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마인드

사회 2024. 7. 17. 06:59

- 나는 대학원 학생들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을 조금도 꺼리지 않는다. 이렇게 모 르는 것을 인정하면 학생들은 내가 그들과 공유하는 지식 정보가 언제나 진실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결과 그들과 나 사이에는 신뢰가 구축된 다. 내가 잘 아는 주제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고 강연하지만, 마리화나 합 법화의 장단점과 같이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주제에 대해서는 필요한 겸손 을 보인다. 공자의 말은 옳다.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것, 그 것이 바로 진정한 지식이다.
진리 추구와 진리 수호에 대한 애정으로 말미암아 학자는 내게 최고의 직업인 동시에 최악의 직업이 됐다. 대학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나는 곧 한 가지 거대한 역설을 깨달았다. 대학이란 과학적 진실의 근원이자 기이 한 반진실(anti-truth)의 제공자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 효과의 위계 모형(hierarchy of effects model)은 마케팅과 광고학에서 소비 자들이 광고를 보거나 들은 후 겪는 단계를 인지(생각), 감정(느낌), 능동(행 동) 단계로 나눠 설명하는 데 사용돼왔다. 관여도가 높아야 하는 상품(어 떤 뮤추얼펀드를 선택할 것인가 등)은 관여도가 낮은 상품들(초코바를 구매할 때)과 다른 효과 단계를 거친다. 관여도가 높은 상품의 경우 그 작동은 생 각-느낌-행동 순서로 이뤄진다. 정보가 있는 의견을 먼저 접하고 상품을 좋아하게 돼 구매가 일어난다. 반면, 충동구매 상품의 경우에는 그 순서가 느낌-행동-생각이 된다. 먼저 긍정적인 느낌이 오고 충동구매로 이뤄지 며, 구매 후에 의견이 형성된다.
의사결정 과정에 인지와 감정 모두가 중요하다는 인식은 그 순서와 무 관하게 적용된다. 다시 말해 생각과 느낌이 서로 대립된다고 생각할 필요 가 없다. 생각과 느낌은 모두 의사결정에 있어 근본적인 요소들이다. 문제 는 우리가 잘못된 순서에 따라 의사결정을 할 때 일어난다. 가령 어떤 대 통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가는 관여도가 매우 높은 의사결정이며, 따라 서 이성적인 유권자라면 감정 체계보다는 인지 체계를 먼저 작동시켜야 한다. 그럼에도 신경질적인 반 트럼프 유권자 중 다수는 그에 대한 본능적인 감정적 증오심으로 시작한 후, 이미 감정적 결정을 선택해놓고 그 선택 을 옹호하는 식으로 추후 정보를 처리한다.

- 행복, 공포, 욕망, 혐오 혹은 질투와 같은 감정들은 우리 조상들이 되풀 이해 겪었던 진화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연애하며 느끼는 질투심을 예로 들어보자. 다음 두 가지 시나리오에서 어떤 것이 당신에게 더 감정적으로 고통스러운가? 당신의 배우자가 육체적 부정을 저지를 때 인가, 아니면 정서적 부정을 저지를 때인가?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 (David Buss)와 동료들이 밝힌 바에 의하면 남자들은 육체적인 부정에 더 강한 반응을 보였고(아이의 아버지가 불분명할 가능성을 높여주므로), 여자들 은 정서적 부정에 더 마음이 상했다(남성이 장기적 관계에 헌신하지 않을 가 능성을 높여주므로).10 남성과 여성은 각 성별이 짝짓는 과정에서 맞닥뜨리 는 문제에 따라 배우자의 부정에 달리 반응한다. 이 때 촉발되는 감정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완벽하게 합리적이다.
2011년에 나온 그의 베스트셀러 《생각에 관한 생각(Thinking, Fast and Slow)》에서 노벨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인간에게 두 가지 사고 체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제1체계는 빠르고, 직관적이고,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이고, 감정적이며 본능적인 과정 그리고 제2체계는 느리 고, 의도적이고, 분석적이고, 논리적이며 의식적인 과정들로 이뤄진다. 인 간이 의사결정에 있어 인지적인 동시에 감정적인 전략을 폭넓게 구사할 능력이 있다는 건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의사결 정을 할 때 느낌 혹은 생각에 각기 의존하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도 놀라 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지성이 담당해야 할 영역을 감정이 차지했을 때 일어난다. 이것이 바로 우리 대학들에 만연한 역병이다. 한 때 지적 발달의 중심지였던 대학들이 이제는 감정적으로 연약한 이들의 도피처가 됐다. 대학을 움직이는 좌우명은 더 이상 '진리의 추구'가 아니라 '상처받은 감 정 얼러주기'가 됐다.

- 명확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감정과 이성, 유머와 진지함이 공존한다 는 것을 알며, 살아가면서 언제 감정 체계를 작동하고 언제인지 체계를 작동해야 하는지 이해한다. 그러나 사상의 병원체에 잠식당한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과 감정을 제어하지 못한다. 그 병원체들은 급속히 퍼지며 우 리의 자유를 위협한다.

- "그러나 의견을 표명하지 못하게 가로막을 경우 그 기이한 악덕은 기존 세대는 물론 다음 세대의 유산을, 그 의견을 개진하는 사람들보다 그에 반대하는 사람들로부터 더 많이 강탈한다는 점이다.
옳은 의견을 막는다면 잘못을 바로잡고 진실을 배울 기회를 빼앗긴다. 그러나 틀린 의견을 막는다면, 그 잘못이 옳은 의견과 충돌할 때 얻을 수 있는 아주 큰 장점, 즉 진실에 대한 더욱 분명한 인식과 생생한 인상을 포착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존 스튜어트 밀 John Stuart Mill'

- "나는 표현의 자유를 믿어요. 하지만..."이라고 생각하는 군중은 이미 표 현의 자유가 의미하는 기본 정신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뒤에는 대개 다른 사람들의 감정이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다는 표현이 나 온다. 남들이 기분 상하지 않을 권리를 표현의 자유보다 더 중시해야 한다 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렇지 않다! 표현의 자유는 정확히 말해 가장 불쾌하고 공격적이며 역겨운 발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듣기 좋은 소리만 들으려고 존재하는 게 아니다. 이따금 기분 상하는 일이 생기는 건 진정 자유로운 사회에서 살며 치러야 할 대가다. 당신 기분이 상할 수도 있다. 배포 있게 넘어가라. 말할 나위도 없지만, 아무리 절대주 의적 표현의 자유라 하더라도 멀쩡한 극장 안에서 불이 났다고 소리친다 든지, 서로 폭력을 부추긴다든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비방하는 담론들은 보호받지 못한다는 일반적 조건은 따른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의 적들은 이런 상식적인 제한들을 왜곡해서 자기들 목적에 부합하게 만들려 한다.

- "어떤 사안이 얼마나 진실한가를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를 완전한 웃음거리로 만들어보고 그 진실이 얼마나 많은 조롱을 감내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이다. 진실은 조롱과 비아냥을 견디면 견딜수록 더더욱 강해지기 때문이다. 풍자를 견디지 못하는 것은 진실이 아니다." -페터 슬로터디크

- 전쟁 영화를 보기 전 사전 고지 같은 건 필요 없다. 그보다는 부정적인 경험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심리치료사들이라면 누구든 그렇 게 말할 것이다. 사전 고지는 젊은 성인들을 애지중지 보호하며 삶에 직면 할 정신적 강인함이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어, 결국은 어린아이 같 은 수준의 회복탄력성"을 갖게 한다. 물론, 인간적이고 조심스럽게 돌봐야 할 특수한 상황은 있으며, 그런 경우에는 배려심 많고 친절한 교수가 이 문제를 섬세하게 숙고해봐야 한다. 그러나 모든 상황에 의무적으로 사전 고지가 돼야 한다는 건 괴이한 접근 방식이다. 2015년 허프포스트(Huff- Post)지 기사에서 나는 부정적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전 고 지를 해야 하는 주제가 얼마나 터무니없이 다양한지를 보였다. 그 주제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학대(육체적, 정신적, 감정적, 언어적, 성적), 아동 학대, 강간, 유괴
중독, 알코올, 약물 사용, 주사 바늘
피, 토사물, 곤충, 뱀, 거미, 점액질 물체, 시체, 두개골, 해골
괴롭힘, 동성애 혐오, 트랜스 혐오
죽음, 죽는 과정, 자살, 부상, 의학 처치의 서술 및 영상
폭력 및 전쟁의 서술 및 영상, 나치 용품
임신, 출산
인종차별, 계급 차별, 성차별, 비만인 차별, 장애인 차별 및 기타 차별들
성행위(합의에 의한 성행위도 해당)
욕설, 비방('바보'나 '멍청이'와 같은 낱말 포함)
강박신경장애 환자를 거스르는 모든 상황
- 정말이지 그 목록은 끝이 없기에, 나는 다음과 같은 범용 사전 고지를 제안한다. "실제 세상을 각자의 뇌를 사용해 헤쳐갈 때는 사전 고지가 따르 지 않습니다. 이 과정은 여러분이 성인으로서 인지적이고 감정적인 명민함 을 갖췄다는 추정 하에 진행됩니다. 삶 자체가 여러분의 사전 고지입니다." 사전 고지는 노출 요법의 기본 원칙에 정반대된다." 노출 요법이란 일 반적 불안장애, 사회불안장애, 공포증(가령 거미공포증 등), 공황장애, 강박 신경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의 극복을 위해 잘 연구된 치료법이다. 이 치료법을 적용하는 경우, 환자들은 증세를 촉발시키는 자극에 노출돼 공 포와 두려움에 대처하는 전략을 배우게 된다. 사전 고지의 효과를 실험해 본 몇 안 되는 연구에 의하면, 사전 고지는 학생들로 하여금 '촉발자'들을 더 피하게 하고, 회복 탄력성을 키우지 못하게 하며', 과거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에게조차 효과가 없다는 게 밝혀졌다. 사전 고지가 고통스러운 감정을 일시적으로 줄여줄 수는 있더라도, 예측할 수 없는 삶을 헤쳐가는 데 필요한 건강한 사고방식을 키워주지는 못한다.

- 엉큼한 남성 사회정의전사들
많은 남성 사회정의전사가 공감 잘 하고, 동정심 있고, 감수성 있어 보 이고자 하는 무한한 욕망에 사로잡혀 사기성(性) 짝짓기 전략, 즉 동 물학 학술 문헌에서 소위 '스니키 퍼커(sneaky fucker)'라고 불리는 전략을 이 용한다. 스니키 퍼커는 호모사피엔스, 특히 대학교 캠퍼스에 서식하는 호 모사피엔스 중에서 예쁜 여학생과 엮일 더 좋은 기회가 생기리라는 기대 를 갖고 과시적으로 친절하게 행동하는 진보적 성향의 남학생을 말한다. 이것은 엄밀하고 설득력 있는 과학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 동물계에서는 여러 가지 매우 다른 형태의 속임수를 찾아볼 수 있다. 우선 가짜 경고 신호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알아보자. 포식자로부터 피하 기 위해 진화시킨 위장색과 반대로, 경계색은 포식자가 될 동물 눈에 매우 잘 띄게 적응한 것이다. 아마존은 눈에 띄지 않는 게 유리한 위험 지역인 데도 몇 가지 개구리 종은 이와 정반대로 눈에 띄게끔 특출하게 밝은 색 깔을 갖도록 진화했다. 이런 색깔들은 다가오는 포식자에게 이런 메시지 로 작용한다. “나를 볼 수 있다면, 그건 아마 나를 내버려두는 게 좋다는 뜻일 거야. 나는 독이 있거든. 가까이 오지 마." 어떤 경우에는 완전히 무해한 종들이 이런 경계색을 흉내내도록 진화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베이츠 의태(Batesian mimicry)라 알려졌다. 가령 산호뱀과 킹스네이크는 둘 다 서로 비슷하게 노랑, 빨강, 검정, 세 가지 색깔 무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산 호뱀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있고 킹스네이크는 무해하다. 이 두 종의 차이 를 기억하는 데 연상법이 사용돼왔다("노랑 위 빨강은 독 있고 검정 위 빨강은 독없다"), "
다소 경박하게 표현하자면, 많은 사회정의전사의 염색한 머리털(보통 밝 은 빨강이거나 분홍 혹은 파란색으로)은 일종의 베이츠 의태라고 본다." 이 색깔들은 자신들이 이념적으로 얼마나 선명한지 보여준다. 탁란을 포함해 동물들은 여러 형태로 속임수를 쓴다. 탁란은 삐꾸기가 그러듯 다른 종이 자기 새끼들을 키우게끔 속이는 것을 말한다.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니지만,

- 짝짓기 영역이야말로 속임수가 가장 만연한 곳이다. 모든 유성 생식 종의 장대한 투쟁은 생존(자연 선택)과 생식(자웅 선택xxvi)과 관련된다. 번식하고 자 하는 유기체들은 놀라우리만큼 많은 수의 형태학적, 행동학적 특성을 진화시켜 유망한 짝짓기 대상에게 성적으로 접근할 수단으로 삼아왔다. 인간 남성을 예로 들어보자. 여성의 경우 보편적으로 지성, 자신감, 야 망, 자원을 취득하고 지킬 수 있는 능력, 사회적 우월성 등 높은 사회적 지 위와 연관된 신호를 보이는 남성을 선호한다. 인간의 진화 역사를 통틀어 아무 생각 없이 게으르고, 배가 불룩하고, 콧소리를 내고, 복종적이고, 비 겁하고, 징징대는 남자를 보고 성적으로 흥분하는 여자는 거의 없었다.
- 당연히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문화와 시대를 통틀어, 남자들은 짝짓기 시 장에서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한 수단으로 높은 지위를 얻으려 애써왔으 나, 각자의 재능과 생활 환경에 따라 매우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어떤 남 자들은 성공적인 사업가, 외교관, 프로 운동선수, 외과의, 교수 혹은 예술 가가 될 것이다. 높은 지위의 정의는 문화나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 만(가령 하버드 졸업장은 아프리카 하드자 부족에겐 거의 중요하지 않다), 여성이 남성을 고르는 데 높은 지위가 중요하다는 사실 자체는 보편적으로 확실 한 사실이다.
남성이 바람직한 특성을 갖지 못한 경우, 그들은 '될 때까지만 그런 척' 할 수 있다. 물론 여성들 역시 수많은 형태의 가짜 신호를 이용한다. 여성 은 짝짓기 시장에서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나이나 체중, 성 경험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푸시업 브라나 하이힐처럼 남성의 눈을 속이기 위한 상품도 몇 가지 존재한다. 두 가지 다 여성의 가슴과 엉덩 이를 추켜올리고 중력의 힘을 거스름으로써 체형을 보다 더 젊어 보이게 한다. 가혹한 현실은, 속임수는 그저 살기 위한 투쟁에서 우위를 점하려 할 때 쓸 수 있는 몇 가지 전략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짝짓기 시장의 모든 속임수 유형 중에서 절도혼(위장을 통해 짝짓기 기회 를 훔치는 경우)만큼이나 기만적으로 기발한 사례도 없을 것이다. 1970년대 동물행동학 문헌에서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절도혼보다 더 구어체적이 고 생생한 용어가 만들어졌다. 스니키 퍼커 (sneaky fucker) 전략이 그것이다. 암컷을 흉내내는 것도 이 행동의 발현 방식 중 하나다. 이는 한 종의 수컷 들이 암컷을 지키고 있는 우세한 수컷들의 공격으로부터 피하기 위해 그 종의 암컷처럼 보이고 암컷처럼 행동하며, 이 과정에서 짝짓기 기회를 훔칠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많은 경우 두 가지 유형 수컷들의 표현형xxvi은 어느 정도 고정돼 있다 (어떤 것들은 크고 우세하나 또 다른 것들은 작고 유약하다). 바로 이 때문에 호 주참갑오징어(giant cuttlefish)들이 스니키 퍼커 전략 구현에 있어 그토록 뛰 어난 능력을 보이는 것이다. 수컷들은 그 자리에서 암컷들의 형태적 특성 을 흉내내서 신체 특성을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수컷 모닝커틀피시(mourning cuttlefish)는 동시에 암컷과 수컷으로 보일 수 있게끔 몸의 모양과 색깔을 바꿀 수 있다. 특히 라이벌 수컷들에게 보이는 부분은 암컷처럼 보이게 하고 암컷들에게 보이는 부분은 수컷으로 보이게함으로써 구애 신호를 보낸다. 그야말로 정교한 이중성이다.
- 이런 수컷들의 짝짓기 이중성에 대해 잘 알다 보니, 스니키 퍼커 전략을 인간의 특정한 맥락에 적용시키게 됐다. 나는 다수 남성 사회정의전사가 참갑오징어와 유사하다고 상정한다. 그들은 진보적인 공감을 내뿜으며 이 념적으로 헌신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섬세하고 위협적이지 않은 수컷으 로 가장한다. 어떤 의미에서, 이는 혹시나 연애 감정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여성들과 친하게 지내며 여성 친구들을 부단히 정서적으로 지지하는 섬세한 남자와 비슷하다.

- 리버럴들은 개인적 차원에서는 자기 혐오를 극복하는 것이 미덕이라는 걸 알지만, 또 한편 집단 차원에서는 자기 혐오에 빠지는 것이 미덕이라고 믿는다("나는 백인이라는 내 정체성이 싫어", "나는 내 서구 문화가 싫어", "나는 내 기독교적 뿌리가 싫어"). 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슬림 이민자를 받아들 인 전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의 충격적 국경 개방 정책은 독일의 과거 전쟁 범죄를 뉘우치는 채찍질 고행이라고 볼 수 있다. 전형적 인 진보들의 광기까지 어우러져서 유대인에게 종족 살해적 증오심을 보이 는 '난민'들의 입국을 허용하는 것이, 과연 홀로코스트에 대해 사죄하는 매우 적절한 방법이었을까?"
현재 미국 국경의 불법 이민자 위기와 관련해 미국의 진보들 사이에서 이와 유사한 채찍질 고행이 일어나고 있다. 중앙 아메리카인들이 미국으 로 오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회정의전사들과 그 부류들이 하는 말에 의하 면, 미국의 제국주의적 간섭이 그들의 사회가 붕괴하도록 초래했기 때문이 다. 따라서 채찍질 고행으로 보상하기 위해 이 고상한 무비자 입국자들이 얼마든지 미국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줄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베토 오 로크는 이보다 한 술 더 떠서 중앙 아메리카인들이 기후 변화로부터 탈출 하는 것이며, 기후 변화의 주범은 바로 미국이라고 시사했다. 모든 길은 채 찍질 고행으로 통한다. 채찍질 고행이야말로 구원에 이르는 유일한 진보적 길이기 때문이다.

- 타조 기생충 증후군
물론 현실을 부인하고자 하는 욕망은 과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간 의 기만(혹은 자기 기만) 능력은 엄청나다. 사실 인간의 지능이 이렇게까지 진화한 이유 중 하나는 남들을 성공적으로 조종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하고 의심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남들을 조종하려는 의도에 부합하기 위해, 인간은 자기 기만이라는 성향을 진화시켜왔다. 자기 기만은 자신의 이중성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거짓말을 잘 하기 위해 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자기 자신이 그 거짓말을 믿어야 하기 때문이다. 진화론에 기반해서 볼 때, 자기 기만이 일어나는 이유는 그렇게해서 생기는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 다소 괴이한 자기 기만 형태 가 있다. 달이 존재하는 것처럼 뻔히 보이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이다. 정신 분석학의 아버지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는 불쾌한 정보를 억누 르는 인간 능력에 주목하고 이를 '타조 방책'이라고 불렀다." 이 인간 타 조효과-타조가 달갑지 않은 현실을 피하기 위해 모래에 머리를 묻는 우스꽝스러운 이미지에서 나온 표현이다-는 금융 투자를 포함해 여러 가 지 맥락에서 기록돼왔다. 몇 년 전 사상의 병원체로 인해 점점 더 많은 사람이 현실을 거부하는 상황을 알아차렸을 때, 나는 타조 기생충 증후군 (OPS, Ostrich Parasitic Syndrome)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나는 이성에 대한 이 끔찍한 공격을 아래처럼 정의했다.
이 장애(障碍)는 중력이 존재하는 것만큼이나 분명한 현실을 거부하게 만드는 원 인이 된다. OPS를 앓는 사람은 자기들의 눈이 거짓말이라도 하는 양 눈에 보이 는 것을 믿지 않는다. 그들은 유니콘 나라 같은 대안 현실을 건설한다. 이런 세상 에서는 과학, 이성, 인과법칙, 증거 구성 임계점, 거의 무한하리만큼 막대한 양의 데이터, 데이터 분석 절차, 추리통계학, 과학적 방법론 고유의 인식론적 법칙, 상 식 같은 건 모두 거부된다.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는 OPS 환자의 망상적 횡설수 설은 환상에 불과한 연관성, 존재하지 않는 인과관계, 기분 좋게 들리는 진보주의 적 상투성에 뿌리를 둔다. 타조의 논리를 내놓는 사람들은 항상 숭고한 도덕적 우 월성을 과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 무제한의 다양성이야말로 안정되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발생 하는 문제를 해결해 줄 마법의 만병통치약이라는 건 심히 어리석은 생각 이다. 동종 선호(同種選好,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끌리는 경향) 현상은 일 반적으로 매우 광범위한 사회적 맥락에서 기록돼 왔음을 과학은 말해준 다.25 가령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하는 것이 궁극의 목표라면, 그 연구 결 과는 매우 분명하다. 자기와 비슷한 사람을 고르라. 친구를 고를 때는 부 분적으로 유전적 동종 선호에, 개를 고를 때는 형태학적 동종 선호에 국제 무역 상대국을 선택할 때는 문화적 동종 선호를 기반으로 한다. 덧붙여 이민의 경우에는 근본적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같이 어울리기 더 쉽다.

- 전통적인 의미에서 자유롭고 현대적이고 다원주의적이며 비종교적인 사 회라면, 종교우월주의, 동성애 혐오, 여성 혐오 특히 유대인을 증오하는 등 종교적 소수인에 대한 무관용, 표현의 자유 및 양심의 자유 거부에 뿌리 를 둔 문화와 종교적 유산을 가진 수많은 이민자에게 문호를 개방해서 좋 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이 사실을 서술하는 건 '편견'에 의한 게 아 니다. 이것은 태양의 존재만큼이나 분명한 사실을 인식하는 것일 뿐이다. 상호이타주의는 진화된 메커니즘"이다(이를테면 이민자들이 자유롭고 현 대적이면서 비종교적인 서구의 가치관을 채용함으로써 우리의 관대함에 화답할 것 이라 기대하고,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난민을 허용하는 것이 상호이타주의다). 자멸을 초래하는 공감은 진화된 메커니즘이 아니다. 신실한 마음으로 문명 적 차원에서 채찍질 고행을 하겠다고 현대 사회의 근간마저 양보하는 건 절대 안 된다. 나는 자랑스러운 캐나다 이민자로서 말하는 것이다. 합리적 인 이민 정책을 모색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비난만 반복하는 사람들은 은밀한 형태의 타조 기생충 증후군 환자들이다.

- 코넬 대학 박사 과정 첫 학기에 나는 《살인(Homicide)》이라는, 진화심리학계의 두 거물이 저술한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이후 내 과학 이력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3" 이 책에서 저자들은 학대와 가정 폭력을 포함, 다양한 범 죄 행위를 진화론적 렌즈를 통해 분석했다. 그들의 분석으로부터 두 가지 놀라운 결론이 도출됐다. 1) 한 어린이가 학대당할지 아닐지를 가장 잘 예 측하게 하는 요소는(반드시 학대당하는 경우 그 지수를 100이라 한다) 그 아이 가 양부모에게 양육되는지 아닌지의 여부다(신데렐라 효과라는 별칭으로 불 린다). 2) 한 여성의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그녀의 남성 파트너다. 남성은 아내를 의심하거나 아내의 부정을 알고 있는 경우 폭력 행위로 치닫는다. 이 같은 결론은 문화와 시간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사실이다. 이 결론들은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인간 본성의 어두운 요소들을 형성하는 진화론적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성이 살해됐을 때 경찰이 남편이나 남자 파트너를 그 첫 번 째 용의자로 생각하는 것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남성은 절 대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완벽하게 알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 혐의를 둘만큼 그럴 가능성이 큰 것 역시 잘 알고 있다(다름 아닌 경험으로라도 안다). 비슷한 이유로, 사랑 많고 배려 깊은 계부모가 분명히 존재한다 고 해서 신데렐라 효과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인 일화들이 통계 학적 현실을 무효로 만들지는 못한다. 우리의 뇌는 환경 속에서 통계 규칙 을 감지할 수 있도록 진화해왔다. 이 지식에 따라 행동한다고 해서 편견을 가졌다든지, 인종 차별을 한다든지, 증오심 가득한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 지식은 인간 인지의 근본이다. 확률론적 현실을 바탕으로 구분한다 는 의미에서, 구별하는 행위는 곧 인간의 행위다. 프로파일링을 한다는 건 인간이라는 의미다.

- “이성에는 두 가지 주요 기능이 있다는 게 우리의 주장이다. 하나는 우리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이성이며 또 하나는 다른 이들을 설득시키기 위한 이성이다." 위고 메르시에와 댄스퍼버"

- 다른 공동 저자와 저술한 책에서, 인지부조화 이론의 선구자인 레온 페스팅거는 무려 60년 전에 사람의 마음을 바꾸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상기 시켰다.
확신을 가진 사람은 바꾸기 힘들다. 그에게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그는 돌아 설 것이다. 사실이나 숫자를 제시하면 그는 출처에 의문을 던질 것이다. 논리로 호소하면, 그는 알아듣지 못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강한 확신을 가진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게 얼마나 힘든지, 특히 그 사람이 자기 믿음에 투자라도 한 경우에는 얼마나 더 힘든지 경험해보았다. 아무 리 통렬히 공격해도 믿음에 전혀 손상을 입지 않은 채 자기 확신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기발하게 변호하는 데 우리는 익숙하다.
그러나 인간의 지략은 그저 신념을 지키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한 개인이 무언가 를 진심으로 믿는다고 가정해보자. 더 나아가 그가 그 믿음에 헌신하고, 그로 인 해 그가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취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고 나서 마지막으로 그의 믿음이 틀렸다는 증거가 확실하고 부정할 수 없는 증거가 제시됐다고 가정해 보자. 어떻게 될 것인가? 그 사람은 대개의 경우 흔들리지 않는 것은 물론, 이전 보다도 더 자기 믿음이 진실되다고 확신하는 모습을 보인다. 심지어 남들을 납득 시키고 남의 생각을 자기 관점대로 바꾸려는 열정마저 새로이 보일 수 있다.
보다 최근으로 와서, 댄스퍼버(Dan Sperber)와 위고 메르시에(Hugo Mer- cier)는 추론의 논쟁 논리(argumentative theory of reasoning)를 개발했다. 이것 은 완전히 반대되는 증거에 직면했을 때조차 사람들이 자기 견해를 바꾸 기 힘들다는 사실을 다루는 이론이다. 이 두 사람은 우리의 추론 능력이 꼭 진리를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두뇌 싸움에서 우리 자신과 남들을 설 득하기 위해 진화한 것이라고 상정한다. 사람들 대부분은 동기를 갖고 추론하는자기 신념, 태도 혹은 이념적 입장을 지키기 위한 편향된 정보 처리) 성향 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사람들이 객관적 진리를 찾을 것 이라고 기대하는 게 가당할까? 낙천적 현실주의자로서, 나는 그렇다고 생 각하고 싶다.
지적인 용기-나는 '배짱'이라고 부르는 편을 선호한다-는 누구든 사상 의 전투에 참여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거쳐야 할 단계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관련 정보와 그 정보를 처리할 적절한 비 판적 사고에 완전히 통달하지 않으면 이 세상 모든 용기로도 한 사람의 견 해를 흔들지 못한다. 여러 개 흩어진 출처에서 온 정보들을 논리정연하게 종합하기 위해서 '중복 증거의 법칙적 관계망'이라는 뛰어나게 강력한 인 식론적 도구를 이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 획기적인 과학적 성과는 무엇보다 통설을 흔들고, 그래서 전면적인 거 절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재 상황을 수호하는 사람들의 저항을 불러일으킨 다. 과학자에게도 다른 사람들처럼 개인적인 편향이나 사견이견, 의견)이 있다. 노벨상 수상자인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는 이렇게 언급했다. "새로운 과학적 진리는 반대자들을 설득하고 그들에게 빛을 보게 함으로써 승리 하는 게 아니다. 반대자들이 결국 죽고, 새로운 세대가 성장해 그 과학적 진리에 익숙해짐으로써 승리한다." 동물학자 프레데릭 R. 슈람(Frederick R. Schram)도 그런 보편적 생각을 갖고 이렇게 선포했다. "과학이란 인간 본성 이 가진 약점으로부터 자유로운 초인의 활동이 아니다. 과학의 진보가 드 문 것은 사실을 담은 정보가 부족해서라기보다는 과학자들 자신의 고정 관념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과학의 자체 교정 과정을 통해 우수한 생각 이 이긴다. 심장병 전문의 딘 오니시(Dean Ornish)도 같은 견해를 갖고 이렇 게 선포했다. "과학자들도 다른 사람들마냥 새로운 생각에 저항할 때가 자 주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과학적 과정을 통해 좋은 생각과 이론이 승리 하게 해준다. 나도 동의한다.
하나의 발견이 해당 분야에서 핵심적인 지식이 되려면, 과학자들은 이 발견이 확고한 경험적 진리임을 밝혀야 한다. 그 첫 단계로, 이 발견은 각 각 독립적인 연구원들에 의해 충분한 횟수만큼 반복돼야 한다. 이것은 과 학적 방법론의 초석인데, 사회과학의 경우는 반복 가능한 결과들의 수가 바닥을 칠 정도로 작다. 과학적 과정의 또 다른 통합적 부분은 문헌 조사 다. 한 건의 연구 프로젝트는 다른 연구원들이 이미 기여해온 거대한 과학 적 스토리의 한 부분이다. 따라서 만일 그 과학 연구 과정의 전체적인 서 사를 다시 서술하고자 한다면, 보다 큰 퍼즐에서 중요한 부분을 제공했던 전임자들을 알아봐야 한다. 다시 말해 아이작 뉴턴이 남긴 불멸의 명언대 로 "내가 더 멀리 봐왔다면 그것은 내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섰기 때 문"이다.

- 중복 증거의 법칙적 관계망
찰스 다윈은 종들이 어떻게 진화하는지 설명해주는 우아한 메커니즘 (자연 선택)을 제공함으로써 시대를 초월하는 선구적 사상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1859년작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이 걸작인 이유 중 하나는 이 책이 생물지리학, 지질학, 곤충학, 비교해부학, 식물학, 발생학, 고생물학으로부터 증거를 총망라했다는 점이다. 신중한 지방 검사 는 판사 앞에 사건을 가져가기에 앞서 참을성 있게 산더미 같은 증거를 총 망라한다. 언제나 매우 주의 깊었던 과학자 다윈은 웬만한 검사보다도 더 성실했다. 그는 사건을 세상 앞에 내놓아도 되겠다는 충분한 자신감이 생 길 때까지 수십 년 동안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런 접근 방식은 인간 지력 이라는 재능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 접근 방식은 직소 퍼즐을 맞추는 것과 비슷하다. 하나의 조각으로는 전체 그림이 어떤지 결코 알 수 없지만, 일단 모든 조각이 제자리를 찾으면 최종적인 형태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중복 증거의 법칙적 관계망은 다윈의 종합적 접근 방식이 현대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남자들이 보편적으로 모래시계 같은 체형을 선호하는 것은 진화에 의해 형성된 습성임을 보이고 싶다고 가정해보자. 어떻게 하면 증명할 수 있을까? 목표는 광범위하게 다양한 출처로부터 비롯된 중복 증 거들의 관계망을 수립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 모든 출처는 최종적인 직소 퍼즐을 구성하는 데 사용된다(의심의 여지없이 모래시계 체형을 가진 아름다 운 여성들에 관한 직소 퍼즐이 되겠다).
여기 몇 가지 설득력 있는 연구 결과가 있다. 1) 모래시계 체형은 뛰어난 생식력과 우월한 건강 상태와 관련 있다. 2) 다양한 문화권에 걸쳐, 온 라인 매춘부들은 예상 고객들에게 모래시계 체형을 광고한다. 제시한 신 체 치수가 거짓말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3) 모래시계 체형을 가진 온라인 매춘부들은 더 높은 요금을 요구한다. 4) 수세대에 걸쳐 다양한 문 화권에서 만들어진 조각상이나 조형물은 바람직한 모래시계 체형을 보인다.  20세기 내내 《플레이보이> 잡지 센터폴드" 모델과 미스 아메리카 우 승자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모래시계 체형을 가졌다.  뇌영상법과 시선 추적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을 통해 다양한 문화권과 인종 간에 걸쳐 남성 들이 모래시계 체형을 선호한다고 기록돼왔다.  선천적 시각장애인으로 한 번도 시력을 가져보지 못한 남성들 역시 모래시계 체형에 끌린다(만져 서 선호하는 몸매를 결정한다).
이것으로 난공불락의 증거 체제가 마련됐다. 자칫하면 호전적이 되기 일쑤인 관중(가령 급진 페미니스트처럼) 앞에서도 내가 평소 하던 대로 으 스대며 이런 진화론적 원칙에 대해 강연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일단 진리의 적들에게 이런 중복 증거의 법칙적 관계망을 들이대면 그들은 대개 패배를 인정하고 체념한 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당신의 느낌은 당신을 진실로부터 보호해주지 못한다. 이런 관계망은 설명적 일관성, 이론적 집적화 및 통섭(지식의 연합)을 포함, 과학적 현상들을 설명하는 데 핵심적인 인식론적 혜택들을 제공한다.
- 선천적인 선호도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진화심리학자들이 사용하는 전략 중 하나는, 아직 선호도가 학습될 만큼 사회화 발달 단계 에 이르지 못한 유아들을 통해 이를 입증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어린 유 아들이 성별에 따라 서로 다른 장난감 기호를 드러낸다는 사실을 보임으 로써 사회구성주의자들의 주장에 쉽게 반박할 수 있다. 이는 실제로 몇 가 지 연구를 통해 밝혀졌으며, '임의적 성차별주의자 기준이야말로 남녀 아동 사이에 완구 선호 차이가 생기는 근본적 원인이라는 생각을 거부하 는데 충분한 증거로 채택된다.
하지만 이것은 문제의 법칙적 관계망 구축의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검 지와 약지의 상대적 길이는 손가락 비율(digit ratio)이라 알려졌다. 이것은 성적 이형(性的) 특성의 하나로, 인간의 남녀가 이 특성과 관련해 일관적인 차이를 보이는 경우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남성의 경우 약지가 검지보다 길고 여성의 경우는 약지와 검지의 길이가 거의 비슷하다. 손가락 비율은 개인이 모태에 있을 때 얼마나 남성 호르몬에 많이 노출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다시 말해, 남성적인 손가락 비율은 테스토스테론에 더 많 이 노출됐다는 지표다.
이전에 나는 대학원 학생들과 함께 손가락 비율과 위험 감수 성향 및 구애 관련 행동 간 관계에 대한 몇 가지 연구를 수행했다. 현재 완구 사 례에 관련해서, 연구원들은 손가락 비율이 더 남성적인 남자아이일수록 남성적인 놀이 행동 및 완구 선호도를 더 크게 드러낸다는 사실을 밝혀냈 다. 또한 생후 7일부터 6개월 사이 유아들의 소변 샘플을 통해서(테스토스 테론 수준을 측정함으로써 완구 기호와 놀이 유형의 차이가 근본적으로 호 르몬에 있음이 밝혀졌다. 임상 자료를 통해, 각기 다른 두 그룹의 연구원들은 선천성부신과다형성증(congenital adrenal hyperplasia)-남성화를 초 래하는 내분비계 질환을 앓는 어린 여자아이들이 남성적인 장난감 기호 를 더 크게 보인다는 사실을 기록했다. 따라서 우리는 정상 인구와 임상 학적 인구에서 도출된 발달학적, 형태학적, 소아내분비학적 증거를 이용해 완구 기호에 대한 이론의 여지가 없는 생물학적 뿌리를 증명할 수 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 비교심리학은 다른 종들과 비교함으로써 인간의 인지를 이해하고자 도 모하는 심리학의 한 분야이다. 비교심리학을 추구할 때 두 가지 중요한 원 칙은 상동(相同, homologies)과 상사(相似, analogies)다. 종 A와 종 B 사이의 상동 특성은 그 두 종이 같은 진화적 조상에서 나왔다는 증거이며, 상사 특성은 각자 다른 수단을 통해 같은 적응 단계에 도달할 수 있음을 강조 한다(가령 조류와 박쥐 모두 날 수 있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버빗원숭이, 붉은털원숭이, 침팬지들은 장난감에 대해 인간의 성별과 같은 기호도를 보였다. 이렇게 인간과 유인원이 성별에 따라 같은 완구 기호도를 보인다 는 사실은, 진화적/생물학적 특징이 분명히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 회구성주의자들은 이에 대해 사악한 성차별주의적 가부장제가 몇몇 유인 원 종에게까지 그 범죄적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반박할 수도 있겠다. 타조 기생충 증후군에 감염된 사람들에게 내재하는 망상적이고 독단적인 광기 를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 서구의 지식인 사이에서는 서구의 식민주의와 미국의 글로벌 패권주의 를 지적하면서 자학하는 일이 흔하다. 그들은 서구는 전쟁과 정복으로 세 워졌지만 이슬람은 사랑과 평화로 퍼져갔다고 말한다. 실상은, 이슬람의 역사야말로 끊임없는 정복으로 채워져 있다는 것이다. 하버드 정치과학 자 새뮤얼 P. 헌팅턴(Samuel P. Huntington)의 그 유명한 말에 의하면, "서구 와 이슬람 문명 사이의 단층선을 따라 발생하는 갈등은 1,300년 동안 지 속됐다." 더 간결하게 말하자면, "이슬람의 국경은 피로 그려졌다." 7세기 창시된 이래, 이슬람은 수천만 명을 예속시키거나 개종시키거나 혹은 죽였 다.
- 현재 FBI 데이터
FBI는 세계적으로 가장 위험한 테러리스트들의 현상수배범 명단을 관 리한다. 이 악명 높은 그룹을 이루는 28명의 현상수배범 중 26명은 이슬 람 단체들과 연결돼 있다. 무슬림은 전 세계 인구의 약 25%를 차지하는 데, FBI 테러리스트 명단에서는 92.9%를 차지한다. 

-"처음 그들이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 다음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으니까.
그 다음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니까.
그 다음 그들이 유대인들에게 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마르틴 니묄러, 독일 신학자

- 이슬람을 비판한다고 해서 이슬람혐오자(터무니없는 용어다)가 되는 것 도 아니며 무슬림을 증오하는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급진 페미니즘을 면밀히 조사한다고 해서 당신이 여성혐오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국경 개 방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해서 당신이 인종차별주의자가 되는 것도 아니 다. 공감과 연민이 가득한 열린 마음을 갖고 있어도 국경 개방을 반대할 수 있다. 생물학적으로 남성인 트랜스 여성이 운동 경기에서 생물학적 여 성들과 경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당신이 트랜스혐오자가 되는 게 아니다. 살아가면서 서로 충돌하는 권리들을 계산해봐야 하는 상황이 많이 있다. 이를 염두에 두면, 당신의 여덟 살배기 딸이 공중화장실에 서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낄 권리가 키 183센티미터에 체중 200킬로그램 인 두 트랜스 여성의 권리보다 우선한다.
소위 말하는 '다른 형식으로 아는 것(토착민들 식으로든 포스트모더니즘 이든)'이 과학적 방법만큼 유효하다는 생각을 거부한다고 해서 당신이 닫 힌 마음의 편견덩어리가 되는 것이 아니다. 유독한 남성성과 백인우월주의 의 전형이라며 신경질적으로 백인 남성들을 악마화하는 행위를 거부한다 고 해서 당신이 아돌프 히틀러가 되는 것이 아니다. 원색적인 비난이 금방 이라도 협박이 될 기세면, 도대체 무슨 진보적 교리를 바탕으로 그런 말을 하는지 당당하게 물어라. 사람들 대부분은 인종차별주의자나 여성혐오자 라 비난받는 걸 너무나 두려워해서 웅크리고 침묵한다. 입 다물고 고개를 끄덕여 동의하지 않는다면 인민재판을 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 말문을 막 아버리는 이런 전략에 넘어가지 말라. 당신의 원칙을 확신하고 벌꿀오소리 처럼 맹렬하게 그 원칙을 옹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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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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