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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전스

과학 2015. 2. 1. 16:52

 


이머전스

저자
스티븐 존슨 지음
출판사
김영사 | 2004-04-19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창발성(emergence)이란 하위수준(구성요소)에는 없는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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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계들은 똑똑한 수뇌부가 아니라 비교적 우둔한 대중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하향식이 아니라 상향식 조직이다. 그들은 밑으로부터 여론을 모은다. 전문용어로 말하면 그들은 창발적 행동을 보이는 복잡적응계이다. 이들 체계 안에서는 작은 규모로 존재하는 행위자들이 한 단계 높은 행동을 창조하는 일이 발생한다. 개미가 개미집단을 창조하고, 도시거주자가 거주구역을 창조하고, 간단한 패턴인식 소프트웨어가 신간서적 추천방법을 창조한다. 저차원의 법칙에서 고차원의 복잡계로 발전하는 것을 우리는 창발성(emergence)이라 부른다.
- 데보라 고돈은 각각의 행위자가 전체 상황을 모른채 서로 협동해서 일하는 개미 집단에 흥미를 느꼈다고 말하면서 개미는 국지적인 정보만을 이용하여 자기일을 해낸다고 한다. 국지적이란 말은 무리 논리의 힘을 이해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개념이다. 체제에 속하는 행위자 하나하나가 상부의 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옆에 있는 이웃을 보고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는 개미집단 체제에서 우리는 창발적 행동을 보게된다. 개개의 행위자는 국지적으로 생각하는 동시에 행동하지만 그 각각의 행동들이 모여 전체 행동을 낳는다.
- 시간이 지나도 어떤 구성요소보다도 전체는 더 오래 존속한다는 것은 복잡한 체제를 정의하는 특징이다. 개미들은 각 세대마다 생겨나고 사라지지마나 집단 자체는 계속 발전하면서 더욱 안정적이고 조직적인 존재로 성장한다. 영속성과 불안정성이 이렇게 뒤섞여 존재한다는 것은 좀처럼 믿기 어렵다.
- 배아가 일정한 크기에 이르면 세포집합체가 형성되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짐. 어떤 세포 집합은 팔의 시초가 되고 어떤 세포집합은 두뇌의 구불구불한 회색물질을 구성하는 시초가 된다. 각 세포는 어떻게든 설계도면상 자신이 어디에 속해 있는지를 알아야 하지만 세포도 개미처럼 전체를 보지 못함. 뿐만 아니라 세상에 나올 때 편지봉투처럼 주소가 적히거나 공장의 일련번호같은 것이 찍히지도 않았다. 그러나 세포는 자신이 속한 유기체를 보지 못하는 대신 세포연접을 통해 전달되는 다른 세포의 신호로 거리차원에서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이것이 자기조직화의 비결이다. 즉 각 세포는 이웃세포를 보고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기 때문에 세포집합체가 생기는 것이다.
- 천년 단위의 시간에서 보면 우리의 개별 의지는 15년이라는 집단수명 중, 극히 일부만을 살다 죽는 수확자 개미의 의지와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다. 오늘날 도시의 보도를 걷느 우리의 자유의지는 집단의 운명을 알지 못하는 개미처럼 천년이라는 장기적 차원의 도시를 알지 못한다. 이런 차원에서 이해할 때 도시라는 초유기체의 성공은 지난 몇세기 동안 5천명 이상의 공동체에서 살았던 사람의 수가 세계 인구의 3% 미만에 불과했던 최근까지 발생한 세계적 사건 중 가장 획기적 사건이라고 할만하다.
- 우리는 때때로 창발적 체제들이 자신의 힘으로 생겨난다고 말하지만 중세 초기의 경우 농촌주민이 그야말로 스스로의 배설능력을 이용해 온전한 도시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 주민들에게 더 큰 거주집단을 형성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모두 어떻게 하면 토양을 더 비옥하게 만들까, 어떻게 하면 바쁜 주민들의 분뇨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와 같은 국지적 문제들을 해결하려 했다. 그러한 국지적 결정들이 모여 도시폭증이라는 거시행동을 낳게 된 것이다. 철학자이자 역사가인 마누엘 드 란다는 이 도시폭증의 현상은 그 후 500년 동안 어떤 변화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급격한 속도로 진행되었다. 1800년대에 들어 에너지의 흐름은 화석연료를 이용하여 더욱 강화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개발되어 대대적인 도시발생과 성장이 다시 한번 일어났다고 적고 있다. 그리고 그 새로운 에너지 흐름의 강화를 통해 맨체스터나 리즈같은 공업도시와 런던, 파리, 뉴욕 같이 거대한 초유기체들이 새로운 형태를 띠고 발생했다.
- 인간은 논리적 조합을 통해 생각하는 것보다 패턴을 인식하는 데 훨씬 뛰어난 재능을 보인다. 우리는 이 성향에 의존하여 거의 모든 정신작용을 처리한다. 사실 패턴인식은 신경회로 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바로 이 기능이 극도로 느린 뉴런의 속도를 보완해 주는 것이다. 뉴런은 약 5밀리초의 재설정 시간이 필요하고 이것은 1초에 200번의 계산 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인간의 정신은 연속적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 즉, 하나씩 차례로 풀어야 하는 문제를 처리하는 데 매우 미숙한 편이다. 그러나 컴퓨터와 달리 뇌는 1천억개의 뉴런이 동시에 작용하는 거대한 병렬체계이다. 이 병렬적 특성 때문에 뇌는 놀라운 패턴 인식의 재능인 얼굴을 기억한다거나 은유를 사용하는 등 디지털 컴퓨터가 따라올 수 없는 재능을 발휘할 수 있다. 개개의 뉴런은 너무나 느리기 때문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 중대한 순간에 우리는 새로운 것을 한꺼번에 생각해 낼 시간이 없다. 인간의 뇌는 분석결과를 미리 추정하여 그것을미래에 참고할 수 있도록 저장한다. 그런 다음 패턴 인식기능을 사용해서 현재 상황이 과거에 생각했던 것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하고 미리 생각해 놓은 결론에 도달한다고 커즈웨일은 설명한다.
- 두개골의 크기가 급격히 증가한 이유는 집단이라는 요소로 설명할 수 있다. 사회적 복잡성은 규모와 밀접하게 관련된 문제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분석할 수 있는 모듈을 만들어 보자. 이때 문제에 더 많은 자원을 던져주기만 하면 하나의 도구를 이용하여 십여명의 마음을 분석할 수 있다. 인류의 두뇌는 일단 마음을 읽는 방법을 터득한 후로는 복잡한 루틴을 고스란히 반복할 필요가 없었다. 두뇌는 단지 처리능력을 늘리는 일에만 전념했다. 처리능력은 두뇌의 용량과 일치했다. 뇌의 용량이 늘어나면서 다른 뇌의 행동을 모형화하는 뉴런의 수가 많아졌고, 다른 뇌들도 같은 이유로 더 많은 뉴런을 갖게 되었다. 이것은 바로되먹임의 전형적 예이지만 최근의 인류학의 연구에 따르면 바로되먹임은 150명의 뇌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다시말해 150명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대한 이론을 세울 수 있는 선천적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다. 진화가 1백만년 정도 더 진행됬다면 지금쯤 우리는 모든 도시의 행동을 모형화하면서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우리는 150선에서 멈추었고 그 후로 오랫동안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마침내 도시생활을 주도하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여 우리의 집단성을 마법의 숫자 너머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과도한 크기의 도시공동체는 너무나 빠른 속도로 출현했기 때문에 우리의 마음은 자연선택이라는 도구를 통해 새로운 상황에 적응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유전자를 통한 해결책이 아니라 공동체 자체가 개발한 새로운 해결책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공동체들이 인간이 가진 이해력의 한계 이상으로 확대되자 인간은 집단속의 집단인 근린을 만들어 내부적 차원을 구축했던 것이다.
- 처음에 우리는 뇌를 통해 다른 개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행동패턴을 인식함으로써 개인들로 구성된 동료집단을 조종할 수 있게 되었다. 도시가 근린이라는 형태로 패턴을 기록하고 나타내기 시작한 이후로 우리는 도시의 집단행동 패턴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최신 소프트웨어가 되먹임과 패턴 매칭 도구를 이용하여 엄청난 규모의 사람들 속에서 이웃을 찾기 위해 온라인 활동의 패턴을 찾아 웹을 헤메고 다닌다. 언뜻 보기에는 뇌, 도시, 소프트웨어라는 세가지 해결책은 전혀 다른 경험세계에 속한 듯 보인다. 그러나 앞서 보았듯이 이들은 모두 자기조직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뇌, 도시, 소프트웨어는 어떤 연속성상에 존재한다. 인간의 규모가 수백에서 수백만명으로, 다시 수억으로 커짐에 따라 재료는 변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체제는 그대로 남는다. 놀랍게도 이 과정은 완벽한 주기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수백만년은 아니지만 수십만년전에 인간의 두뇌는 다른 마음에 대한 이론을 세울 수 있는 되먹임 메커니즘을 개발하였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의 마음에 대한 이론을 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다. 우리의 취향과 관심사를 추적하여 더욱더 많은 사람들의 행동과 비교평가하는 유동적인 자기조직화 프로그램은 머지않아 우리가 인간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획득한 매체와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세계로 우리를 안내할 것이다. 그러한 세계가 오면 소프트웨어가 우리의 습관을 인식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예측하며 우리의 변하는 기분에 적응하는 일이 발생할 것이다.
- 창발적 시스템은 훌륭한 혁신을 달성할 수 있으며 갑작스런 변화가 닥쳤을 때 경직된 계급조직 모델보다 더 높은 적응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들 때문에 21세기의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은 상향식 지능의 원칙에 목말라하고 있다. 주로 첨단 산업에 집중하고 있는 수많은 기업들은 신경망과 같은 조직구조를 실험하고 있다. 그들은 과거의 편협하고 계급적인 부서체계를 깨뜨리고 10여명 단위의 보다 작고 분산적인 단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소규모 단위는 필요할 경우 더 큰 집단으로 통합될 수 있으며 큰 집단은 스스로 목표를 수립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이 모델에서는 고위 경영간부의 전통적 역할이 축소된다. 말하자면 회사의 발전방향을 수립하는 일보다는 최고의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부서를 격려하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 사회적 상호작용은 뇌의 화학적 구조와 깊은 관련이 있다. 주변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긍심과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세로토닌 수치도 높게 나타난다. 원숭이 실험을 해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사회적 행동이다. 세로토닌은 우두머리 원숭이에게서 높게 분비되고 부하 원숭이에게서는 훨씬 더 약하게 분비된다. 이것은 원인인가? 결과인가? 거의 모든 과학자들은 그 화학물질이 최소한 부분적으로나마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했다. 화학물질이 지배적인 행동 때문에 분비되는 것이 아니라 지배적인 행동이 화학물질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실은 정반대임이 드러났다. 세로토닌 수치는 계급조직 내에서 원숭이가 자신의 지위를 어떻게 인식하는가에 따라 분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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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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