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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후반생

인문 2024. 6. 7. 07:06

- '마음의 굳은살' 떼내고 '더 나은 남자'가 되고 싶다!
살면서 느는 것은 허릿살만이 아니다. 진짜 느는 것은 '마음 의 굳은살'이다. 고단한 세상살이가 만드는 마음의 굳은살은 다이어트로 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삶이 힘겨울수록 얻게 되는 생의 퇴적물이자, 마음 아픈 기억과 쓰라린 체험을 고스란히 받아낸 삶의 처절한 이력서다. 그런데 그런 마음의 굳은살이 많아질수록 사람은 무감각해지고 무덤덤해진다. 그 래서 아무리 힘들고 슬픈 일을 겪어도 눈물 한 방울 떨구지 않 게 될 만큼 독해지기도 한다. 혹은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 하는 식으로 세상을 향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체념하고 방 관하며 포기하기 일쑤인 사람이 돼버리기도 한다. 자연히 삶 의 의욕도 떨어지고 세상 살기도 싫어지기 마련이다. 마치 간 경화가 간암으로 진행하듯 마음의 굳은살은 마음의 암이 되어 버리기 십상이다.
나이들수록 여자들은 쾌활해지는 반면에, 남자들은 괴팍해 지는 까닭이야말로 마음의 굳은살 때문이리라. 마음의 굳은살 이 많아질수록 남자의 후반생도 굳어지고 급기야 마음의 암으 로 번져가기도 쉽다. 남자의 후반생이 더 위태로운 까닭이 여 기서 연유한다.

- '즉시현금 갱무시절이란 말이 있다. '지금이 곧 그때이고, 그 시절은 다시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 가장 파괴 적인 단어가 '나중'이고 가장 생산적인 단어는 '지금'이다. 모 든게 찰나다. 모든 게 순간이다. 지금은 다시 없다. 지금이 그 때다. 인생의 여름이 그렇다.

-자전거를 타고 석양의 숲길을 달리며 생각했다. 너 나 할 것 없이 우리도 떠밀린다. 하지만 잊지 말자. 삶은 떠밀린 바로 그 지점에서의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처절한 싸움임을 고 흐는 떠밀린 지점에서조차 죽도록 그렸다. 우리도 그렇게 해 야 하지 않을까. 우리 삶의 위대한 작품은 아직 그려지지 않았 다. 그러니 그려라! 주저하지 말고 싸워라! 처절하리만큼 삶 은 떠밀린 지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거기서 다시 시작되는 것임을 잊지 말자.
 
- 고흐는 떠밀린 지점에서조차 죽도록 그렸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 삶의 위대한 작품은 아직 그려지지 않았다.
그러니 그려라!
주저하지 말고.
싸워라!
처절하리만큼.
삶은 떠밀린 지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거기서 다시 시작되는 것임을 잊지 말자.

-누구에게나 회한이 있게 마련이다. 인생의 마지막 관뚜껑 을 닫으면서도 그렇겠지만 한 해를 마감하는 시점에서도 마찬 가지다. 왜 이렇게밖에 못했을까, 왜 그렇게밖에 못 살았을까, 꼭 그 일을 했어야 했나, 아니 그 상황을 피하지 말았어야 했는 데... 등등 누구에게나 아쉬움과 안타까움, 아니 그 이상이 남는 법이다. 그러나 어쩌랴! 어차피 삶이란 불완전하고 불만족스러운 것인데. 결국 스스로를 용서한다는 것은 자신의 불만족한 현재와 화해하는 일이다. 과거에 수인ᄉ처럼 묶인 자신을 푸는 일이다. 그리고 미래에 다가올,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의 물꼬를 다시 트는 일이다.

- 스스로를 용서한다는 것은 자신의 과오를 묻어두자는 말이 결코 아니다. 담담하게 스스로의 현재를 받아들이라는 얘기다. 과거에 잘했든 못했든 지금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용납하라는 말이다. 결코 체념이 아니다. 자기의 현재를 긍정하자는 말이 다. 후회와 낙담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긍정과 낙관을 유지 하자는 것이다.

- 웃는 것이야 어디도 상관없다. 하지만 우는 것은 아무데서 나 할 수 없다. 세상 풍파를 온몸으로 겪어내는 아버지가 요즘 처럼 힘든 세월일지라도 자식들 앞에서 엉엉 울 수는 없는 노 릇 아닌가. 물론 때로는 그렇게 우는 아버지의 가슴 절절한 모 습을 아이들이 보고 느낄 필요도 있다. 그것이 아비와 자식들 간의 가장 진솔한 소통의 매개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 개의 경우 철없는 아이들은 아버지가 왜 그렇게 우는지 도통 모른다. 아예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 그래서 되레 아비의 마음 을 더 아프게 한다.
요즘처럼 살벌한 세상에서 처절하게 몸부림치며, 때로는 구 차하리만큼 아부하고 쩔쩔매며 살다보면 어딘가 숨어서 울고 싶은 때가 어디 한두 번이겠는가. 하지만 속시원히 울기는커 녕 울음을 삼키고 숨겨야 하는 것이 인생살이다.

- “사람들 앞에서 웃는다는 것은 바보처럼 보이는 위험을 무 릅쓰는 겁니다.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은 그에게 속을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는 겁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받지 못할 위험을 무릅쓰는 겁니다. 믿는다는 것은 실망할지도 모를 위 험을 무릅쓰는 겁니다. 노력한다는 것은 실패할지도 모를 위험 을 무릅쓰는 겁니다. 그러나 모험은 감행돼야 합니다. 모험하 지 않는 이들은 그 순간의 고통이나 슬픔을 피할 수 있을진 모 르지만 결코 배울 수 없고, 느낄 수 없으며, 변화할 수 없고, 성 장할 수 없으며, 사랑할 수 없고, 진정으로 승리할 수 없기 때 문입니다."

- 비록 패배는 항상 어두운 그림자처럼
우리를 뒤쫓아다니지만
인간은 결코 패배하도록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다.
그 패배를 패배시키며
끝끝내 포기하지 않는 게 진짜 승리이며
인간이 빛나는 영혼의 소유자인 증거다

- 헬렌 켈러는 이렇게 말했 다. "내일이면 귀가 안 들릴 사람처럼 새들의 지저귐을 들어보라. 내일이면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사람처럼 꽃향기를 맡아보라. 내일이면 더이상 볼 수 없는 사람처럼 세상을 보라고! 내 일이면 더이상 할 수 없는 일임을 알게 되면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놀라운 기적 같은 일인지 뒤늦 게나마 깨달을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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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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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가 2024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다면,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다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된다. 그는 독특하고 대담한 스타일의 정책 실행으로 유명하며, 재임 시절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펼쳤다. 이를 고려하면 트럼프는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기업에 노골적인 특혜를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움 직임은 미국 기업의 기술적 우위를 강화시켜 한국 기업들은 미 국 진출로 인한 이익은커녕 더 큰 경쟁 압박을 느끼는 상황으 로 내몰릴 것이다.
트럼프는 임기 동안 노동자와 중산층 블루칼라의 지지를 확 고히 하기 위해 미국에 진출한 한국 반도체 공장에 무리한 요 구와 압력을 가할 것이 분명하다. 한국 기업에 대한 기술 도용 주장이나 법적 제재의 위험도 예상할 수 있다. 심지어 법조문과 행정명령을 교묘하게 사용해 기술 탈취를 시도할 수도 있다. 또 한 중국과의 기술 유출 문제를 구실로 고급 반도체 기술 수출 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한국 기업은 미국의 최신 장비와 기술 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
트럼프 정부의 무역 정책은 예측하기 어렵다. 그는 경제적 동맹국에도 관세 인상 전략을 사용하기 때문에 한국의 반도체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정 부 차원에서 이에 강하게 항의한다면, 한국 반도체 제품에 대한 국제적인 보이콧을 촉구할 수도 있다. 그 결과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 억측이라고 생각하는가? 국제 정세에서 비상식적인 일은 우 리의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는 이스 라엘 남부를 공격했다. 이스라엘이 즉각 반격하며 중동은 순식 간에 전쟁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와 비슷하게 대만이 갑작스럽 게 전쟁의 불씨를 맞는다면 어떨까? 그 파장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 거센 폭풍을 일으킬 것이다. 달러의 붕괴, 미국의 파산 이 일어난다면? 이 사태는 경제 및 산업 지도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다. 거꾸로 미국과 중국이 한순간에 패권 전쟁과 무역 전 쟁을 끝내고, 다시 한번 경제적 동맹을 맺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현재 미중 패권 전쟁에 따라 전략을 짠 한국 반도체 산업에는 예상해본 적도 없는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지구 환경의 변화는 그 어떤 산업보다 반도체 산업에 직접적 인 영향을 미친다. 반도체는 미세한 차이에도 영향을 받는 정밀 한 기술이다. 나날이 극심해지는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환경적 위기가 반도체 공정과 비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백두산 화산 폭발로 인한 환경의 변화는 한국 에 있는 반도체 공장에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 그리고 인공지 능의 발전 등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이 등장하면, 반도체 시장의 규칙은 언제든지 변화할 것이다.

- 편향은 주로 경험만을 바탕으로 막연히 짐작하는 것에서 비 롯된다. 이것은 뇌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인간의 뇌는 그 주제 가 얼마나 쉽고 빨리 기억되느냐에 따라 중요성을 판단한다. 이 것을 '회상 용이성availability'이라고 부른다. 기억이 떠오르는 속 도는 개인적 경험과 언론의 노출에 따라 달라진다. 인간의 뇌 는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실제와 다르게 인지하는 '인지 착각 cognitive illusion'에도 쉽게 빠진다. 시각만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생각도 착각을 유발한다.
인간의 뇌는 '연상기억associative memory'과 통계적 사고로 작동된다. 연상 기억은 하나의 사항 일부에서 전체 또는 다른 사항이 연상되는 것을 가리키는데, 반사적·무의식적인 사고이므 로 생각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하지만 직관적으로 작동하기 때 문에 자발적 통제가 어려워 충동에 휘말리기 쉽다는 단점이 있 다. 반면 통계적 사고는 정보에 입각해서 결정을 내리는 것을 가리킨다. 유효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분석·해 석하는 일련의 의식적이고 논리적인 사고 과정이다. 그렇기 때 문에 생각하는 속도가 느리고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순서대로 신중하게 사고하기 때문에 고삐 풀린 충동과 연상 작용을 억제하는 장점이 있다.
회상 용이성과 연상 기억이 손을 잡으면 편향은 커진다. 인 간은 자신이 틀린 상황에서도 자기의 생각이 옳을 것이라는 자 신감을 가질 때가 많다. 이런 위험은 한 분야에 오래 머무를수 록 커진다. 이런 사람은 통계적 사고마저 자신의 편향을 강화하 는 쪽으로 사용한다. 이것을 '확증 편향確證偏向, confirmation bias'이라 고 부른다. 인간의 뇌는 '내가 보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는 자신 감을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경계감보다 우선시한다. 확증 편 향 위험을 줄이려면, 다양한 관점을 접하고 여러 측면에서 상황 을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이 다양한 시나리오에 초 점을 맞추는 이유다.

- 트럼프의 지난 임기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까지 계속되고 있는 대중국 규제 기조 는 트럼프의 재집권 시에 더욱 강력해질 것이고, 이에 중국은 경제 보복으로 맞설 것 이다. 두 나라 사이에서 우리나라도 경제적 손해를 피하기 어렵다. 한국의 반도체 최 대 수출국은 중국이지만, 미국은 계속해서 동맹을 강조하며 우리나라를 압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던 반도체를 자국 생산품으로 대 체하면 한국 기업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반도체 산업에 대해 우리는 한 가지 생각에만 치우쳐 있다. 미국이 반도체 산업 에서 중국을 가장 큰 적으로 본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그보다 복잡한 다층적인 구조로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는 경우 우 리가 명심해야 할 사실은 트럼프는 한국보다 일본과 더 가깝게 지내기를 원하며, 미국 기업의 입장에서 위협이 되는 것은 중국 기업이 아니라 한국 기업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트럼프는 한국의 반도체 경쟁력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과 손 잡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중이지만 이런 위상에는 큰 함정이 있다. 한국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 중 상당 부분이 '자국 기업 수요'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도체를 사용하는 백색 가전, 컴퓨터, 스마트폰 등에서 한 국의 산업 경쟁력이 추락할 경우, 자연히 반도체 산업도 동반 추락한다. 이미 중국 은 러시아 및 일대일로 국가에서 백색 가전과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인도 역시 한국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 기술과 전기차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빅 테크 회사, 미래 자동차 회사, 인공지능 회사, 로봇 회사들이 반도체 분야에서 자립 하려는 시도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더 이상 방심할 수 없는 이 유다.
2024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재선이라는 시나리오는 반드시 대비해야 할 미 래다. '트럼프의 한국 반도체 공격 시나리오'는 웃어넘길 가벼운 예측이 아니다. 트 럼프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동맹국의 희생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밝다. 하지만 한국 반도체 산업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유리바닥 위를 걷고 있다.
- 트럼프는 재임 시절 겉으로는 중국에 엄청난 망언을 남발했 지만, 물밑에서는 시진핑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이 미국산 수출품을 대량 구매하도록 유도했다. 지금도 시진핑은 미국이 대만과 관련해 과거와 같은 태도로 되돌아간다면 미국 의 수출품을 대량으로 사줄 의향이 매우 높다. 이외에도 대북 정책이나 한국에 대한 태도 역시 바이든 행정부와 크게 달라질 것이다. 트럼프는 이전에도 주한 미군 철수 카드를 내밀면서 방 위비 인상을 압박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산업계에도 불확실성과 혼란이 증가한다. 실제로 전기차 업계에서는 미국의 경제 상황보다 트 럼프의 재선 여부를 더 큰 변수로 여기고 있다. 
- 2022년 미국의 주도로 이른바 '칩4 동맹'이 결성되었다. 미 국과 더불어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 대만, 일 본이 협력 관계를 맺어 동맹국 간 반도체 생산과 공급을 안정 적으로 유지한다는 목적이다. 미국은 칩4 동맹이 계속되기를 원한다. 이 동맹은 안정적인 반도체 생산 및 공급망 형성을 표 방하지만, 실제로는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중국을 배제하기 위 한 전략이다.
한국이 칩4 동맹을 지속하는 한 한국 기업의 중국 시장 위기 는 계속될 것이며, 그 반사이익은 미국과 일본이 고스란히 가 져갈 것이다. 최대 수혜국이 될 미국은 현재 팹리스fabless(제조 설비를 뜻하는 fabrication과 적다라는 뜻의 less를 더한 말로,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를 의미) 분야에서 68퍼센트라는 압도적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반도체지원법으로 파운드리 foundry (반도체 분야에서 외부 기업이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받아 생산 및 공급하 는 기업) 분야 경쟁력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미 소재 분야를 장 악한 일본은 '칩4 동맹'을 계기로 파운드리 분야의 재기를 꿈꿀 수 있게 되었다. 대만은 동맹의 유지 여부와 상관없이 파운드리 분야(세계 1위)와 팹리스 분야(세계 2위, 21% 점유율)에서 경쟁력 이 막강하다.
그렇다면 한국 기업은 어떤 이익을 갖게 될까? 한국이 자랑 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이미 세계 1위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 때 문에 미국 내 공장 유무와 상관없이 경쟁력과 위상이 달라지 지 않는다. 오히려 이로 인해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중국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에 필요한 소재를 수입하고 완제 품을 수출하는 무역 핵심 국가로, 한국 반도체 최대 수출국도 중국(2021년 기준 63%)이다. 2023년 5월 21일, 중국 당국은 미국 마이크론 Micron의 제품 구매 금지라는 초강수를 단행했다. 반도 체 산업에서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를 취한 것 이다. 미국 상무부는 곧바로 반대 성명을 발표하면서 '동맹국과 협력'을 강조하여 한국 기업에 마이크론의 공백을 채우지 말라 는 은근한 압력을 가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은 한국 반도체 기업을 추격하는 후발 주자다. 미국이 대중국 제재를 지속한다면 한국과 중국의 반도체 기술 격차가 벌어져서 우리에게 유리할 것 같지만, 이런 이득 은 매우 단기적이고 단편적이다. 중국이 미국의 방해로 첨단 반 도체를 확보하지 못해서 화웨이 Huawei 등 중국 기업들이 중저가 시장에 머무르게 된다면, 한국산 첨단 반도체 수입을 포기하고 자국에서 생산하는 중저가 반도체로 대체하게 될 수 있다. 반면 미국과 일본이 반도체 굴기에 성공하면, 최첨단 반도체 제품에 서 한국과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미국의 대중 제 재 장기화는 한국 기업에 큰 이득이 없다.

- 시진핑 장기집권 시나리오는 치밀하게 준비된 작업이다' 그는 집권 1기부터 명분을 쌓아왔다. 이 계획의 최대 장애물인 정적들도 치밀하게 제거했다. 시진핑은 국공내전 중국에 서 항일전쟁이 끝난 후 중국의 재건을 둘러싸고 국민당과 공산당 사 이에 벌어진 중국 내 전쟁) 승리자의 후예인 '태자당 출신이 다. 그는 부패 척결을 구실로 내세워 경쟁 그룹인 장쩌민의 상 하이방 상하이 출신으로 1980년대부터 중국 권부에 진입한 인 사들)이나 후진타오의 공청단(중국공산주의청년단)을 무자 비하게 제압했다. 권력 핵심부는 '시자쥔軍시진핑을 지지하는 측근 계열)'으로 채웠다. 상무위원 숫자도 아홉 명에서 일곱 명으로 줄여버렸다. 경제적으로는 일대일로를 확대했고, 부동산 경기를 띄우며 미래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종신집권의 최대 난제는 '헌법 수정'이었다. 중국식 집단지도 체제는 임기제, 연령제, 격대지정隔代指定 전통이라는 세 가지 기 조가 기본이다. 임기제인 10년 집권 전통은 덩샤오핑이 만들었 다. 절대권력을 쥐고 장기집권을 한 마오쩌둥이 문화대혁명으 로 피바람을 일으키자 이러한 비참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1982년, 중국은 국가주석의 임기를 2연임 10년으로 하 는 임기제를 '헌법 제79조'에 명시하고, '칠상하라고 불리는 연령제 원칙을 암묵적으로 강조해 그 누구도 바꾸지 못 하게 못 박았다. 칠상하는 정치국 상무위원은 67세까지만 가 능하고 68세부터는 불가능하다는 의미의 불문율이다. 격대지 정이란 물러나는 지도자가 한 대를 건너뛰고 차차기 후계자를 미리 정해두는 전통이다. 이 전통은 권력투쟁을 약화하는 안전 장치였다. 이렇게 중국 공산당은 연임을 안정적으로 보장해주 는 대신 종신제를 막고, 권력 퇴출 근거를 마련해 쿠데타와 같 은 비정상적인 방식 없이 평화적으로 권력이 교체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 시진핑은 세 가지 전통적 기반을 모두 무너뜨리고 2018년 집 권 2기 시작과 동시에 헌법 수정 작업을 전광석화처럼 해치웠 다. 자신의 권력이 가장 강한 시기를 택한 것이다. 이에 대한 반 발로 몇 번의 암살과 쿠데타 위기를 맞았지만 운 좋게 모두 극복 했다. 자신의 업적도 멋지게 포장했다. 3차 '역사결의歷史決(정 식 명칭은 '건국 이래 당의 몇 가지 역사적 문제에 관한 결의'다. 1차 는 1945년 마오쩌둥이, 2차는 1981년 덩샤오핑이, 그에 이어 3차로 2021년 시진핑이 발표)를 발표하면서 자신을 마오쩌둥, 덩샤오핑 과 동등한 반열에 올려놓았다.
- 2023년에도 종신집권에 장애물이 되는 정적들은 지속적으 로 숙청되었다. 1년간 숙청된 고위 관료는 최소 41명에 이른다. 2014년 이후 최대 규모다. 명분은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다. 시진핑은 거물 부정부패 혐의자를 '호랑이'로, 지역의 당정 관료를 '파리'로 칭하면서 숙청의 칼날을 휘둘렀다. 중국에서 는 통상 부정부패에 연루된 고위 공직자라도 퇴진하면 형사처 벌을 하지 않았지만, 2023년에는 은퇴 관료 17명을 이례적으로 조사 대상에 넣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공산당 상무위원회는 태 자당-상하이방-공청단 세 개의 세력이 분할하고 있었는데, 이 를 시진핑 중심의 '1인 체제'로 바꾸려는 행보였다. 이런 시도가 성공하면, 시진핑은 현대 중국 최고 권력자였던 마오쩌둥과 같 은 크기의 권력을 얻게 된다.'
- 시진핑이 종신집권을 할 수 있는 업적 혹은 명분은 두 가지 뿐이다. 하나는 중국 경제가 미국을 넘어서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명목 GDP만이라도 미국을 넘어서려면 2050년경이나 되어야 할 것으로 추측한다. 시진핑은 집권 2기 혹은 3기에 미 국을 추월해 세계 1위 경제국인 G1 국가가 됨으로써 종신집권 의 명분을 만들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트럼프와의 무역 전쟁,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실패했다. 그렇다면 남은 명분은 '대만 통일'뿐이다. 
- 시진핑이 대만을 군사 공격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은 선택 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시진핑의 대만 공격을 '뜻밖의 미래' 로 분류한다. 뜻밖의 미래는 현재로서는 일어날 가능성이 낮지 만, 일어난다면 엄청난 변화를 불러오는 미래다. 하지만 하마스 의 이스라엘 공격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세상 에는 비합리적이고 극단적인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2023년 5월 30일, 시진핑은 베이징에서 열린 20기 중앙 국가 안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미국과의 관계와 관련해 '최악의 경 우와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에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국가안보가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앞 으로의 도전과 위험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가 안 보 시스템을 빠르게 현대화하고, 국가 안보기구의 디지털 데이 터와 인공지능 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소 셰마오쑹 선임연구원은 "시진핑의 최근 발언은 중국이 미국과 의 경쟁에서 장밋빛 환상을 갖지 않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진 지하게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최악의 시나리오에는 중국의 해양 경제 벨트를 파괴하거나 핵전쟁이나 중국의 에너지, 금융 및 식량 공급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포함될 수 있다."
라고 지적했다. 시진핑 주석의 머릿속에는 미국이 가장 극단적 인 카드를 던지면 중국 역시 '대만 통일 전쟁'이라는 가장 극단 적인 카드로 맞대응할 준비로 가득하다.
- 대만 독립은 최악의 경우 중국이 3~4개 독립국가로 쪼개지 는 상황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이런 물꼬만 트여도 시진핑은 장 기집권은 고사하고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 4연임을 결정하는 선거가 다가올수록 시진핑과 권력층은 점점 초조하 고 조급해질 것이다. 만약 그때의 민심이 시진핑에게 우호적이 지 않으면, 성난 민심이 시진핑 정권이라는 배를 침몰시킬 것 이라는 공포감마저 들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대만과 호의적인 관계를 지속하고, 대만을 독립국으로 인정하는 발언 과 행보를 늘리며, 대만에 최첨단 F-35 스텔스 전투기와 사드 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등 고성능 무기를 제공하면, 시진 핑 정부에 '중국-대만 전쟁'이라는 카드는 민심을 한순간에 되 돌리고 4연임을 통과시켜줄 강력한 유혹이 될 수 있다.
- 만약 중국-대만 전쟁이 미국과 중국의 전면전으로 치달을 경 우 경제적 피해는 6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 싱 크탱크인 랜드연구소는 두 국가의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 국은 GDP (2022년 25.3조 달러)의 5퍼센트, 중국은 GDP (2022년 19.9조 달러)의 25퍼센트가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벌어졌을 때보다 큰 타격이다. 중국 경제가 GDP 대비 25퍼센트 손실을 보면, 금융투자시 장에서는 마진콜이 쏟아지면서 수많은 회사가 파산 위기에 처 한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과 신흥국에서는 주식·외 환·채권 시장이 동시에 붕괴하는 '트리플 붕괴'가 발생하고, IMF(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나라들이 쇄도할 것 이다.

-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미국이 누리는 장점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첫째, 기축통화는 환율 평가의 지표로 사용된다.
둘째, 환전 수수료가 필요 없다.
셋째, 국제무역결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므로 자본거래 시 편리하다.
넷째, 세계 각국이 대외준비자산(다른 나라와의 교역에서 결제에 사 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금, 외환, IMF의 특별인출권 등 포함) 목적으로 기축통화를 다량 보유한다.
다섯째, 기축통화 자체가 대외준비자산이기 때문에 외환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
여섯째, 기축통화국은 외환보유고를 충분히 비축해둘 필요가 없다.
일곱째, '시뇨리지 효과 seigniorage effect'를 얻는다. 시뇨리지 효과란 중세시대 봉건영주인 시뇨르seigneur가 화폐 발행으로 이익을 챙 긴 데서 유래한 말이다. 옛날에는 왕이나 황제가 화폐 주조로 이 익을 얻었지만, 현대에는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그 이익을 독 점한다. 한국은 화폐 발행으로 얻는 이득이 원화가 통용되는 국 내에 한정되지만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미국은 전 세계적인 시뇨 리지 효과를 얻는다.
여덟째, 기축통화국은 재정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국채 발행이 수월하다. 언제든 채권을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경제위 기가 닥쳐도 자금 조달이 쉽다. 달러뿐만 아니라 달러 표시 자산 매수에 대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매수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아홉째, 강력한 통화의 힘으로 경제위기 시에도 통화정책을 주 도한다. 오히려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제1 기축통화의 가 치가 상대적으로 상승하므로 외부에서 자금 유입이 커지면서 증 시나 채권시장도 빠르게 위기를 극복한다. 이에 따라 실물시장도 경기를 회복한다.
마지막으로 기축통화국이 되면 글로벌 금융 흐름을 좌우할 힘이 생긴다. 기축통화국의 기준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하면 다른 나 라들도 따라서 금리를 올리거나 내려야 한다.
- 제1 기축통화국이라고 해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1 기 축통화국은 화폐를 대량으로 발행해 전 세계 무역과 금융거래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화폐 발행량을 늘리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단점이 발생할 수 있다.
첫째, 화폐량이 늘어난 만큼 액면가치가 하락한다.
둘째, 자국에서 거래되는 상품가치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한다.
셋째, 화폐 구매력(통화의 액면가치)이 하락하면서 수입액이 늘어나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세 가지 단점이 누적되면 기축통화국의 경제와 금융시스템에 치명적 약점이 될 수도 있다.
- 달러를 과잉 발행하면 화폐가치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한다. 그 러나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유지하려면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 하더라도 달러 발행량을 줄일 수 없다. 반면에 달러 가치의 신 뢰도를 유지하기 위해 유동성을 축소하면 국제 교역과 자본 흐 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다시 기축통화에 대한 신뢰도를 떨 어뜨릴 수 있다. 기축통화국이 빠지는 이런 곤란한 문제를 '트 리핀 딜레마 Trifin's Dilemma'라고 한다.
- 나는 미국이 앞으로도 최소 30년 이상 기축통화국 지위를 유 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측한다. 그럴 경우 미국은 대항해 시대 이후 가장 오랫동안 기축통화국 지위를 유지한 나라가 된 다. 동시에 달러화 붕괴와 함께 미국 정부의 파산 사태도 언제 든지 일어날 수 있는 미래다. 현재 미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후방 지원한다. 미국이 두 전쟁 에 직접 참전하진 않지만 막대한 전쟁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그만큼 달러 발행이 급증했다는 뜻이다. 그럴수록 달러 신뢰도가 하락해 경상수지 적자도 늘어나고, 트리핀 딜레마가 작동할 가능성도 커진다.
이렇듯 출혈이 누적된 상황에서 미국이 대만을 두고 중국과 전면전을 벌인다면, 세 번째 달러 가치 붕괴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설령 그때도 위기를 피해 가더라도 트리핀 딜레마가 크게 작용하면서 달러화의 신뢰도가 추락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 에서 추가 결정타가 날아들면, '달러 가치 붕괴와 미국 정부의 파산 선언 시나리오'는 현실이 될 수 있다. 
-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페트로 달러 협약이 파기될 가 능성은 얼마나 될까? 미국이 스스로 파기할 가능성은 매우 적 다. 미국은 그동안 리비아, 이라크, 이란, 시리아, 베네수엘라, 북한 등 페트로 달러에 도전한 국가들을 강력하게 응징했다. 특히 리비아의 카다피나 이라크의 후세인은 유로화 원유 거래를 제안하며 미국에 반기를 들었다가 순식간에 제거당했다.
하지만 이 국가들보다 더 강력한 나라가 반기를 들 때는 상 황이 달라진다. 2018년 3월 26일,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 산하 상하이 국제에너지거래소에서는 위안화가 표시된 원유선물거 래가 시작되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사건을 미중 패권 전쟁이 중대 국면을 맞이한 결정적 요인으로도 본다. 2022년 2월, 러시 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국은 루블화를 SWIFT 시스템 에서 퇴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제재 계획이 발표된 직후 루블화 의 가치는 40퍼센트 대폭락했다. 러시아는 이에 맞서 기준금리를 20퍼센트 인상한 다음, 2022년 3월 31일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 결제에 루블화를 사용하지 않으면 공급을 중단하겠다 고 선언했다. 페트로 달러 체제의 일부 붕괴다.
미국에게 최악의 상황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단독으로 페트로 달러 협약을 파기하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 국은 인권 문제를 빌미로 사우디아라비아와 거리를 두었다. 사 우디아라비아는 이런 모욕을 견디며 절치부심했다. 러시아-우 크라이나 전쟁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에 자신의 가치를 증 명할 전략적 기회였다. 러시아는 석유와 천연가스 결제에 루블화 사용을 선언하고, 중국은 석유와 천연가스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를 확대하기 위해 위안화 국제결제시스템CIPS을 구축했다.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는 이란은 중국에 원유를 수출하면서 위 안화로 결제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중국으로 수출하는 원유 일부에 대해 위안화 결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이는 '페트로 위안' 체제의 탄생일 뿐 아니라 '페트로 달러'의 균열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변심할 기색을 보 이자 바이든은 직접 빈 살만 왕세자를 찾아가 설득했다. 하지만 빈 살만은 바이든을 비웃으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는 유럽을 순방하며 자신들의 건재를 과시하고, 중동은 여전히 가치 있는 지역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 많은 사람이 여전히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을 버리고 중국 또는 러시아와 손잡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동의 헤게모니 싸움에서 주도권을 쟁취하려면 미국과 손잡는 것이 유리하고, 사우디아라비아는 군사 안보 시스템 및 무기 체계에서 대미 의 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또 사우디아라비아는 미래를 준비 하기 위해 다양한 국책 사업을 진행 중이다. 막대한 자금 조달 을 위해 세계 최대의 석유생산회사인 사우디아람코Saudi Aramco 를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미국과 페트로 달러 협약을 파기하 면, 사우디아라비아의 모든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퇴출당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런 희생을 치르면서까지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다."
- 하지만 세상에는 합리적 판단과 선택만 일어나지 않는다. 완 벽한 예측은 없고, 불가능한 미래도 없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미 국과의 관계를 저버렸을 때 발생할 군사智}보귊제적 손해를 충당할 만한 제안을 중국이나 러시아가 한다면 미국과 사유니 아라비아의 결별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 세계 원유 거래량의 60퍼센트를 담당한다. 중국은 미국보다 서너 배 큰 석유 소비시장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 또는  중국과 손잡으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을 쫓아 낼 수도 있다. 
- 미국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지도 못했 다. 그런 미래는 불가능하다는 것만 뼈저리게 깨달았을 것이다.  2023년 11월 14일, 미 하원의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 경쟁 에 관한 특별위원회(이하 미중 전략경쟁특위)는 중요한 보고서 하나를 발표했다. 그 보고서에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수출 규제를 뚫고 첨단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반도체 장비를 네덜란드 등 미국 동맹국에서 구입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항하는 통로를 확보했디는 말이었다. 하원은 미국의 수출 통제에 한계가 노출 된 사례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2022년 10월부터 수출 규제를 시행했고, 일본은 2023년 7월, 네덜란는 2023년 9월부터 규 제에 동참했다.  중국 기업들은 이런 각국의 대중 수출 규제 도입 시차를 이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8월까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를 전년 동기 수입액 17억 달러 대비 96.1퍼센트 증가한 규 모인 32억 달러가량 수입했다. 중국은 2023년 3분기에도 반도 체 장비 수입액을 전년 동기보다 93퍼센트 증대했다. 특히 네 덜란드산 장비 수입액은 여섯 배 넘게 늘었고, 노광장비(빛으로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공정인 노광에 사용하는 장비) 수입액도 네 배 증가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도 대중 수출 규 제를 준수하면서도 중국에 노광장비를 판매하고 있다는 의미 였다? 이로써 중국을 대상으로 완벽하게 수출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 미래의 어느 날,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재발하고 중동에서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쟁을 벌인다면, 미국은 한 번에 세 개의 전쟁을 수행해야 할 수도 있다. 아무리 세계 최강대국이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막대한 병력 과 물자 소모, 그에 따른 엄청난 재정 부담이 발생하면서 국력 을 모두 소진해 붕괴할 위험이 커진다.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중국, 중동에서 이란, 유럽에서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면서 지쳐가는 순간, 앞에서 이야기했듯 사우디아라비아가 페트로 달러 협약을 파기하고 중국이 미국 국채를 전량 매도하는 방식으로 공격한다면, 미국 경제와 달러 가치는 치명타를 게 된다. 
중국-대만 전쟁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중국이 붕괴될 때까지 패권 전쟁을 지속하는 것만으로 미국에는 부담이 된다. 지난 16년 동안의 패권 전쟁 동안 미국은 중국 경제에 치명타를 주 는 데 실패했고, 앞으로도 이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아 보 인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까지 패권 전쟁에 참전을 선언했다. 
러시아는 2008년 조지아 침공과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등 유럽에서 전쟁을 일으켰던 전력이 있다. 그래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이 과거 전략의 연장선이라고 보는 시각 도 있다. 하지만 이번 침공은 의미와 파급력 면에서 과거와 다 르다. 러시아가 오랫동안 숨겨왔던 '러시아 제국의 부흥' 계획 을 공식 천명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당분간 러시아는 중국과 손 잡고 유럽을 압박하면서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려 할 것이다. 러시아가 끼어들면서 앞으로 글로벌 패권 전쟁은 미·중·러 의 삼파전이 되었다. 미국이 중국에 결정타를 날리지 못한 상황 에서 러시아가 패권 전쟁에 참전하는 것은 중국에는 천군만마 다. 그만큼 미국이 중국을 무릎 꿇리는 일은 요원해진다.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금 융시장의 불구로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달러의 위상에 영향 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달러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은 장기적으로 달러화의 유동성 축소를 가져온다. 중국의 달러 소비는 러시아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이 지속되면, 기축통화인 달러도 치 명타를 입는다. 중국은 미국 달러와 국채의 지속가능성을 받쳐 주는 숨은 공신이다. 미국은 중국이 계속해서 달러 지배력하에 머물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채찍은 적당히 휘두르고 당근도 주 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채찍만 휘두르면 패권 전쟁에서 최종 승리하더라도, 막심한 손해를 감내해야 한다. 상처뿐인 승리다. 중국은 패배하면 곧장 침몰하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
양국 모두 이런 치명적인 미래 위기를 피하는 길이 있다. 미국과 중국이 다시 손잡는 미래다.
- 2023년 출시된 화웨이의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Mate 60 Pro'는 중국 내에서 인기가 폭발했다. 발매 초 기에는 웃돈을 얹어 구매하려는 고객이 줄을 설 정도였다. 미국 은 중국 반도체 기술력이 10나노급 이하로는 발전하지 못하게 하려고 장비와 기술을 철통같이 통제했지만, 메이트60 프로에 는 7나노급 반도체가 탑재되었다.
7나노급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필요한데, 중국은 수출 제제로 이를 사용하지 못하자 기존의 심 자외선DUV 노광장비만으로 7나노급 반도체를 만들어냈다. 이 때문에 화웨이가 만든 7나노급 반도체는 기술 면에서 경쟁사에는 뒤처졌지만,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없는 수준이었고 의외로 안정성도 좋았다. 중국이 언제든지 규제가 풀려서 최신 부품과 장비를 공급받기만 하면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순식간에 세계 적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 메이트60 프로에 탑재된 자체 첨 단 기술이 3년 전 메이트40 프로 대비 18퍼센트포인트 늘어났 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더라도 중국의 기술 발전 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 애초에 미국 기업의 모든 반도체를 미 국내에서만 생산한다는 전략은 불가능하다. 인건비를 비롯한 높은 제조 비용 때문에 자국 내 생산이 오히려 손해이기 때문 이다. 제조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해외에서 생산된 반도체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하면 미국에서 생산하는 자동차를 비롯한 다 양한 완제품의 가격 또한 상승한다. 이는 결국 미국 기업의 가 격 경쟁력 약화와 미국 내 물가 상승을 초래할 것이다. 결국 미 국은 군사적으로 아주 민감한 부분을 제외하고 중국과 재협상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삼성의 반도체 산업은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전쟁을 기회로 성장했다. 1980년대, 일본은 한국에 반도체 기술을 제공하지 않 았다. 그래서 삼성의 한국 최초 반도체 64K D램은 미국의 반도 체 기업 마이크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생산되었다. 당시 미국 기업들은 일본과 경쟁에서 밀려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 중이 었고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을 도왔다. 40년이 지난 지금,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과 대만은 강자가 되었고, 미국과 일본은 약자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차이메리카 어게인 시나 리오가 현실이 된다면 미국은 중국과 함께 한국 반도체를 공격 할 수 있다.
- 2023년부터 이미 이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삼성에 반도체 기술을 전수했던 미국의 마이크론은 2026년부터 일본 히로시 마 공장에서 차세대 반도체인 1감마 D램 양산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본 정부는 마이크론에 보조금 지원 규모를 대 폭 확대하며 마이크론 D램 공장 증설 투자에 힘을 보탰다. 한국 메모리 반도체의 길을 열어준 마이크론이 이제는 일본 D램 공 장에 집중해 한국을 공격하는 모양새다. 마이크론은 일본 정부에서 지원받은 보조금으로 히로시마 공장에 일본 최초로 EUV 노광장비도 설치한다. 일본을 차세대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의 생산 기지로 삼겠다는 의도다. 일본의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 Rapidus (소니와 도요타, 키옥시아 등을 비롯한 일본의 여덟 개 대기업 이 합작해 설립한 반도체 기업)는 미국 IBM과 함께 2027년에 2나 노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대만의 TSMC가 소니, 덴 소DENSO 와 합작한 회사 JASM도 2024년 말 양산 시작을 목표로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 중이다.
- 이 와중에 안타깝게도 한국의 반도체 산업 구조 기반은 취약 하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공장을 건설해 가동하기까지 6~8년 이 소요된다. 반면 미국과 대만은 2년 6개월, 중국은 2년이면 가 능하다. 정부의 지원과 규제 장벽 차이에 따른 결과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10년 경기도 평택을 반도체 공장 부지로 선정했 지만 인허가와 인프라 조성 문제로 인해 2017년에야 가동을 시 작할 수 있었다. 수요 증가에 따른 신속한 생산 현장 증설이 중 요한 반도체 산업에서 속도전을 따라잡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 을 수밖에 없다. 이미 반도체 설계 분야는 미국과 대만, 첨단 장 비는 네덜란드와 일본, 소재는 일본과 중국이 맡는 식의 구도가 형성되어 있다. 만약 현재 진행되는 미중 패권 전쟁 기간에 미 국이 자국과 일본에서 추가 생산 설비 확보에 성공하면, 한국의존도는 그만큼 낮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 패권 전쟁 종료는 치명적인 시나리오다. 중국의 추격에 더해 미국과 일본의 공격도 막아내야 하기 때문 이다. 차이메리카 어게인이 되면, 이념적 동맹 시대에서 실리적 동맹 시대로 전환된다. 반도체산업협회는 두 가지 전략을 구사 할 것이다. 하나는 행정부에 한국과 대만 기업의 기술 추격을 봉쇄해야 한다는 압력을 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이나 일본 기업과 제휴해 한국과 대만을 공격하는 것이다. 다시 열린 중국 시장은 모든 반도체 생산국에 세계 최대의 시장이므로 중 국을 공략하는 데 중국 기업과 합작회사를 세우는 것만큼 좋은 전략은 없다. 이 전략이 성공해 막대한 자본이 중국 내로 쏟아 져 들어가고 선진 기술이 전수되면, 미국은 최첨단 반도체를 장 악할 것이다.

- 미래의 3세대 인공지능 반도체는 인간의 뉴런 구조를 모방 한 '뉴로모픽 컴퓨팅 neuromorphic computing'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 다. 뉴로모픽 컴퓨팅은 인간 뇌의 효율성과 적응성을 컴퓨팅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는 스파이크 신호(신경 자극) 처 리, 비동기적인 정보 전달, 낮은 전력 소모 등이 포함된다. 이로 써 반도체의 에너지 효율성, 실시간 데이터 처리 및 패턴 인식 과 같은 작업 성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방식을 이용해 개발한 뉴로모픽 반도체 neuromorphic chip는 연산과 저장을 하나의 반도체에서 고도의 수행 능력으로 병렬 처리하므로, 저전력으로 복잡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계산하고 인간의 행동 패턴 분석 등 비정형화된 데이터도 효과적으로 처 리한다.
NPU와 뉴로모픽 반도체는 설계 구조, 적용 분야, 에너지 소 비 등에서 차이가 있다. NPU의 설계 구조가 전통적인 컴퓨팅구조에 기반해 인공지능 연산에 최적화된 반면, 뉴로모픽 컴퓨 팅은 뇌신경의 구조와 작동 방식을 모방한다. 적용 분야도 다르 다. NPU는 주로 데이터 집약적인 딥러닝 작업에, 뉴로모픽 시 스템은 패턴 인식 센서 데이터 처리, 에너지 효율적인 연산 등 에 더 적합하다. NPU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뉴로 모픽은 소비 전력이 매우 낮아 저전력 환경에서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멤리스터memristor'도 뉴로모픽 칩 연구에 가깝다. 멤리스터는 메모리memory와 레지스터resistor의 합성어로 전력 공급이 끊겼을 때도 이전의 상태를 모두 기억하는 기억 저항memristance 소자를 말한다. 전력이 끊어졌다가 다시 공급되면 기존 전류의 방향과 양을 그대로 복원할 수 있다. 멤리스터는 비휘발성 메모리 기술 의 한 형태로, 핵심 특징은 비휘발성과 변수 저항이다. 멤리스 터의 저항값은 과거에 흘렀던 전류의 양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 런 원리를 이용하면 멤리스터는 과거의 전기 신호에 따라 '학 습하는 능력을 갖는다. 이 능력은 인공신경망에서의 가중치 조 정과 유사하게 작동하고 아날로그 신호 처리에도 사용할 수 있 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소비하는 인공지능 컴퓨팅에 유용하 다. 아직은 연구 및 개발 초기 단계지만, 더 작은 공간에 더 많 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서 미래의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비폰노이만 구조도 대안으로 떠오른다. 전통적인 CPU와 달 리 메모리와 프로세서 간에 구분이 없거나 최소화되어 데이터 와 명령어를 분리하지 않고 처리하는 방식이다. 저장과 프로세 싱 기능을 하나로 통합해 병목 현상을 줄이므로 데이터 접근과 처리 속도, 저장 면에서 효율적이다. 그만큼 에너지 효율도 개 선된다. 참고로 NPU는 병렬 처리에 초점을 맞춘 특수 목적의 프로세서로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machine learning 작업에 특화된 반면, 비폰노이만 구조는 데이터와 명령어의 통합에 중점을 두 기 때문에 더 넓은 범위의 컴퓨팅 작업,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 집약적 컴퓨팅에 적용 가능하다.

- 미래의 자율주행 운송 수단에서 쏟아져 나오는 데이터를 실 시간으로 감당하려면 자동차에 대규모 인공지능 데이터 처리 장치인 온디바이스 환경을 기본으로 장착해야 한다. 그리고 6G 통신 환경에서 필요한 데이터 전송 규모나 속도 등이 원활 하려면 기지국이 지역화된 작은 데이터 센터가 되어야 한다. 일 명 분산 데이터 센터화다. 이는 기지국 자체에서 데이터를 저장 하고 연산하며 서비스를 적용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5G 통신 환경에서 스마트폰을 사용 할 때는 데이터 처리와 전송에 지연 시간이 있어도 크게 위험 하지 않았다. 하지만 6G 통신 환경에서 무인 자율주행 자동차나 로봇, 비행기 등이 도심을 돌아다니고, 실시간 디지털 트윈 digital twin (가상 공간에 실물과 똑같은 물체를 만들어 다양한 시뮬레이 션으로 검증해보는 기술) 환경이 상용화되면 촌각을 다투는 일이 발생했을 때 지연 시간이 생기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위험이 된 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통신기지국이 지금과는 비교되지 않 을 정도로 늘어야 할 뿐 아니라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 하기 위해 더 빠른 전자 이동 속도를 가진 고성능 반도체 소재 를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미래의 데이터 환경에서는 반도체 수요만큼이나 전기 수요도 폭증할 것이기 때문에 결국 반도체 자체에 저전력이 도입되어야 한다.
6G는 5G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메모 리 반도체도 이에 맞춰 발전되어야 한다. 6G 통신 기술이 지연 시간을 극적으로 줄일 것으로 예상되므로, 새로운 메모리 역시 신속하게 데이터에 접근하고 처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6G 환 경에서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상황이나 기기가 늘어나기 때 문에 신뢰성과 내구성 역시 더욱 높아져야 한다. 6G 통신 환경 자체가 더 많은 연결성과 복잡한 네트워크를 포함하는 것도 신 뢰성과 내구성을 갖춰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 반도체 기술에서 고성능을 구현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다. 첫째, 미세공정으로 트랜지스터의 수를 늘리는 것이다. 둘 째, 반도체 소재를 변경하는 것이다. 셋째, 통합화다. '반도체의 통합화'는 여러 기능을 하나의 칩 또는 시스템으로 합치는 기 술이다. 이로써 효율성과 성능이 극대화된다. 이러한 통합화는 더 작고, 빠르며, 에너지 효율이 높은 솔루션을 제공한다. 대표 적인 반도체 통합화 기술로는 'SoCsystem on a Chip'가 있다. SoC는 컴퓨팅, 네트워킹, 그래픽 처리, 데이터 저장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합해 공간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성능을 개선하는 것이 핵 심이다. 이 기술은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 중요해지고 있다. 자 율주행 차량은 대규모 데이터 처리, 센서 관리, 네트워킹, 안전 시스템 등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통합된 반도체 솔루션이 필수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자율주행 로봇, 개인용 자율주행 비행기 등에서도 통합화를 바탕으로 효율을 높이고 성능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질 것이다.

- 이제 미세공정 발전은 한계에 부딪혔다. 반도체 제조사가 미세공정에 계속해서 도전했던 이유는 칩의 크기를 줄여 성능을 높이면서도 비용을 절감했기 때문이었지만, 반도체가 어느 정 도의 수준에 도달한 뒤에는 비용 절감 효과가 미미하거나 없을 것이라는 결론에 달했다. 이후 미세공정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는 대신 비용 절감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강구했고, 그 결실 을 패키징packaging (제조된 반도체를 기판이나 전자기기 등에 장착해 사용할 수 있도록 포장하는 과정)에서 찾아냈다. 그렇게 '어드밴 스드 패키징Advanced Packaging' 공정이 시작되었다.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은 반도체 칩의 성능과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통합(포장)하는 고 급 기술이다. 이 기술은 전통적 반도체 제조 방식의 한계를 극 복해 더 작고 빠르게 에너지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즉, 칩 간의 물리적 거리 감소로 신호 전송 시간은 단축되고 데이 터 전송 속도는 빨라지게 된다. 신호 경로가 더 짧아지면서 에 너지 소비를 줄이고 배터리 수명을 연장시켜서 에너지 효율성 도 높아진다. 시스템의 복잡성과 전체 시스템 크기도 감소해 제 조 비용 역시 절감된다. 물론 아직 성숙기에 들어간 기술이 아 니기에 도전 과제도 많다. 예를 들어, 칩들이 밀집되면서 발생 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하고, 고도의 정밀도와 첨단 제조 공정이 필요하다. 아직은 비용 절감 효과도 없다. 다양한 칩과 기술 간의 호환성과 산업 표준도 완성되지 않았다.
칩렛Chiplet 기술도 주목해볼 만한 미래 제조 공정이다. 칩렛 은 하나의 칩에 다양한 기능의 여러 칩을 쌓아서 붙이는 기술 이다. 특정 용도에 따라 칩렛을 조합해 반도체를 제작함으로써 반도체 활용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으며, 신제품의 출시 기한도 앞당길 수 있다. 또한 단일 칩으로 생산하는 것보다 비용도 절 감된다. 이 기술은 수많은 조합 중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는 노 하우에서 승부가 갈린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규제를 극복하기 위해 칩렛 기술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아직은 다양한 칩렛을 연결하는 기술과 표준화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인텔, AMD와 같은 주요 반도체 회 사들이 칩렛 기술을 채택하면서 발전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칩렛 기술에서는 메모리 집적 노하우를 가진 메모리 반도체 제조회사가 가장 유리하다. 미래에는 칩렛을 서로 붙이 는 이종집적(기능과 역할이 다른 반도체를 결합하는 기술) 파운드 리 회사도 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공정의 트렌드가 어드밴스드 패키징이나 칩렛 기술로 바뀌면, 미래의 파운드리 분야도 기술 경쟁보다는 단순 제조에 가까워지면서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고 설계의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IP을 소유 해 IP를 빌려주고 라이센스를 받아 매출을 올리는 칩리스Chipless 기업들은 힘이 커진다. 칩리스 기업은 특정 기술이나 설계에 대 한 전문 지식을 확보하는 동시에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정에서 필요한 고도의 전문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향으 로 미래 주류가 형성되어 칩리스 기업의 입김이 매우 강해지는 것은 제조 공정에 강한 우리나라에 불리한 전개다.
물론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이런 변화를 모를 리 없다. 하지 만 이런 미래 예측을 하루 빨리 논의해야 할 이유가 있다. 오늘 날 반도체 강자 기업이나 국가에게는 오랫동안 애써 구축해놓 은 경쟁 구도가 흐트러져 새로운 게임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 그 자체가 위기다. 또한 보통 사람들은 1년 후의 미래는 과 대평가하거나 과대 추정하면서 10년 후의 미래는 과소 평가하 거나 과소 추정한다. 변화를 아는 것과 그에 대응하는 것은 별 개다. 중요한 것은 대응 속도, 그리고 타이밍이다. 속도가 늦고 타이밍을 놓치면, 곧바로 무너진다.

- 로이터 통신은 올트먼이 해고되기 전날 아침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CEO 서밋 APEC CEO Summit에서 한 발언에 주목했다. 그는 "오픈AI 사상 네 번째로 중요한 순간이 몇 주 전 찾아왔 다. 무지의 베일을 걷어내고 발견의 최전선을 앞으로 당기는 중 요한 발견이었다."라고 말했다. 당시 참석자들은 이 발언의 무 게감을 잘 몰랐지만, '오픈AI 이사회의 반란' 사건이 종료된 후 에 그 의미가 무엇인지 밝혀졌다. 바로 '큐스타(Q) 알고리즘' 이라는 새로운 인공지능이었다.
챗GPT는 정의된 지식에 따라 사전에 훈련받은 알고리즘인 반면 큐스타 알고리즘은 인간의 생물학적 뇌에서 작동하는 고 급 추론을 모방하는 훈련을 받는다. 인공지능 개발자들은 인공 지능이 인간처럼 학습한 내용을 기반으로 새로운 것을 추론하 고 그 내용도 실제로 이해하는 능력을 구현하려고 애썼다. 학계 에서는 인공지능이 수학처럼 정답이 정해진 문제를 완벽하게 풀어내는 능력을 '인공지능이 인간의 학습 능력을 획득했다는 근거로 삼는데, 지금껏 수학 문제를 안정적으로 해결하는 알고 리즘이나 올바른 아키텍처는 개발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데 큐스타 알고리즘이 이것을 해낸 것이다'
- Q러닝은 최선의 전략을 개발하도록 돕는 강화 학습의 한 방 법으로 게임, 로봇 공학,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 고 있다. 에이스타 알고리즘은 주어진 데이터에서 새로운 패턴 을 발견하는 데 유용하다. 오픈AI는 두 기술의 장점을 결합해 경로 단순화 문제에 적용하면 더욱 강력한 LLM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큐스타는 지금까지 첫 GPT의 한계였던 특정 수학 문제 해결에 성공했고 추가 데이터 학습 없이 연산 문제 이해부터 계산까지 스스로 해결했다. 게다 가 기존 데이터 세트에서 새로운 패턴을 찾아내고, 수학 문제 해결에 최선의 전략도 찾아냈다.
- 큐스타가 기존의 LLM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만을 활용해서 새로운 수학 문제를 풀었다는 것은 피타고라스처럼 '생각하는 길'을 찾았다는 의미다. 인간 철학자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비 밀을 데이터와 생각의 힘으로 밝혀낸 것처럼 말이다. 이것은 인 공지능이 철학과 우주에 관한 개념을 조합해 새로운 개념을 만 들어낼 수 있고, 그 개념들을 매개로 더 상위 개념으로 올라가 며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을 예측하게 한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게 되면 배경 지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는 것은 시간문제다. 여러 영역을 넘 나들며 특정 영역의 개념과 지식을 사용하고, 목적 달성을 위해 지식을 창조하는 '범용 인공지능'의 출현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 이다.
- 2023년 12월 21일, 미국 카네기멜런대학교의 게이브 고메스 교수 연구팀은 LLM을 기반으로 사전에 학습하지 않은 화학 반 응을 논문에서 스스로 찾아 배우고 로봇에 연결되어 자율적으 로 실험까지 할 수 있는 인공지능 '코사이언티스트 Coscientist'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인공지능 화학자는 효율적인 아스피 린 합성 방안을 찾으라고 지시를 받으면, 인터넷에서 물질 정 보, 실험 기술 자료, 물질 합성 정보 등을 조사한다. 조사가 완 료되면, 위키피디아, 미국화학회 등의 전문 자료와 각종 학술 논문을 검색해 실험 코드를 작성하고 로봇에게 명령을 내린다. 미래의 실험실은 이러한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쉬지 않고 연구 를 수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 인공지능은 이제 필요한 만큼의 시간과 전기만 제공되면 스스로 반도체 설계까지 해낼 수 있다. 인공지능이 반도체 개발 노 하우의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미래 신호는 이미 등장했다. 2021년 5월 18일, 구글은 컨볼루션 신경망 convolutional Neural Network, CNN, 학습 워크로드 등의 병렬 계산에 필요한 자사의 인 공지능 칩 TPU 4세대 Tensor Processing Unit v4를 개발하는 데 인공 지능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2022년 6월, 구글은 논문 <자동화 머신러닝: 수동 엔지니어링 없는 종단간 자동 기계 학습AutoML- Zero: End-to-End AutoML without Manual Engineering>을 발표하면서 그 노하 우를 공개했다. 이 논문의 핵심은 수동 엔지니어링 과정을 최소화하거나 제거하고 자동화 기계 학습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다. AutoML-Zero는 기존의 GPU 설계 데이터를 학습해 새로 운 GPU를 자동으로 설계하는 기술이다. 논문에 따르면 새로운 GPU 설계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먼저 AutoML-Zero가 기존의 GPU 설계 데이터를 사용해 새 로운 GPU의 초기 설계를 생성한다. 이 초기 설계는 랜덤으로 생성되거나 기존의 설계를 변형하는 방식이다. 초기 설계가 생성되면, AutoML-Zero 는 초기 설계의 성능, 전력 효율, 제조 비 용 등을 시뮬레이션으로 평가하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설계를 개선했다. 여기에서는 인공지능이 랜덤 변이, 유전 알고리즘, 강화 학습 등의 기법을 사용해 스스로 최적 배치법을 익히도록 유도했다. 구글의 AutoML-Zero는 이런 방식으로 개선을 반복 해 최적의 GPU 설계를 자동으로 생성했다. '강화학습 기반 설 계' 능력에 최적으로 훈련된 구글의 인공지능 신경망은 인간이 수개월간 시행한 작업을 단 여섯 시간 만에 끝냈다.
구글 연구진은 AutoML-Zero가 만든 새로운 GPU 설계를 실 제 제품에 적용했다. 그 결과 기존의 GPU에 비해 새로운 GPU의 성능은 25퍼센트, 전력 효율은 35퍼센트 향상되었으며, 제조 비용은 20퍼센트 절감되었다고 밝혔다. 구글의 AutoML-Zero 알고리즘은 인공지능의 신기술 개발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 한 연구다.
3 나노 공정을 개발하려면, 최대 1,000여 개의 개별 도구 및 장비가 필요하고 엔지니어도 더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구글 이 외에도 램리서치 Lam Research를 비롯해 시놉시스synopsys 등 반도 체설계자동화Electronic Design Automation, EDA 기업들도 반도체 엔지 니어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식각 공정, 칩 수율(생산품 대비 양품 비율)을 높일 수 있는 계측, 테스트 부문 등에서 인공지능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램리서치 실험에 따르면 식각 공정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비용을 10만 5000달러 수준에서 5만 2000달러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다. 칩 개발 과정에서 인공지 능의 투입 비중이 높아질수록 개발 인력도 줄일 수 있다.
이런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큐스타, LLM 모델이 결합되고, 양자컴퓨팅이나 바이오컴퓨팅 기술이 접목되는 미래를 생각해 보라. GPU 설계를 비롯한 반도체 전 영역은 물론이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기존의 기술 장벽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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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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