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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황홀

인문 2014. 12. 27. 17:09

 


눈의 황홀

저자
마쓰다 유키마사 지음
출판사
바다출판사 | 2008-09-19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보이는 것의 매혹, 그 탄생과 변주! 세상 모든 보이는 것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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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쌍이라는 관념
- 자연계에서 쌍을 찾아내는 것은 무척 쉬운일이다. 기원전 6세기 중반 피타고라스 교단의 알크마이온은 "인간과 관련된 것들은 쌍을 이루고 있다"고 했다. 확실히 인간이 중심에 있기 때문에 쌍이 많은 것이다. 이 피타고라스 교단은 쌍 개념을 기억술에 이용했음. 쌍으로 분류함으로써 알기 쉬워졌지만 아울러 세부를 무시할 위험성이 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됨
- 그리스도교의 십자가에 담긴 이원론적 상징에 대해 나카자와 신이치는, 예수는 '들꽃이나 하늘의 새'처럼 살아온, 지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곳에도 구속되지 않은 완전히 자유로운 자연인이었고, 그런 극도의 자유인이라는 존재가 허락될 리 없어 예수는 결국 십자가에 못박히고 말았으며, 이렇게 해서 탄생한 그리스도교는 "내부에 숨겨진 절대적 자유와 그것을 강력하게 억누르려는 구속력의 다툼에 의해 생겨난 종교이고, 그 이중적 성격은 그 후에도 계속 그리스도교와 서구의 역사를 관통하고 있다"고 했음.
2. 속도에 대한 동경
- 키워드로 역사를 양분하는 관점이 있음. 속도를 키워드로 보면 느긋한 템포로 지내던 시대와 압도적인 속도를 획득한 시대로 나눌 수 있음. 즉, 속도 개졈을 몰랐던 시대와 알아버린 시대인 것임.
3. 원근법과 깊이감의 발견
- 인류는 원근법의 발견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깊이라는 개념을 얻었는가? 르네상스인은 신을 믿었던 것처럼 소박하게 인간의 눈을 믿었음. 세계의 중심에 있는 것은 신만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한 것임.
- 인테리어 디자이너 우치다 시게루는 가로문화, 수평문화에 '앉는다'는 신체감각이 있었기 때문에 가로에 집착한 것이라고 말함. 않음으로써 눈은 좌우로 움직이고 '바라본다'라는 풍경을 수평으로 보는 행위가 자연스럽게 생겨난다고 함. 유럽문명의 경로는 중동의 사막임. 이 가혹한 사막 한가운데 앉아 기다린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했음. 일어나 멀리 오아시스를 찾아나서야 함. 더욱 높은 곳, 언덕에서 멀리 바라본다. 여기에서 위에서 아래를 보는 조감이 시작되었음. 파노라마적 조망, 조감적 시점임. 그리고 하늘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바벨탑이나 지구라트 같은 높은 건축물을 세웠음.
- 이탈리아 르네상스는 중세 유럽의 그리스도교에 의한 절대적 지배가 흔들리고, 하늘같이 높은 신이라는 존재가 인간에게 더 다가가려고 한 데서 시작되었음. 르네상스인은 그때까지 신을 믿었던 것처럼 소박하게 인간의 눈을 믿고 있었음. 세계의 중심에 있는 것은 신만이 아닌 것 같다는 점을 실감한 것. 근대과학의 여명이라고 할 수 있음. 이것이 원근법이 낳은 발상인데, 결국 소실점이라는 다른 신을 등장시켰다고 할 수 있음. 한점 투시의 원근법은 사물을 보는 한가지 관점에 지나지 않는데도 그 한점으로 전체를 투시하는 관점만이 옳다고 한다면 새로운 신의 출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임.
4. 직선의 발견과 사각형의 탄생
- 원이나 정사각형은 극히 당연하므로 처음부터 있던 것처럼 느껴지지만 고대인은 우리보다 감수성이 훨씬 예민했음. 이러한 도형은 자연과 매일 접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고, 어쨌든 거기에는 드라마가 있었음.
- 유럽의 우주관이 원인 것은 토지의 넓이 문제도 있지만 일신교가 초래한 결과일 것임. 일신교가 찾는 것은 항상 중심, 단 하나의 극이다. 그것도 주위로부터 등거리에 있을수록 중심의 위대함은 두드러짐. 이렇게 특히 두드러진 상태를 구한 것이 중세 유럽임. 중세사람들은 동심원상의 우주관에 집착했지만, 케플러가 행성의 궤도를 타원이라고 한 무렵부터 이 우주관은 흔들리기 시작했음
- 천원지방설은 하늘의 신의 영역과 전제군주가 있는 땅을 나눔으로써 현실감이 늘어나는 이점이 있었음. 지배구조를 만들기 쉬웠던 데서 정전법 등의 격자무늬를 사용한 과세법이 완성되었을 것임.
5. 마방진과 격자무늬
- 1700년 인도의 필사본 '바스투라 우파니샤드'에 이미 격자무늬에 대한 것이 언급되어 있음. 사원을 짓는 법이거나 불상을 그리는 법을 격자무늬를 사용해 가르쳤음. 격자무늬란 신과 접하고 신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방법이었음.
- 인쇄술과 제판술이 발달히게 되자 지도를 대량으로 정확하게 복제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되어 지도제작에 박차가 가해짐. 여기에는 "지구는 둥글지 않다"고 믿고 있던 그리스도교도들이 포교나 카톨릭과 프로테스탄드의 비방전에 인쇄를 크게 활용함으로써 인쇄기술이 연마되었다는 배경이 있었음. 아이러니하게도 "지구는 둥글다'는 것을 부정하고 싶은 그리스도교가 "지구는 둥글다'는 것을 증명하는, 항해를 위한 지도제작에 공헌했다는 것임.
6. 나선과 만취감
- 자연계에서 나선은 아주 풍부함. 카르만 소용돌이, 솟아나는 물, 조개껍데기, 데이지나 해바라기, 솔방을, 나비의 입 등... 인간의 몸에도 가마나 지문 등 나선이 있음. 인간은 자연을 관찰함으로써 나선모양을 알게 되었음.
7. 추상표현의 시작
- 추상표현은 인류의 탄생과 함께 있었음. 동굴에 그려진 벽화를 비롯하여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별이 가득했던 밤하늘을 보면서 소나 양의 형태를 발견했음. 상당한 추상표현력이 있었다고 할 수 있음.
8. 반전하는 이미지
- 역사속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좋은 이미지가 나쁜 이미지로 변한다거나 그 반대가 되는 등 반전이 자주 일어남. 예컨대 악마의 무늬였던 스트라이프에도 이미의 반전이 있음
- 18세기 범선 시대 규율 위반자에게는 채찍질을 가했고 배 안 여기저기로 끌고 다녔다함. 등에는 빨간 줄무늬의 채찍 자국이 무수하게 남았고 그중에는 죽은 자도 있었음. 그러나 살아남은 자는 동료로부터 "체크무의 셔츠를 받았다"는 놀림을 받음. 그러던 것이 어느새 바다를 나타내는 마린블루와 물결마루의 하얀색이 나란이 늘어선 선명한 스트라이프가 됨.
9. 선과 연속이라는 개념
- 수메르인은 글자를 선 모양으로 순서있게 쓴 최초의 민족임. 이 형식을 이집트 인이 흉내냈고 그것을 이어받은 페니키아인이 알파벳을 썼음. 이것이 그리스인에게 전해지고 글자를 선모양으로 늘어놓는 것이 당연해졌음. 거기서 연속이라는 개념도 생겨났음.
- 철도, 영화, 타자기, 콜트, 재봉틀, 잔디깎는 기계, 그리고 식용육을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해체하는 식용육 처리공장, 어느것이나 라인이란 생각을 중심에 둠으로써 연속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것들임. 그 후 이것들의 이미지는 헨리포드에게 자본주의의 상징이 되는 대량생산 방식이라는 발상을 불러일으킴
10. 섞는다는 행위
- 미술사에서 20세기 최대의 발명이라고 하는 것 중에 섞는다는 행위가 있음. 유화에 인쇄물이나 사진, 나뭇조각, 금속조각 등을 붙이는 데서 시작됨. 이것은 영상이나 문학, 소리에까지 파급되어 20세기에는 완전히 섞는 문화가 꽃핀 세기였다고도 할 수 있음
- 중세이래 유럽에서는 섞는다는 것은 혐오의 대상이었음. 섞는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물감이나 염료를 말하는데 이것이 사회통념까지 되었음. 즉 그리스도교 윤리가 사회 구석구석까지 침투하여 섞거나 이것저것을 그러모으는 것은 신이 그린, 신이 만든 세계의 순수함을 깨는 악마적 소행이라고 교회측은 주장했음. 한편 1666년 뉴턴이 백색광의 색을 분해하여 스펙트럼을 발견했음. 즉 뉴턴이 색을 이것저것 모으면 빛이 된다는 것을 발견한 이래 그리스도교적 색의 질서는 붕괴되기 시작했음.
- 프로테스탄트는 메시지를 전하는데 편리하다고 생각해 인쇄에 주목했고, 카톨릭을 비방하고 중상하는 문서를 대량으로 인쇄하여 배포했음. 이에 위기감을 느낀 카톨릭도 인쇄라는 수단에 호소하기 시작. 그리하여 카톨릭과 프로테스탄트의 대립은 인쇄물에 의한 야비한 비방전이 되었음. 이러한 야비함으로 인해 사람들은 엄격한 그리스도교 사회의 통제에 의문을 갖기 시작함. 하늘을 향하고 있던 민중의 시선이 신에 환멸을 느껴 점차 주위를 둘러보는 수평의 시선이 됨. 그리고 주위의 재미있는 것들을 알게 되었음. 근대과학에 의한 발견은 모두 사람들이 '관찰'을 시작했기 때문임.
11. 감각의 치환
- 오늘날에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되는데, 문자의 최대 역할은 기억들 보존하는 기록에 있음. 돌이나 뼈에 칼집을 내는 기억법은 대략 10만년전부터 행해지고 있었음. 새겨진 것은 숫자거나 기억을 불러내기 위한 표지같은 것이었음. 이것이 그림문자로 발전했는데, 어쨌은 문자다운 것의 초기형태는 물물교환이 시작되고 상품의 수를 적어 넣을 필요가 생겨났을 때 나타났음. 이를테면 계산서이고 저장목록이었던 것임.
12. 가독에성에 대한 추구
- 그리스에서 문자를 시각화한 알파벳이 생긴것은 결국 음독 중심에서 묵독 중심으로 옮겨가는 추세를 보여줌. 7세기 경에는 묵독하기 쉬운 방법이 요구되었고, 그래서 단어 사이게 여백을 두게 되었음
13. 변화와 리듬을 주다
- 고대부터 인류는 동물의 부르짖음, 새의 울음소리, 바람에 스치는 나뭇잎 소리 등 다양한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데서 상쾌한 기분을 느꼈음. 이러한 음에 의해 생활에 기복이 생기고 거기에서 리듬을 발견하게 되었음.
14. 풍요로운 단순함
- 단순함이라고 하면 중세유럽이야말로 단순함의 극치일 것임.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단순함이란 신이 정점이 된 단순한 사회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 사고가 언제 징조를 드러내기 시작했고 표현의 한 수단이 되었는가라는 것임
15. 가둔다는 것
- 인류는 태곳적부터 다양한 것을 가두고 지식을 응집시키는 전략으로 문화를 형성해 왔음. 예컨대 달력에 시간을, 동굴벽화나 종이에 기억을, 토기에 목숨을, 부적에 원령을, 지도에 방위를, 악보나 책에 청각을, 사진이나 영화에 시각을, 종교나 철학에 정신을 가두어 왔음.
16. 레디메이드
- 마르셀 뒤상은 공업제품 등의 기성품을 그대로, 또는 조금 손을 본다음 그것에 제목을 붙였음. 기성품은 선택된 순간부터 원래 가지고 있던 기능을 상실하고 오브제로서의 물체가 되어버림. 이것이 뒤상의 레디메이드가 갖는 본질임. 뒤상이 레디메이드 작품으로 한 일은 소재가 가진 기능과 용도를 모두 없애 버리고, 그저 거기에 있다는 것이 가치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17. 데포르메
- 데포르메란 프랑스어로 변형시키다라는 뜻(명사형은 데포르마시옹).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쉽게 볼 수 있고, 대상을 실제 형태보다 과장하거나 변형시켜 표현하는 것을 말함.
- 고대인에게 먹을 것을 얻는 일이란 생활에서 가장 우선시 해야할 사안이었음. 동물을 잡는 일에는 기도와 비슷한 강력한 바람이 있었음. 그래서 들소를 사냥하는 그림을 그려 그 바람을 실체화하려고 했음. 이때 실제 들소를 잡고 싶다는 염원을 담아서 그림에 화살이나 창을 꽂아 놓음. 아마 여기에서 주술이 생겨났을 것임. 이때 그림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바람을 들어주는 것이자 현실에 존재하는 실상이기도 했음. 이러한 이미지는 서서히 뇌리에 새겨져 사실적인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그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게 되었음. 즉 변형(데포르메)을 해도 충분히 의도가 통하게 된 것임. 상징이라는 관념의 시작임. 이 상징을 철처히 한데서 문자가 생겨났음. 문자나 기호야말로 최초의 사실적인 조형을 상실한 궁극적인 데포르메의 산물임.
- 시각이 청각을 누르고 오감의 정점에 선 것은 케플러가 데이터를 눈에 보이는 것으로 만듦으로써 시각의 우위는 확고해졌음. 케플러처럼 수치를 눈에 보이는 것으로 치환하려는 움직임은 철도 네트워크가 생기고 추상표현이 일반화되기 시작할 무렵 양이나 수치를 도형화하는 차트나 그래프로 나타났음. 발단은 열차의 운행표였음.
18. 오브제
- 오브제(상징화된 물체)를 앞에 두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아마 모두 비슷할 것임. 왜 거기에 그런 형태로 존재하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묘하게 존재감이 있어서 마음에 걸리는 것임. 이것이 오브제라 불리는 물체의 최대 특징 가운데 하나임.
- 늘 보던 것이 어느 순간 강한 존재감을 보여줌. 어느 순간에 일어난 사건, 어느 순간 알게된 사실이 '몽상'이 되어 사물을 오브제로 만듬. 이러한 몽상이 고대에는 주술적 사건을 의미했음. 데포르메에서 '상징'의 기원에 대해 말했는데, '오브제'개념은 그 연장선상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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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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