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1'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4.04.11 운동의 뇌과학 2
  2. 2024.04.11 20240411

운동의 뇌과학

심리 2024. 4. 11. 07:06

- 허기의 알람은 극도로 배고플 때 울리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배가 고픈 느낌만 들면 울린다.' 이게 무슨 뜻일까? 뇌는 원시시대를 기준으로 우리가 충분히 움직일 것이라고 가정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대인은 대부분 그렇게 하지 못한다. 때문에 우리는 필연적으로 움 직이는 것보다 많이 먹게 되고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과제가 된다. 몸을 움직이지 않는 생활은 뇌의 에너지 균형을 깨뜨렸 고,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과체중인 사람이 저체중인 사람보다 많아 지게 만들었다.
- 운동을 한다는 생각만으로 뇌가 움찔하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뇌가 게을러서다. 정확히 말하면 게으르다기보다 검소하다. 뇌는 모든 자 발적 운동을 불필요한 지출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뇌는 당신이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을 때만 운동하기를 원한다. 생 사가 운동에 영향을 받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살고 싶다면 무조 건 움직여야 했던 선사시대의 조상들과 달리 지금 우리는 움직이지 않아도 수십 년을 안전하게 살 수 있다. 정말로 필요한 때를 위해 에 너지를 비축해두어야 했던 선사시대에 비해 현대의 삶에서 살기 위 해 움직여야 하는 때는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
- 과거에는 음식이 귀했기에 채집과 사냥에 엄청난 에너지를 써야 했다. 그때는 시상하부와 그곳에서 울리는 허기의 알람이 우리를 구 하는 영웅이었다. 끊임없이 사냥하는 동안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사 용되었을지 상상해보라. 인류학자들은 초기 인류가 사냥감보다 더 빨리 달려서 사냥감을 잡았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사냥은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에 시작되어 몇 시간씩 계속되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 은 인간에게 유리하다. 인간은 동물보다 털이 적고 땀구멍이 많다. 또 한 인간은 이족보행 덕분에 에너지를 아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 다. 그리하여 대부분의 동물보다 온열 스트레스에 더 오래 견딜 수 있 었고 몇 시간의 추적 끝에 동물은 결국 힘없이 지쳐 쓰러졌을 것이다. 그렇게 선사시대의 사냥꾼인 '존'은 결투 없이 사냥감을 잡곤 했 다. 또한 존이 다시 사냥에 나서기 위해서는 기나긴 추적으로 지친 몸을 회복해야 했기에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생활이 일상이었다. 사실 존은 사냥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게으른 것으로 유명했다. 그런 행동 때문에 존은 엄청난 욕을 먹었지만(특히 부족의 여자들로부터), 결 국 모두가 그의 게으름으로부터 혜택을 받았음은 부인할 수 없다. 존 의 다리는 푹 쉬어서 항상 사냥을 할 수 있도록 준비된 상태였고, 덕 분에 존은 사냥감보다 빨리 달릴 수 있었으니 말이다. 궁극적으로는 게으름이 존을 살린 것이다. 게으름 덕분에 그는 먹이를 사냥해 오래 살 수 있었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그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물려 줄 수 있었다. 다윈은 이것을 두고 적자생존이라 해야 할지 '나태자' 생존이라고 해야 할지 고민했을지도 모른다. 농담이 아니다. 이렇게 모든 존의 후손(존 주니어)들은 존의 유전자를 이어받아 에너지를 아 끼게 되었다.
다행히도 존 주니어는 더 이상 살기 위해 사냥을 할 필요가 없다.
다만 대부분의 시간 동안 게으름에 빠져 있다. 천성적으로 게으르게 태어났기 때문이다. 잠깐, 섣불리 그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우리 모 두가 에너지를 아끼는 존의 유전자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 뇌에서 게으름을 관장하는 변연계는 에너지를 절약하 는 최고의 살림꾼이다. 변연계는 우리가 취하는 모든 행동을 최적화 한다. 이를테면 뇌는 그때그때 지형에 맞추어 가장 효율적인 걸음걸 이를 설정한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동작을 해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는 존 주니어가 참여한 실험에서 입증되었다.
- 우리는 운동의 치유력에서 무기력을 무너뜨릴 희망을 찾을 수 있다. 운동은 내 속에 있는 희망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해준다. 물론 운동이 누군가 당신에게 가하는 폭력을 사라지게 해주지는 않는다. 당신을 가로막는 사회적 장벽을 무너뜨려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운 동은 적어도 무기력한 사고방식에서 빠져나오는 데 필요한 추진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가능성이 보일 때는 포기하지 않고 싸 울 수 있다. 통제할 수 없는 스트레스에 노출된 동물은 무기력을 학 습하지만, 최소한 달리기를 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동물(예컨대 쳇바 퀴에 접근할 수 있는 동물)은 경직될 가능성이 낮은 것처럼 말이다."

- 운동은 멘탈의 버팀목
만성 스트레스는 우리 몸의 스트레스 통제 스위치를 망가뜨리는 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그 결과 몸은 스트레스 저항성이 떨어지 고 스위치가 고장난 탓에 코르티솔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퍼져나가 몸과 마음이 손상된다. 다행인 것은 규칙적으로 운동 을 하면 스트레스 반응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고, 심리적 스트레스 요인에 강인해진다는 것이다. 동시에 마음에는 낙관주의가 서서 히 싹을 틔운다. 전혀 통제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말이다." 이 는 운동이 뇌에 공급하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덕분이다.  BDNF는 뇌의 비료와 같은 존재로, 스트레스 반응을 무마시키는 뇌세포를 비롯한 모든 뇌세포의 성장과 기능을 돕는다.
- 운동을 하면 뇌는 스트레스의 강력한 독성으로부터 뇌세포를 보 호하는 BDNF에 흠뻑 젖는다. 그 덕분에 고장난 스트레스의 통제 스 위치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막 운동이 끝났 을 때는 몸이 모든 스트레스 요인을 차단하기에 자유롭고 평화로운 순간을 느낄 수 있다. 스트레스가 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운동은 우리에게 한 줄기 빛인 것이다.
다만 운동으로 스트레스 통제 스위치를 고칠 때 조심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운동을 너무 심하게 하면 이미 스트레스로 과부화된 시스 템에 되려 부담을 더한다는 사실이다. 스트레스 요인은 여러 가지라 도 우리 몸의 반응은 모두 똑같다는 것을 앞서 배웠다. 이로 인해 몸 은 강해지기는커녕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만성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강도 높은 운동을 했을 때 회복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내가 속한 연구소의 연구 결과에서 도 과도한 불안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약한 불안을 경험하는 사람들 에 비해 강도 높은 운동의 혜택을 적게 받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므로 스트레스나 불안감이 줄어들 때까지는 잠시 운동의 강도 를 낮추어야 한다. 걱정하지 말라. 가벼운 운동도 뇌를 스트레스로부 터 보호하는 데 필요한 BDNF를 충분히 선사한다." 뇌세포에 내려 진 BDNF의 세례는 당신이 힘겨운 시기를 이겨내고 더 나은 삶을 찾 도록 도와줄 것이다.
- 불안한 편도체는 평온한 마음 상태를 깨뜨리는 최악의 빌런이다. 에이다의 편도체는 잠재적 위협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면서 만일에 대 비해 스트레스 시스템을 'ON' 상태로 유지했다. 이러한 편도체의 과 한 대비 태세는 득보다 실이 더 많다. 잠재적인 위협에 대비하던 편 도체에게 실재적인 위협이 등장했을 때가 그렇다. 이를테면 에이다 의 편도체는 이전에 과하게 경보를 울려댔다는 점을 까맣게 잊고 스 트레스로 몸이 손상되었다는 새로운 경보를 보낸다. 그렇지 않아도 스트레스로 지친 몸에 스트레스는 추가되고, 스트레스 과잉으로 몸 과 마음은 한층 더 손상된다. 마치 편도체의 행동 지침은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기"같다. 위협이 될 만한 새로운 요소를 쉬지 않고 경계한다.
더 나아가 편도체는 모든 불쾌한 상황에서 자극을 받는다. 적절하 지 않은 때와 불편한 장소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제 아무리 무해한 대상이라도 두려워한다. 개, 고양이, 거미, 뱀부터 어두운 곳, 천둥과 번개, 높은 곳, 비행, 기차 여행, 좁은 장소, 공공장소에서 음식을 먹는 것, 공중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 사람들 속에 있는 것까지 말이다. 운동도 예외가 아니다.
유전된다고 추정되는 공포증도 있지만 대부분의 공포증은 경험으 로 학습된다. 1920년대 미국의 심리학자 존 왓슨은 최초로 공포증이 생기는 과정에 대한 실험을 했다. 그는 앨버트라는 어린아이에게 하 얀색 실험용 쥐를 주었다. 처음에 앨버트는 실험용 쥐를 좋아했고, 쥐와 즐겁게 놀기까지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왓슨은 앨버트가 쥐와 놀려고 손을 뻗을 때마다 크고 무서운 소리를 틀었다. 앨버트가 쥐를 무서워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효과는 굉장했다. 곧 앨버트는 쥐만 봐도 크고 무서운 소음을 떠올리고 울음을 터뜨렸다. 여기서 멈 추지 않고 앨버트의 공포는 흰 털이 달린 다른 대상들까지로 확장되 었다. 토끼, 강아지, 심지어는 솜으로 만든 산타의 수염까지 말이다 (농담이 아니다. 그들이 실제로 실험한 결과다).

- 항우울제는 세로토닌이 지나치게 적게 분비되는 증상만 치료한다. 문제는 아직도 세로토닌 결핍이 모든 기분장애 를 유발한다고 가정하고 있는 낡고 고루한 의료 관행이다. 분명히 잘 못된 치료 방식이지만 이를 반증하는 후속 연구는 아직까지 없다. 세로토닌은 심리적인 고통에 전문적으로 대처하는 뇌 화학물질로, 신경망 전체에 진정하라는 메시지를 보내 우리의 마음을 가라앉힌 다. 세로토닌이 작용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1. 뉴런 A와 뉴런 B는 시냅스라고 불리는 작은 간극으로 나뉘어 있다.
2. 뉴런 A가 시냅스로 세로토닌을 분비하면 세로토닌은 뉴런 B의 수용체와 결합해 뉴런 B를 흥분시킨다.
3. 더 많은 세로토닌이 수용체와 결합하면 뉴런이 활성화 상태로 바뀌면서 우리의 기분이 좋아진다. 반면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뉴런을 활성화할 수 없어 슬픔을 느낀다.
항우울제의 작동 기전은 시냅스에서 세로토닌을 흡수해 다시 뉴런 A로 보내는 세로토닌 전달체(SERT, serotonin transporter)의 대사를 방해 해 세로토닌 수치를 높이는 것이다. 즉, 항우울제는 SERT를 차단해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막기 때문에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SSRI,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렇다 면 세로토닌 수치가 정상임에도 발생하는 우울증의 정체는 무엇일까?
- 정신질환의 진짜 원인은 염증
정신질환의 진짜 원인은 뇌의 염증에 있다. 염증에 대해서는 아마 한 번쯤 들어보았리라 생각한다. 염증은 면역세포가 감염으로부터 신체 를 보호할 때 나타나는 반응이다. 사이토카인(cytokine)은 면역세포로 부터 분비되는 단백질 면역조절제로 부상이나 감염을 탐지하면 경보 를 울려 면역세포들을 문제 지점으로 호출한다. 상처가 났을 때 빨갛 게 붓는 이유가 바로 그 부위에 많은 혈액이 몰리기 때문이다.
염증은 뇌를 포함한 모든 신체 부위에서 생길 수 있다. 만약 뇌에 염증이 생기면 환자는 아직 진단을 받지 않았음에도 병증으로 인한 질병 행동을 보인다. 스스로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었다고 생각하고, 반사회적인 행동을 보이며 우울에 빠진다. 기진맥진한 채 홀로 집에 박혀 침대에서 넷플릭스를 몰아 보는 사람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라. 질병 행동은 환자를 다른 사람들로부터 격리하고 질병이 확산되는 상황을 방지하므로 사회적으로 대단히 이롭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뇌를 통해 이루어지는 셈이다.
뇌의 염증을 치료하고 건강을 회복하면 환자는 다시 밝고 사교적 인 사람이 되지만 완치 후에도 질병 행동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그럼 어떻게 될까? 피로에 찌들어 의기소침하고, 우울함에 빠 져 사람을 피하는 생활이 몇 개월 동안 이어진다. 그 끝에는 정신뿐 아니라 몸에서도 이상 신호가 발견된다. 몸과 마음에 생긴 염증으로 기분은 더 우울해지고 건강한 삶은 이제 먼일이 된다.
- 염증으로 나타나는 강한 면역 반응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지나친 염증은 신체에 해로우며 여러 폐해를 일으킨다. 유당불내증을 겪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평소보다 더 심한 유제품 거부 반응을 경험한다. 스트레스 때문에 유당과" " 다른 알레르기 유발 항 원에 더 민감해지는 것이다.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에 쉽게 아픈 이 유도 이와 같다. 스트레스 때문에 감염에 취약해지는 것이다." 이 때 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심장병과 뇌 졸중 등 염증성 질환의 발병 가능성이 높다."
- 염증이 지나치면 뇌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타박상의 일종인 뇌진 탕은 염증을 발생시켜 영구적으로 뇌를 손상시키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기도 한다. 다행히 뇌에 있는 혈뇌장벽(BBB, Blood-Brain Barrier)은 신체의 염증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마치 국경에 세워 진 장벽처럼 국경수비대 역할을 하는 수송체(물질을 이동시키는 체내 단 백질)도 거느리고 있다. 수송체는 입장할 수 있는 면역세포의 종류와 수를 엄격하게 제한하기에 뇌는 신체의 염증으로부터 안전하다. 한편 뇌는 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알고 싶어 한다. 이런 뇌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정보원이 바로 미주신경이다. 미주신경은 일명 '육감'이라 불리는 것으로 뇌에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눈은 세상을 보고, 귀는 소리를 듣고, 코는 냄새를 맡고, 혀는 맛을 보고, 손가락은 촉감을 느끼듯 미주신경은 '감지'한다.
무엇을 감지하는 것일까? 염증의 증가, 스트레스 호르몬의 변화, 장내 미생물군의 미세한 변화 등 신체의 다양한 변화를 감지한다. 미 주신경 (vagus nerve)은 방랑자(vagus)라는 이름에 걸맞게 신체 곳곳을 돌아다닌다. 뇌간에서 심장과 폐를 거쳐 장까지 다니면서 정보를 수 집하고, 이례적인 활동을 뇌에 알린다. 신호를 받은 편도체가 반응하 면 공포심을 느끼게 되고 스트레스 반응이 생긴다. 요컨대 미주신경 은 몸과 마음을 연결하는 궁극의 연결고리인 셈이다.
"직감을 믿어라!"라는 말은 미주신경의 명민한 능력에 관한 것이 다. 덕분에 우리는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기도 전에 무엇인가 잘못되 었음을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몸이 심각하게 고장 났을 때는 이런 예리함을 잃는다. 몸의 조화가 깨진 탓에 작은 위협에 과도하게 반응 하고 매사에 부정적이고 방어적으로 대응한다.
- 염증이 더 심해지면 우리 뇌를 보호하던 혈뇌장벽이 무너진다. 뇌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혈뇌장벽 곳곳에 뚫린 구멍으로 사이토카인이 스며든다. 이러한 현상은 건강을 심각하게 악화하지는 않지만 사람을 우울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또한 뇌는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을 만드는 트립토판(tryptophan)이 라는 아미노산을 대사하면서 해마를 파괴하는 독성 부산물을 만든 다.23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깜빡깜빡하는 등 기억력도 서서 히 나빠지게 된다. 트립토판 결핍은 곧 세로토닌 결핍이기에 결국 우 울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항우울제로 이런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이론과 달리 상황은 훨씬 복잡하다. 항우울제가 세로토닌 전달체를 막는 것은 사실이지만 염증이 생긴 뇌가 만들어내는 엄청난 양의 세 로토닌 전달체를 모두 막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결국 스트레스 때문에 당신은 몸과 마음이 아프게 된다. 피로에 절 어 항상 부정적이고 우울해서 사회적 교류를 기피하기를 몇 주, 심지 어는 몇 개월 동안 지속한다. 세로토닌 수치를 올리기 위해 항우울제 를 먹어보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다. 당연한 일이다.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 그러나 오늘날 의사들은 우울증 환자의 염증 상태를 검사하지 않 는다. 그저 기계적으로 항우울제를 처방한 뒤 효과가 있는지 지켜볼 뿐이다. 만약 효과가 없다면 다른 항우울제를 처방한다. 그렇게 반응 이 나타날 때까지 세 개 이상의 항우울제를 처방해본 뒤, " 아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치료를 포기해버린다.
내 강박장애도 사실 염증 때문에 생긴 것은 아니었을까? 알 수 없 다. 우울증 환자 대부분이 그렇듯 나도 염증 검사를 받아본 적이 없 기 때문이다. 항우울제가 나에게 효과가 있었냐고? 솔직히 말하면 나는 항우울제를 먹은 적이 없다. 정신질환을 자세히 알지는 못했으 나 약리학적 지식에 비추어볼 때 항우울제가 뇌를 변형시킬 수 있다 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무조건 항우울제 복용을 중지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약을 복용 하지 않으면 생활이 힘든 중증 우울증 환자도 있다. 그리고 정말 다 행히도 항우울제는 세 명 중 두 명에게나 효과가 있다.
- 그렇다면 운동은 어떻게 정신을 치유하는 것일까? 운동에는 소염효과가 있다. 운동을 하면 근육은 마이오카인(myokine)이라는 특수한 사이토카인을 분비한다. 일반적인 사이토카인처럼 마이오카인 도 면역체계에 경보를 울리지만, 그들은 나쁜 상황을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내 몸에게
지금은 위험한 상황이 아니야. 하지만 운동을 하면 잠시 동안 항상성이 유지되는 행복한 상태를 벗어나게 돼. 그때는 평소보다 공격에 취약해 지니까 조심하렴.
- 신체는 마이오카인에게 충고받은 대로 운동할 때는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사이토카인을 분비해 스스로를 보호한다. 하지만 운동을 마치면 곧바로 신체에 청소 작업반을 보내 염증이 일어난 부분을 치운다. 이 작업반은 운동으로 생긴 모든 염증뿐 아니라 기타 해로운 요인들까지도 철저히 제거한다. 꾸준히 운동을 할수록 이들의 작업 은 더 완벽해지고, 신체에는 염증이 덜 존재하게 된다.
염증이 덜 생기는 것은 비단 심장병 환자들의 정신에만 유익한 게 아니다. 운동은 2형 당뇨, 류머티스 관절염, 암 등 만성 염증성 질 환을 앓는 이들 모두에게(이들 모두가 우울증의 위험이 높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준다.
- 운동은 중독성이 거의 없지만, 러너스하이는 약물과 비슷한 방식으로 작용한다. 러너스하이가 주는 쾌락은 대마초 한 모금의 달콤한 행복감과 비슷하다.
"대마초?" 당신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묻겠지만 사실이다. 운 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은 대마초와 매우 비슷하다. 대마초에서 추출 되는 카나비노이드(cannabinoid) 성분은 우리 몸에서도 운동을 통해 생성되는데 이를 내재성 카나비노이드(endogenous cannabinoid) 즉, 엔 도카나비노이드(endocannabinoid)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엔도카나비 노이드를 생성하려면 얼마나 운동을 해야 할까? 최근 연구는 엔도카 나비노이드를 최대로 생성하는 데는 가벼운 운동이면 충분하다고 말 한다.  엔도르핀을 극대화하려면 젖산 역치를 넘겨 높은 강도로 운 동해야 했지만, 엔도카나비노이드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 엔도카나비노이드의 또 다른 장점은 분자의 크기가 혈뇌장벽을 통 과할 만큼 작다는 것이다." 엔도카나비노이드는 뇌에 들어가 복측피 개영역(ventral tegmental area)'에 도달한다. 이곳에 입장한 엔도카나비노이드는 복측피개영역이 측좌핵 (nucleus accumbens)으로 도파민을 분비하도록 자극하고, 도파민을 받은 측좌핵이 활성화되면서 우리는 즐거움을 느낀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과학자들은 최근 아주 매력적인 발견을 했다. 바로 쾌락 과열점 (hedonic hot spot)이다. 뇌의 쾌락 중추인 복측피개영역에서 발견되는 쾌락 과열점은 엔도카나비노이드와 엔도르핀으로부터 자극을 받아 활성화되며  두 자극을 동시에 받을 경우 엄청난 쾌감을 선사한다. 이것이 바로 러너스하이다.
몇몇 이들은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엔도르핀과 엔도카나비노이드가 극대화되는 운동 강도가 다른데, 도대체 어떻게 둘을 동시에 극대화할 수 있죠? 좋다 말았네요." 다행히 조합 방식에 따라 두 물질을 동시에 극대화할 수가 있다. 베이킹을 하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빵을 만들 때 재료만큼 중요한 것이 재료를 혼합하는 방법이다. 러너스하이를 만드는 방법도 비슷하다. 엔도르핀은 격하게 운동할 때 높아지지만, 낮은 강도로 운동하면서 이를 극대화하는 방법도 있다. 바로 오래 달리는 것이다.
- 다양한 자극이 절제력을 위협하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글 루탄산염 (glutamate)이라는 뇌 화학물질을 알아야 한다." 글루탄산염 은 뉴런들을 이어주는 두뇌의 풀과 같은 존재다. 문제는 글루탄산염 이 강력 순간접착제처럼 약물과 쾌락 자극도 단단하게 붙인다는 것 이다. 약물을 복용할 때마다 더 많은 글루탄산염이 연결고리에 붙고, 결국에는 약물과 자극 사이의 배선이 완전히 굳어버린다. 이는 공포 조건화와 같은 원리로 자극에 공포 대신 쾌락을 연결하는 것이다. 두 뇌 배선이 굳어지면 자극을 마주할 때마다 약물을 기대하게 된다. 이 기대감이 약물을 끊을 때 마주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자극만 있고 약물이 없으니 뇌는 공황상태에 빠지고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약물 을 끊고 싶다면 자극이 있는 환경으로부터 물리적으로 멀어져야 하 는 이유다. 자극이 없고 낯선 재활 시설에서는 절제력을 어느 정도 되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면 모든 것이 친숙하고 자극이 생 생히 살아 있기에 약물을 향한 강렬한 갈망이 다시 엄습하는 것이다.

- 오래 앉아 있는 생활습관이 치매로 발전하는 데는 겨우 세 단계만 거칠 뿐이다.
1. 오랜 시간 앉은 채 생활하면 몸이 동면 상태에 진입한다. 그렇게 되면 대사가 억제되어 혈압, 혈당, 체중이 증가한다.'
2. 고혈압은 심장과 심혈관을 파괴한다.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작 은 혈관이 막히면 소혈관질환의 위험성도 증가한다. 혈액이 적 절히 공급되지 않으면 뇌의 백질이 죽고 뇌 영역들을 이어주는 통신망 역할을 하는 백질이 손상됨으로써 뇌의 커뮤니케이션은 중단된다. 백질이 손상된 부분은 뇌 MRI 사진에서 보면 밝게 빛 나는데 이를 백질 과집중(white matter hyperintensities)이라고 부른 다. 무서운 사실은 뇌가 이렇게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빛나고 있어도 아무런 증상도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3. 광범위한 백질 손상은 인지력을 빠르게 저하시켜 우리를 치매, 뇌졸중 심지어 사망의 위험에 처하게 한다." 치매의 종류는 크 게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노인성 치매와 중풍, 뇌졸중으로 인 한 혈관성 치매로 나뉘는데 백질 과집중은 혈관성 치매의 주요 한 병리다. 이때 두뇌 앞쪽 영역에 혈액을 공급하는 소혈관이 폐 색되면 기억력보다는 실행기능이 손상된다." 반면 알츠하이머 병은 해마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면서 발병되고 다행히 해마에 는 예비로 공급되는 혈액이 존재해 기억력 손상이 일어날 때까 지 해마의 소혈관은 더 많은 폐색을 견딜 수 있다. 때로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은 같이 발병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혼합형치매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습관이 얼마나 쉽게 치매로 발전되는지 배웠다. 실제로 치매 발생 요인 중 30퍼센트가 정적인 생활 습관으로 추정될 뿐만 아니라 치매에 걸린 노인들은 하루의 대부분 을 앉아서 보낸다." 이들의 일상에서 가장 활동적일 때는 도우미가 그들을 침대에서 의자로, 다시 침대로 옮기는 때다. 이러한 비활동적 인 생활이 환자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이다. 다행인 것은 이 모든 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 약이 운동을 대체할 수 있을까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뇌에는 뇌세포를 죽이고 인지 기능을 저해하 는 아밀로이드반(amyloid plaque)'과 타우 탱글(tau tangle)"이 생성된다. 안타깝게도 두 물질을 제거하려는 시도는 여태까지 모두 실패로 돌 아갔다. 하지만 운동할 때 근육에서 나오는 이리신(irisin)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호르몬을 발견하면서 치료법 개발에 희망이 생겼다.  최근 발견에 따르면 운동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뇌가 겪는 이리신 결 핍 증상을 교정하도록 도와준다.
혈류에 이리신을 주입해서도 이러한 운동의 효과를 모방할 수 있 다. 즉, 기억력을 향상하고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초기에는 이리신에 관한 연구가 동물 대상으로만 한정되었지만, 최 근 연구에서는 인간에게도 똑같이 작용할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이 발견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열쇠가 되기를 고대한다. 이리신을 활용할 수 있다면 운동을 할 수 없는 중증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 운동의 효과를 제공하는 대체 알약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그런 시대 가 오면 운동하는 대신 약을 먹으면 되지 않을까? 확실히 솔깃한 이 야기다.

- 수면이 기분에 미치는 영향
앞서 언급했듯이 정신질환은 수면 부족의 원인이다. 그러나 때로는 수면 부족이 정신질환을 촉발하기도 한다.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불면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고,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우울감을 느 낄 가능성이 약 10배 높으며 불안감을 느낄 가능성은 17배 높다. 다 시 말해 수면 부족은 정신질환의 원인이자 결과인 것이다.
수면 부족은 편도체와 전전두피질 사이의 소통을 방해하고 그 결 과로 우리는 우울과 불안을 느낀다. 이러한 작동 사이클은 편도체와 전전두피질 간 연결망이 형성되는 중인 10대에게 특히 위험하다."
- 불충분한 수면은 활동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더 많이 먹게 한다." 여기에 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1. 수면 시간이 짧으면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먹을 기회도 덩달아 많아진다.
2. 부족한 수면 시간 때문에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그렐린 (ghrelin)이 증가하고,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leptin)은 감소한다.
적게 움직이고 많이 먹으면 당연히 살이 찌고 비만의 위험이 커진 다." 그 전에 수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해법은 단순하다. 잘 자고 싶다면 많이 움직이면 된다! 잘 잘수록 많이 움직일 수 있다. 선순환 이 발생하는 것이다.
- 운동을 할수록 잠을 깊게 자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번째 천연 수면 보조제인 아데노신(adenosine)에 대해 알아야 한다." 아데 노신은 뇌를 비롯한 신체의 모든 세포에서 발견되는 화학물로 우리 가 움직이는 동안 계속 높아진다. 때문에 운동을 길게 열심히 할수록 낮 동안 아데노신이 많이 쌓여 밤에 더 깊이 잘 수 있다."
뇌에는 아데노신의 증가를 감지하는 센서가 장착되어 있어 아데노 신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뇌는 당신을 재운다." 아데노신 수치는 뇌 의 배터리를 얼마나 사용했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 배터리를 다 쓰면, 당신이 어디에 있든 시간이 몇 시든 뇌가 당신을 재우는 것이다. 이 수면 보조제는 멜라토닌과는 달리 시간에 관계없 이 작동한다.
아쇼프 박사의 벙커 실험은 어두운 동굴에 갇혀 시간을 전혀 감지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여전히 하루의 3분의 2시간 동안 깨 어 있고 3분의 1시간 동안 잠을 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우주비행 사도 시간을 알 수 없는 환경에서 산다. 우주선은 하늘에 떠 있는 벙 커와 다름없다. 태양이 45분마다 떴다가 질 때도 있고 전혀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아폴로 11호의 탐사 기록에 따르면 닐 암스 트롱은 태양이나 시간과 관계없이 매일 잠을 잤다." 야간 교대 근무 를 해봤다면 이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잘 알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에 게 '낮'일 때라도 매일 '밤'잠을 잔다." 이것이 아데노신의 힘이다. 방 전된 배터리는 시계를 이긴다.

- 혹시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을 아는가? 이 말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아주 싫어한다. 르네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 때문에 현재 우리는 정신과 육체를 분리해 생각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우리가 어느 편에 서 있는지는 명백하다. 얼 마나 많은 시간을 몸에서 빼앗아 정신에게 주었는지 돌이켜보라. 생 산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합리화하지만 실은 시간을 머 리에만 할애할수록 생산성은 오히려 형편없어진다. 데카르트는 틀렸다! 정신과 육체는 분리되어 있지 않다. 둘은 서로 의존하고 있다. 생각을 잘하고 싶다면 움직여야 한다.
- 창의력은 몸을 훈련하는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피겨 스케이팅, 체 조,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등 예술 스포츠의 훈련은 일련의 단계를 암기하고 숙달하는 데 치중한다. 이런 단계를 고안하는 일은 창의적 인 과제이겠지만 훈련은 이미 정해진 것으로 예측 가능하며 계획적 이다. 이는 뇌의 억제 조절력만을 집중적으로 강화하는지라 인지적 유연성은 감소한다. 반면 네트 스포츠와 투기 스포츠 선수들은 시시 각각 변화하는 상대의 동작에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법을 배운다. 이 때 그들은 몸만 훈련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뇌도 즉흥적이고, 예측하기 어려우며, 비연속적인 훈련을 받게 된다. 즉 인지적 유연성 이 증가하는 것이다.





'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케이크 먹고 헬쓰하고 영화보면 기분이 나아질 줄 알았다  (1) 2024.04.20
나라는 착각  (1) 2024.04.16
마음의 지혜  (1) 2024.04.10
사람을 안다는 것  (0) 2024.03.31
물욕의 세계  (1) 2024.03.18
Posted by dalai
,

20240411

Quote of the day 2024. 4. 11. 07:03

'Quote of the d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0413  (0) 2024.04.13
20240412  (0) 2024.04.12
20240410  (0) 2024.04.10
20240409  (0) 2024.04.09
20240408  (0) 2024.04.08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