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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4

사회 2024. 6. 4. 07:15

- 오피스 빅뱅의 시대를 맞이하여 조직은 외부 고객에 대한 브랜딩만이 아니라 내부 고객을 위한 브랜딩, 즉 '고용자 브랜드employer brand'에 대해서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현시대의 근로자에게는 입 사할 기업을 고르는 것이 마치 중요한 물건, 예를 들어 몇 년 동안 타 고 다닐 자동차를 고르는 것과 같아졌기 때문이다. 몇 년간 나의 길 을 책임질 것이므로 경제적·기능적 가치뿐만 아니라 심리적·사회적 가치 등을 꼼꼼하게 따져 선택하지만, 더 좋은 브랜드가 있으면 옮겨 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단순히 경제적 보상의 관점에서 만이 아니라, 다른 고용자 브랜드와 차별되는 조직문화 및 지향성을 구축해가야 하는 것이다.
- 고용자 브랜드가 채용 시점에서의 좋은 이미지만이 아니라 장기 적인 경험의 총체가 되면서 요즘 기업들 에게는 온보딩만큼이나 '오프보딩'의 과정 도 중요해졌다. 아름답지 못한 이별은 향 후 대내외적 평판에 해를 끼치고 좋은 인 재와 다시 일할지 모르는 가능성도 닫아 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기업들은 퇴사가 확정된 직원들이 원활하 게 새 직장을 찾을 수 있게 돕는 것을 뜻하는 '아웃플레이스먼트outplacement'에 힘쓰기도 한다.

- 인지심리학자 매리언 울프Maryanne Wolf는 저서 『다시 책으로서 종이책을 읽을 때와 디지털 매체를 읽을 때 인간이 뇌를 사용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한 바 있다. 종이 인쇄물을 읽을 때 인 간은 '깊이 있는' 뇌의 회로를 사용하는 반면, 디지털 매체를 읽을 때 는 '훑어보기' 식의 회로를 사용한다. 20 각각의 읽기 방식 모두 나름 의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디지털 읽기 방식에 치중될 때 균형 잡 힌 사고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 과 태블릿 등 전자 기기에 익숙하고 오히려 종이 매체와의 거리가 멀 어진 알파세대에게 특히 더 '아날로그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 "매체가 곧 메시지"라는 말이 시사하는 것처럼, 어떤 매체를 통해 만났느냐가 만남의 본질을 좌우한다. 직접 만남 위주이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 우리는 이메일 · 카톡. 소셜미디어 · 메타버스 등 매우 다양 한 만남의 도구를 갖게 됐다. 아주 어릴 때부터 이러한 다양한 매체 들을 사용해온 젊은 세대와 차츰 이런 방식에 익숙해져 가고 있는 기 성세대의 만남이 이전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 다. 특히 무려 3년여에 걸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이 강제되 면서 이러한 변화가 어느 정도 불가피해진 측면도 있다. 우리가 일상 에서 수많은 문제에 부딪히지만, 인간관계처럼 어려운 것도 없다는 사실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화두라고 할 수 있는 인간관계, 그리고 기업과 소비자 관계가 이 다매체 시대 에 어떻게 우리 공동체 구성원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가가 큰 질문으로 다가오고 있다.

- 2023년 한국 소비 시장에 새로운 반향을 일으킨 혁신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나타났다. 첫째, 새로운 카테고리 · 타깃 · 디자인을 제 안함으로써 세상에 없던 수요를 만든 혁신이다. 둘째, 데이터 기반의 선제적 기술을 바탕으로 재난 재해와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혁신이 다. 셋째, 혁신 아이디어에 ESG 관점을 더해, 환경 위기를 극복하고 사회적 다양성을 증진시키는 혁신이다. 
- 2023년 9월, GS건설과 LG전자는 집 짓는 기술과 가전제품 네트워킹 기술을 집약해 가전 · 공간 복합 상품인 '스마트코티지'를 국제전자전 시회 IFA에 선보이며 큰 관심을 끌었다(가격 및 출시일 미정). 스마트코티 지는 GS건설이 가진 모듈러 전문 기술과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과 에너지, 냉난방 공조 및 스마트홈 기술이 결합된 10평 남짓의 초소형 주택이다. 전기를 자체 생산하는 시스템, 에너지 저장 시스템, 내장된 전자제품의 에너지 사용을 효율화하는 기술을 집약해 탄소 중립을 실천하는 '넷 제로 하우스Net Zero House' 컨셉으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 밥값과 커피값을 더하면 '2만 원인 시대'가 왔다. 외식비가 크게 오르면서 점심 한 끼 비용도 부담스러워진 직장인들이 식사를 해결하 기 위해 편의점을 찾고 있다. 경기 침체, 금리 인상, 고물가가 겹치면 서 소비자는 비용 대비 효용이 뛰어난 제품만 합리적으로 구매하려 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실속 있는 소비를 위해 편의점 업계에서는 대용량 혹은 초저가를 경쟁력으로 내세운 제품으로 고객 들의 매장 방문을 늘리고 있다. 같은 가격이라면 양이 많고, 같은 양 이라면 가격이 낮은 가성비 먹거리를 찾아 나서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이다. 이러한 편의점 업계의 발 빠른 대응으로 소비자에게는 편의 점이 고물가 시대를 견디는 창구로 주목받고 있으며 '편의점은 비싸 게 구매하는 곳'에서 '저렴한 구매가 가능한 곳'으로 인식이 변화하 고 있다. 특히 편의점이 생활필수품 등 대형마트의 주력 품목을 선보 이면서 편의점과 마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시의적절한 상품 군을 기획하고 선보이는 편의점은 앞으로 유통 업계 내의 포지션을 새롭게 정립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 단백질 식품의 인기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가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초 체력 증진, 면역력 강화, 다이어트, 식사 대용 등 다양한 목적으로 전 연령대가 즐기는 단백질 식품의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 또 하나의 배경은 고령화다. 저출산 등으로 성장기 인구가 줄어 우 유가 팔리지 않는 시대에, 남아도는 원유를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공 략하려는 전략으로서 단백질 제품 라인업이 식품 회사들의 미래 성 장동력이 되고 있다.
한편 식물성 단백질 혹은 푸드테크가 적용된 대체 단백질 제품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신소재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 제품에 비 해 환경친화적이고 윤리적이라는 장점이 있어, 보다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따라서 단백질 제품 시장의 성장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리라 전망된다. 갖가지 형태와 재료로 만들어질 신제품은 소 비자들의 풍부한 식생활은 물론 관련 업계에도 큰 기회가 될 것이다.

- 단위는 사고를 결정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시간의 단위가 쪼개진다는 것은 시간을 그만큼 세밀하고 소중하게 사용한다는 의미다. 자시, 축시時, 인시・・・・・・ 과거의 시간은 2시간 단위였다. 사회의 인시寅時·..이동 속도가 느리고 계절에 맞춰 농사를 짓는 사회에서는 충분한 시간의 단위였을 것이다. 하지만 산업혁명이 시작돼 경제가 공업화·서 비스화되고, 자동차와 철도의 등장으로 이동의 속도가 빨라지며, 시 계가 발명돼 시간 개념이 정확해지면서, 사람들은 분초 단위로 시간 을 셀 수 있게 됐다. 급여를 흔히 '월급'이라고 불렀는데, 이제는 "시 급이 얼마" 하는 식의 표현을 더 자주 쓴다. 시급 개념은 자연스럽게 "시간은 곧 돈"이라는 생각을 강화시키고, 딱히 바쁜 일이 없어도 시 간을 아껴야 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게 만든다.
서로서로 시간이 없다 보니 약속 시간을 잡는 것도 쉽지 않은 일 이 됐다. 모임마다 핸드폰을 꺼내 들고 다음에는 언제 만날지 약속 날짜를 맞추는 풍경이 흔하다. 이에 여러 사람의 일정 조율을 도와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비즈니스 일정 조율 서비스 '되는시간'은 개인간 미팅 일정을 조율하는 무료 서비스부터 예약 페이지와 캘린더 연결을 무제한으로 할 수 있는 기업용 프리미엄 서비스까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출시 2년 만에 기업 고객 1,400개 사와 개인 고객 2만2,000명을 달성할 만큼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분초사회의 도래가 단순히 시간의 양적 흐름만 단축시킨 것은 아 니다. 시간의 질도 중요해지며, 시간 사용의 밀도를 높이고자 한다. 시간의 단위를 쪼개면, 숨겨져 있던 사각지대를 확보하게 된다. 시간 사용의 틈을 확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통에 큰 돌을 넣고 그다 음에 작은 자갈, 그리고 모래순으로 채울 때, 모래가 돌과 자갈 사이 의 공간을 찾아 통을 촘촘히 메우는 것과 같은 원리다. 큰 시간과 작 은 시간이 공존하는 현상은 자연스럽게 여러 일을 한꺼번에 수행하 는 '시간의 저글링'으로 이어진다.
- 왜 이렇게 시간이 소중해졌을까?
"시간은 돈이다Time is money"는 아주 오래된 격언이다. 항상 시간은 중 요했다. 그러나 2024년도를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시간이 과거 어느 때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자원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단 지 더 바빠져서가 아니다. 먼저 소유 경제에서 경험 경제로, 경제의 패러다임이 이행하면서 시간이 돈만큼이나 중요한 자원이 됐기 때문 이다. 예전에는 비싼 소유물을 과시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여 행지 · 맛집 · 핫플레이스의 인증샷으로 자랑을 하는 시대다. 모두 시 간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예전에는 일주일에 한 편 정도 '주말의 명화'를 즐겼다면, 다양한 OTT 플랫폼이 넘쳐나는 지금은 하루에도 몇 시간씩 '콘텐츠'를 시청한다. 엄청난 시간을 요구하는 일이다. 현 대사회에서 시간은 단연 가장 소중한 자원이고, 그것을 아껴 쓰고 그 가성비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
두 번째로는 분초 단위로 돌아가는 IT 기술에도 원인이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맵에서는 초정밀 버스 동선을 확인할 수 있다. 위성항법 시스템을 활용해 지도상에 실시간 버스 위치를 나타내는데, 버스 위 치를 초 단위로 갱신하며, 신호 대기 상태나 도로 상황에 따른 이동 속도까지도 확인이 가능하다." 이러한 여건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24시간을 주도적으로 분초 단위로 활용하고 싶어진 것은 당연하다. 세 번째로는 시간을 들여 봐줘야 하는 볼거리가 많아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최근 넷플릭스, 밀리의 서재, 윌라 등 폭발적 증가세를 보 이고 있는 구독형 콘텐츠 서비스와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SNS는 사람들의 시간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 우리는 전례 없이 수많은 양 의 정보에 노출되어 있다. 봐도 봐도 끝이 없는 콘텐츠의 바다에서 사람들은 정속의 삶을 포기하고 2배, 3배속의 삶을 살게 된다. 음 악을 듣고 책을 읽고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콘텐츠를 소 비할 뿐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시간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흔들어놓았다. 유연근무 재택근무 등이 강제되며 시간 사용이 개인 마다 상당히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 것이다. 붐비지 않는 러시 아워를 피해 출근하고, 가장 집중할 수 있는 시간대를 선택하여 근무 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개인마다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이 다 각화됐고, 획일적인 시간의 의미는 옅어졌다. 이러한 시간의 탈대중 화·초개인화 현상 앞에서 자신의 시간 사용에 관심이 높아진 것은 당연하다. 평범한 일상 시간의 밀도를 높여, 효율적으로, 응축하여 보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해진 것이다.
- 그렇다. 분초사회 속 빠른 속도의 혜택 뒤로 우리가 잃고 있는 것 을 항상 기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생성형 AI 시대를 살아야 하는 우 리 '호모 프롬프트'에게는 차분히 사색하고 자신을 지켜볼 수 있는 '아날로그 역량'이 더 중요한데('호모 프롬프트' 참조), 이는 멈춤과 기 다림의 미덕을 실천할 수 있을 때 가능한 역량이다. 지나친 속도와 전환, 강한 자극에서 벗어나 생각이 배회할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여백이 필요하다.

- 경희대 김재인 교수는 저서 『AI 빅뱅에서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 는 것은 '넘어섬' 때문이라는 니체의 말을 소개한다. 니체는 초인ᄉ, Ubermensch 개념을 통해 인간은 '자신을 초월하고 넘어서는 존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간은 평균 지대에만 머무르지 않고 바깥쪽으로 가 서 뭔가 새로운 것, 창조적인 내용물을 계속 보태나가는 존재라는 것 이다. 20
바로 여기에 해답이 있다. 인공지능의 기술적 결과물에 매몰되지 않고, 어떻게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변경을 향해 스스로를 넘어설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앞에서 인공지능은 자신이 얼마나 수준 높은 결 과를 내놓았는지 스스로 평가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스스로를 돌 아볼 줄 아는 능력을 '메타인지'라고 부르는데, 이는 성찰하는 인간 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 결국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는 인간만이, AI가 작업한 용의 그림을 완성시키는 '화룡점정'의 자격을 얻게 될 것이다.

- 육각형인간 트렌드는 구체적으로 몇 가지 흥미로운 모습으로 나 타난다. 첫째, 육각형인간은 아무나 될 수 없는 것이라며, 달성하기 힘든 엄격한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일종의 '담쌓기'를 시도한다. 예 컨대 노력으로 성취할 수 있는 요소보다 운명처럼 타고나야 하는 요 소를 더 높게 산다. 요즘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끄는 웹툰이나 드라마 를 보면 '고진감래의 서사'는 그다지 인기가 없다. 그냥 날 때부터 완 벽한 주인공이 바로 등장하는 이야기가 더 선호된다. 둘째, 육각형에 얼마나 가까운지 그 가치를 '숫자'로 계량화하고 그것을 서로 비교 해 서열을 매긴다. 출신 학교·주거지 · 직장의 등급을 세밀하게 나누 며 매 순간 서로를 평가하며 줄을 세운다. 마지막으로 육각형인간 되 기를 희화화해 놀이처럼 즐긴다. 이른바 '육각형게임'을 통해, 어차피 이룰 수 없는 선망이라면 가볍게 가지고 노는 것이다.
육각형인간은 양면적이고 논쟁적인 트렌드다. 젊은 세대는 바로 공감하겠지만, 기성세대는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른다. 젊은 세대 에서도 전부가 추종하는 메가트렌드라기보다는 일부에서 관찰되는 '서브 트렌드sub-trend' 이기도 하다. 완벽한 자아를 추구하는 열정을 불 어넣는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 완벽함 의 추구에 절망할 수 있는 부정적 측면도 함께 존재한다. 어쩌면 "나 오늘부터 '갓생god+生' 살 거야" 식의 놀이에 불과할 수도 있고, 현대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계층 고착화라는 사회적 문제를 보여주는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
현재 대한민국 20~30대는 단군 이래 가장 높은 소득과 교육 수 준을 갖춘 행운의 세대라고 말한다. 하지만 인간은 비교하는 존재다. 경제성장 속도의 둔화로 눈높이에 맞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 데,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만인이 만인과 비교되는 시대를 그들 은 살고 있다. 언제 어디서 나를 지켜볼지 모르는 익명의 타자들과 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젊은이들의 삶의 무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무겁다. 완벽해 보이는 타인과의 끊임없는 비교를 통해 육각형의 자 아를 추구하는, 적어도 육각형으로 보이고자 노력하는 육각형인간 트렌드는 그 압박을 견뎌야 하는 일부 젊은이들의 활력이자 절망이 면서 하나의 놀이다.
- 요즘 유행하는 데이팅 앱도 사람을 점수로 평가하고 줄 세우는 도 구가 된다. 심지어는 데이트에 별로 관심이 없으면서도 내가 남들에 게 몇 점으로 평가받는지가 궁금해 앱을 설치하는 사람들도 있다. 뉴 욕대 스턴경영대학원의 스콧 갤러웨이 Scott Galloway 겸임교수에 따르 면, 사람들은 외모와 능력, 똑똑함(지성), 친절함(성격)이라는 세 가지 속성으로 이성에게 본인의 매력을 어필하는데, 데이팅 앱에서는 지 성과 친절함을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직 외모와 경제력만으로 서로를 평가하게 된다. 결국 부유하고 신체적으로 매력적인 사람들 만 높은 점수를 독차지하게 되고, 이들에게만 관심이 집중되어 오히 려 앱 내에서의 불평등성이 증가한다. 이와 같은 '인싸들의 이성 교 제 독점 현상을 두고 "포르쉐를 소유한 사람들이 여러 배우자를 거 느린다"는 의미로 '포르쉐 일부다처제 Porsche Polygamy'라는 말이 나오 기도 했다.
- 마지막으로 자아와 현실을 과장해 가며 '육각형놀이'에 몰두하는 이유는 내면에 존재하는 다양한 '나'의 충돌을 막는 일종의 방어기제 이기도 하다. 심리학자이자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인 에드워드 토리 히긴스Edward Tory Higgins가 1987년에 제안한 자기 불일치 이론Self-dis- crepancy theory에서는 사람이 인식하는 자기개념을 세 가지로 분류한 다. 내가 가지고 있다고 인식하는 실제적 자기 Actual self, 개인이 소유 하기를 희망하는 이상적 자기 Ideal self, 그리고 반드시 가져야 할 책임 이 있는 의무적 자기 ought self다. 25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이러한 자 기개념 사이에 격차가 없을 때 조화로운 상태에 이른다. 반대로 자기 인식 간에 격차가 벌어지면 부정적 심리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가령 실제적 자기와 이상적 자기가 불일치할 때, 실망 · 불만족. 슬픔과 관 련된 정서에 취약하다. 실제적 자기와 의무적 자기가 불일치할 때는 두려움. 긴장감 같은 정서에 취약하다. 비싼 가방, 비싼 식사 등의 행 복한 순간을 소셜미디어에서 과시하는 행위는 남들에게 부러움을 사 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멀티 페르소나'를 만들어내는 일이기도 하다. 삶의 모든 순간이 SNS 속 사진처럼 행복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자아와 이상적 자아 사이의 격차 가 벌어지는 순간, 불편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 사람들은 현실을 놀 이화함으로써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이다.
- 육각형인간은 요즘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욕망의 목표 지점이다. 프 랑스의 정신의학자 자크 라캉Jacques Lacan은 인간이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존재라고 했다.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나의 욕망'인 듯 착각하며 살아간다. 프랑스 철학자 르네 지라르Rene Girard는 소설 속 주인공의 욕망 구조를 분석한 그의 저서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 실에서 인간의 욕망이 '모방'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밝혔다. 지라르 는 타인의 지위를 차지하려는 욕망을 '모방적 욕망'이라 부른다. 26 우리도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 사고 싶어 죽을 것 같은 물건도, 어쩌 면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라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그것을 사고자 하기에 나도 덩달아 갖고 싶은 경우가 많다. 우리의 욕망은 사회적으 로 구성된다.

- 고객의 방문 기록· 장바구니 내역 · 결제 이력 등 자사몰 안에서 생성된 고객 데이터를 '퍼스트파티 쿠키'라 하는데, 최근 이를 활용한 가격 전 략이 활발하다. 과거 사이트를 넘나들면 서 사용자의 행동을 추적할 수 있던 '서드 파티 쿠키'가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인해 제 한되기 시작하면서, 그 반작용으로 퍼스트파티 쿠키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애플 사파 리나 구글 크롬 등 글로벌 기업들은 웹브라우저에서 서드파티 쿠키 를 제한하기 시작했고, 2024년에는 모든 서드파티 쿠키들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퍼스트파티 쿠키를 기반으 로 복잡하고 세분화된 고객관리를 선보이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마케팅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 바야흐로 모든 소비자가 서로 다른 가격을 제안받는 초개인화 가 격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서비스도 강화되는 추세다. G마켓은 최근 상품을 검색할 때 개별 소비자를 기준으로 맞춤형 가 격 비교를 통해 최저가 상품을 추천하는 '초개인화 가격 비교 서비스'를 도입했다. 비슷한 구매 행동을 보이는 고객이라 할지라도, 해당 고객이 가진 할인 쿠폰이 무엇인지, 멤버십은 가입됐는지에 따라 제 안되는 가격이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서비스는 고객 이 적용할 수 있는 쿠폰을 모두 고려해 실질적인 'Real 최저가' 상품 을 가장 상단에 노출시킨다. 해당 서비스 도입 후 클릭 효율이 이전 대비 20% 올라가고 판매 고객의 상품 노출과 매출 증대에도 기여한 다고 분석된다."
- 헤르만 지몬은 저서 『프라이싱에서 가격이 이익에 미치는 엄청난 힘을 강조하며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가격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기울 여야 한다고 역설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가격에 별다른 관 심을 보이지 않는다. 세계가격책정전문협회pps에 의하면, <포춘> 선 정 500대 기업 중 가격 결정 전담 부서를 별도 운영하는 기업은 전체 중단 5% 이내라고 한다. 28 이러한 결과는 가격이 기업의 매출과 직 결되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느낌으로 가격을 대하 는 기업이 아직도 많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뛰어난 가격 전략을 보이는 기업의 이면에는 늘 이를 중히 여기 는 최고경영자가 있다. 특히 뛰어난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을 선보이 기 위해서는 시장 변화 · 소비자 반응 · 경쟁 업체 · 재고 수준 등 다양 한 변수를 모니터링하여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는 자사만의 '가격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 지는 '물가 상승기 다섯 가지 가격 전략'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물가 상승기에는 가격 관련 의사결정 속도를 10배 가속해야 하며 끊임없 는 실행과 성과 관리를 추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성공할 확률이 높은 가격 전략을 미리 검증해보고 그에 따라 빠르게 전략을 수정하는 것 역시 컨트롤 타워의 역할이다. 여기에 최 고경영진과의 핫라인까지 구축된다면 더욱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 질 것이다.
-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에는 놀라운 힘과 어두운 민낯이 공존한다 는 사실도 인지해야 한다. 우선 다양한 가격 설정은 기업의 수익성을 개선시키지만, 그만큼 고객의 '소비자 잉여'를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소비자 잉여란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할 용의를 가졌 던 고객들도 같은 가격에 구매를 함으로써 가질 수 있게 된 소비자의 이익인데, 가격을 세분화할수록 소비자 잉여가 줄어듦으로써 소비자 복지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다양한 가격 전략을 어떻게 소 비자 후생과 복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느냐가 버 라이어티 가격 전략 성패의 핵심이 된다.
- 소비자 입장에서 AI를 통한 가격 책정이 보편화되면 소비자의 최 대 무기인 가격 비교가 사실상 무력화된다. AI가 소비자의 소득·성 별·연령· 인종 등에 따라 가격을 정할 경우 사회적 문제가 될 소지도 있다. 아마존은 지난 2000년 매출 신장을 위해 충성도가 높은 고객 에게 가격을 올리고, 구매 이력이 없는 고객에게는 물건값을 낮춘 것 이 발각돼 불매운동이 벌어졌으며 이에 대해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 영자가 직접 나서 사과한 적도 있다. 3"
그럼에도 사회적 규범과 윤리가 그어놓은 경계선 사이로 다양한 가격 체계들이 비집고 들어가는 현상은 현대 경제의 매우 특징적인 추세다. 가격 차별화가 단지 생산자와 유통자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방편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기업 성장과 소비자 복지의 조화를 달성하는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의 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가격에 '고객이 느끼는 가치'가 명확히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도파밍 행동은 다양하다. 도파밍의 네 가지 유형을 살펴보면, 첫째, 랜덤 상황이 선 사하는 재미 추구다. 우연함이 선사하는 가슴 두근거림을 경험하고자 사람들은 일부 러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순간으로 자신을 밀어 넣는다. 둘째, 상식을 벗어난 엉뚱한 상황에서 경험하는 일탈의 재미를 추구한다. 비일상적이고 과장된 행동을 할 때 따라 오는 왠지 모를 통쾌함과 해방감이 이에 해당된다. 셋째, 도전 자체도 무의미하고, 결 과도 알 수 없는 무모한 도전을 즐기며 재미를 경험한다. 마지막으로, 기괴하고 가학 적으로 보이는 스트레스를 자초하고 그것이 해소되는 순간 찾아오는 반전의 쾌감을 누린다. 누군가에게는 스트레스인 행위가, 다른 이에게는 신선한 재미인 것이다.
도파민은 인간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지만, 새로운 자극에만 분비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자극적인 쾌락을 좋게 만든다. 이때 필요한 것이 세로토닌 serotonin이다. 세로토닌은 마음을 편히 갖고 명상하고 다른 사람을 도울 때 나오는 호 르몬이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도파민이 액셀러레이터라면 세로토닌은 브레이크다. 액 셀러레이터가 없는 차는 움직이지 않지만, 브레이크가 없는 차는 사고가 난다. 둘의 조화가 필요하다. 진정한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는 도파민이 이끄는 삶과 세로토닌이 이끄는 삶의 균형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 우리가 도파밍에 빠지는 이유
도파밍에 빠진 사람들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랜덤 상황 속에서 의외의 결과를 재미로 받아들인다. 상식을 벗어난 엉뚱한 행동을 하 거나 현실을 과장한 행동을 하며 일탈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별로 의 미 없는 무모한 도전을 즐기며 성취감의 재미를 찾고, 가학적인 스트 레스 속에서 해방감을 느낀다. 요즘 사람들은 왜 이토록 어이없는 재 미, 즉 '도파밍’에 빠져있는 것일까?
먼저 '재미'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가 변하고 있다는 점을 지 적할 수 있다.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작가인 마사 울펜슈타인 Martha Wolfenstein에 따르면, 청교도주의적 전통을 가지고 있는 과거 서구 사 회와 유교적 전통을 가진 과거 한국 사회에서는 '재미'의 가치가 상 대적으로 낮았다. 유희를 찾는 일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인 반면, 일과 직업은 생산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재미는 그저 일을 하고 남는 여가 시간을 보내는 놀이 정도로만 인식됐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 다. 현대사회에서 일과 놀이 사이의 분명한 경계가 무너지면서, 재미 와 생산성을 양분하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작업 공간에는 유희 가 침투했고, 지친 일상에 위로를 건네는 놀이의 가치는 재평가됐다. 사람들은 재미가 선사하는 긴장감과 이완을 통해 살아있음을 느낀 다. 부차적인 것으로만 여겨지던 재미가 이제 삶의 목표이자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필수 속성이 된 것이다.
나아가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매체의 변화에 따라 재미의 방식이 변했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재미의 본질』을 쓴 경성대 미디어학부 김선진 교수에 따르면, 생각을 전달하는 소통 방식이 변하면, 그에 따라 시대를 지배하는 사유 방식과 문화적 특성도 함께 변한다고 한다. 우리 사회는 글자로 생각을 전달하는 '문자언어'의 세계에서, 미디어로 생각을 전달하는 '영상언어' 세계로 발전했다. 글로 이루 어진 문자언어의 시대에는 재미 요소가 즉각적으로 드러나기보다는 단어와 문장에 은은하게 녹아들어 있다. 반면, 순간적이고 즉각적인 영상언어의 시대에는 재미가 좀 더 빠르고 직관적이어야 한다. 모든 콘텐츠가 '기-승-전-재미'로 끝나야 하며, 재미가 없으면 곧바로 채 널이 돌아간다. 특히 쇼츠(유튜브)와 릴스(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 서 짧고 강렬하게 소비자의 눈길을 잡아끄는 숏폼 콘텐츠가 유행하 면서, 소비자의 집중력은 더욱더 낮아지고 있다. 결국 사람들이 재미 있다고 느끼는 놀이의 유형이 과거에 비해 훨씬 더 시각적이고, 본능 적이며, 직관적이고, 강렬한 형태로 변화하게 된 것이다.
- 보다 근본적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강화되고 있는 실적주 의적 사고에 대한 피로 혹은 반발로 해석할 수 있다. 도파밍에서 중 요한 단어는 '그냥'이다. 명확한 이유나 목표가 없다는 것이 핵심이 다. 다양한 심리 테스트를 통해 자신의 특성을 진단해주는 것으로 인 기 있는 웹사이트 '푸망'에서는 '생 테스트'가 인기였다. 강은 그냥 의 준말로서, 걍생이란 "인생, 그냥 대충 살자~"라는 뜻이다. 열심히 살자는 의미의 '갓생'과 대비되는 말이다. 진지하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 속에서 '그냥'이라는 무의미로 재미를 향해 일탈 하려는 지향이 구체화된 것이 도파밍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코로나19 사태나 이태원 참사 같은 사회적 재난이 생 트렌드를 키웠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그러한 재 난 때문에 본인의 계획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실패가 계속되면서 목 표를 세우는 일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이 생길 수 있다"고 진단 한다. 24 요컨대 갓생이 저성장과 코로나19 장기화 등을 경험한 젊은 세대가 불안을 줄여보려고 시도하는 자구책이라면, 도파밍은 부정적 으로 강화된 성장에 대한 압박과 자기 검열에서 벗어나 이완된 일상 에서 재미와 행복을 찾고자 하는 생존 전략인 것이다.

- 경제학자이자 하버드대 교수인 클라우디아 골딘Claudia Goldin의 표현에 따르면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젠더 대수렴The Grand Gender Con- vergence'이라 개념화할 수 있다. 이는 성 평등이 이루어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직업 활동·가사·양육 등 각자의 영역이 구분되어 있던 남성 과 여성의 삶이 한 영역으로 수렴하면서 역할· 기회 · 경험 등 여러 측 면에서 유사성을 갖게 됐음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배우자를 찾는 까다로운 과정부터 결혼 생활 및 육아에 이르기까지 남성 혹은 여성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나날이 더해지고 있다. 특히 여성에게는 전통적인 남성의 역할을, 남성에게는 전통적 인 여성의 역할을 겸비하도록 요구하는데, 심리학적으로 표현하자면 누구나 '심리적 양성성'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가정생활의 평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러한 심리적 양성성은 바람직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서술한 트렌드 변화가 결혼을 결심하려는 젊은 남성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측면도 없 지 않다. 밀레니얼 세대 남성이 자라면서 학습해온 아버지 세대의 남성성과는 크게 다르기 때문에 변화가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 다. 결혼하려는 여성들 역시 이런 마인드를 가진 '요즘남편'이 아니 라면 결혼할 결심이 힘들어진다. 

- 에릭 리스Eric Ries에 의하면, 피보팅이란 "창업가가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품·전략· 성장 엔진에 대한 새롭고 근 본적인 경로를 구조적으로 수정하는 방향 전환"을 말한다. 한마디 로 사업 방향을 전사적 · 전면적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반면 스핀오프 는 새로운 가능성을 다양하게 '씨 뿌리듯' 시도해보면서도, 핵심적인 비즈니스 영역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 피보팅이 핵심 사업 방향의 전면적이고 전사적인 전환이 라면, 스핀오프는 핵심 사업의 무게중심을 점진적으로 이동하며 사 업을 다각화 · 유연화시키는 방법이다. 

- 콘텐츠 스핀오프
전술한 바와 같이 스핀오프는 콘텐츠 영역에서 출발했으며, 지금도 해당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뤄진다. 여기서 스핀오프는 원작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펼쳐나가는 새로운 이야기로서, '외전'이 나 '번외'의 개념을 포함한다. 본편의 과거 이야기를 다루는 '프리퀄 prequel'과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는 '시퀄sequel', 새로운 캐스팅으로 시작하는 '리부트reboot'까지 모두 넓은 의미에서 스핀오프의 범주에 포함된다.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가 스핀오프의 대표적인 사례로, 1977년 첫 작품이 발표된 이후 다수의 시리즈가 제작되면서 지금까 지도 세계적으로 강력한 팬덤을 꾸준히 양산하고 있다. 원작의 팬들이 자연스럽게 스핀오프의 팬덤이 되고, 스핀오프 작품을 먼저 접한 관객들 역시 원작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결국 시리즈의 세계관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결과적으로 스핀오프를 통해 관객의 충성도 는 더욱 깊어지고 넓어진다.
점차 콘텐츠가 제공되는 매체와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스핀오프는 영화·드라마 ·만화·애니메이션·게임 등 다양한 분야를 가로지르는 트랜스미디어 trans-media로서의 특징을 갖게 됐다. 특히, 오늘날 주류 영화계는 프랜차이즈 스핀오프가 대세다. 이것은 디즈니와 같은 대형 미디어 프랜차이즈가 지식재산권이 있는 원작을 영화·드라마 ·소 설.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른 매체로 전개하는 사업 전략이다. <스타 트렉>, <트랜스포머>, <스타워즈> 시리즈 모두 하나의 거대한 세계관 을 공유하며, 우주가 팽창하듯이 끊이지 않는 이야기를 통해 스핀오 프를 이어간다.

- 본업 이외의 부업을 지칭하는 용어는 많다. 사이드잡side job, 사이 드긱side gig, 사이드 허슬side hustle 등의 표현을 비롯해, 본업이 끝난 후, 달빛 아래서 노력한다는 의미의 문라이팅 moonlighting도 유사한 의 미다. 이러한 부업은 당장의 수익에 집중하고 프로젝트의 주체가 아 닌 피고용자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만 찾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앞에서 설명했듯이 사이드 프로젝트는 단순한 부업이 아니라 장기적 인 관점에서 사업성이 있는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찾는 일이다. 
전술한 스핀오프 기업들도 상당수는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시작됐 다. 굴지의 플랫폼 기업 네이버는 삼성 SDS의 사내벤처에서 시작됐 고, 트위터도 사내 해커톤에서 출발했으며, 당근마켓도 카카오 개발 자들이 모여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물이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실행해서 성공한 많은 사람들은 일단 본업을 유지하면서 진 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스핀오프의 개념 자체가 본래 원 작품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실행되는 것처럼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도 본업과의 병행을 강조한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성급 하게 본업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상당 기간 본업과 병행할 것을 권한 다. 본업에서 쌓은 경력과 역량을 스핀오프하여 사이드 프로젝트를 실행하며 성공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탐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 하다.
이제는 많은 기업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단순히 '딴짓'으로 치부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모습도 보인다.
- 리타 맥그래스Rita McGrath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렇게 변화와 연결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상황에서는 차라리 꾸준한 실험적 시도를 통해 빠르게 답을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른바 '일시적 우위 transient advantage'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더욱 복합적이고 유연한 전 략적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업들의 전투가 난무하는 아레나 arena (검투장)에서는 무엇보다 변화와 연결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는데, 결국 확장과 결합을 통해 다양성과 유연성을 강화하는 스핀오프 전 략이야말로 이 전장에서 더욱 효과적인 전술이 될 것이다."
스핀오프는 미세하게 변화하는 대중의 취향과 시장 상황 속에서 상품을 확장하고 변화시키며 자신을 세밀하게 조정하는 일종의 튜닝 tuning 과정이다. 신상품과 신사업의 기회는 늘 거대 주류 시장의 미세한 균열 속에서 발생한다. 스핀오프야말로 시시때때로 쪼개지는 틈새시장의 기회를 포착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하는 최선의 전 략이다. 스핀오프는 역동적이다. 부지런히 다양한 씨앗을 뿌리고 가 능성을 탐색하며 기회를 여러 각도로 탐색하는 조직과 개인이 결국 미래를 선점하게 된다. 스핀오프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장기적인 저 성장과 상시적인 변화의 위기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하 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다.

- 디토소비는 과거 스타나 인플루언서에 대한 맹목적인 따라 하기 와는 다르다. 예전에는 그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가 광고하고 제안하 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따라 한다는 맹종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나의 가치관에 맞는 대상을 찾고 그 의미를 해석해서 받아들이는 주체적 추종의 모습을 띤다. 그래서 과거에는 다수가 좋아하는 대중적으로 유명한 스타를 찾아 몰려들었다면, 디토소비에서는 자신의 뾰족한 취향을 찾아 뿔뿔이 흩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이런 면에서, 디토소비 는 수동적인 맹종이 아니라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추종이다.
- 복잡한 소비 환경에 직면한 소비자의 부담은 '포보FOBO, Fear Of Bet- ter Options 현상'으로 나타난다. '포보'는 자신의 선택 외에 더 좋은 옵 션이 있을 것을 우려해 결정을 연기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최선의 결정을 하기 위해 방대한 양의 정보 탐색과 대안 평가를 해야 하지 만, 개별 소비자들이 이러한 과정을 수행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 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는 잘못된 선택을 하기보다는 애초에 선택 하지 않는 쪽을 택하는 경향이 커지게 된다. 특히 효율이 중시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사람들이 체감하는 실패의 기회비용이 더 크다 는 점 또한 포보 현상을 부추긴다. 복잡한 소비 환경과 그 속에서 불 안함을 느끼는 소비자는 최선의 선택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적의 선택을 하기 위해 새로운 구매 의사결정 방법을 모색하게 됐다. 그 결과 소비자는 자신을 대신해 구매 의사결정을 내려줄 대리물을 찾 아 추종하는 '디토소비'를 대안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 브랜드가 구매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퇴색된 오늘날 유통 시장에서 성공적인 시그너처 제품의 활용은 소비자에게 기업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기업이 소비자 에게 다가가는push 마케팅보다 소비자가 기업에 다가오는pull 마케팅 이 대세인 만큼, 기업의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보다 제품을 통해 기업 의 정체성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시그 너처 상품은 고객의 선택 피로도 줄여준다. 전술한 포보 신드롬 앞에 서 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들에게 '하나'의 시그너처를 제안함으로써, 고민하지 않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는 것이다.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할 때 소비자가 쉽게 따라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와 디토소비자 들이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물리적·심리적 공간을 마련하는 등의 배려가 중요해졌다. 전술했듯이 디토소비는 상품 자체가 아니라 기 업과 브랜드의 철학에 대한 고객의 해석 문제다. 그렇다면 이제 해야 할 일은 분명해진다. 가장 기본이 되는 질문을 새삼 물어야 할 시점 이 된 것이다. "우리 회사, 우리 브랜드의 철학은 무엇인가?"

- KTX·SRT.GTX · UAM 등 지역 간의 기동성을 극대화시키는 교 통의 발달은 양날의 검이다. 빠른 이동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사람들 의 활동 반경을 넓혀 대도시 집중을 완화하고, 국내 여행 수요를 증 가시켜 지역 발전의 기회를 높여준다. 전술한 생활인구의 폭을 넓혀 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부정적 영향도 적지 않다. 반나절이면 전 국 어디든 갈 수 있는 생활권의 확장이 대도시 주변을 잠만 자는 베 드타운으로 만들고 소비는 오히려 서울에서 하게 하는 일명 '빨대효 과'를 부추김으로써 지역경제에 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서울에 있던 공공기관을 지방에 유치하는 사업의 효과 또한 반감될 수 있다. 광역 교통 인프라 확충과 함께 리퀴드폴리탄 개념에 기반한 지역개 발이 반드시 동반돼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마지막으로 노마드 라이프스타일이 익숙한 '플로팅 floating 세대'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한곳에 고착하지 않고 여러 곳 을 부유하는 유목 세대가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서 '재 택근무를 지속할 것인가'는 많은 회사들의 화두가 됐다. 재택근무가 일의 효율을 떨어트린다는 의견과 재택근무가 업무의 효율을 더 높 일 수 있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일하 는 방식의 변화를 추동할 2세대의 의견은 어떨까? 2022년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취업 준비생의 66%가 회사를 선택할 때 '유연한 근무가 가능한지'를 고려한다고 답했다. 22 더불어 임시적 노동을 뜻하는 긱gig 이코노미로 인한 프리랜서의 증가도 노 마드 라이프를 확산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 소에서 일하는 플로팅 세대가 도시의 소비 방식도 바꿔나갈 것이다.

- 국내의 경우에도 돌봄 노동의 기회비용을 실제 금액으로 환산해 지급하거나 동일한 재정적 혜택을 준다. 서울시에서는 2023년 9월부터 조부모 등 4촌 이내 친인척에 아이를 맡기면 월 30만 원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조부모 육아를 시장가격으로 환산해준 것
이다. 또 부모가 장기 요양 보험상의 일정 등급 이상에 해당되고, 자 녀가 요양보호사 자격증이 있는 경우에는 재가요양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다. 자녀가 집에서 부모를 모시더라도 국가로부터 비용을 지원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돌봄의 경제적 가치를 인정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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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of the day 2024. 6. 4.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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