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을 정해 두고 하는 모든 이야기는 다 헛소리입니다.” 나사의 기후학자 개빈 슈밋Gavin Schmidt이 말했다. “탄소 예산이 고갈된다거나 기후 변화 목표를 지키지 못한다고 해서 무슨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는 않습니다. 그저 탄소 배출 비용이 점진적 으로 증가할 뿐이죠.”22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캠퍼스의 고기후학자 앤드리아 더턴 Andrea Dutton은 이런 답변을 들려주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언론은 2030년까 지 향후 12년에 모든 게 걸렸다는 이야기에 꽂힌 것 같아요. 아마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이 문제가 시급하다는 걸 사람들이 빨리 알아들을 거라 기대하기 때문이겠죠. 긴급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이에요.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렇게 말하면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 보고서를 완전히 잘못 전달하게 되고 맙니다.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의 2018년 보고서와 언론용 보도자료에 진짜 적혀 있던 내용은 이것이다. 만약 우리가 산업혁명 이전 수준에 비해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묶어 두고자 한다면 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45퍼센트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평균 기온 상승이 1.5도를 넘어서면 세상이 멸망한다거나 문명이 붕괴할 거라는 이야기를 기후변 화정부간협의체는 한 적이 없다.
- 하지만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 보고서에는 식량 생산이 줄어들 것 이라는 내용이 없지 않은가? 록스트륌의 말을 들어 보자.
"내가 아는 한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는 각기 다른 평균 기온 상승 에 따라 부양 가능한 인구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해 그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았습니다. 평균 기온 4도 상승 때 식량 생산이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선행 연구가 있을까? 나는 궁금했다. “좋은 질문이군요. 그런 연구를 본 적 없 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농학자인 록스트륌의 답변이었다. “대단히 흥미롭고 중요한 질문인 것 같습니다. 사실 과학자들은 이미 그런 연구를 수행했다. 그중 하나는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에서 일하는 록스트륌의 동료 2명이 쓴 것이다. 그 논문 에 따르면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4~5도 상승한다 해도 식 량 생산량은 오히려 더 늘어날 수 있다. 다시 한 번 등장하는 요소들, 즉 비료나 관개 시설, 농업의 기계화 같은 것들이 기후 변화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더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기후 변화 대응 정책 들이 식량 생산을 저해하고 농촌의 빈곤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 이다. 논문의 저자들이 말하는 “기후 정책”이란 더 많은 비용을 들여 에 너지를 생산하거나 바이오 에너지(바이오 연료와 바이오매스(biomass 등)의 사용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그러한 정책으로 인해 토지는 더욱 부족해 지며 식량 가격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 또한 동일한 결론에 도달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 역시 비슷한 결론을 내놓았다. 2050년까지 식량 생산은 30퍼센트 늘어날 것이고, 유엔식량농업기구가 제안하는 '지속가 능한 방식Sustainable Practices' 이 도입될 경우에도 20퍼센트 증가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가 예측하는 모든 시나리오에서 기술 발전의 힘은 기후 변화의 영향력을 명백히 압도하고 있다.
- 소행성 충돌, 초화산super-volcano 폭발, 치명적인 바이러스 확산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충분한 예산을 투입해 왔을 까? 어쩌면 그럴지 모르지만 아닐 수도 있다. 국가는 이런 재앙을 감지 하고 피하기 위해 합리적인 수준의 조치는 취하는 반면, 극단적인 수준의 조치는 대개 취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런 문제들에 극단적인 수준으로 대처하다 보면 사회는 더 가난해질 것이고, 가난해지면 거대한 재난에 더 취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결국 소행성, 초화산, 전염병을 막아내지 못하게 된다.
“부유한 국가일수록 재난 앞에서 회복탄력성이 더 뛰어납니다.” MT의 기후학자 케리 이매뉴얼이 말했다. “그러니 사람들을 더 잘살게 만들어서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해요.”
- 대부분의 에너지 전문가들은 개발도상국의 탄소 배출 역시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정점을 찍고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선진국에서 벌어진 것과 같은 현상이다.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의 풍요를 이루고 나 면 개발도상국의 탄소 배출량은 줄어들 것이다.
결론적으로 오늘날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에 비해 평균 2~3도 상승하는 선에서 머물 가능성이 높다. 티핑 포인트를 넘길 위 험이 생기는 4도보다 확연히 낮은 수준이다. 현재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는 2040년 탄소 배출 현황을 기후변화정부간 협의체의 모든 시나리오보다 낮은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30여 년간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들게 된 변화는 기후 양치기들의 활약 덕분에 일어난 일일까? 그렇지 않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 가장 경제 규모가 큰 국가에서 탄소 배출량이 1970년대에 정 점을 찍고 내려오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석탄에서 천연가스와 원자력으 로 에너지 전환energy transition을 이룬 덕분이다. 빌 매키번, 그레타 툰베 리,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등 많은 기후 활동가들이 맹목적으로 반대하는 기술의 힘으로 우리는 기후 변화를 막아 내고 있다.
- 옥스퍼드대학교 생태학자들에 따르면, 아마존의 식물들은 스스로 생산해 내는 산소의 60퍼센트가량을 호흡 과정에서 소비한다(식물은 낮에는 광합성이 호흡보다 활발해 산소를 방출하고 이산 화탄소를 흡수하지만 밤에는 호흡만 해서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방출 한다. 이 생화학적 과정으로 식물들은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나머지 40퍼 센트는 열대우림의 바이오매스를 분해하는 미생물의 몫이다(바이오매스 는 생태학에서는 단위 시공간 내에 존재하는 생물의 총체를 뜻하지만, 에너지분야에서는 각종 유기물과 유기체 가스, 땔나무와 숯에서부터 화학적으로 추출한 메탄 같은 바이오가스, 에탄올 같은 바이오알코올, 바이오디젤에 이르기까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모든 생물 자원을 가리킨다-옮긴이). “따라서 (식물만이 아닌) 아마존 '생태계' 전체를 놓고 볼 때 아마존이 세계 산소에 기여하는 양은 사실상 제로다.” 옥스퍼드대학교 생태학자들은 이렇게 지적한다. “인간의 관점에서 유의미한 시간 단위(100만 년 미만)에서 보자면 이는 지구상의 어떤 생태계든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허파는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기관이다. 반면에 브라질을 향해 소송을 건 그레타 툰베리와 학생들의 주장과 달리, 아마 존과 모든 식물이 흡수하고 저장하는 탄소는 지구 전체의 25퍼센트가 아닌 5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 오늘날 브라질에서 농경을 위해 숲을 개간하는 일이 그렇게 충격적인가? 다 떠나서, 그건 수백 년 전 유럽에서 벌어진 일이기도 한 데 말이다.
500년 무렵 서유럽과 중유럽의 80퍼센트가량은 숲으로 덮여 있었 다. 1350년이 되자 그 비율은 50퍼센트로 줄어들었다. 역사가들은 800 년에서 1300년 사이 프랑스 숲이 3000만 헥타르(30만 제곱킬로미터)에서 1300만 헥타르(13만 제곱킬로미터)로 줄어들었다고 추산한다. 900년에 독일은 70퍼센트가 숲으로 덮여 있었지만 1900년에는 고작 25퍼센트만 남아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삼림을 개간하고 화석 연료를 사용한 덕분에 부를 쌓을 수 있었던 선진국들, 특히 유럽 국가들은 브라질이나 콩고 같은 열대 지방 국가들이 그들과 같은 방식으로 경제 개발의 길을 걷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바이오매스를 소각할 때 나오는 탄소를 포함시켜 보면 독일을 비롯한 선진국 대부분의 1인당 탄소 대출량은 브라질보다 많다. 브라질에서 아마존 삼림 개간으로 배출하는 탄소량을 포함해도 그렇다.
좋은 소식이 있다. 세계적으로 볼 때 숲이 차지하는 면적은 점점 넓어지는 중이다. 화재 발생 빈도도 낮아지고 있다. 1998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화재로 소실되는 숲의 면적은 25퍼센트나 줄어들었는데, 그 이 주는 대부분 경제성장 덕분이다. 경제성장은 도시 일자리를 만들고, 도 시로 몰려든 사람들은 화전민 생활을 청산하게 된다. 경제 성장은 농부가 불을 지르는 대신 기계를 이용해 숲을 개간할 수 있게 해 준다.
- 전 세계적으로 지난 35년간 사라진 것보다 더 많은 숲이 새로 생겼다. 그 면적을 합치면 텍사스와 알래스카를 합친 정도가 된다. 1995년부 터 2015년까지 유럽에는 벨기에, 네덜란드, 스위스, 덴마크를 합친 것과 비슷한 면적의 숲이 새로 생겨났다.25 그레타 툰베리의 나라인 스웨덴에 서는 지난 100년간 숲이 2배로 늘어났다. 1981년부터 2016년까지 지구 행성의 40퍼센트가량은 “녹화 되었다. 상대적으로 숲이 넓어지고 바이오매스가 증가했다는 뜻이다. 일부는 기존 농경지를 목초지나 숲으로 되돌리는 식으로 녹화되었고, 일부는 특히 중국처럼 의도적으로 나무를 심어 녹화했다. 브라질도 의도적 식수에 따른 녹화가 활발한 경우에 해당한다. 세상은 브라질 하면 아마존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이 있지만, 브라질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발전한 남동부 지역에서는 숲 면적이 오히려 넓어지고 있다. 
- 900년에서 950년 사이 수렵 채집 생활을 하던 마오리족이 긴 항해 끝에 어딘가에 상륙했다. 오늘날 뉴질랜드, 그중에서 아마 북섬에 먼저 도착 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들은 타조처럼 생기고 키가 3.5미터에 달하는 날 지 못하는 새 모아moa가 수두룩하게 돌아다니는 광경을 보고 환호성을 질렀을 것이다. 모아는 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마오리족 사냥꾼들로부 터 스스로를 보호할 만한 수단이 전혀 없었다. 39
모아를 잡기 위해 마오리족은 숲에 불을 질렀는데 그렇게 모아를 숲 가장자리로 몰아가면 훨씬 쉽게 잡을 수 있었다. 마오리족은 식량뿐 아니라 도구와 장신구 재료도 모아에 의존했다. 그러다 보니 모아를 “원 재료”라고 부르게 되었다. 바람이 많이 부는 건기에 모아 사냥을 하려고 불을 놓으면 불은 멀리까지 번져 갔다. 자연환경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고 모아뿐 아니라 다른 생물종의 서식지까지 파괴되었다.
뉴질랜드의 덥고 건조한 여름 날씨 속에서 침엽수림에 화재가 나면 불은 빠르게 번진다. 침엽수림은 재생 불가능하다. 그 자리는 고사리와 양치식물, 이끼 등이 차지한다. 하지만 마오리족은 이런 사실에 개의치 않고 숲에 불을 질렀다. 1769년 뉴질랜드에 상륙했던 영국 탐험가 제임 스 쿡 선장은 이렇게 기록했다. “뉴질랜드의 모든 곳에서 낮에는 연기가 보였고 밤에는 불빛이 보였다.” 
300년 만에 뉴질랜드의 숲 가운데 절반이 파괴되었고 모아는 멸종 위기에 놓였다. 마오리족 스스로도 급격한 환경과 사회 변화에 맞닥뜨리게 되었다. 제임스 쿡이 뉴질랜드에 도착한 무렵 모아를 거의 멸종시킨 마오리족은 화전민이 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리고 말았다.
- 뉴질랜드에서 벌어진 일은 지금으로부터 1만 년 전 세계 각지에서 벌어졌던 일을 전형적으로 반복한 것이었다. 고작 몇백 만 명에 지나지 않던 인류가 매년 수백만 마리 이상의 대형 포유류를 사냥해 결국 멸종 시켜 나갔다.
오늘날 우리는 숲으로 둘러싸인 탁 트인 초원과 초원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물을 보며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환경은 물을 마시러 온 사냥감을 쉽게 잡기 위해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 들어 낸 것일 때가 많다. 사냥을 위해 숲에 불을 질러 초원을 만드는 것은 전 세계 어디서나 수렵 채집인이 즐겨 사용하던 불 사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북아메리카 동부의 숲 너머로 초원이 펼쳐져 있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아메리카 원주민이 5000년 동안 매년 주기적으로 불을 지 르지 않았다면 그 초원은 진작 숲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아마존에서도 수렵 채집인들은 숲에 불을 지르고 새로운 생물종을 들여왔다.
사냥할 때 사냥감을 몰아가는 것은 사냥감을 쫓아가는 것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다. 시간이 흐르면서 야생 동물을 폐쇄된 공간에 몰아 가두다가 가축화해 기르는 쪽으로 발전했다.
불은 인간을 다른 인간과 동물 포식자로부터 지켜 주었고 그 덕분 에 인간은 전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었다. 불을 다루게 된 인간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먹고, 사회를 이루고, 번식하는 존재가 되었다. 불을 이용한 사냥은 또한 우리가 아는 국가와 시장의 탄생에서 중대한 기점이 되었다. 식량을 놓고 다투는 개인이나 집단끼리 경계를 구분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실로 불은 안전, 농경, 사냥의 영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되어 왔다. 
불은 인류가 일부일처제에 근거한 가족 단위를 꾸릴 수 있게 해 주 었다. 불을 피운 화덕 앞에서 인류는 여가를 즐기고 생각에 잠기고 토론을 하며 사회 지능과 집단 지성을 확장해 나갈 수 있었다.  전 지구적으로 진행된 불을 이용한 삼림 파괴는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농업 발전에 일조했다. 블루베리, 헤이즐넛, 곡식 등 유용한 작물 을 기를 수 있게 된 것이다. 놀랍게도 현재는 많은 나무의 씨앗이 불이나야 발아가 되도록 진화한 상태다. 불은 또한 앞서 캘리포니아나 오스트레일리아 사례에서 살펴본 것처럼 숲에 쌓인 나무 바이오매스를 청소해 주는 기능도 한다.
정리하자면 고기를 얻기 위한 불 이용과 삼림 파괴는 우리를 오늘날의 인간으로 만들어 준 중요한 행동 양식이다. 아다리우와 번천 같은 낭만적 환경주의자들이 아마존의 육류 생산 방식을 보고 충격에 빠 지는 건 그들이 인류의 역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뜻일 뿐이다.
- 초기 기독교인들은 숲을 없애는 일을 악이 아니라 선으로 여겼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를 비롯한 초기 교회 성인들은 인간에게 신 의 창조 과업을 완결 짓고 신과 가까운 존재로 성장해야 할 과제가 있다. 고 보았다. 숲과 야생의 땅은 죄악이 꿈틀대는 곳이었다. 농장과 목장을 만들기 위해 숲을 개간하는 것은 신의 과업을 이행하는 일이었다.
인간에게는 환경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 그것은 축복이며 인간 을 동물과 구분 짓는 요소다. 유럽인은 그렇게 믿었다. 수도사들은 숲을 개간해 농경지로 만드는 일을 문자 그대로 지상의 악을 정화하는 활동이라고 받아들였다. 그들이 만들고자 했던 것은 에덴동산이 아니라 새로운 예루살렘이었다. 도시와 시골, 신성함과 속됨, 돈벌이와 믿음이 함 께하는 그런 문명을 건설하고자 한 것이다.
인간은 도시를 건설해 살면서 더 많은 부를 쌓기 시작한 다음에야 자연을 아끼고 배려하고 돌보아야 할 무언가로 여기기 시작했다. 유럽인은 19세기만 해도 아마존을 위험과 혼란이 가득한 “정글”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20세기 후반이 되자 같은 곳을 조화롭고 매혹적인 “열대우림”으로 여기게 되었다.
- 언론을 무대로 삼는 활동가와 TV 다큐멘터리 연출가 등은 아마존 삼림 파괴를 세계의 종말처럼 묘사하고 있다. 이것은 부정확할 뿐 아니 라 불공정하다. 더 나쁜 건 그들의 보도로 인해 브라질 내부 갈등이 더 욱 양극화된다는 점이다. 농부와 환경 운동가 양쪽 입장이 극단으로 갈 린 가운데 실용적인 해법을 찾는 일은 더욱더 어려워지고 있다.
아마존이 “지구 산소의 20퍼센트를 공급한다는 환상은 1966년 코 넬대학교의 어떤 과학자가 내놓은 논문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4년 후 한 기후학자는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왜 우리가 그 문제를 걱정할 필요 없는지 설명했다. “인간이 초래하는 환경 문제에 대한 고민 거리 목록 중 빠지지 않는 게 있다면 바로 산소 공급에 대한 것이다. 그 러나 산소 공급은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부족해지지 않을 것이며, 이는 인류의 행운이라 할 수 있다.
- 그 많은 플라스틱은 다 어디로 갔을까
2007년에서 2013년 사이 9명의 과학자가 팀을 꾸려 각기 다른 장소에 서 총 24회의 탐사를 진행했다. 바다로 흘러든 쓰레기의 총량을 파악하 기 위해서였다. 바닷물은 큰 흐름을 이루며 돈다. 그것을 환류라고 하는 데 쓰레기는 그 흐름 속에 갇히게 된다. 지구상에는 총 5개의 환류가 존 재한다. 과학자들은 모든 환류를 탐사했다. 보트 꽁무니에 그물을 걸고 총 680회에 걸쳐 쓰레기를 건져 올린 후 현미경을 이용해 자연적으로 생성된 물질을 분리했다. 그리하여 0.01밀리그램에 근접한 단위로 개수를 세고 무게를 쟀다. 과학자들은 891차례에 걸쳐 쓰레기를 직접 눈으로 조사했다. 또한 그들은 바람 때문에 플라스틱이 물속에서 수직으로 섞이는 것까지 감안해 플라스틱이 바다에서 퍼져 나가는 방식에 대한 모델을 만들어 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스스로 발견한 사실에 놀라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전 세계 해수면에 떠 있는 모든 크기의 플라스틱 쓰레기 총량은 매년 생산되는 플라스틱의 0.1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더 충격적인 사실도 있었다. 미세플라스틱이 그들이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100분의 1 수준으로 적었다.  대체 그 모든 미세플라스틱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과학자들은 여 러 가능성을 제시했다.  첫째, 크기가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플라스틱은 더 빠른 속도로 분 해되기 시작한다. “주변의 분해 요소와 작용하는 속도가 극적으로 빨라지면서 플라스틱이 산화되는 정도가 커질수록 생분해의 가능성 또한 커지기 때문이다.
둘째,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는 해양 생물들이 “미세플라스틱을 배설물 덩어리로 뭉쳐서 가라앉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을 먹는 것은 바닷새나 포유류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바다 표면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듯하다. 결국 과학자들은 우리가 여전히 모르는 게 많다고 강조한다. “그 모든 플라스틱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많은 부분 공란 으로 남아 있다”라고 그들은 결론 내린다. “바다에서 대형, 중형, 미세플 라스틱이 어떠한 동역학으로 움직이는지 그 과정을 탐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
- “사람들은 '바이오'라는 말이 붙으면 그냥 더 좋은 거라고 여기곤하죠.” 피게너는 말했다. “그렇지가 않아요. 그러니까 '바이오'라는 말은 그저 원자재를 어디서 얻는지 표현하는 말일 뿐이잖아요. 사탕수수를 원재료로 썼다고 해서 그 플라스틱이 생분해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거죠.
사탕수수로 만들어지는 바이오플라스틱의 생애 주기를 살펴보면 호흡기 건강, 스모그, 토양 산성화, 암 유발, 오존층 파괴 등에서 화석원료 플라스틱보다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탕수수 기반 바이오플라스틱은 분해되는 과정에서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 을 화석 연료 기반 플라스틱보다 더 많이 배출한다. 이처럼 종종 바이오 플라스틱은 분해되면서 일반 플라스틱을 매립할 때보다 더 많은 대기오염 물질을 발생시킨다
- 일반 플라스틱은 석유와 가스 산업의 부산물인 수지를 재료로 삼는 반면 바이오플라스틱의 원료는 작물이다. 재배하는 땅이 필요하다. 바이오 연료가 미국의 옥수수 에탄올이나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팜 유를 원료로 생산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바 이오 연료용 팜유를 생산하기 위해 멸종 위기종인 오랑우탄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있다.
플라스틱은 석유와 가스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만 들기 때문에 추가로 농경지나 삼림이 필요하지 않다. 반면 화석 연료 플라스틱을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대체할 경우 미국 농경지는 5~15퍼센트가 더 늘어나야만 한다. 화석 연료 플라스틱을 옥수수 원료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대체하려면 18만 제곱킬로미터의 옥수수 재배지(미국 전체 옥 수수 수확량의 40퍼센트에 해당한다), 또는 12만 제곱킬로미터의 스위치그래스switchgrass 목초지를 추가 확보해야 한다
- 경제가 발전해야 쓰레기 관리 시스템이 도입된다. 2020년 초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플라스틱의 생산과 사용을 줄이기 위한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2020년 말부터 중국 대도시의 슈퍼마켓, 쇼핑몰, 음식 배달 업체는 비닐봉투를 사용할 수 없다. 중국이 쓰레기 수거 및 관리 체계를 만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점은 지적해 둘 만하다.
가난한 나라는 우선순위가 다르다. 상하수도, 홍수, 에너지 관리 기반 시설을 갖추는 일이 플라스틱 쓰레기 수거 처리보다 훨씬 높은 순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 이는 미국이나 중국 같은 나라가 진작에 겪어 온 경로다. 파이프, 하수도, 정화조 등을 통해 사람들이 배출하는 배설물을 수거하고 처리하는 체계를 갖추지 못하면 건강에 훨씬 크고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또 콩고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홍수관리 시스템이 없으면 쓰레기 처리 시스템이 없을 때보다 집, 농장, 공중 보건이 훨 씬 큰 위험에 노출된다. 그리고 다음 장에서 살펴보겠지만, 현대식 에너지 시스템의 부재는 가난한 나라 사람들과 멸종 위기종 모두를 위협하 는 가장 심각한 위험 요인 중 하나다.
- 고릴라와 다른 야생 동물들을 진정 위협하는 건 석유 회사나 경제성장이 아니다. 2014년 12월 그 지역을 방문했을 때 나는 확실히 알게되었다. 가난하기 때문에 나무를 연료로 쓰는 것이 진정한 문제였다. 콩고에서는 취사용 연료의 90퍼센트 이상이 나무 또는 숯으로 충당된다. 콩고 여행 가이드였던 칼레브와 통화하자 그가 지적해 준 내용이기도 하다. “고릴라 서식지 가까운 곳에 마을이 있죠. 그 마을 사람들은 요리를 하기 위해 숯이 필요하고요."
- 도시화, 산업화, 에너지 소비가 가져다준 긍정적 효과는 압도적이라 할 수 있다. 인류 전체를 놓고 볼 때 실로 그렇다. 산업화 이전까지 인류의 평균 수명은 30세였으나 지금은 73세에 달한다. 영아 사망률은 43퍼센트에서 4퍼센트까지 줄어들었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에 따르면 1800년 이전에 살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극히 가난한 상태에 머물 러 있었다. “평균 소득은 오늘날 아프리카 최빈국의 수준(연평균 500달 러)과 같았다"라고 그는 이야기한다. “게다가 세계 인구 중 거의 95퍼센 트가 오늘날 기준에서 볼 때 '절대 빈곤’ (하루 1.9달러 이하 소득) 상태로 살았다.” 핑커에 따르면 산업혁명 덕분에 인류는 가난으로부터 “위대한 탈출”을 하게 되었다. 그 위대한 탈출은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1981년부터 2015년 까지 절대빈곤에 시달리는 사람은 전체 인류의 44퍼센트에서 10퍼센트까지 줄어들었다.
이러한 진보의 결과 우리는 식량, 에너지, 소비재 등을 생산하기 위 해 이전보다 훨씬 적은 자원과 노동력을 투입하며 살아간다. 대신에 우 리의 정신을 투입하는 일, 우리 삶에 의미와 목적을 부여하는 일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 지난 200여 년에 걸쳐 확인된 사실이 있다. 가난한 국가가 발전을 이루기 위해 모든 부패를 근절하거나 모든 이를 교육해야 할 필요는 없.다. 공장이 자유롭게 잘 돌아가고, 정치인들이 기업을 지나치게 쥐어짜서 망하게 하지만 않는다면, 완전한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제조업은 경제 발전을 견인해 낼 수 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국가가 점점 부유해지면 부패도 줄어든다. 최소한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그랬다.
- 인류가 인구 정점을 찍고 인구 감소로 돌아서게 될 시점은 언제일까. 많은 인구학자들이 동의하는 바에 따르면 그 시점은 콩고 같은 사하 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이 산업화를 언제 이루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베르나데테 같은 시골 지역 거주민이 도시로 이주해 공장에서 일하고, 돈을 벌고,아이를 적게 낳을 때 비로소 지구의 인구폭발은 멈추게 된다. 이 과정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의 직관과 반대되기 때문이 다. MIT의 기후학자인 케리 이매뉴얼의 설명을 들어 보자. “2070년까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최소화하고 싶다면 인도의 석탄 화력 발전을 더욱 늘려야 해요. 말도 안 되는 소리처럼 들리죠. 석탄은 끔찍한 탄소 배출원이니까. 하지만 석탄을 더 많이 땐다는 것은 인도 사람들이 더 부유해진다는 말과 같아요. 더 부유해지면 아이를 덜 낳겠죠. 아이를 덜 낳으면 인구 성장이 멈추고, 인구가 줄어들면 탄소 배출량이 낮아집니 다. 그럼 2070년쯤에는 사정이 훨씬 나아질 거예요.”
콩고는 경제 개발 경쟁의 후발 주자다. 국제 시장에서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선발 주자에 비해 훨씬 더 어려운 싸움을 해 나갈 수밖에 없다.
반대로 말하자면 오늘날의 선진국, 즉 산업화의 선발 주자는 가난한 후발 주자가 산업화를 이룰 수 있도록 다각도로 도와야 마땅하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선진국은 정반대로 행동하고 있다. 후진국의 가난을 과거의 일로 만들기는커녕 계속 가난한 상태에 묶어 두려 든다.
- 드레이크가 유전 개발에 성공한 지 2년 후인 1861년 잡지 《배너티 페어Vanity Fair》에 인상적인 만평이 실렸다. 턱시도와 드레스를 빼입은 향유고래들이 지느러미로 서서 무도회장에서 춤을 추고 샴페인을 마시며 축하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만평 아래 붙은 글 내용은 이랬다. “펜실베이니아 유전 발견을 축하하며 고래들이 무도회를 열었다.
고래잡이들이 고래를 너무 많이 잡아 멸종 위기로 몰고 갔지만 역사학자들의 시각은 냉정하다. 고래가 심각하게 줄어들어서 미국 포경산업이 위축되었다는 증거는 없다.” 더 높은 에너지 효율을 지니는 대체물질 개발만이 그들을 막아설 수 있었다. 이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 훈을 안겨 준다. 환경 면에서는 또 다른 면에서는 안 좋은 제품이 있다. 면 그것이 사라지기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무슨 얄궂은 운명의 장난일까. 자본주의는 고래의 생명을 한 번만 구하지 않았다. 두 번이나 살려냈다. 1900년 무렵 포경업은 사양산업이 된 듯했다. 미국 포경업의 생산 규모는 한창때의 10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했다. 포경업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건 몇몇 종의 고래를 염가에 제공하는 노르웨이 어부들 때문이었다. 게다가 고래수염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존재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아직 세상에는 고래수염을 대체할 만한 석유 화합물 플라스틱 소재가 존재하지 않았기에 사람들은 고래를 잡아 입속에서 수염을 뽑아 썼다. 그런데 불현듯 포경업이 되살아났다. 그것도 퍽 큰 규모로 되살아 났다. 1904년에서 1978년 사이 포경업자들은 100만 마리의 고래를 사냥했는데 이는 19세기 전체에 잡은 고래의 3배에 육박하는 숫자다. 다양한 혁신이 일어나면서 고래기름의 새로운 용도가 발견된 것이 원인이었다. 1905년 유럽 화학자들은 액체 기름을 고체 기름으로 굳혀 비누를 만드는 방법을 찾아냈다. 니켈을 촉매로 사용해 기름에 수소 가스를 불어넣는 과정이 들어갔기에 이와 같은 공법을 수소화 hydrogenation 라 부르게 되었다. 1918년에는 고래기름을 고체화하면서 역한 냄새와 맛을 제거하는 방법이 발견되었다. 고래기름으로 버터 대신 마가린을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업계의 화학자들은 거의 전적으로 팜유만을 이용해 마가린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고래를 잡으러 나갈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1940년 무렵 팜유 대부분은 고래기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콩고에서 생산되고 있었다. 1938년부터 1951년 사이 식물성 기름 을 원료로 사용한 마가린의 소비는 4배로 뛰었다. 반면 고래와 생선 기름으로 만든 마가린의 수요는 3분의 2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비누의 원료로 고래기름이 사용되는 비율은 13퍼센트에서 고작 1퍼센트로 낮아 졌다.28 1930년대만 해도 세계에서 유통되는 지방 중 고래기름이 차지하는 비중은 9.4퍼센트였으나 1958년에는 1.7퍼센트까지 낮아졌고, 1950년대 내내 고래기름의 가격은 꾸준히 하락했다.
- 천연가스 프래킹으로 인해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노천 석탄 광산 역시 62퍼센트 줄어들었다.  셰일층을 고압의 물로 파쇄해 천연가스를 채굴하는 것과 산을 통째로 깎아 석탄을 채굴하는 것, 양자의 환경 피해 차이는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노천 광산 개발로 인해 애팔래치아산맥 중부와 남부에서는 500개 이상의 산이 송두리째 깎여 나가 생태계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 다. 그 면적을 모두 합치면 4000제곱킬로미터가 넘는다. 석탄을 채굴 하기 위해 광업 회사가 산을 깎는 과정은 이렇다. 숲을 밀어 버리고 산 에 다이너마이트를 꽂아서 수백만 톤의 바위를 폭파한 후 발파한 암석을 인근 계곡에 갖다 버린다. 깨진 바위에서는 중금속과 기타 유독성 물질이 유출되어 야생 동물과 곤충, 사람에게 해를 끼친다. 작업 과정에서 날리는 먼지는 광부들뿐 아니라 인근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그 어떤 에너지 전환이든 인간과 자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프래킹은 파이프와 석유, 가스 저장소, 트럭 등을 끌어들인다. 평화로웠 던 풍경에 가스 채굴 시설이 들어서면 사람들이 불만을 느끼는 것은 당 연하다. 프래킹 과정에서 미세한 지진이 발생하기도 하며 프래킹에 사 용한 오염수를 무단으로 방류하기도 한다. 이런 문제들은 사소한 일이 아니며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하지만 석탄 채굴에서 발생하는 문제와는 비할 바가 못 된다. 노천 광산 개발로 산이 깎여 사라지고 강 생태계가 파괴되는 일은 지난 수십 년간 계속 악화되어 왔을 뿐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천연가스 프래킹이 석탄 채굴보다 환경에 부담을 덜 준다는 것은 두 에너지원의 에너지 밀도를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네덜란드의 천연 가스 매장 층은 세계에서 가장 생산성 높은 석탄 광산과 비교해도 에너 지 밀도가 3배나 높다. 오늘날 다수의, 아니 대부분의 과학자와 환경주의자는 천연가스로 석탄을 대체해야 한다는 견해를 지지한다. 
-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에서 포어는 공장식 축산이 방목형축산보다 자연환경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을 편다. “만약 우리 소비자들이 주어진 땅이 제공하는 만큼만 돼지와 닭을 먹게끔 스스로 욕망을 조절할 수 있다면 방목형 축산에 제대로 반박할 방법은 없을 것 이다.28 하지만 포어가 말한 것처럼 우리가 “인구 과잉 시대를 살고 있 다면 어떻게 방목형 축산이 자연에 더 이로울 수 있단 말인가?
축산업에 대한 15건의 연구를 종합해 보면 공장식 축산 대신 방목 형 축산을 택할 경우 소고기 1킬로그램당 14배에서 19배의 땅이 더 필 요해진다. 땅뿐 아니라 물과 같은 다른 요소 역시 마찬가지로 더 필요할 수밖에 없다. 효율성이 극대화된 선진국의 공장식 축산은 가난한 나라의 소농보다 적은 양의 물을 소비한다. 방목형 축산은 공장식 축산에 비해 소고기 1킬로그램당 300~400퍼센트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 차이는 소가 무엇을 먹고 얼마나 오래 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공장식 축산 체계 속에서 소는 9개월까지 목초지에서 크다가 그 후로는 사육장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14개월에서 18개월 사이가 되면 도축된다. 반면 풀을 뜯고 자라는 목장의 소들은 평생을 목초지에서 살아가며 18개월에서 24개월이 되어서야 도축된다. 이렇듯 목장에서 풀을 뜯 고 자란 소들은 천천히 살이 찌면서 오래 살기 때문에 배설물과 메탄가 스를 더 많이 배출할 수밖에 없다.
더 오래 살 뿐 아니라 섬유질 중심의 먹이를 먹는 결과로 방목해 기른 소는 더 많은 메탄가스를 배출한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해 볼 때 사료를 먹여 키운 소는 들판에서 풀을 먹고 자란 소보다 4~28퍼센트가량 기후 변화 방지에 도움을 준다고 할 수 있다. 
공장식 축산을 버리고 동물을 자유롭게 풀어 놓는 방목형 축산으로 이행하고자 한다면 훨씬 더 넓은 땅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마운틴고릴라나 노란눈펭귄 같은 위기에 빠진 야생 동물의 서식지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포어는 의도치 않게 19세기에나 통용되었던 농업 방식을 옹 호하고 있지만, 만약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세상이 굴러간다면 비룽가 국립공원 같은 자연 보호 지역은 모두 거대한 소 목장이 되어 버리고 말 것이다.
- 1965년 이래 글로벌 에너지 정책 분야에서는 일종의 의도치 않은 대규모 실험이 진행되어 왔다. 1965년부터 2018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에는 2조 달러, 태양광과 풍력에는 2조 3000억 달러의 투자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그 결과를 보면 원자력은 태양광과 풍력을 합친 것보다 2배나 많은 전기를 생산해 냈다.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의 일정이 지연되고 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에서 곧잘 벌어지는 일이다. 심지어 지금은 잘 작동하면서 높은 수익을 내는 원자력 발전소들 역시 건설 과정에서는 일정 지연과 비용 증가를 겪곤 했다. 원전 가동 비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건설 비용 부담은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다. 원자력 발전소의 수명은 50년에서 80년까지 연장 가능하다는 점을 놓고 볼 때 더욱 그렇다.
방사능 폐기물은 어떨까. 통념과는 정반대다. 전력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 중 가장 안전한 최선의 폐기물이 바로 방사능 폐기물이다. 지금껏 원전에서 나온 방사능 폐기물 때문에 사람이 죽거나 다친 일은 단 한 건도 없었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원전 폐기물이라고 할 때 그것은 대부분 사용 후 핵연료를 의미한다. 사용 후 핵연료는 물이 담긴 저장조에서 2, 3년간 식힌 후 강철과 콘크리트로 된 저장 용기에 넣어서 흔히 건식 저장고라 불리는 곳에 보관하게 된다. 원자력은 현존하는 전력 생산 방식 중에서 배출되 는 폐기물을 전량 밀폐해 처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발전 방식이다. 그 외 의 모든 발전 방식은 폐기물을 자연환경에 배출할 수밖에 없다.  배출량이 턱없이 적다는 것은 핵폐기물이 가진 최고의 장점 중 하 나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나온 사용 후 핵연료를 다 합쳐도 미식축구장 넓이에 22미터가 안 되는 높이의 단일한 공간에 보관할 수 있다.
- 반핵 운동가들은 진심으로 원자력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을까?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다. 디아블로 캐니언 원자력 발전소 계획을 포기하게 만든 시에라클럽 회원 중 한 사 람이 고백한 말을 들어 보자. “나는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에 대해 실은 신경조차 쓰지 않았습니다. 세상에는 아무튼 너무 많은 인구가 살고 있으 니까요. 이런 생각이었죠. 고귀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좀 지저분한 수단을 써도 괜찮다고,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마키아벨리식 사고방식이다. 페서넌이 그렸다. 그는 동료들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꾸짖었다. “우리도 저들 처럼 편편하게 굴어야죠. 그러면 우리는 전에 없이 확고한 입지를 차지 할 겁니다. 
페서넌과 반핵 운동을 함께했던 한 동료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을 최대한 끌어모으고 흥분시키고 싶다면 가장 감정적인 요소들을 찾아내 동원해야 합니다.
시에라클럽 이사회를 떠난 풍경 사진작가 앤설 애덤스는 그 시절을 끝쓸하게 회고했다.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정직과 담을 쌓을 수 있다는 걸 그때 보게 되었습니다.” 
- 1945년 이후 국제정치 분야의 전문가들은 대체로 그 분야의 거목인 케네스 월츠Kenneth Waltz의 주장, 인류가 핵무기를 폐기할 수 있으리라는 이상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에 동조해 왔다. 만약 두 나라가 핵무기를 폐기한 후 다시 전쟁에 돌입한다고 해 보자. 두 나라는 "미친 듯한 속도로 다시 핵무장할 것이다.
"인류가 그 봉인을 해제하는 방법을 알아 버린 지금 원자력 에너지를 우리의 삶에서 악마처럼 쫓아낼 수 있을 항구적 방법은 없다.”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위해 작성한 1952년 보고서에서 내린 결론이다. “한쪽이나 다른 쪽이 결국 원자폭탄을 만들고 사용할 가능성이 존재하는 한 전면전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130 이런 주장은 핵무기 폐기론자들 사이에서도 발견된다. 앨버트 아인슈타인과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1955년 공동으로 다음과 같은 글을 발표했다. “평화 시기에 수소폭탄을 사용하지 말자는 협약을 맺는 것은 전쟁이 벌어지고 나면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 만약 한쪽이 수소폭탄을 만들었고 다른 쪽은 그렇지 않다면 핵무기를 가진 쪽이 못 가진 쪽에 대해 승리를 거두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핵무기가 사라질 수 있다고 믿는 미국인은 전체 인구 중 25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1945년 7월 16일 세계 최초의 원자폭탄 실험이 성공한 후 《뉴욕타임스》의 기자는 원자폭탄의 아버지 로버트 오펜하이머에게 심경을 물 었다. 오펜하이머는 대답했다. “아직 군대에 갈 나이가 안된 수많은 소 년들이 이 폭탄 덕분에 목숨을 건질 겁니다.” 
그리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됐다. 오펜하이머 는 그 후 이렇게 말했다. “원자폭탄은 너무나 끔찍한 무기입니다. 이제 전쟁은 불가능해졌습니다.” 
- 풍력 에너지는 간헐적으로 생산된다. 그렇기에 풍력 에너지가 전력 체계 속에서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 비용은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되어 왔다. 가령 독일의 경우 풍력이 전체 전력 의 20퍼센트를 차지할 때 전력망을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60퍼 센트가 늘어난다. 풍력이 40퍼센트에 달하게 되면 전력망 유지 비용은 100퍼센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람은 불다가 멈추기 마련이다. 그럴 때를 대비해 풍력 발전소는 반드시 예비용 발전소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은 천연가스 발전소가 그 역할을 한다. 풍력 발전소는 건설과 유지 비용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외진 곳에 건설되기 마련이어서 전력망과 연결하기 위해 송전선을 더 가설해야만 한다. 풍력은 근본적으로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자연 현상에 따라 발전량이 오르내린다. 그것을 안정화하기 위해 추가 설비와 인력이 필요하다. 기후와 에너지 과학자 집단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이 태양광과 풍력으로 전환할 때 대륙 단위의 기상 현상과 계절 변화를 고려할 경우 배터리 에너지 저장소의 설치와 운영 비용으로 23조 달러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한다. 참고로 2019년 미국의 GDP는 22조 달러다.
- 태양광 패널의 효율이 높아지고 풍력 터빈의 크기와 발전량이 개선 될 수는 있다. 하지만 태양광과 바람이 지니는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는 없다. 풍력 터빈의 최대 효율은 59.3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이미 100년 전부터 과학자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던 사실이다. 태 양광 패널이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1제곱미터당 50와트 이상 전력을 생산할 수는 없다. 반면 천연가스와 원자력 발전소의 에너지 밀도는 1제곱 미터당 2000~6000와트 사이를 오간다.
태양광 단지를 늘려 나갈 때는 다른 산업 시설을 확장할 때와 마찬 가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건설 지역의 야생 환경을 통째로 들어내야 한다는 뜻이다. 아이밴파 발전소를 짓기 위해 건설업자들은 환경학자들을 고용해야만 했다. 건설 예정지에 살고 있는 멸종 위기 사막거북 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거북들을 굴에서 꺼내어 픽업트럭 짐칸에 싣고 옮겨 가 우리에 가둬 두었는데 거기서 많은 거북들이 죽고 말았다.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은 또한 생산 과정에서 더 많은 자원을 소 비한다. 폐기하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자원 역시 더 많을 수밖에 없다.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때는 원자력 발전소에 비해 시멘트, 유리, 콘크리트, 강철 등의 자원을 16배나 많이 소비하며 300배나 많은 폐기물을 만들어 낸다.
- 지금까지 우리는 오직 전기만을 놓고 계산기를 두드려 보았다. 만약 우리가 전기 외의 다른 에너지까지 모두 신재생 에너지로 충당하려 든다면 필요한 공간의 면적은 상상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게 된다. 가령 지금 미국에서 소비되는 모든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원에서 생산한다. 면 미국 전체 국토의 25~50퍼센트를 에너지 생산에만 써야 할 것이다. 반면 오늘날의 에너지 시스템은 미국 전체 국토의 고작 0.5퍼센트만을 사용하면서 미국 전역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단순한 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은 그것을 건설하고, 생산된 에너지를 저장하는 데 투자한 만큼의 에너지를 생산해 내지 못한다.
한 선구적 연구에 따르면 독일의 경우 원자력 발전소와 수력 발전댐은 각각 건설할 때 투입한 에너지의 75배, 35배를 생산해 낸다. 하지 만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는 각각 건설할 때 투입한 에너지의 1.6배, 3.9배, 3.5배만을 생산할 뿐이다. 반면 석탄, 가스, 석유 같은 화석 연료는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의 약 30배를 되돌려 준다.0
산업혁명은 석탄의 에너지 밀도가 나무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가 능했다. 같은 원리로 에너지 밀도가 훨씬 낮은 태양광과 풍력으로는 오 늘날의 고에너지 도시 산업 사회와 문명을 지탱할 수 없다. 
- 앞서 살펴본 것처럼 에너지 도약'은 현실 속에서 벌어지지 않는다. 1인당 국민 소득은 1인당 에너지 소비와 거의 정확하게 정비례한다. 에 너지를 적게 쓰는 부유한 국가도 없고 에너지를 많이 쓰는 가난한 나라 도 없다. 물론 유럽인은 평균적으로 미국인에 비해 에너지를 적게 쓰는 편이지만 그것은 유럽인이 환경주의의 미덕을 가슴에 새긴 채 살아가기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는 인구 밀도가 높은 탓에 자동차보다 기차나 지하철을 많이 타고 다니기에 벌어지는 일이다.
게다가 선진국의 에너지 소비는 전반적으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전기를 비롯해 난방, 취사, 교통에 사용되는 1차 에너지 사용량을 합해보면 유럽의 경우 1966년에는 1만 2500와트시를 사용했으나 2018년에 는 2만 3500와트시를 사용했다. 같은 기간 북아메리카 지역의 1차 에너 지 사용량 역시 1만 7000와트시에서 3만 3000와트시로 늘어났다.
물론 지난 10년간 선진국의 1인당 에너지 소비가 완만하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에너지 효율이 높아져서도 아니고 환경보호 담론의 영향력이 커진 덕분도 아니다. 에너지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제조업이 중국 등으로 이전한 영향이다.
- 중국에서 수입해 오는 제품에 “내재된” 탄소 배출을 포함해 계산하면 1990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의 탄소 배출은 9퍼센트가 아니라 17퍼 센트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국의 탄소 배출은 27퍼센트 줄었지만 수입 제품에 “내재된” 탄소 배출을 함께 계산하면 11퍼센트 줄어들었다.
환경주의자들은 부유한 국가에서는 에너지 소비를 억제해 경제 발 전을 가로막을 정도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아 왔다. 하지만 약 하고 가난한 나라에 대해서는 지난 50년간 에너지 소비를 억제해 경제 발전을 가로막기에 충분한 권력을 휘둘러 왔다. 현재 세계은행은 수력 발전, 화석 연료, 원자력처럼 저렴하고 신뢰성 있는 에너지원에 지원하 던 자금을 태양광과 풍력처럼 비싸고 신뢰도가 떨어지는 에너지원 쪽으로 돌려 투입하는 중이다. 2019년 10월 유럽투자은행European Investment Bank은 가난한 나라에 화석 연료 발전소를 짓기 위한 일체의 자금 지원을 2021년부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 가난한 국가에 화석 연료와 수력 발전소 등으로 저렴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방안에 대해 모든 환경주의자가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선진국을 부유하게 만들어 준 기술을 가난한 개발도상국에는 도입하지 못하 도록 가로막는 행동은 비윤리적이다. 내 경험에 따르면 선진국에 사는 환경주의자 상당수가, 아니 어쩌면 대부분이 이 생각에 동의하고 있다. | 하지만 서구 NGO와 유엔 산하 기구의 지도부는 생각이 다른 것 같 다.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 보고서의 저자들 중 상당수 역시 마찬가지 다. 그들은 지난 20여 년간 선진국의 공적 자금과 사적 기부금이 저렴한 에너지로 향하는 것을 가로막고 대신 값비싸고 신뢰도가 떨어지는 신재생 에너지에 투입되도록 유도해 왔다.
- 2018년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는 보고서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댐, 천연가스 발전소, 원자력 발전소 같은 중앙 집중식 에너지원을 버리고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같은 탈중앙 집중식 에너지원을 택함으로써 가난 한 국가들은 에너지 도약을 이룰 수 있다고. 하지만 이 보고서에는 에너지 도약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폭로한 판 벤텀이나 다른 경제학자들의 연구는 인용되지 않았다. 2019년 독일 환경 단체 우르게발트Urgewald를 비롯한 다수의 NGO 들은 거대한 수력 발전 댐이나 화석 연료 발전 시설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줄이고 소규모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에 자금을 지원하라고 세계은행에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 고드윈과 콩도르세는 모두 오늘날 우리가 계몽주의라 부르는 사상 의 일면을 보여 준다. 또한 두 사람 모두 “휴머니스트”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이성을 사용하는 능력을 지닌 인간이 특별하다고 믿었다. 이들 은 인간이 신의 선택을 받아 세상을 다스릴 권한을 부여받았다는 유대 교-기독교식 사고방식을 세속화했던 셈이다.
봉건 군주제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에 자리를 내주면서 계몽적 휴 머니즘은 지배적인 정치 이데올로기로 자리 잡았다. 콩도르세는 이런 미래를 예견했다. “이 전부를 놓고 볼 때 기술과 인류의 발전은 극히 작은 땅을 이용해 아주 많은 인구를 부양하는 일을 가능케 할 것이다. "
-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Thomas Robert Malthus라는 경제학자는 이런 계몽적 낙관주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30대 초반의 나이에 고드윈과 콩도르세를 논박하기 위한 책을 펴냈다. 1798년 출간한 인구론 An Essay on the Principle of Population.
맬서스는 인류의 진보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보았다. 식량은 산술 급수적으로(1, 2, 3, 4 같은 식으로) 늘어나는 데 반해 인류는 기하급수적으로(2, 4, 8, 16 같은 식으로) 번식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그러므로 진보는 필연적으로 인구 과잉과 기근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터였다. “따라서 가난한 이들의 삶은 훨씬 나빠질 수밖에 없으며, 그들 중 다수 는 심각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인구 증가의 힘은 지구가 제공할 수 있는 인구 부양력을 훨씬 능가한다. 그러니 인류는 어떤 형태로건 평균 수명보다 이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본인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독자들이 혹시 이해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던지, 맬서스는 《인구론》 2판을 찍으며 이런 인상적인 구절을 덧붙여 놓았다.
- 이미 남들이 차지한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부모로부터 충분히 얻지 못한다면, 그리고 사회가 그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최소한의 식량을 요구할 권리조차 없으며, 사실상 자신이 발 디딘 곳에 남아 있을 자격조차 없다.
고드윈은 피임처럼 “인구 증가를 통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라고 지적하면서, 맬서스가 불가피하다고 이야기한 대기근을 인간 사회는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술 발전은 적은 땅에서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는 게 가능케 해 줄 터였다.
맬서스는 사람들이 피임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넘어 피임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대응했다. 왜일까? 피임은 “비자연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맬서스에 따르면 대기근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오랜 금욕뿐이었다. 결혼을 늦게 하고 아이를 조금 낳는 것만이 해법이었다.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기아가 닥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피임 하지 않는 것을 인구 문제의 해법으로 내놓은 것이다. | 맬서스는 가난한 이들을 걱정했지만 동시에 가난한 이들을 가난한 상태에 묶어 놓는 정책을 옹호했다. 그는 제조업보다 농업을 선호하는 귀족적인 지배 체제를 지지했으며, 육체노동을 하지 않는 귀족으로서 누리는 전원생활의 우월성을 주장했다.
- 그렇다면 인터내서널리버스는 왜 댐 건설에 반대하는 것일까? 댐을 지으면 수상 레포츠인 래프팅을 즐길 수 없다는 것이 이유 중 하나다. “바토카협곡Batoka gorge에 댐이 지어지면 협곡물이 엄청나게 불어나 세계 최고의 래프팅 명소인 빅토리아폭포 지역 급류를 삼켜 버릴 것이다”라고 인터내셔널리버스는 한탄했다. 전 세계 래프팅 애호가들이 연 대해 이 댐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인터내셔널리버스를 비롯한 여러 NGO들과 비슷한 정서를 지닌 학 자들이 있다. 이런 학자들은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불안정한 전력 공급 원이 수력 발전처럼 저렴하고 신뢰성 높은 에너지원보다 바람직하다는 내용의 연구를 발표한다. 2018년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의 연구자들은 잉가댐을 짓기보다 태양광 패널과 풍력 발전기 그리고 천연가스 발전소를 이용하는 것이 더 저렴할 것이라는 연구를 발표했다.
하지만 지금껏 수많은 빈곤국의 도시화, 산업화, 개발은 댐 건설과 함께 시작되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댐은 저렴한 비용으로 건설 가능하며,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해 주고, 건설과 운용 방식이 간단할 뿐 아니라 100년 또는 그 이상 지속가능하기 때문이다. 콩고가 안전하고 평 화롭고 좋은 나라가 되는 것은 콩고에 잉가댐이 건설된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 계획대로 완성된다면 잉가댐은 대단히 높은 에너지 밀도를 지니게 된다. 따라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전 세계의 다른 댐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19 잉가댐은 스위스의 댐들에 비해 3배나 높은 에너지 밀도를 지니 도록 설계되었다. 반대로 말하자면 스위스 곳곳에 지어진 댐들은 잉가댐보다 환경에 3배나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스위스와 캘리포니아에는 100년 넘게 강을 틀어막은 채 저렴하고 풍부한 전기를 안정적으로 생산 하고, 식수와 농업용수를 제공하며, 홍수를 예방해 주는 수많은 댐이 들 어서 있다. 그런데 인터내셔널리버스는 그런 댐들을 파괴하자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 지금까지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과학이 입증하는 사실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직관적 견해에 근거해 환경 문제를 둘러싼 다양한 행동, 기술, 정책을 지지하는 경우를 살펴보았다. 이런 직관적 견해는 '자연적인 것 이 좋다'는 오류에 빠지기 십상이다.  '자연적인 것이 좋다' 오류는 가령 거북 껍질, 상아, 야생 어류, 유기농 비료, 나무 연료, 태양광 발전 단지 같은 것을 “자연의 산물로 여긴다. 그러면서 그런 “자연적인" 것이 화석 연료에서 추출한 플라스틱, 양식 어류, 화학 비료, 원자력 발전소처럼 “인공적인것보다 더 친환경적 이며 인류에게 좋다고 본다.  이런 생각은 두 가지 측면에서 오류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인공적 인 것 역시 자연적인 것만큼이나 자연적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최근에 만들어졌을 뿐이다. 둘째, 더 오래된 “자연적인 것을 좋아하면 지구와 인간 모두에 “나쁘다. 만일 우리가 바다거북, 코끼리, 야생 어류를 보호 하고자 한다면 자연적인 것은 결코 좋지 않다.
- 우리는 자연에 대해 이와 같은 배경 문화와 무의식적 사고를 품고 있다. 내 경험에 따르면 이 오류와 편견은 대단히 강력하다. 신재생 에너지와 유기농이 자연과 풍광에 더 큰 해를 끼친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가 수없이 많지만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 환경 운동가들을 많이 만나 봤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그들은 “자연적인 것은 그 자체로 환경에 이롭다는 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자연을 바라보는 비합리적 사고방식은 환경학에 지속적으로 스며들어 왔다. 
- 우리는 이성주의를 넘어서 휴머니즘을 다시 포용해야 한다. 인간의 특수성을 긍정하고, 인류 문명과 인류 자체를 증오하는 맬서스주의와 환경 종말론에 맞서야 한다. 과학자든 언론인이든 활동가든 환경 휴머니스트로서 우리는 보편적인 인류 복지와 환경 진보라는 초월 적인 도덕적 목적에 먼저 확고히 헌신해야 한다. 이성적인 판단과 논박 은 그다음 일이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진리 추구가 도덕과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 했다. 그 주장을 할 때 그는 《성경》에 나오는 사도 바울의 말을 인용했 다. “지식은 교만하게 하며 사랑은 덕을 세우나니.”(고린도전서) 8장 1절) 베이컨은 지식 탐구의 경계를 세우자고 말한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과학자들 스스로가 최선의 도덕적 태도를 갖추고 올바른 지향성을 가 져야 한다고 요청한 것이다. 베이컨은 과학을 바로잡아 주는 향신료가 “박애(또는 사랑)”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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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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