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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짜증나는가

저자
조 팰카, 플로라 리히트만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4-05-02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지하철에서의 휴대전화 통화는 왜 신경쓰이는가? 손톱으로 칠판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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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짜증 유발장치를 찾아내기가 어려운 이유는 주파수보다는 소리가 짧은 시간동안만 들린다는 사실과 보다 깊은 연관이 있을 것이다. 인간은 귀가 두개 달려 있어 소리의 출처를 파악하는 데 상당히 뛰어남. 바로 정면에서 들리는 매우 낮은 음정이나 소리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음원에서 가까운 쪽 귀로 들려오는 소리가 다른 쪽 귀에 들리는 소리보다 약간 더 크기 마련. 이는 소리의 일부가 우리의 머리에 흡수되기 때문. 뉴욕 시립대학교 전문대학의 생체의학과 루커스 파라 교수는 머리를 돌릴 경우 소리가 어디서 들리는지 보다 잘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함. 머리를 움직이면 소리가 한쪽 귀에 더 가까워지거나 더 멀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머리를 움직이는 데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소리가 매우 짧게 들려올 경우 어떤 방향이나 위치에 음원이 있는지 파악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축적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 파리가 여러분의 귓가를 맴돌 때 윙윙거리는 소리의 크기는 파리가 가까이 오거나 멀어짐에 따라 변함. 이렇게 불규칙한 음량의 변화는 러프니스의 개념과 유사. 러프니스는 시간에 따른 소리 진동의 폭 변화를 측정한 것으로, 소리가 커지거나 작아지는 속도를 나타냄. 느린 러프니스는 울림이라고 부름. 기타를 조율할 때 이런 소리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빠른 러프니스는 한데 합쳐서 웅웅거리는 소리가 된다. 러프니스가 적절한 수준일 때 귀에 거슬리게 된다. 휴런은 "러프니스는 사실 청각기관이 주변 환경에서 정보를 추출해내는 능력을 방해합니다."라고 말함. 휴런이 이론에 따르면, 러프니스 때문에 다른 소리를 듣기 어려워지므로 사람들은 러프니스를 싫어한다. 주변의 다른 소리를 인지하는 능력을 러프니스가 방해하기 때문에 인간이 적절한 러프니스를 가진 소리를 싫어하는 데는 그만한 진화론적인 이유가 있다는 주장이다. "프랑스 사람들이 영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러프니스 때문입니다. 프랑스어는 굴절이 그다지 심하지 않지요. 각 음절은 지속시간이 거의 비슷하고 소리의 크기나 세기도 매우 유사한 동등값인 셈입니다. 프랑스어는 마치 재봉틀 소리처럼 들립니다. 다다다다다다. 반면 영어는 강약이 매우 뚜렷하고 굴절이 심한 언어입니다. 영어 대화를 들으면 소리가 머리위에서 엄청나게 울리며 귀를 때려댑니다. 이것은 결국 러프니스와 관련됩니다. 프랑스인들은 예전부터 영어를 마치 머리 위에서 파리가 앵앵대는 소리같다고 묘사했습니다."
- 우리 두뇌가 배출하는 어떤 화학물질은 우리몸에 모르핀이나 다른 아편계 진통제처럼 작용함. 여러 연구를 통해 오랫동안 달리기를 한 뒤 우리 몸이 이러한 화학물질을 보다 왕성하게 분비한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는데, 이러한 화학물질은 고통스럽거나 극도로 감정적 경험에 대한 대응으로 배출될 수도 있음. 감성의 역전은 마라톤을 마친 뒤 느낄 수 있는 도취감에 도달하는 지름길일지도 모름
- 인간의 귀는 특정한 주파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음. 긁는 소리가 짜증을 유발하도록 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주파수는 인간의 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파수 범위 중에서도 아래쪽 끝에 해당. 2000헤르츠에서 5500헤르츠 사이의 주파수는 다른 소리보다 더 작은 경우에도 감지가능. 연구에 따르면 3000헤르프 정도가 이도의 자연스러운 공명주파수라고 함. 주파수가 3000헤르츠인 신호가 귀를 통과하면 이도의 모양 때문에 자연히 그 소리가 증폭된다는 의미. 데이비드 휴런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따라서 3000헤르츠의 소리는, 1000헤르츠의 소리의 4분의 1보다 약하더라도 들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한가지 재미있는 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인간이 내는 다양한 소리를 녹음하고, 그중에서 무슨 소리가 3000헤르츠 근처의 에너지를 가장 많이 가지는지 찾아보았지요. 답은 비명이었습니다. 남성이나 여성, 아이를 막론하고 마찬가지입니다. 남성은 비명을 지르면 가성으로 넘어갑니다. 남성역시 소리를 지를 때는 여성이나 아이와 같은 영역에서 최대 에너지를 내기 마련입니다. 결국 인간이 가장 먼거리에서도 감지할 수 있는 소리는 인간의 비명입니다. 우리는 인간의 비명에 가장 민감합니다." 휴런은 이 주파수 범위의 소리를 들어면 "다른 일을 하다가도 주의력이 흐트러집니다."라고 설명을 덧붙임. 중간 범위의 주파수를 제거했을 때 손톱 긁는 소리의 불쾌함이 다소나마 사라진 이유도 이로써 설명가능할지 모른다. 소음 가운데 인간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에너지를 제거하자 보다 쉽게 무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맥더모트는 2000헤르츠에서 5000헤르츠 범위에 귀가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 "큰 소리를 많이 듣는 경우, 대부분 이 범위에서 청력저하가 일어납니다. 적어도 이 범위에서 맨 처음 문제가 발생하지요." 맥더모트는 이러한 주파수를 인간이 싫어나는 이유가 귀를 보호하기 위한 반응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임. 귀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은 왜 손톱긁는 날카로운 수리에 우리가 그토록 진저리를 치는지에 대한 하나의 가설임. 청력을 합리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 청력에 손상을 주는 소리를 혐오하도록 진화하는 것이다.
- 스컹크 분비액의 정확한 화학구성성분은 종에 따라 상이. 그러나 어떤 경우에나 싸이올이라는 황을 포함한 분자때문에 악취가 생김. 수은에 반응하는 성질 때문에 메르캅단이라고 부르던 이 화학물질은 황화수소와 비슷한 화학구조를 가짐. 황화수소는 썩은 달걀, 해수 소택지, 구취 등의 악취를 유발하는 유독성 화학물질임. 황화수소는 한개의 황 원자와 두개의 수소원자로 이루어져 있음. 여기서 수소원자 한개를 탄소원자로 교체한 것이 바로 싸이올이다. 탄소사슬의 길이에 따라 싸이올의 속성은 결정됨. 우드는 "탄소가 여덟개 이상의 긴 사슬로 이루어진 싸이올은 더 이상 악취가 나지 않습니다. 악취가 나는 것은 매우 짧은 탄소사슬을 가진 싸이올이지요."라고 설명. 메테인싸이올은 탄소가 하나뿐인 가장 단순한 형태의 싸이올임. 메테인싸이올 및 연관된 화합물은 살아 있는 생명체가 부패하면서 생성됨. 메테인싸이올은 끔찍하고, 지독하고, 고약한 악취를 냄. 그러나 무엇때문에 어떤 냄새는 고약한 악취가 되고, 어떤 냄새는 달콤한 향기가 되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음.
- 공기중에 떠다니던 분자가 우리의 콧구멍으로 빨려들어간 뒤 약 7센티 위쪽으로 이동하여 마침내 후각상피라는 물결진 조직에 도달. 냄새는 이 막에서 2백만개의 후각수용기를 만나 착륙함. 간단하게 말해서 냄새 분자가 수용기 안에 갇히면서 신경을 자극하면 신경이 뇌로 신호를 보낸다는 의미. 인간은 약 1만개의 서로 다른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음. 인간이 어떻게 다양한 냄새를 감지하는가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모양의 수용기를 갖고 있어서 여러가지 냄새 분자가 각기 다른 수용기와 결합한다는 이론이 보편적임. 브라운 대학교에서 냄새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심리학자 레이철 허즈는 '욕망을 부르는 향기'에서 "서로 다른 냄새는 후각상피에 있는 후각 수용기를 서로 다른 배열으로 활성화시켜 후신경구의 신경세포의 발화패턴을 특정하게 생성합니다. 이렇게 되면 후신경구에서 일어나는 이 특정한 발화패턴이 우리가 어떤 냄새로 지각할지를 결정합니다. 가령 망고냄새는 스컹크 냄새와 다른 패턴으로 신경세포를 활성화합니다." 우리의 두뇌는 이렇게 이뤄진 패턴을 '스컹크 냄새다, 우웩' 또는 '망고 냄새네, 맛있겠다' 로 해석한다.
- 싸이올과 특정한 질소 화합물은 단백질로 구성된 생명체의 부패와 밀접하게 연관됨. 식품이 부패할 때는 박테리아가 존재하기 때문. 그러한 박테리아는 독소를 사용할 수 있음. 일반적으로 고등동물은 상한 먹이를 감지하고 피할 수 있음. 그리고 부패여부는 코로 감지함. 아마 부패한 음식에 대한 이런 민감도는 진화과정에서 선호되는 특징이었을 것이다. 부패와 관련된 분자의 냄새를 잘 감지하는 동물이 후각이 발달하지 않은 동물보다 생존가능성이 높음. 이는 단순히 냄새를 맡는 능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블록의 이론이 옳다면, 그 냄새를 불쾌해하는 생명체의 생존확률이 더 높을 것이다. 우드 역시 비슷한 이론을 제시하지만, 우드의 이론은 싸이올과 황화수소의 연관관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 황화수소 역시 농도가 낮아도 인간이 쉽게 감지할 수 있는 화합물이다. 황화수소는 산소가 없는 곳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산소로 호흡하는 동물은 산소가 없는 영역을 피하고 싶어함. 따라서 황화수소를 찾아내는 인간의 수용기는 매우 정교하게 발달해 있음.
- 크레바움은 애완동물에게 스컹크의 기름진 분비물을 씻어내기 위한 용액으로 비누와 베이킹소다를 사용할 것을 제시. 크레바움의 말에 따르면, 베이킹소다는 설폰산을 중화시킬 뿐 아니라 분비물에 든 냄새가 고약한 또다른 화합물을 보다 온화한 물질로 변환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싸이오아세테이트는 싸이올에 아세트산이 결합한 것이다. 가장 고약한 냄새가 나는 황화합물은 언제나 황이 있는 쪽에 수소가 달려 있고, 다른 쪽에는 탄소 몇개가 달려 있다. 이 수소를 제거한 뒤 그 자리에 아세트산을 붙이면 일종의 일시적 결합상태가 됨. 물을 만나면 다시 분해되어 싸이올이 형성되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개가 스컹크 분비물 공격을 받고 몇달이 지나도 물에 젖으면 다시 스컹크 냄새가 나게 됨. 싸이오아세테이트가 싸이올로 가수분해 되면서 악취가 되살아나는 것. 크레바움은 이런 화학물질이 "스컹크 분비물의 영향이 오래 지속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베이킹 소다는 pH를 올리므로 싸이오아세테이트가 아세트산과 싸이올로 분해되는 작용을 촉진시키고, 그후 싸이올을 다시 산화시킬 수 있음. 크레바움의 사례는 짜증 유발요인을 효과적으로 제거한 보기드문 성공사례임. 단돈 3달러의 마법용액이 짜증하는 스컹크 분비물을 중화시키고 이를 보다 온화한 물질로 바꿔놓는다.
- 스포츠에서나 삶에서나, 여러분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기 위한 특수한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도발하는 경우가 있음. 이것이 바로 경기중에 상대방을 모욕적인 말로 도발하는 '트래시 토크'의미학이다. 콘미는 다소간의 우위가 승패를 결정지을 수 있는 상황에서 운동선수들이 조금이나마 우위를 더 확보하기 위해서 보편적으로 트래스 토크를 시도한다고 말한다. 이 트래시 토크는 매우 다양한 형태를 띠지만 모든 트래시 토크의 공통목적은 상대방의 집중력을 흐뜨러뜨리고 짜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 프리츠의 연구는 적어도 화성의 나열이라는 측면에서 협화음에 대한 선호도(또는 불협화음에 대한 혐오감)가 단순히 서구인에게 한정되지 않음을 시사함. 프리츠는 이에 대한 설명을 제시할 수 있을지 모름. "이러한 선호도는 인간의 청각 전달 통로의 구조와 연관되어 있다고 상당부분 확신합니다." 현재 프리츠는 두뇌가 어떻게 이러한 협화음과 불협화음 음악을 처리하는 지에 대해 연구중이다. "저는 청각 전도 통로에서 매우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인간은 협화음을 불협화음보다 더욱 쉽게 처리하는 것 같습니다." 인간이 질서정연한 소리를 선호한다는 사실에서 왜 우리가 그 외의 소리를 싫어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아볼 수 있음. 칠판을 손톱으로 긁는 소리를 예로 들어보자. 그 찢어질 것 같은 새된 소리의 주파수는 완전히 무작위다. 질서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소리인 것이다.
- 여러분이 생각해낼 수 있는 어떤 긍정적인 특징에도 이면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짜증이 유발될 수 있음
* 친절하고 상냥한 사람은 나중에 수동적이고 남 앞에서 제 목소리를 못내는 경향의 사람으로 비칠 수 있음
* 의지가 강하고 자신의 목표가 분명한 사람은 고집이 세고 비합리적인 사람으로 비칠 수 있음
* 활달하고 수다스러워 모임에 생기를 불어넣는 사람은 한시도 입을 다물 줄 모르고 끊임없이 떠드는 사람으로 비칠 수 있음
* 남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보살피는 사람은 좀처럼 곁에서 떨어지려 하지 않고 끝없는 관심을 필요로 하는 배우자가 될 수 있다
* 위험을 적극적으로 무릅쓰는 사람은 무책임한 부모가 될 수 있다
* 신체적으로 매력적인 연인은 신경을 많이 써야하는 배우자가 될 수 있다
* 느긋한 사람은 게으른 사람으로 비칠 수 있다
* 성공한 사람은 일중독자가 될 수 있다
- 일단 구애가 끝나고 알정적 연인관계가 되면 사람들은 대개 자신을 표현하는 데 공을 덜 들이고 상대방에게 끊임없이 긍정적 인상을 주려는 노력을 다소 게을리한다. 상대방이 자신을 받아주리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일단 다른 사람의 인정과 지시를 받으면 그들이 우리를 좋아하도록 애쓰지 않는다. 따라서 언제나 깔끔하게 면도를 하고 향수까지 뿌리고 아침식사에 나타나던 남자가 결혼 후에는 세수도, 면도도 하지 않은 채 속옷바람으로 식탁앞에 앉는가 하면 마지막 남은 도넛을 채기까지 한다.
- 남성과 여성에 따라 어떤 사회적 알레르기원을 가장 쉽게 드러내는지, 어떤 사회적 알레르기원에 가장 짜증을 내는지 크게 차이가 난다. 관계가 진행되면서 남성은 여성을 사려깊지 못하고, 거슬리고, 점점 더 지배하고 통제하려는 존재로 본다. 여성은 남성에 대해 무례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아마도 그리 놀랍지 않을 것이다.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주차위반 스티커를 무시하는 등 사회적 기대치를 위반하는 행동에 대해 여성은 남성보다 심한 거부반응을 보임. 대부분의 커플은, 배우자가 할 때는 짜증나서 미쳐버릴 것 같은 바로 그 행동을 아무 관계 없는 다른 사람이 하면 비교적 쉽게 무시할 수 있음을 깨달음. 커닝엄은 이를 두가지 이유로 설명한다. 하나는, 만약 그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자신의 배우자가 아닌 경우 여러분은 그 행동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옆자리에 짜증나는 사람이 있어도 결국 그 짜증하는 상황이 끝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그것이 언제인지 궁금해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저녁식사를 마칠 수 있다. 여러분이 저녁식사 자리를 떠나면 상황은 종료된다. 하지만 만약 여러분의 배우자가 그와 똑같은 짜증나는 특성을 가진 경우, 그날 밤, 다음날 점심, 그리고 그 후에도 똑같은 상황은 계속 맞닥뜨리게 된다.
- 서구사회에서는 스스로 자신의 환경을 통제해야 한다. "여러분은 스스로를 독립적이 존재, 다른 사람들과 분리된 존재로 생각합니다. 자신의 행동을 책임져야 하며, 자유롭게 선택해야 하고, 자신의 세계에 영향을 미쳐야 합니다. 통제가 핵심요소입니다. 자신의 환경, 다른 사람, 자신의 세계에 대해 이런 영향력이 부재할 경우, 매우 불쾌하고 짜증나게 됩니다. 좋은 자아를 갖추기 위해서는 그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반면 일본과 그 밖의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자아를 상호의존족인 개념으로 인식한다고 한다. 동양문화에서는 개인을 오직 자신을 위해 최선을 추구하는 고유하고 독립적인 존재보다는 네트워크의 한 연결점으로 본다. 자아라는 개념을 개인주의적이라기보다는 집단주의적인 개념으로 보는 셈이다.
- 만약 미국인에게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나면 그 사람은 그저 기분이 좋다고 느낀다. 그러나 똑같이 좋은 일이 집단주의적 문화에서 자라난 사람에게 일어나면 그는 그 일이 오래 지속되지 않으리라고 느끼거나 친구들이 자신의 성공에 대해 질투할 것이므로 섣불리 뽐내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큼. "미국인들은 행복한 상황에서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지 않습니다."
- 자신의 근육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 것은 헌팅턴병의 수많은 증상 중 하나. 헌팅턴병 환자들은 서서히 마음에 대한 통제력을 잃음. 헌팅턴병 환자들은 단어를 생각해내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오래된 정보를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음. 그러나 이런 증상들은 나중에서야 드러남. 학자들은 무도병도 나타나기전인 헌팅턴병 초기에 보다 미묘한 성격 변화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아냈음. 헌팅턴병 초기 증상 중 하나는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짜증이 나는 기분이다. 이 증상을 과민성이라고 정의는 하나, 이 용어에 대한 보편적인 임상정의는 존재하지 않음. 영국의 데이비드 크로퍼드에 따르면 정신의학에서는 대체적으로 과민성을 무시해왔다. 이 개념은 널리 연구되지도, 철저히 규정되지도 않았고, 심지어 제대로 된 정의조차 없다. 과민성은 투렛증후군, 자폐증, 성격장애 등 다른 정신병에서도 증상이 나타나지만, 헌팅턴병은 이 행동이 체계적으로 연구된 몇 안되는 질병 중 하나다. 헌팅턴병 환자에게 일어나는 두뇌의 변화를 이해하면 사람들이 무엇때문에 짜증나는지, 왜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보다 쉽게 짜증을 내는지 어느정도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지 모른다.
- 모든 부정적 감정도 우리의 생존을 돕는 데 뭔가 역할을 함. 예를 들어 우리가 나쁜 것을 피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 아마도 짜증은 불쾌하고, 예측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휘말리는 것을 막기 위해 진화했는지도 모름. 짜증이라는 기분이 뭔가 다른, 보다 진화적으로 유리한 특징의 부산물로 진화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경계심과 스트레스로 인해 전두대상피질에서 나오는 추가적인 에너지(및 이기적 욕구에 집중하도록 옥시토신의 감소)는 분명 인간에게 유용한 면이 있음. 뜻하지 않게 모든 종류의 쓸데없는 대상에도 이런 일련의 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약간의 부작용인지도 모름. 원인이 무엇이든 우리는 자연이 우리에게 기겁하는 능력을 준것에 대해 감사해야 함
- 고추를 피부에 문지르거나 최루가스가 눈에 들어갈 때 자극을 느끼는 것은 뭔가가 망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뭔가 망가질 위험이 있다는 메시지임. 실제 손상이 일어날 때, 예를 들어 유저너자에서 돌연변이가 일어날 때는 아무 감각도 없음. 그렇기 때문에 경고가 필요하다고 개러티는 주장한다. TRPA1은 위장, 코, 눈, 피부 등 우리의 신체가 외부세계와 만나는 곳이라면 거의 모든 곳에서 발견됨. TRPA1이 경보를 울리면 우리 몸은 소위 소탕작전에 돌입. "이 수용기의 주요 역할 중 하나는 자극원을 몰아내는 작업을 돕는 것입니다." 폐에 있는 TRPA1은 담배연기와 같은 오염원을 흡입했을 때 기침을 유발함. 양파를 자를 때 눈물을 흘리는 것도 TRPA1의 작용이다. 개러티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었을 때 구토를 하는 이유도, 딱히 몸에 좋지 않은 뭔가가 소화기관 내로 들어왔을 때 화장실로 달려가는 것도 TRPA1 때문일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 자극원에 대한 경고체계는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음. 역사를 거치면서 여러차례 진화를 거듭한 듯한 냄새나 맛과 달리 자극에 대한 신호는 캄브리아기 이후 쭉 보존되어 왔음. 인간은 물론, 사실상 모든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의 조상은 5억년전부터 이 단백질을 가지고 있었으니 이런 화학물질은 5억년간 지구상의 생물체를 짜증나게 해왔을 수도 있음. 이 수용기를 통한 자극이 그토록 오랜세월동안 일정하게 유지된 이유는 진화하기 어렵기 때문. 이 수용기는 세포내의 단백질과 지방질이 파괴되는 것과 똑같은 메커니즘에 따라 활성화된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엄청나게 효과적인 센서를 발달시킨 것이지요. 신체 어디서든 손상이 일어나면 바로 인식하니까요." 개러티의 말이다. 손상되는 부분은 전자공유다. 만약 친전자체가 TRPA1에 감지당하지 않기 위해 전자를 끌어당기는 성질을 버린다면 더이상 신체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생명체가 보편적으로 이 자극에 대한 센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식물입장에서는 오히려 이런 종류의 자극원을 좋은 방어 메커니즘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곤충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체가 똑같은 종류의 화합물에 짜증을 낸다면 이것은 다양한 범위의 포식자를 피할 수 있는 상당히 확실한 방법이다. 식물들은 이 점을 활용해왔다. "날 겨자잎을 씹어본 적이 있습니까? 처음에는 맛이 그냥 풀 같습니다. 하지만15초, 20초 지나면 입에서 불이 나기 시작하지요."라고 개러티는 설명했다. 이는 서로 섞었을 때 친전자체를 형성하는 두가지 화합물이 겨자잎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 "한 영역에서는 전구체가 들어있고 또 다른 영역에는 해당 전구체를 분해해서 와사비를 만드는 효소가 들어 있음. 잎을 씹으면 이 두가지 재료가 서로 섞이고, 그 결과 활성화된 친전자체가 생성됩니다." 이렇게 두 물질을 따로 분리해 놓은 데는 이유가 있다. 이렇게 해야만 친전자체가 식물세포에 손상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친전자체는 식물이 공격을 당했을 때, 즉 뭔가가 그 잎을 씹을 때에만 나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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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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