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 기술은 로봇의 이동 매질medium (파동이나 물리적 작용을 옮겨주는 매개물)에 따라 다양하다. 하지만 어떤 기술이든 뉴턴의 운동 제3법 칙인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에 따라 다른 물체를 밀어서 이동한다는 점 은 똑같다.
하늘에서는 로봇의 이동을 위해 프로펠러나 제트엔진이 주로 사용 된다. 프로펠러는 주변에 있는 공기를 밀어내고, 제트엔진은 싣고 다 니는 연료를 배출하며 힘을 얻는다. 대부분의 로봇은 고속으로 날지 않기 때문에 저속에서 효율적인 프로펠러를 기반으로 이동한다. 프로 펠러도 크기에 따라 효율이 아주 다른데, 큰 프로펠러가 저속에서도 많은 양의 공기를 밀어낼 수 있어 효율이 높다. 헬리콥터에 몸집보다 거대한 프로펠러를 장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로봇의 지상 이동을 위해서는 다리, 바퀴, 무한궤도 등이 흔히 사용된다. 다리는 로봇과 지형의 접촉 지점을 쉽게 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반이 무너져 생긴 틈을 뛰어넘을 수 있고 언덕이 있다면 다리 와 손을 이용하여 기어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관절이 많아 가격이 비 싸고 쉽게 고장 난다는 단점이 있다. 바퀴는 평평한 지형에서 굉장히 높은 효율을 보이며 최고 속도 역시 무척 빠르다. 가장 단순한 이동형 태라서 가격이 낮고 고장이 적지만 험지에서는 전복의 위험이 있고 큰 장애물을 극복하기 어렵다. 무한궤도는 다리보다는 제어가 쉽고 바퀴 보다는 험지에 강하다. 또한 무게를 더 넓게 분산시켜 로봇이 늪지나 모래에 빠지는 것을 방지한다. 하지만 무한궤도는 기계적으로 매우 복 잡해 고장이 자주 나고 가격도 높다. 평지에서 바퀴보다 에너지 효율 이 낮다는 점도 큰 단점이다.
- 라이다는 어떻게 3차원을 인지하나?
3차원 공간을 인지하려는 노력은 인류 문명 초기부터 시작됐다. 오 늘날의 기술 혁명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수천 년 전부터 공간을 측량하 는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고대 이집트의 거대한 피라미드는 삼각측량 기술이 없었다면 건설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에라토스테네스는 한여름 날 서로 다른 곳의 우물에 비친 그림 자 길이로 지구의 크기를 예측했다. 라이다는 가장 최근에 개발된 3차 원 공간 인식 기술이다.
라이다의 원리는 빛을 공간에 발사하고 물체에서부터 빛이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다. 빛의 속도는 물리학자들의 수 고로 이미 알고 있으므로 빛의 왕복 비행시간, 전문용어로 Time-of- Flight를 측정하면 물체까지의 거리를 알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간단 하게 설명할 수 있긴 하지만, 이러한 측정을 위해서는 빛을 발사하는 레이저 소자가 있어야 하고, 돌아오는 빛을 감지하는 반도체 센서도 필 요하다. 최근 반도체 기술의 발전이 라이다의 발전을 촉진하고 있다. 또 한 가지 라이다에서 중요한 부품이 있는데, 공간에 빛을 뿌려주 는 장치다. 레이저 소자는 한 방향으로 빛을 보내지만 우리는 여러 방 향에 놓인 물체를 인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광학 스 캐너이다. 광학 스캐너는 회전하는 거울로 레이저 빛을 넓은 공간에 뿌려주어 우리가 공간의 형상을 온전하게 파악하도록 해준다.
라이다가 그려주는 3차원 지도는 마치 19세기 프랑스 화가 조르주 쇠라의 점묘화와 같다. 광학 스캐너를 통해 사방에 뿌려진 레이저 빛 은 공간 속에서 부딪친 곳마다 점을 찍고 돌아온다. 빛이 돌아온 순서 대로 하나씩 점을 찍어주면 찍힌 곳의 위치가 측정되고 이것을 반복하 면 거대한 3차원 점들의 집합이 형성된다. 우리는 이것을 점구름 Point Cloud 이라고 부른다. 3차원의 점구름은 인공지능에 입력되어 어느 위 치의 점구름이 사람인지 차인지 인지하게 되는데, 이것이 자율주행 자 동차가 안전하게 운전하는 원리이다.
- 그중에서도 시각 인공지능은 특히 주목해야 하는 분야입니다. 시각 인공지능은 기계에 '눈'을 제공하여 인간의 시각 인식 능력을 모방하 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즉 기계에게 이미지나 비디오를 인식·이해·분 석하는 능력을 부여하는 기술로서,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이라고 도 알려져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인간은 외부 환경 정보의 상당 부분 을 시각을 통해 받아들이기에, 시각 인공지능은 기계나 컴퓨터 시스템 이 인간 수준의 지능을 구현하게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 합니다. '눈'을 얻은 기계는 인간과 더욱 정교하게 상호작용 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시각 인공지능은 최근 기계학습의 한 부류인 딥러닝 deep learning 방법 덕분에 성능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딥러닝은 뇌의 뉴런이 서로 복잡하게 연결된 것을 모방한 방법으로, 이를 통해 기계는 대량 의 이미지 데이터를 학습하여 이미지를 인식하고 해석하는 방법을 배 워나갑니다. 이러한 학습 과정은 단순히 이미지를 '보는' 것을 넘어서, 이미지의 복잡한 패턴을 찾아내고, 이미지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나 의 미를 이해하는 수준에까지 이릅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뇌가 사 물을 보고 인식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기계가 모방하는 것이며, 이로 써 기계는 인간과 비슷한 방식으로 세상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즉기 계에게 세상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까지 부여하는 셈입니다.
- 시각 인공지능은 콘텐츠의 소비 방식도 바꾸고 있습니다. 영상을 빠 르게 요약하여 문서로 작성해 줄 뿐 아니라, 시청 기록, 검색 기록에 의 존하던 과거의 키워드 알고리즘을 넘어 시청자 개인별로 선호하는 스 타일의 영상이나 미장센이 포함된 영화, TV 쇼, 뮤직비디오 등을 추천 해줄 수 있습니다.
시각 인공지능은 또한 뮤직비디오 제작에도 활용됩니다. 감독은 시 각 인공지능을 사용하여 음악에 맞게 시각효과를 동기화하거나, 모든 프레임에 일관된 색상 팔레트를 유지하거나, 심지어는 CGI 요소를 쉽 게 추가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키워드나 줄거리를 입력하면 그에 맞 춰 동영상까지 생성하는 대중용 인공지능도 속속 공개되고 있습니다.
- 이산화탄소를 땅 속에 격리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방법도 논의되고 있다. 가령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반응시켜 다시 화석연료로 만드는 것 이다. 물론 여기서 쓸 수소는 재생에너지 기반의 그린 수소여야 한다. 꿈 같아 보이는 이 방법은 의외로 어렵지 않다. 정유화학공장에서 합 성가스syngas로 다양한 연료나 원료를 만드는 방법을 약간 수정하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만든 연료를 이퓨얼E-Fuel, Electro Fuel 이라고 하는데, 'e'가 붙은 이유는 사용되는 수소가 전기 분해로 만들어진 친환경 수 소이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이퓨얼의 가장 큰 도전은 '환경친화적인 이산화탄소를 확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 로 만든 이퓨얼을 자동차에서 연소시키면 어떻게 될까. 결국 이산화탄 소가 다시 대기 중에 배출되어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사라진다. 따 라서 공기 중에서 직접 포집한 이산화탄소로 이퓨얼을 만들어야 진정 한 탄소 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 이렇게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 하는 기술을 탄소직접포집 carbon direct capture 이라고 한다. 그런데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구온난화를 유발하기에는 충분하지만, 직 접 포집하기엔 부족한 수준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이 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개선하는 것도 기계공학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 이다.
- 또다른 대용량 에너지 저장 방식으로 열과 기계적 에너지 저장 시스 템이 있다. 열 기반 에너지 저장 시스템은 잉여전력이나 폐열을 용융 염molten salt (상온에서 고체 상태인 소금에 열을 가하여 융해시킨 것)과 같 은 열 저장 매체에 저장한 후 필요할 때 열에너지를 방출하는 방식이 다. 기계적 에너지 저장 시스템도 연구 중인데, 이는 잉여에너지를 사 용하여 공기를 액화하거나 압축해 에너지를 저장하는 것이다.
수소의 형태로 재생에너지를 저장하는 방법도 있다. 남는 전기에너 지로 물을 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고, 이렇게 저장한 수소를 연료전지 나 내연기관에 사용하는 것이다.
- 대규모 데이터 센터는 전기만 '먹는' 게 아니라 물도 엄청나게 '마셔 댑니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대략 1천만~2천만L 수준의 물을 사용하 는데, 이는 인구 3만~5만 명 규모의 도시에서 하루에 소모하는 물의 양과 맞먹습니다. 이와 같은 전력 및 물의 막대한 사용은 탄소 배출량 을 증대시키고 물 부족 및 기후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지역에 데이터 센터를 짓는 것이 좋겠지만, 그런 곳은 물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상적인 건설 위치를 정하기는 어려운데 수요는 급증하니 환경 문 제도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아일랜드, 싱가포르 등은 데이터 센터의 전력 및 물 사용에 관한 정밀 조사를 시작했으며 이러한 경향은 점차 확대될 것입니다.
데이터 센터의 전력 및 물 사용량은 열관리 기술과 밀접하게 연결되 어 있습니다. 현재 데이터 센터 사용 전력의 약 40% 이상이 냉각을 위 해 사용되고, 물 사용량의 대부분은 데이터 센터에서 발생한 열을 외 부로 방출하기 위한 열 매개체로 사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기존 냉각 기술을 고도화하여 사용 전력을 줄이고, 더 적은 양의 물로 효율적인 열 교환을 하기 위한 연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 인공지능은 제품 설계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가 령 대부분의 자동차 기업은 충돌과 하중 변형에 대응하는 자동차 부품 의 안전 설계를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가상 실험을 진행합니다. 반도체 기업들도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칩의 발열 문제를 분석하기 위 해 설계 과정에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하여 가상으로 실험을 합 니다.
과거에는 많은 연구 인력이 직관을 기반으로 제품의 특성을 개선하 는 방안들을 선정하고 각 후보군에 맞는 가상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하 지만 컴퓨터의 성능 향상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덕분에 정반대의 접 근이 가능해졌습니다. 이제는 컴퓨터가 자동으로 수백, 수천 건의 가상실험을 수행하고 결과를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합니다. 인공지능이 이 데이터로 학습하면, 추가적인 컴퓨터 모델링 없이도 주어진 형상과 소 재 분포에 따라 가능한 제품 성능을 즉시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실험의 속도와 질도 급격히 개선되어, 기존에는 1시간씩 걸리던 성능 예측 가상 실험을 학습된 인공지능은 단 0.1초 만에 완료할 수 있습니 다. 기존의 방법대로라면 한 가지 케이스를 분석할 수 있는 시간에 3만 6천 가지 케이스를 실험하여 거대한 양의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빠르고 정확한 예측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을 통해 다양한 형상과 소재 분포를 분석하여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는 제품을 빠른 시간 안에 설계할 수 있습니다.
- 차량 내장재나 전자기기의 패키징에 쓸 플라스틱 소재를 만들 때는 순수한 플라스틱을 그대로 쓰기보다는, 강화제와 화학작용제 등을 혼 합하여 성능이 개선된 복합 소재를 개발합니다. 이때 기존의 여러 소 재들을 어떤 비율로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새로 만들어낸 소재의 특성과 가공의 용이성도 달라집니다.
따라서 소재 조합의 비율은 물론이고 조합의 과정까지 정밀하게 고 려하여 최적화를 진행해야 합니다. 관련 제조 업체들은 저마다 '소재 조합 및 공정과 물성 관계'에 대한 실험 데이터를 오래전부터 축적해 왔습니다. 만약 인공지능이 이를 분석하고 학습하면, 실험하지 않은 소재 조합과 공정에 대한 예측도 가능해져 소재 개발 속도를 크게 향 상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공정의 최적화는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플라스틱 복합재료는 원재료 상태가 자잘한 구슬 같은데, 이것을 녹여서 만든 액체를 특정 부품 형상의 금형에 주입하고 사출하면 실제로 사용 가능한 부품이 됩니다. 냉각된 금형에서 제품을 추출하는 이 사출 공정은 자동차 내장재 및 가전 부품 등의 제작에 필 수적인데, 주입 액체의 온도, 주입 속도, 금형의 온도 및 냉각 과정에서 의 부피 축소를 보완하는 보압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습니다.
지금까지는 금형의 설계부터 사출 공정의 조건 설정까지 전 과정을 경험 많은 전문가의 직관에 주로 의존하였습니다. 기존의 전문가가 그 일을 그만두면 암묵적인 노하우가 사라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축적된 데이터와 컴퓨터 시뮬레이션, 그리고 인공지능을 이용 하여 생산 속도와 변형을 최소화하는 공정의 최적화가 가능해질 것으 로 보입니다.
- 커피링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커피 방울의 가장자리에서는 물 이 다른 곳보다 빨리 증발하는데, 이때 방울 형태를 유지하려는 표면 장력의 효과 때문에 물 분자는 계속 가장자리로 이동하고 커피 입자들 도 거기에 따라 함께 이동하며 가장자리에 몰리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커피 방울과 같은 액적 내부에 고체 입자가 있으면 균일한 퇴적 패턴을 만드는 대신 불균일한 링 모양을 만든다.
여러 물질의 입자들을 액체와 섞어 분사하는 잉크젯 프린팅 기술에 서 커피링 현상은 원하는 물질을 균일하게 코팅하지 못하는 문제를 일 으킨다. 커피링이 인쇄 분야의 발전을 저해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이다.
- '와인의 눈물'과 마랑고니 효과, 그리고 위스키의 비밀
위스키가 남긴 자국을 찍어 사진을 보내주었던 어니 버튼의 직감이 맞았음을 연구를 통해 확인하게 되었다. 위스키는 마르면서 링 모양이 아니라 층층이 균일한 퇴적 형태를 남기는데, 그 주된 원인은 바로 마랑 고니 현상 때문이었다. 이 현상은 원래 '와인의 눈물'이라고 불렸는데, 이탈리아의 과학자 마랑고니 Carlo Giuseppe Matteo Marangoni가 1865년에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을 통해 원인을 규명하면서 그의 이름이 붙게 됐 다. 기본 원리는 알코올과 물의 표면장력 차이이다.
와인은 포도의 즙을 발효시켜 만든 알코올성의 양조주로, 물과 알코 올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흔히 와인은 눈으로 색깔을, 코로 향기 를, 마지막으로 입으로 맛을 본다고 한다. 여기서 눈으로 한 번 더 와인을 찬찬히 즐겨보자. 와인을 마실 때 와인 잔을 빙글빙글 돌리는데 이를 스월링 swirling이라 한다. 스월링을 하면 와인과 산소가 만나 풍성한 향을 내뿜게 된다. 잔의 안쪽 면에 와인이 코팅되고 알코올이 먼저 증 발하면서 향을 더 많이 나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와인 방울에 남은 물 분자들은 어떻게 될까? 먼저 증발한 알코올 분자들보다 표면장력이 훨씬 세기 때문에 더 잘 뭉쳐지려고 한 다. 이렇게 뭉쳐진 물방울은 스월링 이전의 와인보다 물의 함량이 더 많게 되고, 이것이 흘러내리는 모양을 우리는 '와인의 눈물'이라는 낭 만적인 이름으로 부른다.
그런데 와인의 눈물은 생겨난 그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일정 무게에 도달하면 중력 때문에 와인 잔의 벽을 따라 흘러내리다가, 와인을 만나 면 신기하게도 다시 벽을 타고 튀어 오르는 것을 반복한다. 물이 많은와인의 눈물(표면장력 높음)이 잔 아래, 알코올이 여전히 많은 와인(표면장력 낮음)의 일부를 끌어당기는 것이다. 이렇게 끌어당긴 와인의 알코 올이 증발하여 물 비중이 높아지면 다시 아래로 내려간다. 알코올과 물 의 표면장력 차이로 생기는 왈츠 같은 오르내림이 반복되고, 와인의 눈 물은 와인의 알코올 성분이 모두 날아갈 때까지 계속 나타난다.
그렇다면 와인 방울을 테이블에 떨어뜨리면 그 얼룩 자국은 어떻게 될까? 이때 와인의 성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성분 중 하나인 알코 올이 물보다 더 빨리 증발하기 때문에 와인 방울 속에선 커피와는 다 른 입자의 움직임이 일어난다. 알코올은 물보다 무조건 증발이 빨리 일어나므로 와인 방울의 가장자리에서도 물보다 많이 증발한다. 그 결 과 와인 방울의 가장자리에서 물 분자가 알코올 분자보다 더 많아지 게 된다. 물은 알코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표면장력을 가지고 어서, 액적의 중심에는 알코올 분자가 상대적으로 많아 표면장력이 낮고, 액적의 가장자리는 물 분자가 많아 표면장력이 높아진다. 이와 같이 액적 내부에 물과 알코올의 농도차가 발생하면 그 자체로 가운데와 가장자리 사이의 표면장력 차가 발생하게 된다.
이때 액적의 표면을 따라 마랑고니 효과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 효 과 덕분에 액적 내부에 혼합되는 유체의 흐름이 발생하고 이에 입자들 은 가장자리에 모이지 않는다. 같은 원리로 계면활성제를 넣어 마랑고 니 현상을 발생시켜 커피링과 같은 자국을 없애려는 시도가 많이 이루 어지기도 한다.
- 소음을 줄이는 연구는 현재까지도 매우 중요하고 도전적인 기계공 학의 주제입니다. 지금까지는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소음과 진동을 줄 여왔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구조를 이용하여 소리를 흡수하거나 차단 하고 진동을 줄이는 연구들도 많이 수행되고 있습니다. 목적에 맞게 소리를 제어할 수 있는 새롭고 매력적인 개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질량은 물질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양으로 양의 값을 가집니다. 그 런데 만약 질량을 음수로 만들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한 번 상상해 보세요. 언뜻 불가능한 것 같지만, 사실 음향 메타물질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이런 일이 가능해지고 있답니다.
음향 메타물질은 인공의 구조물로, 일반적인 물질과는 완전히 다른 음향학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실제로 밀도를 음수 로 만들지는 않지만 음파의 입장에서 밀도가 음수처럼 느껴지게 하는 물질을 설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그 결과 매우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만으로 음파를 거의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게 되었습니 다. 그로 인해 우리의 일상생활이나 각종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 양한 형태의 소음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음향 메타물질만큼이나 흥미로운 음향 블랙홀 기술도 개발되고 있 습니다. 음향 블랙홀은 마치 블랙홀이 빛과 모든 물질을 끌어들이는 것처럼, 파동을 특정 지점에 집중시켜 열로 소산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술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소음의 원천인 진동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음향 메타물질과 음향 블랙홀은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널리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음향 메타물질은 건물 내부나 가전제품, 차량 등에서 소 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거나 흡수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음향 블랙홀은 건축물의 진동을 줄이거나 기계 장비의 소음을 제어하는 데 활용될 수 있어요.
- X선보다 파장이 100배 정도 짧은 감마선도 의료 진단에 활용되고 있다. PET라 불리는 양전자단층 촬영은 방사성 의약품인 F-18-불화 디옥시포도당이 방출하는 양전자에 의해 생성되는 감마선을 검출하 여 몸속의 단층 영상을 얻는다. F-18-불화디옥시포도당은 포도당 유 사 물질이어서 몸 안에 주사하면 포도당 대사가 활발한 부위에 모이게 된다. 암이 퍼진 부위에서는 포도당 대사가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PET 영상에서 해당 부분이 밝은 신호로 나타난다. 이러한 특징은 암 검진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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