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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24.04.10 마음의 지혜 1
  3. 2024.04.10 20240410

- 찰스 슐츠Charles Schultze와 환경 경제 학자 앨런 니스Allen Kneese는 기회비용의 개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 다. 이들은 독자들에게 너무 과도한 오염 방지 목표의 비용에 관해 다 음과 같이 생각해보라고 요청했다.
기회비용은 회계사나 경제학자들이 생각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 다. 기회비용은 오염을 통제하기 위해 자원을 투입하면서 사회의 다 른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사용할 수 없게 된 자원의 가치를 나타낸 다. 장기적으로 기회비용의 중요한 원천은 기업의 이윤이 아니라 모 든 사람이 부담해야 할 더 비싼 가격과 더 많은 세금이다. 따라서 환 경 목표는 우리가 얼마나 깨끗한 공기와 물을 원하는지 또는 정부 가 특정 산업에 대해 얼마나 강하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관한 결정 의 단순한 결과가 아니다. 이런 목표 설정은 최고 수준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우리가 깨끗한 환경과 생활 수준의 다른 요인들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하게 한다. 우리는 어느 하나를 더 많이 원하면 다른 것은 그만큼 적게 가질 수밖에 없다.

- 장기적으로 볼 때 기술의 발전이 없다면 오염 문제는 감당할 수 없 을 정도로 커질 것이다.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기술이 훨씬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의 지휘통제 제도 아래서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공장의 주인은 기본적으로 더 깨끗한 제조 공 정을 개발할 동기가 전혀 없다. 새로 공장을 지으면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즉, 예전의 기준은 훨씬 더 낮아서 예전에 건설된 낡은 공장은 더 많은 오염 물질을 배출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이런 기준의 차이 때문에 공장 주인들은 새로운 공장을 짓는 대신 오래된 공장을 수리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때문 에 훨씬 더 발전된 기술을 도입하는 시기가 자꾸만 지연된다. 규정만 충족한다면, 공장의 주인들은 오염을 현재 기준보다 더 줄여야 할 동 기가 없다. 인센티브 제도에서는 기업이 세금을 내거나 배출 허가권 을 구매하는 한 오염 물질을 덜 배출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남아 있다. 다시 말해 오염 물질이 남아 있는 한 계속 비용 을 지불해야 한다. 게다가 기준을 통한 규제 방식은 혁신을 방해한다.
- 예를 들어 두 종류의 오염 배출물에서 비용 감소와 극적인 배출량 감소를 가져오는 어떤 것이 세 번째 오염물의 배출량 증가를 가져온다면, 기업은 이를 개발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센티브 제도는 기업이 이런 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하다. 인센티브 제도는 단순하지 않다. 중요한 오염원에 대한 감시도 더 이뤄져야 할 것이다. 장소와 시간에 따라 세금이나 오염물질 배출 허용 수준에 약간의 변화를 허용하는 것도 권장할 만하다." 그러나 유사한 정치적 문제뿐만 아니라 감시 문제도 기준에 따른 접근 방식을 어렵게 한다. 따라서 기회비용을 고려한다면, 감시 기준 역시 지역과 계절적 차이를 과거보다 더 세밀하게 반영해야 할 것이다.
-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CAFE 규제 완화에 그렇게 비판적이지 않았고, 지난 몇 년 동안 휘발유 세금이 연료 사용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고 주장했다. 경제학자의 92%는 CAFE 기준을 올리는 것보 다 휘발유 세금 인상을 더 선호할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CAFE 접근법에는 세 가지 중요한 허점이 있다고 주 장한다. 첫째 반동 효과rebound effect가 있다는 것이다. 즉 “사람들은 연 비가 두 배 좋은 차로 바꾸면 차를 10% 더 많이 타고 다닌다." 둘째, 연비를 높이는 기술이 자동차 가격을 올리고, 이는 사람들이 더 비싼 차의 구매를 늦추면서 기존 차를 더 오래 타게 한다. 경제학자들은 더 높은 CAFE 기준에 따른 15%의 오염 배출 감소 효과는 더 낡고 연비가 나쁜 차량의 도로 운행 시간을 증가시키는 현상으로 상쇄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국 전체 자동차 중 1년 이상 된 차가 94%를 차지 하는 상황에서는 모든 차에 적용되는 휘발유 세금이 신차에만 적용되 는 CAFE 기준보다 연료 소비 감소를 유도하는 훨씬 더 효율적인 방 법이 될 것이다. 셋째, CAFE 기준은 차를 구매한 이후 덜 이용하는 것에 관해 어떤 인센티브도 주지 않는다. 휘발유에 부과하는 세금은 차를 더 많이 이용하면 그만큼 개인의 비용 부담을 증가시킨다. 따라 서 차를 더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은 연비가 더 좋은 차를 구매해야 하 는 동기가 생긴다. 미국의 모든 차에 높은 연비를 적용하겠다는 생각 은 매우 훌륭한 것처럼 들리지만 이것은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 의회는 결코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산업이 망하게 내버려 두 지 않을 것이다. 포드Ford 같은 자동차 회사들이 정부가 요구하는 연비기준을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 밀턴 프리드먼 Milton Friedman과 로즈 프리드먼Rose Friedman이 말한 것처럼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데 중요한 문제는 정보를 활용할 수 있 는 모든 사람이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하면서 정보가 필요 없는 사람들에게는 과도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가격 체계(자유시장)가 이런 문제를 자동으로 해결한다. 예를 들어 연필 제조 업체는 벌목꾼을 더 고용할지 아니면 더 강력하고 값비싼 톱을 사용해 나무 를 자를지에 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마찬가지로 목재 생산자 는 유채씨기름의 일시적인 부족 현상이 나타나더라도 가격을 조금 높 이고 지우개 크기를 이전처럼 유지할지, 아니면 가격은 그대로 두고 지우개 크기를 좀 줄일지 결정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목재 생산자는 자신의 목재에 대한 수요 증가가 연필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 소비자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에 입찰하고, 기업은 소비자를 대신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자원에 입찰한다. 희소성을 고려할 때 모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싼 가격에 얻을 수는 없다. 시 장에서 자원은 소비자들이 가장 많은 돈을 쓰는 상품과 서비스로 흘 러간다. 만약 소비자들이 연필을 더 많이 원하고 이쑤시개를 덜 원한 다면, 더 비싼 가격을 주고 연필을 사는 방식으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연필 제조 업체는 필요한 경우에 더 높은 가격을 주고 목재를 구매하면서도 일시적으로 조금 더 많은 이익을 얻거나 정상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러면 연필 제조 업체는 시설을 확장할 것이고, 이로써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이 다시 예전 수준으로 내 려가게 된다. 한편 이쑤시개 제조 업체들은 부족한 목재를 사용하려 면 더 비싼 기회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과거의 생산량을 유지하 는 데 필요한 이익을 더는 거둘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결국 문을 닫거 나 생산량을 줄인다. 이처럼 상품을 제공하는 비용은 생산에 필요한 요소에 대한 생산자들의 경쟁을 반영한다. 소비자들은 수요를 통해 경쟁적인 생산자들이 무엇을 제공할 것인지에 영향을 미치고, 시장은 소득 분배를 고려해 희소성이 허용하는 만큼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 시킨다.

-  오바마 대통령의 산업 정책은 청정 에너지에 큰 비중을 뒀다. 나는 청정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체계적인 비용편익 평가를 본 적이 없 다. 그러나 잘 알려진 실패 사례는 많다. 태양 에너지 기업인 솔린드라 Solyndra가 가장 철저하게 분석된 실패 사례다. 솔린드라는 2009년 5억 3,500만 달러의 첫 번째 보증대출을 받았고, 2011년에 파산했다. 회 사가 약간의 불운을 겪은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면 가장 경쟁이 치열한 기술의 핵심 재료인 폴리실리콘의 가격이 89% 정도 하락했다. 그러나 스파 시설까지 갖춘 7억 3,300만 달러짜리 공장은 사치였다." 그리고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 감독관은 솔린드라가 매출 계약과 관련해 에너지부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고 결론 내렸다. 게다가 처음부터 정경유착 혐의가 있었다. 오바마의 핵심 선거자금 모금책이 었던 조지 카이저George Kaiser가 솔린드라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이 회사의 최고 경영진 두 명은 대출 신청 심사를 받는 동안 백악관을 스 무 차례 방문했다. 그리고 나중에 하원 에너지및상업위원회House Energy and Commerce Committee의 질문에 대해 수정헌법 제5조를 들어 묵비권을 행사했다.
- 억만장자 기업가 피터 틸Peter Thiel은 2012년에만 40개의 태양광 회 사가 파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공적인 기술 회사는 "가장 유사한 대체 기술보다 적어도 열 배 정도 더 뛰어난 독점 기술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솔린드라의 새로운 원통형 태양 전지는 평평한 태양 전지보 다 효율이 낮았다. " 틸은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친환경 에너지의 일반적 개념이 모든 종류의 청정 기술 회사에 압 도적인 사업 기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 훌륭한 회 사에는 그들만의 비밀이 있다.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구체적인 성공 의 이유가 있다. (...) 남들과 다른 어떤 것을 하는 것이 진정으로 사 회에 이익이 되는 것이다. (...) 최고의 프로젝트들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간과될 가능성이 크다. 해결이 필요한 가장 좋은 문제는 종종 누구도 해결하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문제인 경우가 많다."
솔린드라 외에도 에너지부의 청정 에너지에 대한 360억 달러 보 조금 대출 프로그램도 많은 비판을 받았다. 중도좌파 성향의 <워싱턴 포스트> 사설은 청정 에너지 프로그램 전체를 '스캔들'이라고 부르 면서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비판했다. “이 프로그램을 정실 자본주의 crony capitalism 또는 벤처 사회주의venture socialism라고 부를 수 있다. 하지 만 무엇이라고 부르든 에너지부의 대출 보증 프로그램은 이익을 사유 화하고 손실을 사회화하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2010년 OMB 의 내부 이메일을 인용해서 한 직원이 "정말로 걱정되는 것은 후속 프 로젝트들 가운데 몇 개를 살펴본 후에 오히려 이 프로젝트(솔린드라)가 더 좋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심각한 문제들이 일어날 것이다" 라고 썼다고 전했다."

- 컬럼비아대학교의 경제학자 리처드 넬슨Richard Nelson은 민간의 기술 혁신은 대체로 예측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유망할 것으로 보이는 상 당수의 혁신이 성공하지 못한다. 그 밖의 중요한 기술적 돌파구들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고, 해당 분야에서 많은 전문가의 지지를 받지 못 했다.  넬슨은 화학이나 전자 같은 기술적으로 발전하는 산업 분야에 서 가능성이 없는 기술은 다른 사람이 더 좋은 해결책을 제시하면 빠 르게 사라지고, 좋은 새 아이디어는 일반적으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알려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넬슨은 기술 발전을 위한 국가 중심의 계획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기술 발전은 "확실하게 계획할 수 있는 활 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 모든 것이 지나간 후에야 올바른 방법이 분명하게 보인다. 이런 사실이 밝혀지기 전에는 여러 가지 혼란스러 운 선택 가운데 어떤 것이 가장 효과적이거나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
넬슨은 기초 연구와 광범위한 관심사에 대한 응용 지식(대중이 독점 할 수 없는 공공재의 편익이 있는)을 지원하는 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부가 상업적 혜택을 누리는 승자가 될 것으로 생각하는 특정 제품의 개발을 지원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넬 슨은 이런 정부 지원 프로젝트의 과거 성과가 부정적이라고 설명한 다." 넬슨의 연구에 따르면, 기술 발전을 계획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른 과학 분야의 발전을 연구하는 전문가들도 이에 동 의한다.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은 "노벨상 수상자들의 수많은 사례를 살 펴보면 중대한 발명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위대한 발명가 가운데 일부는 자신들이 이룩한 업적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굴리엘모 마르코니 Guglielmo Marconi는 자신의 무선 전신 기술이 주로 증기선 운행 노선에서 사용될 것으로 생각했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Alexander Graham Bell은 전화기에 대한 특 허를 낼 때 "전신 기술의 발전"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한 전염성 단백 질"이 광우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노벨상 수상 과학자는 "수십 년 동안 동료들의 조롱을 견뎌야 했다." 궤양이 세균 때문에 발 생한다는 생각도 옳다는 것이 증명될 때까지 비웃음을 샀다." 아이작 아지모프Isaac Asimov는 예측 불가능성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과 학에서 새로운 발견을 알리는 가장 흥미진진한 말은 '유레카!(내가 발 견했다!)'가 아니라 '그거 재미있군'이다.""

- 열세 가지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분석할 수 있는 가볍고 저렴한 건 강진단 키트를 개발해 260만 달러의 상금을 받은 수상자는 300개의 다른 출품작을 물리치고 우승했다. 그는 친척들의 도움을 받아 자택 사무실에서 일하는 응급실 의사였다. 수상작 대부분은 대기업의 지원 을 받은 것이었는데 준우승은 50명의 의사 · 과학자 · 프로그래머로 구성된 연구팀에 돌아갔다. 이력서가 29쪽에 달하는 하버드 의대의 물 리학자가 이 팀을 이끌었다. 애초에 누가 응급실 의사가 우승하리라 고 생각이나 했을까? 
렌슬리어 폴리테크닉 인스티튜트의 한 학생은 어렸을 때 버섯을 수 확한 경험이 있었다. "그는 균류로 단열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 각했다." 그리고 졸업하기 전 수업에서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는 에코바티브 디자인 Ecovative Design 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 는 포장과 운송에 널리 사용되는 비생분해성 탄소 집약적 재료인 스 티로폼보다 더 환경 친화적이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유기 단열재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현재 컴퓨터 대기업인 델 Dell 이 포장에 에코바티브의 재료를 사용하고 있고 이케아 IKEA 와 많은 다른 회사들도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물질을 개발하는 데는 연방 보조금도 필 요하지 않았고, 렌슬리어 폴리테크닉의 학생들에게 연방 보조금이 지 급된 적도 없다."

- 경제학자들은 영리 기업에 대한 규제가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중요한 분야가 일할 자유, 즉 직업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다. 1970 년대에는 근로자들의 약 10%가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하지 만 2015년에는 그 비율이 30%에 달했다." 경제학자들은 특정 직업 으로의 진출을 제한하면 공급이 감소해 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벌게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많은 사람은 미국에서 자격 증 요구가 증가하는 것은 규제 강화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단체 들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한다.
치과의사들만 치아 미백제를 투여하게 해야 대중이 보호받을 수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대체 로 치과 의사들이 선출한 치과의사협회Board of Dentistry가 치위생사나 미 용사들이 치아 미백을 하지 못하도록 막으려고 했다. 협회는 이들이 치아 미백을 시술하지 못하게 하려고 연방무역위원회와 대법원에 소 송을 제기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관련 분야의 연구를 전체적으로 검토한 결과 간호사들이 제공한 의료 서비스의 품질에 관해 우려를 제기하는 어떤 연구도 발견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많은 주에서 의사의 승인 없이는 간호사들이 당뇨병 환자들을 위한 특수 신발의 처방전을 발급할 수 없다. 캘리포니아 간호사들은 의사의 감독을 받아야 하지 만, 의사는 네 명 이상의 간호사를 관리할 수 없다. 캘리포니아의사협 회는 이 법의 개정에 반대하는 운동을 열심히 전개하고 있다."
변호사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미국변호사협회는 미국에서 변호사가 되는 것을 다른 나라보다 훨씬 더 어렵게 만들어놓았다. 예를 들면 이 협회는 대부분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3년 과정의 법무 박사 학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 결과 법률 서비스 비용은 더 비싸진 다. 실제로 월드 저스티스 프로젝트World Justice Project는 법률 서비스 접 근권과 법률 서비스의 가격 측면에서 미국을 113개국 가운데 96위로 평가했다. 의사와 변호사들은 미국의 소득 상위 1% 가운데 약 4분 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들은 다른 선진 국가에서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번다."
- 대다수 선량한 시민은 우리의 규제가 "이익을 추구하는 (선출직이 아 닌) 힘 있는 집단이나 조직으로부터 대중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 다고 믿는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경제학자들은 이와 반대로 (선출직 이 아닌) 영향력 있는 단체들이 진입을 통제하고 더 많은 돈을 벌기 위 해 규제를 실행하는 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면허가 있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고객에게 더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 할 가능성이 큰 경우에도 면허 요건이 고객에게 더 안전한 결과로 이 어지지 않을 수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경제학자들은 우리에게 인센 티브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전기 기술자를 예로 들어보겠다. 초기 연구에 따르면 "전기 기술자에 대한 면허 규정이 가장 엄격한 주에서 우발적인 감전 사고가 열 배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편으로, 비싸진 서비스 가격 탓에 고객들이 전기 작 업을 직접 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많은 주에서 추가적인 감독이 없이도 소비자들이 서비스의 품질을 판단할 수 있는 저임금 직종에 대해서조차 불필요하고 시간 소모적이 며 비싼 면허 요건을 적용하고 있다. 꽃꽂이 전문가, 여행 가이드, 댄 스 강사, 머리 땋는 사람, 매니큐어리스트, 인테리어 디자이너 그리고 소파 천갈이 기술자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런 직종에 대한 면허 요 건을 완화하면 저소득과 중산층 근로자의 직업 기회가 확대되고 서비 스 가격이 하락할 것이다. 이는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이롭다. 그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울 수 있으니 말이다.
- 프랑스에서는 정규직을 해고하기가 매우 어렵다. 특히 기업이 50 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사업이 어려 울 때 해고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 기업들은 당연히 고용을 꺼린다.  한 경제학자는 프랑스에는 직원 수가 49명인 기업들이 유난히 많고 직원이 50명 이상인 기업이 비정상적으로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들은 부담스러운 해고 규정을 피하려고 49명 에서 더 이상 직원을 고용하지 않는 것 같다. 따라서 기업의 해고 능 력을 제한하거나 막대한 부가적 혜택을 요구하는 국가들은 장기 실업 률이 더 높은 경향이 있다.
프랑스의 실업률은 일반적으로 10% 정도로 미국의 평상시 실업률보다 훨씬 높다. 더욱 심각한 것은 프랑스의 전체 실업률 대비 장기실업률(1998~2018년 평균 40%)이 미국(1987~2017년 평균 13%)보다 훨 씬 높다는 것이다. 단기 실업이 사회적 위기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프 랑스 실업자의 40%가 12개월 이상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장기 실업 자라는 사실은 특히 안타까운 일이다. 128 대부분 사람은 몇 달이 넘도 록 어떤 일자리도 찾지 못하는 예비 근로자들에게 특히 친절해야 한 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기업에 친절을 요구하는 것이 친절을 가 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
심지어 중도좌파 경제학자들도 유럽 방식의 기업 규제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동참하고 있다. 예를 들어, 더 큰 정부와 부유층에 대한 더 높은 세금을 지지하는 로버트 프랭크Robert Frank는 “이 나라에는 많은 의무 규제가 있는데 득보다 실이 더 많다고 우려할 근거가 충분합니 다"라고 주장한다. 프랭크는 "민간의 노동 계약에 대한 유럽 국가들 의 복잡한 규정"을 비판하면서 이런 규정들이 유럽에서 두 자릿수 실업률이 지속되는 중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빌 클린턴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유럽인들은 '우 리는 어떤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일자리를 만들었다면 훌륭한 일자리였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라며 프랭크의 주장에 동의한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 재무부 장관이자 오 바마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이었던 래리 서머스도 2012년에 유럽이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면 "경화증을 유발하는 엄격한 규제"를 개혁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러시아와 초기 소비에트 연방을 연구하는 내 동료 앨런 린치 Allen Lynch는 "1980년대에 미국을 방문한 소련 관료들은 사실상 거의 의무 적으로 K마트를 둘러봤습니다. 그들은 풍부한 일상 소비재를 보고 충 격을 받았죠. 소련 방문단원들(보통 엘리트들)과 이민자들은 전형적인 미국 슈퍼마켓에서 심리적 또는 정신적 충격을 경험했습니다"라고 말했다. 155
이와 유사하게 동유럽 방문단도 K마트를 방문한 후 자기들 나라에 서도 K마트와 같은 슈퍼마켓을 지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K마트는 2018년에 두 번째로 파산했기 때문에 한창때와 같은 위용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됐다. 소련과 동유럽 방문객들은 미국의 풍부함을 만들어내는 것이 자신들이 본 널찍한 상점이 아니라 시장에서의 자본주의 경쟁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팟캐스트 이콘토크의 진행자인 러스 로버츠는 자신이 러시아 방문 단과 함께 가게에 갔을 때의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한 러시아 방문객 은 효모를 사고 싶었는데 진열대에 효모가 없었다. 로버츠는 식품점 주인에게 혹시 재고가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마침 창고에 재고가 있었고 식품점 주인이 재고를 가지고 돌아와 로버츠에게 건네 주자, 그 러시아 방문객은 깜짝 놀랐다. 그는 이것이 일반 고객이 일상 적으로 받는 서비스가 아니라 로버츠가 권력이 있고 영향력 있는 사 람이기 때문에 특별한 서비스를 받은 것으로 생각했다. 

- 미국의 계층 이동성은 캐나다와 서유럽의 대부분 국가만큼 강하지 않다. 빈곤 상태에서 탈출할 확률은 덴마크가 미국보다 약 두 배 높다. 부의 분배에서 반대쪽에 있는 최상층의 경우 경제적 이동성이 상당히 크다. <포브스>가 선정한 400명의 미국 부자 명단을 보면, 1982년에 40%였던 기업가들의 수가 2011년에는 69%로 증가했다. <포브스> 400대 부자 명단 중 부유한 집안에서 성장한 부자의 비율은 1982년 이후 30년 동안 거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래리 서머스와 같은 온건 중도좌파 경제학자들도 <포브스> 400대 부자 명단에 해마다 상당한 변화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 만 그를 비롯한 대부분의 경제학자는 지난 한 세대 동안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증가했다는 데 동의한다. 
- 최근 경제학자들은 미국 내 지역별 계층 이동성의 격차를 보고 깜 짝 놀랐다. 전반적으로 유럽보다 뒤떨어졌지만, 일부 지역은 서유럽 에서 계층 이동이 가장 활발한 국가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애틀랜타 와 시애틀의 평균 소득은 비슷한데, 애틀랜타의 이동성은 시애틀보다 훨씬 약하다. 보스턴·솔트레이크시티 · 피츠버그는 경제적 계층 이동 성이 높은 반면, 멤피스 · 인디애나폴리스·신시내티는 낮다.
계층 이동성이 높은 도시의 특징은 무엇일까? 도시에 있는 대학의 수가 이동성을 향상시키는 것도 아니고, 빈부 격차가 매우 커서 이동 성이 낮아지는 것도 아니다. 다양한 소득 수준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에 가난한 가정이 같이 살고, 학교의 교육수준이 더 높으며, 종교 와 지역 사회 단체의 회원 가입 등을 포함한 시민 참여가 더 많을 때 계층 이동성이 향상된다. 더 높은 계층 이동성과 가장 강하게 연관된 요인은 부모가 모두 있는 가정의 비율이었다.

- 진보든 보수든 모든 경제학자는 높은 추가 세율이 노동력의 공급보다 부가적인 혜택 과 그 외 비과세 소득에 대한 수요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데 동의 한다. 경제학자 아서 오쿤Arthur Okun 이 주장한 바와 같이 "눈이 오면 썰 매를 타는 아이들이 나타나는 것처럼 높은 세율에는 세금을 피하려는 천재적인 사람들이 반드시 나타난다." 이런 결과 가운데 하나가 지 하 경제에서 물물교환이나 '현찰로 주고받는 거래가 증가하는 것이다. 또 다른 결과는 기업들이 유명 휴양지에서 직원 회의를 개최하며 돈을 펑펑 쓰거나 세금이 공제되는 값비싼 자동차를 임원들에게 제공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금을 회피하도록 도와주는 변호사들도 많 은 돈을 번다.
- 진보주의 경제학자와 보수주의 경제학자 모두 서민들의 물질적 진보를 설명하는 데 노동조합이나 정치 개혁보다 경제 성장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보수주의자인 토머스 소얼Thomas Sowell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많은 역사서를 읽고 사회문제에 대한 많은 논의를 듣다 보면 다양 한 특징을 지닌 고상한 개혁가들이 생활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 한덕에 오늘날 사람들이 더는 남루한 옷을 입거나 배고프지 않게 됐 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그러나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이 다섯 배에서 여섯 배까지 증가한 것은 우연일 뿐이었다. 19세기의 가난한 사람들 은 누더기를 입었던 반면 20세기의 가난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진 짜 이유는 싱어singer라는 사람이 재봉틀을 만들어 역사상 처음으로 많은 사람이 공장에서 만든 옷을 입을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 자유주의자인 앨프리드 칸 역시 1981년에 쓴 글에서 이런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성장이 없었다면 자유주의는 결코 승리를 거둘 수 없었을 것이다. 1930년대 이후 루스벨트 대통령이 이야기한 '국민 3분의 1'의 물질 적 복지의 향상은 더 잘사는 3분의 2에서 나오는 약간의 소득 재분 배가 아니라 국민 전체가 누리는 물질적 발전, 즉 소득 증가 덕에 가능했다.
상위 1%에 속하는 사람은 평균적으로 소득의 4분의 1 이상을 연방세로 납부하며, 주세와 지방세를 포함하면 약 3분의 1을 세금으로 내고 있다. 이런 세금이 정부가 사회 기반시설을 제공하는 데 충분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재화와 서비스의 구매가 아니라 이전소득으로 지급되는 정부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에서 차지하는 정부의 비중이 커진 것은 정부가 더 많고 더 좋은 도로, 더 많고 더 좋은 법률 기관, 더 많고 더 좋은 교육 시스템을 제공하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정 부는 피터한테 걷어 폴한테 주기 위해 세금을 징수하는 권력을 점 점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정부 서비스의 혜택에 대한 논의는 이런 근본적 진실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 맨큐는 부자들이 공정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많은 사람이 억만장자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의 발언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 이라고 생각한다. 버핏은 자신이 비서보다 낮은 세율로 세금을 낸다 면서 불합리하다고 밝혔는데, 맨큐는 이것이 지극히 예외적인 사례라 고 이야기한다. 의회 예산국congressional Budget Office, CBO의 보고서에 따르 면51 2009년에 미국인 가운데 소득 하위 5분위는 수입의 1.0%만 연 방세로 납부했고, 소득의 중간 5분위는 11.1%, 그리고 상위 5분위는 23.2%를 세금으로 냈다. 그리고 가장 부유한 소득 상위 1%는 소득의 28.9%를 연방세로 납부했다.

-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의 많은 도시에서 임대료 규제 정책을 시행했 다.  경제학자들은 임대료 규제 정책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맞춤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뉴욕시는 수십 년 동안 임대료를 규제해왔다. 뉴욕시의 임대료 규제 정책을 적용받 는 아파트에 거주하거나 거주한 적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는 신디 로 퍼, 미아 패로, 알 파치노 등 유명 연예인도 포함돼 있다. 1990년대 초 에 패로의 아파트가 임대료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는데, 그와 동시에 아파트 임대료가 월 2,300달러에서 8,000달러로 상승했다.'
임대료 규제를 받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은 이득을 볼 수 있지만 주택을 사려는 저소득층은 손해를 본다. 1990년 한 여론조사 에 따르면 경제학자의 93%가 “임대료 상한제가 시장에 공급되는 주 택의 양과 질을 감소시킨다"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3 주택 공급이 부족할 경우 가장 가난한 시민들은 주택을 사지 못하거나 질 이 낮은 주택에 거주하게 될 것이다. 또한 임대료 규제는 집주인이 이 윤을 유지하려고 주택의 유지·관리를 소홀히 하게 한다. 부동산 가치 가 하락하고 걷히는 세금이 줄어들면 공적 서비스에 의존하는 빈곤층 이 특히 큰 타격을 받는다.
임대료 규제법 시행에 들어가는 관리 비용도 중요하다. 항상 경비 원이 있던 아파트 건물을 상상해보자. 임대료 규제가 시행될 경우 건 물 주인은 경비원을 없애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아파트를 임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규제 당국은 경비원을 해고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건물 주인은 임금이 더 저렴한 경비원을 고용한다. 그는 지 각이나 결근이 잦고 가끔은 술에 취한 상태로 근무하기도 한다. 이번 에는 가구가 완비된 아파트를 생각해보자. 임대료 규제가 시행될 경 우 건물 주인은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 가구를 수리하지 않거나 새로 운 가구를 사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임대료 규제 정책을 성공적으로 시행하려면 많은 관리자가 필요하다. 임대인은 편법을 쓰고 싶은 마 음이 강해질 테고, 임대 부동산이 흔한 게 아니므로 세입자는 신고하 길 꺼리게 될 것이다.
임대료 규제는 또한 주거 차별을 심화시킨다. 임대료를 제한하면 일반적으로 아파트가 부족해지므로, 집주인이 주도권을 쥘 수 있다. 그래서 만약 집을 보러 온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집주인은 다른 사람에게 세를 주기로 약속했다고 거짓말을 할 수 있 다. 반대로, 임대료 규제가 없다면 몇 달 동안 세입자가 없는 빈 아파트들이 생길 것이다. 집주인은 편견에 따라 행동하면 공실이 날 위험 이 있기에 세입자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진 다. 조금 더 일반적으로, 경제학자들은 저소득층의 주거 환경을 개선 해야 한다면 그 비용을 왜 집주인이 부담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한 다. 부자인 집주인은 많지 않다. 실제로 집주인이 임대 부동산을 직접 유지·보수하는 경우가 많다
-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경제학자는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는 것보 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에 소득을 제공할 더 좋은 방법들이 있다 고 생각한다. 최저임금을 15달러로 급격하게 인상하려고 노력하는 몇 몇 도시의 정책에 다수의 경제학자가 반대한다. 최저임금 인상이 저 숙련 근로자의 고용 감소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논쟁은 수십 년 동안 계속됐다. 모든 경제학자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득을 얻는 근로자가 손해를 보는 근로자보다 더 많다는 데는 동의한다. 하지만 손해를 보 는 근로자는 모든 소득을 잃는 경우가 많다.

- 심리학자들이 수행한 행복에 관한 대부분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친구, 배우자, 종교 기관, 자선단체, 친목단체와의 연결이다. 행복교수로 불리는 하버드대학교의 댄 길버트Dan Gilbert는 다음과 같이 이 야기한다.
우리는 인간의 행복을 가장 잘 예측하는 지표가 인간관계, 그리고 가족 및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것은 돈 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건강보다 조금 더 중요하다. 데이터가 이런 사실을 보여준다.
- 또 다른 연구자들은 "사회적 유대관계가 좋고 건강에 좋지 않은 생 활 습관(예를 들면 흡연, 비만, 운동 부족 등)을 가진 사람들이 사회적 유대 는 약하지만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닌 사람들보다 실제로 더 오래 산 다는 것"을 발견했다." 강한 유대관계는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드물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47%가 외로움을 느끼며, 외로움 을 느끼는 사람의 사망률은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사람의 사 망률과 비슷하다."

- 경제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할 지도 모른다. "왜 노인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배달하는 것 같은 작은 일을 담당하는 별도의 관료 조직이 필요한가? 도대체 따뜻한 식사가 왜 특별한가? 이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예산을 노인들이 원하는 대로 쓸 수 있게 돈으로 주면 어떨까? 노인들이 따뜻한 식사를 원하면 그 돈으로 냉동 조리식품을 사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고도 돈을 좀 남길 수 있지 않을까?"
이 분석은 많은 것을 놓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노인들에게 선 사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따뜻한 식사가 아니라 인간적인 접촉과 누 군가가 관심을 보여준다는 감정이다. 자원봉사자들은 관료보다 더 설 득력 있게 이 일을 해낼 수 있다. 조금 더 일반적으로, 자원봉사자가 많다는 것은 관료주의와 세금으로 인한 비효율적인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도 더 많은 공공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면서 자신들도 즐거움을 얻는다 면 사회에도 분명한 이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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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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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지혜

심리 2024. 4. 10. 08:02

- 내향적인 사람이 사람을 싫어한다거나 낯을 가린다는 건 분명 한 오해입니다. 내향성이냐 외향성이냐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신 의 자원이 허락하는 선 안에서는 타인과 사이좋게 잘 지내고 싶어 합니다. 단지 내향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에 비해 외부에 쓸사 회적 자원이 적을 뿐입니다. 대신 내면에 충분하게 집중할 수 있지 요. 그래서 자기 시간을 갖는 동안 스스로를 성찰하고 세계를 통 찰합니다. 홀로 있는 시간을 통해 집중력을 얻으면 다시 세상에 나 와 열심히 일할 수 있고요. 아마 직장 생활을 하는 분들 중에는 내 향적인 성격이 많을 거예요. 기업의 입사 시험을 치르는 게 얼마나 어렵습니까. 홀로 있는 시간의 집중력을 이용하여 그처럼 높은 장애물을 잘 넘어서는 것 또한 내향적인 사람들의 장점이니까요.
부족한 사회적 자원을 잘 배분하여 사용하는 법은 경험을 통해 충분히 익힐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명한 개그맨들 중에 내향적 성격의 소유자가 꽤 많답니다. 말을 잘하고 장난을 잘 치니 가까운 동료들도 외향성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지요. 국 민 MC라 불리는 유재석 씨만 하더라도 방송에서 스스로 분명한 내향성임을 언급한 적도 있고요.

-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는 '왜 남편은 끊임없이 부인의 외모를 폄하하는가'라는 주제로 재미있는 연구를 해왔습니다. 기혼 자라면 꽤 공감하시는 주제일 겁니다. 꽤나 정상적이고 바람직한 보통의 남편들도 부인의 외모를 폄하하는 경우는 많으니까요.
데이비드 버스는 상대가 나를 떠날지도 모른다는 심연의 두려 움이 외모 폄하로 이어진다고 밝혔습니다. 부부 사이에 아이가 태 어나면 아내는 자녀에게 무한한 애정을 갖게 되지요. 남편은 상대 적으로 소외감을 느끼고 무의식 중에 자신이 버려질 수도 있다는 불안을 갖게 됩니다. 그 불안의 마음이 '당신은 밖에 나가봤자 더 이상 매력적인 여성으로 보이지 않는다'라는 왜곡된 언어로 표출 되는 것이죠.

- 누구에게나 행복의 순간들은 존재합니다. 소소하지만 기분 좋고, 배가 간질거리며 미소가 절로 나는 바로 그런 순간 말이지요. 의미, 인정, 애착, 연대감, 공감 등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상황은 모 두 다르지만 분명한 건 행복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경험이라는 것입니다. 괴로움이 하나도 없고, 삶의 만족도가 평균 이상이어야 비로소 행복하다고 정의 내릴 수 있을 것만 같지만 의외로 행복의 순간은 완벽한 세팅과는 관련이 없었습니다. 나쁜 게 완전히 사라진 순간도 아니었어요.
큰 고민이 해결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다가도 아이를 안고 있 으면 충만해지고, 쏟아지는 일을 쳐내느라 정신없는 와중에도 동 료의 진심 어린 감사 인사에 눈물이 핑 돌며, 오늘 있었던 화나는 일에 분개하다가도 술잔을 기울이며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가 있다는 데에 가슴이 찡해집니다. 그렇게 좋은 순간은 어느 곳에나 있고 우리는 날마다 행복을 경험합니다.
행복에 대한 정의도 어렵고,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행복은 '나쁜 게 없는 상태'가 아니라 무언가 '좋은 게 있는 상태'라는 것입니다.

- 심리학은 오래전부터 '행복'이라는 주제를 탐구해 왔습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학자들은 행복을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개념 으로 접근했어요. 행복을 인간이 이루어야 하는 인생의 미덕이나 숭고한 가치로 여긴 것이지요. 그런데 최근 10여 년 사이에 굉장히 많이 달라졌습니다. 행복을 인간이 목표로 삼아야 할 가치로 보지 않고 삶에 필요한 사건이나 경험으로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과거 의 학문적인 개념이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는 경우는 많지만 행복 과 관련된 빠른 변화는 아주 이례적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났을까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길어진 인간의 수명을 꼽는답니다.
- 행복은 크기보다 빈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만날 때마다 500원씩, 500원씩, 열 번을 주고 스무 번을 주고 100번을 주어봤자 조카의 얼굴에서 짜증을 걷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조카의 머릿 속엔 이런 생각이 강하게 잡혀 있을 테니까요.
'아무리 그래도 만 원은 되어야 용돈으로 쳐주는 거 아닌가?'
여기서 '준다'는 것을 '부킹 프라이스booking price'라고 합니다. 사실 이 말은 인지심리학자나 행동경제학자들이 사용하는 학 술 용어는 아닙니다. 학자들에게 통하는 일종의 은어인 셈이죠. 부 킹이란 말은 자주 들어보셨지요? 주로 골프장이나 무도회장에서 즉석 만남을 할 때 많이들 쓰셨을 텐데 여기서 부킹은 '장부에 기입 한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부킹 프라이스란 조카가 자신의 마음속 장부에 '이모 에게 용돈 1회 받았음'이라고 기입할 만한 최소 금액을 뜻해요. 만 원보다 적다면 아예 받지 않은 것으로 친다는 말입니다.
이 부킹 프라이스는 사람마다 달라요. 그러니 상대의 부킹 프라 이스를 잘 알고 있다면 어느 정도 유리하게 적용할 수 있겠지요?

-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을 즐기지 않습니다. 뛰어난 농구 선수였던 서장훈 씨도 어느 방송에서 분명히 말했지요. 훈련은 고통스럽다고요. 농구 선수로서의 인생이 즐겁고 기분 좋지 않았으며 하루 하루 너무나 힘들었다고 말이에요.
저도 동의합니다. 프로의 일상은 고통스럽습니다. 실제로 노동 자가 일하는 순간, 학생이 공부를 하는 순간, 주부가 가사 일을 하 는 순간, 연구자가 논문을 쓰는 순간의 뇌를 찍어보면 어느 부분에 서도 쾌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물론 일을 끝낸 직후의 상태는 다릅니다. 결과에 대한 보람과 의미가 보상처럼 주어지니까요. 연구자는 논문이 잘 나와서 기분 이 좋고, 직장인은 프로젝트 결과를 보고 뿌듯해하며 운동선수는 경기에 이긴 성취감에 다시 훈련장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 나 우리가 일로써 행복을 찾는 것은 어렵습니다. 한 분야의 전문가 인 데다가 프로이기까지 한 사람이 습관처럼 '난 내 일이 너무 재밌 어'라고 말한다면 한번쯤 의심해 봐야 합니다. 솔직하지 못한 자기 위선일 수도 있으니까요.
- 일이 정말 즐거운 때도 있습니다. 커리어 초반에는 누구나 그랬 지요. 소위 거지같이 일을 해놓고도 흐뭇하게 바라보며 '오, 그럴 듯한데?' 하며 자신감 뿜뿜 올라갔던 기억,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자다가 이불을 발로 차고 싶지만 그 시절 우리는 알 수 없는 자신감에 들떠 있었습니다. 그 '뿜뿜'의 이름은 행복의 한 종류인 성장감입니다. 신입사원, 신입생, 초임교사.......... 하나하나 새로운 것을 배워가던 초창기, 우리는 이 성장감이라는 행복으로 수많은 시련을 버텨냈어요. 커리어 초반부에만 느낄 수 있는 특별 한 행복이지요.
만약 지금 하는 일에 익숙해진 나머지 성장감을 더 이상 느낄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성장감을 꿔와야 한다고 말하 곤 합니다. 내 일이 아닌 다른 곳에서요.

- 번아웃burn out 증후군은 일을 많이 해서 오는 게 아닙니다. 오 로지 그 일만 해서 오는 거예요. 직장인만 번아웃에 시달리는 게 아닙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전업주부도 학생도 번아웃 증후군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럼 성장감을 느끼기 위해 기꺼이 초보자가 되 어볼까요? 문화, 예술, 취미, 레저의 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그 런데 여기서 또 고민이 생깁니다. 문화나 예술은 진입장벽이 높고 취미나 레저를 하자니 돈이 좀 듭니다. 저렴하면서도 효과가 큰방 법이 있습니다. 바로 공부입니다. 단, 내 직업이나 생계와는 전혀 상관없는 공부를 시작하는 거예요. 엔지니어라면 역사 공부를, 심 리학자라면 동식물 공부를 해보는 거지요. 이렇게 하다 보면 성장 감이 가파르게 치솟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우리 주변에는 다른 사람보다 많은 일을 처리하는데도 지치지 않고 언제나 활기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특징은 마치 스위치를 켜고 끄듯 일의 종류를 자주자주 바꿀 줄 안다는 것 입니다. 인지심리학자들은 그 능력을 'voluntary switch', 즉 자발 적 전환이라고 부릅니다. 자발적 전환에 능한 사람은 번아웃과 관 련된 무기력에 쉽게 빠지지 않습니다. 반면,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 지한 가지 일만 꾸준하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멀리서 지켜볼 땐 마치 꽤나 심지가 굳은 인물 같아 보여요. 그러나 심리학자인 저는 그의 상태가 걱정됩니다. 그가 일하는 시간은 고통을 누르는 과정일 테니까요.
매일 저녁, 일이 끝나면 물에 젖은 솜처럼 몸과 마음이 지쳐버 리나요? 그땐 내가 일을 대하는 방식을 고민해 보세요. 한 우물만 파는 게 늘 좋은 건 아닙니다. 가끔은 자발적으로 스위치를 켜고 끄는 지혜도 알아야 하니까요.

- 관계가 오래되면 될수록 서로에 대한 사랑과 존중의 의미는 달 라집니다. 그 사람 덕분에 이런 일만큼은 확실히 일어나지 않는다, 혼자라면 감당하기 어려울 불안과 공포, 물질적인 어려움을 상대 로 인해 막아낸다는 마음이 확실해집니다. 그리고 그것을 확신하 며 더욱 의미 있는 관계로 깊어지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로 인해 즐겁고 행복한 마음만을 사랑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랑의 얼굴은 다양하고 만남의 종류 나 관계의 지속성에 따라 그 모습을 바꾸곤 해요. 접근 동기에만 의존하여 정의내리는 사랑은 주로 젊은 시절에 해당되는 이야기일 가능성이 크지요.

- 누군가가 정의하는 사랑은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 '나와 다른 상대의 취향을 인정하고 참아주는 것일 수도 있습 니다. '내가 그의 걱정을 줄여주고, 그가 나의 불안을 줄여주는 것' 이 사랑일 수도 있고요. 아마 나이가 든 분일수록 후자 쪽에 공감 할 것 같아요.
이런 관계는 비단 부부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닙니다. 비즈니스 에서도 마찬가지거든요. 한 기업이 다른 기업과 처음 거래를 시작 하는 단계에서는 접근 동기가 작용합니다. 이곳과 함께 협업하면 이런저런 좋은 점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지요. 반면 오랜 시간이 지나 꾸준히 관계를 유지한 거래처와의 관계는 회피동기가 더 크게 작용됩니다. "이 업체와 함께 일하면 이런 걱정은 안 해도 돼!"라는 믿음이 형성되기 때문이에요.

- 청년 헤겔 철학에서 출발해서 악셀 호네트에 의해 구체화된 개념 중에 '인정 투쟁'이라는 용어가 있어요. 사람의 정체성은 인정을 받으면서 형성되는데, 정도가 지나치게 되면 오로지 인정을 받을 때만 정체성이 성립되고, 그것을 얻기 위해 투쟁한다는 말이에요. 부러움 어린 시선, 좋은 평판 등 타인의 평가를 통해 자아를 충족 시키는 삶이지요. 비슷한 이야기로 자크 라캉의 "타자의 욕망을욕 망한다"가 있습니다. 철학 용어들이 조금 생소하고 어렵지요? 이 골치 아픈 개념들을 김정운 선배는 한마디로 명쾌하게 표현했습니다.
- 일단, 일만 하는 사람들은 자기에게 감탄할 시간이 없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성실하고 능력 있고, 착하기까지 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일이 저절로 따라붙지요. 이런 사람들은 전형적으로 일을 아주 많이 하게 되어 있어요. 그러나 매일 같은 일을 하며 같 은 사람만 만나면 위험에 취약해집니다.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에게 조금씩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내가 작은 친절을 받으면 고맙다는 인사가 되돌아옵니다. 그 감사는 내가 나 스스로에게 감탄하는 데 도움을 주지요. 그 감탄이 나를 안전하게 해주고요.
내가 같은 행동을 해도 고마움을 표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지요. 상대의 반응을 통해 주변의 사람들이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알아볼 수도 있습니다.

- 부부가 정치적으로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는 건 상당히 골치가 아픈 상황입니다. 미국 심리학자들은 지지하는 정당의 성향이 정 반대라면 결혼하지 말라고 아예 대놓고 말하곤 해요. 정치관은 선 거 날 누구에게 표를 찍느냐의 문제에서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입 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세계관이거든요.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사람은 사회적 약자가 피해를 보는 상황 에 분노합니다. 보수적인 사람은 잘 지켜져야 하는 미풍양속이나 전통이 흐트러지는 것에 분노하지요. 분노의 코드가 정반대인 사 람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건 힘들어요. 아무리 좋아하는 프로야구팀이 같아도, 아무리 즐기는 취미가 비슷해도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정치 성향으로 예를 들었지만 이것은 성격의 5대 특성에서 개 방성'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외향성, 우호성, 성실성, 신경성 같 은 나머지 네 가지 성격 특성들은 정반대라고 해도 상호 보완이 가 능합니다. 하지만 개방적인 사람과 보수적인 사람이 오랜 시간 좋 은 관계를 유지하기란 힘들다는 게 심리학자들의 보편적인 의견입 니다.
- 그러니 객관적으로 좋은 사람보다는 나에게 좋은 사람을 찾는게 더 맞는 말이겠지요? 그 사람이 아무리 훌륭해도 보수적인 나에
비해 지나치게 진보적이라면, 혹은 그 반대라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테니까요.
다행히 나와 비슷한 수준의 개방성을 가진 사람을 만났다고 칩 시다. 개방성은 두 사람을 빠른 속도로 친밀하게 해주지요. 세계를 보는 눈이 비슷하니 코드도 잘 맞고 동지의식도 생겼을 것입니다. 이때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유지시켜 주는 것이 '정직'이에요.
같은 개방성과 보수성을 가지고 있어 친해졌는데, 한쪽이 부정 직하거나 혹은 선택적으로 정직한 모습을 보이면 그 관계는 최악 으로 치달을 수 있습니다.

- 인간이 돈을 발명한 이유에 대해 명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습니 다. 어떤 전통의 기원을 찾아 과거 문건을 열심히 뒤져보아도 확실 한 근원을 알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어요. 돈이 대표적이지요. 대체 인간이 왜 돈을 만들었는지는 아직도 미지수입니다. 오죽하 면 『사피엔스』의 작가 유발 하라리가 돈을 일컬어 '인류 최대의 사 기극'이라고 표현했을까요? 먹지도 못하는 종이 쪼가리나 금속 조 각 몇 개를 생선이나 쌀과 맞바꾸다니요. 이건 엄청난 사기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종이와 금속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었을까요?
현대를 사는 우리는 누구 하나 돈의 가치에 대해 의심하지 않습 니다. 인류는 돈이라는 말도 안 되는 상징체계를 믿게 하기 위해 결국 사회를 바꾸어놓았으니까요. 농업혁명을 일으키고 종교나 국가 시스템을 만들고, 문자와 각종 기술을 발전시켜 온 모든 역사 는 어쩌면 돈이라는 것의 가치를 설득시키기 위한 인간의 몸부림 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돈이란 인류 최대의 사기극인 동시에 인류 최대의 신뢰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 불안은 참 신기한 심리예요. 불안할 때 맞으면 진짜 아픕니다. 불안할 때 외로우면 지구상에 나 혼자 남겨진 것 같고요. 불안할 때 화가 나면 걷잡을 수도 없고, 불안할 때 배고프면 당장이라도 아사할 것 같지요. 이처럼 불안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나쁜 감정 을 극대화시킵니다.
실제로 대학원 수업에서 저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해요. 인간에게 불안이라는 심리가 사라진다면 우리 심리학자들 중 절반 은 당장 밥숟가락을 내려놓고 나머지 절반은 내일모레쯤 내려놔야 한다고요. 심리학은 불안을 먹고사는 학문이니까요.
- 불안에 관련된 연구는 상당히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이 불안을 확장시키는지도 쉽게 알 수 있어요. 불안은 불확실 할수록 더 커집니다. 인간이 불확실한 걸 얼마나 싫어하는지, 가치 의 불확실을 견디지 못해 돈이라는 시스템을 만들었을 정도입니 다. 덕분에 인간의 원초적인 불안이 상당히 줄긴 했어요. 우리도 수중에 어느 정도의 돈이 있으면 급격하게 불안이 감소되는 걸 느 낄 수 있잖아요. 하지만 개인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정 도로 돈이 많아지면 어떻게 될까요? 그땐 다시 불안해지는 게 인간의 심리랍니다.

- 우리 뇌에서 분비되는 여러 신경 전달 물질중에 '아난다마이드anandamide'라는 화학 물질이 있습니다. 산스크리트어로 '행복'이란 뜻으로, 인간에게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그런데 유독 이 행복에 관련된 화학 물질이 많이 나오는 민족들이 있다고 합니다. 아프리카나 남아메 리카 사람들이에요. 이 나라 국민들은 정치적, 경제적 환경이 열악 해도 환하게 웃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지요. 적게 소유해도 행복 해하고, 소박한 일상에서도 기쁨을 느낍니다. 어떤 슬픔이 닥쳐도 낙천적으로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은 참 근사한 민족성이라는 생각 도 듭니다.
그런가 하면, 아난다마이드가 유독 적게 나오는 민족도 있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인이 대표적입니다. 아예 하드웨어부터 가 쉽게 행복해지지 않는 뇌를 가지고 있다니, 우리 민족이 그토록 근면 성실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짐작이 갑니다. 쉽게 만족이 되지 않으니 더 행복하고 좋은 미래를 위해 끝없이 일하고, 공부하고 발전해 온 게 아니겠어요?
유대인들의 성실함도 한민족 못지 않다고 알려져 있는데 아닌 게 아니라 이들 역시 아난다마이드가 적게 나오기로 유명한 민족 이라네요. 다시 말하자면, 한국인이나 유대인은 부킹 프라이스 자 체가 높게 설정되어 있다는 뜻이겠지요. 결국 쉽게 행복해지지 않 는 뇌를 가진 우리들이 돈으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둘 중 하나의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1) 만족할 때까지 큰 금액을 쓴다
2)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소비의 빈도를 높인다
여기서 위시리스트를 촘촘하게 쪼개는 행위는 행복의 빈도를 높이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작고 소중한 소망이 없다면 큰돈을 벌고, 비싼 소비를 해야만 비로소 만족감을 느낄 것입니다. 몸은 상하고 관계도 망가지고 매일 전쟁 같은 경쟁 속에서 더 많은 돈을 추구하지만 결국 뇌를 만족시키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런 결말을 위해 힘들게 돈을 버는 건 아니잖아요.
- 우리 한국인이 브라질이나 나이지리아 사람처럼 기질적으로 낙 천적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살면서도 일 상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요. 바로 부킹 프라이스 를 낮추는 거예요. 내 위시리스트에 7000원짜리 설렁탕 한 그릇', '15000원짜리 통닭', '4000원짜리 커피가 있다면 하나하나 맛보고, 감상하고, 느낄 때마다 행복해질 것입니다. 잘만 먹으면 하루에 세 번이나 행복해질 수 있겠네요. '천만 원짜리 명품가방'이라는 하나 의 위시리스트보다 훨씬 이득 아닐까요?
행복을 느끼는 주체는 나고, 행복한 삶을 설계하는 것 또한 나 자신입니다. 지혜롭고 꼼꼼하게 설계하지 않으면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기고 말겠지요. 자본주의 사회는 부킹 프라이스를 막연하게 높이라고 요구합니다. 휘말리지 않기 위해, 스스로 기쁨을 찾기 위해 더더욱 필요한 것이 바로 위시리스트랍니다.

- 기업이 스스로 부를 축적하는 방식이 윤리적이고 선하다는 것을 알렸을 때 직원들에게 좋은 변화가 나타난 다는 연구 결과도 있거든요. 착한 회사의 직원들은 심지어 물자와 전기까지 아껴 쓴다는 거예요. 우리들의 회사의 자원 또한 소중하 게 여기려는 마음이 저절로 생기는 걸까요?
반대로 기업의 비윤리적인 행적이 기사에 노출될 때마다 직원 들이 물자를 낭비하는 횟수가 늘어난다는 연구도 존재합니다. 그 러고 보면 우리 뇌는 돈의 양만 문제 삼지 않는 것 같아요. 돈을 버 는 방식이나 윤리성 또한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돈을 벌거나 쓸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돈에 집착한다거나 죄책감 때문에 마음이 찜찜하다면 그 돈을 바라보는 나의 인식부터 점검해 봐야 할 것입니다.

- 자살을 선택한 분들의 생애를 살펴보면 안타깝게도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유형의 사람들이 상당수를 차지합니다. 소위 잘 참는 것이 특기인 분들이지요. 난봉꾼이 자살하는 건 본 적이 없어요. 참아내고, 참아내고, 또 참아냈으나 더 이상 못 참는 지경에 이르 렀을 때 '죽고 싶다'라는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어느 날 문득 삶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느낌. 그것은 '힘들다'와 는 다른 감정입니다. 힘들다는 건 무언가 많이 하고 있다는 뜻이거 든요. 그 무엇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계속 참아왔으나 더 이상 견디 기 어려운 상태까지 왔을 때, 사람들은 죽음을 결심합니다. 그러니 무작정 '참아야 하느니라'가 얼마나 위험한지 아시겠지요? 지나친 인내는 실제로 생명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니까요.
- 그저 눌러 참기만 하면 여러 가지 안 좋은 것들이 저절로 따라 오게 되어 있습니다. 가장 첫 번째로 오는 것은 '우울'입니다. 우울은 내가 못나서 느끼는 감정이 절대 아닙니다. 우울은 지적 능력이 높은 존재만이 느낄 수 있거든요. 나의 통제 능력이 떨어지는데 참 아야만 할 때, 불편함이 환기되지 않고 가득 차 있을 때 뇌가 보내 는 신호라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자동차에 주유를 하면 오일게 이지가 올라가고, 기름이 떨어지면 오일게이지는 내려갑니다. 그 시그널을 무시하면 차는 별안간 멈춰버립니다. 우울이라는 심리 는 그 위험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 우리는 자살의 원인이 절망이라고 많이 이야기하지만 알고 보면 절망은 자살과 그다지 가까운 심리는 아닙니다. 절망은 '희망이 꺾인 상태'를 말합니다. 하지만 무망은 '다른 희망을 만들어낼 동력이 없 는 상태예요. 언론에서는 "기초 수급 연금이 끊긴 후 절망하여 자 살하였습니다"라는 표현이 종종 나오지만 정확한 말은 아니지요. 제대로 심리를 분석하면 절망이 아니라 무망이거든요. 절망은 좋 은 걸 가지고 싶은데 그 욕구가 끊긴 상태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아내고 싶은 게 있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무망은 나쁜 걸 막 아내려는 욕구, 좋은 걸 가지고 싶은 욕구, 두 가지 모두 없는 상태 입니다. 만약 두 욕구 중 어느 한 욕구라도 강하게 있다면 자살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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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0

Quote of the day 2024. 4. 10.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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