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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유니쿠스

인문 2024. 8. 5. 07:01

- 인간에게 불안이 없었다면 역설적이게도 인간의 현재 역시 없었을 것입니다. 불안하기 때문에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지 않 고, 불안하기 때문에 아무 것이나 먹지 않습니다. 불안하기 때문 에 우리는 주의를 기울이고, 불안하기 때문에 우리는 내일을 준 비합니다. 불안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불안하 기 때문에 누군가를 사랑하기도 합니다. 산소처럼 평소에는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적정 수준의 불안 인 것입니다. 하지만 불안이 적당하게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적절하게 불안을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불안을 단순히 피하거나 억누르려는 시도가 아니라, 그 원인을 파악하고 그것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더 강해지고 성숙해 질 것입니다.
- 뇌는 디스카운팅 메커니즘을 따른다는 말을 아는가?
누가 선물을 줬다고 가정해 보자.
그게 마음에 쏙 드는 다이아몬드 목걸이면
처음에는 정말 행복하다.
다음 날에도 행복하지만 전날만큼은 아니다.
1년 뒤에는 목걸이에서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한다.
뇌는 왜 이러는 걸까?
살아남기 위해서다.
원래의 것에 익숙해져야만
새로운 위협을 감지할 수 있으니까.
이건 분명 뇌의 디자인상 결함일 거다.
감사함이나 기쁨 대신 위험, 생존 신호나 탐지하다니.
아예 리셋 된다면 좋지 않을까?
이제 인간들은 짐승의 습격을 받을 일이 없으니까.
위험 신호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느라
삶의 아름다움은 다 잊어버린 것 같았다.
-영화 <어디갔어, 버나뎃>, 나레이션 중에서

- 인간의 뇌는 정확성 보다는 신속성을 위해 설계
되었습니다. 빠른 선택과 결정에 최적화된 것이라, 깊이는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깊이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속도가 우리를 지배할 것입니다.
우리가 전망에 게을러진다면, 생산성에 질식당할 것입니다.

- 질문의 본질
일본의 젊은 철학자 지바 마사야는 '공부란 상실이다.'라는 화두를 던집니다. 공부를 '지식의 획득으로 알고 있는 우리의 상 식으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는 '깊이 공부하는 것은 동 조에 서툴러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깊이 공부하지 않아도 인 간은 살아갈 수 있다. 깊이 공부하지 않는 삶은 주변에 맞춰서 움 직이는 삶이다. 나를 주변 상황에 잘 맞추는 삶, 즉 동조에 능한 삶이다. 반대로 깊이 공부하는 것은 흐름 속에서 우뚝 멈춰 서는 것이다. 즉 동조에 서툰 삶이다." 깊이 있는 공부의 시작은 무조 건적 동조를 멈추고, '기존의 방법대로 바보 같은 짓을 하는 자신을 상실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그는 생각합니다. 우리는 주변 환경에 쉽게 동화되어, 어떤 의견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일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타자 의존적인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 비로소 동조를 멈추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당연시해 왔던 것 을 의심하는 것에서 좋은 질문은 태어날 것입니다.
- 에릭 호퍼(Eric Hoffer)는 창의력이란 '숨겨진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질문을 발견하는 데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질문은 단순히 답을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의미를 찾으며, 불확실성을 탐험하는 방법이 됩니다.
질문은 그 자체로 존재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 모든 시대는 공감의 시대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인류의 공감적 특성의 진화를 호 모 엠파티쿠스로 설명합니다. 그의 책 <공감의 시대》는 프란스 드발의 책과 우리말 제목이 같습니다. 하지만 프란스 드발은 동 물의 사회적 행동에서, 제러미 리프킨은 인류의 긴 문명사의 관 점에서 공감을 서술했습니다. 원제를 그대로 직역하면 '공감의 문명 The Empathic Civilization' 정도가 될 것입니다. 제러미 리프킨은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전제를 의심합니다. 오히려 인류 의 문명을 진화시켜 온 것은 '공감'에 있다고 말합니다. 출발이 다른 두 저작은 이 지점에서 만나게 됩니다. 공감 능력은 동물의 본능에서, 그리고 인류의 역사 속에서 발견되는 중요한 가치입니 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동물입니다. 이 말은 '개인이 사회 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개인을 만든다는 것을 의미합니 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집단에서 배제되는 것은 공포로 작 용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공감은 집단 내에서 신뢰를 형성하고, 협력을 촉진하며, 사회적 규범과 문화를 내면화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인간은 타인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배우 고, 성장하며, 발달해 왔습니다.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현재에 이 르기까지 공감은 본능적 차원에서든 문화적 차원에서든 인류 발 전의 중요한 동력이었던 것입니다.

-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
-알랭 드 보통 Alain de Botton

- 창의적인 사 람들은 상반되는 특성들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내향적인 동시에 외향적입니다. 산만하면서도 고요합니 다. 개방적인 동시에 편집적입니다. 창의적 사람들은 이러한 모 순들을 품고도 미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오히려 이러한 모호성 을 갖고서 몰입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창의적인 사람들의 공 통점은 지칠 줄 모르는 호기심과 집중력입니다. 그리고 가장 결 정적인 점은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한다는 사실이라고 칙센트미 하이는 강조합니다.

- 세상을 대립되는 것들의 가치로만 바라볼 때 우리는 경이와 신 비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양극단에 주목하다보면 그 사이의 눈부 신 스펙트럼을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창의적 사람들은 두 가 지로 나뉘어진 이분법적 세상을 통합하는 사람들입니다. 동시에 구분과 경계, 영역과 틀을 해체하는 사람들입니다. 새로움은 그 렇게 탄생합니다. 앞면이면서 동시에 뒷면을 가진 동전은 그렇게 우리의 상상력에 의해 주조되는 것입니다.

- 삶은 의미가 있을까?
'정말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 그것은 바로 자살 이다.' 이 말은 알제리 출신의 소설가 알베르 카뮈Albert Camus가 쓴 <시지프 신화>의 도입부 문장입니다. '인생이 굳이 살 만한 가치 가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철학의 근본적 질문일 것입니다. 시지프는 신들을 속인 죄로 참혹한 형벌을 받 습니다. 무거운 바위 덩어리를 산 정상까지 힘겹게 밀어 올려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상에 바위를 올려 놓는 순간, 바위는 다 시 아래로 굴러 떨어집니다. 시지프는 이 작업을 무한 반복해야 하는 운명을 받아들입니다. 이런 삶에 어떤 의미가 존재할까요?

- 콘트라프리로딩Contrafreeloading
콘트라프리로딩이란 용어는 동물심리학자 글렌 젠슨Glen Jenson이 만든 용어입니다. 쥐의 생태를 관찰한 젠슨은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먹이보다 자신이 직접 찾아서 먹는 먹이를 더 좋아 하는' 동물들의 성향을 발견합니다. 쥐는 쉽게 구할 수 있는 먹 이만을 선호하는게 아니라 일을 통해 직접 먹이를 찾는 것을 좋 아합니다. 이 콘크라프리로딩은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려는 경제학 이론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다시 현대의 시지프 실험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레고 조립 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자신이 조립한 레고가 바로 분 해되는 광경을 보는 것은 기분 나쁜 일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하는 일이 무의미하고 무가치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 우리는 기꺼이 기쁨을 추구해야만 한다.
우린 쾌락 없이 살 수 있지만, 기쁨 없이, 즐거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이 무자비한 세상의 불구덩이 속에서 우리는 고집스럽게 기쁨을 받아들여야 한다.
-잭 길버트Jack Gilbert <변론취지문, A Brief for the Defense>

- 인간이 손도끼를 발명할 수 있을 정도로 진화하기까지 400만 년이 걸렸다. 그리고 더 나은 손도끼를 만드는데 다시 200만 년이 걸렸다. 그런데 지질학상으로는 찰나인 단 2만 년 사이에 인간은 예술, 농경, 바퀴, 컴퓨터, 그리고 우주선을 만들어냈다. -조지 자카다키스 George Zarkadakis

- 나를 찌르고 들어오는 것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기호학자인 롤랑 바르트 Roland Barthes 는 자신의 저서 《카메라 루시다》에서 사진을 경험하는 2가지 방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스투디움Studium'과 '푼크툼 Punctum'의 개념이 바로 그것입니다. 스투디움이 일반적인 감정이 나 호의적인 참여에 해당된다면, 푼크툼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찌르고 들어오는 무엇'을 주는 요소입니다. 롤랑 바르트의 말을 빌리자면 스투디움은 문화에 의해 길들여진 양식을 포함하는 것 입니다. 이것은 '특별한 강렬함'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평균적 흥 미에 가깝습니다. 반면 푼크툼은 자기 안에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내 안에서 작은 전복을 야기시키는 것들입니다. 푼크툼은 뾰 족한 도구에 의한 상처, 찌름, 점을 가리키는 라틴어 단어에서 왔 습니다. 푼크툼은 관람자의 기억, 감정, 개인적 경험과 교차하면 서 내면에 깊은 감동이나 충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는 매우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작용하는 것입니다. 스투디움이 호감이라면 푼크툼은 사랑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어정쩡한 욕 망과 어정쩡한 의지를 일으키는 스투디움을 그냥 '좋은 사람'이 라 부른다면, 아프고, 질투하며, 뜨거운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 게 만드는 푼트툼은 '사랑하는 사람'으로 불릴 수 있습니다. 알고 있는 것이 많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 알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랑하는 사람'이 푼크툼의 정서일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적 삶은 스투디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편적 하루, 사진작가 카파의 표 현대로라면 '아침이 와도 일어날 이유가 없는' 평이한 나날의 연 속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상성을 통해 우리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살아가는 것에 익숙합니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어 정쩡한 거리에서 그냥 평균적인 하루를 보낸다면, 우리는 우리의 하루에 우리의 인생에, 충분히 다가가지 않는 것입니다. 하루하 루의 일상도 분명 우리에게 소중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일반적 인 정서, 평균적인 느낌에 열광하지는 않습니다.

- 감정은 촉발이 아니라 구성되는 것
리사 펠드먼 베럿Lisa Feldman Barrett은 인간의 감정에 관해 전통 적인 견해를 반박하는 학자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배럿이 쓴 책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는 감정이 보편적이고, 고정 된 반응이라는 기존의 관점에 도전합니다. 보통 감정이라고 하 면 어떤 상황에서 자동적으로 느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 만 베럿은 감정이 뇌에서 만들어내는 '예측'이라고 주장합니다. 즉, 우리의 뇌는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상황을 예측하고, 그 예측이 감정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구성된 감정이론theory of constructed emotion이라 부릅니다." 이것은, 감정은 촉발되는 것이 아 니라, 우리가 감정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 관점은 뇌 과학 연구 결과와 맞물려 많은 연구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 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른 후 우리는 어 색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아제오토리' 라는 일본의 감정 단어가 있는데 이는 '머리를 자른 뒤 더 못나보이는 느낌'을 뜻합니다. 다른 문화권에서는 이러한 감정을 설 명하는 단어가 없습니다. 샤덴프로이데 Schadenfreude는 독일어로 '타인의 불행에서 느끼는 왠지 모를 쾌감을 뜻합니다. 이렇듯 어 떤 감정은 특정 문화권에서 더 명확하게 인식하고 표현할 수 있 다고 배럿은 말합니다. 이는 감정이 단순히 내재된 것이 아니라, 언어와 문화에 의해 '구성되고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최 근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조어 중에 '웃프다'라는 말이 있습니 다. '웃기다'와 '슬프다'의 합성어입니다. 웃기는 일인데, 한편으 로 씁쓸한 느낌이 들 때 이렇게 표현합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단 어가 있다면 우리는 그러한 감정을 더 자주 구성할 수 있는 것입 니다. 감정이 의미의 구성이고 뇌는 개념으로 조직된 과거 경험 을 사용해 우리의 감각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리사 펠트 먼 베럿은 강조합니다. 감정이 세계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면, 우 리는 감정을 능동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입니다.

- 자세히 보아야 아름답다
사진을 분류하는 방식은 경험적이거나, 수사적이거나, 또는 미학적이지만 이러한 구분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은 '새로움' 이라고 롤랑 바르트는 말합니다. 우리가 만들어 내야할 새로움은 일상에서 멀리 떨어진 개념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우리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설 때 성취될 수 있습니다. 풀꽃을 가까이 관 찰한 나태주 시인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라는 통찰을 얻었습 니다. 길가의 풀꽃은 그냥 지나치기 십상입니다. 눈길을 끄는 화 려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번이라도 풀꽃을 자세히 들 여다본 사람은 시인의 언어에 전적으로 공감할 것입니다. 카파 의 사진은 그래서 매력적입니다. 피사체에 충분히 가깝게 다가갔 기에 평균적 정서의 거리가 해체되는 것입니다. 보는 사람의 감 정과 의식을 찌르고, 상처를 내고 내면의 동요를 일으킵니다. 푼크툼적 정서는 디테일에 있습니다. 디테일은 자세히 보고, 가깝 게 보아야 비로소 우리 눈에 포착되는 것입니다. 한 발짝 더 다가 섬으로 우리는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습 니다. 카파의 사진처럼, 시인의 문장처럼, 다른 시야를 갖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할 것입니다.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시대는 곧 창의성의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창의성은 평균에서 나오지 않 습니다. 오늘 우리의 하루에 한 발짝 더 다가서보면 어떨까요? 하 루가 훨씬 내밀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 영웅의 여정은 일상적 현실에서 시작됩니다. 익숙한 세상에서 예기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영웅은 모험으로 의 부름을 받습니다. 처음에는 그는 이것을 거부하지만 곧 멘토 를 만나고, 되돌아갈 수 없는 도전의 문턱을 넘어섭니다. 낯선 세 상을 통과하며 동지와 적을 만나게 되고, 시험을 견디며 싸우는 법을 터득합니다. 이제 동굴의 가장 안쪽으로 들어갈 시간입니 다. 적들과의 힘겹고 치열한 싸움이 시작되고, 곧이어 주인공은 어둠 속에서 극한의 바닥을 경험합니다. 그는 불굴의 의지와 신 념으로 다시 칼을 움켜쥘 힘을 얻습니다. 영웅은 두려움을 극복 하고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싸워나갑니다. 그는 마침내 세상을 구하고 귀로의 여정에 오릅니다. 여기서 마지막 위기가 찾아오고 주인공은 또 한 번 쓰러집니다. 하지만 영웅은 죽음의 문턱에서 끝내 부활하고, 결국 꿈에 그리던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비로 소 '삶의 자유'를 성취하게 된 것입니다.

- 호모코나투스
우리는 기본적으로 안정을 추구하지만, 또한 모험 유전자를 갖고 있습니다. 익숙한 것을 좋아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것을 향 해 거침없이 나아갑니다. 인류는 7만 년 전 아프리카 사바나를 버리고 아라비아 반도에서 유라시아로 긴 모험을 시작했습니다. 멈출 수 없는 인간의 도전은 달을 향하고, 화성을 향하고 이제는 우주 너머를 향합니다. 또한 인간 내부로 탐험은 우리가 누구이 고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 수 있게 했습니다. 인간의 지능을 모 방한 인공신경망을 만들고, 인간의 육체를 모방한 휴머노이드를 탄생시켰습니다. 안정의 유혹은 달콤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 한 만족에 머물지 않고 끝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해 왔습니다. 그 리하여 마침내 영웅 이야기를 써내려 갈 수 있었습니다. 호모 코 나투스는 '이야기하는 인간' 즉, 호모나랜스의 전제 조건입니다. 호모 코나투스는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자입니다. 모험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열어갑니다. 외적 여정을 통해 내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주인공입니다. 자신의 소명을 발견하고, 새로운 탐험 속으로 망설임 없이 뛰어듭니다. 익숙함에 저항하고 낯선 세상 을 향해 길을 떠납니다. 이런 사람은 헤겔G. W. F. Hegel이 말했듯 자 기 안의 평화와 결별한 사람입니다.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 아 니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바닥에서 일어서는 사람입니다. 불안 해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그 불안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사람 입니다. 단점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 단점을 자신만의 특별함으 로 만드는 사람입니다. 타인에게 있는 것을 부러워하는 것이 아 니라, 자기 안에서 진정한 힘을 발견하는 사람입니다. 현실의 힘 겨움에 고개 숙이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현실을, 부조리를 똑바 로 쳐다보는 사람입니다. 때로는 실패가 때로는 좌절이, 때로는 슬픔과 때로는 고난 때문에 불면의 밤을 보내겠지만, 끝내 그것 들을 이기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그렇게 완성되어 갈 것입니다. 4,800여 년 전 길가메쉬가 그랬듯이.

-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놀이 연구자로 인정받는 스튜어트 브라운 박사는 그의 저서에서 일과 놀이를 연결시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사실 놀이의 반대말은 '일'이 아니라 '우울함'이다.
놀이 없는 일은 지루하거나 따분하다.
물론 우리는 순수한 의지력만으로 꽤 오래 버틸 수 있다. 그러나 자기가 하는 일을 즐기지 못하고 놀이할 시간을 갖지 못하면, 해당 분야에서 높은 수준까지 오를 수 없다." 자신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기 위해서 일과 노는 시간이 필수적입니다.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놀이에 참여 하듯, 일에 몰입하려면 일을 온전히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단계는 쉽게 성취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 않다면, 많은 사람들이 일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는 역설이 발생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 철학은 학문이 아니라, 모든 종류의 삶과 지식 분야에 느닷없이 생기를 불어넣고 스스로의 한계와 충돌하도록 만들 수 있는 하나의 강렬함이다.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amben 《불과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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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

2024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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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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