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살인

사회 2024. 9. 22. 17:31

* 23년 더위의 원인
(1) 이산화탄소 농도 : 23년 5월 424ppm으로 지난 80만년간 최고수치
(2) 엘니뇨
(3) 따뜻한 바다 : 지난 1세기동안 계속해서 온도 상승중
(4) 에어로졸 감소 : 해상운송연료의 황 함유량 제한과 관련되어 있지만, 미미한 영향
(5) 홍가통가 홍가하파이 해저화산 분출 : 수증기와 에어로졸 유입. 미미한 영향.

- 혼자사는 노인이나 집에 에어컨이 없는 가난한 이들, 혹은 속수무책 병상에 누워있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죽는다. 이런 면에서 보면 폭염은 힘없는 사람들을 도태시키는 약육강식의 현장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도 언젠가는 변할 것이다. 폭염이 더 강력해지고 빈번해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평등하게 폭염의 피해를 입을테니 말이다.

- 해수면 상승에서 가뭄에 따른 산불까지 기후관련 사태들은 전부 지구라는 행성이 더 더워진 데 따른 2차효과다. 1차효과는 더위다. 더위야말로 지구를 아비규환으로 몰아넣는 엔진이자 극지방의 빙붕을 녹여 전 세계 연안도시를 침수시키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더위 속에서 토양은 바싹 마르고 나무의 수분은 증발되어 언제라도 불붙기 좋은 상태가 된다. 더위 속에서 농작물을 갉아먹는 해충은 더욱 활발하게 움직이고 마지막 빙하기의 박테리아가 남아있더너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린다. 아마 다음번 팬데믹이 닥친다면, 살기 위해 더 시원한 곳을 찾아다닌 동물에게서 옮아온 바이러스가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 나무 아래를 벗어나 여기저기를 배회하면서 우리 조상들은 자연스레 자외선에 점점 더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었는데, 자외선은 피부의 세포조직을 손상시키는 동시에 DNA에도 해를 끼칠 수 있다. 그래서 륏와 그 조상들은 멜라닌을 생성하는 능력을 발달시키게 되는데, 이 암갈색 색소는 천연 햇빛 차단제의 역할을 한다. 그래서 몇백만년의 세월 동안 우리 조상들의 피부색은 하나같이 어두웠다. 그러다 아프리카를 벗어나 더 북쪽지방의 기후, 나아가고위도의 땅에 정착하게 된 후에야 비로소 어두운 피부색이 불리한 진화상의 특징이 되어버린다. 피부색이 어두우면 햇빛 통고에 한계가 생기면서 비타민D 생성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 우리 몸에서 털이 빠지고 에크린샘이 발달한 것은 진화의 역사에서 커다란 의미를 지니는 사건이다. 그 중요성은 연장과 불의 사용에 견줄 정도다. 아프리카 대초원의 다른 동물들도 갖가지 열관리 전략을 마련했다. 개들처럼 혀를 내밀고 숨을 헐떡이는 것은 그중 가장 단순한 전략이다. 하지만 이렇게 숨을 헐떡이는 것은 포식자 입장에서 썩 훌륭한 전략은 아니다. 사자가 단거리를 무척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달리는 도중에 숨까지 헐떡이지는 못한다. 한마디로 더위 속에서 질주할 때는 반드시 중간에 멈추어 숨을 헐떡이며 열평형 상대를 되찾아야 하는 것이다. 반면 인간은 몸을 움직이는 도중에도 몸을 식힐 방법을 찾아낸 셈이다. 우리는 어딘가로 이동하는 동시에 땀을 흘린다. 열을 관리할 수 있게 되면서 이간은 샘을 벗어나 점점 더 멀리까지 가고, 장거리 여정에 오르기 시작하고, 사냥구역을 넓힐 수 있었다.

- 화석연료를 태우면 대기가 뜨거워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미국인 발명가 유니스 푸트가 대기중의 이산화탄소가 열을 가둔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은 1865년이었다. 아레니우스가 화석연료를 태우면 대기가 뜨거워진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은 1896년이었다. 더구나 이런 실상을 단지 과학자들만 알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1965년 린든 존슨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경고를 전해 들었고, 그의 뒤를 이은 수만은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1977년 무렵 엑손은 화석연료를 수십년 태우면 대기가 뜨거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뿐만 아니라 그런 변화를 놀라울만큼 정확하게 예측한 사내기후모델도 만들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화석연료를 계속 태워온 것은 물론, 닥치는 대로 태우는 일도 멈추지 않았다.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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