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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 레볼루션

사회 2014. 12. 14. 15:38

 


컨트롤 레벌루션(현대 자본주의의 또 다른 기원)

저자
제임스 R. 베니거 지음
출판사
현실문화연구 | 2009-09-0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정보사회는 어떻게 도래했고, 그 기원이 무엇인지 묻고 이에 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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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사회는 최근의 어떤 사회변동이 아니라 약 한세기 전에 물질 프로세스 상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미 태동했음.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컴퓨터 기술에 대해 그럴싸한 말이 많지만, 그러한 신기술은 최근에야 갑자기 사회를 덮친 새로운 힘이 아니라 예전부터 꾸준히 전개된 제어혁명의 최근단계임. 그런 까닭에, 현대 컴퓨터의 사회적 기능 가운데 상당수는 19세기 중반에 제어의 위기가 처음 터져나왔을 때 이미 예견되었음.
1부 생명과 기술, 제어의 진화
1장 정보사회의 기원을 찾아서
- 제어의 위기에 대처하는 기술적 해법 중에서도, 형식적 관료제는 나머지 다른 기술들을 제어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가장 중요함. 형식적 관료제는 10~20세기의 전환기에 급성장하여 막스베버의 학문적 관심을 끌었음. 주지하다시피, 관료조직은 19세기에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니라 중앙집중적 관리 시스템을 갖춘 최초의 국민국가였던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고대 이집트에서 이미 발명되어 로마, 중국, 비잔티움 등의 전 산업기 제국에서 고도로 발전했음. 사실상 관료조직은 뚜렷한 일반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여러사람들이 집단적 노력을 조정할 필요가 생길 때, 즉 제어가 필요해질 때마다 어디든지 출현하는 듯 함. 관료제는 기원전 3000년 경에 처음 발명된 이래, 거의 모든 문화권의 제도적 영역에서 대규모의 사회 시스템을 일반적으로 제어하는 수단으로 쓰였음.
2장 생명의 핵심, 프로그램과 제어
- 무기적 우주와 유기적 생명 사이에는 의도적 조직과 제어라는 뚜렷한 불연속성이 있음. 물리과학의 고유한 영역에는 물질과 에너지가 질서화하여 우리가 정보라고 부르는 부수적 현상이 나타날 뿐이지만, 우리가 속한 생명계에는 정보 프로세싱과 커뮤니케이션, 제어를 위해 합목적적으로조직된 구조가 존재함. 이것이 바로 행동과학과 생명과학의 고유한 주제임.
- 왜 하필 정보가 여러 선진산업국가의 경제를 지배하기 시작했는가? 어째서 컴퓨터나 마이크로프로세서 같은 정보전환장치가 갈수록 중요해지는가? 정보 프로세싱과 프로그래밍은 커뮤니케이션 및 제어와 어떻게 연관이 되어 있으며, 그렇게 단순한 기능이 어째서 인간사회와 문화에 그토록 중요해졌는가? 이 모든 것의 답변은 물리적 존재의 본질적 틍성에 있음. 개별세포에서 세계경제에 이르기까지 생명계는 물질과 에너지를 프로세싱하여 자체조직을 유지함으로써 엔트로피에 대항하고 불가피한 열죽음을 지연함. 그런데 바로 이러한 자기보존 프로세스를 제어하는 것이 정보프로세싱의 속도와 양이 급증하면서, 우리가 제어혁명이라고 부르는 기술적 응전이 가파르게 추동된 것은 그 때문임. 설령 산업화가 조금 천천히 진행되었다고 해도 결국은 비슷한 결과에 도달했을 것임.
3장 제어의 진화: 문화와 사회
- DNA라는 분자적 프로그래밍과 마찬가지로 두뇌라는 일반 정보 프로세서도 유전자라는 열린 프로세싱 시스템에 가해진 외부의 압력에 반응하여 출현했음. 수세대에 걸친 차등적 생식보다 더 빨리 외부 환경에 반응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두뇌를 향한 첫걸음이 시작되었음. 외부환경에 대한 원시적 반응으로 자동성이 발생한후, 선택압은 유전적 프로그래밍을 복제하는 수준에 국한되지 않고 한세대 내에서 일어나는 정보 프로세싱과 재프로그래밍,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로 확장되었음.
- 유전적 수준에서 재프로그래밍의 프로세스가 계속 실행된다는 사실은 합목적적 프로그래머가 없어도 합목적적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시사함. 게임에서 이기는 전략을 향상시키는데 체스선행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님. 진화의 필요조건은 프로그래밍의 복제와 차등적 선택, 즉 진화에 핵심적인 정태적/역동적 기능임. 바로 이러한 제어의 역량이 발생하는 순간, 지구상에서 생명의 기원을 표시하는 DNA의 가장 오랜 선조가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의 서막을 열었음.
2부 산업화와 점증하는 속도, 제어의 위기
4장 전통에서 합리성으로: 분산된 제어
- 사회라는 열린 프로세싱 시스템은 산업화 이전부터 물질유통을 합리화하면서 발전해 나갔음. 19세기 초반에는 위탁상, 대리상, 중개인, 경매, 도매상, 지방상인 시스템 등 다수의 상업제도가 기술적 제어 및 시장 제어 시스템이 통합적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했음. 전통적 상업에서 현대상업으로 또한 상업 자본주의에서 산업자본주의로 이행하는 데 가장 중요한 동력은 이념이나 종교적 신념의 변화가 아니라 바로 이러한 중간단계의 시스테이었음.
- 도매상은 새로운 정보 노동자로서 경매라는 순수 정보 시스템의 연장선상에 있었음. 경매가 단순히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사라에게 물품을 분배한다면, 도매상은 그렇게 분배된 물품들을 적재적소에 유통했음. 또한 도매상이 직접 경매에 참여하여 가격을 결정하고 대금을 지불할 때, 이는 사실상 여러군데 분산된 소매시장의 정보를 프로세싱하여 단일한 매입결정으로 변환한 것이었음. 이런 점에서 도매상은 화폐와 신용의 상업적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었다고 볼 수 있음.
- 상인들은 18~19세기의 전환기까지도 가족기업, 남부 특유의 신사도, 농장주와 상점주의 공동체적 관계 등 전통적 제어수단을 고수했지만, 새로운 정보 프로세싱, 교통,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등장하자 상황이 급변했음. 적당한 통신수단이 없을 때 전통적 제어방식은 제어를 분산하는데, 즉 위탁상이나 대리상, 경매인 등 다른 사람을 프로그래밍 가능한 이동식 정보 프로세서로 사용하는 데 각별히 유용했음. 하지만 미국이 독립한 이후 반세기만에 분산된 제어의 가치가 급락했음. 교통과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급속히 혁신되고 상업을 제어하는 정보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상인의 장거리 제어가 향상되어 제어를 분산할 필요가 줄었기 때문. 대서양 횡단 우편서비스로 영국과 미국의 거래처가 서로 상황을 파악하기 쉬워졌고, 상업신문으로 대농장주가 대리상의 활동을 감시하기가 쉬워졌으며, 경매 시스템으로 방직업체가 신상품과 새로운 스타일이 시장에 받아들여질지 시험해 볼 수 있었음.
5장 산업화를 향하여: 에너지와 속도의 제어
- 물질, 에너지, 정보 프로세싱은 평행하게 발전하므로 어떤 것이 다른 것보다 먼저 발전한다고 일반화하기 어려움. 1650년 이전에 일어난 에너지 수급의 혁신(풍차, 수력 공급용 운하)과 물질 프로세싱의 혁신(제철소, 벽돌공장, 제분소와 방직공장, 황동 및 철 주조소)은 17세기 상업 제어의 혁신(기계특허제도, 주식회사 및 주식자본매매, 사업지침서, 화재보험)을 촉진했음. 고속도로, 교량, 해운 등 교통과 지역별 상수도 등의 공공 서비스를 위시한 3차부문의 발전은 우편시스템, 도로지도, 등대, 선박 및 화물보험 등 당대 교통 제어의 정보적 혁신과 함께 이루어졌음. 또한 이 시기에 무역(상업회의소, 상업등기 제도), 금융(은행, 지폐), 보험(해운보험, 화재보험, 생명보험) 등 4차부문이 발전해 정보 프로세싱, 프로그래밍,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물질경제 제어에 기여했음. 5차부문역시 식민지 정부(우편, 특허 및 저작권법), 전문 법무(법전, 정규 교육), 공공교육(도서관, 교과서) 등의 형태로 독립전쟁 이전부터 제어기능을 지원했음. 흔히 19~20세기부터 나타났다고 여겨지는 대중출판도 1800년 이전에 - 브로드사이드(1689이후), 정기간행물(1741), 일간지(1784) - 이미 존재했음. 1704년부터는 신문광고가 시작되었고, 1743년에는 신문반면 광고도 등장했음.
- 1년내내 안정적이고 빠르며 규칙적으로 운행하는 증기력 기반의 교통시스템이 발전하자, 비로소 증기력 기반의 빠른 공장제 시스템이 등장하여 산업혁명을 개시했음. 이는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 거의 한세기 반만의 일이었음. 미국산 무연탄이 에너지를, 선철이 물질을, 증기구동기계가 물질 프로세싱을 제공해 산업화의 기틀을 다졌음. 급성장한 철도 네트워크는 지역간, 전국, 더 나아가 대륙 전체로 물자를 이동하는 교통기반시설을 제공했음. 챈들러는 철도로 인해 공장의 물류가 기후조건과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없었다면, 제조업체가 일정한 노동력과 값비싼 기계 설비를 유지하면서 적자를 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했음.
6장 산업혁명과 제어의 위기
- 1840~80년대에 제어의 위기가 물질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자, 운송업자, 생산자, 유통업자, 대중 마케터 등이 정보 프로세싱, 관료적 제어, 커뮤니케이션의 혁신을 연이어 내놓음. 이러한 혁신 추세는 1870~80년대에 절정에 달해, 세기의 전환기에는 제어의 위기가 상당부분 해소됬음. 하지만 제어의 향상은 또 다른 제어의 위기를 낳으면서 역동적 긴장관계를 지속시켰고, 제어기술의 혁명은 20세기까지 이어졌음. 오늘날의 정보사회도 그 결과에 속함.
- 19세기 중반 웨스턴 철도와 이리철도, 펜실베니아 철도, 그 외 지역간, 전국 철도 시스템에 쓰였던 고도의 제어 기술은 문자 그대로 혁명적이었음. 당시 철도제어의 혁신은 기존 대기업이나 정부, 군부관료제의 경험에 근거하지 않았음. 관료제는 오래전부터 물질과 정보를 제어하는 수단이었지만, 수백마일에 걸친 증기력의 속도를 제어하는 것은 전혀 새로운 문제였음. 챈들러는 그 차이를 이렇게 표현. "기존기업은 지속적으로-거의 분단위로-감독할 필요가 없었지만, .... 이러한 지속적 조절과 제어는 철도관리의 핵심이었다. .... 다량의 교통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실행하려면, 관리인단을 조직하고, 내부관리 구조 및 절차를 엄밀하게 수립하고, 내부정보를 계속 커뮤니케이션 해야 했다. .... 일정의 촉박함, 업무의 다양성, 부문별 이질성의 측면에서 철도는 다른 기업이나 제도와 뚜렷이 구분됬다."
- 1840~50년대에 상품거래인이 특화해서 농산물 유통을 통합했듯이, 같은 시기 소비재 유통에서는 도매상이 등장해 유통을 집중했음. 도매상이 제조업체에서 상품을 직접 매입해 전문 소매상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중간 유통단계를 일소하면서, 유통비용이 낮아져 가격이 떨어지고 도매거래량이 늘었음. 도매업자는 새로 특화한 곡물거래인이나 면화거래인과 마찬가지로 위탁거래를 하지 않고 자기명의로 매매했기 때문에, 위탁상에 비해 이윤폭을 2~5% 정도 높일 수 있었음. 이러한 경제적 이점 덕분에 도매상 수가 빠르게 증가해서, 1880년대에는 직물 도매업자와 철물 도매업체가 각각 500여곳, 의약품 도매업체가 200곳 정도 있었음. 이미 1870년대에는 수세기 동안 전세계 유통을 책임졌던 위탁상이 미국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었음. 철도교통과 전신제어에 기초하는 새로운 유통 시스템이 단 한세대 만에 기존 유통 시스템을 대체한 셈이었음. 도매상은 전신망을 통해 주문을 넣고 철도망을 통해 주문한 물자를 신속하게 배달받는 방식으로 재고를 크게 줄였음. 빠르고 안정적인 유통기반 시설 덕분에, 도매상은 재고와 단위비용을 줄이고 거래량을 늘릴 수 있었음. 그 결과 현금흐름이 향상되고 신용이 덜 중요해졌으며 도매상의 활동범위가 확장됐음.
- 소위 신경제사학자들은 19세기의 처음 50년간 수요의 증가가 산업적 성장을 추동했다고 주장함. 제이콥 시무클러는 기술혁신을 견인한 것도 수요의 증대라고 보았음. 하지만 경제학 및 경영연구 분야에서는 다른 견해를 피력했음. 앨프리드 챈들러는 마케팅 조직혁신과 마찬가지로, 생산혁신의 시기는 인구 및 소득 증가율의 명백한 상승에 따른 주요 변동보다 오히려 해당 경제 시스템에서 구현될 수 있는 물류의 속도 및 양과 더 밀접하게 관련될 수 있다고 지적했음. 존 갤브레이스를 추종하는 경제학자들도 현대식 기업이 소비자의 수요를 제어하는 데 사용했던 대중 커뮤니케이션과 시장 피드백 기술을 중요하게 고려했음. 1880년대부터 농산물 가공에 연속 프로세싱 기술이 도입되면서, 단 수십년 만에 미국인의 가장 기초적인 식습관이 완전히 변화한 사례가 있음. 이는 생산량 증가로 소비제어의 위기가 야기된 고전적이고 명백한 사례임.
- 트레이드 마크는 오트밀 외에도 밀가루, 시리얼, 담배, 성냥, 통조림, 세정제, 사진필름 등 1880년대 후반에 연속 프로세싱 기술로 생산제어가 향상되면서 생산량이 수료를 초과했던 각종 제품군에서 소비제어의 위기를 완화하는데 쓰였음. 생산부문에서 기술혁신으로 제어의 위기를 돌파했듯이, 헨리 크로웰이 주도한 마케팅 기술의 혁신은 소비제어의 위기를 해결했음. 최종 소비자용으로 소량 포장한 제품에 트레이드 마크와 브랜드를 붙여 전국 광고로 대중 마케팅하는 크로웰의 전략은 새롭고 강력한 소비제어 방법을 제공했음. 오늘날 널리 알려진 브랜드 중 상당수가 1880년대에 연속 프로세싱 기계로 대량 생산된 상품의 트레이드 마크에서 출발. 골드메달 앤드 필즈버리 밀가루, 켈로그 콘플레이크, 아메리칸 타바고, 다이아몬드 성냔, 보든 앤드 카네이션 농축우유, 캠벨 수프, 하인즈 57종, 프록터 앤 갬블 비누, 코닥 필름 등이 대표적인 예임. 이러한 브랜드들은 대대적인 전국광고 캠페인을 통해 1900년 경에 가정용품의 대명사로 등극.
3부 정보사회를 향하여: 제어의 위기에서 제어의 혁명으로
7장 대량생산과 유통 제어의 혁명
- 과학적 경영관리의 핵심은 적절한 프로세싱을 통해 산업노동자라는 프로세서의 활동을 최적화 하는데 있음. 교환가능한 부품을 도입하고, 치수를 표준화하고, 공장내 물류를 통합하는 등 산업공정을 프리프로세싱해 산업생산의 제어를 향상하듯이, 노동자의 움직임을 프리프로세싱해 공장전체를 더욱 완벽한 연속적 프로세서로 통합하는 것임. 과학적 경영관리는 산업적 생산공정에서 노동자의 개별 특수성을 지우고 노동의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함. 테일러는 "과거에는 인간이 우선이었지만, 미래에는 시스템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했음.
- 고도 산업경제에서 4차, 5차 부문의 중요성이 커지는 현상도 제어의 다층화로 설명됨. 금융, 보험, 부동산 등 4차부문이 주로 물질 및 에너지의 추출(1차)과 프로세싱(2차), 유통(3차)을 제어한다면, 정부나 법 같은 5차부문은 4차부문을 제어함. 즉 5차부문은 한단계 높은 수준에서 제어를 제어함. 요컨대, 제어혁명이 1880년대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지속될 수 있었던 까닭은 에너지 사용과 프로세싱 속도, 제어가 공진화하고, 그에 따른 높은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경제적 이익을 약속하며, 날로 발전하는 제어기술 자체를 제어할 필요가 계속 생기기 때문.
- 호손실험으로 사회적 기대치와 인간적 감정이 노동조건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직원과의 상담, 현장주임 훈련, 관리자에 대한 인간관계 훈련, 감수성 훈련, 직원 참여계획, 이익분배, 수익보상계획 등에 엄청난 시간과 돈, 희망이 투자되었음. 1950년대 후반에 인적자원관리라는 새로운 개념에 기초해 다양한 실험이 개진되면서, 감독관없이 작업조를 운영하거나 직원들이 공장 밖에서 제3자와 만다 감정을 표출하고 상호이해를 증진할 기회를 주는 등 이단적 시도도 많이 이루어졌음. 실제 효용이 어느정도였든, 인간관계론은 노동문제라는 뿌리깊은 난제를 가혹한 통제나 온정주의가 아닌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되어야 함. 그것은 경영자와 관련 학계가 급진적으로 새로운 해법을 실험하는 원동력을 제공했음.
- 1900년대에는 외판원의 활동을 본사와 동조화하는 또 다른 기술도 보급됨. 본래 영어권에서 손목시계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00년부터임. 보어전쟁에서 영국군이 부대의 이동을 동조하는 데 처음 사용한 이래, 손목시계는 20세기 초반에 유럽과 미국에서 널리 확삼됨. 손목시계는 시계 시간에 대한 보편적 인식을 정착시켜 시간의 합리화를 촉진했으며, 1917년 미국에서 전쟁준비력을 향상한다는 명분하에 도입한 일광시간 절약제가 별 탈 없이 정착되는 데도 얼마간 기여했음.
- 제품을 셀프서비스 형태로 판매하는 것만으로도 거래 프로세싱의 속도를 높일 수 있었지만 크기와 중량을 표준화하고 가격을 고정하는 패키징 단계의 프리프로세싱 역시 거래 프로세싱을 제어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었음. 손더스와 월그림의 상점에는 판매사원이 따로 없어서, 개방형 선반에 진열된 상품은 브랜드 라벨과 패키지만으로 구매자들의 관심을 끌어야 햇음. 따라서 패키지는 스스로 판촉할 수 있도록 과학적으로 고안될 필요가 있었음. 프랭큰과 래러비는 소매업에서 패키니의 기능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음. "광고의 첫번째 기능은 고객이 제품을 사고싶다는 욕망을 이끌어내야 한다. ...사고싶다는 욕망을 창출하지 못하더라도 광고가 최소한 제품에 대한 호감을 불러일으킨다면, 상품 패키지는 잠재적 구매자의 희미한 호감을 적극적인 구매의 욕망으로 전환할 것이다." 패키징은 소비제어라는 측면에서 명백한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함축함. 프랭큰과 래러비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패키지는 광고가 창출한 구매욕을 실제 판매로 연결함. 부어스틴이 지적하듯이 "이제 상점에서는 유용한 물건자체가 아니라 눈에 띄는 브랜드 라벨이 붙은 제품 패키지를 적절하게 진열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음. 단순 포장재에 불과했던 패키지가 상점 윈도우와 카운터를 지배하게 되었다."
8장 대량 소비 제어의 혁명
9장 일반 제어의 혁명: 데이터 프로세싱과 관료제
10장 제어, 정보사회의 엔진
- 주요 경제부문은 각자 특정한 정보기술에 많이 의지하는 경향이 있음. 교통은 관료적 제어에, 생산은 물질프로세싱의 조직화(프리프로세싱, 노동분업, 기능별 특화 등을 포함)에, 유통은 통신에, 마케팅은 대중매체에 집중함. 관료제는 주로 철도제어의 위기에 대응해 혁신됬고, 1860년대 후반부터 대형 도매업체가 관료적 제어 형태를 최대한 활용했음. 유통제어의 위기는 통신의 혁신(전신, 우편개혁, 전화)을 촉진했음. 1870년대에 나타난 생산부문의 제어위기는 조직화기술과 프리프로세싱의 혁신(작업장 주문 평가 시스템, 회람표, 임금요율 책정부서, 비용제어, 회계절차의 표준화, 공장 계시원, 공장 전문 사무원)을 견인했음. 1870년대 후반 연속 프로세싱 기계의 개발에 뒤이은 소비제어의 위기는 대중제어의 혁신(신문 전면광고, 트레이드마크법, 인쇄도안 특허, 기업홍보부, 소비자용 소량 패키지, 백만달러 규모의 광고 캠페인 등)을 불러왔음. 이러한 혁신과 더불어 한세기 넘도로 꾸준히 사용될 기본적인 대중 커뮤니케이션 기술들이 사실상 모두 발명되었음. 사진과 윤전기, 영화, 무선통신, 마그네틱 테이프 레코딩, 라디오 등이 대표적인 예임.
- 제어혁명이 본질적으로 산업혁명에 대한 반응이라면, 어째서 그로부터 한세기나 지난 후에도 제어혁명이 끝날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 것인가? 제어혁명은 크게 세가지 힘으로 유지되고 있음. 첫째, 에너지수급, 프로세싱 속도, 제어의 기술은 양의 피드백을 이루면서 함께 진화함. 즉, 어느 하나의 발전이 나머지 둘의 발전을 유발하거나 적어도 뒷받침함. 둘째,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이 늘어나면 물질 프로세싱 및 교통의 속도와 용량이 따라 늘면서, 자연히 제어의 필요가 늘어 정보기술의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함. 이를테면, 생산량이 늘어나면 그에 비례해 소비도 늘어야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제조업체는 시장조사와 대중광고의 정보기술을 동원해 소비제어의 향상을 꾀함. 일일단 생산과 유통흐름의 안정성이 높아지면 예측과 계획 같은 정보활동의 경제적 보상이 커지므로, 정보기술의 발전이 촉진됨. 셋째, 정보 프로세싱과 흐름은 그 자체가 제어될 필요가 있으므로 정보기술은 계속해서 한층 더 상위수준의 제어를 요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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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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