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모리 가즈오(89)는 교세라와 KDDI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내 ‘경영의 신(神)’으로 불리는 기업영웅입니다. 2010년에는 80세를 눈앞에 두고 일본항공(JAL) 회장을 맡아 파산직전에 있던 회사를 기사회생시켜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에게 “경영철학을 배우고 싶다”는 젊은 경영인들의 요청이 쏟아지자 경영 아카데미 ‘세이와주쿠’를 설립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2월14일자 A26면 <성과 강요하기 전에 직원의 마음을 얻어라> 기사는 이나모리가 세이와주쿠에서 젊은 경영인들에게 들려준 내용을 담았습니다. “그가 심혈을 기울인 핵심 주제는 ‘사람을 키우는 경영’이다. 이를 위해 네 가지를 주문한다. ①조직을 활기차게 운영하고, ②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며, ③책임감 있는 간부를 육성하고, ④경영자로서 분명한 역할을 가지라는 것이다.” 이나모리는 직원들이 꿈을 품고, 그것을 이뤄내겠다는 도전정신으로 뭉치게 하는 것을 리더의 가장 중요한 사명으로 꼽습니다. “교세라 창업 초기, 나는 거래처에서 돌아오면 곧바로 간부들을 모아놓고 ‘이 제품의 용도는 이러하니, 개발에 성공하면 이렇게 전개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자업계 발전에도 크게 공헌할 제품이다’라는 식으로 얘기했다.” 당시의 교세라에 그런 기술이나 제조설비는 없었습니다. 이나모리는 “그런 상황에서 그 제품을 개발하는 의의와 그 제품에 건 꿈을 필사적으로 설명한 것”이라고 회고합니다. 리더가 앞장서서 꿈을 정하고, 마음에 불을 지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 내 꿈은 불가능해 보였겠지만, 그럼에도 이런저런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자 어느새 직원들도 내가 품은 꿈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그 꿈을 실현하려는, 어떤 장애물을 만나도 뛰어넘을 강한 의지가 조직 내에 생겨났습니다. 조직의 리더, 특히 최종책임을 맡은 사장은 어느 누구보다도 외롭고 무거운 자리입니다. 이나모리는 그런 중책(重責)을 감내할 만한 ‘그릇’을 키우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를 위해 그가 평생 실천한 ‘리더 10계명’을 일러줍니다. ①사업의 목적과 의의를 명확히 하고 지시하라. ②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세워라. ③강렬한 바람을 늘 품고 있어라. ④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노력을 하라. ⑤강한 의지를 가져라. ‘리더 10계명’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⑥훌륭한 인격을 갖춰라. ⑦어떤 역경과 마주쳐도 결코 포기하지 마라. ⑧직원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다가가라. ⑨직원들에게 늘 동기를 부여하라. ⑩항상 창조적으로 사고하라. 요컨대 직원들에게 자기희생을 강요하지 말고, 자기 이익 대신 직원의 행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기업에 비해 자금 설비 기술 등 눈에 보이는 요소들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는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이나모리는 “인간적으로 직원들로부터 마음을 얻어야 제대로 된 경영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직원들이 ‘우리 사장은 참 훌륭해’라고 말할 정도로 사장이 그들을 홀리지 못하면 중소기업은 성공하지 못한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이학영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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