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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Quote of the day 2024. 8. 14.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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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of the day 2024. 8. 13.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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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2

Quote of the day 2024. 8. 12.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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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하 인간

etc 2024. 8. 12. 12:20

 

 

우리의 삶은 우리에게 주어졌다.

재능gift에 선물이라는 뜻이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 선물은 다른 사람을 위해 주어진 것은 아니다.

당신의 기쁨을 위해 주어진 것이다.

당신이 받은 선물을 즐겨도 좋다.

 

당신이 소비한 것은 결국 당신을 지배한다.

그러니 반드시 가장 좋으 글을, 예술을, 영감을 소비해라.

당신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들을 소비해라.

분명히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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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9

Quote of the day 2024. 8. 9.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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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판을 쓰는 사람에게
컴퓨터를 설명하는 것보다
컴퓨터를 쓰는 사람에게
주판을 설명하기가 더 쉬운 법이다.

- 금의 특징이 예측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연적 안정성이라면, 새로운 글로벌 통화 체제는 정부의 지배력을 특징으로 구축되었다. 그 래서 명칭도 그 특징 그대로다. 라틴어 'fiat'는 '무엇을 하게 하다'라는 뜻이며, 영어로 넘어와서는 공식적인 법령이나 관허, 규칙을 의미하게 되었다. 정부의 명령이 시장의 판단을 대체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인 만큼, 현재의 통화 체제를 딱 맞게 설명하는 단어다. 법화의 기본 가치 는 자유롭게 거래되는 실물화폐를 기반으로 하는 대신 정부가 발행, 공 급, 청산, 결제를 통제할 수 있고 심지어 필요하면 언제든 압수도 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 시장에서 평화롭게 교환되다가 사람들의 선택을 받으면 화폐의 가 치가 결정되던 기존의 통화 체제는 법화 체제로의 이행과 함께 힘을 잃 었다. 그 대신 시장에 참여하는 전체 거래자 중 절반이 나머지 절반에 게 지급하는 교환의 매개체를 선택하고 가치를 매기는 일이 세계대전 승전국의 패권과 격변하는 국제 지정학에 따라 결정되었다. 1915년 영 란은행의 발표를 비롯해 같은 취지를 지닌 당시 조치들은 제1차 세계 대전에 따른 재정난을 해결할 한시적 비상조치로 간주되었지만, 한 세 기가 지난 오늘날까지도 영란은행은 지폐를 금으로 태환해 주겠다는 약속을 원래대로 돌려놓지 않고 있다. 금태환을 잠정 제한하던 조치는 세기가 바뀌면서 등장한 법화 시스템이라는 금융 인프라로 영영 뿌리 를 내렸다. 결국 완벽한 금태환이 가능한 통화 체제가 세계를 지배할 날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았다.
- 1930년대의 위기 동안 미국 정부는 금융 체계와 경제가 붕괴하지 않 도록 확장적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펼쳤다. 이러한 정책들은 달러 시 세가 계속 금 대비 트로이온스당 20.67달러 선을 유지했다면 지속 불 가능했을 것이다. 1934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국민들이 갖고 있던 금을 회수하라고 명령하고 금을 35.00달러에 사들여 사실상 달러 를 43퍼센트 평가절하했다. 영국이 국민들의 손에서 경화를 가져가고 법화를 보급하며 법화 본위제를 시행한 지 20년도 안 되어, 미국도 그 뒤를 따른 것이다. 역사책에서는 이렇게 표현하지 않지만, 두 사건 모두 국가의 채무 불이행이었다.
이렇게 해서 법화 본위제의 프로토콜이 설정되었으며, 이후 전 세계 가 따라 했다. 지속 불가능한 재정 적자를 늘리고, 금을 회수하거나 자 유로운 거래를 막으며 금태환 의무를 불이행하고, 화폐 발권량을 늘리 고, 가능한 한 다른 국가들도 자국 통화를 준비자산으로 보유하도록 했 다. 이 모든 일을 가장 열심히 실행한 대표 주자가 미국이었다.
금태환을 중단하고 정부가 주도적으로 법화를 무한히 생성하자, 대 공황이 길어지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에 자꾸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기 형적 관료제가 탄생했다. 유럽의 금은 1930년대와 1940년대에도 계속 미국으로 흘러갔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미국은 다른 국가와 비 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금보유고와 세계에서 으뜸가는 국제 결제망 을 갖추며 그들만의 통화 리그를 형성했다. 새로운 통화 체제는 브레턴우즈 협정이 체결된 후 1946년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초창기 구조로 계승되며 현실에 정착했다. 브레턴우즈 협정 이후 세계는 영국이 식민 지에 시행한 방식과 유사한 금본위제로 되돌아갔다. 영국이 남용했 다가 유동성 위기를 자초하면서 현재에 이르는 추악한 역사의 모든 발 단이 된 바로 그 제도로 말이다.
새로 구축된 글로벌 통화 체제는 미국 달러가 중심이었고, 달러는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들만 금으로 태환할 수 있었다. 미국 연방 정부는 여전히 국민들이 금을 소유하지 못하게 했으며 다른 대부분 국가에서 도금의 개인적 소유나 거래를 제한했다. 미국 정부는 여분의 금을 보 유하고 달러를 다른 나라로 수출할 여력이 있어서 전후기 동안 지출 능력에 거의 제약이 없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이 고별 연설에서 경고한 바 있는 군산복합체는 수도꼭지를 틀듯 쉽게 발행할 수 있는 법화로 이익을 거둘 구실을 찾느라 한 번씩 꾸준히 세계 전쟁 을 터뜨렸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복지 프로그램은 1950년대에 확 대되더니 1960년대 린던 존슨 대통령의 소위 '위대한 사회Great Society(법 화로 재원을 조달해야 하는 영구적인 복지국가)' 정책으로 전이되었다. 세계 는 여전히 달러가 필요했기 때문에 달러를 사들였고, 미국인들은 유동 성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1914년에 영국에서도 그랬 듯, 1960년대 후반 나날이 가치가 떨어지는 미 달러화를 유럽 국가들 이 실물 금으로 태환하기 시작하자 미국은 금 부족 사태에 빠졌다.
- 법화 본위제는 엔지니어 한 명이 설계해서 나온 결과물이 아니다. 그보다 파산 위기에 직면한 중앙은행들이 내놓은 고육지책으로, 60년 간 정치와 화폐가 결합해 온 끝에 불가피하게 나타난 지정학적 결과였 다. 법화의 역사는 곧 정부가 채무 불이행에 대처해 온 역사이기도 하 다. 건전화폐를 공급하겠다거나 국제 결제를 용이하게 하고자 의도적 으로 설계된 기술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로써 전 세계의 중앙은행은 영국과 미국이 설정한 시범 운영 모 델을 그대로 따르며, 금태환 약속을 저버리고 법화 사용을 의무화하게 되었다. 1914년 처음으로 시작된 법화 본위제는 실질적으로 1971년에 이르러서야 자리를 잡았다. 처음 생긴 지 한 세기, 그리고 현재의 형태 로 정착된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이야말로 법화 본위제를 평가하기에 적기다.
- 정부가 금태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탄생한 법화 본위제의 본질적 특징은 그 나라의 통화 체제와 결제망에서 가치의 표상인 토큰이 정부 의 명령으로 통용된다는 점이다. 정부는 네트워크에서 통용되는 화폐 가치를 법령으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자체적으로 신용화폐를 만들어낼 수 있다. 정부가 은행 시스템 전체를 뒷받침하는 만큼, 은행 에서 창출된 모든 신용은 사실상 정부 신용이자 통화량의 일부가 된다. 다시 말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돈을 찍을 수 있는 기관은 미국 의회 와 연준만이 아니다. 모든 대출 기관도 대출을 통해 통화량을 늘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처럼 현금과 신용의 경계가 모호하면 정확한 통화량을 측정하기 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금이나 비트코인과 같은 결제 시스템에서는 현 재 가용성이 있는 화폐(즉, 일정 기간이 지나고 미래가 되어서야 완전한 유동 성 가치를 획득한다는 조건이 없는 화폐)만이 결제나 대출 용도로 쓰일 수 있 다. 반면에 법화 체제에서는 당장은 가용성이 없고 미래가 도래해야 사 용할 수 있는 화폐라도 대출업이 허가된 상업 금융기관이 보증하는 한 결제 수단으로 인정될 수 있다.
- 순수한 금본위제나 비트코인과 달리 법화는 공급량이 네트워크 구 성원 간에 거래되는 객관적인 단위 수로 정해져 있지 않다. 게다가 수 명이 짧으며, 끊임없이 생성되고 파괴된다. 또 그 돈을 사용하는 주체 가 규정하는 화폐의 불완전하고 주관적인 정의에 따라 공급량이 달라 진다. 그래서 비트코인과 달리 객관적이고 합의된 기준에 따라 화폐 공 급량을 평가하거나 감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고객이 집을 사려고 100만 달러를 대출받을 때 대출 은행 은 미리 구비해 둔 현금 준비금에서 100만 달러를 꺼내주지 않는다. 그 냥 대출을 승인하고 집주인에게 지불할 달러를 생성하면 그만이다. 이 100만 달러는 대출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돈이다. 그러다가 대출 고 객이 거래를 마무리하고 미래에 정기적으로 대출을 갚아나가기로 약 속하면서 생명력을 얻는다.
- 예를 들어 고객이 집을 사려고 100만 달러를 대출받을 때 대출 은행은 미리 구비해 둔 현금 준비금에서 100만 달러를 꺼내주지 않는다. 그 냥 대출을 승인하고 집주인에게 지불할 달러를 생성하면 그만이다. 이 100만 달러는 대출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돈이다. 그러다가 대출 고 객이 거래를 마무리하고 미래에 정기적으로 대출을 갚아나가기로 약 속하면서 생명력을 얻는다.
이처럼 집을 사는 과정에는 현물 거래가 필요하지 않다. 주택 구매 대출을 받은 차용인은 집주인에게 대금을 현금 지불하기 위해 은행에 보관된 남의 저축을 끌어올 필요가 없다. 집주인도 집이라는 현물을 차 용인에게 현장에서 인도할 필요가 없고, 차용인의 신용등급을 매기거 나 채무 불이행 위험을 부담하는 일에 관여하지 않아도 된다. 그 대신 은행이 신용을 부여하고, 신용 위험은 은행, 대출, 화폐의 파수꾼인 중 앙은행이 최종적으로 부담한다. 만약 집주인이 신용을 부여하는 주체 라면 그들이 직접 상대방의 채무 불이행 위험을 감수하고 현물을 넘겨 주되, 다른 제삼자는 거래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법화 본위 제 덕분에 집주인은 매매금 전액을 선불로 받고 구매자도 온전한 집 한채를 미리 받는다. 거래가 발생하기 전에는 집과 돈이라는 두 거래요 소중 집만 존재했다면, 거래가 완료된 후에는 거래 당사자 둘 다 집과 돈을 각각 현물로 받아 든 채 헤어진다. 이 거래를 성사하기 위해 새로 생성된 법화 토큰은 주택 구매자, 즉 차용인의 채무 불이행 위험을 모 든 화폐 보유자에게 부과한다.
집 거래에 관련된 세 당사자는 모두 만족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이 자 유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얼핏 보면 거래 대금의 전액을 선불로 지불하지 않고도 집을 살 수 있으니 구매자에게 유리해 보인다. 또한 더 많은 잠재 구매자에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집값도 올릴 수 있으 므로 판매자에게도 유리해 보인다. 은행은 신규 대출 건수가 생길 때마 다 거의 0의 한계비용으로 새로운 법화 토큰을 채굴할 수 있으니 은행에도 유리한 듯하다. 그러나 거래가 성립하려면 구매자, 판매자, 은행 을 채무 불이행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위험을 사회 전반에 분산 시키는 수밖에 없다. 결국 기존의 법화 보유자가 통화 공급 인플레이션 이라는 형태로 사실상 위험 프리미엄을 떠안는다. 이처럼 거래에서 현 물 개념을 제거하면 구매자와 판매자 양측의 구매력을 만족시키는 대 신 훗날 화폐가치가 절하된다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
만약 법화 체제가 자유 시장에서 경화 체제와 공존한다면, 합리적 인 투자자는 신용 창출로 인한 가치 하락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경화 의 형태로 재산을 보유하는 쪽을 선호할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의 합리 적 이기심을 차치하더라도, 한 화폐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인플레 이션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도가 더 높은 다른 화폐보다 떨어지게 된다.
- 법화 네트워크는 지불 청산을 위한 계층화된 결제 시스템을 기반으 로 한다. 각 은행은 자체 대차대조표 안에서 고객 간의 이체를 처리한 다. 또 각국의 중앙은행은 관할 지역의 은행 간 청산과 결제를 감독한 다. 중앙은행과 전 세계 수백 곳의 제휴 은행은 스위프트SWIFT 결제망에 서 국경을 넘나드는 결제 청산을 감독한다.
법화 네트워크는 거래와 잔액의 전체 기록을 확인하고 결정하는 데 필요한 풀노드full node*가 하나뿐이어서 매우 효율적인 중앙 집중식 장부 기술을 활용한다. 그 주체는 미국 정부의 영향과 감독하에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다. 법화의 열렬한 옹호자들이 알다시피, '준'은 법화 네트워크의 핵심이자 구심점 역할을 한다. 연준은 어떤 거래라도 무효화하고 다른 모든 법화 노드의 잔액을 강제로 거둬 갈 수 있는 유 일한 기관이다. 연준은 스위프트 결제망을 일방적으로 점유해 한 국가 전체를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해 다른 국가와 거래하지 못하게 막 을 수도 있다.
법화 네트워크의 기본 레이어는 미국 달러 표시 부채를 기본 토큰으로 사용해 작동한다. 법화 옹호자들은 이 법화 네트워크가 각기 다른 국가 또는 지역마다 다양한 토큰으로 운용된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달 러를 제외한 모든 통화는 달러에서 파생한 세컨드레이어 토큰에 불과 한 것이 현실이다. 미국 달러를 제외한 타국 법화의 가치는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와 견주어 그 나라의 신용도에 상응하는 할인율을 적용한 가 치로 대략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토큰은 오랫동안 다양한 역사적, 화 폐적, 재정적, 지정학적 이유로 미국 달러보다 고평가된 적이 없었다. 실질적인 의도와 목적이 무엇이 됐든, 각국의 통화를 관리하는 중앙은 행은 자국 환율을 달러에 맞춰 유지하거나 달러보다 빨리 평가절하하 기도 한다.
- 현금으로든 예금으로든 현재 법화 토큰의 보유자는 자신이 들고 있 는 토큰의 가치가 계속해서 감소하는 경험을 하기 쉽다. 대출 기관이 미래에 법화 토큰을 돌려받는다는 전제하에 대출을 승인해 현재에 새 로운 토큰을 생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차피 돈의 가치는 인 플레이션으로 절하될 것이므로 개인, 기업, 정부 등 누구든 양의 잔액 을 유지하는 대신 빚을 지는 편이 가장 합리적이다.
잔액이 마이너스인 사용자, 즉 채무자는 불안정한 상황에 놓이고 치 명적인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미래를 위해 양의 유동자산을 안정적으 로 저축한다는 의미에서의 금융 안정성은 현재 체제에서는 더 이상 찾 아볼 수 없다. 인플레이션으로 재산 가치가 소실되는 것을 속수무책으 로 바라보거나, 대출을 받고 이자 납부를 몇 번 이행하지 못하면 담보 를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 속에 살거나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법화는 재정 관리의 수단 중 하나인 저축을 사실상 파괴하면서 엄청나게 부정 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 법화 본위제에서 올바르고 성공적인 재무 전략을 짜려면 가능한 한 많은 부채를 지속적으로 떠안고, 원리금 전액을 착실하게 때맞춰 상환 하며, 빚을 내서 미래 수익을 창출하는 실물자산을 구입해야 한다. 이 렇게 하면 신용점수가 올라가고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으 며, 법화처럼 쉽게 팽창하지 않는 상품의 형태로 자산을 보관할 수 있 다. 그러므로 법화 시스템은 저축하는 사람에게 세금을 부과하고 대출 받는 사람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셈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불안 정한 삶을 살고 적잖은 재정적 위험을 감수하도록 권장한다. 
- 법화 본위제에서 부채를 지지 않는 길을 선택한 사람들은 남들이 생 성하는 부채 때문에 법화의 구매력이 떨어져서 부를 침범당하는 손해 를 본다. 반대로 부채를 지는 사람들은 시뇨리지seigniorage*의 혜택을 어 느 정도 누린다. 그러므로 부채를 지지 않으면 재정적으로 무모하고 무 책임한 태도를 취하는 셈이 된다. 18세기 아일랜드 경제학자 리처드 캔틸런은 인플레이션의 재분배 효과를 가리켜 새로 찍은 돈을 먼저 받 는 사람들이 수혜자이고 나중에 받는 사람들이 희생자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 법화 본위제에 적용하자면, 캔틸런 효과의 수혜자 는 차용인이고 피해자는 저축자다. 버는 것보다 적게 지출하고 부지런 히 저축하는 것은 더 이상 최적의 재무 전략이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 사람들이 감당할 형편이 안 되는 값비싼 사치재다.
법화 본위제는 사용자들에게 가치를 꾸준히 상실하는 법화를 저축 하기보다 현금 소득을 창출하는 실물자산을 축적하도록 장려한다. 유 동적이고 국제적으로 태환 가능한 금융자산에 저축한 부는 종류가 무 엇이 됐든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가치가 절하된다. 역사 속의 경화인 금으로 저축하더라도 상당한 거래 비용이 들고 공간적 판매성에 제약 이 따른다.
- 일정량 이상의 금을 대서양 건너편으로 운송하는 비용을 대략 계산하면 금 가치의 0.05~0.5퍼센트 정도가 된다. 또 수송비는 둘째 치고, 실물 금은 분실 위험이 크기 때문에 국영 공항, 항만, 철도와 같이 중요하고 믿을 만한 인프라 시설로 운송해야 한다. 게다가 어지간한 양의 금을 국경 넘어로 반출하려면 세관의 허가가 필수다 보니, 장거리에 걸친 금 거래 비용은 특히 은행의 결제망 비용과 비교해 갈수록 비싸졌다. 금으로는 불가능 한 국가 간 장거리 거래를 오직 각국의 중앙은행만이 결제할 수 있었던 만큼, 중앙은행의 법화와 정부 공권력이 화폐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정부와 중앙은행은 국가 간 금 거래 시스템을 중앙 집중화했고, 그 직 접적인 결과로 경제를 주무르는, 전례 없이 강한 권력을 얻었다.
- 법화의 공간적 판매성은 얼마일까
법화는 대부분 부채, 즉 대차대조표에 무형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 으므로 거래할 때 금과 같은 물리적 실체를 대량 선적할 필요가 없다. 지폐나 주화처럼 일부 물리적 형태의 법화가 시중에 돌아다니지만 이 들은 전체 통화량에서 비중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대부분의 경우 법 화를 정산하려면 장부의 다양한 항목을 차변과 대변에 나눠 기입하면 된다.
개인이 법화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로 전신 송금을 하려는 경우 송금인의 은행 계좌는 벨기에에 기반을 두고 전 세계 회원 금융기관이 소유 하고 있는 협동조합인 스위프트 결제망에 지불 명령을 내린다. 스위프 트는 현금 이체 플랫폼이라기보다 메시징 플랫폼에 가깝다. 수취인은 행에 결제 메시지를 보내지만 실제로 돈을 보내지는 않기 때문이다. 대서양을 가로질러 송금하는 수수료는 일반적으로 10~50달러이며 수취인이 돈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영업일 기준으로 2~5일이다. 그러나 두 은행 간의 정산은 관련된 다양한 은행 관계에 따라 결제 완 결성이 달라지므로 확정되기까지 훨씬 오래 걸리기 일쑤다. 두 은행이 서로 환거래 계좌를 두고 있다면 일, 주, 월 등 기간을 정해 모든 거래 를 일괄 처리해 결제하면 된다. 그러나 환거래 은행의 중개를 거쳐야 하는 경우라면 환거래 은행의 정기적인 정산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처리된다. 송금 은행은 해당 환거래 은행의 계좌로 빠져나간 돈을 대차대조표 대변에 기입하고, 돈을 받은 환거래 은행은 최종 수취 은행 또 는 다음 중개 은행의 계좌로 빠져나간 돈을 다시 자기네 대변에 기입한 다. 이러한 환거래 은행들은 환전 수수료도 받는다. 수수료가 비쌀수 록 전신 송금 비용이 증가하며, 이 비용은 송금인과 수취인 양쪽이 부 담한다. 개별 사용자는 며칠 만에 대차대조표의 현금 계정에 표시된 입 금 내역을 확인하지만, 거래의 최종 결제는 송금 후 며칠에서 길게는 몇 주, 몇 달 후에 완료된다. 신용카드를 이용한 법화 결제는 더 여러 군데의 중개 기관이 필요한데, 수수료는 결제 비용의 약 1~3퍼센트에 최초 결제는 몇 초 만에 처리되지만 결제 완결성이 확정되기까지는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 법화 시스템에서는 결제 비용과 결제 완결성, 즉 최종 정산 비용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금 계좌를 보유하거나 금으로 국제 결 제를 맡길 은행이 없기 때문에 금과 법화를 나란히 비교할 수도 없고 더 이상 금 결제의 존재 의미도 없다. 실물 금 거래와 달리 법화로 결제 하는 소비는 결제 완결성이 없다. 결제 완결성 측면에서 보면 법화 결 제가 실물 금의 운송 속도보다 딱히 빠른 것도 아니지만, 전자 데이터 만 전송하면 되므로 비용은 훨씬 저렴하다.
금본위제 결제가 현금 결제가 아닌 신용 결제로 넘어감에 따라 시중 은행과 중앙은행의 결제 플랫폼이 금융 인프라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 할을 차지하게 되었다. 플랫폼의 운영자 격인 이들 은행이 실물 금의 역할이 축소되길 바란다는 것은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명백하고 불가 피해 보인다. 은행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는 금으로 신속하게 결제할 방법이 없으니 이 단계에서 신용 결제로 가는 추세는 더 이상 막을 수 없 었다. 이처럼 공간을 넘나들며 속전속결로 거래를 처리하려면, 파우스 트가 악마와 손잡았듯 미래를 위해 저축할 여력을 희생해야 했던 건 어 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이기도 한다. 나중에 다시 논의하겠지만, 정부 와 은행이 법화에서 큰 혜택을 본 것은 법화의 기술 덕이다. 그러나 무 엇보다 법화를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은 법화의 공간적 판매성이 한몫했다.
공간적 판매성은 법화 본위제의 진화와 생존을 이해하는 열쇠이자 정부와 중앙은행을 위협할 비트코인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 한 기준이다. 비트코인은 거리에 상관없이 전 세계적으로 수십만 건의 거래를 결제할 수 있어 금보다 훨씬 우수한 공간적 판매성을 자랑한다.
게다가 법화의 정치적 강제력에 구애받지 않고 몇 시간 만에 국경을 넘어 결제를 완결할 수 있다.
- 바로 통화량이 증가해야 경제성장이 활발해진다는 것이다. 이 논리에 따르면 은행이 지급준비금을 초과해 대출할 수 있어야 더 많은 자본을 끌어들이고 더 많은 투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므로 실업이 줄어들고 경 제가 번영한다고 한다. 반대로 이러한 부분 지급 준비제가 없다면 경제 에 신용이 부족해 경제활동이 침체되고 생산이 위축되며 삶의 질이 떨 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분 지급준비제를 활용해 가용 신용을 저축 과 분리하면 사회 전체에 혜택을 준다고 주장한다. 적어도 케인스주의 자들은 그렇게 믿는다.
이 논리에는 모든 인플레이션 옹호론과 똑같은 문제점이 있다. 즉, 돈과 신용은 그 자체로 생산적 자산이 아니다. 단지 보유자가 생산적 자산을 구매할 수 있는 증서일 뿐이다. 축구 경기 티켓을 많이 발권할 수록 경기장 자체의 관객 수용력이 확대되는 것이 아니듯, 통화량이나 신용 공급이 증가한다고 생산에 투입되는 자산이 증가하지는 않는다. 티켓이 단지 경기장 내 좌석에 앉을 권리를 나타내는 대용물일 뿐이듯, 돈과 신용은 생산에 투입된 자본재나 최종재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에 불과하다. 구단이 티켓 판매량을 최대한 늘리고자 한다면 단순히 티켓 발권량을 늘릴 게 아니라, 토목 기사와 건설 노동자를 더 고용하고, 중 장비 설비 등을 더 동원해서 경기장의 규모를 확충해야 한다. 경기장의 수용인원을 초과해 티켓을 발권하면 좌석보다 더 많은 관중이 입장할 것이므로 자리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다. 하지만 이 상황이 이미 벌어진 후에는 아무리 머리를 써도 좌석 수를 늘릴 묘안이 없다.
화폐나 신용이 부족한 경우란 절대 있을 수 없다. 한 경제에 유통되는 통화량이 얼마든 간에 화폐 자체가 충분히 가분성이 있는 한, 언제 라도 경제에 필요한 양을 모두 충족할 만큼 공급할 수 있다. 화폐에 대 한 수요량이 항상 공급량을 초과하는 이유는 어떤 재화든 인간의 욕망 이 생산량을 능가하고 또 생산하기보다 욕망하기가 훨씬 쉽기 때문이 다. 법화 본위제에서 이러한 욕망은 돈이 많으면 충족될 수 있을 듯 보 이지만, 돈을 찍는다고 욕망의 대상이 되는 재화 생산량이 더 늘어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수요에 부응하고자 재화를 늘리려면 오직 희소한 자 원을 투입해 생산 활동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자유 시장에서 사람들 은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생산 활동에 투입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재화의 수와 생산량이 늘어나고, 통화량이 증가할 필요 없이 화폐 가치가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것이다.
- 부분 지급 준비제는 자본, 노동, 자원을 더 많이 창출하는 마법이 아 니다. 생산과 저축 활동으로 열심히 경제활동을 한 사람들이 아닌 중앙 은행에 자본, 노동, 자원을 배분할 것을 맡기는 제도에 불과하다. 부분 지급 준비제는 사회 전체를 빈곤하게 하지만 은행과 정치적 기득권층 의 배는 불려주는 중앙 집중식 계획의 한 형태다. 부분 지급 준비제와 그것을 받쳐주는 법화가 없다면 자본과 노동은 자유 시장에서 가장 높 은 값을 매기는 경제주체에게 흘러갈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자본과 노 동을 언제나 가장 생산적으로 사용하는 기업가의 손으로 들어갈 공산 이 크다. 그렇다면 자유 시장의 힘에 따라 가장 생산적이고 가치 있는 활동에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테니 사람들은 저축하려는 동기가 더욱 강해질 것이다. 그러나 법화 본위제에서는 은행의 신용 창출 때문에 자본이 점점 더 정치적이고 중앙 집중적으로 배분된다. 그리고 실패 한 자본가도 대출이 허락되는 한 계속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신 용이 저축에서 나오기보다 강한 정치적 동기로 창출될수록, 창조적 파 괴와 자원의 재배분이라는 시장의 자연스러운 과정은 좀처럼 일어나 기 어려워진다.
- 은행의 부분 지급 준비제가 복잡해 보일지 몰라도, 그림자 금융 시 스템이 취급하는 모든 금융자산 및 상품에 적용된 부분 지급 준비제의 복잡성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제 주식, 채권, 원자재, 그 외 온 갖 종류의 부채에 만기 불일치 대출 방식이 적용되었으며, 이는 사실 상 이들 자산에 대한 소유권이 자산 자체보다 중요해졌다는 것을 의미 한다. 2008년 금융 위기는 단순히 주택 및 모기지 시장의 심각한 위기 가 도화선이 되어, 부분 지급 준비제를 등에 업은 그림자 금융 시스템 이 무너진 결과였다. 중앙은행은 최종 대부자로서 대부분 은행들에 직 접 구제금융뿐 아니라 저금리 대출도 제공함으로써 이들 은행이 금융 시장에서 만기 불일치 대출로 이익을 얻을 수 있게 해주었다.

- 초인플레이션 경제에서는 나무가 열매를 맺기도 전에 겨울 땔감용으로 베어내고, 지출을 조달하려 유망한 사업부를 매각하고, 미래의 수익원을 미리 소비해 버린다.
- 내가 쓴 교재 경제학 원론Principles of Economics』에서 더 자세히 논의했듯, 오스트리아학파에 따르면 시간선호는 금리를 움직이는 동인이자 결정 요인이다. 시드니 호머와 리처드 실라는 공저 금리의 역사』에서 전쟁, 전염병, 기근 등의 이유로 중간중간 금리가 상당히 올랐던 특이한 시기를 제외하면, 5000년간 전반적으로 금리가 하락 추세였다고 서술한다. 시간적, 공간적 판매성이 비교적 뛰어난 경화로 추세가 옮겨가면 사람들은 저축 기술을 더욱 개선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을 덜고, 그만큼 미래에 낮은 할인율을 적용함으로써 시간선호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19세기 후반 금본위제의 등장으로 세계 대부분 국가는 시간이 지나 도 가치를 잃지 않는 화폐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고,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가치를 이전하는 일도 점점 수월해졌다. 전 세계의 점점 더 많은 인구가 미래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저축에 의지했다. 누구든 경화를 저 축하기 시작하면 계속 근검절약하고 시간선호를 낮추며 미래에 보상 을 거두려는 동기가 강해진다. 그 이득은 물가가 하락하고 저축의 가치 가 증가하는 등 일상에서 체감된다. 미래의 만족이라는 측면에서 현재의 소비에는 커다란 기회비용이 따른다는 사실은 누구에게나 항상 적 용되는 경제적 진리다.
20세기에 들어 연화가 화폐 매체의 자리를 꿰차면서 수천 년 동안 시간선호가 점차 낮아지던 추세가 역전되었다. 그전에는 거의 모든 사 람이 가치의 저장 기능이 뛰어나고 통화량이 연간 약 2퍼센트만 증가 하는 화폐를 썼다면, 20세기는 정부가 화폐를 지긋지긋하게 찍어대서 공급량이 잘하면 6~7퍼센트씩, 통상 두 자릿수씩, 때로는 세 자릿수까 지 증가하는 뒤죽박죽 세상이 되었다.
과거에는 화폐가치가 오른다는 기대감이 있었고 따라서 미래에 그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든든한 저축 수단이 있었다면, 20세기의 법화는 미래에 화폐가치가 유지된다는 보장은커녕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훨씬 원시적인 시대로 되돌려 놓았다. 연화를 사용하는 사회는 미래가 더 까마득하게 느껴져 미래에 대비할 수 없으므로 불확실성이 크다. 불 확실성이 크면 미래에 적용하는 할인율의 폭이 커져 사람들의 시간선 호가 높아진다. 법화는 사실상 미래를 준비하는 행위에 세금을 부과해 미래 할인율을 높이고 개인의 기본 행동이 더욱 현재 지향적으로 변하 게 한다. 나중에 내 재산이 얼마가 될지 불확실한데, 뭐 하러 지금의 소 비를 미루겠는가?
- 금본위제 시절의 주택은 오래가도록 튼튼하게 지어졌다. 집주인은 어릴 때부터 돈을 모으기 시작해 대개 평생 그 집에서 살겠다는 생각으 로 집을 짓곤 했다. 그러나 20세기에는 장기적 수명보다 비용 절감을 고려해 집을 지었다. 20세기 건축물은 19세기 건축물보다 미관도 내구 성도 떨어진다. 이런 흉측한 현대식 건물이 더 경제적으로 지어졌다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미래에 큰 할인율을 적용하 는 사람에게만 옳을 가능성이 크다. 오늘날 현대식 모듈 주택을 지으면 단기적으로 비용은 더 저렴하겠지만, 유지 보수로 꼬박꼬박 나가는 비 용과 19세기 건물보다 훨씬 빨리 재건축해야 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대가가 더 크다.
- 오늘날 기술은 19세기 후반보다 훨씬 뛰어나게 발전했으니 건축비 가 줄어든 것은 당연하다. 아름다운 명소로 가득하던 보스턴에 성냥갑 처럼 흉측한 건물들이 들어서게 된 것은 물질적으로 부족해서가 아니 다. 그보다 사람들의 높아진 시간선호, 즉 미래의 수리 비용에 커다란 할인율을 적용하는 사고방식 때문이다. 빨리 지은 만큼 빨리 수명을 다 하는 현대의 건축물이 이를 방증한다. 수천 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적, 고전적 건축이 꼴사나운 모더니즘 건물로 대체된 이유는 후자가 더 저렴해서가 아니라 단지 20세기 이후 비용을 미래로 전가해 미래에 높 은 할인율을 적용하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 역사를 통틀어 대부분 인류는 젊은 시절을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보 내고 나면, 나중에 서로 돌봐줄 사랑하는 동반자가 곁에 남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아이를 갖고픈 욕구가 있고 자녀를 키우며 얻는 행복 때문에 아이를 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는 노후를 대비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아이를 가지려는 사람이 거의 없다. 요즘은 장기적인 안정, 만족, 성취감 대신 덧없는 쾌락만 좇 아 쓸데없는 짓에 젊음을 낭비하며 언제까지나 철부지처럼 구는 사람 들을 흔히 볼 수 있다.
- 법화 시대의 인류는 황금시대의 선조에게서 물려받은 위험한 첨단 기술로 무장한 후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갈수록 좁아지고, 단기적 해 결책들을 이리저리 바꿔 내놓고, 자본을 고갈시키고, 지금의 발전을 가 능하게 한 오랜 제도와 전통을 평가절하하기에 이르렀다. 법화 시대의 인간은 어느덧 아득히 먼 조상들의 야만적 시대로 되돌아갔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가치 절하에 끄떡없는 경화 중심의 통화 체제를 제공함으 로써 전 세계 사람들이 미래를 계획할 때 불확실성을 줄이고, 시간선호 를 낮춘다. 그렇다면 20세기 들어 시간선호가 높아지고 그에 따른 많 은 재앙이 발생했던 지난 흐름을 반전시킬 흥미로운 가능성이 우리 앞 에 펼쳐질 것이다.
- 식량 생산 보조금과 식습관 및 의료 지침을 결정하는 정부는 미제스 가 비판한 중앙 계획경제와 마찬가지로 모든 국민 개인의 건강을 생각 해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결국 공무원들은 직업상 정부로부터 법화로 급여를 받는 직원들이다. 따라서 그들이 내리는 과학적 결정에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현대 정부가 식습관 지침을 제정하게 만든 주된 동인으로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몸에 좋은 식량의 가격 상승을 숨기기 위해 값싸고 대량생산된 대체 식량을 홍보하려는 정부, 둘째는 종교적인 이유로 육류 소비를 대폭 줄였던 19 세기 움직임의 부활, 그리고 셋째는 고수익, 저영양의 쓰레기 가공식품 의 수요를 확대하려는 농업계의 이해관계다.
- 한 세기 전만 해도 인간이 소비하는 지방은 버터, 버터기름, 쇠기름, 돼지기름, 닭기름 등 몸에 좋은 동물성 지방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소비되는 지방은 '식물성 기름'이라는 오해하기 쉬운 명칭이 붙 은, 가공으로 변성되고 몸에 해로운 산업용 화학물질의 형태가 대부분 이다. 여기에는 주로 대두, 유채, 해바라기, 옥수수뿐만 아니라, 최악으 로 마가린도 있다. 최소한의 노력으로 건강을 가장 확실히 개선할 수 있는 식단으로 바꾸려면 이 끔찍한 산업용 화학물질을 건강한 동물성 지방으로 대체하면 된다.
- 1970년대에 정부는 옥수수의 대량생산을 추진하고 옥수수 가격을 현저히 낮추려는 정책을 시행했다. 그 결과 미국 옥수수 농가들은 수확 물이 엄청나게 남아돌았다. 이렇게 옥수수가 싸고 넘치다 보니 저렴한 가격의 혜택을 볼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옥수수를 소비하기 위한 온갖 창 의적인 방법이 개발되었다. 옥수수의 과잉생산이 워낙 감당이 안 된나 머지 이제는 훨씬 질 좋고, 건강에 이롭고, 효율적인 대체재가 존재하 는 시장에서조차 값싸고 열등한 가공 옥수수가 사용되는 실정이다. 예 를 들면 감미료, 휘발유, 젖소 사료 등 수많은 제품의 가공 공정에서도 정부의 풍족한 지원을 받는 옥수수가 훨씬 훌륭한 대체재들을 제치고 값이 싸다는 이유로 사용되고 있다.
- 옥수수의 가장 유해한 용도 중 하나는 미국에서 관세 때문에 매 우 비싼 설탕을 대신해 감미료로 쓰이는 고과당옥수수시럽HFCS이다. 1983년에 미국 식품의약국 FDA은 어이없게도 이 신물질을 '일반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인정됨으로 분류하고 판로를 열어주었다. 그 결과 미국 산 사탕, 가공식품, 청량음료의 대부분에는 일반 설탕보다 풍미가 떨 어짐은 물론 몸에도 훨씬 해로운 HFCS로 가득 차게 되었다. 미국 이외 의 지역에서 생산된 사탕과 청량음료가 왜 훨씬 더 맛이 좋은지 궁금했 다면 이제 그 이유를 알 것이다. 다른 국가들은 설탕을 사용한다. 하지 만 미국은 토양의 양분을 고갈시키고, 자동차 엔진 성능을 저하시키고, 비만, 인슐린 저항성, 당뇨병, 간 손상 등으로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 는 옥수수를 소비할 곳을 찾다가 소화기관과 자동차를 희생양으로 삼 았다. 
- 무지방, 저지방 식품은 풍미 좋은 동물성 지방이 없으니 모두 맛이 없다. 그러자 식품 생산 기업들은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 법이 설탕 첨가라는 것을 금세 깨달았다. 식습관 지침을 따라 동물성 지방을 피하는 사람들은 전보다 배가 더 자주 고프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결국 그들은 하루 종일 설탕이 든 간식을 폭식하게 되며, 식용으로 부적합하고 명칭도 어려운 인공 화합물이 다량 포함된 정크푸드로 허 기를 달랜다. 동물성 지방의 소비가 감소함에 따라 감미료, 특히 HFCS 가 맛을 내기 위한 대체재로 사용되는 경우가 증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체재는 중독성이 강한 반면, 건강에 좋고 포만감을 주는 동물성 지방은 결여되어 있다. 그래서 값싼 가공식품을 대체재로 찾는 사람들은 자 꾸 허기를 느끼고 과식하기 쉽다.
포화 지방을 타도하겠다는 전쟁이 낳은 가장 파괴적인 참극 중 하 나는 지방을 제거한 탈지유의 대중화였다. 20세기 초에 미국 농부들은 버터를 생산하고 남은 찌꺼기를 돼지를 살찌우는 데 사용했다. 특히 옥 수수와 섞어서 사용하면 가장 빨리 돼지를 살찌울 수 있다. 탈지유를 배합한 옥수수는 어용 과학의 마법을 거쳐 당국의 홍보와 지원 속에서 사람들의 아침 식단으로 권장되기에 이르러 이제는 사람들도 살찌우 는 결과를 낳았다. 
- 정제된 설탕과 밀가루는 음식이 아니라 마약이라 봐도 무방하다. 설 탕에는 필수영양소가 전혀 없으며 밀가루에는 필수 영양소가 극소량 만 포함되어 있다. 정제된 설탕과 밀가루를 섭취하고 느끼는 쾌락은 중독성 마약 주사를 한 대 맞을 때 얻는 쾌락과 비슷하다. 수전 톰슨은 저서 『완벽한 식사법』에서 설탕과 밀가루를 정제하는 과정이 코카인 과 헤로인을 중독성 강한 물질로 정제하는 과정과 유사하다고 설명한 다. 51 코카 잎을 씹거나 양귀비를 먹어도 쾌감과 에너지가 생기지만 중 독성은 아주 약해서 정제된 코카인이나 헤로인에 전혀 비할 바가 아니 다. 많은 문화권에서 선행 인류는 수천 년 동안 이들 식물을 섭취했으 나 정제되고 가공된 형태로 섭취하는 오늘날 후대만큼 심각한 부작용 에 시달리지는 않았다. 이 식물들은 강력한 마약 형태로 가공되기 시작한 현대에 들어 중독성이 한층 강해졌다. 이렇게 가공물 형태로 섭취하 면 식물의 나머지 부분을 먹을 필요 없이 순수한 알짜 부분을 고농축으 로 흡수할 수 있다. 그 결과 쾌감은 더 강력해지고 그에 따른 금단 현상 도 심해져 복용량을 늘리게 한다. 톰슨은 설탕이 코카인보다 여덟 배 더 중독성이 있다는 연구를 인용하면서, 이러한 약물의 가공과 설탕, 밀가루의 가공 원리가 매우 흡사하다는 놀라운 사례를 제시한다.
- 프라이스의 여행 목적 중 하나는 '육류나 동물성 식품을 포함하지 않 고 완전히 식물성 식품으로만 구성해서 온전하고 정상적인 발육에 필 요한 모든 영양소를 공급할 수 있는 현지인의 식단'을 찾는 것이었다. 53 그러나 전 세계를 샅샅이 뒤져도 프라이스는 식물성 식품에만 의존하 는 단일 문화권을 찾지 못했다. 건강을 유지하는 전통 공동체는 하나같 이 동물성 식품에 크게 의존했다. 프라이스가 발견한 가장 건강하고 정 력적인 인구 집단은 북극의 이누이트와 아프리카 목동들이었다. 이 두 집단의 환경과 관습은 동물성 식품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어떤 면에서도 유사하지 않았다. 프라이스는 모든 사회에 서 동물성 지방을 중시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주민들이 동물성 지방을 획득하기 위해 어느 정도까지 노력과 정성을 쏟는지 분석했다. 프라이 스는 식물에서는 추출할 수 없는 여러 영양소를 발견했고, 동물성 식품 을 섭취하지 않으면 건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한마디로 불가 능하다는 결론을 입증했다. 행여 주민들이 식물성 식품을 먹더라도 주 로 귀한 동물성 지방을 구하기 힘들 때 보충할 목적으로 섭취하는 수단 인 듯했다.
프라이스의 연구 이후, 그 누구도 동물성 식품을 배제한 식습관을 지닌 토착민이 한 명이라도 있다는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북극에서 열대지방에 이르기까지 모든 대륙의 모든 인간 사회는 역사를 통틀어 동물성 식품에 기반을 두고 자신들의 식단을 구성했다. 인터넷의 발달 로 올바른 식습관에 관한 지식이 어용 과학계의 세력권에서 벗어나 널 리 퍼지게 되었고, 그 결과 프라이스의 연구를 알게 된 사람들도 늘어 났다. 그 외에도 무수히 많은 학자, 의사, 영양사, 운동 트레이너들도 과학계 기득권층의 교리에 기꺼이 맞서기 시작했다.
- 프라이스의 연구에서 또 다른 중요한 결론은 우리가 일상의 일부로 받아들인 문명의 질병이 대체로 현대 가공식품, 특히 정제 곡물, 밀가 루, 설탕의 도입과 함께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음은 요점을 설명하기 위해 앞서 소개한 프라이스의 연구 중 제21장에서 인용한 것 으로, 수많은 예 중 하나에 불과하다.
오늘날 가공식품이 충치를 일으키는 주범이었다는 점은 무역선들이 태평양 제도에 출 몰해 건조 야자를 요구하기 시작한 이후 현지의 성장기 아동 사이에서 충치가 급속하 게 확산한 사실로 뚜렷하게 입증된다. 당시는 건조 야자 가격이 몇 달 동안 한창 비싸 던 시기였는데, 무역선이 야자 가격으로 지불한 대가는 흰 밀가루와 정제 설탕이 90퍼 센트, 그 외 의류와 직물류가 10퍼센트 조금 안 되었다. 톤당 400달러이던 야자 가격 이 4달러로 떨어지자, 무역선의 왕래가 멈추고 섬 주민들은 원래의 식단으로 돌아갔으 며 아이들의 충치 진행도 주춤해졌다. 이와 같이 충치가 생겼다가도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사례를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 프라이스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대부분 곡물과 채소 등 식물성 식재 료를 더 맛 좋고 무해하게 만들기 위한 식전 준비 과정을 자세히 연구 해 광범위한 문서로 기록했다. 이들의 전통 관습은 식물성 식재료에 존 재하는 많은 자연 독소를 제거하기 위해 재료를 절이고, 싹을 틔우고, 발효시키는 등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 영양소 흡수력을 높이는 것이 었다. 그러나 시간선호가 높은 법화 시대에는 아무도 이러한 전통 관습 을 따를 시간이 없다. 그 대신 대다수 사람들은 영양소를 포기하고 설 탕과 인공 향신료를 마구 쏟아부은 가공식품을 선호한다.

- 당연히 인문대학은 마르크스주의 계열의 이론을 어설프게 배운 학계의 하수인들이 점령하고 있다. 마르크스주의는 정부 권력을 강화하 고, 생산적 계급의 생활을 통제하기 위한 기생충 같은 비생산적 계급을 양성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유용한 이데올로기이기 때문이다. 자본의 권력을 반대하고 억누르자고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온갖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내뱉는 가운데서도, 마르크스의 전체 세계관은 정부가 신용과 화폐 창출의 기능을 장악하고 혁명적 선봉장으로서 사회 전반의 모든 경제적, 사회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사상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을 기 억할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세계를 약탈하는 정부에 기생충처 럼 기대어 살아가는 세력이 전 세계에 막대한 인명 피해와 파괴를 일으 킨 사악한 이데올로기를 아직도 조장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온 갖 피해의식과 독선적인 불만으로 무장했더라도, 결국 마르크스주의 자들은 한낱 법화를 양산하기에 부려먹기 좋은 어수룩한 꼭두각시들 일 뿐이다.
- 법화 시대의 과학은 공포를 조장하기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세간의 우려를 불러일으킬 만한 연구 결과를 내놓을수록 더 많은 자금을 받고 대학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금 제공자는 자금 지원에 따른 기 회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과학적 방법론을 가장한 끝없이 히스테리 적인 비관론이 사회에 초래하는 비용과 편익을 합리적으로 계산하지 않는다. 반면에 자유 시장에서라면 과학자들이 연구의 타당성과 가치를 입증해야, 자유의사를 지닌 투자자들이 자발적으로 그들에게 경화 로 자금을 지원해 줄 것이다.
이러한 맥락이 아니고서는 전 세계의 수많은 고학력 지식인이 이 산화탄소가 지구를 파괴한다며 병적으로 염려하는 놀라운 현상을 설 명할 수 없다. 모든 생명체에 필수적인 이산화탄소는 지구 대기의 일부로 항상 극소량이나마 존재해 왔으며, 현재 대기 중 농도는 약 418ppm(0.0418퍼센트)이다. 산업화 이전에는 약 280ppm였다. 이처럼 농도 증가분이 미미한데도 현대 기후 과학은 자연환경이 마주한 모든 문제를 이산화탄소 탓으로 돌리며 기이하리만치 태양광을 숭배하고 있다.
- 이 히스테리의 대부분 기반이 되는 온실효과는 실험실 환경에서 잘 입증된 효과다. 그러나 어용 과학자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검증 가능한 가설이라는 과학적 방법을 사용해 이산화탄소의 증가가 실제 세계에 서 어떤 효과를 일으키는지 입증하는 데는 완전히 실패했다. 초기 히 스테리는 주로 지구 온도 상승에 초점이 맞춰져, 세계의 대부분 인구가 거주할 수 없을 만큼 기온이 상승하리라는 파멸적 예측이었다. 이러한 비관론이 수십 년간 이어졌음에도 지난 세기 동안 전 세계적으로 측정 된 온도 기록은 상승세를 거의 나타내지 않았을뿐더러, 변동치가 얼마 가 됐든 산업화 이전에 지구가 경험한 정상적인 변동치 범위를 벗어나 지 않았다.
탄소 히스테리의 초기에는 산업화의 시작과 함께 지구 온도가 하키스틱 모양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에 대체로 합의가 모아졌다. 그리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급격한 온도 상승 으로 지구와 인류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공포가 조성 되었다. 명성 높은 어용 과학 연구 센터의 아주 유명한 과학 연구를 기 반으로 발표한 하키 스틱 모형은 전 세계의 상상력을 사로잡았고, 앨 고어 전 부통령 주연의 자극적 공포물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에도 등장했다. 특히 여기서 유명한 장면은 고어가 거대한 프레젠테이션 화 면 앞에서 리프트를 올라타고 지구온난화 기록을 추적하며 산업화가 지구를 돌이킬 수 없이 변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한 대목이다.
그러나 2010년 현대 어용 과학계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가 발생했다. 해커들이 이 연구에 참여한 연구원들의 이메일을 폭로해 낸 것이다. 여기에는 과학자들이 20세기 후반에 목격된 기온의 '하강을 감 추기' 위해 데이터를 다양하게 조작하는 방법을 논의했다는 내용이 매 우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물론 그들은 어용 과학자여서 이 노골적 인 사기에 연루되고도 아무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여전히 전 세계에 히스테리를 조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기가 폭로되면 서 탄소 히스테리의 토템이자 부적인 '하키 스틱'은 다행히 자취를 감췄 다. 73 어용 과학자들의 착각과 달리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준이 지구의 온도 조절 장치라고 믿을 근거는 거의 없다.
해양 산성화도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증가해서 나타나는 영향 중 하나로 흔히 거론되고 있다. 이 영향을 다룬 수십 편의 학술 논문이 발표 된 바 있다. 그러나 다른 과학자들이 이 연구 결과들을 재현하는 실험 을 수행한 결과, 이들 논문이 특정 결론을 얻기 위해 극도로 자의적인 방법론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났다." 어용 과학자들이 물고기를 수조에 넣고 연구했을 때는 물고기가 잘 자라지 않았다. 그러 나 훗날 다른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비교적 높은 바닷물에서 테스트한 결과, 물고기가 이산화탄소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 을 알아냈다.

- IMF의 주요 역할은 전 세계의 최종 대부자로서 대출을 제공하는 것 이다. 개별 정부는 대외결제에 필요한 외화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현행 통화 체제는 연화로 작동하기 때문에, 이 체제가 계속 돌아 가도록 유지하려면 확장적 통화정책이 거의 불가피했다. 미국 연준의 자금조달 덕분에 IMF는 전 세계 중앙은행에 다량의 미국 달러 표시 채 권을 발행할 수 있었고 지난 70년 동안 이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다. 미국 달러가 글로벌 기축통화의 지위를 잃지 않으려면 IMF의 존 재가 필수적이다. 최종 대부자 역할을 할 글로벌 대출기관이 없었다면 모든 제3세계 국가에서 달러화가 바닥났을 테고 중앙은행들은 파산했 을 것이다. 그러면 제3세계 국가의 은행과 개인들은 다른 국가의 통화나 금을 가지고 세계무역에 참여해야 한다. IMF가 회원국의 자국 통화 에 금본위제 적용을 엄격히 금지하는 것은 괜한 것이 아니다. 안 그러 면 19세기의 세계 금본위제가 그랬듯이, 국제 금융의 안정이라는 IMF 의 공식 목표를 모두 달성하더라도 미국 달러가 글로벌 기축통화 지위 를 계속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IMF가 최종 대부자 역할을 하면서 생기는 문제점은 독점적 중앙은 행에 내재하는 문제점과 같다. 개별 은행을 구제할 수 있는 중앙은행의 능력은 은행들이 구제금융의 가능성을 믿고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도 록 부추긴다는 점에서 집단적인 도덕적 해이를 일으킨다. 달러가 글로 벌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기를 바라는 IMF는 모든 정부가 달러를 사 용하도록 장려하고 달러가 떨어지면 대출해 준다. 금본위제하에서 금이 고갈되고 파산한 국가는 사실상 채권국들에 국권이 넘어갔다. 왕이 파산하면 퇴위하고 국토 전체가 다른 나라에 점령되었다. 국가가 채무 불이행이나 파산에 이르면 매우 심각한 결과가 뒤따랐고, 책임 있는 재 정 및 통화정책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남겼다. 그러나 IMF가 구제금융 을 제공하기 시작한 후로는 국가 지도자들이 IMF로부터 대출받아 후 대의 국민에게 파산 비용을 전가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무능과 실정 에도 별로 심각한 대가를 치르지 않게 되었다.
나중에 세계은행으로 개칭되는 국제부흥개발은행의 초기 목적은 유 럽을 재건하고 극빈국들을 위해 개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었다. 그런 데 영국과 미국 대학에 만연한 끔찍한 케인스주의와 사회주의 사상에 영감을 받은 미국인들은 세계의 빈곤국들이 발전하려면 막대한 개발자금을 원조해야 한다고 믿게 되었다. 당시 미국이나 영국의 관료와 학 자들의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소련은 경제적 성공의 본보기였다. 그 들은 소련의 중앙 계획 경제가 빈곤국들에 상당한 경제성장과 발전을 제공할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 다른 국가들이 소련과 손잡지 못하게 막 으려면 전 세계의 모든 개발 계획을 미국이 중앙 집권식으로 주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세계은행도 미국 연준의 신용 자금줄에서 재원을 조달해 1950년대 부터 제3세계 국가들의 개발 계획을 이끌어온 주역이었다. 그들이 주 력하는 사업 모델은 빈곤국에 개발 자금 대출을 제공하고 개발 계획을 지원하는 것이다. 지난 70년 동안 경제학의 한 분과로서 개발경제학은 이러한 대출을 위한 정교한 마케팅 자료 역할을 했다고 이해하면 가장 적절하다. 세계은행의 계획이 불가피하게 실패하고 부채가 상환되지 않으면 IMF가 개입해 낙후된 국가들을 갈취하고, 자원을 약탈하며, 정 치체제를 장악한다. 이 모든 비용을 대출의 형태로 지불해야 하는 빈곤 국을 희생시키면서 빈곤 산업 종사자를 위한 많은 일자리, 소득, 여행 기회를 창출하는 주체는 바로 공생 관계에 있는 IMF와 세계은행이다.
-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국가 중 상당한 기간에 걸쳐 성공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룩한 미개발 국가의 사례는 보츠와나와 칠레 두 곳뿐인 데, 둘 다 각 대륙에서 가장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채택하고 있다. 반면 에 정부가 막대한 차관을 들여와 중앙 집중식으로 경제를 계획하면 언 제나 경제적 재앙과 초인플레이션으로 귀결되었다.
빈곤 산업에서 '자리 하나 차지해서 생계를 유지하는 개발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인도와 중국의 성공은 정부가 계획을 세우고 경제에 적극 적으로 개입해 훌륭한 성과를 이룩한 증거로 여겨진다. 그러나 빈곤산 업에서 급여를 받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경제성장의 진정한 동인은 정 부 개입을 대폭 축소하는 것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또한 국가의 역할 과 빈곤 산업을 더욱 제한해야 더 빠른 성장과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도 확실하다. 중국과 인도의 관료와 정치인들이 시행한 정책이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 것은 그 정책들이 좋아서가 아니라 워낙 국가통제주 의적 성격이 강했던 과거 정책보다 한결 덜 끔찍해졌기 때문이다.
경제 발전의 달성은 불가사의한 일이 아니다. 단지 평화, 건전화폐, 그리고 일하고 재산을 소유하고 자본을 축적하고 자유롭게 거래할 개 인의 자유가 있으면 된다. 진짜 불가사의한 것은 국제 금융 기구로부터 거액의 대출을 받으면서 어떻게 중앙에서 경제 발전을 계획할 것이냐 다. 이것이 결국 개발경제학자들이 갈팡질팡하는 이유다. 그들의 임무 는 빈곤을 종식하거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경력을 쌓고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전 세계의 법화 통화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다.

- 1915년 미국의 집값은 평균 3500달러였고, 2021년에는 26만 9039 달러였다. 107년 동안 복리 계산으로 연 4. 18퍼센트씩 상승한 셈이다. 법화 본위제가 1914년에 통화량을 고정하고 대신 물가가 매년 2퍼센 트씩 하락했다면 오늘날 미국의 평균 집값은 411달러가 되었을 것이 다. 달러 공급량이 훨씬 적었다면 물가는 현재 수준보다 훨씬 낮았을 테니 말이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 소득 가치도 훨씬 줄겠지만, 재화 가격이 하락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구매력이 좋아지므로 저축한 돈으 로 해마다 더 많은 재화를 구매할 수 있다. 1915년 당시 여러분 증조부 모 세대에게 411달러는 집값의 12퍼센트에 해당했다. 그러나 그 돈을 간직했다가 여러분에게 물려줬다면, 오늘날 여러분은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 여러분의 증조부모에게 목돈이 오늘날에는 여러분의 생계비로 충분할 것이다. 물가가 하락하는 세계에서는 이것이 사람들에게 미래 를 위해 저축해야 할 강력한 동기를 부여할 것이다. 인류가 법화의 인 플레이션으로 고통받지 않았다면 지금쯤 생활수준이 얼마나 향상했을 지는 오직 상상에 맡기겠다.
세계은행 데이터에 따르면 1965~2020년 주요 국가에서 통화 공급 에 따른 연평균 물가 상승률은 스위스가 6.67퍼센트, 미국이 7.44퍼센 트, 일본이 9.76퍼센트, 영국이 10.87퍼센트, 중국이 20.33퍼센트다.

- 군사적 충돌은 결국 가장 원시적인 권력 경쟁이다. 적을 해치우기 위해 더 많은 물자를 이동하고 더 많은 물리적 에너지를 투입할 수 있 는 자가 승리하기 때문이다. 영국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법화를 탄생 시켰고,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세계 최강국이 되어 전후에 법화 시스템을 설계하고 인플레이션을 세계에 수출할 능력이 생겼다. 미국 의 통화 패권은 오늘날 전 세계에 퍼져 있는 군사 기지 네트워크와, 단 시간에 지구 전역에 압도적인 군사력과 파괴력을 자랑하는 대형 항공 모함 등을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 이러한 패권의 과시와 함께 달러가 전 세계적으로 흘러들어 글로벌 통화 체제의 기본 레이어로 자리 잡았 다. 미국이 대외적으로 군사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소모하는 국력과 전 세계에서 수행하는 끊임없는 전쟁의 소용돌이는 바꿔 말하면 미국 달 러와 통화 당국이 전 세계적인 자본의 이동을 촉진하는 글로벌 금융 시 스템의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 소모하는 노력과 에너지이기도 하다.
- 자본재의 본질적 속성은 생산자의 한계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맨 손으로 고기 잡는 사람보다 낚싯대를 사용하는 사람이 시간당 생산성 이 높고, 또 낚시꾼보다 작은 배와 그물을 갖춘 어부가 생산성이 높으 며, 또 어부보다 현대식 저인망 어선이 생산성이 훨씬 높다. 자본축적 량이 증가하면 노동자의 한계 생산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자본축적량 이 많은 나라가 빈약한 나라보다 소득수준이 높다. 인간의 진보와 문명 화가 진행되는 과정은 인간이 투입하는 노력 단위당 더 많은 산출물을 생산할 수 있게 자본을 축적하는 과정이다. 더 많은 자본이 축적될수록 노동생산성이 더 향상되고 생산물의 한계비용은 낮아진다.
이 분석을 비트코인의 전력 소비 문제에 적용하면 놀라운 의미를 발 견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세계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값싼 에너지 생산을 증진하기 위해 전 세계 에너지 생산자에게 강력한 시장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비트코인은 시세보다 낮은 전기 비용으로 채굴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커다란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전 세계 어디서나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을 개발하는 자에게 매우 큰 가치를 보상한다. 이어서 이 금전적 보상이 저렴한 에너지원을 위한 자 본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촉진해 에너지 생산을 증가시키고 비용은 떨 어뜨린다. 이는 9장에서 논의했듯, 법화가 불안정하고 간헐적인 에너 지원의 사용을 의무화하고 장려함으로써 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원 의 개발을 방해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특히 흥미롭다. 비트코인의 성장 은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계속 커다란 보상을 제공하기 때문에 법정 연료의 성장이 그동안 초래한 피해를 바로잡을 해결책이 된다. 정부가 이 믿음직한 에너지에 세금을 부과하 고 규제해 가격을 훨씬 높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거꾸로 정 부로부터 시뇨리지를 빼앗아 전 세계에 저렴한 에너지 생산 자금으로 사용함으로써 인과응보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비트코인의 성장은 전기로 생산된 디지털 재화의 화폐화이고, 비트 코인 수요가 증가하면 전력 수요도 증가할 것이다. 비트코인이 이 세계 를 얼마나 강력하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지 최대한도를 상상하고 싶 다면 첫째로 비트코인의 화폐화가 인류가 발명한 가장 중요한 경제재 인 전력 생산을 주도하리라는 점, 둘째로 부채와 법화의 화폐화로 국채 남발과 정부 권력의 확대를 초래한 법화 시스템이 권좌에서 밀려날 것 이라는 점을 깨달으면 확실한 답이 나온다. 비트코인은 정부, 관료, 대 출기관, 차용인, 호전적인 군대에 시뇨리지의 혜택을 제공하는 대신 기적의 상품을 생산하도록 유도해 전 인류가 번영하고 암흑, 추위, 질 병, 자연재해를 극복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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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6

Quote of the day 2024. 8. 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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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유니쿠스

인문 2024. 8. 5. 07:01

- 인간에게 불안이 없었다면 역설적이게도 인간의 현재 역시 없었을 것입니다. 불안하기 때문에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지 않 고, 불안하기 때문에 아무 것이나 먹지 않습니다. 불안하기 때문 에 우리는 주의를 기울이고, 불안하기 때문에 우리는 내일을 준 비합니다. 불안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불안하 기 때문에 누군가를 사랑하기도 합니다. 산소처럼 평소에는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적정 수준의 불안 인 것입니다. 하지만 불안이 적당하게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적절하게 불안을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불안을 단순히 피하거나 억누르려는 시도가 아니라, 그 원인을 파악하고 그것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더 강해지고 성숙해 질 것입니다.
- 뇌는 디스카운팅 메커니즘을 따른다는 말을 아는가?
누가 선물을 줬다고 가정해 보자.
그게 마음에 쏙 드는 다이아몬드 목걸이면
처음에는 정말 행복하다.
다음 날에도 행복하지만 전날만큼은 아니다.
1년 뒤에는 목걸이에서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한다.
뇌는 왜 이러는 걸까?
살아남기 위해서다.
원래의 것에 익숙해져야만
새로운 위협을 감지할 수 있으니까.
이건 분명 뇌의 디자인상 결함일 거다.
감사함이나 기쁨 대신 위험, 생존 신호나 탐지하다니.
아예 리셋 된다면 좋지 않을까?
이제 인간들은 짐승의 습격을 받을 일이 없으니까.
위험 신호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느라
삶의 아름다움은 다 잊어버린 것 같았다.
-영화 <어디갔어, 버나뎃>, 나레이션 중에서

- 인간의 뇌는 정확성 보다는 신속성을 위해 설계
되었습니다. 빠른 선택과 결정에 최적화된 것이라, 깊이는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깊이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속도가 우리를 지배할 것입니다.
우리가 전망에 게을러진다면, 생산성에 질식당할 것입니다.

- 질문의 본질
일본의 젊은 철학자 지바 마사야는 '공부란 상실이다.'라는 화두를 던집니다. 공부를 '지식의 획득으로 알고 있는 우리의 상 식으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는 '깊이 공부하는 것은 동 조에 서툴러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깊이 공부하지 않아도 인 간은 살아갈 수 있다. 깊이 공부하지 않는 삶은 주변에 맞춰서 움 직이는 삶이다. 나를 주변 상황에 잘 맞추는 삶, 즉 동조에 능한 삶이다. 반대로 깊이 공부하는 것은 흐름 속에서 우뚝 멈춰 서는 것이다. 즉 동조에 서툰 삶이다." 깊이 있는 공부의 시작은 무조 건적 동조를 멈추고, '기존의 방법대로 바보 같은 짓을 하는 자신을 상실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그는 생각합니다. 우리는 주변 환경에 쉽게 동화되어, 어떤 의견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일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타자 의존적인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 비로소 동조를 멈추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당연시해 왔던 것 을 의심하는 것에서 좋은 질문은 태어날 것입니다.
- 에릭 호퍼(Eric Hoffer)는 창의력이란 '숨겨진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질문을 발견하는 데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질문은 단순히 답을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의미를 찾으며, 불확실성을 탐험하는 방법이 됩니다.
질문은 그 자체로 존재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 모든 시대는 공감의 시대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인류의 공감적 특성의 진화를 호 모 엠파티쿠스로 설명합니다. 그의 책 <공감의 시대》는 프란스 드발의 책과 우리말 제목이 같습니다. 하지만 프란스 드발은 동 물의 사회적 행동에서, 제러미 리프킨은 인류의 긴 문명사의 관 점에서 공감을 서술했습니다. 원제를 그대로 직역하면 '공감의 문명 The Empathic Civilization' 정도가 될 것입니다. 제러미 리프킨은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전제를 의심합니다. 오히려 인류 의 문명을 진화시켜 온 것은 '공감'에 있다고 말합니다. 출발이 다른 두 저작은 이 지점에서 만나게 됩니다. 공감 능력은 동물의 본능에서, 그리고 인류의 역사 속에서 발견되는 중요한 가치입니 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동물입니다. 이 말은 '개인이 사회 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개인을 만든다는 것을 의미합니 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집단에서 배제되는 것은 공포로 작 용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공감은 집단 내에서 신뢰를 형성하고, 협력을 촉진하며, 사회적 규범과 문화를 내면화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인간은 타인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배우 고, 성장하며, 발달해 왔습니다.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현재에 이 르기까지 공감은 본능적 차원에서든 문화적 차원에서든 인류 발 전의 중요한 동력이었던 것입니다.

-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
-알랭 드 보통 Alain de Botton

- 창의적인 사 람들은 상반되는 특성들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내향적인 동시에 외향적입니다. 산만하면서도 고요합니 다. 개방적인 동시에 편집적입니다. 창의적 사람들은 이러한 모 순들을 품고도 미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오히려 이러한 모호성 을 갖고서 몰입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창의적인 사람들의 공 통점은 지칠 줄 모르는 호기심과 집중력입니다. 그리고 가장 결 정적인 점은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한다는 사실이라고 칙센트미 하이는 강조합니다.

- 세상을 대립되는 것들의 가치로만 바라볼 때 우리는 경이와 신 비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양극단에 주목하다보면 그 사이의 눈부 신 스펙트럼을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창의적 사람들은 두 가 지로 나뉘어진 이분법적 세상을 통합하는 사람들입니다. 동시에 구분과 경계, 영역과 틀을 해체하는 사람들입니다. 새로움은 그 렇게 탄생합니다. 앞면이면서 동시에 뒷면을 가진 동전은 그렇게 우리의 상상력에 의해 주조되는 것입니다.

- 삶은 의미가 있을까?
'정말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 그것은 바로 자살 이다.' 이 말은 알제리 출신의 소설가 알베르 카뮈Albert Camus가 쓴 <시지프 신화>의 도입부 문장입니다. '인생이 굳이 살 만한 가치 가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철학의 근본적 질문일 것입니다. 시지프는 신들을 속인 죄로 참혹한 형벌을 받 습니다. 무거운 바위 덩어리를 산 정상까지 힘겹게 밀어 올려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상에 바위를 올려 놓는 순간, 바위는 다 시 아래로 굴러 떨어집니다. 시지프는 이 작업을 무한 반복해야 하는 운명을 받아들입니다. 이런 삶에 어떤 의미가 존재할까요?

- 콘트라프리로딩Contrafreeloading
콘트라프리로딩이란 용어는 동물심리학자 글렌 젠슨Glen Jenson이 만든 용어입니다. 쥐의 생태를 관찰한 젠슨은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먹이보다 자신이 직접 찾아서 먹는 먹이를 더 좋아 하는' 동물들의 성향을 발견합니다. 쥐는 쉽게 구할 수 있는 먹 이만을 선호하는게 아니라 일을 통해 직접 먹이를 찾는 것을 좋 아합니다. 이 콘크라프리로딩은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려는 경제학 이론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다시 현대의 시지프 실험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레고 조립 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자신이 조립한 레고가 바로 분 해되는 광경을 보는 것은 기분 나쁜 일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하는 일이 무의미하고 무가치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 우리는 기꺼이 기쁨을 추구해야만 한다.
우린 쾌락 없이 살 수 있지만, 기쁨 없이, 즐거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이 무자비한 세상의 불구덩이 속에서 우리는 고집스럽게 기쁨을 받아들여야 한다.
-잭 길버트Jack Gilbert <변론취지문, A Brief for the Defense>

- 인간이 손도끼를 발명할 수 있을 정도로 진화하기까지 400만 년이 걸렸다. 그리고 더 나은 손도끼를 만드는데 다시 200만 년이 걸렸다. 그런데 지질학상으로는 찰나인 단 2만 년 사이에 인간은 예술, 농경, 바퀴, 컴퓨터, 그리고 우주선을 만들어냈다. -조지 자카다키스 George Zarkadakis

- 나를 찌르고 들어오는 것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기호학자인 롤랑 바르트 Roland Barthes 는 자신의 저서 《카메라 루시다》에서 사진을 경험하는 2가지 방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스투디움Studium'과 '푼크툼 Punctum'의 개념이 바로 그것입니다. 스투디움이 일반적인 감정이 나 호의적인 참여에 해당된다면, 푼크툼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찌르고 들어오는 무엇'을 주는 요소입니다. 롤랑 바르트의 말을 빌리자면 스투디움은 문화에 의해 길들여진 양식을 포함하는 것 입니다. 이것은 '특별한 강렬함'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평균적 흥 미에 가깝습니다. 반면 푼크툼은 자기 안에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내 안에서 작은 전복을 야기시키는 것들입니다. 푼크툼은 뾰 족한 도구에 의한 상처, 찌름, 점을 가리키는 라틴어 단어에서 왔 습니다. 푼크툼은 관람자의 기억, 감정, 개인적 경험과 교차하면 서 내면에 깊은 감동이나 충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는 매우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작용하는 것입니다. 스투디움이 호감이라면 푼크툼은 사랑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어정쩡한 욕 망과 어정쩡한 의지를 일으키는 스투디움을 그냥 '좋은 사람'이 라 부른다면, 아프고, 질투하며, 뜨거운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 게 만드는 푼트툼은 '사랑하는 사람'으로 불릴 수 있습니다. 알고 있는 것이 많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 알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랑하는 사람'이 푼크툼의 정서일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적 삶은 스투디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편적 하루, 사진작가 카파의 표 현대로라면 '아침이 와도 일어날 이유가 없는' 평이한 나날의 연 속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상성을 통해 우리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살아가는 것에 익숙합니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어 정쩡한 거리에서 그냥 평균적인 하루를 보낸다면, 우리는 우리의 하루에 우리의 인생에, 충분히 다가가지 않는 것입니다. 하루하 루의 일상도 분명 우리에게 소중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일반적 인 정서, 평균적인 느낌에 열광하지는 않습니다.

- 감정은 촉발이 아니라 구성되는 것
리사 펠드먼 베럿Lisa Feldman Barrett은 인간의 감정에 관해 전통 적인 견해를 반박하는 학자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배럿이 쓴 책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는 감정이 보편적이고, 고정 된 반응이라는 기존의 관점에 도전합니다. 보통 감정이라고 하 면 어떤 상황에서 자동적으로 느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 만 베럿은 감정이 뇌에서 만들어내는 '예측'이라고 주장합니다. 즉, 우리의 뇌는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상황을 예측하고, 그 예측이 감정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구성된 감정이론theory of constructed emotion이라 부릅니다." 이것은, 감정은 촉발되는 것이 아 니라, 우리가 감정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 관점은 뇌 과학 연구 결과와 맞물려 많은 연구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 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른 후 우리는 어 색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아제오토리' 라는 일본의 감정 단어가 있는데 이는 '머리를 자른 뒤 더 못나보이는 느낌'을 뜻합니다. 다른 문화권에서는 이러한 감정을 설 명하는 단어가 없습니다. 샤덴프로이데 Schadenfreude는 독일어로 '타인의 불행에서 느끼는 왠지 모를 쾌감을 뜻합니다. 이렇듯 어 떤 감정은 특정 문화권에서 더 명확하게 인식하고 표현할 수 있 다고 배럿은 말합니다. 이는 감정이 단순히 내재된 것이 아니라, 언어와 문화에 의해 '구성되고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최 근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조어 중에 '웃프다'라는 말이 있습니 다. '웃기다'와 '슬프다'의 합성어입니다. 웃기는 일인데, 한편으 로 씁쓸한 느낌이 들 때 이렇게 표현합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단 어가 있다면 우리는 그러한 감정을 더 자주 구성할 수 있는 것입 니다. 감정이 의미의 구성이고 뇌는 개념으로 조직된 과거 경험 을 사용해 우리의 감각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리사 펠트 먼 베럿은 강조합니다. 감정이 세계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면, 우 리는 감정을 능동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입니다.

- 자세히 보아야 아름답다
사진을 분류하는 방식은 경험적이거나, 수사적이거나, 또는 미학적이지만 이러한 구분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은 '새로움' 이라고 롤랑 바르트는 말합니다. 우리가 만들어 내야할 새로움은 일상에서 멀리 떨어진 개념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우리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설 때 성취될 수 있습니다. 풀꽃을 가까이 관 찰한 나태주 시인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라는 통찰을 얻었습 니다. 길가의 풀꽃은 그냥 지나치기 십상입니다. 눈길을 끄는 화 려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번이라도 풀꽃을 자세히 들 여다본 사람은 시인의 언어에 전적으로 공감할 것입니다. 카파 의 사진은 그래서 매력적입니다. 피사체에 충분히 가깝게 다가갔 기에 평균적 정서의 거리가 해체되는 것입니다. 보는 사람의 감 정과 의식을 찌르고, 상처를 내고 내면의 동요를 일으킵니다. 푼크툼적 정서는 디테일에 있습니다. 디테일은 자세히 보고, 가깝 게 보아야 비로소 우리 눈에 포착되는 것입니다. 한 발짝 더 다가 섬으로 우리는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습 니다. 카파의 사진처럼, 시인의 문장처럼, 다른 시야를 갖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할 것입니다.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시대는 곧 창의성의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창의성은 평균에서 나오지 않 습니다. 오늘 우리의 하루에 한 발짝 더 다가서보면 어떨까요? 하 루가 훨씬 내밀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 영웅의 여정은 일상적 현실에서 시작됩니다. 익숙한 세상에서 예기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영웅은 모험으로 의 부름을 받습니다. 처음에는 그는 이것을 거부하지만 곧 멘토 를 만나고, 되돌아갈 수 없는 도전의 문턱을 넘어섭니다. 낯선 세 상을 통과하며 동지와 적을 만나게 되고, 시험을 견디며 싸우는 법을 터득합니다. 이제 동굴의 가장 안쪽으로 들어갈 시간입니 다. 적들과의 힘겹고 치열한 싸움이 시작되고, 곧이어 주인공은 어둠 속에서 극한의 바닥을 경험합니다. 그는 불굴의 의지와 신 념으로 다시 칼을 움켜쥘 힘을 얻습니다. 영웅은 두려움을 극복 하고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싸워나갑니다. 그는 마침내 세상을 구하고 귀로의 여정에 오릅니다. 여기서 마지막 위기가 찾아오고 주인공은 또 한 번 쓰러집니다. 하지만 영웅은 죽음의 문턱에서 끝내 부활하고, 결국 꿈에 그리던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비로 소 '삶의 자유'를 성취하게 된 것입니다.

- 호모코나투스
우리는 기본적으로 안정을 추구하지만, 또한 모험 유전자를 갖고 있습니다. 익숙한 것을 좋아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것을 향 해 거침없이 나아갑니다. 인류는 7만 년 전 아프리카 사바나를 버리고 아라비아 반도에서 유라시아로 긴 모험을 시작했습니다. 멈출 수 없는 인간의 도전은 달을 향하고, 화성을 향하고 이제는 우주 너머를 향합니다. 또한 인간 내부로 탐험은 우리가 누구이 고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 수 있게 했습니다. 인간의 지능을 모 방한 인공신경망을 만들고, 인간의 육체를 모방한 휴머노이드를 탄생시켰습니다. 안정의 유혹은 달콤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 한 만족에 머물지 않고 끝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해 왔습니다. 그 리하여 마침내 영웅 이야기를 써내려 갈 수 있었습니다. 호모 코 나투스는 '이야기하는 인간' 즉, 호모나랜스의 전제 조건입니다. 호모 코나투스는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자입니다. 모험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열어갑니다. 외적 여정을 통해 내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주인공입니다. 자신의 소명을 발견하고, 새로운 탐험 속으로 망설임 없이 뛰어듭니다. 익숙함에 저항하고 낯선 세상 을 향해 길을 떠납니다. 이런 사람은 헤겔G. W. F. Hegel이 말했듯 자 기 안의 평화와 결별한 사람입니다.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 아 니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바닥에서 일어서는 사람입니다. 불안 해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그 불안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사람 입니다. 단점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 단점을 자신만의 특별함으 로 만드는 사람입니다. 타인에게 있는 것을 부러워하는 것이 아 니라, 자기 안에서 진정한 힘을 발견하는 사람입니다. 현실의 힘 겨움에 고개 숙이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현실을, 부조리를 똑바 로 쳐다보는 사람입니다. 때로는 실패가 때로는 좌절이, 때로는 슬픔과 때로는 고난 때문에 불면의 밤을 보내겠지만, 끝내 그것 들을 이기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그렇게 완성되어 갈 것입니다. 4,800여 년 전 길가메쉬가 그랬듯이.

-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놀이 연구자로 인정받는 스튜어트 브라운 박사는 그의 저서에서 일과 놀이를 연결시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사실 놀이의 반대말은 '일'이 아니라 '우울함'이다.
놀이 없는 일은 지루하거나 따분하다.
물론 우리는 순수한 의지력만으로 꽤 오래 버틸 수 있다. 그러나 자기가 하는 일을 즐기지 못하고 놀이할 시간을 갖지 못하면, 해당 분야에서 높은 수준까지 오를 수 없다." 자신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기 위해서 일과 노는 시간이 필수적입니다.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놀이에 참여 하듯, 일에 몰입하려면 일을 온전히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단계는 쉽게 성취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 않다면, 많은 사람들이 일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는 역설이 발생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 철학은 학문이 아니라, 모든 종류의 삶과 지식 분야에 느닷없이 생기를 불어넣고 스스로의 한계와 충돌하도록 만들 수 있는 하나의 강렬함이다.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amben 《불과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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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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