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만이 무기다

인문 2024. 4. 24. 07:16

- 엉뚱한 발상을 하는 사람이나 예술가, 작가 등 일종의 문화인들 이 다소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이유는 그들의 행동이 이상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이 융통성 없는 성격이거나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 이다. 자기 자신이 자유로워지면 그에 따라 사고의 연상도 자유로워 진다. 어떻게 하면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그것은 온갖 일에 대해 '일 일이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일일이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슨 일이 벌어지거나 뭔가를 보았을 때 일일이 이러쿵저러쿵 마음속으 로 감상을 말하거나 평가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푸념도 일일이 생각하는 것에 포함된다. 타인에 대한 소문 도 그렇다. 기분이나 신체의 사소한 불편함을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도 그렇다. 날씨에 일희일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중에서도 걱정하는 게 가장 독성이 강하다. 누군가를 걱정하는 사람은 마치 자신이 그 사람을 깊이 사랑하고 보호해 주는 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 만 실제로는 그 누군가에게 뭔가 나쁜 일이 벌어지기를 상상하는 것이다.
그러한 상상을 질리지 않고 끊임없이 반복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누군가가 무사히 돌아오기라도 하면, "어디 갔었어? 계속 걱 정하고 있었잖아." 하고 진심으로 화를 낸다. 마치 나쁜 상황을 상 상했던 게 중요한 일이거나 헌신이라도 되는 듯 말한다. 이런 태도는 어리석기 그지없다.

자신에 대한 걱정도 거의 마찬가지다. 좋지 않은 상상을 하며 불 안해하거나 실망한다. 그 불안이나 실망을 위무하거나 얼버무리려 는 데 또다시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그사이 눈앞에 맞닥뜨린 문제 는 딴전이 되고 만다. 이런 버릇은 심한 낭비벽과 같으니 반드시 버 려야 한다. 이런 나쁜 습관을 버리면 생활이 달라진다. 책임감을 가 지고 꼭 판단을 내려야 하는 일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민하고, 다 른 일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한 채 그냥 인정하는 태도로 변할 필 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기분도 흐트러지지 않고 하루를 개운하게 보낼 수 있다.
- 한 가지 팁을 주자면, 노트 등에 뭔가를 쓸 경우 처음에는 펼쳤을 때 왼쪽 페이지에만 기입하는 게 일반적인 방식이다. 오른쪽 페이지 에는 아무것도 기입하지 않는다. 뭔가 나중에 기입할 필요가 있을 때 활용한다.
즉 왼쪽 페이지에 기록한 메모에서 촉발되어 발전한 사고에 대한 문장, 그 메모와 관련된 사안, 그 메모에 대한 주석, 관련 도서 등을 오른쪽 페이지에 기입한다. 따라서 왼쪽 페이지는 기원, 오른쪽은 그것의 확대, 발전, 파생, 주석, 보충이 되는 셈이다.
이런 식으로 노트나 수첩을 여유 있게 사용하지 않고 처음부터 빽빽하게 기입하면 모처럼 떠오른 발상이나 사고가 문자 속에 파묻혀 쉽게 잊혀질 수 있다. 그러므로 수첩을 쓰더라도 지면을 여유 있 게 계획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그에 따라 1년에 몇 권의 수첩이 필 요할 수도 있다.
학교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노트를 이렇게 사용하면 효율적이다. 왼쪽 페이지에는 수업을 받으면서 적은 메모 등을 기입하고, 오른 쪽에는 나중에 주석이나 설명을 기입한다. 이 방법만으로도 지식에 탄력이 붙고 기억력도 증대한다.

- 다만,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는 독서 방식에는 큰 약점이 있다. 그것은 그 책을 읽는 시점에서 자신이 가진 세계관과 동일한 수준의
독서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자신에 호응하는 부분만 책에서 읽어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약성서》를 읽고 나서 감동할지도 모른다. 반대로 물리적으로 터무니없는 기적이나 기묘한 이야기라며 질색을 할지 도 모른다. 그리고 그 책에 대한 자신의 개인적인 인상임에도 불구 하고, 그 책 자체가 그렇다고 믿어 버리는 것이다.
그 책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는지는 독자의 지식과 식견에 따라 다르다. 삶의 방식이나 나이에 따라 이해와 독후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도스토옙스키의 유명한 소설 <죄와 벌>만 해도 그렇다. 그  을 읽은 모든 사람이 <죄와 벌>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기독교의 이단적인 사상이 총망라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인간의 심리를 파헤친 걸작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으며, 전체적 으로 그로테스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죄와 벌>뿐만 아니라 다른 책에 대한 감상 또한 옳고 그름 이란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독후감이야말로 정상적이라 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는 빈약한 이해에 불과하 다. 그 이유가 지식과 식견이 부족하거나 편향되어 있기 때문이지만 정독은 이를 보완해 준다. 일단 책을 한 권 정독함에 따라 지식이 급속히 불어나거나 두 번째 책을 읽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지식 부족 현상을 보완해 준다.
한 권도 정독하지 않고 두 권째 읽을 경우 어떻게 될까. 첫 번째 책과 똑같이 낮은 수준의 이해력으로 일관할 것이다. 책을 많이 읽 었다고 해서 많은 지식을 흡수했다는 증거가 되지 않으며, 책을 계 속해서 오독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소장한 서적의 양을 자랑 해서는 안 된다.

- 논리적이라 해서 반드시 옳다고 할 수는 없다
책이나 학문이든, 사상이나 주장이든 그것들을 이해할 때 큰 오해가 전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바로 '논리적이기 때문에 옳을 것이다'라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쓰여 있다고 해 서 옳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논리적이라서 옳게 보이지만 전혀 현 실 상황에 걸맞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논리적이다'는 말은 대체 무엇일까. 그것은 과학적이라 는 의미가 아니다. 수학적이거나 또는 문법적으로 옳은 경우가 논 리적인 것이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간단한 문장은 어떨까.
'모든 수상은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 아베 아무개는 수상이다. 따라서 아베 아무개 역시 어떤 오류도 범하지 않는다.'
이는 잘못된 문장이 아니다. 논리적이다. 삼단논법대로다. 문법적 으로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논리정연하다. 하지만 내용이 옳지 않 으며 현실적이지 않다. 논리적인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왜 옳지 않 고 현실적이지도 않은가.
여기에 전제로 쓰인 '수상은 결코 잘못을 범하지 않는다'는 주장 이 지금까지의 우리 경험과 식견에 반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책을 읽거나 타인의 의견을 들을 때 거의 의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 이 진지한 것인지, 아닌지 자신의 경험과 식견에 비추어 옳고 그름 혹은 타당성을 판단한다.

- 사람들은 보통 물건을 살 때 망설인다. 망설이는 동안 생각을 하 는 것이다.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이득이 되는지 고민한다. 하지만 이는 자신이 깨닫지 못하는 놀이다. 아주 고가의 명품 브랜드 제품 이 아닌 이상 어떤 것을 선택하든 결과는 대동소이하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스스로 고민해서 선택했다며 만족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냥 선택한 것에 불과하다. 선거의 경우도 이와 똑같다.
일상에서 매일같이 일어나는 이러한 가짜 사고와 비교하면, 책 을 읽는 것은 정말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는 일이다. 그런데도 책을 읽기 때문에 더 생각하지 못하게 되는 사람도 있다. 바로 책에 쓰여 있는 내용이 전부 옳다고 믿는 사람이다. 또는 책에서 전개하는 저자의 사고를 자신의 사고와 완전히 혼동해 버리는 사람이다.
이에 대해 쇼펜하우어는 다음과 같이 신랄하게 지적했다. ...... 독서할 때는 생각하는 수고를 할 필요가 거의 없다. 스스로 사색하는 일을 그만두고 독서로 옮겨 갔을 때 안도의 기분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독서에만 전념하는 한, 사실 우리의 머리 는 타인의 사상이 뛰노는 운동장에 불과하다. 그 때문에 거의 통째로 하루를 다독에 허비하는 부지런한 사람은 서서히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어 간다. ...............(중략) ・・・・・・ 끊임없이 계속 읽기만 할 뿐,
읽은 것을 나중에 다시 생각해 보지 않는다면 정신 속에 뿌리를 내 리지 못한 채 대부분 다 잃고 만다.'
- 현실 세계에 살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은 대개 금전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도의 고민밖에 하지 않는다. 온몸으로 기뻐하지 않고 머릿속 화학반응이나 이해득실을 따지는 차원에서만 기뻐한 다. 죽음이나 이별, 사랑이 절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는 이 현실을 살아가면서도 희박해진 혹은 가짜 인생을 체험하고 있는 게 아닐까.
파리 컬렉션에서 발표된 옷과 비슷한 싸구려를 몸에 걸치고, 진 짜 맛과 비슷한 요리를 진짜라고 생각하며, 세금을 식량으로 삼는 무리에 의해 자의적으로 결정된 법을 최소한의 윤리라고 오해한 채 인습화된 모금 행사를 전통적인 종교 행위라고 생각하고, 자식을 키우거나 집을 짓는 걸 정상적인 인생이라고 여긴다. 이런 삶이 가짜는 아닐까.
가짜 인생을 살기 때문에 문학의 가짜인 대중소설을 재미있어 하는 것일 게다. 대중소설은 의도와 효과, 논리로 쓰여졌다. 그 상업 적인 세계에서는 어떤 일도 사랑이나 섹스, 배신조차 명백한 이유 가 있다. 그래서 추리소설에 나오는 살인범이라 해도 진짜 살인범 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얄팍한 인형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현대인의 인공적인 가짜를 모두 집어던질 수는 없다. 하지만 세계문학을 읽음으로써 인간과 세상의 심연에 숨어 있는 신비를 알고, 진정한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이 온갖 연구와 지성에 반드시 필요한 인간을 이해하는 데 기초가 되지 않을까 한다.

- 취미를 잠깐 멈추면 왠지 쓸쓸한 기분이 들 것이다. 뭔가 부족한 기분이 가시지 않을지도 모른다. 취미가 있는 편이 더 충실한 삶처 럼 생각될 것이다. 실은 그 느낌이야말로 의존의 증거다. 알코올중 독자가 알코올이 없는 인생을 무미건조하게 느끼는 현상과 같다. 하지만 취미가 자신의 일이나 공부와 연관되어 있다면 더 이상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자신이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이므로 그 시간을 줄일 필요는 없다. 시간을 늘리기 위해 자신의 취미를 버 려야 할지 말지는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을 것이 다. 이력서의 칸을 채우거나 누군가에게 떠벌릴 만한 취미는 거의 대부분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활동에 불과하다.

- 30대부터 40대 이후에 공부를 시작하려는 사람이 찾아와 진심 어린 충고를 부탁한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곧바로 어떤 공부를 시작할 준비를 할 게 아니라 우선 사회와 떨 어져 볼 것. 즉 완전히 고독해질 것. 생계를 위한 직업이 있다면 어 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쉬는 주말 이틀 동안만이라도 사회에서 벗 어나 혼자 있어 보면 된다. 가능하다면 5일에서 일주일 정도 고독한 시간을 가져 본다.
그 기간에는 세상과 자신을 연결하는 모든 수단을 멀리해 주변의 인공적인 소리와 정보를 차단한다. 텔레비전이나 인터넷도 보지 않는다. 전화도 받지 않는다. 직접 밥을 해먹으며 홀로 지낸다. 자신 을 이 세상과 격리된 상태에 놓는 것이다.
왜 이런 고독에 침잠할 것을 권하는가 하면, 자신이 자신으로 돌 아오기 위해서다. 평소의 우리는 막연히 자신이 늘 똑같은 자신이 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진정한 자신이었던 적이 거 의 없었을 수도 있다.
평소 자각하지 못할 때가 많은데 사실 우리는 누군가에게 혹은 뭔가에 의존하는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당장의 역할을 부여 받고 어떤 요구가 있으면 거기에 걸맞게 행동한다.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 은 그 연속이 일상이 된다. 스스로 생각하는 일 없이 늘 뭔가 문제에 맞닥뜨려야만 해결책을 모색한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습관이나 욕망의 요구대로 따른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오히려 불안해진다. 그래서 빈 시간이 생기면 게임을 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SNS로 연락을 한다. 그러한 갖가지 대응을 인간적인 유대라고 생각한다. 그것들은 사실 자신만으로 존재하는 생활로부터 최대한 멀어지려는 교묘한 속임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으려고 하지 않는다.
내가 고독해지라고 권유하는 이유는 온갖 사회적 요구와 자극에 의해 흩어지고 사라진 자신의 단편을 모두 되찾아 다시 자기 내부로 수렴하기 위해서다. 바쁜 스케줄을 삶의 보람으로 착각하는 현 대인에게 최초의 고독한 하루는 견디기 힘들지도 모른다. 자신만 홀로 남은 기분이 들 테고, 하는 일 없이 비생산적으로 시간을 보 내는 방식에 화가 날 수도 있다. 또 수많은 충동에 사로잡혀 괴로워 할지도 모른다.
그런 상태가 되면 참지 말고 충동과 기분을 실컷 발산하면 된다. 사회적인 잔재에 매달리고 싶은 자신을 내팽개치는 것이다. 그리고 홀로 앉아 조용히 숨을 쉰다. 배가 고프면 식사 준비를 한다. 자연을 바라본다. 시간의 1초를 음미한다. 그렇게 자신만으로 하루를 보낸다.
이틀째가 되면 경쟁 사회에서 일하며 사람들을 만나 온 지난날 이 왠지 아득하게 느껴질 것이다. 또 자신이 자신으로 정리되어 바 로 앞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면 차분히 시간을 들여 자신과 대화를 한다. 정말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지금까지 남몰래 이유를 붙여 계속 미루고 미뤄 왔던 진짜 욕구는 무엇인가. 자신은 어떻게 되고 싶은가. 무엇 을 공부하고 무엇을 알고 싶은가

- 재능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조건 중 하나는 자신이 원하는 단 하나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그다음 조건은 그 단 하나에 대해 계속 관여하는 것이다. 덧붙여 일반적으로 재능이 있 다 없다 하고 말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언어의 분절화 작용에 의해 크나큰 오해를 부를 수도 있는 표현이다.
언어의 분절화 작용이란 언어를 사용하는 데 있어 본래 나눌 수 없는 대상을 나눠 버리는 것을 말한다. 이를테면 아이와 어른이다. 세계 각지의 문화에 따라 의식이나 나이를 기준으로 편의상 아이와 어른을 나누지만, 실제로 그 경계는 없다. 나이 역시 언어의 분절화 작용의 한 사례이다.
동유럽이나 아프리카에서는 민족 간에 무자비한 전쟁이 많지만, 민족 또한 본래 나눌 수 없는데 인간을 민족의 명칭으로 나누어 언 어의 분절화 작용이 적용된다. 물론 학교 성적을 포함해 등급을 매 기는 모든 것이 분절화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일본의 초등학생들은 하늘에 떠 있는 무지개가 일곱 색깔이라고 배운다. 아이들은 일곱 가지 색깔로 선명하게 나뉜 무지개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진짜 무지개는 결코 색깔이 명료하게 구분되지 않는 다. 좀 더 애매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어린아이들은 배운 관념을 그 림으로 그린다.
- 그렇게 인간은 언어의 분절화 작용에 의해 생겨난 관념이 현실인 것처럼 착각하고 만다. 그런 식의 착각을 수없이 축적하며 성장한 결과 차별이 생긴다. 즉 세계는 바로 여기에 있는데, 우리는 언어의 분절화 작용에 의한 착각 렌즈를 통해 바라보므로 제대로 세계를 볼 수 없다.
다시 재능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 재능이 있다 없다 하는 표현 자체가 분절화된 이후의 표현인 것이다. 이 표현대로 한다면 인간 에게 재능의 유무라는 게 있다고 생각해 버린다. 그래서 '저 사람에게는 재능이 있지만 '이 사람에게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한다.
신의 유무 문제도 마찬가지다. 신은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 가. 이 물음 자체가 이미 분절화이다. 신의 존재를 묻는다는 것, 즉 상자 속 슈뢰딩거의 고양이 schrodinger's Cat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슈 뢰딩거가 1935년 양자역학의 불완전함을 증명하기 위해 고안한 사고 실 험-옮긴이)의 존재를 묻는 것처럼 인간은 단순히 있느냐 없느냐 하는 분절화만으로 사물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신론자나 무신론자 모두 똑같이 안이하다.
- 혹은 독학하는 생활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사람에게는 헤르만 헤세의 단편소설 《클라인과 바그너》에 있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해주고 싶다.
사실 사람들이 불안하게 느끼는 것은 단 하나뿐이다. 즉 몸을 던지는 것, 미지의 것 안으로 발을 들여놓는 것, 모든 게 보장되어 있 는 안전지대를 아주 조금이라도 넘어가는 것이다. 한 번, 단 한 번 만이라도 자신을 내동댕이친 적이 있는 사람은 위대한 신뢰를 느끼 고, 자신을 운명의 손에 내맡긴 사람은 불안으로부터 해방된다. 그 들은 더 이상 지상의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 그들은 우주에 낙하하 여 별들과 함께 윤무를 추는 것이다.'
- 오히려 자신의 삶에 대한 진정성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기성의 세계관이나 인생관을 버려야 한다. 또 자신에게 의미 있는 세계와 인 생을 찾기 위해서라도 독학을 하거나 생활할 때 관찰의 눈을 날카 롭게 벼리고, 생생한 통찰을 가능케 할 만한 새로운 자신을 매일같 이 창조해 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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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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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려서 벌거벗은 임금님이나 미운 오리새끼와 같은 안데르센의 동화를 읽고 자랐다. 교훈을 주는 내용도 있지만, 어린이가 보기에는 좀 잔혹한 내용도 있었다. 

동화 내용은 기억을 하고 있지만, 실상 안데르센의 삶은 어떠했는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안데르센은 1805년에 가난한 구두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11살에 아버지를 여의는 바람에 노동자 신세로 전락하고 정규교육도 받지 못했다. 훗날 연극배우가 되겠다고 코펜하겐으로 상경했지만, 교육부족으로 문법이나 발음이 어색해서 연극배우로 성공하지 못했다. 비록 연극배우의 꿈을 이루지 못했으나, 그가 글솜씨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국회의원 요나스 콜린의 충고로 문학을 배우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생활도 학교장과으 갈등으로 인해 순탄치만은 않았는데, 이 학교장은 안데르센에게 상당한 트라우마로 남아 나중에 안데르센의 작품 미운 오리새끼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안데르센은 서른살에 동화를 쓰기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어린이를 속이는 글이나 쓴다고 욕을 먹기도 했다. 이후 이십여년 동안 150편 이상의 동화를 발표했다. 이 중 초기에 쓰여진 이야기들은 안데르센이 어릴 때 들은 민간설화에 바탕을 두고 있으나, 작가의 스타일로 자유롭게 각색한 것이다. 

이 책은 안데르센의 동화 작품의 줄거리와 그 중 중요한 문장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처음 소개한 작품은 '작은 클로스와 큰 클로스'로 안데르센이 초창기에 썼던 작품인데 발표당시 동화로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으나 훗날 안데르센이 동화작가로 성공하면서 여론은 바뀌어 그의 잔혹동화를 통틀어 가장 잔혹하고 재미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작은 클로스와 큰 클로스'는 노력과 인내의 가치를 강조하면서도 누군가는 성공을 위해 불공정한 일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동화에서 비판하는 불공정한 현실은 당시 덴마크의 사회적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당시 덴마크는 경제적 불황으로 식량이 부족하여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반면 권력자와 부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못한 행동을 일삼고 있었다. 안데르센은 그런 상황 속에서도 노력과 인내의 가치를 강조하며 독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장미의 요정은 인간의 다양한 감정과 삶에 대한 이해를 상징한다. 시간이 지나면 시드는 장미가 유한한 인간의 삶과 아름다움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요정이 인간의 마음을 지배하려는 것도 이성과 감정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아름답고 신비하면서도 잔혹한 요정이 주인공의 곁에서 주인공을 시험하고 조언하는 모습은 신의 대리자가 더 높은 위치에서 인간을 내려다보는 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요정들 역시 주인공의 진심을 보고 감동하여 행복과 사랑을 찾아갈 수 있게 해 주는 결말은 모든 유혹을 이겨낸 인간의 주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름다움과 사랑의 가치, 그리고 자유와 인간의 의지의 강인함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안데르센의 동화와 동화 속 문장을 음미하면서, 세상사에 대한 안데르센의 견해와 사유를 음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책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 도서지원 이후 자유롭게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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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씽킹

인문 2024. 4. 16. 06:43

- 머스크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머스크는 TED 큐레이터인 크리스 앤더슨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생각 의 제1원칙'을 따른다고 밝혔다' 제1원칙은 머스크가 생각의 뼈대를 만드는 방식이다.
"생각하기에 좋은 틀이 있습니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제1원 칙 추론입니다. 사물의 본질을 요약하고 추론하는 방식인데요, 유추에 의한 추론과는 반대죠. 우리는 대부분 유추에 의한 추 론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생각이나 행동을 약간 변형 해서 따라 하는 정도죠. 유추에 의한 추론은 많은 사람이 인정한 모범 사례를 기반으로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합니다. 유추로 추론하는 사람은 똑똑한 사람조차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비해 제1원칙 추론은 주어진 문제를 해 결하기 위한 가정을 세우고 질문하고 대답하면서 처음부터 새 로운 지식과 방법을 찾는 방식입니다."
복잡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대부분 사람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히 여긴다. 다른 사람 생각에서 유추 하니 결국 모든 사람이 비슷하게 생각한다. 머스크는 다른 사 람을 보지 말고 문제의 본질을 보라고 조언한다. 일론 머스크 는 제1원칙 추론을 3단계로 구분한다.
• 1단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 방법을 가정한다.
사업을 성장시키고 싶다면 해결 방법으로 돈이 많이 필요하다는 가정을 한다. 체중을 감량하려면 운동할 시간이 충 분해야 한다는 가정을 한다.
• 2단계: 문제를 기본 원칙으로 분류한다.
문제의 줄기나 큰 가지와 같은 기본 원칙을 확인한다. 기본원칙은 문제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 3단계: 처음부터 새로운 방법을 찾는다.
문제를 이해하고 기본 원칙으로 분류한 후에는 처음으로 돌아가 새로운 방법을 찾는다.

- 다빈치가 르네상스 시대의 메모왕이라면 에디슨은 현대의 메모왕이다. 다빈치가 다양한 방면에 업적을 남겼듯이 에디슨 도 축음기를 비롯해 1,300건을 발명했다. 에디슨은 500만 장의 메모를 남겼다. 럿거스대학교는 에디슨 문고를 1978년에 설립 했다. 에디슨이 남긴 메모를 정리하고 보존하기 위해서다.
에디슨은 우연히 떠오른 생각은 모두 적었다. 내 생각이든 다른 사람의 생각이든 메모했으며,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메 모를 되돌아보면서 새로운 생각을 여백에 적었다. 또한 적을 때 기억용과 생각용으로 구분해서 메모했다.
•기억용 노트
단기간에 해야 할 일을 단어나 문장으로 적는다. 투o-do 노트라고도 한다. 해야 할 일을 기억하기 위한 메모이므로 일을 다 하고 나면 내용 위에 한 줄 쫙 그어버린다. 그리고 완전히 잊어버린다. 기억용 노트는 책상 위에 놔두고 수시 로 메모하고 지운다. 해야 할 일이 분명하게 정리되어 있으 므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우왕좌왕하지 않는다.
•생각용 노트
생각나면 생각난 대로 일단 적어둔다. 뜬금없이 시의 한 구절이 생각나면 그대로 적는다. 어느 기업의 경영 사례를 보면서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다면 일단 그대로 적는다. 중 요하다고 생각한 개념이나 데이터도 그대로 적는다. 생각 을 어떻게 발전시킬지는 아직 모른다. 메모할 당시에는 뾰 족한 아이디어가 없다.
생각용 노트는 가끔 임의의 페이지를 열고 내용을 다시 본 다. 그러면 메모할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내용 이 떠오른다.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도 있고 생각을 더 세련 되게 정리할 수도 있다. 여백에 생각을 계속 추가한다. 언제 사용할지는 모르지만 재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간 이 오래 지나도 언제든지 생각을 보충해준다. 시간을 들여 생각을 숙성시키면 생각은 넓고 깊게 발전한다.

- 1 제목, 3 꼭지, 3 세부 사항으로 정보를 정리해 보자. 나는 이런 형식을 '1-3-3 형식'이라 부른다. 제목은 한 줄로 요약한 다. 이때 제목을 의문형이나 부정형으로 만들면 읽는 사람의 흥미를 끌 수 있다. 제목이 부정형이면 오히려 중요하다는 점 이 강조된다.
정보의 내용을 요약하는 꼭지bullet point는 세 개로 청크화한 다. 그리고 각 꼭지마다 세 개의 세부 사항을 적는다. 꼭지의 나열은 규칙을 가진다. 서론/본론/결론으로 구분하거나 과거/ 현재/미래로 구분한다. 사실/비판/계획으로 구분할 수도 있고 긍정/부정/중간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찬성/반대/절충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이렇게 작성하면 내 생각을 상대에게 일목요 연하게 전달할 수 있고, 상대방은 기억하기 쉽다.

- 뉴욕대학교 애덤 알터 교수는 행동 중독을 일으키는 요소로 여섯 가지 특징을 꼽았다. 첫째, 행동하기 쉽고 매력적인 목표 가 있다. 이메일을 확인하는 정도는 복잡한 지하철에서도 할 수 있다. 이메일에 즉시 답장하면 나는 일 처리가 빠르다는 만 족감이 든다. 둘째, 랜덤하게 보상한다. 내가 인스타그램에 올 린 글에 가끔 답글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셋째, 단계적으로 수준이 올라간다. 다이어트를 하고 계속 걸었더니 오늘은 체중이 조금 줄었다고 느낀다. 넷째, 서서히 어려워진다. 게임을 하면 레벨이 올라갈수록 화면이 바뀌는 속도가 빨라진다. 다 섯째, 긴장감이 있다. 단톡방에 글을 올리고 나면 어떤 반응이 있을지 궁금하다. 여섯째, 사회적으로 강하게 연결된다. 게임 커뮤니티나 단톡방에 있는 사람들과 일체감을 느낀다. 여섯 가지 요소는 동시에 여러 개가 작동하는데 요소가 많이 포함 될수록 행동 중독이 되기 쉽다.
어떤 사람이 중독에 빠질까? 누구나 중독에 빠질 수 있다.

- 모든 사람이 이렇게 자주 거짓말을 하는데 거짓말을 판단할 수 있을까? UCLA 심리학 교수인 셸리 테일러의 연구에 의하 면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거짓말을 판단하지 못한다." 거짓말 을 판단하는 전측 뇌의 기능이 점점 퇴화하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거짓말을 들어도 젊었을 때처럼 뇌가 활발하게 반응 하지 않고 불신할만한 사람을 봐도 의심하지 않는다. 거짓말 탐지기도 있다. 검사를 하기 전에 먼저 가벼운 질문을 한다. 이 름이나 직업처럼 참말과 거짓말을 쉽게 구분할 수 있는 질문 이다. 질문에 답하는 사람의 호흡, 맥박, 혈압, 땀의 수치가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하는데 참말과 거짓말을 구분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검사에서는 거짓말을 하는지 알고 싶은 내용을 반복해서 질문한다. 거짓말 탐지기가 모든 거짓말을 판단하지 는 못한다. 우리는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을 들으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 세븐일레븐은 이름만 들어도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영업하는 편의점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 연상에는 상품 이름 이 중요하니 타사의 상품 이름을 모방하는 경우가 많다. 비아 그리는 화이자제약이 개발한 발기부전 치료제다. 비아그라 특 허가 만료되면서 한국 제약회사들은 비아그라와 비슷한 브랜 드를 만들었다. 대웅제약의 누리그라, CJ제일제당의 헤라그라, 비씨월드제약의 스그라가 있다. 발기부전을 치료하면 발기 왕 성이 된다. 그래서 브랜드는 남자의 왕성한 힘이라는 이미지 를 강조한다. 동아제약의 자이데나, 종근당의 야일라, 동광제 약의 자하자는 모두 성기나 섹스를 연상하게 만든다.

- 좋은 질문이 좋은 대답을 부른다
질문에 앞서 먼저 상대방의 장점이나 잘한 점을 칭찬한다. 상 대방의 인격을 존중한다는 느낌을 주고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 든 후에 문제점이나 의심이 가는 내용을 질문한다. "계절이 금 세 바뀌었죠?"라거나 "오늘 회의는 잘 되겠죠?"라고 가볍게 질문한다. "요즘 바쁘세요?"라거나 "얼굴이 좋아 보이네요?" 라고 물어보면 어떤 대답을 들어도 상관없다. 분위기를 좋게 이끌어 간다면 좋은 질문이다.
질문에는 타이밍도 중요하다. 갑자기 질문하지 않고 먼저 분위기를 가볍게 한다. 좋은 질문은 원하는 대답이 명확하다.
긍정적인 대답을 유도한다. 미래를 지향하는 질문이다. 좋은 질문은 상대방을 즐겁게 한다.
나쁜 질문도 있다. 무엇을 알고 싶은지 애매하다. 대답하고 싶어도 어떤 대답을 하면 좋을지 모른다. 굉장히 깊이 생각해 서 대답해야 하는 질문도 나쁘다. "행복이란 무엇이라고 생각 하십니까?"라거나 "어떤 인생관을 가지고 계시나요?"라는 질 문에는 단답형으로 가볍게 대답하기 어렵다. 차별적인 질문도 나쁘다. 마음에 상처를 주는 질문도 있다. 성의 없는 질문도 나쁘다. 갑자기 추상적인 질문을 해도 곤란하다. 사생활을 꼬치꼬치 묻는 질문도 나쁘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출신 학교나 결 혼 여부를 물어본다. 나이를 물어보며 호적을 조사한다. 질문 이 아니라 취조다. 도굴꾼과 같다. 도굴꾼은 여기저기 파헤쳐 보고 마음에 드는 게 없으면 그대로 방치하고 떠난다. 고고학 자는 유적을 소중히 여기고 정성스럽게 하나씩 찾아 나간다. 질문은 도굴꾼이 아니라 고고학자처럼 해야한다.
가장 나쁜 대답이라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하는 태도 다. 침묵은 때로는 부정이고 때로는 긍정이기 때문에 대답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대답을 예의라고 생각하면 대답을 회피하거나 의도적으로 화제를 바꾸는 사람은 의심스럽다. 핵심 적인 질문을 하면 여기에 대답하지 않고 일반적인 화제로 말 을 돌린다. 질문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않고 거꾸로 물어본다. "불량의 원인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어보면 "매출이 늘어야 할 텐데"라며 논점을 바꾼다.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는다. 경험 이 많은 정치가는 어려운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는다. 질문을 바꾸어 버린다.

- 컬럼비아대학교 멜라인 브럭스 교수는 화상회의를 하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20퍼센트 감소한다고 말한다.' 회의실에서 만나 회의하면 공간 전체에 초점이 골고루 분배되지만, 화상 회의를 하면 컴퓨터 화면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컴퓨 터 화면만 쳐다보고 시야가 좁아지면 인지하는 범위가 좁아지 고 창의적인 생각이 나지 않는다. 화상회의는 깊이 집중해야 하는 업무에 적합하다. 아이디어를 생성하려면 직접 만나서 대화하고, 아이디어를 결정하거나 평가하려면 화상회의를 하 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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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00년 전 붓다도 말씀하셨다. 행복을 바깥에서 찾으면 반드 시 고통을 얻는다고 말이다. 수피 스승 나스루딘 역시 제자들에 게 편하다고 해서 바깥에서 찾아 헤맬 것이 아니라 마음에(그러 니까 올바른 장소에 불을 밝혀야 한다는 교훈을 전하려 했다. 물론 외부 활동은 인생의 큰 부분이며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 이 우리의 유일한 전략이라면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우 리는 삶이라는 롤러코스터에 올라타 내려오지 못한다. 롤러코 스터가 잘 돌아가면 행복하지만 잘 돌지 못하면 불행하다. 그런 데 삶이란 어쩔 수 없이 무상하기에 불행해질 확률이 높다. 삶을 의식적으로 안에서 밖으로 창조하지 못하면 삶은 무의 식 중에 밖에서 안으로 일어난다. 붓다와 나스루딘, 예수를 비 롯한 인류 역사의 스승 모두가 마음을 들여다보라고 권했다. 붓 다는 행복은 우리 안에 있다고 말했고 예수는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누가복음 17장 20~21절)”라고 말했다. 깨달음 을 얻은 모든 이가 같은 방향을, 안을 가리킨다.
- 이렇게 상상해볼 수 있다. 당신은 작은 컴퓨터로 이 세상에 태어났다. 당신은 세상에 하나뿐인 특성과 용량을 갖고 태어난 유일한 컴퓨터이지만 겉보기엔 다른 컴퓨터와 크게 다르지 않 다. 향후 7년 동안 당신이라는 컴퓨터에 당신의 보호자가 운영 시스템을 장착한다. 그러나 그들은 대체로 무의식적인 삶을 살 기 때문에 자신들의 무의식적 패턴, 습관, 행동방식, 세계관을 그대로 당신에게 장착한다. 그전에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을 깔거나 자신의 하드를 최적화하자는 생각은 전혀 못 한다.
이 운영체계가 당신 인생을 떠받치는 기둥이 된다. 세월이 더 흐르면 사회의 가치관과 규범과 생각까지 추가된다. 당신이 어 떤 행동을 하고 무엇을 생각하며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일러주는 정신적 각인이 수천 가지나 새겨진다. 하버드대학교 에서 실시한 한 연구 결과를 보면, 18세 청소년이 살면서 들은 부정적인 암시는 평균 18만 종이라고 한다. 18만 종의 부정적 프로그램이 당신의 하드에 깔린 셈이다.
이제 어른이 된 당신은 이 책을 손에 들고서 생각이란 무엇인지를 자문한다. 대답은 무척 쉽다. 생각은 살아오는 동안 당신 의 마음에 장착된 수천 가지 프로그램의 결과물이다. 진짜 당신 생각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당신의 생각은 당신과 대부분 시간 을 함께 보내는 사람들의 메아리이다. 그리고 당신이 성장한 사 회의 메아리이다. 당신을 따라다니는 온갖 소음의 메아리이다.
- 머리에 떠오르는 모든 것을 우리는 진실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아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생각이 나일 수는 없다. 앞에서 소개한 몇 가지 훈련을 거치면 서, 당신은 이미 생각을 관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 이다. 관찰자는 관찰 대상일 수 없다. 맞다. 당신은 생각이 아니 다. 신경생물학적으로 보아도 생각은 두뇌활동의 아주 미미한 부분에 불과하다.
생각과 자신을 동일시하면 수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자신의 세계관을 굳게 고집하면서 남의 세계관을 거부하면 전쟁이 일어난다. 자신은 옳고 상대는 그르다고 확신하면 다툼이 발생한 다. 자신은 할 줄 아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 있던 잠재력도 줄 어든다. 머릿속에 그려진 공포의 미래를 굳게 믿으면 불안과 근 심이 자라난다.
악순환의 쳇바퀴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명상과 마음챙김이 가르치는 '의식'이다.
- 수많은 인상에서 의미를 끌어내어 인생의 여러 도전에 맞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정신, 즉 이성이 맡는다. 문제를 해 결하는 이 원숭이 역시 당신이 제대로 다룰 줄만 알면 맡은 일 을 척척 해낸다. 사실 인류 역사에 기적을 불러온 장본인도 바 로 이 원숭이다. 피라미드와 타지마할을 짓고 우주를 탐험하고 이 시대가 한껏 누리는 온갖 기술을 개발한 것도 바로 이 두뇌 이니 말이다. 다만 문제는 우리가 이 녀석을 다룰 합리적 사용 설명서를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는 데에 있다. 녀석이 맡은 일을 잘 처리할 것을 본능으로는 알지만, 녀석의 한계와 잔꾀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
녀석의 첫 번째 오작동은 시간개념이다. 문제 해결을 담당하는 이성 부위에는 시간개념이 없다. 우리가 온종일 고민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예를 들어,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큰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아보라고 말하는 상황을 상상해보 자. 두뇌는 이 정보를 가지고 무슨 짓을 할까? 정확한 결과도 모르면서,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면서 당신은 고민한다. 운전 하면서도 집중을 못 하고 밥을 먹으면서도 맛을 모른다. 두뇌의 일부가 계속해서 온갖 진단명을 떠올리기에 잠도 못 자고 밤새워 뒤척인다. 발가락 하나가 간지럽거나, 허리가 뜨끔하기만 해 도 다 중병의 증상인 것 같다. '다음 주에 의사한테 정확한 결과 를 듣고 나서 고민해도 늦지 않아. 이성아, 인제 그만 잠 좀 자 자. 당신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성의 문제 해결 부 위는 시간개념이 없기에 그렇게 말해봤자 통하지 않는다.
병원 사례가 좀 극단적이라면, 일상을 가만히 들여다보자. 당 신의 정신은 지금 삶이 진행되는 그곳에 있지 않다. 당신은 얼 마나 자주 중요하지도 않은 일을 고민하는가? 프레젠테이션은 오후인데 아침에 눈 뜨면서부터 초긴장 상태이다. 문제를 해결 하고(더 정확히 말하면 문제와 연관된 감정을 떨쳐버리고 싶지만, 두뇌 는 방법을 모른다.
두뇌의 두 번째 오작동은 구토를 모른다는 점이다. 과식하거 나 상한 음식을 먹으면 위장은 제동을 걸고 몸에 들어온 것을 밖으로 토해낸다. 두뇌는 그럴 줄 모른다. 당신의 두뇌는 온갖 문제와 다툼, 지난 경험과 미래 걱정으로 이미 터지기 직전까지 찼으면서도, 불안을 조장하여 관심을 끌려는 미디어들의 자극 적 정보를 계속해서 받아들인다.
당연히 두뇌는 만성 소화불량 상태이다. 그러니 여기에 이혼 이나 실직 같은 더 심각한 문제가 추가되면 완전히 과부하에 걸 린다. 두뇌는 쉬지 않고 고민하느라 재충전이 절실한 순간에도 도무지 당신을 재우지 않는다.
- 잠 못 드는 밤을 보낸 후엔 또 어떤 짓을 할까? 휴식을 취해 몸을 쉬게 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해야 할 것을, 불쾌한 기분을 외면하겠다며 더 많은 자극과 문제를 머릿 속으로 밀어 넣는다. 두뇌도 신체와 같다. 이럴 때 최고의 해결 책은 휴식과 고요이다. 대표적인 방법이 명상이다. 명상은 두뇌 가 푹 쉬며 원기를 회복할 시간을 제공하고, 더불어 지금 이 순 간에 머무는 능력을 가르친다.
- 붓다는 그런 끈질긴 생각은 그냥 무시하라고 가르치셨다. 생각이 나타나면 잠깐 인지는 하되, 오래 붙들지 말아야 한다. 일 이건 대화건 지금 중요한 일에 초점을 맞춘다. 생각이 또 떠오 르거든 다시 잠시 인지하고 바로 무시한다.
이런 인지와 무시의 과정은 정신 훈련이기도 하다. 예전 같 았으면 정신이 온 힘을 다해 자기 생각을 관철했을 것이다. 당 신은 생각의 말을 믿고 행동하거나 기분이 안 좋아졌을 것이다. 당신이 이성을 왕좌에서 내쫓고 하인의 임무를 맡긴 지금조차 도 이성은 여전히 많은 것을 중요시한다. 해묵은 경험에 각인된 이런저런 생각을 당신에게 내민다. 하지만 당신의 의식은 이제 충분히 자신이 원하는 바를 결정할 수 있다. 이제는 같은 눈높 이의 싸움이 아니다. 아니 애당초 싸움이 아니다. 당신이 권력 을 주지 않는다면 하인은 아무런 힘이 없기에.
- 정서적 고통은 감정 자체가 아니라 감정을 대하는 방식 때문 에 생긴다는 사실을 나는 오랫동안 몰랐다. 당신도 나처럼 언젠 가는 힘든 감정을 다 쫓아낼 수 있으리라고 망상한다면 앞으로 도 고난의 길을 걸어야 할 것이다. 감정은 인생의 일부이다. 사 람됨의 일부이다. 때로는 징글징글하게 불쾌하다. 나도 안다. 하지만 지금 불쾌하게 느낀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보 장은 없다. 건강한 방식으로 힘든 감정을 다루는 법을 배운다면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자유의 의미이다.
잊지 말아야 할 감정의 진실
*불안에서 애써 도망칠 필요 없다. 불안해도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다.
*분노는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 그 에너지로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
*슬픔을 억압할 필요가 없다. 슬픔도 인생의 선물이다.
*탐욕과 자만, 질투에 쫓기지 않는 자신을 상상해보라.
*죄책감은 치유가 임박했다는 신호이다.
*고독은 진정한 당신의 본성을 상기시킨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감정은 모두 당신을 위해 존재한다.
- 불안이나 고독 같은 힘든 감정은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불쾌해야 마땅하다. 수천 년 전 우리는 그 감정들 덕분에 살아남았다. 불안은 우리가 맹수와 맞서 싸우거나 빠르게 도망 치도록 몸을 일으켜 세운다. 외로움이 불쾌한 이유는 배척이 곧 죽음을 의미하던 시절, 집단에 순응하는지가 생존과 직결되었 기 때문이다.
우리가 힘들다고 부르는 대부분의 감정은 신체적으로도 불쾌 하다. 맞다. 불쾌하다. 하지만 안전하다. 낯설지만 명백한, 꼭 기억해야 하는 사실이다. 실제로 부끄러워서 죽은 사람을 본 적 있는가? 물론 불안이나 고독이 해로운 결과를 낳을 수는 있다. 하지만 원인은 감정 그 자체가 아니다. 당신이 불쾌한 감정을 느끼는 순간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정작 몸과 마음을 해치는 것은 감정을 허용하지 않는 당신의 마음이다.
감정은 소화와 혈액순환처럼 몸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과 정이다. 감정은 안전하다. 때로는 불쾌하다. 이 불쾌함을 우리 는 피하려 애쓴다. 문제는 요즘 세상에는 생명을 위협할 맹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집단에서 배척당하는 일이 좋지 는 않겠지만, 사회구조상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그런데도 온갖 위험을 모조리 피하려고 애쓴다면 두뇌는 이런 불리한 패턴에 서 벗어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절대 안 하면 발표가 곧 죽음이 아니라는 사실을 배우지 못하는 것과 같다.

- 정서적 감각의 지속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짧다. 정확히 말하면 감정의 수명은 90초에서 120초 사이이다. 정말이다! 당신의 감정 두뇌가 화학 칵테일을 혈관으로 쏘아 보내라고 명령을 내 리는 순간부터 그 물질이 자연적으로 다시 분해되는 순간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2분이다. 한 시간도 아니고 하루도 아니고 한 주는 더더욱 아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한 번 시작된 감정은 잘 그치지 않는다 고 믿는 이유는, 감정을 대하는 방식이 건강하지 못한 탓이다. 강렬해진 감정이 의식으로 밀려오면 당신은 본능적으로 그동안 배운 건강하지 못한 전략을 집어든다. 감정을 억압하고 회피하 고 투사하고 고민하면서 감정을 붙든다. 감정을 계속 살려두면 서 먹이까지 제공한다. 그러니 바람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 는 것이다.
감정에 저항하지 않으면 감정은 파도처럼 당신의 몸을 지나 고 자연스럽게 떠난다. 신경계는 조절 기능을 회복하고, 감정 두뇌는 예상만큼 심하지 않은 것을 보니 다음에는 이 정도로 격 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겠다는 교훈을 얻는다.
-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격한 감정에 휩싸여보았을 것이다. 심한 불안을 느끼다 못해 공황에 빠진 적이 있을 수도, 깊은 슬 픔이나 실존적 고독에서 허우적댄 적도 있을 것이다. 감정이 얼 마나 고통스러울 수 있는지, 다들 한 번쯤은 경험한다.
- 그런데 우리 몸은 몸의 통증과 마음의 고통을 구분하지 못한 다. 뇌에서 같은 부위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고통은 불쾌하 다. 당연히 우리 뇌는 어떤 고통이든 피하려고 애쓴다. 이런 진 화의 이점이 현대사회에서는 도리어 해가 된다. 앞서 말했듯 우 리 조상이 고독이라는 감정을 최대한 피한 것은 최선의 전략이 었다. 공동체의 상실은 곧 죽음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감정을 그냥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고독도 깊은 내 면에서 사랑으로 바뀐다. 모든 감정은 자신과 세상을 더 심도 있게 이해하는 문이 되어준다. 그 문을 지나갈지, 거기서 그치 지 않고 더 나아갈지 결정은 당신의 몫이다. 모두 당신에게 달 렸다.
- 정직하게 감정을 경험하고, 그 선물을 받을지 말지는 당신 의 선택이다. 그뿐 아니라 감정으로 괴로워할지 말지도 당신의 선택이다. 고통은 앞으로도 늘 있을 것이다. 고통은 생존 보장 이라는 중요한 임무를 다하기 위해 만들어진 진화의 산물이다. 그러나 당신이 고통으로 괴로워할지 말지는 전혀 다른 요인에 달렸다. 신젠 영Shinzen Young은 2016년 《깨달음의 과학The Science of Enlightment》에서 멋진 방정식을 선보였다.
괴로움= 고통 X 저항
괴로워할지 말지는 고통의 강도가 아니라 고통을 밀어내는 저항에 달렸다. 고통에 맞서 싸우거나 온 힘을 다해 억압하려 하면 괴로움이 따른다. 저항을 그치고 고통에 자신을 맡기면 그 저 재미난 감각만 남는다.

- 명상은 근본적으로 꾸준한 놓아버림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 이 통제력을 잃을까 봐 겁을 낸다. 감정을 풀어주면 '사회에서 용인할 수준을 넘어설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화가 나고 눈물이 솟구치는 건 지극히 정상이고 내버려두면 그친다. 그런 데도 많은 사람이 남 앞에서 그런 감정을 드러내기를 겁낼 뿐 아니라 감정이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달을까 봐 겁을 낸 다. 혹은 감정 탓에 능력을 발휘할 수 없을까 봐, 맡은 일을 해 내지 못할까 봐 두려워한다. 심지어 감정을 다 끌어내면 정신적 인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며 불안해하는 사람도 있다.
한 마디로 감정을 허용할 경우 통제할 수 없는 무언가가 풀려나서, 그대로 벼랑으로 몰릴까 봐 불안해한다. 이 자리에서 다 시 한번 되새기자. 감정은 안전하다! 무의식은 당신이 지금 처 리할 수 있을 만큼만 풀어준다. 그러니 시작하자! 조금씩 조금 씩, 이런저런 감정이 일어날 때마다 천천히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시 믿어보자. 자신을 믿어보자. 신뢰가 자라면 삶을 사랑하는 마음도 자라나며, 삶과 자신을 더 깊게 경험하고픈 의욕과 호기 심도 자라난다.
- 감정을 만날 때는 일체의 생각을 무시하라. 감정이 떠오르면 우리는 자동으로 이성에게 달려간다. 어차피 의식 전체가 온종일 생각에 골몰하므로, 불쾌한 기분이 들자마자 곧바로 달려가 는 장소도 그곳이다.
생각은 감정과 신체감각을 불러오지만 반대로 감정 역시 생 각의 기초이다. 기쁠 때는 불안할 때와는 다른 생각을 한다. 슬 플 때는 고마울 때와는 다른 생각이 든다. 그러기에 우리는 힘 든 순간 '머릿속으로 들어가서 책임을 전가할 누군가를 찾거나 자책하고, 왜 지금 이런 기분이 드는지 알아보겠다고 골머리를 싸맨다.
- 역할을 자신과 너무 동일시하다 보면 때가 되어도 역할을 내 려놓지 못한다. 수많은 퇴직한 남성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방황 하는 이유이다. '쓸모 있는 인간'의 역할을 더는 할 수가 없고, 자유로운(그들이 보기에는 쓸모없는) 은퇴자의 역할을 받아들이기 에는 마음이 내키지 않기에 가슴에 큰 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공 허하고 괴롭다. 아이가 충분히 자랐는데도 어머니는 간섭을 그 치지 않는다. 경찰이 퇴근한 후에도 정의구현에 힘쓴다. 기술 자가 세상 모든 고장 난 전기제품을 자신이 다 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 고단할 것 같지 않은가? 당사자뿐 아니라 옆 사람도 힘 들다. 당신의 직업이나 신분은 한 가지 역할에 불과할 뿐, 실제 당신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우리 아들에게 나는 아빠지만 동료 들에게는 아빠 노릇이 먹힐 리 없다. 집에서도 명상 선생의 역할을 못 버리고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퇴근한 아내에게 명상과 마음챙김을 설교한다면 아내가 반길 리 있겠는가?
- 역할은 당신이 하는 일이지 당신이 아니다. 역할과 자신을 동 일시하면 언젠가는 고통을 겪는다. 역할을 맡았을 때에는 배우 처럼 성심을 다하다가 역할이 끝나면 미련 없이 벗어던지고 다른 역할로 들어가면 된다. 아니면 모든 역할을 다 버리고 명상을 하거나.
- 모순적이지만 '나'가 약할수록 더 행복하고 기쁘다. 삶과 하나 가 되면 행복하고 평화롭고 활기차다. 역설적이게도 '나'의 허상 을 꿰뚫어 보고 삶에 자신을 던질 때 당신은 늘 바라던 그곳에 도달한다. 꼭 아름다운 해변이 아니어도 좋다. 더러운 화장실이 라 해도 지금 당신이 있는 곳이 바로 그곳이다. 붓다는 우리가 느끼는 '나'를 아타나, 즉 무아라 불렀다. 처음 그 말을 들었 을 때 나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생각했다. '나'를 찾겠다고 힘든 명상의 여정에 들었는데 '나'가 없다니! 아마 당신도 낯설 것이다. 1초만 자신을 의식해도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나 여기 있어. 그러니까 내가 존재하지.” 그런데 무아라니? '나'를 칭할 때 무엇을 떠올리는지 자세히 관찰해보면 대부분 이 내적 듣기, 보기, 느끼기의 결합이다. 하지만 인지하는 모든 것이 자신일 리는 없다. 어떤 것을 관찰한다면 우리는 관찰자이 지 관찰 대상이 아니다. 이 말이 핵심이다. 당신이 관찰하는 모 든 것은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관찰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가 없다는 생각은 난해하다. 하지만 그 경험은 숨 막힐 듯 황홀하다. 당신은 자기 몸을 보고 느낄 수 있다. 보고 느끼는 대상은 보고 느끼는 당사자일 수 없다. 당신은 피곤하거나 건강할 수 있고, 에너지가 넘치거나 우울할 수 있다. 그렇다 고 당신이 피곤이나 건강, 에너지나 우울은 아니다. 당신은 불 안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지만, 그 모든 감정을 경험할 뿐 감정 자체는 아니다. 당신은 몸이 무겁거나 가볍다고 느끼는 등 몸을 인지하지만, 몸은 아니다. 당신은 생각을 인지할 수 있지만, 생 각은 아니다. 그저 생각을 인지할 뿐이다.
모든 것이 다 떨어져 나가면 무엇이 남을까?
모든 것을 다 제거하면 무엇이 남을까?

- 지금까지 읽은 내용을 잘 새겨보자. 당신이 관찰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의 생각이 아니다. 다시 말해 당신이 지금껏 자신에 대해 했던 모든 생각은 치워버릴 수 있다. 이 얼마나 엄청난 자유인가? 우리는 수백만 가지 자괴감 과 불안, 걱정 근심과 생각,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당신 은 지금 그 모든 생각을 한꺼번에 내려놓을 수 있다. 생각이 내 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당신은 당신의 몸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몸도 인지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잘 생각해보자. 당신의 몸은 인식의 대상이지 인식하는 당사자가 아니다. 이런 깨달음 역시 엄청난 해방감을 선사한다.

- 자신에게 다정하기 
불교에서는 정신을 어린 짐승에 비유한다. 당신의 머릿속에 어린 강아지가 뛰어다닌다고 상상해보자. 당신이 해야 할 일은 그 녀석을 곁에 붙들어 두는 것이다. 강아 지가 수천 번 달아나도 당신은 수천 번 녀석을 다시 끌고 와야 한다. 녀석이 당신 곁에 가만히 있을 때까지.
어떻게 하느냐고? 다정하게 데리고 오면 된다. 화내지 말고 짜증 내지도 말아야 한다. 되돌아오면 사랑이 기다린다는 사실 을 알면 강아지는 제 발로 돌아온다. 돌아와봤자 고함과 손찌검 만 기다린다면 강아지가 무엇 하러 돌아오겠는가?
당신의 정신도 똑같다. 정신이 딴 곳에 팔릴 때마다 자책한다 면 정신이 뭘 배우겠는가? 계속해서 무의식적으로 살아가기를 택할 것이다. 자신이 또다시 중요하지 않은 생각을 뒤쫓았다는 사실을 의식하자마자 자책이라는 고통이 따라올 테니 말이다. 그러니 자신에게 다정하자! 명상의 처음은 자기애 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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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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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에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있거든, 그가 누구이든 잊어버리고 용서하라. 용서한 다는 행복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허물을 손가락질 할 권리가 없다. (톨스토이)

- 진정으로 이해받고 사랑받으면,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그 러나 그렇게 해줄 사람이 곁에 없다면? 내 스스로가 나의 편이 되 어 나를 지지해 주는 것,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언제든 내 곁을 지켜 주는 진실한 친구가 되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자기자비’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 이런 심한 고통에 익숙지 않다. 그러니 서툴고 부족 하고 망가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자신이라도 스스로에게 너 그럽고 친절하자. 내가 좋은 사람인지는 개의치 말고, 다만 무엇이 나에게 좋은지만 생각하자. 이 세상 사람 누구나 이번 생이 처음이 다. 실수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자기연민이다.
누구에게나 엉망진창인 부분이 있는 것이 정상이다. 좌절과 실 패, 불완전함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인생의 자연스러운 한 과정 이다. 그런 자신을 비판하고 죄책감을 갖는 것은 스스로 인간으로 서의 권리를 빼앗는 것이다. 톨스토이의 말처럼, 우리는 다른 사람 뿐 아니라, 스스로의 허물도 손가락질할 권리가 없다. 인정하든 인 정하지 않든, 우리가 무엇을 했을 때, 그 순간에는 최선을 다한 결 과였다. M양은 자기자비, 자기연민으로 아버지를 용서하기로 했고, 자신에게도 용서를 구했다. 칠레의 첫 여성 대통령이자 UN 인권최 고대표를 지낸 미첼 바첼레트는, "때론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 있 다. 지울 수 없는 분한 일도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지우고 용서하 라. 왜냐하면 그런 기억과 분노들이 우리 삶을 망치기 때문이다."

- 거울 속 자신과 두 손을 맞잡는 '하이파이브'라는 예상치 못한 행 동을 하게 되면, 전두엽 피질에 평생 동안 긍정적으로 프로그래밍 된 생각이, 새로운 신경경로 개발을 빠르게 진행한다. 이전에 가졌 던 자신에 대한 비난, 무시, 후회, 스트레스는 없애고, 자신을 새로 이 구성한다. 초기화하는 것이다. 인생의 대전환이 시작된다. 이것을 '뉴로빅'(neurobics : 신경세포라는 뜻의 뉴런neuron과 에어로빅 aerobics의 합성어)이라고 일컫는다. 미국의 듀크대학 의학센터, 로 렌스 카츠 박사가 개발한 훈련법으로서, 새로운 활동이나 경험을 함으로써 신경세포를 단련하여 뇌를 젊게 만드는 방법이다. 1분 동 안만이라도 일부러 거울 속의 자신을 마주하고, '오늘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생각해 보자. 하버드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그것만으로도 스스로의 생산성이 극대화되어, 리더십과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 고단하고 힘든 삶 속에서도, 우리는 굳센 회복탄력성을 가지고 있다.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네가 느끼는 감정은 너무 중요해. 지 금 이 순간의 너를 존재 자체로 사랑해." 다정하고 친절한 말을 해 주자. 기대되는 하루를 시작할 때, 자신을 연민의 눈으로 1분간 마 주하고, 두 손을 마주잡아 하이파이브를 하고, 오늘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지 조용히 물어봐 주자. 그대는 혼자가 아니다. 그대를 이 렇게 응원하고 위로하며 사랑하는, 내면의 영원한 친구이자 지원 군이 항상 함께하니 말이다. 자신에게 '너무 힘들었지? 수고했어.' 라고 자기자비를 베풀며 살았더라면................

- 에스토니아 출신의 미국 뇌 과학자로서 포유류의 감정 분야를 연구 개척한 야아크 판크세프(Jaak Panksepp)에 따르면, 인간을 포함 하여 모든 포유동물에는 일곱 가지의 원초적 감정이 있다고 한다. 즉, 탐색 (seeking, 열정), 분노(rage), 두려움(fear), 욕정 (lust), 보살핌 (care, 애정), 슬픔(panic), 놀이(play, 기쁨)라는 것이다. 포유류와 인 간의 감정 구조가 뇌 신경학적으로 같은 기초를 갖고 있기 때문에, 동물의 감정을 연구하면 인간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우울 증이나 공황장애, 자폐증 등 다양한 감정 이상 증상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감정을 이용한 심리 치료법 AEDP(가속 경험적 역동치료)의 개발자인 다이애나 포샤는 일곱 가지 핵심 감정을 약간 다르게 분류했는데 두려움, 분노, 슬픔, 혐오감, 기쁨, 흥분, 성적 흥분 등이다. 또, 동 양에서 흔히 말하는 7정, 즉 인간의 일곱 가지 감정은 희(기쁨), 노(怒-노여움), 애哀슬픔), 구懼두려움), 애(愛좋음), 오(惡-미움), 욕-욕심이다. 이처럼, 학자나 연구 분야마다 감정의 종류를 나 누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공통적인 점은, 이러한 감정들 은 인간이 가지는 본성이므로, 회피하거나 부정적 감정에 빠져 있 는 것은 정신건강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특히 약자의 위치에 있게 될 경우, 무의식중에 자신의 감정과 기 분을 억누르고 숨기는 것을 익혀왔다. 어린 시절 부모의 통제대로 틀에 갇힌 생활을 했거나, 부모에게 대들라치면 혼나고 체벌을 받으며 성장한 사람들은, 갈등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자존감이 낮고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예민하다. 다른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 려고 애쓰며, 다른 사람들과 갈등을 빚는 것을 한사코 피하려고 한 다.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의 이익을 주장하는 것보다 평화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 자신의 감정에 소홀한 반면, 사 회적 요구에는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렇기에 언뜻 타인과의 관계 에 아무 문제가 없는 듯이 보이지만, 실제는 불편한 감정을 느낀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왔거나, 자신의 감정 을 보호자가 이해하고 존중해 준 경험이 적은 사람들은, 자신이 느 끼는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기 일쑤다.
우리 모두는 다른 사람의 인정, 존중, 이해, 관심과 격려, 칭찬이 필요한 존재들이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여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을 더 이상 억압하지 않는 방법을 깨우치는 것이다. 즉, 감정에 솔직한 것은 인간의 본능이며, 삶의 에너지이자 건강의 바탕이다. 이를 위해 자신의 감정을 잘 살피고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자신의 진실한 감정과 마주할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의 감정을 확인하고 느끼면서, 자신에 게 이렇게 말해 주자. "지금 네가 느끼고 있는 감정은 매우 소중하단 다. 있는 그대로의 너를 이해한다. 그리고 사랑해." 자신을 굳게 믿 고, 자신을 '바꾸는' 것이 아닌, 진정한 자신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 친절한 말 한마디가 떠오르거든 지금 하십시오.
내일은 당신의 것이 되지 않을지 모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언제나 곁에 있지는 않습니다.
사랑의 말을 지금 건네십시오.

미소를 짓고 싶다면 지금 웃어주십시오.
당신의 친구가 떠나기 전에
장미가 피고 가슴이 설렐 때
당신의 미소를 지금 보여주십시오.

불러야 할 노래가 있다면 지금 부르십시오. 
당신의 해가 저물면
노래 부르기엔 너무 늦습니다.
당신의 노래를 지금 부르십시오.
(찰스 스펄전의 시, <지금 하십시오> 중에서)

- 로마의 정치가 카토는 고대 그리스 원전들을 직접 읽어보기 위해 80세에 그리스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미켈란젤로는 90세까지 '나는 아직도 공부한다.'는 생활신조로 살았다고 한다. 카 토에게 친구들이 "다 늙어서 웬 그리스어냐?"고 놀려대자, 그는 유 명한 한 마디를 남겼다. "오늘이 내 인생에 가장 젊은 날이잖아." 모지스 할머니처럼 인생의 노년기에 시작해도 걸작품이 만들어진 다. 체력이나 지구력,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 는다. 그럼에도, 오랜 인생길에서 경험하고 느낀 많은 것들이 내면 에 고스란히 쌓여 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서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너의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그 꽃에 네가 바 친 시간들이야"라고 말한다. 모지스 할머니의 걸작품을 만든 것은 바로 오랜 인생길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끼느라 할머니가 바친 시간들이다. 그것이 죽는 순간까지 성장하고 싶은 열정, 표현하고 싶은 의지와 만나, 노년기에도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게 만들었다.

- 신은 세상 만물을 창조할 때, 일부러 완벽하지 않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뭔가 부족함을 느껴야 서로 의지하며 겸손하게 살아가지 않 겠는가. "모든 것에는 균열이 있다. 그래야 빛이 들어온다."라고 캐나다의 시인, 레너드 코헨은 말했다. 그처럼 빈틈이 있어야 인간답다. 오히려, 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만들어 준, 틈에 감사해야 한다. 틈을 비집고 나오는 실수를 통해 배우고, 배움이 켜켜이 쌓이면 새 로운 시도를 해볼 용기가 솟는다. 우리의 삶은 그런 경험들을 통해, 드넓은 세상을 체험할 수 있는 멋진 기회를 얻게 된다. 그 기회를 잡을 텐가, 실수나 실패가 두렵다고 놓쳐버릴 텐가?

- 다음번에는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리라.
긴장을 풀고 몸을 유연하게 하리라.
이번 인생보다 더 철없게 살리라.
가능한 한 매사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보다 많은 기회를 붙잡으리라.

나는 지금까지 체온계와 보온물병, 레인코트, 우산이 없이는
어느 곳에도 갈 수 없는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이보다 간단한 채비를 하고 여행하리라.

내가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면
초봄부터 신발을 벗고
늦가을까지 맨발로 지내리라.

더 많이 춤추러 가리라. 
회전목마도 자주 타리라.
데이지 꽃도 더 많이 꺾으리라.
(나딘 스테어의 시,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중에서)

- 세계적인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의 CEO, 하워드 슐츠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수년간 성장과 성공을 거두면서 많은 실수들을 통해 중요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앞으로도 물론 더 많은 실수들과 시행착오를 겪을 것입니다. 그 값진 교훈을 바탕으로, 과거와는 다른 성장, 즉 보다 신중하고 정당한 명분과 수익성이 있 는 성장을 추진할 것입니다." 이렇듯, 스타벅스 역시도 완벽주의를 버리고, 그동안 겪은 실수들과 시행착오를 교훈 삼아 오늘날에 이 르렀다. 미국의 전설적인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나는 9천 번의 슛을 놓쳤다. 나는 약 3백 게임을 졌다. 나는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결정적인 슛 26개를 놓쳤다. 나는 살아오면서 계속 실패를 거듭했 다. 그것이 내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고 말했다.

- 로마제국의 황제이자 《명상록》의 저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렇게 생각하며 살라. 그대는 지금이라도 곧 인생을 하직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고. 이렇게 생각하며 살라. 당신에게 남겨져 있는 시간은 생각지 않은 선물이라고." 이 런 목적으로, 학교나 직장 캠프에서 죽음을 미리 경험해 보는 프로 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관 속에 들어가 보기도 하고, 유서나 영정사진을 준비하고 묘지에서 무덤들 사이를 거닐며 묘비를 읽어 본다. 이는 죽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죽음으로 삶을 변화시키고 자 하는 노력이다.

- 아버지는 어린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 아버지의 동포(同)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김현승의 시, <아버지의 마음> 중에서)

-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인생의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 으로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도록, 잠시 멈추어 휴식을 갖자. 우리는 휴식을 통해서 영감을 얻고, 살아갈 에너지를 재충전한다. 바쁠 때 일부러 '혼자만의 휴가를 떠나, 일과 삶을 뒤돌아보고, 정말로 무엇 이 필요한지 고민해 보자. 특히 40대 이상은 몸과 뇌를 무리하거나 혹사시키지 말자. 하루 15분 동안만이라도 몸과 뇌가 아무 일도 하 지 않고 쉴 수 있도록, 두 눈을 감고 있는 습관을 들이자. 낮잠도 좋 고, 명상도 좋고, 산책도 좋다. 그대를 저 멀리에 있는 인생의 결승 선까지 데리고 가는 것은 그대의 몸뿐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대 가 몸을 소홀히 대하면, 결국은 몸도 그대를 거부할 것이니! 더 멀 리 가기 위해서는 휴식을 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살았더라면.......

-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환경을 바꿔보라."는 말이 있다. 환경을 바꾸기 어려우면 세상을 거꾸로 보라고 한다. 변화가 기발한 생각을 떠오르게 한다는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환경의 지 배를 받는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잡동사니로 가득 찬 환경 가운데 있다면, 적극적으로 환경을 변화시켜 보자. 인생에 대하여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될 것이다.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될 것이다.

- 스튜어트 에머리의 저서, 《실현(Actualizations)》을 보면, 그는 비행기 조종실 관성유도장치를 보고 인생의 중요한 이치를 깨달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진로 방향 오차가 90%까지 난다. 오차를 수정해 나 가는 과정에서 비행기가 지그재그로 갈팡질팡 움직인다. 그러다 제 자리를 찾고 결국 제 시간에 도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통 해, 인생도 "선택이 잘못됐을까 봐 걱정하지 마라. 진로를 언제 수 정할지만 알면 된다"는 것이다. 그 진로를 수정해야 하는 때란, 불만족이라는 감정을 느낄 때다.
삶에 불만족을 느낄 때는 변화를 주어야 한다. 계속 눌러앉아 있어서는 제자리만 뱅뱅 맴돌 뿐이다. 양이 만족스러운 삶을 원한다

-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다든경영대학원 사라스 사라스바티 교수는, '기업가와 전문가의 성향에 관한 연구'에서, 기업가는 계획(예측)보 다 실험(한번 해보기)을 좋아하는 성향임을 알게 되었다. 비즈니스 잡지 '잉크' 선정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한 조 사에 의하면, 이들 중 60%는 계획서조차 써보지 않고 사업을 시작 했다고 한다. 금융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인튜이트의 설립자 스콧 쿡 은 강연에서, "최고의 아이디어는, 3P(정치politics, 설득persuation, 파 워포인트 powerpoint)가 아니라 실험(한번 해보기)을 거쳐 결정될 때, 그 자체로 입증된다."고 말했다. "한번 해보자"는 마음의 소리가 그 어떤 요소들보다 강력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낸다.

- 이탈리아 토리노 박물관의 '기회의 신, 카이로스' 조각상의 모습 은, 앞에서 보면 근육질 몸매에 머리숱도 풍성한데, 뒤에서 보면 머 리카락 하나 없는 완벽한 대머리다. 카이로스는 왜 이런 괴상한 모 습을 하고 있을까? 그 대답은, 그리스에 있는 석상에 이렇게 적혀 있다. "내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쉽게 붙잡을 수 있게,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면 다시 붙잡지 못하 게, 어깨와 발뒤꿈치에 날개가 있는 이유는 내가 최대한 빨리 사라 지기 위함이다. 내 이름은 카이로스, 바로 기회다."
도전은 없는 기회를 만들어 내곤 한다. 이 세상 최고의 선물은, 스 스로에게 기회를 주는 삶이다. 실패할 때 하더라도 한번 해보자고 마음먹으면, 용기가 생긴다. 설령 성공하지 못한다 해도 실패한 것 은 아니다. '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것이다. 도전조차 하지 않은 것이 실패다. 자신에게 도전할 기회를 주자. "한번 해볼걸!" 하 는 후회는 결코 만들지 말자.

- 미국의 변호사이자 시인, 막스 에르만은 그의 <잠언시>에서, "어두운 상상으로 너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지는 말라. 두려움은 피로와 외로움 속에서 나온다. 몸을 단련하되, 무엇보다 너 자신을 괴롭히지 말라. 너는 우주의 자식이다.”라고 말했다.

- 캐나다 컨커디어대학교 인간발달연구소, 크리스토퍼 카르도소 교수에 의하면,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도 움을 요청하면 뇌하수체에서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이 바로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이 나오지 않도록 막 아,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또한 미국의 심장전문 의사, 마 이어 프리드먼과 레이 로젠먼 공저, 《A형 행동과 당신의 심장(Type A Behavior and Your Heart)》에, “우울증으로 심한 두려움을 겪을 경우, 자신의 힘으로 상황을 빠져나가려 하기보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게 되면, 혈청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했다. 즉, 두려울 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면, 혈액의 흐름이 정상이 되어 콜레스테롤을 낮춰, 건강이 나아진다는 증거다.

- 두려움은 알 수 없는 미래에서 비롯되고, 피로와 외로움을 좋아한 다. 미래의 일은 알 수 없어 두렵지만, 걱정을 한다고 달라지는 것 은 아무것도 없다. 쓸데없이 감정을 소모시켜 에너지를 없애고, 시 간을 낭비하게 한다. 걱정일랑 저 강물에 던져버리자. 대신, '무슨 일이 와도 감당할 수 있다.'고 마음을 정하고, 현재 해야 할 일에 집 중하자. 두려움을 주는 환경 속에 있다면, 서로 도와가며 환경을 바 꾸는 데 힘쓰자. 그게 어렵다면, 그 환경에서 탈출하자. 그대는 이 우주에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다. 절대로 자신을 고통스럽게 놔둬서 는 안 된다. 상상 속 두려움으로 자신을 괴롭게 해서도 안 된다. 그 것은 종이호랑이일 뿐이다. 두려움,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을 알고 살았더라면........

-친구에 관하여, 프랑스 소설가 생텍쥐페리는 이렇게 말했다. "좋은 벗은 짧은 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공통된 추억, 함께 겪 어온 괴로운 시간, 어긋남, 화해, 마음의 격동… 우정은 이런 것들 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된 벗이 더 좋다. 단순히 함께함이 아니라, 평생 뜻이 서로 통하는 진정한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는, 어색함을 무릅쓰고 가면을 벗고, 마음의 문을 열자. 그대 가 아무리 멋진 사람이라도 마음의 문을 닫는다면, 누가 어떻게 그 대와 소통할 수 있겠는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구체적인 말과 행동 으로 우정을 표시하자. 친구는 무엇을 진심으로 기뻐할까, 서로 마음을 나누어 보자. 

- 이순신 장군의 병법처럼, 두려움을 물리칠 수 있는 가장 효과적 인 방법은 죽음을 떠올리는 것이다. 죽음을 떠올리면 성공, 실패, 두 려움, 걱정...... 모든 것이 단지 삶의 한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다. "영웅과 겁쟁이는 둘 다 같은 감정을 느낀 다. 사람들은 당신이 어떻게 '느끼는지'가 아니라 당신이 '하는 행 동'을 보고 당신을 판단한다." 마이크 타이슨을 길러낸 위대한 복 싱 트레이너, 커스 다마토가 남긴 말이다. 즉,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느끼되, 영웅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겁쟁이는 두 려움에 진다. 두려움에 떨려서 피하면, 그때마다 여러 번 죽음을 경 험해야 된다. 떨지 말고 용기를 가지고 자신의 나약함, 두려움을 솔 직히 인정하고, 두려워도 앞으로 굳세게 나아가자.

-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 출신의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 클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언제 죽게 될지 모르는 자신과 유대 인들의 어느 하루를,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저서 에서 다음과 같이 추억한다. "죽도록 피곤한 몸으로 막사 바닥에 앉 아수프 그릇을 들고 있는 우리에게 동료 한 사람이 달려왔다. 그러 더니 점호장으로 가서 해가 지는 멋진 풍경을 보라는 것이었다. 밖 에 나가서 우리는 서쪽에 빛나고 있는, 짙은 청색에서 핏빛으로 끊 임없이 색과 모양이 변하는 구름으로 살아 숨 쉬는 하늘을 바라보 았다. 진흙 바닥에 패인 웅덩이에 비친 하늘의 빛나는 광경이, 잿빛 으로 지어진 초라한 임시 막사와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감동 으로 인해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다.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인생의 마지막 날이 될 수도 있는 그날조차도, 그들은 자연의 경 이로움에 감동했다. 극한의 공포를 넘어선 자연에 대한 감동이, 우 리에게 또한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울림을 준다.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왔고, 인간 자체가 자연의 일부다. 나이가 들어 인생 의 마지막 날이 가까울수록 자연을 찾게 되고, 또 사랑하게 되는 경 향이 있다. 자연이라는 고향을 찾아가는 귀향 본능이 강해지는 것 이다. 그대에게 만약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온다면, 어떤 장면을 떠올리겠는가? 상을 받은 것? 큰 집? 여행 갔던 멋진 도시? 어릴적 추억? 혹시 아래와 같이, 미국문학가이자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일기에서 보여준, 자연의 품은 아닐까?

- 우리가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인생을 정리하기 위함보다는,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을 선택하여, 남아 있는 소중한 시간 동안 그 일을 하기 위함이다. 잠시 나에게 허락되었던 모든 것 들, 즉 사회에서 인정하는 성공, 명성, 재력, 시간까지도. 이런 것들 은, 마치 해변가에서 모래성을 짓고 놀다가 집에 갈 때는 모두 놓 고 가듯이, 세상을 떠날 때 모두 놓고 가야 하는 것들이다. 이런 것 들을 미련 없이 내려놓아야 비로소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 걷고 싶은 길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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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인문학

인문 2024. 4. 5. 07:20

- 지혜로운 사람은 돈을 써서 몸을 빛나게 만들고 어리석은 사람은 몸을 상하면서 돈을 모은다. (대학)
- 증자가 말하였다. "선비는 도량이 넓고 뜻이 굳세지 않으면 안 된다. 책임은 무겁고 갈 길은 멀기 때문이다. 인을 자기가 짊어졌으니 또한 책임이 무겁지 않은가? 목숨이 다하여야 그칠 수 있으니 또한 갈 길이 멀지 않은가?"
보라. 증자는 그저 '목숨이 다할 때까지 간다. 그것 하나다. 앞서 공 자와 증자의 대화에서도 증자의 뜻이 드러난다. "나는 일이관지다." 선생이 주거니 하고 "네. 충서죠." 제자가 받거니 한다. 충서란 무엇인가? 충은 한결같은 마음이요, 서는 너와 같은 마음이다. 늘 한결같이, 내 마음이 너와 같다면 더 바랄 것이 무엇인가. 책임은 무겁고 갈 길은 멀지만 내게 주어진 인생길, 마음 맞는 그대와 함께라면 외롭지 않으리라.
- 성질 급한 이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 뭔가와 쿵! 하고 부딪쳤다. 뒤를 돌아보니 어디선가 빈 배가 떠내려와 부딪힌 것이었다. 그러자 그는 조용히 다시 자리에 앉아 노를 저었다. 얼마를 가다 또 다른 배와 부딪쳤는데 그 배에는 사람이 타고 있었다. 성질 급한 이는 상대에게 비켜 가라고 소리치고 화를 냈다. 그가 처음에는 화를 내지 않았는데 나중에는 화를 낸 까닭은 무엇인가? 앞의 배에는 사람이 없었고 뒤의 배에는 사람이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모두 자기를 비우고 인생의 강을 흘러간다면 누가 그를 해칠 수 있겠는가? (장자, 산목)
- "우물 안 개구리에게 바다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좁은 공간에 사는데. 여름벌레에게 얼음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까? 계절에 얽매 있는데." (<장자> <추수>)
- 큰 지혜를 가진 사람은 무엇을 얻었다고 기뻐하지 않고 잃었다고 근심하지 않는다.
사물에도 운명이 있어 내게 속할 때가 있고 사라질 때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장자》 <추수>)
- 늪에 사는 꿩은 곡식 한 알을 주워 먹기 위해 열 번을 뛰고 물 한 모금을 마시기 위해 백 번을 뛴다. 하지만 원하는 것이 다 있다 하여 닭장에 갇히길 원하지는 않는다. 차라리 자유로이 날며 스스로 양식을 구하려 한다. (<장자> <양생주>)
- 남을 위한 일은 보람 없고 나를 위한 일은 보람 있다. 부처는 자등 명이라 했다. "누구에게 의지할 생각 말고 스스로를 등불로 삼아 의지하라." 자신에서 출발해서 자신으로 귀결하란 말씀이다. '남을 위 한 일'이란 닭장에 갇힌 닭이 하는 일이다. 닭은 주인이 주는 모이를 먹 고 달걀을 낳는다. 달걀은 오로지 주인에게 돌아간다. 닭은 뛰지도 날 지도 않는다. 평생 남을 위한 일만 하다 죽어서도 남에게 먹힌다.
꿩은 어떤가? 생존을 위해 열 번을 뛰고 백 번을 난다. 굶어 죽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절대로 남을 위한 노동에 자신을 가두지 않는다. 자유 로이 날며 스스로 양식을 구한다
- 위나라의 부부가 기도하러 갔는데 부인이 말했다.
"저희가 베 백 필을 공짜로 얻게 해주십시오."
남편이 물었다.
"왜 그것밖에 바라지 않소?"
“이보다 많으면 당신이 첩을 얻을 테니까요." (《한비자> <내저설> 하편)
- 현명하고 어질면서도 죽임을 당하고 굴욕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그것은 어리석은 군주에게 유세하는 일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충성스러운 말은 귀에 거슬리고 마음에 거슬리는 것입니다.
현명하고 어진 군주가 아니면 들어주지 못합니다. (<한비자> <난언> (김원중 옮김))
- 조짐이란 무엇인가? 옛 중국인들은 거북 등을 태워 그 갈라지는 형상을 보고 점을 쳤다. 이때 갈라지는 금을 조라 했고, 배를 만들 때 나무와 나무 사이 틈을 짐이라 했다. 조는 앞에 일어날 일을 의미하고 짐은 하찮은 것을 뜻한다. 하찮은 것 때문에 미래에 큰일을 당하기 일 쑤이니 조짐의 조어 과정은 의미심장하다.
'조짐이 있으면 머뭇거리지 말라' 한비자가 경고한다. 머뭇거리지 말고 어떻게 할까? 떠나야 한다. 뒤돌아보지 않아야 한다. 후회도 미련도 다 버리고 결단해야 한다. 조짐이 있을 때 머뭇거리지 않고 떠난 사람 중 하나가 공자다

- 노순규는 칭찬의 감동 효과와 조직관리>라는 책에서 칭찬할 때 꼭 지켜야 할 원칙을 이야기한다.
*칭찬할 일이 생기면 즉시 칭찬하라.(묵히다 뭐 되는지는 다 알 것이다.)
*구체적으로 공개적으로 칭찬하라. (골방에 가서 두루뭉술하게 칭찬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사랑하는 사람 대하듯 칭찬하라.(어려운 일이지만 효과는 크다.)
*긍정적인 관점을 가지면 칭찬할 일이 보인다.(먼저 관점을 갖고 나면 칭찬은 따라온다.)
*가끔 스스로를 칭찬하라. (보상은 스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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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와 걷다

인문 2024. 4. 4. 07:19

- 알지 못하는 곳에서 막연하게 여정을 보내는 걸 여행이라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물건만 사고 돌아와도 여행이라 생각한다. 반면에 만남과 체험을 즐거움으로 삼는 여행자도 있다. 여행지에서 관찰하고 경험한 일을 내버려두지 않고, 일과 생활에서 살려내 풍요로워지는 사람들이다.
인생이라는 여로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때그때 경험하거나 보고 겪은 일을 당시에 한정된 기념품으로 여기면, 실제 인생은 판에 박힌 듯이 반복된다. 무슨 일이든 당장 매일 활용하고, 언제나 열린 자세를 지니는 것이 이 인생을 최고로 여행하는 방법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 잘못된 평가를 받는 것이 보통이다. 자신이 생각하듯이, 바라는 대로 평가받는 일 따위 거의 없다. 평판이나 평가에 신경 써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관심을 기울여서는 절대로 안 된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 하루를 마치고 그 하루를 반성한다. 그러면 대개 불쾌하고 어두운 결과에 다다른다. 냉정하게 반성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냥 피곤해서다. 피로할 때는 반성한다든지 되돌아본다든지, 하물며 일기 따위를 써서는 안 된다. 자신을 쓸모없게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을 미워하게 되는 건 피곤하다는 증거다. 그럴 때는 지체 없이 자신을 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아침놀)
- 하루에 하나 작은 일을 단념해본다. 최소한의 일도 쉽게 단념하기 어렵다면, 자제심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작은 일에 자제심을 발휘하지 못하면, 중대한 일에도 자제심을 발휘해 성공하기 어렵다. (방랑자와 그의 그림자)
- 지금까지 내가 진실로 사랑했던 건 무엇인가. 내 영혼을 높이 들어 올린 건 무엇인가. 무엇이 내 마음을 채우고 기쁘게 했던가. 지금까지 어떤 것에 넋이 나갔던가.
이 물음에 답할 때 자신의 본질이 분명해진다. 그것이 당신 자신이다. (쇼펜하우어)
- 하루를 즐겁게 시작하고 싶다면, 깨어났을 때, 오늘 하루에 적어도 한 사람에게 한 가지 기쁨이라도 줄 수 없을까 생각하라.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 직업은 우리 생활의 척추이다. 척추가 없으면 사람은 살아갈 수 없다. 일은 우리를 악에서 멀리하고 쓸데없는 망상을 품지 않게 한다. 그리고 기분 좋은 피로와 보수까지 준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 즐거워하지 않는 건 좋지 않다. 괴로운 일에서 일단 눈을 돌려서라도 지금을 제대로 즐겨야 한다. 가정에 기뻐하지 않는 단 한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 누군가가 우울해하는 것만으로, 집 안은 우울하고 어둡고 불쾌한 장소가 되고 만다. 가능한 행복하게 살자. 이를 위해서 우선 지금을 즐기자. 솔직하게 웃고, 온몸으로 이 순간을 즐기자. (즐거운 학문)
- 모든 '처음'은 위험하다. 그러나 어떻게든 시작하지 않으면 시작할 수 없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 허물을 벗지 않은 뱀은 파멸한다. 인간도 전적으로 마찬가지다. 낡은 생각의 허물을 언제까지나 뒤집어쓰고 있으면, 머지않아 안쪽부터 썩기 시작해 성장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죽고 만다. 언제나 새롭게 살아가려면 새롭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직업에 전념하면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직업이 있는 건 은혜의 일종이다. 인생과 생활의 걱정에 사로잡힐 때, 익숙한 직업에 몰두함으로써 현실 문제가 가져오는 압박과 근심거리에서 눈길을 돌려 틀어박힐 수 있다.
- 괴로우면 달아나도 상관없다. 싸움을 계속하며 고생한다고 그만큼 사정이 호전된다고 할 수 없다. 자신의 마음을 지나치게 괴롭혀서는 안 된다. 주어진 직업에 몰두하면 근심거리로부터 달아나게 되고 반드시 무언가 변화가 찾아온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 죽는 것은 정해져 있으니 쾌활하게 살아가자. 언젠가는 끝나는 까닭에, 온 힘을 기울이자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기회는 언제나 지금이다. 큰 소리로 한탄하는 것 따위는 오페라 배우에게 맡겨두자. (힘에의 의지)
- 창조적인 일에 매달릴 때는 물론, 평상시 일할 때도 가벼운 마음을 지니면 잘된다. 그건 유유히 비상하는 마음, 하찮은 제한 따위는 돌아보지 않는 자유로운 마음이다.
타고난 이 마음을 위축시키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하면, 여러 가지 일을 가뿐히 처리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 여느 때와 같은 일상과 일 속에서, 문득 되돌아보거나 먼 곳을 바라보았을 때 산과 연이은 숲, 아득한 수평선과 지평선, 이런 확고하고 안정된 선이 있는 건 대단히 소중하다. 보기에는 단순히 익숙한 풍경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 풍경 속 굳건하고 안정된 선이 인간 내면에 자리 잡고 충족과 안도와 깊은 신뢰를 준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 하늘 높이 솟아오르려는 나무. 그런 나무가 지독한 바람과 거친 기후 없이 성장할 수 있을까 증오, 질투, 아집, 불신, 냉담, 탐욕, 폭력, 또는 모든 의미에서의 불리한 조건, 많은 장애. 대체로 지겹고 고통스러운 것들이지만, 이것을 전혀 겪지 않은 이가 강한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아니, 그러한 악과 독이야말로 극복할 기회와 힘을 주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강인함을 키워주는 것이다. (즐거운 학문)
- 정말로 자유롭고 싶다면, 어떻게든 기분을 붙들어 매고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자. 제멋대로 하게 놔두면, 그때마다 자기를 휘두르거나 감정적인 방향으로만 향하게 하여 결국은 자기를 부자유하게 만들고 만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 버섯은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축축한 장소에서 돋아난다. 같은 일이 인간의 조직과 집단에서도 일어난다. 비판이라는 바람이 불어오지 않는 폐쇄적인 곳에서는 반드시 부패와 타락이 생겨나 퍼지게 된다. 비판이라는 통풍을 하라. 비판은 의심이 많고 심술궂은 의견이 아니다. 비판이라는 바람은 뺨에는 차갑게 닿지만, 습기를 말리고 나쁜 균의 번식을 막는다. 따라서 비판은 자주 듣는 것이 좋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 자동차에 치일 위험이 가장 큰 건, 첫 번째 차를 잘 피한 직후이다. 마찬가지로 일에서도 일상생활에서도 문제와 말썽거리를 잘 처리하여 안심하고 주의를 느슨하게 한 때야말로 다음 위험이 닥쳐올 가능성이 높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 이렇다 저렇다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 것. 다른 사람에 대한 평가도 하지 않는 것. 사람들에 대한 험담도 하지 않는 것. 언제라도 저 사람은 이러니저러니 생각하지 않는 것. 그러한 생각을 가능하면 적게 하는 것 (아침놀)
- 사람은 언제 말해야 하는가. 더 이상 침묵해서는 용서받지 못할 때이다 그때 사람은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스스로의 손으로 이룬 것. 자신이 이미 극복한 일에 대해서만 담담하게 말해야 한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 이제는 길이 없다고 생각하면 열 수 있는 길이 있어도 갑자기 보이지 않는다.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안전한 장소는 없다. 먼저 겁을 먹으면 어느 쪽이든 패배하고 파멸한다. 상대가 너무 강해서 사태가 전에 없이 어려워서 상황이 너무 나빠서 역전할 조건이 갖춰져 있지 않아서 패배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두려움을 느끼고 겁을 먹을 때 자연히 파멸과 패배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 (농담, 간계 그리고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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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선택이라는 시스템의 굴레에 묶여 있는건 쇼핑할 때만이 아니다. 이성 교제나 웃음조차 시스템 속에 서 선택하도록 짜여 있다. 인생은 제공된 기회와 가능성 에 대한 선택으로 가득 차 있다. 어릴 때는 학원이나 학 교를 선택하고, 목표로 삼은 학교에 가기 위해 지역을 선택한다. 졸업 후에는 직종과 회사를 선택하고, 그다음 에는 배우자를 선택한다. 나이 들어서는 퇴직 시기를 선 택하고, 암과 같은 질병의 치료법을 선택하며, 인생의 마지막에는 연명 치료 여부를 선택한다. 요컨대 우리는 항상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들을 선택하며 살아간다. 인 생이라는 게 뷔페에서 음식을 골라 담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를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선택이라는 행위가 인생을 온전히 살아가는 방법인 것처 럼 생각한다.
선택지가 다양하기 때문에 자유롭다고 착각하는 것이 다. 제아무리 선택지가 많다 해도 결국은 양옆이 담장으 로 막혀 있는 길에 지나지 않는다. 주어진 길에서 우리 는 무수한 선택을 하며 살아갈 뿐이다. 통치 체제나 시 대풍조, 그 시대 특유의 사고방식과 가치관, 즉 에피스 테메 (episteme)"가 우리 삶을 조종하고 있는 셈이다. 만 약 그 담장을 넘어 밖으로 나간다면 비윤리적이라고 비 난받을지 모른다. 어쩌면 정상이 아니라고 놀림을 받거 나 낙오자로 취급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담장 위 로 올라가 줄타기하듯 담장을 아슬아슬하게 흔들면서 발을 내디뎌보는 것은 어떨까.
다시 말해 창조적으로 살자는 말이다. 그저 상품 진열 대 위에 놓인 물건을 선택하고 주어진 즐거움만을 누리 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담장 사이에 없었던 것을 스스 로 만들어보는 것이다. 그것이 물건이든 생각이든 상관 없다. 삶의 방식이어도 좋다. 잘 창조하면 예술이 될 것 이고, 더 훌륭하게 창조해낸다면 담장 사이의 폭이 넓 어져 더 많은 사람이 다닐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생길 것 이다.
설령 실패할지라도 이는 개성 있는 행위임에는 틀림 없다. 재탕, 삼탕하며 내놓는 뷔페 같은 요리에 만족하 는 사람은 창조의 재미를 알 리 없다. 창조적인 삶이야 말로 자신의 개성을 살려서 사는 삶일 테니까 말이다.

- 인생은 괴로운 것이 아니다. 자신이 인생을 소홀히 하기때문에 괴로운 것이다. 그런 인생에선 '초라함'이라는 쾨쾨한 곰팡이만 날로 번식할 뿐이다.

- 재능은 이미 몸 안에 잠재되어 있거나 남모르 게 축적된 어떤 특별한 힘이나 에너지가 아니다. 재능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며 막연한 것도 아니다. 재 능은 지극히 명확한 것, 실제로 눈에 보이는 것이다. 즉 재능은 무언가를 이루는' 것이다.
예컨대 그림에 재능이 있어서 화가가 되는 것이 아니 라,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화가가 되는 것이다. 소설을 썼다면 소설에 재능이 있다는 뜻이고, 장사를 했다면 비즈니스에 재능이 있다는 뜻이 된다.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재능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자신에게 재능이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 다. 재능이 없으면 재능을 심고 키우면 된다. 방법은 간 단하다. 무언가를 이루면 된다. 아니, 끝까지 완수하면 된다. 그렇게 하다 보면 그것이 자신의 재능이 된다. 다시 말해 무슨 일이든 강인한 실천력으로 헤쳐 나가지 않으면 그 어디에서도 재능은 발견하기 어렵다.

- 왜 인간은 후회하는가. 철학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의 대답은 이렇다.
"인식이 변한 것이다. 행위를 했을 당시의 인식, 사물을 보는 견해와 사고방식, 가치관이 훗날 다르게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만일 예전대로 똑같이 인식하고 있다면 후회를 할 리 없다."
다시 말해 무언가를 행하기 전과 행한 다음의 인식은 별개라는 뜻이다. 인간은 행위와 경험에 따라 인식과 가 치판단을 바꿔나간다. 쇼펜하우어의 설이 어디까지 타 당한지 모르겠으나, 경험은 생각과 견해, 가치관을 변하 게 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

- 세상만사의 의미는 어디에 있을까. 세상에 존재하는 모 든 것에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걸까. 아니다. 세상만사와 연관된 내용이 의미 속에 내재되어 있다. 따라서 외부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으며, 어떤 일이나 사물일지라도 의미를 미리 헤아릴 순 없다.
이를테면 자녀 양육이나 결혼,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 는지 제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바로 이거야!" 하며 무릎 을 칠 만한 정답이 나올 리 없다. 취직 전에는 이것저것 자료를 뒤져 업종과 기업을 연구하고선 취직을 한 뒤에 야 비로소 일의 의미에 대해 생각한다면 비참한 결과를 맞기 쉽다. 십중팔구 빈손으로 일을 그만두게 될 것이다.

- 깊이 생각하면 정답을 끌어낼 수 있다고 굳게 믿는 습 성은 오로지 성적으로만 진로를 결정하는 학교 교육 시 스템이 몸에 밴 탓일지도 모른다. 학교 시험이 아닌 실 제 인생에서는 미리 준비된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특 별한 의미를 지닌 일이나 사물이 있을 리 없다. 일은 일, 사물은 그저 사물일 뿐이다. 자신이 그것과 관계를 맺을 때 그제야 의미가 생성된다.
세상만사와 어떻게 관계 맺느냐에 따라 의미도 변한 다. 어설프게 관계를 맺으면 아무런 의미도 찾을 수 없다. 만사가 따분할 따름이다. 깊고 진지하게 관계를 맺어야만 의미를 풍성하게 찾아낼 수 있다. 그 의미는 자 기 인생의 의미이자 삶의 보람이 된다. 같은 일에 관계 를 맺었다고 해서 모두가 똑같을 수는 없다. 저마다의 개성과 삶의 방식에 따라 의미의 색조가 바뀐다. 그래서 똑같은 일을 다른 사람이 그대로 이어받더라도 같은 성 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노하우나 스킬을 운운한다면 아직 의미나 재미를 제 대로 알지 못한 것이다. 거기서 훌쩍 뛰어넘어선 지점에 도달해야 의미는 그 속살을 드러낸다. 산꼭대기에 올라 야 간신히 나무들 틈새로 먼 경치를 바라볼 수 있는 것 처럼 말이다.

- 마크 롤랜즈의 《철학자와 늑대The Philosopher and the Wolf》에 이런 문장이 있다.
"영장류는 자신이 소유한 것을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 한다. 하지만 늑대에게 중요한 것은 소유의 사실이나 소유의 정도가 아니다. 늑대에게 중요한 것은 어떤 종류의 늑대가 되느냐는 것이다."
무언가를 소유하면 우리는 그것이 자신의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는다. 자신에게 속해 있고 자기 곁에 착 달 라붙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소유자인 자신 을 특별한 사람으로 오해한다.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얘 기다. 무엇을 소유하든지 간에 언젠가는 빼앗기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과 적대 관계가 되고 남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고 애쓰는 것이다. '구두쇠'라는 표현이 이 에 딱 맞아떨어진다.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에 얽매인다면 무엇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계속 무언가가 되는 것은 그 사람을 그 사람답게 하는 일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 저 그런 평범한 사람도 아닌, 괴상한 생물에 불과할 것 이다.

- 19세기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는 '인간은 생성한다'고 생각했다. 생성은 사람을 사람답게 한다. 자기실현화(self-actualization)를 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고정된 자기 자신 따위는 없다. 인간이란 무언가 가 되는 운동을 계속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매 순간 생성함에 따라 변신하며, 일정한 계통을 갖고 변신 해야 바로 그 사람인 것이다. 어린이는 일부러 의식하지 않아도 이를 깨닫고는, 망설임 없이 눈을 반짝이며 무언 가가 되는 것을 이야기한다.

- 현실도피를 꿈꾸는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은 사람들이 무언가 특별한 기법이나 비법, 비밀, 요령, 노하우 등을 알면서도 그것을 감추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사실은 그런 생각 자체가 자신을 구속하는 고정관념이며, 이를 걷어내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상황이더라도 제자리걸음만 하게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다.

- 병에 걸린 사람이 수두룩하다. 이른바 '개념과다증'이란 병이다. 생각 속에 개념을 잔뜩 그러모아 그 무게에 눌려 버둥거리는 것이다.
행복이라는 개념이 전형적인 예다. 사람들은 끝없이 행복해지고 싶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행복에 집착할수록 자 신이 불행하다고 굳게 믿는 꼴이 된다. 부자나 가난뱅이 하는 것도 묵중한 개념으로 우리를 짓누른다. 젊음과 늙 음, 아름다움과 추함, 성공과 실패, 남자다움과 여성스러 움, 어엿한 어른, 일류와 이류, 가치매김과 관련된 대부분 의 개념이 우리의 삶을 괴롭힌다.
이런 개념어에는 알맹이가 없다. 시간이 흘러도 정의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그저 막연히 빛나는 말로만 계속 존재할 따름이다. 어쩌면 개념어는 눈부시게 화려한 대문과 비슷할지 모른다. 대문 저편에는 한없이 이어지는 황야가 펼쳐져 있을 뿐이다. 얼핏 아름다운 것이 있는 듯 보이지만 모두 신기루에 불과하다. 그토록 공허한 말을 빛나게 하는 사람은 누굴까 개념어 속에 알맹이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 가치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먼 바깥세상에 붙박아 놓은 절대 가치가 있다고 고집스럽게 믿고 있다.

- 심리학이나 철학에서는 이성이나 감정이라는 단어를 자주 언급한다. 근대 이후부터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 역시 '이성적이어야 한다' 혹은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너무나 쉽게 이성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아닐까. 한번 생각해보자. 도대체 이성이란 무엇을 뜻하는 걸까. 감정이란 무엇을 가리키는 말일까.
실은 아무도 모른다. 그토록 수많은 학문과 업적이 있 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이성과 감정을 제대로 설 명하기 어렵다. 하지만 경험을 기준 삼아 정리해보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이성적이란 것은 냉정하게 손익계산을 할 수 있는 상태이고, 감정적이란 것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거나 마음이 흔들려서 동요되는 상태라고 말 이다. 다시 말하면 감정적이 된 나머지 심한 말을 내뱉 고 이상한 행동을 할 때는 자존심과 연관된 경우가 많다 는 얘기다.
그러고 보니 자신의 감정이 아닌 자존심이라는 놈이 골칫덩어리인 셈이다. 자존심의 실체는 자신에 대한 존 경이 아니다. 그저 자신을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싶어 하는, 또한 자신의 능력을 높이 인정받고 싶어 하는 허영일 뿐이다. 그렇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자존심은 버려야 한다. 그 대신 가져야 할 것은 바로 긍지다.

- 막다른 길을 만나거든 생각을 딱 끊는 것도 한 방법이다. 더 이상 생각하지 말고 그저 눈으로만 보라. 먼발치 에서 보거나 멍하니 바라보라. 풍경을 보듯 훑어보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는 것도 막다른 길에서 겪는 괴로움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웃는 사람을 보고 따라 웃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아니 면 동물원에 가서 해맑은 아이들과 동물의 모습을 보라. 헬리콥터를 타고 세상을 보거나 벌거벗은 채 바다에서 헤엄쳐보는 것도 좋다.
막다른 길에서 지푸라기라도 잡을 심정으로 방법론에 관한 책을 섭렵한다 해도 딱히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 다. 방법론이나 노하우에 관한 책을 읽으면 그 자리에선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할지 몰라도 돌아서면 말짱 도루묵이다. 사람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이 변해야 한다. 문제에 가로막혀 경직된 머 리를 싹 뜯어 바꾸지 않으면 막다른 길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때 몸을 이용하면 한결 수월하게 머리를 개조할 수 있다. 인간의 장(腸)은 머리에 해당되며, 넓적다리 근 육은 물리적으로 에너지의 원천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도 여전히 막다른 길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라면 끝까지 물어지고 생각하라. 이러다 미쳐버릴 수 있겠다고 생각될 만큼 혼자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거듭 생각하라. 몇 시간이고, 며칠이고, 몇 주일이라도. 그러 다 보면 불현듯 무언가가 바뀔 것이다. 뭔가를 퍼뜩 깨 달을 수도 있고, 맞은편에서 어스레한 빛이 보일 수도 있다. "뭐야, 바로 이거였어!" 하며 피식 웃음이 나올 수 도 있다.
더구나 우연한 일이 계기가 되기도 한다. 물방울 소리 나 새소리, 급격한 체감온도의 변화, 흔들리는 불빛, 무 늬, 바다 빛깔처럼 일상에서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일이 자신 안의 무언가를 일깨운다. 이것은 요행이라 부를 만 큼의 변화라 하겠다.

- 우리는 숱한 고민을 부둥켜안고 살아간다. 괴로움과 고통을 경험하며, 고민에서 벗어나 홀가분해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고민을 마땅히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게 인간의 길이라면 어찌할 것인가. 그것이 정녕 자신이 가야할 길이라면 '고민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게 살리라'는 생 각은 길을 벗어나 어두컴컴한 골짜기 바닥으로 나동그 라지는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이 고민은 자신의 길을 걷기 위한 발의 통증일지 모른다고, 한층 더 강한 힘을 얻기 위한 시련일지 모른다고 말이다. 일을 할 때는 언제나 고통이 따르게 마련이다. 자신의 힘으로 시련을 극복하지 않으 면 소소한 기쁨도 얻기 힘들다.

- 만약 문제를 앞서 능가한다면 고통은 바로 사라질 것 이다. 능가한 단계에서 이미 경쟁과 서열은 삐걱거리는 범주로부터 떨어져 나가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의 오너 가 종업원의 출세 경쟁에 휘말려들지 않는 것과 같은 이 치다. 문제를 능가한다는 일이 어렵게 생각될 테지만 일 단 무엇이든 주변에 있는 작은 문제 하나를 능가해보라. 깊은 충실감과 상쾌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불안정함이야말로 인생의 본질이라고 단단히 각오하라. 그러면 변화와 사건을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당연한 일 로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다. 이는 면역력을 갖는 것과 마 찬가지다. 어쩌면 이것이 안정과 평온을 바라는 인색한 삶 보다도 훨씬 더 대담하고 강인한 삶이라 말할 수 있다.

- 파도가 존재하려면 넘실거려야 하는 것처럼 우리들도 움직여야만 세상에 존재한다. 주고, 다른 곳에서 받고, 꾀하고 도전하며, 망했다가 다시 재기하고, 쓰러졌다가 일어서고, 얼마간의 요행과 우연의 도움을 받고, 안간힘 을 다해 희망을 형상화한다. 그 행위는 어느 것 하나 불 안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불안의 틈새에 있는 실낱같은 안심의 길을 짚어가면 그만이라는 말이 아니다. 그러한 길은 전혀 보이지 않을뿐더러 있는지 없 는지도 모르기에 불안한 것이다.
마음 푹 놓고 안심하며 할 수 있는 일은 도대체 어디 에 있을까. 어린 시절에는 그저 가만히 앉아서 부모를 기다리는 일조차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또 안내자가 이끄는 대로 따라다니기만 하면 되는 패키지 여행일지라 도 불안한 마음은 말끔히 가시지 않는다. 우리들이 일을 하거나 살아가면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지사다. 인생은 불안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바라는 대로 되면 한 바탕 크게 웃을 수 있고 감동도 그만큼 깊어진다. 이것 이 진정 사람 사는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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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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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심을 속이고, 과도한 노동으로 자신의 인생을 돌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남보다 더 잘 먹고 잘살려는 욕망입니다. 자본주의 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서 너무 나 당연한 일이지만, 그런 욕망이 우울증, 피로, 자기 학대, 열등감을 만들어내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최소한의 물질적 조건에 만족하며, 지식이나 머리가 아닌 소박한지혜로 사는 것이 오히려 더 행복한 삶일 수 있습니다.
- 무위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음을 하라는 것입니다. 하 는 것도 하는 것이지만, 하지 않는 것 역시 '하는 행위의 방법입니다. 잔소리하 는 것도 '하는' 것이지만, 잔소리하지 않는 것도 '하는 것입니다. 지도자가 백성 에게 '하지 않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이 무위입니다. 욕망, 명예, 이기심, 번거로운 일, 지식적 접근을 하지 않는 것이 정치 지도자의 무위입니다. 무위 정 치의 결과는 자율과 평화입니다.
- 노자가 원하던 것은 영원한 성공입니다. '성공했으면 성공에 머물지 말고 성 공에서 한 발짝 물러나라! 그것이 너의 성공을 영원히 유지하는 방법이다! 성공 에 머물지 않을 때 오히려 그 성공이 내게서 떠나지 않는다'는 반전 의 논리는 노자가 자주 사용하는 패턴입니다. 만들었으나 만들었다고 말辭 하지 않고, 살렸지만生 소유하려 하지 않고, 베풀었으나 자랑하지 않는 것 이 결국 반전하여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 노자 통일론의 핵심은 '무사'입니다. 일 벌이지 않는 사람이 통일의 주역 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일은 전쟁, 가혹한 부역, 세금 징수, 국가의 법령 제정 등입니다. 권력자라면 반드시 행사하고 싶은 국가 권력입니다. 노자 의 주장대로라면 이런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절대로 통일의 주체가 될 수 없 다는 것입니다. 다소 이상적이고 순진한 발상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노자의 정 치적 이상은 최소한의 권력 사용을 통한 자율 사회로의 복귀입니다. 복귀라는 말은 예전에 있었던 사회로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국가가 형성되기 이전의 시 대, 권력이 아직 생성되지 않았던 부족이나 마을 공동체 사회에서 대표성만 갖 는 지도자가 있던 시대입니다. 참 목가적이고 아름다운 사회였을 것이란 상상 을 해봅니다. 이렇게 노자가 생각한 이상적인 사회는 훗날 신선 사상과 합해져 서 속세를 떠나 자연 속에서 은거하며 사는 집단을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간섭 과 경쟁에 찌든 세상에서 노자 철학이 일종의 돌파구 역할을 하게 된 원인이기 도 합니다.
- 노자의 무위 정치는 내가 직접 모든 것을 처리하지 말고 책임자를 시켜서 집 행하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법 집행은 법관이 하고, 경제는 경제 관료에게 맡기 고, 사형은 사형집행관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모든 일을 주재하려 하거나 간섭하고 끼어든다면 결국 실수가 생길 수밖에 없고, 나아가 큰 저항을 만나게 됩니다. 나는 아직 가공되지 않은 통나무처럼 소박하게 내 자리를 지키 고, 유능한 사람을 뽑아서 그들의 능력에 맞게 역할을 주어 세상을 이끌어나가 는 것이 무위 정치의 요점입니다. 경영학 용어로 권한 부여 empowerment, 권한 하 부 이양입니다. 한 사람의 통치 능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문가를 선발하여 그들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 최고 통치자의 역할입니다. 기업의 회장이 직접 공 장에 가서 지도하고, 매장에 가서 영업에 대해 간섭하는 것은 권력의 오용입니 다. 큰 그림을 그리고 방향을 정하는 것이 최고 지도자의 역할이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영역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합니다.
- 천하를 얻으려는 지도자도 한 방에 크게 이루려고 하지 않아야 결국 대사 事를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니 가볍게 처신하여 함부로 승낙하지 말아야 합 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그 지도자를 신뢰하게 될 것입니다. 대충 하는 일이 많을수록 어려움도 그만큼 많아집니다. 작은 일이라도 가벼이 보지 않고 어렵 게 생각하면 결국 어려운 일을 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교만과 과시로 조그 만 일이라고 생각할 때 실패할 확률이 높고, 상대방이 별 볼 일 없다고 무시했을 때 큰코다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늘 처음처럼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작은 일을 대해야 결국 큰일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 성인은 자기 마음이 없는 사람입니다. 대신 세상 사람의 마음을 소중하게 여기 는 사람입니다. 상심은 고정되거나 변하지 않는 고집이 센 마음입니다. 지도 자가 상심으로 자신의 기준을 강조하고, 모든 일을 그 기준에 맞추려 하면 엄청난 참사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권력의 폭력, 이념의 억압, 윤리와 도덕의 편 협성은 모두 권력자의 고정된 마음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현실은 늘 변합니다. 현실의 변화를 인정하고 그 변화에 가장 적합한 답을 찾아내야 합니다. 자가 강조하는 부드러움은 말랑말랑한 지도자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강하고 딱딱 한 지도자가 아닌 부드럽고 온화한 지도자가 성인에 가깝습니다.
- 고독은 지도자가 견뎌내야 할 숙명 같은 것입니다. 타인의 칭찬과 비난에 연연하지 않고, 오로지 사람의 배를 채워주기 위한 일에 자신의 삶을 거는 지도자 의 모습은 숭고하기까지 합니다. 얼마든지 권력을 누릴 수 있고, 자신의 이익과 욕망을 위해 살 수 있음에도, 그것을 포기하고 밥 주는 어머니의 역할을 자 임하는 지도자. 사람은 이익과 목적을 위해 인생을 살지만, 그 길을 포기하고 오 로지 자식을 위해 바보처럼 살아가는 어머니의 모습은 성인과 닮았습니다. 때론 자기가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외로움에 가슴이 먹먹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힘을 얻는 것은 자신이 선택하고 가는 길이 세상을 위한 길이라는 신념 덕분입니다.
- 배움은 지혜의 성장과 고정관념의 형성이라는 두 날이 있습니다. 잘못된 배 움은 분노를 유발합니다. 자신의 배움과 맞지 않으면 화를 내고 못 견뎌 합니다. 선과 악의 경계를 만들어 폭력을 사용하게도 하고, 옳고 그름의 골을 파서 자신 의 감정을 감당할 수 없게도 합니다. 조금만 멀리서 보면 선악과 시비의 경계는 애초부터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잘못된 배움으로 경계의 골을 파서 세상을 둘로 나누어 대립합니다. 나의 눈으로 세상을 보지 말고,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 상을 보아야 비로소 세상이 가슴에 들어오고, 모든 것이 이해됩니다. 절학絶學은 배우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배움에 머물지 말라는 것입니다. 배움이 편견이 되 고 폭력이 되면 그보다 무서운 무기가 없습니다.
- 노자 도덕경의 유명한 명구, 지족불욕, 지지불태는 많은 사람 이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만족을 알고 그치는 것이 내 몸을 살리고, 내 정신 을 행복하게 하는 최고의 해답입니다. 이 구절을 가지고 노자의 철학이 소극적 이고 허무주의적이다라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장의 주체는 성공 한 귀족이거나 권력자입니다. 이미 성공이라는 문턱에 다다른 사람에게 하는 경 고입니다. 자신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가지려 하고, 더 큰 탐욕 을 보일 때 벌어지는 참사에 대한 경고입니다. 소유는 나눔을 통해 빈자리가 비 로소 채워집니다. 지속 성공과 생존의 비밀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 문밖에 나가지 않아도 세상이 돌아가는 일을 알고, 창문을 통해 밖을 보지 않더라도 하늘의 변화를 안다는 이 구절을 읽으면 인터넷으로 세상의 일을 아 는 요즘 시대와 겹쳐져서 웃곤 합니다. 노자의 요지는 지도자가 자신의 자리에 서 벗어나 여기저기 다니며 간섭하거나 강요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의도를 보이거나 생각을 드러내서도 안 됩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소박하게 지내 며 세상이 저절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모습이 무위를 실천하는 지도자의 모습입니다.
최대한 간섭하지 않고, 직무에 맞는 능력 있는 사람을 잘 선발하여 그들에게 각각 임무를 맡기는 정치가 무위 정치입니다. 무위 정치는 아무 일도 하지 말라 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나서지 말라는 것입니다. 지도자가 자기의 주장을 앞세우 고, 자기 고집과 편견으로 세상을 이끌어나가면 세상은 더욱 혼란해지고, 그 피 해는 백성과 지도자 자신에게 돌아옵니다. 사람들의 눈과 귀를 통해 세상의 정보를 얻고 처리합니다. 내가 직접 나서면 결국 나의 앎은 보고 들은 것에 한정 됩니다. 그것이 나설수록 앎이 적어진다는 것입니다. 나다니지 않아도 세상 의 정보를 얻고, 드러내지 않아도 명성이 저절로 알려지고, 일 벌이지 않아도無爲저절로 성과를 내는 사람이 진정 성인聖人의 지도력을 발휘하는 사람입 니다.
세상과 결별한 채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속세를 떠났다고 하면서 면벽 수도 하는 사람은 노자가 말하는 성인이 아닙니다. 세상이 저절로 돌아갈 수 있도 록 상황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성인입니다. 세상이 돌아가는 일을 꿰뚫고 있고,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있는 사람입니다. 천 개의 눈을 갖고 보고, 천 개의 귀를 갖고 소리를 듣기에 세상을 보는 안목이 넓고 깊습니다. 자신의 존재와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저절로 성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진정한 성인입니다.
- 천지가 자생하려 하지 않았기에 장생할 수 있었듯이, 뒤로 물러서면 앞에 서고, 버리면 오히려 존재하고, 이기적인 나를 버리면 개인의 이익이 다가 온다는 것이 노자의 반反의 철학입니다. 내 몸을 버리면 또 다른 생명을 얻으리 라! 조국을 위해서, 사회를 위해서 개인의 사적 이익을 포기했으나 결국 나라와 사회가 존경하고 추모하는 사람이 된다면, 나를 버려서 오히려 나를 얻은 사람 입니다.
성공을 생각해봅니다. 진정한 성공이란 무엇일까요? 통장에 새겨진된 숫 자가 크고, 멋진 집과 높은 지위를 얻었다고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자신을 버려야無私 오히려 자신을 얻는다는 역설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겨봅니다.
- 노자는 물처럼 산다는 것에 대하여 부연 설명을 합니다.
1. 낮은 곳에 거함 거선지
물은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만물을 길러주고도 낮은 곳에 처합니다.
2. 연못처럼 깊은 마음: 심선연心善淵
물이 고여 연못이 되면 깊은 마음을 갖게 됩니다. 물이 깊은 연못은 가뭄에 마르지 않습니다. 모든 이를 안아주고 품어주는 것이 어머니 품 같습니다.
3. 아낌없이 베푸는 인정 : 여선천
물은 선택하여 베풀지 않습니다. 모든 이에게 골고루 혜택을 줍니다.
4. 믿음이 가는 언행: 언선신
물은 거짓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신뢰가 가고 믿음이 생깁니다.
5. 바르게 하는 정치 : 정선치
부정한 것을 바로잡고, 거꾸로 된 것을 바로 일으키는 것이 정치입니다.
6. 능숙한 일 처리 : 사선
물은 강한 쇠를 자르기도 하고 집채만한 바위를 띄우기도 합니다. 일하는 데에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 물을 닮아야 합니다.
7. 때를 아는 움직임 : 동선시
겨울이 되면 물은 고체로 변하여 얼음이 됩니다. 봄이 오면 단단했던 얼음이 녹아 다시 액체 상태의 물이 됩니다. 참으로 때를 아는 지혜로운 처신입니다.
-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나 자신입니다. 그러니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 람은 그런 칭찬과 비난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노자가 왜 이렇게 칭찬과 비난에 연연하지 말고 나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라고 강조하고 있을까요?
사람들의 열광과 호응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지도자는 무게중심을 잡고 칭찬 과 비난에 연연하지 말아야 합니다. 묵묵히 그들의 마음을 읽고, 그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따라갈 뿐입니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지도자는 세상 역시 소중 하게 생각합니다. 세상을 위해 나는 죽어도 좋다고 외치는 지도자는 세상을 어 지럽고 혼란하게 만듭니다. 드러내지 않고 칭찬과 비난에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이 노자가 말하는 지도자의 모습입니다.
- 성인이란 단어가 나오면 노자가 주장하는 결론을 말하는 것입니다. '도의 원 리가 이러이러한 것이니 그러므로 지도자는 이래야 한다'라는 문장 구조는 노 자의 글쓰기 패턴입니다. 굽혀야 온전해진다는 이 원리를 가슴에 새기고 세상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결론을 맺습니다. 이 하나는 크게 보면 도이고, 이론적으로 보면 부쟁이고, 실천적으로 보면 곡극전 입니다.
적으로 보면 자신의 의도를 드러내지 않기, 자기 생각을 옳다고 주장하지 않기, 자기 공을 자랑하지 않기, 자기 행동에 으스대지 않기입니 다. 그런데 이런 부쟁의 도를 실천하면 밝아지고, 빛이 나고, 성공하고, 오래가는 결과를 얻습니다. 이렇게 얻은 결과는 내세우고, 과시하고, 으스대서 얻은 결과가 아니기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완벽한 성과 입니다.
- 노자는 오직 힘만이 정의라고 생각되었던 춘추시대 말기에 힘보다 더 중요한 부드러움의 강함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강하고 센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고 약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입니다. 무기를 무기고에서 꺼내어 사용하면 이미 승부의 세계에서는 진 것에 가깝습니다. 물 고기가 연못에서 나오면 안 되듯이, 날카로운 병기가 무기고에서 나오는 순 간 이미 완벽한 승리에서 멀어진 것입니다. 노자의 관점에서 보면 국방 무기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연한이 되어 폐기되는 것이 가장 잘 사용한 것입니다. 상 대방의 전쟁 도발 의지를 꺾고, 나의 주장을 관철할 수 있는 용도로 사용한 것이 최상입니다. 상대방과 나의 손실 없이 부드럽게 이기는 방법이 노자가 원하던 승리의 방법입니다. 이런 완벽한 싸움의 원리를 아는 것을 미명明이라고 합니 다. 미는 미세하고 은미隱하다는 뜻입니다. 명은 밝은 지혜입니다. 미명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을 아는 지혜입니다.
- 완성은 자연의 본질이 아닙니다. 미완성이 오히려 우주의 본질에 가깝습 니다. 완성되었다고 선언하는 순간 그때부터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완성은 죽음 이고 미완성은 생명입니다. 채움은 죽음이고 비움은 생명입니다. 비움 속에 새로운 채움의 에너지가 발생합니다. 이미 다 채운 것 속에 동력이 발생하지 않 습니다. 기교가 있는 기술자는 보기에 재주가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자신이 잘났다고 요란합니다. 자신의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시끄럽습니다.
문제 해결의 열쇠는 '거꾸로'에 있습니다. 겨울철 한파가 몰아닥쳐 추울 때는 몸을 움직여야 합니다. 몸을 조급하게 움직여야 추위를 이길 수 있습니다. 가만있으면 추위는 더욱 기승을 부립니다. 반대로 더운 여름철에는 조용히 있 어야만 더위를 이길 수 있습니다. 덥다고 신경질 내고 몸을 움직이면 더욱 덥 습니다.
- 성공에 대한 노자의 정의는 '성공에 머물지 않는 것'입니다. 성공하는 것이 어렵 지만 성공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성공에 머물지 않고 과감하게 내려 놓아야 한다는 노자의 언급 속에서 '반의 철학이 보입니다. 내려놓으면 거꾸 로 얻을 것이고, 지키려 하면 거꾸로 잃을 것이라는 노자의 반전 철학은 도 의 운동방식입니다. 수는 성취한다는 뜻입니다. 공을 이루었으면 과감하게 내 몸이 그 성공에서 물러날 때 또 다른 성공의 길이 열립니다. 노자는 성공을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장려합니다. 공을 이루는 성공이 죄악이 아닙니다. 다 만성공에 발목 잡혀 으스대다가 결국 나락의 길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한나라 고조 유방을 도와 제국 건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한신 은 자신의 성공에 집착하여 권력을 탐하다가 결국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 니다. 반면 장량은 정권 창출에 성공하자마자 성공에서 물러나 천수를 누리 며 살다 갔습니다. 성공 후에 어떻게 마무리했냐가 그들의 운명을 갈랐습니다.
- 삼국지의 주인공 유비의 자는 현덕입니다. 현덕은 노자의 이 장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유비가 현덕을 자로 사용한 것은 노자 철학에 대한 긍정적인 생 각이 작용했을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역할과 힘을 부여하고, 스스로 낮추 고 겸손하겠다는 생각입니다. 현덕의 현은 검은색입니다. 검은색은 물水을 상 징합니다. 세상 만물을 키워주고 자신을 낮추고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의 모습 은 현덕의 모습입니다. 현은 '깊고', '그윽하다'라는 뜻으로 도를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검은색은 모든 색을 다 합쳐서 만들어지는 색입니다. 모든 것을 다 포용하고 받아들인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색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검 은색입니다. 검은색은 도를 상징하는 색입니다. 현덕은 도덕입니다. 도의 철학을 갖고 덕을 세상에 실천한다는 의미입니다. 현덕의 네 가지 의미를 정 리해봅니다.
1. 생지휵지
살려주고 길러준다. 세상의 모든 생명을 낳아주고 길러주는 어머니 같은 존재입니다. 어머니는 노자가 꿈꾸는 성인의 모습과 닮았습니다. 낳아주고, 살게 해주고, 길러주는 어머니의 모습이 현덕입니다.
2, 생이불유
살렸으나 소유하려 하지 않는다. 보통 사람은 내가 낳았고 길렀으면 내 소유라고 생각합니다. 현덕을 실천하는 사람은 내가 낳았어도 내 것이라 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3. 위이불시
베풀었으나 자랑하지 않는다. 자신이 베푼 덕을 과시하지 않습니다. 조용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을 뿐, 그것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4. 장이부재
길렀으나 주재하지 않는다. 주도권은 인간의 욕망입니다. 내 가 마음대로 주인이 되어 좌지우지하고 싶은 것입니다. 주도권을 포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현덕을 실천하는 사람은 주인이 되지 않고 객이 됩니다. 낮은 자세로 상대방을 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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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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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인생문장

인문 2024. 4. 2. 07:00

- 자신의 생각을 믿는 것, 자신이 진실이라 여기는 것을 다른 모든 사람도 진실이라고 생각하리라 믿는 것. 이것이야말로 비범한 재능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 <자기신뢰>)
- 에머슨은 우리 중에 자신감이 부족한 탓에 남의 말 고분고분 잘 듣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넘쳐난다며 자기신뢰를 무기 삼아 주체적인 삶을 살라고 다그친다. 앞장설 테니 얼른 따라오라고 손짓한다.
"나는 당신들의 관습에 따르지 않을 것이다. 나 자신이 될 것 이다. 당신들을 위해서 더 이상 나 자신을 길들이지 않을 것이다. 당신들도 나를 길들일 수 없다. 당신들이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 한다면 우리는 더욱 행복할 것이다."
에머슨은 소신을 강조한다. 오늘 생각은 오늘 분명하게 말하고, 내일 생각은 내일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오늘 말 과 내일 말에 모순이 생겨 오해받을 것을 염려하지 말라고도 했 다. 피타고라스, 소크라테스, 예수, 루터, 코페르니쿠스, 갈릴레 오, 뉴턴처럼 위대한 사람들은 모두 오해를 받았단다.
남 눈치 보는 언행으로는 성공과 행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생 각인 듯하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타인과의 관계가 중요 할 텐데 에머슨은 그것 못지않게 홀로서기가 중요하다고 강조 한다.
"우리는 서로에게 의지하는 버드나무가 아니다. 우리는 홀로 설 수 있고 홀로 서야만 한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면 그 속에서 새로운 힘이 생긴다."
- 에머슨은 한 세대 후배 격인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철학에 큰 영향을 끼쳤다. 에머슨의 저서 《자기신뢰》를 들고 여 행을 다녔다는 니체는 그의 역작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 다》를 저술하며 '초인'의 개념을 정립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받 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과 세상을 긍정하는 창의적 인간형인 니체의 초인이야말로 에머슨의 자기신뢰 개념 없이는 상상하기 힘들다.
성공적 인생을 가꾸는 데 에머슨의 자기신뢰는 니체의 긍정 마인드, 헤르만 헤세의 자기발견 못지않게 중요하다. 자기 인생 을 어떻게 꾸려나갈지 방향을 정해 긍정적인 사고로 희망을 노 래한다지만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지 않으면 그 추진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자기신뢰는 당연히 자신감 있는 행동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에머슨은 이 점을 정확하게 짚었다.
"사람은 자기 일에 온 마음을 쏟고 최선을 다할 때 괴로움을 잊고 쾌활해진다. 다른 어떤 것도 우리에게 평화를 주지 못한다. 구원은 누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믿지 않는 한 우리 에게는 어떤 영감도 창조도 희망도 없다."
자기신뢰는 삶의 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스스로에 대한 믿 음이 부족한 사람은 불평불만, 질투, 후회, 실망, 비관 등 심리적 으로 나쁜 분위기에 휩싸이게 된다. 에머슨은 이렇게 진단했다. "불만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할 때, 의지가 약할 때 생긴다. 후회나 미련으로 재난에 빠진 자를 구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하라. 그러나 그럴 수 없다면 차라리 자신의 일에 열중하 라. 그러면 불행은 사라지기 시작한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면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된 다. '내 생각이 옳다. 그래서 남들이 나를 존중할 것이다'라는 생 각을 갖는 것은 자기신뢰의 대표적 표현이다. 이런 생각을 갖는 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자기 삶의 시작이다. 그리고 건강한 일상 의 출발이다.

- 나는 나의 사랑과 희망으로 그대에게 명령한다. 그대 영혼 속의 영웅을 버리지 마라. 그대의 최고의 희망을 신성한 것으로 간직하라. (프리드리히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니체의 대표작이다. 니체 철학의 핵심인 '신의 죽음, 영원 회귀, 위버멘쉬(초인, 超人)'의 개 념이 자세히 서술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대 페르시아의 종교 철 인 짜라투스트라의 설교를 통해 자신의 사상을 기술했다. 루터 파 목사의 아들인 니체는 40세 전후에 쓴 이 작품에서 신의 죽 음, 신의 부재를 주장해 19세기 후반 유럽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 다. 그를 '망치든 철학자'라 부르는 이유다. 하지만 니체는 한때 스승으로 삼았던 쇼펜하우어가 염세주의 사상에 빠진 것과 달리 삶의 긍정적 요소에 주목했다.
작품 전편이 아름다운 시적 산문으로 꽉 차있다. 다양한 등장 인물과 풍부한 비유, 흥미로운 스토리 전개, 애잔한 사랑의 노래 등은 독자들에게 소설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을 준다. 딱딱할 수 밖에 없는 철학서임에도 현대인의 애독서로 자리잡고 있는 이 유다.

- 지식은 전할 수 있어도 지혜는 전할 수 없다네. 지혜란 찾아낼 수 있고 체험할 수도 있으며 그것을 따를 수도 있고 그것으로 기적을 행할 수도 있지. 그러나 말로 표현하거나 가르칠 수는 없는 법이네.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 우리가 준비되지 않았다거나 노력해봐야 안 된다거나 노력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여러 세대의 미국인들은 우리 국민의 정신을 요약한 단순한 신조로 답했습니다. 아니, 우린 할 수 있어 (Yes we can). (버락 오바마 《약속의 땅>)

- 게으름은 모든 미덕을 삼키는 사해(死海)와 같다. 유혹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언제나 능동적이고 부지런한 삶을 살아라. 나뭇가지에 오래 앉아 있는 새는 사냥꾼의 총에 쉽게 맞는다. (벤저민 프랭클린 《가난한 리처드의 달력》)
- 프랭클린은 인쇄소를 경영하던 1732년부터 25년 동안 '리처 드 손더스'란 이름으로 매년 달력을 만들어 판매했다. 달력의 여 백 곳곳에 교훈적인 금언이나 삶의 지혜를 써넣었는데 독자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훗날 이를 책으로 엮은 것이 가난한 리 처드의 달력>이다. 프랭클린은 달력을 통해 "최고의 신용은 성실" 이라며 부자가 되기 위해선 부지런해야 함을 수없이 강조했다. "부지런한 사람의 집에는 가난이 잠시 들여다보지만 감히 집 안으로 들어오지는 못한다. 게으름은 걸음이 너무 느려 가난에 게 금세 뒷덜미를 잡히게 된다. 한 방울의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 다. 생쥐의 부지런함과 끈기가 밧줄을 끊는다. 잠자는 여우는 한 마리의 닭도 잡지 못한다. 그러니 일어나라, 어서 일어나라, 부지 런한 사람에게 게으른 손님은 없다. 끓고 있는 주전자에는 파리 가 앉지 못한다."

- 사람이 도리를 드러내는 데에는 이치를 헤아리는 것보다 우선하는 것이 없고, 이치를 헤아리는 데에는 독서보다 앞서는 것이 없다.
왜 그러한가. 옛 성현들이 마음을 쓴 자취와 본받거나 경계해야 할 선과 악이 모두 책 속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율곡 이이 《격몽요결》)

- 내 삶에 가장 큰 은혜를 베푼 요소는 여행과 꿈이었다. 내 영혼에 깊은 자취를 남긴 사람들의 이름을 대라면 나는 아마 호메로스와 붓다와 니체와 베르그송과 조르바를 꼽으리라. (니코스 카잔차키스 《영혼의 자서전>)

- 돈은 도처에 해독을 끼치고 파괴를 일삼으면서도 사회적 식물을 키우는 효모였고, 삶에 편의를 제공하는 대역사에 필요한 부식토였다. (에밀 졸라 《돈>)
- 돈은 검은 것을 희게, 추한 것을 아름답게, 늙은 것을 젊게, 심지어 문둥병도 사랑스러워 보이도록 만들며, 늙은 과부에게도 젊은 청혼자들이 몰려들게 만든다. (셰익스피어)

- 삶이 기술인 것과 마찬가지로 사랑도 기술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 철학서 《자유로부터의 도피》, 《소유냐 존재냐>로 유명한 프롬 은 사랑을 찾아 방황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랑의 기술>이란 책을 썼다. 이 책은 2000년 전 로마시인 오비디우스가 쓴 같은 제목 《사랑의 기술과는 전혀 색깔이 다르다. 오비디우스의 책은 일종 의 연애 지침서다. 연애할 때의 남녀 심리를 자신의 경험 등과 비교해서 분석하고, 연애 중에 생기는 갈등 해소법을 제시하는 내용이다. 이에 비해 프롬의 책은 사랑의 근원적 의미를 터득하 고 기술을 익혀야 함을 강조하며 그 실천의 중요성을 제안한다.
- 그는 서양 사회에 사랑이 붕괴되었다고 진단하면서 각자 사랑하는 '능력'을 키우라고 조언한다. 그는 우선 현대인들이 사랑에 명백히 실패하고 있으면서도 '왜 사랑의 기 술을 배우려 하지 않는가?'라고 묻는다.
"사랑을 뿌리 깊이 갈망하면서도 사랑 이외의 거의 모든 일, 곧 성공, 위신, 돈, 권력이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우리의 거의 모든 정력이 이런 목적에 사용되고 거의 모든 사람이 사랑의 기술은 배우려 하지 않는다."
- 프롬은 그 이유로 사람들이 사랑의 문제를 '사랑하는' 혹은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의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사랑받는' 문제로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이들에게 사랑의 문제는 어떻게 하면 사랑스러워지는가 하는 문제일 뿐이어서 사랑의 기술을 배 울 생각이 아예 없다는 것이다. 그는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실패 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법은 오직 하나, 실패의 원인 을 가려내고 그 의미를 배우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최초의 조치 는 사랑도 기술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어떻게 사랑해야 하 는지 배우고 싶다면 우리는 다른 기술, 예컨대 음악이나 그림이 나 건축, 또는 의학이나 공학 기술을 배우려고 할 때 거치는 것 과 동일한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

- 그러니 기억하게.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바로 지금이라네.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 시간에만 우리가 자신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네. 가장 필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그 사람인데, 다른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에게 선을 행하는 것이라네. 우리는 오직 그것을 위해서만 살아가도록 보냄을 받았기 때문이라네. (레프 톨스토이의 <세 가지 질문>)

- 서로 사랑하되 속박이 되도록 하지는 마십시오. 사랑이 두 분 영혼의 해변 사이에서 출렁이는 바다가 되게 하십시오. (칼릴 지브란 《예언자>)
- "두 분이 함께하시되 그 안에 공간이 있게 하십시오. 두 분사이에서 하늘의 바람이 춤추게 하십시오."
"서로의 잔을 채워주되 한쪽 잔에서만 마시지 마십시오. 서로 에게 자기 빵을 나누어주되 한쪽 조각만을 먹지는 마십시오. 함 께 노래하고 춤추며 기뻐하되 각각 혼자이게 하십시오."
"함께 서십시오.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지는 마십시오. 성전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서 있고, 참나무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 에서는 자랄 수 없기 때문입니다."

- 만일 나를 고통스럽게 만들고 상처를 준 사람에게 미움이나 나쁜 감정을 키워 나간다면 내 자신의 마음의 평화만 깨어질 뿐이다. 하지만 내가 그를 용서한다면 내 마음은 그 즉시 평화를 되찾을 것이다. 용서해야만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다. (달라이 라마 《용서>)

- 진정한 우정은 덕(德)에 있어 서로 닮은 선한 사람들 사이의 관계이다.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 아이의 움직임을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무슨 놀이를 하든 자유롭게 놓아두어야 한다.(중략)
어른은 나약한 아이에게 안내자로 그쳐야지, 아이의 천성 계발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장 자크 루소 <에밀》)
- 루소는 자연상태에 있는 아이는 자기 능력과 욕망 간의 차이 가 적기 때문에 그만큼 행복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에밀은 260 년 전 당시 상황에서 아이의 시각으로 기획된 급진 교육이론이 었다. 학계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음은 당연하다. 독일의 괴테는 "호주머니에는 《호메로스》, 머리에는 《에밀》에 관한 기 억이 항상 담겨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칸트는 《에밀》을 읽 느라 정확하기로 유명한 정시 산책 기회를 놓쳤다는 일화가 전 해진다.
루소는 이 책으로 학문적 명성을 얻었지만 엄청난 시련을 감 수해야 했다. <에밀》은 출간되자마자 불과 2개월 전 출간된 또 다른 저서 《사회계약론》과 함께 금서 처분을 받았다. 제4부에 있는 '사부아 보좌신부의 신앙고백'이 이른바 이신론(理論)에 해당돼 당국과 기독교계의 분노를 샀기 때문이다. 이후 그의 인생 대부분은 도피와 은둔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가 머문 곳은 자 연이었다.
《에밀》은 내용에 모순이 없지 않고 오랜 세월이 흐른 탓에 바 로 적용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하지만 아이의 올바른 성장에 자 유와 자연이 소중함을 역설한 루소의 목소리는 지금도 생생하게 들려오는 듯하다. 우리 사회 젊은 부모들은 아직도 그 메시지를 제대로 새겨듣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시대 우리 아이들은 자유로운가, 그리고 자연스러운 환경에 놓여있는가. '그렇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부모가 얼마나 될까. 우리 아이들은 겉으로는 별 불만 없이 살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세상과 부모의 욕심에 휘둘려 속으로는 신음하고 있다. 경쟁의 채찍이 난무하는 숨 막히는 도시를 떠나 푸르른 자 연 속에서 큰 호흡으로 자유를 노래할 수 있는 농촌으로 당장 달 려가고 싶어 한다.
“인간은 자유롭게 태어났지만 어디서나 쇠사슬에 매여 있다." 루소의 《사회계약론> 첫머리에 나오는 말이다. 아이들을 묶어놓 은 쇠사슬을 이제 풀어줘야 하지 않을까.

- 아버지는 내가 배운 어떤 것도 단순한 기억의 연습으로 타락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이해력을 교육의 모든 단계와 함께 가게 했을 뿐 아니라 가능하면 이해력을 선행시키려고 노력했다. (존 스튜어트 밀 《존 스튜어트 밀 자서전>)

- 부모는 처음부터 자녀의 인격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자녀의 인격을 존중하는 마음은 도덕적이거나 논리적인 원칙의 문제에 그쳐서는 안되며, 소유욕이나 억압이 결코 뿌리내리지 못할 만큼의 확고한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어야 한다. (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
- 러셀은 부모가 가급적 권력을 행사하지 않아야 자녀가 행복해지고 부모 자녀 관계가 화목해진다고 강조한다. 자녀가 반발할 일도 없고, 부모가 실망할 일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란다.
"자녀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것보다 자녀가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부모라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렇게 하면 안 되 고, 저렇게 해도 안 된다는 식의 정신분석학 교과서는 결코 필요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부모는 그저 마음 가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올바른 길을 찾게 될 것이다."
러셀의 결론은 이 한마디 아닌가 싶다.
"자녀에게 권력을 행사하지 않고 자녀의 인격을 존중하는 부모가 가장 좋은 부모이다."
- 러셀의 이런 자녀 교육법은 자신의 성장 및 자녀 양육 경험에 서 터득한 것으로 보인다. 러셀은 좋은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불 행한 유년기를 보냈다. 2살 때 어머니, 4살 때 아버지를 잃었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았지만 그다지 따뜻한 품속은 아니었던 것 같다. 공교육을 거부한 할머니의 교육 방침에 따라 가정교사들의 가르침을 받았다. 외로움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자서전에 나오는 표현이다.
"어린 시절을 통틀어 내게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은 정원에 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었으며, 따라서 내 존재의 가장 강렬한 부분은 항시 고독했다. 나는 깊은 생각을 남들한테 잘 말하지 않았 고 간혹 말하더라도 곧 후회하곤 했다. (중략) 유년기를 거치면서 외로움도 커졌고 더불어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을 행여 만나려나 기대하다 절망하는 일도 많아졌다. 완전히 실의에 빠진 나를 구 해준 것은 자연과 책과 (좀 더 나중에는) 수학이었다."
러셀은 "청년기(10대를 지칭)도 대단히 외롭고 불행한 시기였 다"라고 회고했다. 그러다 케임브리지 대학에 진학하면서부터 자신도 놀랄 만큼 사교적인 젊은이로 변신했다. 사랑을 키워오 던 앨리스란 여성과 22세 때 결혼하지만 아이는 얻지 못했다. 그가 첫아이를 가진 건 49세 때다. 앨리스와 이혼하고 두 번째로 결혼한 도라에게서 아들을 얻었으며 2년 뒤엔 딸도 태어났다. 65세 때는 3번째 부인 피터에게서 막내아들을 얻었다. 육아 책 임감 때문에 장수한 것일까. 그는 98세까지 살았다.
러셀은 자녀들에게 자유로운 교육 분위기를 제공한다는 생각 으로 기존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자기처럼 가정교사에게 맡기 지도 않고 아예 자그마한 학교를 하나 만들어 운영했다. 기존 학 교에 보내지 않은 이유를 러셀은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점잔 빼는 교육, 종교 교육이 싫었고 기타 전통적 학 교들에서 당연시되는 자유에 대한 무수한 제약들이 싫었다."

- 당신의 아이가 당신이 바라는 대로 건강하고 멀쩡하게 태어나지 못했더라도, 몸이나 정신, 아니면 둘 다 부족하고 남들과 다르게 태어났더라도, 이 아이는 그래도 당신의 아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아이에게도 그것이 어떤 삶이든지 간에 삶의 권리가 있고, 행복해질 권리가 있어서 부모가 그 행복을 찾아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펄벅 자라지 않는 아이)

-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하느니라.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 그런데 이 문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 비문(非文)이다. 지향이 있다는 것은 무언가 목표가 있다는 것인데 방황하다니 이상하지 않 은가. 반대로 방황한다는 데 지향이 있다는 논리도 이상하기는 매한가지다. 그런데 국내 최고 괴테 전문가로 꼽히는 전영애 서 울대 명예교수의 설명을 들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비문의 함의가 크다. 뒤집어 보면 지금 길을 잃고 방황하 는 것은 갈 곳이, 목표가 있다는 이야기일 수 있는 것이다. 방황 하지 않는 인간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그 방황이 바로 목표가 있고 지향이 있기 때문이라니.... 참으로 큰 위로일 수 있다. 지금 방황해도 괜찮아. 가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 어딘가에 닿아. 그런 쉬운 말, 말이 될 듯 말 듯한 이 위로가 주는 여운이 크다. 참으로 정교한 비문이다."

- 만약 신독하여 하늘을 섬기고, 힘써 용서 (恕)를 실천하여 인(仁)을 구하며, 또 항구하게 쉬지 않을 수 있으면 이것이 바로 성인이다. (다산 정약용 심경밀험)
- 첫머리에 소개한 문장은 《심경밀험》 중 "성인이 되는 길은 배 울 수 있다"라는 주자의 생각에 주석을 단 것이다. 신독과 용서를 지속적으로 실천하면 성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신독이란 홀로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긋나는 점이 없도록 몸가짐을 바르 게 하고 언행을 삼가는 것을 말한다. 다산은 심경을 탐구하게 된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심경밀험 서문에 나오는 글이다.
- "나는 궁핍하게 일 없이 살면서 육경과 사서를 벌써 여러 해 동안 탐구하였는데 한 가지라도 얻은 것이 있으면 설명을 달고 기록하여 간직해 두었다. 이제 독실하게 실천할 방법을 찾아보 니 오직 소학과 심경이 여러 경전 가운데 특출하게 빼어났다. 학 문이 진실로 이 두 책에 침잠해서 힘써 행하되, 소학으로는 그 외면을 다스리고 심경으로 그 내면을 다스린다면 거의 현인이 되는 길을 얻게 될 것이다. (중략) 지금부터 죽는 날까지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에 힘을 기울이고자 하여 경전을 궁구하는 사업을 《심경》으로 맺는다."
《심경》과 《심경밀험》에는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들이 고스란 히 들어있다. 전체 37편 가운데 맹자의 직접적인 가르침이 11편이나 된다는 게 특이하다. 실제로 맹자는 마음공부를 유달리 강 조했었다.
"사람들은 닭이나 개를 잃어버리면 곧 찾을 줄 알지만 잃어버 린 마음은 찾을 줄 모른다. 학문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데 있다."
《맹자》에 나오는 맹자의 말이다. 정곡을 찌른다는 느낌이 들 지 않는가. 실제로 우리는 자기 마음을 잃어버리고는 찾지도 않 은 채 살아가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시기 질투하고 괜히 화를 내고 남을 욕하거나 원망하고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느 라 마음 편할 날이 없다.

- 나는 내 삶에 한계가 없다고 믿는다. 팔다리가 없으니 공식적으로는 장애인이지만 실제로는 똑같은 이유에서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남들에겐 없는 독특한 문제를 가졌지만 그 덕분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특별한 기회들도 활짝 열렸다. (닉 부이치치 <허그(Hug)>)

- 나는 살아있는 인간 실험실이자 시험장이었던 강제 수용소에서 어떤 사람들이 성자처럼 행동할 때 또 다른 사람들은 돼지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았다. 사람은 내면에 두 개의 잠재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그중 어떤 것을 취하느냐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본인 의지에 달려 있다. (빅터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 "그 자신의 미래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리면 수감자는 불운한 사람이다. 미래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리는 것과 더불어 그는 정 신력도 상실하게 된다. 그는 자기 자신을 퇴화시키고 정신적으 로나 육체적으로 퇴락의 길을 걷는다. 일반적으로 이런 현상은 아주 갑자기 위기라는 형태를 띠고 일어난다."
저서에서 프랭클은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가 한 말을 여러 차례 인용한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 니체는 이런 말도 남겼단다.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다."
- 프랭클은 수용소에서 풀려나 고향에 돌아왔으나 가족은 여동 생만 빼고 모두 죽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우울증과 자살 심리를 치료하던 자신이 심한 우울증에 빠지고 말았다. 정신을 되찾은 프랭클은 수용소 시절을 되돌아보며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불 과 9일 만에 완성한 독일어판 책의 제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살 만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한 심리학자의 강제 수용소 체 험에서》였다. 책을 내고 나서 폴리클리닉 병원의 신경과 과장으 로 취임했는데, 그곳에서 한 여성을 만나 재혼했다. 그러고는 로 고테라피 이론을 정립하고, 미국 등 전 세계를 무대로 강연을 하 며 이를 전파했다. 현대 심리학과 정신의학에서 각광받고 있는 로고테라피는 환자의 미래에 초점을 맞춘다. 언젠가 환자가 이뤄내야 할 목표가 갖는 의미를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 우가 많다. 그래서 순응주의자가 되거나 전체주의자가 된다." "전통이 점점 쇠퇴해가는 요즘 같은 시대에 정신의학의 주된 과제는 인간에게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해주 는 것이다."
"나는 전통의 붕괴에도 불구하고 삶은 각각의 사람에게 모두 의미 있는 것이며, 더 나아가 말 그대로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그 의미를 갖고 있다는 믿음이 전달되기를 바란다."
- “삶의 의미를 물어서는 안 된다. 나에게 발견되어 실현되길 기다리고 있는 '내 삶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삶이 나에게 하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우리 존재를 스스로 책임질 때 삶이 나에게 던지는 질문에 답할 수 있다."

- 화가 당신을 버리는 것보다 당신이 먼저 화를 버려라. 그동안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고 우리 자신도 괴롭히는 고통을 안겨준화. 우리는 좋지도 않은 그 일에 귀한 인생을 얼마나 낭비하고 있는가. 화를 내며 보내기에는 우리 인생이 얼마나 짧은가. (세네카 《화에 대하여>)
- 세네카는 철학자이자 시인이며 심리학자다. 《화에 대하여》는 철학책이라기보다 심리학책에 가깝다. 화라는 게 도대체 무엇이 며, 사람이 왜 화를 내는지, 인생에서 화가 과연 필요한 것인지, 화의 해악이 어느 정도인지, 어떻게 하면 화를 억제하고 다스릴 수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기술했다. 무려 2000년 전에 쓰인 고전 인데도 이 시대 독자들에게 신선한 영감을 준다. 그는 화를 다른 어떤 감정보다 특별히 더 비천하고 광포한 악덕이자 일시적인 '광기'라고 정의한다. 특유의 비교법을 동원해 화의 해악을 묘사했다. 화내는 사람의 심리에 대한 통찰이 탁월하다.
"인간은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기 위해 태어나고 화는 서로 를 파괴하기 위해 태어난다. 인간은 화합을 원하고 화는 분리를 원한다. 인간은 이익이 되기를 원하고 화는 해가 되기를 원한다. 인간은 낯선 사람에게까지 도움을 주고자 하고 화는 가장 가깝 고 소중한 사람에게까지 공격을 퍼부으려 한다. 인간은 타인의 이익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시키고 화는 상대방을 끌고 들 어갈 수만 있다면 기꺼이 자신마저도 위험에 빠뜨린다."
"화가 사치보다 더 나쁜 이유는 사치는 자신만의 쾌락을 좇지 만화는 남의 고통을 즐기기 때문이다. 화는 악의와 시기심을 능 가한다. 악의와 시기심은 그저 다른 사람들이 불행해지기를 바라고 그들에게 불운이 닥쳤을 때 기뻐한다. 하지만 화는 자신이 증오하는 사람에게 불운이 찾아와서 피해 입혀주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화는 자신이 직접 그들을 해하고자 한다."
세네카는 화란 분별없음의 표현이고 바람처럼 공허한 것이라 며 화가 날 때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추어 보라고 권한다. 거 울 속 추한 모습을 보면 스스로 충격을 받아 화낼 마음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어금니를 날카롭게 가는 멧돼지를 흉내 내기라도 하듯 이를 부득부득 가는 소리, 비틀린 손의 관절에서 나는 우두둑 소리, 몇 번이고 두들겨대는 가슴팍, 헐떡이는 숨소리, 폐부에서 나오는 절규, 현기증, 느닷없이 지르는 뜻 모를 고함, 앙다물었다가 이제 는 부르르 떨리는 입술에서 나오는 혐오스러운 식식거림...."
세네카는 화에 대한 최고의 치유책은 '유예'라고 말한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기세는 누그러지고 마음을 뒤덮었던 어 둠은 걷히거나 최소한 더 짙어지지 않게 된다. 하루, 아니 한 시 간도 안 되어 너를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들게 만든 것들이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고 어떤 것들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설사 화 를 유예시킴으로써 네가 얻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지라도 적어도 그것은 이제 화의 모양새가 아니라 심판의 형태를 취할 수 있게 된다.”
세네카는 아리스토텔레스와 달리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은 화 의 유예를 실천했다며 그 사례를 자기 책에 소개하고 있다. 소크 라테스는 잘못을 저지른 노예에게 이렇게 말했단다.
"내가 지금 화가 나기 때문에 너를 매질하는 것을 나중으로 미루겠다."

- 나는 마음에 울려오는 그대로 들었노라. 의심할 여지가 조금도 없었노라. 차라리 내가 살고 있음을 의심할지언정 진리가 아니었다고는 의심할 수 없으리라. 창조된 모든 것을 통해 지성 앞에 보이는 그 진리를.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

- 멋은 '스타일'과 달리 구속이 아니라 자유를, 통제가 아니라 해방을, 그리고 타율이 아니라 자율을 가리키는 말이다. 멋은 획일적인 데에서 변화를 찾고 구속 가운데에서 자유를 찾는 감정이다. (이어령, 읽고 싶은 이어령)
- 나는 그의 《읽고 싶은 이어령》이란 책을 특별 히 좋아한다. 소설가 최인호가 생전에 이어령 작품 가운데 주옥 같은 글을 뽑아 예쁘게 편집한 책이다. 글마다 빛이 나고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멋'에 대한 이어령의 통찰에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그는 책에서 멋과 스타일의 관계, 그리고 그 차이에 주목했다. 멋이란 말이 서구에서의 스타일이란 말과 비슷한 의 미로 사용되지만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다. 멋의 사전적 의미가 '차림새, 행동, 됨됨이 따위가 세련되고 아름다움'이기에 스타일 과 유사하긴 하다.
"멋과 스타일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 정반대의 성격이 드러난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타일은 격식화된 일정한 법칙, 그리고 특정한 양식과 질서를 의미한다. 혼돈되어 있는 것을 어떤 틀 속 에 통일화하는 것처럼 산만하고 무질서한 것에 어떤 법칙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중략) 그러나 멋은 그와는 판이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오히려 일정한 격식, 특정한 경향, 그리고 일반적인 질서와 그 규칙을 깨뜨리게 될 때 멋이 생긴다." 그는 스타일을 파괴할 때 멋이 생긴다고 강조한다.
"규칙에 사로잡히고 격식에 얽매여 있을 때 멋은 생겨나지 않 는다. 차라리 그것은 고정된 스타일을 파괴하는 순간에 맛볼 수 있는 생의 진미라고 말할 수 있다. 형식의 가면에 은폐되어 있고 규칙의 사슬에 얽매여 있는 생을 거부하고, 그리하여 그 안에 감 추어진 사물의 진미를, 자유로운 맛을 추구하는 것, 그것이 바로 멋의 참뜻이라 볼 수 있다."
- "꽃에 향기가 있듯 사람에겐 품격이 있다. 그런데 꽃이 싱싱할때 향기가 신선하듯 사람도 마음이 맑을 때 품격이 고상하다. 썩은 백합꽃은 잡초보다 오히려 그 냄새가 고약하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 "폐포파립을 걸치더라도 행운유수와 같으면 곧 멋이다. 멋은 허심하고 관대하며 여백의 미가 있다. 받는 것이 멋이 아니라 선뜻 내어주는 것이 멋이다." (피천득)

- 황제 티를 내거나 궁전 생활에 물들지 않도록 조심하라. 그러기가 쉽기에 하는 말이다. 따라서 늘 소박하고선하고 순수하고 진지하고 가식 없고 정의를 사랑하고 신을 두려워하고 자비롭고 상냥하고 맡은 바 의무에 대하여 용감한 사람이 되도록 하라. 철학이 너를 만들려고 했던 그런 사람으로 남도록 노력하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 바다보다도 큰 광경이 있으니 그것은 하늘이요, 하늘보다도 큰 광경이 있으니 그것은 인간의 영혼 속(양심)이다.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 인간은 누군가가 죽을 때까지 행운이 있는 사람이라고 부를지언정 행복한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헤로도토스 《역사>)

- 우리는 단순히 사는 것을 소중히 여길 것이 아니라 잘 사는 것을 가장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야 한다네. '잘'이란 말을 '아름답게'라든가 '옳게'라는 말로 바꾸어 놓는다면 어떻겠나? 그것도 움직일 수 없는 진리이겠지? (플라톤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 파이돈, 향연》)
-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모습을 통해 인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 지혜 를 사랑하는 것을 철학이라 부르는 이유를 새삼 확인할 수도 있 다. 법정에서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무죄 이유를 길게 조목조목 설명한다. '변명'이 그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부끄러 움을 느끼지 않았느냐고 스스로 물으면서 이렇게 답한다. "조금이라도 품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일을 할 때 그것이 옳은 일인가 옳지 않은 일인가, 선량한 사람이 할 일인가 악한 사람이 할 일인가 하는 것만을 생각해야 하며, 그 일을 하 면 살게 되느냐 죽게 되느냐 하는 것을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철학자답게 지혜에 대한 갈구를 전한다.
- "제 목숨이 붙어 있는 한,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한 지혜를 사 랑하고 추구하는 일을 결코 중지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여러 분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권고하며 여러분을 만날 때마다 언제나 처럼 저의 생각을 전할 것입니다."
고개 좀 숙이고 자신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면 무죄가 나올 수도 있었다고 한다. 선고 결과는 유죄(배심원 500명 중 유죄 280표, 무죄 220표)에다 사형(배심원 투표 사형 360표) 이었다. 소크라테스는 사형 선고가 떨어지자 이렇게 말한다. 최 후 진술인 셈이다. 당당함이 하늘을 찌른다.
"저는 위험에 처해 있다 하여 비굴한 짓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저의 방식대로 변명한 데 대해 지금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비굴한 태도를 취함으로 써 살아남기보다는 저의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죽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친구 크리톤의 거듭되는 해외 탈출 권유에 '옳 음'을 강조한다.
"자네 말을 따라야 할 것인지 검토해 보세. 어느 누구의 말에 도 따르지 않고 언제나 내 이성이 옳다고 판단하는 것만을 따르 는 것이 나의 방식일세. (중략) 남들의 의견은 무조건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중에 존중할 만하다고 생각되는 몇몇 가지만 존 중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 그는 또 크리톤에게 친구들이나 제자들이 추진할 수도 있는 보복에 대해 옳지 않다고 특별히 강조한다.
"우리가 억울한 일을 당하더라도 우리는 대다수 사람들처럼 악으로써 보복을 해서는 안 된다네. 어떤 경우에도 악을 행해서 는 안 되니까 말일세."
소크라테스는 사형 선고 한 달쯤 뒤 죽음을 맞이했다. 비통해 하는 아내 크산티페를 내보낸 뒤 그곳에 모인 친구들과 철학적 담론을 나눈다. 주제는 철학자의 죽음, 사후 육체와 영혼의 분리 문제였다. 저녁 무렵 슬퍼하는 친구들을 질책하며 목욕을 끝내 고 세 아들을 면담한 뒤 조용히 독배를 들었다. 그는 마지막 순간 이런 말을 남기고 눈을 감았다.
"오! 크리톤,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내가 닭 한 마리 빚진 것이 있네. 기억해 두었다가 꼭 갚아주게.”
지금, 그의 죽는 모습을 칭송하거나 미화하려는 게 아니다. 죽 음을 숙명처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철학자의 모습이 멋있게 보 이기는 하다. 그러나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렵다. 그래서 가급적, 아니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우리 는 소크라테스라는 철인의 죽음을 통해 '잘'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잘' 살았으니 멋지게 죽을 수 있는 것이다. '잘' 살지 못했다면 결코 멋지게 '잘' 죽을 수 없다. 자신의 일생이 스스로 생각해도

- 영국 수상인 저는 미국 대통령에게 숨기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도미니크 엔라이트 《위트의 리더 윈스턴 처칠>)
- 영국 수상을 지낸 윈스턴 처칠(1874~1965)은 유머와 재치의 달인이었다. 위에 소개한 문장은 그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했다는 유머다. 루스벨트가 백악관에 마련된 처칠의 침실을 방문했다가 벌거벗은 상태로 욕실에서 나오던 처칠을 발견하고는 황급히 돌아섰다. 그때 처칠이 큰소리로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당황스런 상황을 재치로 수습하는 동시에 순 간 "나는 당신에게 비밀이 없으니 당신도 나에게 솔직하게 말하 시오"라는 정치적 메시지까지 던졌다는 평가다.

- 기억하라 / 만약 네가 도와줄 수 있는 손이 필요하다면/ 너의 팔 끝에 달린 손을 이용해라/ 네가 더 나이를 먹는다면/ 너의 손이 두 개란 걸 알게 될 것이다/한손은 너 자신을위한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남을 위한 손이다. (알렉산더 워커 《아름다운 인생 오드리 헵번》)

- 내가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얽매임이 없는 자유이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더라도 나는 행복하게 살아나갈 수 있으므로 값비싼 양탄자나 호화 가구들, 맛있는 요리, 또는 새로운 양식의 고급주택 등을 살돈을 마련하는 데에 내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월든>)
- "내가 숲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 해서였다. 다시 말해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해보려는 것이었으며,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 고자 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 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가 봤을 때 당시 미국 사람들은 집과 재산과 일의 노예였다. 그것에 얽매여 자유를 박탈당하는 바람에 삶의 여유를 갖지 못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직접 지은 그의 오두막집 건축비는 28달 러 남짓이었다. 자신이 졸업한 하버드대 1년 기숙사비(30달러)보 다 적은 돈으로 평생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한 셈이다. 소로우는 사치스러운 생활보다 간소하고 결핍된 생활이 더 지혜롭고 행복 하다고 봤다. 호화 유람 열차를 타고 매연을 마시며 천국에 가는 것보다 소달구지에 올라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땅 위를 돌아다니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한 그다.
"대부분의 사치품과 이른바 생활 편의품 중 많은 것들은 꼭 필 요한 물건들이 아닐 뿐만 아니라 생활 향상에 방해가 된다. 가장 현명한 사람들은 항상 가난한 사람들보다도 더 간소하고 결핍된 생활을 해왔다. 중국, 인도, 페르시아 및 그리스의 옛 철학자들은 외관상으로는 그 누구보다도 가난했으나 내적으로는 누구보다 도 부유한 사람들이었다."
"간소하게 간소하게 간소하게 살라! 제발 바라건대, 여러분의 일을 2가지나 3가지로 줄일 것이며, 백 가지나 천 가지가 되도록 하지 말라. 백만 대신에 다섯이나 여섯까지만 셀 것이며, 계산은 엄지손톱이 할 수 있도록 하라."
- 2년여 동안의 오두막살이 경험에서 그는 두 가지를 특별히 배웠다고 했다. 하나는 월든 호수처럼 위도가 꽤 높은 곳에 살면서 도 필요한 식량을 얻는 데 믿을 수 없을 만큼 적은 노력밖에 들 지 않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이 동물처럼 단순한 식사 를 해도 체력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큰 욕심을 부 리지 않는다면 호구지책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 일본의 미니멀리스트 사사키 후미오는 단순한 삶의 효과가 12가 지나 된다고 했다. 시간이 생긴다, 생활이 즐거워진다, 자유와 해 방감을 느낀다,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행동하는 사람이 된다, 집중력이 높아진다, 절약하고 환 경을 생각한다, 건강하고 안전해진다, 인간관계가 좋아진다, 지 금 이 순간을 즐긴다, 감사한 삶을 산다. 이런 삶이야말로 진정한 행복 아닐까 싶다. 서두에 소개한 《월든> 속 문장처럼 속박 없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여기서 경제적 결핍은 그다지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개개인의 마음가짐이다. 소로우는 《월든>결론 부분에서 이렇게 조언했다.
"당신의 인생이 아무리 비천하더라도 그것을 똑바로 맞이해서 살아나가라. 그것을 피한다든가 욕하지는 마라. 그것은 당신 자신만큼 나쁘지 않다. 당신이 가장 부유할 때 당신의 삶은 가장 빈곤하게 보인다. 흠을 잡는 사람은 천국에서도 흠을 잡을 것이 다. 당신의 인생이 빈곤하더라도 그것을 사랑하라."

- 가장 훌륭한 덕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만 할 뿐 다투지 않고 주로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한다.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 (도덕경)

- 나는 춤을 출 때 춤만 춘다. 잠을 잘 때는 잠만 잔다. 그리고 아름다운 과수원을 홀로 거닐다가 잠시라도 딴생각을 하게 되면 곧 내 생각을 바로잡아 다시 그 과수원에서의 산책으로, 그 고독의 감미로움으로, 그리고 나에게로 돌려놓는다. (미셸 드 몽테뉴 <몽테뉴의 수상록>)
- 미국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1990년 개봉)를 보면 명문 고등 학교에 새로 부임한 영어교사 키팅이 학생들에게 '카르페 디엠' (Carpe diem)을 소리 높여 외친다. 미래의 성공을 준비하는 데 너무 매몰되지 말고, 현재 위치에서 자기 자신에게 좀 더 집중하 고 충실히 살라는 가르침이다.
카르페 디엠은 고대 로마 서정시인 호라티우스가 송가(Odes)라는 시에 사용한 라틴어로, '바로 이 순간을 붙잡다'로 해석된 다. 송가의 마지막 부분을 음미해보면 그 의미가 명확해진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이 순간에도 인생의 시간은 우릴 시기하 며 흐른다네 / 바로 이 순간을 붙잡아야 하네 / 미래에 일어날 일 은 최소한으로 신경 쓰시구려."
첫머리에 소개한 미셸 드 몽테뉴(1533~1592)의 문장을 읽으면 이 '카르페 디엠'이란 말이 곧바로 떠오른다. 단 한순간도 엉뚱한 생각에 사로잡히지 말고 지금 현재에 충실하고 즐기라는 조언이 다. 사람들은 흔히 카르페 디엠을 '오로지 현재를 즐겨라'라는 의 미로 사용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한동일 교수가 저서 <라틴 어 수업》에서 한 지적이다.
“오늘 이 시간 세속적이고 육체적이며 일시적인 쾌락을 즐기 라는 뜻이 아니라, 충만한 삶과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는 영혼의 평화로운 상태, 동양식으로 표현하면 안분지족(安分知足)을 의미 한다. 매 순간 충만한 생의 의미를 느끼면서 살아가라는 경구다."

-너희는 아름답긴 하지만 속은 텅 비어 있어. 너희를 위하여 죽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어. 물론 무심한 행인은 내 장미꽃도 너희와 비슷한 꽃쯤으로 생각하겠지만 나에게 있어서 내 꽃은 너희 전부보다도 훨씬 소중해.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 어린 왕자는 여우의 가르침을 통해 자기 별에 있는 장미만을 사랑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도처에 아름다운 장미가 피 어 있는 넓은 세상과 인연을 끊고자 했다. 비교하지 않기 위해서 다. 이게 바로 절대적 행복을 구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우리는 경 쟁 속에 살기 때문에 상대적 행복을 찾는 데 익숙해져 있다. 행 복할 만큼 충분히 많은 것을 갖추었음에도 허기를 느낀다. 남의 평가에 귀 기울이는 습관을 움켜쥐고 산다. 나보다 남이 더 소중한 듯 끊임없이 주변을 살핀다. 이런 사람에게 행복은 없다.
절대적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세상의 중심 이 자기 자신임을 인식해야 한다. 크고 아름다운 것이 눈에 보인 다고 그것을 모두 취하려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비록 작고 부족 할지언정 자신과 좋은 인연을 맺은 단 하나를 좋아하는 마음의 결단이 필요하다. 남과 비교하는 버릇을 고쳐야 눈에 보이지 않 는 소중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참된 행복이다. 행 복은 누구나 손에 넣을 수 있고, 우리 가까운 곳에 있다. 마음속 에 만족감과 감사함을 느끼면 행복은 반드시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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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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