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노마미인의 샤면인 다비 코페타와가 말한 것처럼, 모든 것이 상품이라는 믿음이 보편화되었고, 우리가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을 상품에 투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세계 여러 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든 경험이 상품에 투영되면서 우리는 우리 외부에 있는 모든 사물이 무조건 상품일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 위기를 둘러싼 국제적, 국내적 이해관계가 극도로 복잡한 조건에서, 개별국가는 인류 전체의 생존과 자국의 이익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린다. 특히 자원과 권력을 가진 나라들이 문제다. 이들은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곳인 동시에 자신을 향한 재앙의 피해를 가장 늦출 수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위개 대응에 가장 적극적이야 할 강대국들이 가장 소극적으로 반응하는 역설이 나타난다. 그 결과가 바로 1.5도선 붕괴라는 지금의 절망적 상황이다.
- 기후재앙의 효과는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고, 재앙을 둘러싼 개별 국가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국제적 협력의 효과적이기 어렵다는 사실은 국제정치의 객관적 조건으로 존재한다. 이런 조건은 몇몇 강대국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1.5도라는 비현실적 목표에 집착하는 것보다 기후재야잉 몰고 올 전 지구적 혼란 상황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더 현실적 목표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지금 강대국들의 움직임을 보면 이런 생각을 이미 암묵적으로 전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실제로 부유한 나라들이 전쟁과 군대에 쏟아붓는 비용의 총액이 기후위기 대응 비용의 30배에 달한다는 조사가 있다.
- 자연을 자원으로 활용하면서 살아온 인류가 지금 직면한 질문은 이런 것이다. 파국을 회피하기 위해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을 완전히 바꿀 것인가, 혹은 기존의 방식대로 살다가 파국을 맞을 것인가? 인류는 여전히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할지 명확하게 결정하지 못했다. 기후위기 앞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인류의 무능함은 이런 머뭇거림에서 비롯한다. 머뭇거림의 이유를 다양한 차원과 맥락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기존 질서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극단적 보수주의, 미래를 희생해 현재를 누리겠다는 변형된 종말론적 태도에 있다. 한마디로, 지금의 인류는 이대로 살다가 파국의 종말을 맞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표면적이고 부분적인 변화를 통해 위기에 대응하려는 전력에 집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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