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에 다니는 동안 퇴직 후 삶에 대해 고민한 적이 별로 없었다. 먼저 퇴직하는 선배들을 보면서도 나의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머지않았다는 친한 선배의 충고에는 오히려 시간이 없는데 무일 더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런데 나에게도 시간이 불과 채 1년이 남지 않았다. 길지 않은 그 시간 동안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결국 퇴직은 직장인의 숙명이다. 대기업 임원도 다르지 않다. 숙명과 맞서는 방법은 하나다. 떠나야 할 때는 더는 뒤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것. 그것만이 떠나는 직장인을 위한 유일한 처방이다.  
- 흔히 이별을 끝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시작이기도 합니다. 과거는 돌아보지 말고 미래에 집중할 때 이별의 긍정적 효괴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반대를 경계해야 합니다. 내 성장을 저해하는 경우입니다. 이별 후와 이별 전에 조심해야 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이별 후에 해어진 상대에게 헤어 나오지 못하고 새 출발에 지장이 생기는 경우와 이별 전에 헤어짐을 미리 걱정하여 상대와의 관계에 위축되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생각만 해도 안타깝습니다. 특히 상대방의 마음이 내 마음과 같지 않다면 더 그렇습니다. 직 
장인에 대입하면, 퇴사 또는 퇴직 후에 회사를 원망하느라 에너지를 당비하는 경우나, 재직 중에 혹시 잘리지 않을까 하고 눈치 보느라, 해야 하는 일도 해야 하는 말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후자 의 경우, 오히려 원치 않는 이별을 앞당기는 지름길이 되기도 합니다. 성과는 도전과 소신을 필요로 합니다. 이별이 두려워 전전긍긍하는 사람이 도전과 소신을 갖기란 쉽지 않습니다.  
- 결국 이별 통보를 잘 받아들인다는 의미는 이별로 인해 마음의 상처나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나아가 이별 전보다 더 잘 산다는 뜻일 겁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그러려면 이별에 둔감해지고 이별에서 자유로워져야합니다. 그깟 이별 상대, 내 인생에 별 비중 없는 하등의 의미로 만들어야 합니다. 뭐든지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면 상대적 후유증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최선은 다하되 악영향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 회사의 이별 통보를 잘 받아들이려면, 결국 회사와의 관계에서 갑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실력을 키우셔야 합니다. 모든 관계는 힘의 논리가 지배합니 다. 회사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힘이 더 센 사람이 주도권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와의 관계에 있 어 힘은 업무 능력이 되겠지요. 
우선 일부터 잘하고 보아야 합니다. 일 잘하는 법은 직급과 직책에 따라 다릅니다만,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일당백의 실력을 갖추셔야 합니다. 주어진 업무를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은 기본이고 직급이 높아짐에 따라 팀내 구명을 메우는 일, 조직을 결속시키는 일, 회사의 성장을 견인하는 일 등 점차 범위를 넓혀가야 합니다. 일 을 잘한다는 의미에는 성과 창출뿐 아니라 협업, 리더십, 팔로위십 등 구성원 간의 관계적 측면도 포함됩니다. 회사는 팀워크로 움직이는 조직임을 기억하고 각자 위치에 맞는 역량올 갖추시길 바랍니다.
- 다음으로 회사를 제대로 포지셔닝해야 합니다. 회사가 내 인생의 최종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최종 목표 점까지 가기 위한 구간별 프리패스 정도로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어렵게 입사해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회사가 주는 안정감과 편안함에 길들여져 다른 생각은 하지 못하게 됩니다. 회사가 내 인생의 전부라고 착각하거나 더러는 회사에서 뼈를 묻겠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열심히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만, 맹목적 추앙은 위험합니다. 
-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래서 퇴직 후 나에게는 남은 것이 별로 없다. 그 흔한 취미도, 있을 법한 특기도, 마음을 깊이 나눌 친구도 몇 없다. 내 삶의 대부분 관계가 일로 맺어졌고, 거의 모 든 시간을 업무로 채운 탓에 내 삶에서 회사가 사라지자 나만 덩그러니 남았다. 한 곳만 보고 달렸던 무모한 선택에 대한 기회 비용이라고 생각한다. 경험하고 나서야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경험 이 었음을 깨달았다. 
사는 동안 해마다 건강검진을 받으며 마음-을 졸일 것이다. 검사 결괴를 기다리는 동안 일에만 몰두해 나 자신을 챙기지 못한 과거의 나를 반성할 것이다. 
- 퇴직 후 내 삶이 도미노처럼 느끼졌다. 하나가 쓰러지면 뒤이은 조각들이 넘어지는 파국의 게임. 퇴직한 후로 전혀 예 측하지 못한 곳에서 암초를 만났다. 마이니스통장은 물론 대출, 연금, 보험, 검진 등 생활 전반적인 영역에서 기한 만료 후에 재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절차를 밟아야 했다. 하나같이 혜택이 없어지거나 자격이 주이지지 않는 공통점이 있이 여유가 사라진 퇴직자의 지갑을 더 팍팍하게 만들었다. 내가 이처럼 거미줄 같이 촘촘한 사회망 속에 살고 있었는지 처음 알았다. 모두가 퇴직전에 구상했던 퇴직 후 삶에는 없던 그림들이었다. 당연하다 생각했으니 대비할 필요가 없었다.
- 회사를 떠나면 누군가를 위한 일회용 소모품이 되기 쉽다 그가 몸담았던 기업과의 피트너십을 희하는는 누군가에게, 아이디어는 있으나 사업은 엄두를 내지 못히는 누군가에게 대기업 퇴직자는 분명 매력적인 존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이 원하는 것은 퇴직자가 가진 역링이 아니라 속칭 퇴직자의 껍데기일 가능성이 높다. 퇴직한 선배들이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재취업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두었다는 씁쓸한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달콤한 위혹일수록 더 따져 보아야 했다. 세상은 직장생활만 오래 한 반쪽짜리 퇴직자에게 과분한 처우를 해줄 민큼 너그러운 곳이 아니었다. 니는 니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 역시 다르 지 않았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였다. 힘. 살아남으려면 힘을 키위야 했다 회사 안 삶과 회사 밖 삶에 예외 없이 적용되는 유일한 공통점이었다 
- 무엇이 나를 다시 일어서게 했을까?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이제껏 나를 더 성장시키기 위해 특정한 대상에 의미를 두 며 살아왔다. 마치 성적표처럼 그 결괏값으로 나의 성장 정도를 판단했다. 그중 하나가 회사였다. 회사의 인정을 통해 내가 열심히 살고 있는지를 가늠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며 목적이 변질되 고 균형이 깨졌지만, 확실히 시작은 나로부터 출발했다. 내가 나를 평가하는 도구로 회사를 선택한 거였다. 회사는 내게 어떠한 강요도 하지 않았다. 그런 생각이 들자 마음이 편안해지기 시작 했다. 
- 놓치지 않아야 하는 것은 균형이었다. 한 곳에만 과중한 의미를 두었을 때의 고통을 다시 경험하지 않으려면 이후로는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 당장 한 달 생활비를 현재의 1/3으로 줄이고 업무외 연락과 약속을 모두 끊어보세요. 그로 인해 궁핍과 고독을 느끼셨다면 거기에 백 배 이상의 고통을 곱해보세요. 사회적 고립감, 건강악화 등 퇴직자만 느끼는 감정이 준비없는 퇴직이후 당신이 마주할 현실입니다. 체감하시는 만큼 의지가 생길 겁니다. 앞서 최직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선배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네요 
- '비려야 한 것'은 욕심과 지존심입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이전 직장에서 받았던 대우를 유지하며 바로 이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상향 그래프도 꺾이며 올라가는 것처럼 흡족하지 않더리도 욕심을 비리고 하락점을 수용할 줄 아셔야 합니다. 가져야 할 것은 자신감과 인내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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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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