 미쳐 치유 효과를 얻는다’
이런 생각은 미국 철학자 토마스 한나(Thomas Hanna)에 의해 "소마틱스(Somatics)'라는 개념으로 정리되었다. '소마(Soma)'는 고 대 그리스어로 '총체적인 생명체'라는 뜻으로 기능적으로 충만하 게 살아 있는 몸을 의미한다. 이는 외적으로 보이는 몸이 아니다. 고유수용감각이라고 하는 신체 내부의 감각을 통해서 자기 자 신만이 인식할 수 있는 몸이다. '아 내가 내 신체를 이렇게 쓰고 있구나. 이렇게 움직이고 있구나' 하고 스스로 자각할 때 비로소 내 몸을 '소마'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마음과 긴밀하게 연결되고 소통하면서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몸을 갖기 위한 운동법이 자치유법이 소마틱스다.
-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은 목 근육을 긴장시키고 피로하게 만 드는 것 이외에도 여러 가지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 예를 들어 사람의 뇌는 고개를 숙일 때 전투 상황에 돌입했다고 인지 한다. 권투 선수의 자세가 가장 기본적인 전투 모습이다. 고개를 숙이고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소싸움 경기장에 들어선 싸움소 역시 전투 모드에 들어가면 고개부터 숙인 채 달려든다. 이렇게 고개를 숙이는 것만으로도 싸우고 있다는 피드백을 주 는 것이기에 흥분을 야기하는 교감 신경이 올라간다. 컴퓨터 자 판을 두드리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당신의 자세를 떠올려보 라. 혹시 고개를 숙인 채 팔만 들어 올리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 다면 당신은 지금 싸우고 있는 중이다.

- 영성(靈性, Spirituality)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종교를 떠올린 다. 하지만 삶에 필요한 영성은 종교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종교 가 없지만 영성적인 사람도 있고 종교인이면서도 영성적이지 않 은 사람도 있다. 영성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인간이 자기 내면에 지니는 모든 내적 자원의 총체이자 존재 그 자체, 즉 실재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수용, 변화, 연결, 강 점, 지혜 그리고 몸까지 왔을 때 마지막으로 필요한 요소가 바로 영성이다. 즉, 내가 나를 뛰어넘는 능력, 다시 말해 '자기를 초월 하는 능력'이 바로 영성이다.
우리는 영성을 통해 존재와 세계의 의미와 목적을 성찰하며 당면한 현실을 초월해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얻는다. 특히 심리학에서는 영성을 심리적·사회적 건강을 포함한 개인의 전인적 건강에 영향을 주는 고차원적이고 핵심적인 개념으로 간주한다.
- 미국 정신과 의사 레이첼 듀(Rachel E. Dew)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마다 영성의 수준이 다른 것은 특정 유전자와도 관련이 있다고 한다. 종교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영성에 대해 중요하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공통 적으로 '세로토닌 전달체 유전자 중 LL 대립유전자, 즉 스트레스 에 대한 저항이 높은 유전자 발현이 높았다. 이 연구에서는 가정 에 영성이 높은 사람이 있을 때 그 자손들이 심각한 우울증을 앓을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확인했다.
그동안은 우리가 영성을 직접 체험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과학 연구에서 배제되었지만, 영성이 우울증과 역관계에 있다는 것이 실증적으로 밝혀지면서 영성이 정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가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 연구실도 30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영성이 우울증 및 불안장애의 회복력에 기여하는 영향에 관해 연구한 바 있다.3) 영성 수준을 측정하는 척도로는 FACIT-Sp(만 성질환 치료-영성에 대한 기능적 평가)를 사용했다. 검사 결과를 보 면, 영성이 낮은 사람일수록 불안장애가 심하고 우울증이 심했 다. 또 영성이 낮은 환자들은 과거를 후회하거나 원망하는 등의 부정 정서가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난 반면, 회복탄력성, 낙관 성, 행복, 감사, 삶의 목적 등 긍정 정서는 낮게 나타났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 중에 상대적으로 영성 수준이 높은 사람은 희망과 감사 등의 긍정 정서 역시 높았고 그들은 더 낮은 자살률을 보 였다.
- 종교성과 영성이 각각 우울증과 불안장애의 치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해서도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종교성은 치료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데 반해 영성은 치료에 확실히 긍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성은 자기 삶에서 종 교가 얼마나 중요한지, 삶에서 종교와 관련된 활동을 얼마나 자 주 열심히 하는지 등의 질문을 통해 측정되는데 종교성을 높인 다고 해서 치료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진 않았다. 하지만 환자 의 영성 수준을 높이려는 치료적 개입을 했을 때는 확실히 치료 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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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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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 대표적인 추리소설 작가가 누구냐고 질문을 하면 아마 대부분 주저하지 않고 코난 도일을 꼽을 것이다. 작가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추리소설 주인공인 셜록 홈즈는 누구나 알 것이다. 코난 도일의 소설들은 1900년 이후 영화로는 1200개 이상, 연극으로는 1000개 이상의 작품으로 각색되었을 정도로 흥행했다.

코난 도일은 1859년에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났다. 특이하게도 1876년부터 1881년까지 에든버러 대학교에서 의학을 공부하였고 안과 병원을 개업하기도 했다. 학생시절부터 단편을 썼으며, 스무살이 되기 전에 첫 작품을 에든버러 저널에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소설 속의 주인공 셜록 홈즈는 코난 도일이 근무했던 에든버러 대학교 병리학 교수 조지프 벨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벨은 마른 몸에 회색 눈으로 사람들을 쏘는 듯이 보고, 매부리코를 가졌다. 특히 그는 차트를 보기도 전에 환자들의 외양과 행동으로부터 그들의 내력 등을 해독해 병명을 맞추는 능력이 있었다. 게다가 그는 수사 과학 자문을 맡았는데, 수사과학은 관찰을 통해 알아내는 학문으로 심리학과 범죄학과 연관이 깊고, 그는 법의학 연구에도 참여했다. 

이 책은 선상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를 다룬 6가지 이야기와 악명 높은 해적인 샤키 선장 모험기를 다룬 4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셜록 홈즈 시리즈가 육지에서의 미스터리였다면 이 책은 해상에서의 미스터리 단편집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영어 원문으로만 들어와 있었는데, 이번에 최초로 공식적인 번역본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단편들은 마치 셜록 홈즈 시리즈의 구성처럼 선상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일들은 독자에게 계속해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코난 도일은 이에 대한 단서를 조금씩 던져 주며 독자들로 하여금 결과를 추리하게 한다. 무더운 여름 추리 소설을 통해 더위를 잊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 도서지원 이후 자유롭게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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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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