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푸어
- 저자
- NHK 스페셜 취재팀 지음
- 출판사
- 열음사 | 2010-03-30 출간
- 카테고리
- 정치/사회
- 책소개
- 일해도 먹고살 수 없는 ‘21세기 신빈곤족’의 등장 워 킹 푸 ...
- 사실 부유한 나라에서 가난하다는 것은 가난한 나라에서 가난한 것보다 견디기 힘든 일일지도 모른다. 미국은 이미 가난을 헤쳐 나가는 능력을 대부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 이자율이 아파트의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기묘하게 보임. 왜냐하면 낡은 아파트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위생적으로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뜻이며, 청결하지 못한 환경은 질병의 발생빈도를 높이고, 의료비 지출을 늘어나게 함. 높은 의료비 부담은 신용카드 등급에 영향을 미치고, 낮은 신용카드 등급으로는 신뢰할만한 성능을 가진 자동차를 살 수 없으며, 질 나쁜 자동차는 노동자가 제시간에 출근하는 것을 방해함. 시간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노동자는 직장내에서 신뢰를 얻기 어려우며, 승진이나 임금상승의 기회를 잡기 어렵게 되고, 따라서 현재의 낡은 아파트에서 벗어날 수 없음. 가족은 계속해서 낡은 아파트에 갇히게 됨.
- 자유기업 구조가 가지고 있는 불공평함은 그것이 평등주의를 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인하며, 그 평등주의는 다른 제도을 역시 실현하지 못한 요원한 이상임. 미국적 이상은 모든 이에 대한 결과의 평등이 아니라 기회의 평등을 지향함. 실제로 자유로운 기업활동은 차별에 의해 성장함. 그 차별이란 경영자와 노동자, 교육받은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숙련자와 미숙련자, 모험적인 자와 소심한 자, 그리고 궁극적으로 부자와 가난한 자 사이의 차별임. 이 차별, 특히 비교적 싼 가격으로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는 자유는 탈 집중화되고 건전하고 튼튼한 경제에 필수적인 모험적 기업가 정신을 추동했음. 이같은 경제구조는 또한 노동력의 난용을 법률과 계약으로 제한하는 고도로 통제된 경제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러나 미국의 정계는 건강, 환경, 노동자의 복지를 보호하기 위한 규제에 관해서만큼은 끊임없는 논쟁을 계속해 왔음. 규제가 기업활동을 위축시키고 혁신, 성장을 위한 여지를 빼앗아서는 안된다고 간주되었기 때문.
- 이민자의 사회적 상승이동은 거의 언제나 세대간 이동을 통해서 이루어져 왔음. 부모는 영어를 잘 하지 못하더라도 아이들은 할 수 있고 부모가 저임금으로 장시간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을 때 아이들은 보다 높은 교육기회를 얻으며 기술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 하지만 이런 가정이 오늘날 미국 사회의 인종적 장벽 내에서도 성립한다고 보는 것은 성급한 결론임.
- 빈곤한 성인의 사례 대부분에서 아무런 문제 없이 보낸 경우는 드물며, 이런 개인적 역사는 빈곤의 원인이자 결과임. 돈과 거주환경, 건강, 학교, 일, 이웃환경을 비롯해 무수히 많은 어려움들이 서로 얽히고 얽혀 하나의 문제가 다른 문제를 더욱 강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음.
- 영양실조를 겪고 있는 아이의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빈곤 때문에 치러야 하는 가장 고통스러운 대가라고 할 수 있음. 아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일은 부모의 가장 기본적 책임으로서 부모의 모든 의무 가운데 가장 앞서는 것임. 그러나 식비는 다른 생활필수항목에 비해 자의적 조정이 가능한 부분이기도 함. 아무리 검소한 어머니일지라도 집세를 깎는일은 불가능함. 하지만 식비의 경우, 돈이 바닥나 음식을 충분히 사지 못하게 되면 어너니는 자신의 가계관리가 잘못됐다는 생각에 자책하게 됨. 그 결과 아이를 제대로 먹이지 못했다는 사실은 스스로가 저지를 수 있는 각종 실수들 중에서도 가장 최악의 결정적 실수로 남게 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