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누군가의 삶을 완벽하게 모방하느니, 나 자신의 운명을 불완전하게 사는 편이 낫다. (바가바드 기타 3장 35절)
- 1902년에 사회학자 찰스 호턴 쿨리 Charles Horton Cooley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나'가 아니다.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나'도 아니다. 나는 '당신이 날 이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지' 라고 나 스스로 생각하는 '나'다.”
- 부모, 친구, 교사, 미디어의 목소리는 젊은 사람들의 머릿속을 휘저으며 온갖 신념과 가치관의 씨앗을 뿌린다. 사회가 정의하는 '행복한 삶은 모두의 행복한 삶인 동시에 그 누구의 행복한 삶도 아니다. 의미 있는 삶을 만들어가는 유일한 방법은 그런 소음을 걸러내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게 바로 수도자의 마음가짐을 세우는 첫 번째 단계다.
- 객관적 관찰자가 되라
수도자는 자각을 실마리로 삼는다. 우리는 부정적인 것(실은 모든 형태의 갈등)에 접근할 때 한 걸음 뒤로 물러남으로써 그 순간의 고 조된 감정에서 벗어난다. 가톨릭 수사 토머스 키팅 Thomas Keating은 이렇게 말했다. “상대가 나를 대하는 방식 때문에 나까지 화가 날 필요는 없다. 우리가 화가 나는 이유는 우리에게 프로그램된 감정이 '누군가 나에게 고약하게 군다면 나는 나 자신에게 만족할 수도, 나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질 수도 없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 우리는 충동적 반응으로 앙갚음을 하는 대신에, 인간으로서 가진 자유를 십분 발휘해 화내기를 거절할 수도 있다.”
수도자는 물리적으로가 아니라 정서적으로 한 걸음 비켜나서, 마치 내가 그 속에 있지 않은 것처럼 상황을 바라본다.
- 어쩌면 우리는 영원히 부러움, 질투, 탐욕, 욕정, 분노, 자존심, 망상을 몰아내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시도조차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산스크리트어로 '아나르타anartha'는 일반적으로 '아무도 원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아나르타 니브리티 anartha-nivritti'는 원하지 않는 것을 제거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무 엇이든 원하는 대로 말할 수 있는 게 자유라고 생각한다. 내 모든 욕망을 추구할 수 있는 게 자유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정한 자유 는 원하지 않는 것을 놓아주는 것이다. 원하지 않는 결말로 이끄는 방종한 욕망을 놓아주는 것이다.
- 놓아준다는 것은 부정적인 생각, 감정, 관념을 몽땅 다 지워버린 다는 뜻은 아니다. 사실 부정적인 생각은 언제나 떠오를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부정적인 생각으로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다. 이웃집 개가 짖으면 짜증이 난다. 개 짖는 소리는 언제나 방해가 될 것이다. 문제는 그 반응을 내가 어떻게 인도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진정한 자유로 가는 열쇠는 '자각' 이다.
- 감정은 내가 느끼는 무언가일 뿐, 나 자신이 아니다. '나는 화났다가 아니라 '나는 화를 느낀다'로 관점을 옮겨가도록 노력하라. 나는 슬픔을 느낀다. 나는 두려움을 느낀다. 이는 간단하지만 아주 깊은 변화다. 감정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우리의 첫 반응을 진정시킬 수 있고, 아무런 판단 없이 두려움과 그 두려움을 둘러싼 상황을 점검할 여유가 생긴다.
두려움의 근원을 추적해보면 두려움이 집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무언가를 소유하고 통제하고 싶은 욕구 말이다. 우리는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 나를 규정한다고 생각하는 생활양식이나 물질적 소유물, 실제로는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내가 원하는 관계 등에 매달린다. 이는 '원숭이 같은 마음이 작용하고 있다는 증거다. 수도자의 마음'은 초연해지기를 실천한다. 우리는 내 집에서 내 가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잠깐 빌려온 것임을 깨닫는다.
- 초연해지기는 두려움을 최소화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부모님을 실망시키는 것에 대한 나의 불안을 확인하고 나니, 나는 그 불안에 서 초연해질 수 있었다. 내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도 깨 달았다. 부모님은 내 결정에 실망하거나 화가 날 수도 있고 아닐 수 도 있다. 그것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내 가치관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뿐이다.
- 『바가바드 기타』에 따르면, 아르주나는 용감하고 유능한 전사다. 그러나 생전 처음으로 아르주나를 성찰하게 만든 것은 두려움이었다. 그대로 있는 것의 두려움이 변화의 두려움보 다 더 커질 때가 우리가 변화하는 순간이라고 한다. 아르주나는 도 움을 청하여 통찰과 이해를 얻는다. 도움을 청하는 행동 자체가 이 미 그는 더 이상 두려움에 조종당하는 게 아니라 두려움을 이해하 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파이트 클럽』의 작가 척 팔라 Chuck Palahniuk은 『인비저블 몬스터』에서 이렇게 말했다. “도망치면 칠수록 그것은 당신 곁에 더 오래 머물 뿐이다. 당신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을 찾아내어 거기에 가서 살아라."
- 베네딕트회 수녀 조앤 치티스터Joan Chittister는 다음과 같 이 썼다. “자신의 한계를 믿으면 마음이 열리고, 남의 재능을 믿으면 안심할 수 있다. 내가 모든 걸 다 할 필요는 없다는 것, 다 할 방 법도 없다는 것, 내가 못하는 일은 다른 누군가의 재능이며 책임이 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 나의 한계는 다른 사람의 재능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다.” 약점에 주목하기보다는 강점을 키워 그것을 삶 의 중심으로 만들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여기서 반드시 주의할 점이 두 가지 있다. 첫째, 내 다르마를 따 른다고 해서 뭐든 괜찮다는 뜻은 아니다. 능력과 관련해서라면 강 점을 갈고닦아야 한다. 하지만 내 약점이 공감이나 연민, 친절, 관용 처럼 감성적인 부분이라면 결코 계발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연민이 없다면 기술계의 마법사가 된다 한들 아무 의미가 없다. 유능하다고 해서 재수 없는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둘째, 특정 과목의 성적이 나쁘다고 해서 그 과목을 통째로 포기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경험이 없는 것과 약점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내 다르마가 무엇인지 알아내지 못해 다르마를 벗어나 사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여러 선택지를 거부하기 전에 폭넓은 실험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 실험은 대개 어린 시절 학교나 그 외의 곳에서 이루어진다.
- 매일 잠에서 깨면 생각하라. 오늘 살아 있어 행운이다. 나에게는 인간으로서 소중한 삶이 있다. 나는 그 삶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달라이 라마)
- 대부분의 현대인이 하루를 시작하는 방법을 한번 생각해보자. 수면 연구자들 에 따르면, 출근하는 사람들의 85퍼센트는 잠에서 깨기 위해 알람 이 필요하다고 한다. 몸이 준비되기 전에 잠에서 깨면 수면 조절을 돕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아직 작용한다. 우리가 계속 '다시 울림' 버튼을 누르는 데는 그런 이유도 있다.
안타깝게도 '생산성' 중심의 현대사회는 그렇게 살도록 부추긴 다. '브레인 피킹스Brain Pickings'라는 블로그의 운영자로 잘 알려진 마리아 포포바 Maria Popova는 이렇게 썼다. “우리는 잠을 적게 자고 버티는 능력이 직장인의 성실함을 증명하는 명예훈장이라도 되는 양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그것은 심각한 자기 존중 결여이고, 우선순위 배분에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
수면이 부족한 네 명 중의 한 명은 그다음 발자국도 또 잘못 떼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잠에서 깨자마자 휴대전화에 손을 뻗는 것이다. 휴대전화 사용자 중 절반 이상이 10분 이내에 휴대전화 메시지를 확인한다고 한다. 우리는 매일 아침 멍한 상태에서 곧장 산처럼 쌓인 정보 처리 단계로 넘어간다.
시속 0킬로미터에서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2초 안에 돌파할 수 있는 자동차는 여섯 종뿐이다. 대다수의 자동차처럼 인간도 정신적 으로나 신체적으로 갑작스러운 변속에 적합하게 만들어져 있지 않 다. 방금 잠에서 깬 사람이 절대로 피해야 할 것이 바로 뉴스 헤드 라인에 나오는 온갖 비극과 고통, 출근길 정체를 푸념하는 친구의 메시지를 보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휴대전화를 보는 것은 마치 샤워와 양치를 하고 머리를 손질하기도 전에 내가 잘 모르는 수다스러운 사람 100명을 안방에 들이는 것과 같다. 알 람이 울리고 '손안의 세상'을 보는 사이 당신은 즉각 스트레스, 압박감, 불안에 압도된다. 그 상태로 일어나서 즐겁고 생산적인 하루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 수도자들은 루틴이 마음을 자유롭게 해주지만, 자유를 가장 크 게 위협하는 것은 단조로움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기억력 이 나쁘다고 불평하지만, '기억'이 문제가 아니라 '집중'이 문제일 때도 있다. 새로운 것을 찾으려고 노력하면 뇌에 집중하라고 할 수 있다. 만물에는 배울 게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도록 뇌를 훈련할 수 있다. 삶은 우리 생각만큼 확실하지 않다.
어떻게 루틴을 만들면서 동시에 새로운 것을 찾으라고 할까? 이 것들은 모순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익숙한 일을 하면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고인이 된 농구계의 전설 코비 브라 이언트 Kobe Bryant는 이 점을 알고 있었다. 그는 창의성을 발휘해서 책과 영상 시리즈를 만들었다. 내 팟캐스트 〈온 퍼포스>에 출연한 그는 일에서 루틴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창의성은 체계에서 나오죠. 한계와 체계가 있으면 그 안에서 창의적이 될 수 있어요. 체계가 없으면 목적 없이 계속 이것저것 하게 되죠.” 역설적이게도 규칙과 루틴은 인지적 부담을 덜어주어 창의성을 발휘할 여유를 준다. 체계는 즉흥성을 높인다. 그리고 발견은 루틴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다. 이렇게 하면 작은 일에도 기뻐할 수 있다. 우리는 휴가, 승진, 생일파티처럼 삶의 큰 사건들을 손꼽아 기다린다. 우리는 이런 사건이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압력을 가한다. 그러나 작은 기쁨을 찾는다면, 달력에 기쁜 사건이 등장하기만 기다릴 필요가 없다. 오히려 기쁜 일이 매일매일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그것들을 찾아볼 시간만 낸다면 말이다.
- “설거지가 즐겁지 않다는 것은 오직 설거지하고 있지 않을 때만 드는 생각인 듯하다... 만약 내가 설거지를 기쁘게 할 수 없다면, 설 거지를 빨리 끝내고 디저트를 먹거나 차를 마셔야겠다고 생각한다면, 디저트나 차를 눈앞에 두었을 때도 역시나 그것들을 즐길 수 없을 것이다... 자각하고 보면, 모든 생각, 모든 행동이 신성하다. 이렇게 보면, 사원과 속세의 경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틱낫한, 지금 이 순간이 나의 집입니다)
- 지루한 일들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라
설거지처럼 일상적인 일도 우리가 원하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음악을 트는 대신 설거지에 모든 감각을 집중하라. 더러운 표면이 깨끗해 지는 것을 보고, 주방세제 냄새를 맡고, 뜨거운 물에서 올라오는 김을 느껴 보라 가득 차 있던 싱크대가 텅 비어가는 모습을 보는 게 얼마나 만족스러 운지 관찰하라. 이런 선문답이 있다. “깨닫기 전에 나무를 하고 물을 길어라. 깨달은 후에 나무를 하고 물을 길어라.” 우리가 아무리 성장해도 집안 일이나 루틴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 깨달음이란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겉은 같아 보일지 몰라도, 나의 내면이 바뀌어 있다.
- 5세기의 위대한 산스크리트어 작가 칼리다사 Kalidāsa는 이렇게 썼다.
"어제는 꿈에 불과하다. 내일은 상상에 불과하다. 그러나 오늘을 잘 살면 모든 어제가 행복한 꿈이 되고, 모든 내일이 희망찬 상상이 된다.”
- 장소에는 에너지가 있고, 시간에는 기억이 있다.
어떤 일을 매일 같은 시간에 하면, 그 일이 더 쉽고 자연스러워진다.
어떤 일을 매일 같은 장소에서 하면, 그 일이 더 쉽고 자연스러워진다.
- 나라야나Narayana가 쓴 인도 고대 경전 히토파데샤Hitopadesa 에서는 우리의 마음을 전갈에 물리고 귀신에 쫓기는 술 취한 원숭이에 비유한다.
인간은 하루에 대략 7만 개의 다른 생각을 한다. 독일의 심리학 자이자 신경과학자인 에른스트 푀펠Ernst Pippel은 마음이 현재에 집 중할 수 있는 시간은 한 번에 약 3초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연구로 보여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뇌는 빨리 감기와 되감기를 하면서 과 거에 내가 겪은 것을 바탕으로 현재의 생각을 채우고 미래를 예측 한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의 저자 리사 펠드먼 배럿Lisa Feldman Barrett은 어느 팟캐스트에서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뇌는 세상의 사건에 반응하고 있는 게 아니라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끊임없이 추측하며 예측한다.”
- 『상응부相應部』에서는 생각을 나뭇가지로, 우리의 마음을 원숭이로 보아, 종종 원숭이가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정처 없이 옮겨다닌다고 설명한다. 그냥 재미있으라고 하는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 는 절대 재미로 하는 얘기가 아니다. 흔히 그 '생각'이란 두려움, 걱 정, 부정적 생각, 스트레스다. 이번 주에 회사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 날까? 저녁에는 뭘 먹을까? 올해는 휴가비가 충분히 모였나? 5분이 지났는데 데이트 상대가 왜 안 오지? 나는 왜 여기에 있나? 모두 답 이 필요한 진짜 질문이 맞지만, 우리가 나뭇가지와 나뭇가지, 생각 과 생각 사이를 오가는 한, 그 어느 질문에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 『법구경』은 아마도 부처님의 제자들이 수집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경전 모음집이다. 『법구경』에서 부처님은 이렇게 말한다.
“물 대는 사람이 물길을 원하는 곳으로 이끌듯이, 궁수가 화살을 똑바로 만들듯이, 목수가 목재를 깎듯이, 현명한 사람은 마음의 모양을 잡는다.”
- 부모-자녀 모형 말고도 수도자들의 가르침 중에는 머릿속에서 경쟁하는 여러 목소리에 대한 비유가 하나 더 있다. 우파니샤드를 보면 마음의 작용을 다섯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에 비유한다. 이 비 유에서 마차는 몸이고, 말은 오감이며, 고삐가 마음, 마부는 지성이다. 그렇다. 이 설명이 더 복잡하다. 하지만 참고 들어보기 바란다.
훈련되지 않은 상태라면, 마부(지성)는 일을 안 하고 잠이 들어버 린다. 그래서 말들(오감)이 고삐(마음)의 주인이 되어 몸을 아무 데나 내키는 대로 끌고 다닌다. 마차의 주인이 된 말들은 주변에 있는 것 들에 반응한다. 맛있어 보이는 풀밭이 있으면 그쪽으로 방향을 꺾는다. 깜짝 놀랄 일이 있으면 잔뜩 겁을 먹는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오감도 그때그때 나타나는 음식, 돈, 섹스, 권력, 영향력 등등에 의 해 활성화된다. 말들이 주인이면 마차는 일시적 쾌락과 순간적 만 족을 따라 휙휙 길을 벗어난다.
훈련된 상태라면 마부(지성)는 깨어 있고, 자각하고, 정신을 바 짝 차리고 있어서 말들이 이끄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마부는 마음이라는 고삐를 이용해 올바른 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마차를 몬다.
- 연구자들은 여러 집단의 수도자들과 함께 명상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팔목에 열 자극기(강렬한 열로 고통을 유발하는 장치)를 채웠다. 열판은 천천히 뜨거워지다가 최대 온 도에서 10초간 지속된 후 열이 식었다. 실험에서 열판이 가열되기 시작하자마자 수도자가 아닌 사람들의 뇌에 나타나는 고통 지표는 미친 듯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마치 열판이 이미 최고 온도에 도달 한 것처럼 보였다. 연구자들은 이를 예기 불안anticipatory anxiety' 이라고 부른다. 수도자들에게는 이런 모습이 전혀 없었다. 열판이 가열되어도 수도자들의 뇌 활동은 거의 변함이 없었다. 열판이 최고 온도에 도달하자 수도자들의 뇌 활동 역시 치솟았지만 신체 고통을 담당하는 부분에서만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 알다시피 대부분은 고통을 이중으로 느낀다. 일부는 신체적으로, 일부는 정서적으로 말이다. 수도자들에게도 열은 고통스러운 것이었으나 그들은 이 경험에 부정적 감정을 할당하지 않았다. 수도자들은 '정서적 고통'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 또한 수도자들의 뇌는 명상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신체적 고통에서 빠르게 회복됐다.
- 멍청한 소리처럼 들릴지 몰라도 머릿속에 있는 그 목소리를 다른 목소리로 덮는 최고의 방법은 그 목소리에 말을 거는 것이다. 글자 그대로 말이다.
당신 자신에게 매일 말을 걸어라. 당신 이름을 사용해서 얼마든지 자신에게 말을 걸어보라. 장소만 괜찮다면 (그러니 첫 데이트나 취업면접 장소는 아닐 것이다) 큰 소리로 자신에게 말을 걸어보라. 소리에는 힘이 있어서 내 이름을 부르면 나 자신의 주의를 집중시킬 수 있다. 마음이 “너는 못 해”라고 말한다면, 스스로에게 “너는 할 수 있어. 너는 그럴 능력이 돼. 너는 그럴 시간도 있어”라고 말하는 것으 로 답하라.
나 자신에게 프로젝트나 과제에 대해 끝까지 얘기해주면 집중력이 높아진다. 그렇게 하는 사람은 더 효율적으로 일한다. 일련의 조사에서 연구자들은 자원자들에게 여러 장의 사진을 보여주고 사 진에 나온 특정 물건의 위치를 찾게 했다. 참가자의 절반은 혼잣말 로 물건의 이름을 큰 소리로 계속 부르면서 찾게 하고, 나머지 절반 은 말을 하지 않게 했다. 물건의 이름을 반복적으로 불렀던 참가자들이 침묵했던 참가자들보다 눈에 띄게 빨리 물건을 찾아냈다. 연구진은 혼잣말하는 것이 기억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집중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결론 내렸다. 심리학자 린다 새퍼딘 Linda Sapadin은 자기 자신과 대화를 하는 것이 “생각을 정리하고, 중요한 일에 집중 하고, 어떤 의사결정이든 지금 고민 중인 사안에 대해 마음을 굳히 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
- 이기적인 욕망을 모두 버리고 '나'와 '내 것'이라는 자아의 새장을 깨고 나간 사람은 영원히 자유롭다. (바가바드 기타 2장 7절)
- 나 자신에게 그리고 타인들에게 내가 뭐든 다 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은 욕망 때문에 성급한 결론에 이르거나, 친구의 얘기에 귀 기울이지 못하거나, 혹시 가치가 있을 수도 있는 새로운 관점을 놓 친다. 일단 한번 관점이 정해지면 바꾸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왜 내가 틀렸을 때도 옳다고 생각하는가 Why You Think Youre Right Even When You're Wrong」라는 유명한 테드 강연에서 팟캐스트 '합리적으 로 말하기 Rationally Speaking'의 진행자 줄리아 갈레프Julia Galef는 그 런 경직성을 병사의 마음가짐’이라고 불렀다. 병사의 임무는 자기 편을 방어하고 지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정찰병의 마음가짐’이라는 것이 있다. 갈레프는 “정찰병의 마음가짐이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있는 것을 최대한 정확히 보는 것이다”. 병사는 이미 대의를 위해 몸 바치기로 했기 때문에 연속성을 중시한다. 정찰병은 여러 가지 선택지를 조사 중이므로 진실을 중시한다. 병사의 마음가짐은 부족주의와 방어에 뿌리를 두고 있고, 정찰병의 마음가짐은 호기 심과 흥미에 뿌리를 두고 있다. 병사는 옳은 편에 서는 것을 중시하 고, 정찰병은 객관적인 것을 중시한다. 갈레프에 따르면, 내가 병사 인가 정찰병인가는 나의 지능이나 교육 수준과는 별 관련이 없고, 오히려 삶의 태도와 관련된다고 말한다.
- 선종의 스승 난인Nan-in에게 선종에 관해 물어보려고 대학교수 한 명이 찾아왔다. 차를 대접하던 난인은 손님의 잔이 가득 찼는데도 계속 차를 부었다. 차가 넘치는 것을 본 교수는 마침내 참지 못 하고 이렇게 말했다. “가득 찼습니다. 더는 들어가지 않아요!" 난인이 말했다. “이 잔처럼 교수님의 마음은 본인의 의견과 짐작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교수님이 잔을 비우지 않는다면 제가 어떻게 선종을 보여드릴 수 있겠습니까?” 두고두고 도움이 될 경험과 지식을 내 안에 채워 넣으려면 먼저 나 자신을 비워야 한다.
- 남과 나를 비교해 작아질 필요는 없지만, 내 목표에 비하면 스 스로 작다고 느껴야 한다. 성공에 직면했을 때 겸손을 유지하기 위해 내가 사용하는 방법은 골대를 계속 옮기는 것이다. 성공의 기준은 숫자가 아니다. 성공의 기준은 깊이다. 수도자들은 누군가 명상을 오래 했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받지 않는다. 우리는 얼마나 깊이까지 가봤는지를 묻는다. 언젠가 이소룡은 이렇게 말했 다. “1만 번의 발차기를 한 번 해본 사람은 두렵지 않다. 그러나 한번의 발차기를 1만 번 연습한 사람은 두렵다."
- 브라이언 액턴 Brian Acton은 의식적인 감사의 습관을 잘 보여준다. 야후에서 11년을 일한 뒤에 브라이언 액턴은 트위터에 지원했다. 그는 유능한 사람이었지만 거절당했다. 불합격 소식을 접한 브라이언 액턴은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트위터 본사에 입사 거절당했네요. 괜찮아요. 통근시간이 만만치 않았을 거예요.” 다음으로 그는 페이스북에 지원했다. 얼마 후 그는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페 이스북에서 저를 거절하네요. 근사한 몇몇 분들을 알게 된 멋진 기회였어요. 인생의 다음 모험이 기다려지네요.” 그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실패를 소셜 미디어에 게재하고 오직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한다고 했다. 이런 시행착오 끝에 그는 개인 시간에 앱을 하나 만들었다. 5년 후 페이스북은 브라이언 액턴이 공동으로 설립한 와츠앱WhatsApp을 약 21조 5000억 원에 인수했다. 그의 입사를 고사한 회사들은 그가 와츠앱으로 번 것에 비해 훨씬 적은 연봉을 주었을 것이다. 거절당한 것에 집착하며 빈곤한 마음가짐을 장착하는 대신, 그는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 가능성 있는 여러 결과에 마음을 많이 열어놓으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 즉시 감사할 수 있다. 베네딕트회 수사 다비드 슈타인들라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보통 감사하는 마음이 '고마워요'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생 각한다. 마치 그게 감사의 가장 중요한 측면인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습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삶에 대한 믿음이다. ... 그런 식으로 사는 것을 나는 감사하는 삶'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되면 모든 순간이 선물이기 때문이다. ... 그러려면 잠시 멈춰서 이렇게 자문해야 한다. 이 순간은 내게 어떤 기회를 주고 있지?' 그걸 찾아서 그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 전혀 어렵지 않다.
- 철학자이자 성직자였던 폴 틸리히 Paul Tillich는 이렇게 말했다. “언어는 혼자인 인간의 양면성을 잘 파악했다. 언어는 혼자라는 고통을 표현하기 위해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만들었고, 혼자라는 영광을 표현하기 위해 '고독' 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 『사랑 명상』에서 틱낫한은 이렇게 쓰고 있다. “우리가 누군가에 게 홀딱 반하는 이유는 상대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해서가 아니라, 나의 고통에서 눈을 돌리기 위해서일 때가 있다. 나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나에 대한 진정한 연민을 갖게 되면 진정으로 남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다.” 아슈람에서 돌아온 후 나는 연애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몇몇 친구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내가 떠 날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다). 내가 상대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지 방향을 알려준 것은 나에 대한 지식이었다. 나는 나를 보완해줄 수 있는 것 과 그렇지 않은 게 뭔지 알고 있었다. 내 삶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 고, 내가 주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올바른 연애 상대를 찾을 능력이 진화한 것은 내가 진화했기 때문이다.
- 『수도자의 길』에 인용되어 있듯이, 베네딕트회의 크리스틴 블라디미로프 수녀는 이렇게 썼다.
“수도원의 영적인 활동은 우리가 여행 중임을 가르쳐준다. 이 여행은 기도와 침묵 속에서 하나님을 찾아 안으로 들어가는 여행이다. 이것 하나만 놓고 보면, 삶의 이 측면을 로맨틱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그러나 수도자가 되려면 그와 평행하게 또 하나의 여행이 있다. 바로 외부를 향한 여행이다. 우리는 공동체 내에 살고 있고 타인의 어려움에 대한 감수성을 키울 수 있다... 그렇다면 수도원은 우리가 밖으로 나오고 타인들을 안으로 초대하는 중심이 된다. 핵심은 언제나 두 가지 여행을 모두 유지하는 것이다. 안으로의 여행과 밖으로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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