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커브볼'을 조심해야 한다. 직선으로 이동하는 것 같지 만 결정적 순간에 예상 경로에서 벗어나는 현상 말이다. 또한 '눈덩 이처럼 작용하는 양의 되먹임 고리도 조심해야 한다. 처음엔 대수롭 지 않아 보이지만, 통제에서 벗어나며 덩치를 키우고 마침내 눈사태 를 일으킨다. 그리고 '부메랑'처럼 작용하는 음의 되먹임도 조심해야 하는데, 이것은 예측하려는 현상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예측 행위 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사는 자연계의 근본 속성으로 인해 생기는 '근본적 한계'를 조심해야 하는데, 이 한계 탓에 우리가 미래를 예측 할 수 있는 범위를 비롯해 예측하길 바라는 정확도에 제약이 따른다.
- 바넘은 종종 교묘한 속임수를 동원해 공연을 했으면서도, 자신의 서커스를 두고 '우리는 누구한테나 통하는 것something for everybody을 갖고 있다' 고 치켜세웠다고 한다. 이런 정서는 바넘 진술, 즉 아무한테나 적용 될 수 있는 일반적인 성격 묘사를 제대로 요약해 준다. 가령 아래 평 가가 당신의 성격을 얼마나 잘 포착하는지 살펴보자.
당신은 다른 사람들한테서 애정과 존경을 받고 싶은 욕구가 크다. 스스로에게 비판적인 성향이 있다. 아직 사용되지 않아 당신에게 이득을 가져다주지 않은 능력이 매우 많다. 성격적인 약점도 얼마간 있지만, 전반적으로 그걸 보충할 수 있다. 외적으로는 단정하고 자제력이 있지만, 내적으로는 걱정이 많고 불안정한 편이다. 때로는 올바른 결정을 내렸는지 올바른 행동을 했는지 진지하게 의심하기도 한다. 어느 정도의 변화와 다양성을 좋아하기에, 구속과 제약 을 받으면 불만을 품게 된다. 자신을 독립적인 사고의 소유자로서 자랑스러워 하며, 충분한 증거 없이는 다른 사람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을 남 에게 드러낼 때 너무 솔직한 것도 현명하지 않다고 여긴다.
꽤 정확한 것 같지 않은가? 사실, 이것은 그냥 바넘 진술들을 한데 묶어서 포러 효과 Forer effect''를 일으키도록 만든 글일 뿐이다. 이 만연한 심리적속성은 일반적이고 모호한 성격 평가를 접한 사람이 그런 평가가 지극히 개인적이고 고유한 것인 양 해석하는 경향이다. 이 효과의 명칭은 심리학자 버트럼 포러 Bertram Forer의 이름을 땄다. 그 는 39명의 제자에게 성격 검사를 실시한 다음에, 검사 결과를 바탕으 로 각각에게 개인화된 성격 묘사를 해주었다. 묘사의 정확도를 0부 터 5까지 등급으로 평가해 달라고 하자, 전체 학생이 내놓은 평균 등 급은 4.3이었다. 대다수 학생이 포러가 각 학생에게 한 성격 묘사가 실제 성격과 딱 들어맞는다고 여겼다는 뜻이다. 
- 포러가 제자들을 위해 고른 진술 중에는 아래와 같은 것도 있었다.
때때로 당신은 외향적이고 상냥하고 사교적이지만, 또 어떨 때는 내향적이며 조심성이 많고 수줍어한다.
이 묘사는 바넘 진술인 동시에 이른바 무지개 술책rainbow e의 한 사례이기도 하다. 특정한 정서나 경험에 대해 두 가지 이상 상반 된 측면으로 구성된 진술을 내놓으면, 누구든 일생의 어느 시기에 그 중 적어도 하나는 겪기 마련이므로 무지개 술책은 포괄적으로 두루 뭉술한 말이다. 이 진술은 긍정적인 것에서부터 부정적인 것까지 한 정서나 성격의 스펙트럼 전체를 아우른다. 마치 무지개가 빨강에서 부터 보라까지 햇빛의 전체 색깔 스펙트럼을 다 담고 있듯이. 그러고 나면 확증편향이 상황을 심령술사한테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게 해 준다. 우리 뇌는 자신에게 가장 잘 들어맞는 진술의 측면(들)만을 골 라내기 때문이다.
- "선생님은 사랑스러운 에너지를 갖고 있어요. 매우 깊고 선 생님의 정서에 긴밀히 연결된 에너지예요"라고 말할 때, 비록 초자 연적 에너지를 믿지 않는다고 해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한다. 파울 라는 내 반응을 읽고서, 더 자세히 이런 추측을 내놓는다. "정말 다 행이게도 선생님은 영적인 기운이 있고, 에너지가 아주 좋아요. 아 주 따뜻하고 아주 다정하며 다른 사람들까지 보살피는 에너지예요." 그녀의 아침 계략은 폴리아나 원리 Pollyanna principle"라는 무의식적 편향을 이용한다. 사람들이 부정적인 반응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더 잘 받아들이고 기억하는 경향이다. 이 현상은 엘리너 포터Eleanor H. Porter가 1913년에 발표한 어린이 소설 『폴리아나에서 따온 명칭인 데, 여기서 동명의 주인공은 살면서 처하는 모든 상황에서 행복을 느 낄 대상을 찾는다. 심지어 폴리아나가 자동차에 치여 두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되고서도, 그 전까지 두 다리를 써왔다는 사실에서 행복을 찾 기로 마음먹는다.
일본 국립생리학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심지어 왜 칭찬이 우리를 즐겁게 만드는지를 신경학적으로 밝혀냈다. 과학자들의 요청에 따 라 실험 참가자들은 성격 질문지에 답을 기입하고 이어서 짧은 영상 으로 자기소개를 했다. 그다음에 fMRI 스캐너 속에 들어가서 자신들 이 한 답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다. 칭찬을 들은 피실험자들은 선조 체線條體, striatum라는 뇌 부위가 뚜렷하게 활성화되었다. 이곳은 실험 참 가자들이 음식과 마실 것, 심지어 돈과 같은 기본적인 생활필수품을 받았을 때 활성화되는 보상 중추다. 이 실험 결과에서 짐작되듯, 누군 가에게 해주는 칭찬은 정서적 뇌물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 구체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애매하고 어디에나 갖다 붙일 수 있는 진술을 던지고서, 점 보러 온 사람이 빈 내용을 메우도록 하기 야말로 심령술사들의 추측 게임의 핵심이다. 가령, 그들은 종종 일견 구체적인 숫자로 자신의 예측을 정량화해 신뢰도를 높이려고 하는 데, "가족 중에 네 명이 보이네요"와 같은 말이 그런 예다. 그 숫자가 점 보러 온 사람의 형제자매의 수에 해당한다는 말을 과감하게 던지 면서 이야기를 시작할 수도 있다. 형제자매가 세 명뿐이라고 밝히면, 그들은 점 보러 온 사람 자신을 빠트리지 말라고 알려줘서 숫자를 넷 으로 올린다. 만약 가족 중에 아이가 셋이면, 그들은 두 부모를 포함시켜서 (점 보러 온 사람은 제외하고) 가족 구성원을 넷으로 만든다. 이 런 식으로 해서 형제자매가 한 명뿐이라면 네 명이라는 가족의 총구 성원 수는 충족된다. 만약 점 보러 온 사람이 가족 중의 유일한 자식 이라면, 그들은 과감하게도 어머니가 유산을 한 적이 있다고 해서 숫 자를 맞춰버린다. 만약 이 말이 사실이면 그들이 옳음을 증명하는 이 중적 효과가 생겨서, 점 보러 온 사람의 심금을 울리게 된다. 덕분에 그들이 '저세상으로 간 사람들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믿음이 더 커 진다. 통계상 네 번의 임신이 한 번이 유산으로 끝나기에, 어머니의 유산으로 인해 아이를 하나만 두기란 그다지 일어날 법하지 않은 일 이 아니다.
물론 넷이라는 수가 점 보러 온 사람의 가족에게 직접 해당되지 않으면, 그들은 배우자의 가족이나 부모의 가족 또는 그리운 죽은 연 인의 가족 중에서 찾아보라고까지 한다. 그들은 자길 찾아온 사람들 의 간절함을 이용해, 자신의 예측이 맞을 확률을 높이려 한다. 이런 식으로 어떻게든 누구든 갖다 붙여서 답을 찾기 위한 산탄총 쏘기 과정에서 저지른 실수를 덮어버린다.

- 현시대 심령술사들이 피해자들을 꾀려고 사용하는 미묘한 심리 조작 기법들은 전 세계의 신탁 사제, 점쟁이 및 예언가들이 오랜 세월 사용해 왔던 술책들과 동일한 것이다. 고대 리디아 왕국의 왕 크로이소스가 델피에서 신탁을 구했다. 자신의 고향인 아나톨리 아에서 점점 더 강해지는 페르시아제국의 힘에 맞서 싸워야 할지 여 부를 묻는 신탁이었다. 크로이소스는 '당신이 강을 건너면, 한 위대 한 제국을 무너뜨리게 될 것이다'라는 답을 들었다. 그 예언을 좋은 내용이라 믿고서 그는 기원전 547년에 페르시아에 대한 군사작전을 시작했고 정말로 한 위대한 제국 - 그 자신의 나라 - 이 무너졌다. 물론 그 신탁은 전체 상황으로 볼 때 적중했다고 여겨졌다. 일부 논평 가는 사후적으로 그 결과가 신탁 내용의 속뜻이었다는 식으로 해석 했다. 물론 무지개 술책을 쓰는 요즘의 영매들과 마찬가지로, 전쟁에서 승자가 있으리라는 신탁의 원론적인 예측은 빗나갈 리가 없다. 이 런 식이라면, 고대의 가장 강력하고 존경받는 미래전망 기관에 가서 받아오는 예측이 틀릴 리가 있겠는가.

- 아포페니아 현상 때문에 우리는 어떤 결과의 이면에 실제로는 아예 없는 원인을 찾으려 한다. 동일한 아티스트의 두 곡을 연달아 들 을 때 어떤 패턴을 찾아냈다고 무턱대고 믿어버린다. 사실 그런 종 류의 패턴 형성은 무작위성의 내재적 특성일 뿐인데도 말이다.
결국, 아이팟의 정말로 무작위적인 셔플 알고리즘에서 필연적으 로 노래들이 한데 모인다는 불만이 제기되자,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 에 '스마트 셔플smart shuffle'이란 새 기능을 구현했다. 재생되는 다음 곡은 이전 곡과 너무 비슷하지 않게 정하는 기능이다. 무작위성이 어 떤 모습인지 우리가 잘못 생각하는 성향을 어느 정도 감안해 내놓은 결과다. 잡스는 이렇게 요약했다. "우리는 더 무작위적이라고 느끼게 하려고 그걸 덜 무작위적이게 만들고 있다."

- 한 사건이 주목받는 정도는 그게 얼마나 놀라워 보이는가로 정해 진다. 이것은 다시 그 사건의 확률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직접 관련 되어 있다. 일어나기 어려워 보일수록 그 사건의 발생은 더 놀라워 보인다. 겉보기에 불가능한 듯한 사건 발생의 이면에 있는 수많은 메 커니즘을 알면, 그런 사건의 진짜 확률을 더 잘 가늠하고 아울러 충 •분히 경탄하면서도 무턱대고 놀라는 마음을 억누를 수 있다. 잡음이 낀 배경에서 우리가 포착해 내는 뜻밖의 패턴이 어쩌면 단지 배경 잡 음 background noise의 일부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면, 무관 해 보이는 현상들 간의 심오한 미지의 관련성을 드러내는 듯한 우연 의 일치 사건을 대할 때 경계심을 품고 그런 관련성이 실제로는 없 을 때가 많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그리고 굉장히 불가능할듯한 사건 조차도 늘 발생한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상기시킨다면, 우리는 우 연을 이용해 먹는 사기꾼들과 마주치더라도 상관착각의 덫에 빠지 지 않을 준비가 더 잘되어 있을 것이다.

- 가장 좋은 것은 아닐 수도 있지만 적어도 그런대로 괜찮은 대안을 선택하는 것을 가리켜 영어로 'satisficing(만족화)'이라고 한다. 만족스러운이란 뜻의 'satisfying' 과 충분하다란 뜻의 'suffice'를 섞어서 만든 용어다. 심리치료사 로 리 고틀립 Lori Gottlieb은 저서 『그 남자랑 결혼해Marry Him』에서 만족화를 옹호한다. 짝 찾기와 관련해 이 저자가 중시하는 질문은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일까?'보다는 '나는 행복한가?'다. 볼테르가 『철학 사전Dictionnaire philosophique』에서 소개한 이탈리아 속담처럼 '가 장 좋은 것은 좋은 것의 적이다(Il meglio è Pinimico del bene).

- 어느 문제, 특히 주관적인 문제에 완벽한 해법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가리켜 열반의 오류 Nirvana Fallacy라고 한다. 현실에서는 이상 화된 기대에 부합하는 답이 없을지 모른다. 완벽한 짝이 우리를 기 다리고 있진 않으며, 우리가 꿈꾸는 집은 결코 벽돌과 회반죽으로 실 현되지 않는다. 다행히도 선택을 앞두고 생기는 분석 마비를 극복할 단순한 방법을 무작위성이 제공한다. 복수 개의 선택 사안이 있을 때, 그중 많은 것을 여러분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면, 동전을 던 지거나 주사위가 여러분을 대신해서 선택하게 하자. 때로는 빠르게 괜찮은 선택을 하는 것이 느리게 완벽한 선택을 하는 것 - 아니면, 정 말로 마비가 와서 도무지 아무 결정도 못 하는 상태보다 낫다.
다수의 선택 사안 중에서 힘들게 선택해야 하는 상황일 때, 외부 의 무작위 행위자를 통해 대신 결정을 내리면 우리가 진짜로 좋아하 는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벤 마셜의 주사위 실험과 달리 여러분 은 이번엔 무작위화 도구의 결정을 곧이곧대로 따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외부에서 선택을 제시해 주면 여러분은 그 사안을 받아들일 지진지하게 숙고하면 되는 위치에 놓인다. 이 전략 덕분에 그 시점 까지 일견 막연하게만 보이던 사안의 결과를 차분히 내다볼 수 있다. 스위스 연구팀이 실시한 아래 실험에서 밝혀졌듯이, 무작위로 결정을 내리면 종종 분석 마비를 초래하는 정보 과부하에 대처할 수 있다.

- 무작위성을 알아차리고 이해하고 자신을 위해 활용하기와 더불 어, 실제보다 더 무작위적으로 보이는 듯한 상황들 - 생존자편향의 우연한 대상자 줄이기나 보도편향의 의도적 은폐로 인해 우리에게 감춰지는 막다른 골목과 실패들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또한 비 양심적인 인물들이 들려주는 계산된 절반의 진실도 경계해야만 한 다. 그런 말에 넘어가면 결국 엉뚱한 말에 돈을 걸게 된다. 셜록 홈 스처럼 우리는 겉으로 보이는 정보만이 아니라 빠져 있는 증거 - 한 밤중에 개가 짖지 않을 때 일어나는 흥미로운 일들-를 통해 추론해 야 한다. 우리한테 보여주지 않은 게 무언지를 물어야 한다. 우리가 받고 있는 소량의 정보가 전체 그림을 대표하지 않을지 모른다는 점 을 깨닫고 아울러 우리한테 보여준 데이터에 담겨 있을지 모르는 편 향들을 알아차린다면, 본디 무작위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를 이용해 먹으려는 자들에게 대항할 어느 정도 면역력을 갖출 수 있다.

- 벤포드 법칙이 일상적 상황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한 가지 이유는 현실세계의 많은 데이터 집합이 지프의 법칙zipf's law 이라고 하는 일견 불가사의하지만 더욱 일반적인 법칙을 따르기 때문이다. 지프의 법칙이란, 충분히 많은 분량의 텍스트가 있을 때 그 속의 단어를 감소하는 빈도순으로 늘어놓으면 특별한 패턴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두 번째로 가장 빈도가 높은 단어는 가장 빈도가 높은 단어의 대략 절반만큼 자주 등장한다. 세 번째로 가장 빈도가 높은 단어는 가장 빈도가 높은 단어의 대략 3분의 1만큼 자주 등장하며, 네 번째 빈도의 단어는 대략 4분의 1만큼 자주 등장 하고,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 나는 직접 지프의 법칙을 검증하려고, 이전 저서 『수학으로 생각 하는 힘에서 쓰인 영어 단어의 빈도를 분석하기로 했다. 세상에나! 그림 4-2에 나오듯이 지프의 법칙에 놀랍도록 들어맞았다. 책에서 가장 흔한 단어는 'the'로서 6,691번 나온다. 두 번째로 흔한 'of'는 3,330번 나오는데, 'the'가 등장하는 횟수의 거의 정확히 절반이다. 세 번째로 흔한 'to'는 2,445번 등장하는데, 'the'의 등장 횟수의 3분 의 1을 조금 넘고, 계속 이런 식이다. 단어 'life'는 145번째에 기록되 어, 146번째인 'mathematics'와 거의 동등했는데, 둘 다 64회 등장 했다. 그리고 한참 뒤인 230번째로 나온 'death'는 총 42번 등장했다.
- 역사가 에드워드 기번이 회고록에 썼듯이, 확률 법칙은 '일반적 으로는 대단히 옳지만 개별적으로는 대단히 그르다. 구텐베르크-리 히터 멱급수 법칙이 일견 예측 불가능한 지진이라도 특정한 행동 패 턴이 있음을 밝혀주는 듯하지만, 이는 결코 마법의 수정공이 아니다. 다음에 일어날 대지진의 정확한 날짜와 시간은 결코 미리 알려줄 수 없다. 대신에 특정 규모 이상의 지진이 해당 기간에 일어날 확률만 알려줄 뿐이다. 마찬가지로, 유혈 충돌의 빈도를 기술하는 리처드슨 의 멱급수 법칙은 앞으로 20년간 큰 전쟁이 없으리란 확률이 90퍼센 트임을 알려줄 뿐이다. 그렇기에 해당 기간 동안 큰 충돌이 없는 쪽 에 내기를 거는 편이 매력적으로 보일 테지만, 열 번 중 한 번은 판돈 을 잃는다는 걸 꼭 유념해야 한다. 그렇다고 이런 예측이 쓸모없다는 뜻은 아니다. 결코 그렇지 않다. 이와 같은 예측 덕분에 다양한 시나 리오에 대비해 각 사건이 초래할 위험과 발생할 가능성을 가늠해 적절한 자원을 할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확률은 낮지만 잠재적 위험성 이 큰 사건의 대비와, 확률은 높지만 위험성은 낮은 사건의 대비 사 이에서 정확히 어떻게 균형을 맞추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가리켜 기대효용 expected utility 또는 기대수익 expected payoff이라고 한다. 

- 오늘날 베이즈 정리는 장막 뒤에서 활약하고 있다. 가령, 피싱 시 도에서부터 의약품 제안에 이르는 온갖 스팸 메일을 걸러낸다" 베 이즈 정리를 기본 원리로 만든 알고리즘들이 영화와 음악 그리고 일 반 공산품들을 우리에게 온라인으로 추천한다. 또한 베이즈 정리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위해 더욱 정확한 진단 도구를 제공하는 딥러 닝deep-learning 알고리즘의 바탕을 이루기도 한다. 베이즈 정리의 열성 적인 사도들 다수는 그 정리야말로 우리의 삶을 이끄는 철학이라고 주장한다. 내 개인적으로는 그렇게까지 여기진 않지만, 우리가 베이 즈 방식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실질적인 교훈을 익힐 수는 있다고 본다. 경쟁 관계에 있는 여러 이야기 중에 어느 것을 믿기로 결정할지, 우리가 단언한 말에 얼마만큼 확신할 수 있는지 그리고 아 마가장 중요하게도 언제 어떻게 우리의 마음을 바꿀지 결정할 때 도 움이 된다. 

- 새로운 증거를 통해서 기존 견해를 바꾸기란 늘 쉬운 일이 아니 다. 틀렸다고 순순히 인정하는 것은 영 내키지가 않고, 이전에 굳건 하게 고수했던 믿음을 저버리기엔 꽤나 비겁한 느낌이 든다. 사실, 이 전에 받아들인 견해와 상반된 견해를 채택해서 지지하려면 큰 용기 가 필요하다. 정치판에서 의사결정자들이 새로운 증거의 관점에서 자신들의 마음을 바꾸는 것을 '손바닥 뒤집기'라느니 '변절'이라느니 호들갑을 떨며 조롱하기보다는 더욱 너그럽게 받아주는 분위기가마 련된다면, 아마 더 많은 정책결정자가 베이즈 사고방식을 도입해 증 거기반 정책을 내놓을 것이다. 원래 갖고 있던 비뚤어진 총을 고집 해, 목표물보다는 자신들의 발을 정조준하는 사태를 맞는 대신에 말 이다.
- 베이즈 정리로부터 우리는 다음 세 가지 경험 법칙을 슬며시 이끌어 낼 수 있다. 새 증거가 만능은 아니다 기존과 다른 관점을 고려 해 보아야 한다. 우리의 견해를 점진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 셋 중 에서 우리가 가장 본능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세 번째다. 구체적으 로 말하자면, 일상적으로 접하는 일을 바탕으로 우리의 견해를 수정 하는 것이다.

- 파스칼의 추론에 따르면, 신이 존 재할 확률이 아무리 낮더라도 그 결과가 사실일 경우의 무한한 이득 과 곱하면 신을 믿었을 때의 예상 이득은 믿지 않았을 때의 유한한 예상 이득을 언제나 능가한다. 파스칼은 신을 믿는 편이 합리적인 결 정이라고 결론짓는다.
그런데 카를 마르크스는 이와 같은 예상 이득 논증이 여러 사회 에서 조작되었다고 주장한다. 종교를 민중의 아편이라고 여긴 마르 크스는 사후의 보상을 약속한다며 마음을 딴 데로 돌리게 하는 그런 주장이야말로 현실에서 운명을 개선하려고 사회적 불평등과 맞서 싸 우려는 민중의 소망을 억누르고 대신에 현재 상태를 받아들이게 하 려는 술책이라고 꼬집었다.

- 역사가의 임무는 왜 한 사건이 또 다른 사건을 초래했는지 그 이유를 제시하고 아울러 역사 기록에 등장하는 사건들로부터 교훈을 얻는 일이다. 과거 사건들에 대한 우리의 관점 대부분은 실제로 일어 났던 사건들에 대한 이러한 인과적 추론에서 얻어진다. 이와 반대로, 게임이론가의 임무는 간극을 메우는 일이다. 즉 가지 않은 길, 만약 의상황 what-if, 반사실, 일어나지 않은 사건 그리고 이게 중요한 데 일어나지 않은 이유를 생각하는 일이다. 가령, 전쟁을 되돌아보는 서술의 대부분은 이 드러난/드러나지 않은 편향에 지배를 받는다. 발 생을 막아낸 많은 위기에 초점을 맞춘 교과서는 거의 없고, 대부분은 오히려 피하지 못한 소수의 위기에 중점을 둔다. 학교 역사 수업에서 는 전쟁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것 같지만, 주요한 충돌들은 사실 흔 치 않은 사건이다. 이 장의 앞에서도 보았듯이, 전쟁에는 비용이 따 르기 마련이라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 쪽이 낫다. 때때로 역사의 경로 를 극적으로 바꾸는 이야기들은 전혀 일어나지 않은 사건들이다.

- 제곱-세제곱 법칙을 잘못 적용해서 해로운 결과를 낳는 가장 악 명 높은 사례로 체질량지수body mas index, BMI를 꼽을 수 있다. BMI는 몸무게(부피에 비례하는 값)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비율이다. BMI를 진단의 수단으로 적용하는 경우, 건강한 범위에 해당하는 BMI 값이 정해져 있다는 설이 있다. 만약 여러분의 BMI가 너무 낮거나 너무 높으면, 건강하지 않은 사람으로 분류될 수 있다. 하지만 왜 부피(길 이의 세제곱)에 대략 비례하는 몸무게가 키의 제곱(길이의 제곱)에 따 라 커지거나 작아져야 하는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 비해 몸의 전 체 차원이 두 배라면 부피가 여덟 배라고 볼 수 있기에, 모든 상황이 동일하다면, 몸무게도 여덟 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키의 제곱은 고작 네 배이므로, 더 큰 사람은 BMI가 작은 사람의 두 배라고 볼 수 있다. 둘 다 자신의 크기에 비해 더 뚱뚱하거나 마른 상태가 아닌데 도 말이다. 이렇게 볼 때, 몸무게를 키의 제곱 대신에 세제곱으로 나 누어야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주장 역시 그다지 옳지는 않다. 키가 더 큰 사람은 키 작은 사람을 단지 확대해 놓은 것이 아니라 키에 비해서 체구가 더 좁은 경향이 있다. 실제로 옥스퍼드대학교의 응용수학자 닉 트레페 덴Nick Trefethen 이 몸무게를 키의 제곱이나 세제곱으로 나누는 대신에 그 사이의 무언가 키의 2.5제곱로 나누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 았다. 그렇게 하면, BMI로 인해 생기는 문제 '키 작은 사람 수백만 명이 실제보다 더 말랐다고 여기거나 키 큰 사람 수백만 명이 실제보 다 더 뚱뚱하다고 여기는 문제에 해결책이 될 것이라면서.
심지어 체지방이 동일한 퍼센티지인 사람들이라도 키에 따라 값 이 달라지는 문제점이 있기에, 당연히 BMI는 심장대사 측면의 훌륭 한 건강 지표가 아니다. BMI 때문에 건강한 사람이 과체중이나 저체 중으로 잘못 분류될 위험성이 있다. 

- 은행 예금 인출 소동은 자기실현적 예언이라는 되먹임 고리의 한 특수한 사례다. 어떤 예측이나 제안, 믿음 또는 보도가 나오고, 이에 대한 반응 때문에 그것이 결국 실현되는 경우다. 시간이 지난 뒤 영 국은행 총재 머빈 킹 Mervyn King은 노던록에 대한 금융 지원을 비밀리 에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확신을 약화시키는 공개적 발표 때문에 파 국적인 소용돌이가 생기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고 했다. 하지만 금 융 관련 규정 탓에 그런 비밀은 허용되지 않았다. 노던록이 어려움에 처했다는 사실이 공개되지 않았더라면, 파국적인 뱅크런이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 동물이든 사람이든 다른 이의 지식이나 편향을, 비록 그 지식이 나 편향이 사전에 공유되지 않았다 해도 포착해서 반응할 수 있다는 사실로 인해 이른바 이중 눈가림 double-bolind 시험의 필요성이 대두된 다. 피실험자는 물론이고 치료 행위를 하는 실험자도 어떤 치료가 어 떤 환자에게 제공되는지 모르게 하는 설정이 이중 눈가림 시험이다. 알약 형태의 약을 시험하는 경우에는 시험 방법이 꽤 단순하지만, 더 욱 공격적인 일부 대안 치료를 시험하려고 할 때는 복잡해진다. 가령 침술은 가느다란 바늘을 몸의 특정 지점에 꽂게 되는데, 이 경험을 가짜 치료를 받는 환자를 대상으로 재현하기는 어려운지라, 환자를 속여서 이러한 플라세보 치료를 처방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 일부 임상시험은 한술 더 떠서 환자와 연구자뿐만 아니라, 해당 연구를 감독하는 연구 위원회와 같은 관계자까지 시험에 관한 정보 를 모르게 할 수 있다. 정보가 부주의하게 연구자한테 전해지고, 거 기서 다시 환자에게로 옮겨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런 시험을가 리켜 삼중 눈가림triple-blind 시험이라고 한다. 이론적으로, 지식 전달 의 이런 부주의한 연쇄 작용은 무한정 이어질 수 있기에, 환자를 진 실로부터 더 철저하게 숨기려면 더더욱 높은 수준의 눈가림이 필요 하다. 실제로는 현실적인 여건으로 인해 시험이 삼중 눈가림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가는 경우는 드물며, 보통 이중 눈가림이면 충분하다 고 본다.

- 스트라이샌드 효과는 정보를 삭제하거나 검열하려는 시도로 인해 오히려 해당 정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증가하는 현상을 가리키 는 용어다. 2002년 환경보호활동가인 케네스 아델만Kenneth Adelman과 가브리엘 아델만Gabrielle Adelman이 해안 부식을 기록으로 남기려고 캘 리포니아 해안선 전역을 사진으로 촬영하는 기념비적인 활동에 착 수했다. 이 일을 마친 후 둘은 1만 2,200장의 사진을 자신들의 웹사 이트에서 공개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필 사진 중에 바바라 스트라이샌드의 말리부 저택이 들어 있었다. 스트라이샌드는 자기 집의 사진이 인터넷에서 마음껏 이용되는 상황을 참을 수가 없어서 아델만 내외를 고소하기로 결정했다. 고소장을 제출했을 당시 그사 진은 여섯 건 다운로드되었다. 그중 두 건은 스트라이샌드의 변호사 들이었고, 한 건은 그녀의 이웃이었다. 고소 후 한 달이 지나자, 평소 대로였으면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을 아델만의 웹사이트에 50만 명 이 방문했다. 정작 스트라이샌드는 소송에서 졌고, 어쩔 수 없이 소 송비용으로 15만 5,000달러를 내야 했다.
- 부메랑은 의도는 좋았을지 모르지만 잠재적 결과를 제대 로 고려하지 않는 바람에 예상을 크게 벗어날 수 있는 행동이다. 문 제를 더 낫게 만들기는커녕 더 악화시킨 '해결책' 또는 미래를 변화 시켜 스스로를 무효화시킨 예측이다. 가장 극단적인 경우, 부메랑은 원래 방향에서 180도를 돌아 여러분 머리를 강타할 수 있는데, 때로 는 여러 번 그렇게 할 수 있다. 여러분이 부메랑을 던졌다는 사실조 차 모르다가 나중에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버린 경우도 있 지만, 유심히 살폈더라면 어김없이 미리 나타났을 신호들이 있다. 부 메랑의 특징적인 신호를 알아차리면, 이러한 자살골을 막아내거나 방향을 틀게 할 수 있다. 또는 이보다 더 낫게, 약간의 예지력이 있다 면 애초에 부메랑을 집어 들지 않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스트라이샌드 효과가 딱 그런 사례다. 이 효과는 반발reactance 이라는 심리 현상에서 비롯된다. 달리 말해서 부메랑 효과라고도 하는 이 반발 심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선택이 제약을 받고 있다거나 자유가 줄어든다거나 원치 않는 것을 하도록 설득을 당한다고 여길 때 발생 한다. 반발은 여러분의 관점을 누군가에게 설득하기 어렵게 할 수 있 고, 심지어 여러분이 전하고 싶은 관점과 반대의 관점을 상대방이 받 아들이게 할 수 있다. 내가 내 아이들에게 "장담하는데, 너희들은 5분 안에 위층에 올라가서 잠잘 준비를 하지 못할 거야"라고 말할 때, 내 가 믿는 구석이 바로 반발심리다. 반발은 반대 심리reverse psychology의 핵심에 위치한다.

- 이 훈련용 데이터세트training data set에 대해 알고리즘한테 뭐가 뭐 다라는 설명을 해주면, 알고리즘은 확인하려는 대상을 잘 나타내 주 는 이미지 내의 특징들을 분석하고 찾아낼 수 있다. 이상적으로 보자 면, 대상을 가장 잘 드러내는 특징들, 즉 형태, 색깔, 명암 대비 또는 덜 명확한 다른 속성들을 갈고닦을 것이다. 대상과 관련 있는 특징을 포착하는 일이 알고리즘한테 맡겨진다. 가령, 소가 들어 있는 이미지 들은 알고리즘에게 대조되는 흑백 무늬가 있는 둥그스름한 대상을 찾으라고 가르친다. 이미지 내의 중요한 특징을 알아내는 자유도야 말로 딥러닝을 대단히 강력한 기법으로 만드는 요인이다. 임의의 식별 요소라도 포착해 낼 수 있는 능력은 알고리즘이 인간 조련사에게 서 배우지 않은 측정치를 이용해 이미지들을 구분할 수 있으며 아울 러 인간의 눈으로는 확실치가 않거나 심지어 알아차릴 수도 없는 이 미지도 식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세상에 공개하기 전에 알고리즘은 보통 시험용 데이터세트 testing data set로 검증을 거친다. 이 두 번째 이미지 집합은 알고리즘의 인간 창조자한테는 올바른 구분이 알려져 있지만 알고리즘한테는 알려지 지 않았기에, 과학자들은 해당 알고리즘이 요청되는 작업을 하도록 '학습'이 얼마나 잘되었는지 또는 잘못되었는지를 결정할 수 있다.
그 분야는 근래에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는데, 바둑의 고수를 이 기는 알고리즘이나43 프로 포커 선수를 완패시키는 알고리즘이 개 발되기도 했다.44 딥러닝이라는 도구는 이미 상업적으로도 이용되 고 있다. 가령 페이스북과 같은 회사들은 업로드된 사진 속의 사람들 에게 태그를 다는 데 딥러닝 기술을 이용하고, 구글은 100개가 넘는 언어를 번역하는 데 딥러닝 기술을 이용한다. 의료 분야에서 딥러닝 알고리즘은 X선 영상을 통해 암을 찾아낼 수 있게 되었는데, 그 정확도가 인간 방사선 전문의의 수준에 필적한다. 딥러닝 알고리즘의 잠재적 응용 범위는 무한하다.
- 하지만 알고리즘이 인간이 부과한 목표를 달성하려고 지름길을 택한 나머지, 신흥 기술에서는 당혹스러운 실패를 겪는 경우가 많았 다. 컴퓨터비전의 한 분야인 이미지 자동 자막 생성하기는, 이론적으 로 볼 때 검색 엔진이 가장 적절한 이미지 검색 결과를 내놓아서 이 미지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굉장히 유용한 도구다. 하지만 안타 깝게도 알고리즘이 어떻게 입력 데이터를 사물의 유형과 연관시킬 지 지시하는 아무런 규칙이 나오지 않았기에,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그냥 지름길에 의존하기가 너무나 쉽다. 가령 한 알고리즘은 풀을 뜯 는 동물을 식별하는 훈련을 받아서, 훈련용 이미지들에서 더 식별하 기 어려운 동물 자체를 찾기보다는 드넓은초록풀밭이 있는 이미지 를 골라서 그런 동물을 찾는 법을 배웠다. 그래서 많은 빈 풍경이 잘못 식별되어 '풀을 뜯는 양'이나 '소떼'와 같은 자막이 달리는 최 종 결과가 나오고 말았다. 

- 우리 몸은 음의 되먹임 고리의 대가다. 예를 들어, 우리에게는 일 정한 체온 유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체온이 너무 낮으면 저체온증에 걸릴 위험이 있고, 너무 높으면 열사병에 걸릴 수 있다. 그래서 시상 하부라는 뇌 부위가 체온을 극도로 주의 깊게 살피면서, 체온 조절과정을 통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차가울 때 시상하부는 머리 카락이 곤두서도록 지시해, 따뜻한 공기층을 머리 주위에 두르는 방 식으로 열 손실을 줄인다. 또한 시상하부는 갑자기 몸을 떨게 해 근 육을 수축시켰다가 이완시키는데, 이로써 열을 발생시켜 체온을 올 린다. 반대로 너무 뜨거울 때는, 우리 몸이 땀을 흘린다. 피부 표면의 습기를 증발시켜 몸의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시키기 위해서다. 음의 되먹임 고리는 항상성 변화하는 환경에 맞서서 인체의 주요한 물 리적 및 화학적 기능을 유지하는 능력에 핵심적으로 중요하다. 음 의 되먹임 고리는 대사에서부터 체액 균형 그리고 혈압에서부터 혈 당 수준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체 기능을 제어한다.
- 음의 되먹임 고리가 어긋나 버리면, 원래 의도했던 효과와 정반 대 효과를 낳을 수 있다. 때로는 현재 상태를 회복하려고 자극을 가 했건만, 뜻밖의 결과로 인해 계가 정반대 방향으로 점점 더 빠져들기 도 한다. 이런 제어되지 않은 증가나 감소 현상은 그걸 처음 촉발시 킨 자극보다 훨씬 더 큰 반응을 낳을 수 있다. 바로 이 현상이 이번 장의 시작에서 우리가 만났던 바로 그 부메랑 효과다. 부메랑 효과의 사례들을 다시 들자면 이렇다. 인터넷에서 이미지를 삭제하려고 시 도했더니, 조회수가 수십만 건 더 많아져 버린 일. 비밀 누설 금지 소 송이 소송 당사자를 둘러싼 흥미를 유발해 감추려던 것이 압도적으 로 대중의 관심사가 되어버린 일. 검열 시도 때문에 오히려 평범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버린 일. 경고를 했더니 결국에는 금지된 활 동 참가를 오히려 더 하고 싶게 만든 일. 해결책을 얻으려고 내놓은 유인책이 문제를 더 악화시켜 버리는 경우 등등.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런 부메랑을 조심해야 한다. 우리 행동이 낳을 수 있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신중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말 이다. 물론 말은 쉽지만 행하기는 어렵다. 그게 아니라면 그런 일이 의도치 않은 결과라고 애초에 불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보았듯이, 그런 역효과가 생기기 쉬운 상황들이 분명 존재한다. 콜롬 비아 군대의 보상 체계나 미국 병원 성적표처럼 의도한 결과 자체보 다는 그 대용물이 목표로 정해져 있다면, 사람들이 우리가 꼭 추구해 야 할 최상의 목표가 아니라 어떻게든 그런 목표에 이르려고 할 것 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우리 생각에 아이들한테 나쁜 무언가를 아이 들이 하지 못하도록 하고 싶을 때, 금지시켜서 오히려 그 행위를 더 하고 싶게, 금단의 열매를 더 따먹고 싶게 하지 않도록 우리는 각별 히 조심해야 한다. 정말이지, 반발과 같은 심리 현상을 이해하면 부 메랑을 우리 목적에 맞게 이용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가령 반대 심 리를 재치 있게 이용해 언더독 효과를 만들면, 사람들한테서 최상의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너무 지나치지 않도록 각 별히 조심해야 한다. 반대 심리 부메랑을 이용하려다가 의도치 않은 정반대 효과를 일으켜서 오히려 우리가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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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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