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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울 수 없는 흔적

과학 2014. 10. 29. 23:08

 


지울 수 없는 흔적 : 진화는 왜 사실인가

저자
제리 코인 지음
출판사
을유문화사 | 2011-11-20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뉴스위크 선정 ‘우리 시대의 명저 50권’ 리처드 도킨스와 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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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선택은 다위 시대 사람들이 진화 이론에서 가장 혁명적으로 느꼈던 대목이고, 요즘도 많은 사람들이 심란하게 느끼는 대목임. 이 개념이 혁명적으로 느껴지는 이유와 심란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자연 선택은 초자연적 힘에 의한 창조나 안내를 필요로 하지 않는, 순전히 물질적 과정을 통해서 자연의 설계를 설명하기 때문
- 자연선택은 완벽을 만들지 않음. 이전에 있던 것을 개량할 뿐임. 자연선택은 더 잘 적응하는 것을 만들 뿐, 최고로 잘 적응한 것을 만들지는 않음. 그 결과가 겉으로는 마치 설계된 듯 보일지라도, 사실은 완벽하지 않을지도 모름. 얄궂게도 이런 불완전성은 진화의 중요한 증거임
- 자연선택이 현대 조류를 빚어낸 과정에 대해 몇가지 추측을 해볼수 있음. 우선 초기 육식공룡들의 앞다리와 손이 길어지기 시작. 아마도 먹이를 잡고 다루는데 도움이 되어서였을 것임. 움켜잡는 행동을 자꾸 하다보니 근육이 진화하여, 앞다리를 재빨리 펼쳤다가 안쪽으로 굽힐 수 있게 되었을 것임. 이것은 새가 날 때 아래쪽으로 날개 치기하는 것과 같은 동작임. 다음으로 깃털이 나기 시작. 아마도 체온유지용이었을 것임. 이런 혁신들이 갖추어진 다음에는 비행이 적어도 두가지 경로를 따라서 진화할 수 있었을 것. 첫째는 나무에서 내려오는 시나리오. 일부 수각류는 부분적으로나마 나무에서 살았다는 증거가 있음. 그 파충류에게 깃털 달린 앞다리가 있었다면, 나무에서 나무로 또는 땅으로 활강하면서 포식자를 피하고, 먹이를 찾고, 추락의 충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임. 두번째 이론은 땅에서 올라가는 시나리오. 깃털 달린 공룡들이 두팔을 벌리고 살짝살짝 도약하면서 멀기를 쫓다보니 자연스레 비행이 진화했다는 이론, 달리기의 보조도구르 긴 날개가 진화했을수도 있음. 추카자고새는 거의 날지 못하며, 날개를 퍼덕이는 것은 주로 오르막을 달려오를 때임.
- 화석기록의 교훈
(1) 화석은 시끄럽고 유창하게 진화를 말해줌. 암석속의 화석기록은 계통내에서 점진적 변화, 계통의 분화, 생물종류들 사이의 전이형태 등 진화이론의 여러 예측을 확증해줌
(2) 발견된 전이들은 화석기록에서 자신이 있어야 하는 바로 그 지점에 어김없이 있었음
(3) 진화적 변화는 거의 언제나 옛것을 새것으로 개조하는 과정임. 굵직한 변화도 마찬가지임. 육상동물의 다리는 선조어류의 튼튼한 사지가 변한 결과. 포유류의 작은 가운데귀 뼈들은 파충류 선조의 턱뼈들이 개조된 결과. 새의 날개는 공룡의 다리에서 만들어졌음. 고래는 육상동물의 앞다리가 노처럼 바뀌고, 콧구멍이 머리꼭대기로 이동하고, 몸통이 쭉 잡아늘려진 결과임
- 건축가가 건물을 설계하듯 백지에서 생물체를 만드는 천상의 설계자라면 기존 종의 속성들을 개조하여 새 종을 만들 이유가 없음. 각각의 종을 처음부터 그리면 되는데 구태여 왜 그러겠는가. 반면 자연선택은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바꾸는 방법밖에 없음. 자연선택은 무에서 난데없이 새로운 특질을 만들지 못함. 그러므로 다윈주의는 새로운 종이 오래된 종의 변형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화석기록은 이 예측을 풍성하게 입증함.
- 격세유전과 흔적기관은 한 특질이 더는 쓰이지 않거나 축소되더라도 그것을 만드는 유전자가 당장 게놈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줌. 진화는 그런 유전자를 비활성화해 활동을 멈출뿐, DNA에서 도려내지는 않음
- 포유류는 알을 낳던 파충류 선조에서 진화했지만 예외적인 단공류(가시두더지, 오리너구리)를 제외한 모든 포유류는 난생 습성을 버림. 배아에게 난황이라는 영양창고를 제공하기보다는 태반을 통해 직접 영양을 제공. 파충류와 조류에게는 난황주머지 속 영양소인 베텔로제닌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들이 있음. 포유류도 이 유전자들을 갖고 있으나 거의 모든 종에서 돌연변이에 의해 완전히 비활성화 되어 있음. 오직 알을 낳는 단공류만이 여전히 비텔로제닌을 생산하는데, 단공류에게는 활성화하는 유전자 하나와 죽은 유전자 두개가 있기 때문. 더욱 놀라운 점은 사람을 비롯한 다른 포유류도 여전히 난황주머니를 만든다는 것. 하지만 그것은 배아의 장에 매달린 흔적기관일 뿐 난황은 들어있지 않음. 사람은 임신 두달째 이것이 배아로부터 떨어져 나감.
- 옛것에 새것 덧붙이기라고 표현되는 원리를 이해하면 왜 발생순서가 그 생물의 진화순서를 반영하는지 알 수 있음. 한 종류가 다른 종류로 진화할 때는 오래된 발생 프로그램 위에 새로운 프로그램이 덧붙기 때문. 개체발생은 계통발생을 반복한다는 헤켈의 말은 한 생물체의 발생은 그 생물의 진화 역사를 되풀이한다는 의미. 진화에서 일찍 생겨났던 속성은 발생에서도 일찍 나타남. 이것은 생물에게 진화 역사가 존재한다고 가정해야만 말이 되는 현상임.
- 종들은 환경에 적응하려고 애쓰지 않음. 적응은 의지가 개입되거나 의식적으로 추구하는 일이 아님. 환경에 대한 적응은 그 종이 적절한 유전적 변이를 갖고 있을 때 필연적으로 벌어지는 일임. 자연선택에 의한 적응이 이루어지려면, 시작집단에 변이가 존재해야 하며, 변이의 일부는 유전자 변화에서 기인한 것이어야 하며, 그 유전적 변이 때문에 개체가 후손을 남길 확률이 달라져야 함.
- 적응은 개체의 적응도를 높일 뿐, 반드시 집단이나 종전체의 적응도를 높이는 것은 아님. 자연선택이 종을 위해 작용한다는 것은 흔히 퍼진 생각이기는 해도 착각임. 오히려 진화는 개체에게는 유리하지만 종 전체에게는 해로운 속성을 만들 수 있음. 한 무리의 수사자가 어느 집단에 있던 기존의 수컷들을 몰아낼 때는 젖 떼지 않은 새끼들까지 모조리 죽임. 이 행동은 종에게는 나쁨. 사자의 총 개체수를 줄임으로써 멸종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 하지만 침입자 사자에게는 좋음. 암컷들을 얼른 임신시켜 살해된 새끼들을 자신의 후손으로 교체할 수 있기 때문.
- 성공적인 개 육종은 선택에 의한 진화의 세가지 조건 중 두가지를 증명함. 첫째, 개들의 직계 선조는 색, 크기, 형태, 행동에 풍성한 변이가 있었음. 그렇기에 이 다양한 품종이 창조될 수 있었음. 둘째, 변이의 일부는 유전가능한 돌연변이에 의해 생김. 그렇지 않았다면 사육가들은 전혀 진전을 이루지 못했을 것임. 개 육종에서 가장 놀라운 사실은 결과가 엄청나게 빨리 나왔다는 사실. 불과 1만년 안짝에 모든 품종이 만들어짐.
- 박테리아로 하여금 예전에는 활용하지 못했던 양분을 활용하도록 해주는 생화학 경로가 진화함을 보여주는 실혐의 교훈은 진화를 입증한다는 것 외에도 두가지가 더 있음. 첫째, 자연선택은 모든 부분이 서로 연결되고 의존하는 복잡한 생화학적 체계를 충분히 진화시킴. 창조론자들은 그런 일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음. 둘째, 여러 사례에서 거듭 보았듯이 선택은 백지로부터 새로운 속성을 만들지 않음. 기존의 속성을 변형시켜서 새로운 적응을 만듬. 심지어 생태적으로 다양하고 새로운 박테리아 종들이 한 플라스크 속에서 탄생하는 광경도 목격되었음.
- 지식보다 무지가 더 큰 확신을 낳는다.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적게 아는 사람이야말로 이런저런 문제가 과학으로는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다윈)
- 유성생식에서는 유전자들이 무작위로 섞여 후손에서 새로운 조합을 만든다는 점이 핵심일지도 모름. 성은 유리한 유전자들을 한 개체에 모아줌으로써 진화속도를 높이는지도 모름. 그럼으로써 종이 부단히 변화하는 여러 환경적 측면에서 더 잘 대처하도록 하는지도 모름. 기생 동물이 인간의 진화하는 방어책에 맞서 자신도 쉼 없이 진화하는 현상과 비슷. 아니면 성은 나쁜 유전자들을 조합하여 심하게 불리한 한 개체를 탄생시킴으로써 그 유전자들을 종에서 축출하는지도 모름
- 크기, 색, 행동에서 극단적 이형성이 드러나는 사례는 모두 극락조나 코끼리물범처럼 수컷들이 암컷을 놓고 경쟁하는 종, 즉 극소수의 수컷들이 대부분의 배우자를 차지하는 종임. 거위, 펭귄, 비둘기, 앵무새처럼 암수가 비슷하게 생긴 종은 진정한 일부일처 종, 동물계 정절의 모범이기 쉬움. 이 상관관계는 진화 이론이 거둔 또 하나의 승리임. 이 현상은 성 선택 개념에서 예측될 뿐, 창조론적 대안에서는 결코 예측되지 않기 때문.
- 수컷핀치의 붉은 색은 그들이 먹는 씨앗의 카로티노이드 색소에서 옴. 새가 스스로 색소를 합성하지는 못함. 그러므로 선명한 수컷은 더 잘먹는 것이고, 일반적으로 더 건강할 것임. 암컷이 선명한 수컷을 고르는 까닭은 그 색깔이 암컷에게 "나는 가족의 저장고를 잘 채우는 수컷이야"라고 말해주기 때문. 만약 암컷으로 하여금 선명한 수컷을 선호하도록 만드는 유전자가 있다면, 그 유전자는 암컷에게 적접적 혜택을 주는 셈. 따라서 선택은 그 선호를 증진시킬 것임. 일단 선호가 자리잡으면, 씨앗의 색소를 선명한 깃털로 바꾸는데 능한 수컷들이 유리해짐. 암컷은 선명한 색깔을 띠더라도 얻을게 없고 오히려 포식자의 눈에 잘 띄기만 할테니 칙칙한 색깔을 유지함
- 다윈주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에게는 인간의 진화가 핵심. 포유류가 파충류에서 진화했다는 것, 육상동물이 어류에서 진해했다는 것을 인정하기에는 어렵지 않음. 다만 우리도 다른 모든 종들처럼 지금의 우리와는 아주 달랐던 선조에서 진화했다는 사실을 수긍하는 것은 어째서인지 내키지 않음. 우리는 스스로가 나머지 자연과는 어느정도 동떨어진 존재라고 생각해왔음. 인간은 특수한 목적으로 창조된 존재라는 종교적 신념, 그리고 자의식이 발달한 뇌에 수반되기 마련인 자연스러운 유아의 부추김을 받은 탓에, 우리는 우리도 다른 동물들처럼 맹목적이고 무심한 자연선택의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생겨난 산물일 뿐이라는 진화의 교훈에 저항감을 느낌. 더구나 미국은 근본주의 종교가 헤게모니를 장악한지라 인간 진화라는 사실에 가장 거세게 저항하는 나라가 되었음.
- 이 책이 도달한 결론을 두고 어떤 사람들은 대단히 비종교적인 견해라고 비방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비방하는 사람들은 인간이 하나의 종으로서 다른 하등한 형태로부터 변이와 자연선택의 법칙을 거쳐 유래했다고 설명하는 것이 어째서 개체가 일반적인 생식의 법칙을 거쳐(발생패턴을 거쳐) 출생한다고 설명하는 것보다 비종교적인것이지 말해 줘야 할 것이다.(다윈)
- 약 150만년 전에는 호모에렉투스가 아프리카에서 인도네시아까지 두루 퍼져 있었음. 이 종 내에는 몇몇 속성에서 차이가 나는 집단, 즉 인종이 있었음. (중국의 호모 에렉투스는 다른 집단들과는 달리 앞니가 삽처럼 생김). 그러다가 6만년 전에 모든 호모 에렉투스 개체군이 갑자기 사라졌고, 해부학적으로 현대적인 호모 사피엔스 화석들이 그 자리를 대신. 네안데르탈인은 그보다 오래 버텼으나, 지브롤터 해협을 굽어보는 동굴들을 최후의 보루로 삼은 뒤에는 그들 역시 호모 사피엔스에게 길을 내주었음. 달리 말해, 호모 사피엔스는 지상의 모든 호미닌을 떼밀어 냈음.
- 집단들이 1백만년 전에 갈라졌다고 주장하는 다지역 기원설이 옳다면, 불과 6만년 전에 사람 선조가 아프리카를 떠났다고 주장하는 아웃오브아프리카 가설이 옳을 때에 비해 인종간의 유전적 차이가 15배쯤 더 커야 함.
-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인류는 7천~9천년 전 사이에 수단에서 소를 가축으로 기르기 시작. 몇천년 뒤에 그 풍습은 사하라 사막 이남과 유럽까지 퍼짐. 이 이야기에서 가장 멋진 대목은 우리가 유전자 서열을 분석함으로써 돌연변이 내성 대립 유전자가 언제 등장했는지 알 수 있다는 점. 그 결과는 3천~8천년 전 사이였고, 놀랍게도 이것은 목축의 등장과 시기가 일치. 그리고 유럽의 7천년전 된 사람의 뼈에서 유전자를 추출해 확인했더니, 그들은 젖당 불내성이었음. 젖당내성 진화는 유전자-문화 공진화를 지지하는 근사한 사례임 순전히 문화적인 변화로부터 소젖을 활용하는 능력이라는 새로운 진화기회가 만들어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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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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