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8 뉴욕 맨해튼에 문을 음식점 카츠델리카트슨은파스트라미(양념한 소고기를 훈제해 차갑게 식힌 ) 샌드위치 100 넘게 뉴요커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습니다. 영화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곳은 개업 이후 메뉴의 맛과 인테리어를 번도 바꾸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 비결을 제이크 사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에게 최선의 변화는 변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724일자 A24 톱기사 종이신문 위기감지한 WSJ, 과감히 디지털 택했다>는 기업들이정체성혁신사이의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를 짚었습니다. “기업이 가진 고유한 정체성을 고집스럽게 이어가는 것이 좋을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카츠델리카트슨은 정체성을 고수함으로써 성공을 이어가고 있지만,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반대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미디어가종이 없는 세상으로 바뀌어가고 있는데도 환경을 외면한 탓입니다. “기업 혁신을 위해선 연역(演繹) 아니라 귀납(歸納)으로 변화에 접근해야 한다. 특정 답을 정해놓고 그것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개별 사안과 환경에 최적화된 답을 찾는 것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연역법을 택했습니다. “누구도 우리에게 도전하지 못한다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경영을 밀어붙였습니다. 구독자가 줄고 온라인 경쟁에서도 밀리는 신세가 됐고, 폭스에 합병됐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달랐습니다. 온라인사이트에 과감하게 투자하며 종이 일변도 구조를 중단했고, 변화에 탄력이 붙으면서 온라인 시대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변화를 위해선 무엇을 시작하고 중단해야 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미국 경영전문가인 앨런 애덤슨과 조엘 스테켈은 기업 변화의 성패를 가르는 번째 요인으로 자신을 알라 경구(警句) 꼽습니다. “기업이 스스로 최우선 승부처, 가장 잘하는 분야, 정체성을 분석하지 못하고 아집에 사로잡히거나 변화라는 겉치장만 하면 망한다.” 그리고는 기업이 당장 변화에 나서야 위험신호 일곱 개를 일깨워줍니다.

실적과 관련한 숫자: 분기별 매출이나 이익이 줄어드는 등의 조기경보를 무시하지 말라. 브랜드 가치의 차별성을 추구하는 대신 가격경쟁에만 나서는 : 가격이 중요한 경쟁의 무기가 된다는 브랜드 파워가 약해지기 시작했다는 위험신호다. 방대한 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는 : 데이터 수집은 기업이 향후 방향을 어떻게 잡을지 분석할 재료를 얻는 것인데, 데이터 자체에만 집중하는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격이다.

위험신호는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비치는 기업이미지가 점점 나빠진다. 오만함에 머문다. 지나치게 안전만을 추구한다. 기업 리더가 오로지 단기 성과에만 집중하며 조직 소통을 외면한다. 이런 위험신호를 놓치지 말면서 혁신 방향을 제때 잡아나가야 합니다. “지킴과 변화라는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한다 것입니다. “정해진 답은 없다. 필사적인 자기 성찰과 위험 분석만이 성공의 길이다.”

한국경제신문 상임논설고문

이학영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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