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통을 최소 화하고 쾌락의 양을 쉽게 그리고 최대한으로 늘리는 일, 이것이 옳 고 이런 방향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현대 자본주의사회를 관통하 는 핵심 전제다. 경영과 창업의 세계에서도 행복(보상)을 주고 고통 을 줄이는 사업이 가치 있다고 가르친다. 베스트셀러가 된 자기계 발서들은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어 행복해지는지 이야기한다.
- 반대로 사서 하는 고생은 어리석은 것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 다.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돈을 써서 남에게 처리해달라고 맡기는 것이 대세다. 외식을 하는 것도 모자라 주문한 요리를 가지고 오는 일도 남을 시킨다. 계단을 오르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탄다. 걷지 않고 택시를 부른다. 집을 직접 쓸고 닦지 않고 청소해줄 사람을 부른다. 자신의 본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일을 외주화한다. 그렇게 마련한 시간에는 돈을 더 쥐어짜서 벌기 위해 부업을 하거나 쾌락 을 주는 활동을 늘린다. 기묘하게도 이런 일의 대부분은 중추신경 계의 피로도를 높인다.
- 고통과 불편이 줄어들수록 좋다는 자본주의의 전제가 옳다면 지 금쯤 모두 행복에 겨워 어쩔 줄 몰라야 한다. 하지만 전 국민 단위로 관찰했을 때 불편하게 몸을 사용해야 하는 정도를 반영하는 신체활 동량은 점점 줄어들고 더 많은 양의 신체적 쾌락을 경험했음을 방 증하는 복부비만의 정도는 빠르게 심각해지고 있는데도, 사람들은 더 구부정한 자세로 스마트폰을 보고 자극적인 음식을 탐닉하며 몸 과 마음의 탄력을 잃어간다. 보상을 주는 자극을 끊임없이 쫓다가 화난 중년이 된다. 그다음에 남는 것은 오래 아픈 노년이다.

- 초가공식품을 먹으면 즐겁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고통도 잠시 잊을 수 있다. 그 즐거움을 '쨍한 맛' '선명한 맛'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외식산업과 식품산업 모두에서 더 선명한 맛을 내는 제품이 살아남는다. 업계에서 제품을 개발할 때는 다양한 방법으로 블라 인드 테스트blind test를 진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쾌감을 높일 수 있는 비율로 성분을 배합한 최종 제품이 시장에 나온다. 그런 제품 수백 가지가 해마다 경쟁에 경쟁을 거듭한다. 같은 방식의 서 바이벌 게임이 배달음식의 세계에서도 매일매일 이루어진다. 살아 남는 음식은 대부분 고과당옥수수시럽이나 설탕, 정제곡물로 장식한 것들이다.
코로나19가 왔다. 재택근무를 하라고 한다. 스포츠센터는 문을 닫았고 그나마 억지로 하던 신체활동인 출퇴근도 하지 않는다. 직 장에서 밥을 먹고 난 다음이라면 몇백 걸음이라도 걸을 터인데 그 조차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집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스마트폰 화 면을 휙휙 넘기다가 가장 당기는 음식을 한두 번의 손짓으로 주문 하기 일쑤다. 그 결과 혈당은 근육이 흡수할 수 있는 범위(그림 1의 가로 점선)를 넘어서고, 이 점선을 넘어선 모든 에너지는 뱃살(그리 고 지방간과 근내지방)로 간다. 인간 푸아그라가 되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식사, 혈당이 거의 오르지 않는 식사를 한다면 애초에 뱃살로 갈 초과 혈당이 거의 없는 것과 대비된다.
여기에 운동을 하지 않고 근육을 쓰지 않으면 그림 1의 가로 점 선 높이는 더 낮아진다. 당처리 체계의 성능이 떨어져 똑같은 음 식을 먹어도 혈당은 더 높아진다(인슐린저항성insulin resistance*). 더 많 은 에너지가 뱃살로 간다. 혈당이 높아지면 췌장을 쥐어짜 인슐 린insulin이 쏟아져나온다. 잠도 쏟아진다. 이렇게 졸다 깨면 갑자 기 당이 당긴다. 인슐린이 급히 혈당을 떨어뜨린 탓이다. 갑자기 떨어진 혈당은 스트레스호르몬의 양대 산맥인 노르에피네프린 norepinephrine과 코르티솔 cortisol을 분비시킨다. 음식이 당겨 어쩔 줄 모른다.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짜증이 난다. 그래서 달달한 간식을 찾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뱃살과 지방간, 근내지방에 있는 지방세포는 여러 가지 나쁜 호르몬을 만들며 염증물질을 쏟아낸다. 특히 스트 레스호르몬과 염증물질은 혈관을 손상시켜 혈압을 올리고 멀쩡한 근육단백질을 녹여 혈당을 높일 뿐만 아니라** 뇌로 가서 인지기능 을 떨어뜨린다. 인지기능이 떨어지면 판단과 자제를 담당하는 전두 엽의 또 다른 기능도 떨어진다. 자제력이 떨어지니 더 자극적인 것을 찾고 더 먹는다. 본능에 더 충실해진다. 운동 생각이 날 수가 없 다. 운동을 하지 않으니 근육은 더 빠르게 녹고 배는 볼록해진다. 호르몬 이상도 더 과격해지고 염증물질 또한 더 늘며 판단력과 집 중력은 더 떨어진다. 실제로 우리가 먹는 것이 전두엽의 기능들에 영향을 준다는 과학적 증거가 최근 여러 분야에서 확인되고 있다. 집중력이 떨어지니 낮은 집중력으로도 볼 수 있는 유튜브나 틱 톡 동영상을 뒤적이는 일이 잦아진다. 그러다가 좋아 보이는 물건 이 있으면 빠른 배송을 약속하는 쇼핑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문한다. 나의 통증과 불편이 '지름'을 통해 나아지기를 기대하면서, 코르티 솔과 염증물질 그리고 도파민 결핍의 쓰나미, 그로 인한 마음의 번 뇌가 끊임없이 부추긴 결과다. 

- 섭취한 음식이 혈당을 높여서 몸이 버텨낼 수 있는 점선을 넘기는 방식으로 비만과 대사질환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설명한 이론이 있 다. 바로 탄수화물- 인슐린 모델carbohydrate-insulin model이다. 건강을 위해서는 전체적인 칼로리 섭취를 조절해야 하며, 특히 단위부피 당 칼로리가 높은 지방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에너지 균형 모델 energy-balance model이 놓친 점을, 에너지대사에 관해 새롭게 알려진 과학지식을 통해 보완한 것이다. 탄수화물- 인슐린 모델에 따르면, 에너지가 과잉으로 형성될 경우 체내에 쌓이기는 하지만 어떻게 몸을 만들고 음식을 먹는지에 따라 혈당 곡선의 형태가 달라진다. 그에 따라서 허기가 지속될 뿐 아니라 더 달고 맛있는 음식을 계속 찾는(당이 당기는) 몸을 만들 수도 있고, 반대로 늘 배부른 상태로 지 내면서도 웬만해서는 살이 찌지 않고 식탐도 없는 몸을 만들 수도 있다.
- 혈당 수치를 점선 아래로 유지하면 총칼로리가 웬만큼 많아도 사람과 동물의 몸은 그 과잉에너지를 태워버린다. 체온을 높이는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체중과 에너지 균형의 항상성homeostasis을 유 지하는 것이다. 반대로 점선을 훨씬 넘어서는 당부하 충격을 받으 면 총에너지 섭취를 줄여도 몸의 기초대사량이 줄어 있기 때문에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 더 나아가 음식을 계속 찾게 되는 강력한 동물적 본능을 이성의 힘으로 짓누르려면 마음의 힘도 크게 든다.

- 사람이 산업화 이전부터 시간을 보내던 방법인 풍경 보기, 새와 벌레의 소리 듣기, 묵상, 독서, 악기 연주, 산책 등은 충분히 많은 보상을 주는 활동이었다. 이제는 이러한 활동으로 얻는 보상의 정 도가 스마트폰이 주는 보상 강도를 이기지 못한다. SNS 게시물을 확인할 때, 메신저 알림이 울릴 때, 메일이 올 때, 새로운 동영상을 발견할 때 분비되는 도파민이 훨씬 강력하다. 결국 스마트폰 화면 을 제외한 실제 세상은 흐린 흑백 화면처럼 바뀌어 보인다. 헤로인 중독자의 눈에 세상이 흑백으로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업무는 따분하게 느껴지므로 직장에서의 집중력이 떨어진다. 자기를 돌보 는 시간을 갖지 못한다. 여가시간이 생기더라도 뇌는 쉬지 못한다.
- 독서, 묵상, 운동 등의 활동이 삶에서 빠지니 신체와 정신 건강이 함께 나빠진다. 몸과 마음의 상태를 느끼는 센서가 무뎌져서 잘못 된 긴장이 깃들면, 이 긴장은 다시 불필요한 스트레스 요인이 되어 서 우울, 불안, 수면장애, 통증, 식욕조절장애, 만성염증과 대사질 환을 초래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고통의 총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결국 쾌락의 총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은 틀렸 다. 주관적으로 느끼는 쾌락의 총량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것은 불 가능하다. 소비만 늘고, 경제적으로 궁핍해져 (돈이 아무리 많아도 궁핍 을 느끼게 된다) 고통을 받고, 가속노화 사이클에 빠져서 더 빨리 아 프고 더 오래 고생하게 될 뿐이다. 욕심은 두 배 네 배씩 늘지만 그 렇게 즐겨 봐야 만족의 크기는 재조정된다. 사람은 누울 수 있는 반 평의 공간만 있어도 충분하고 하루에 2,000킬로칼로리를 소비 하는 것이 전부인 생물학적 존재인데, 기하급수적 증가의 마법에 걸려버리면 아방궁을 짓고도 만족하지 못한다. 그렇게 2,000을 가 지면 4,000을 만들고 싶어서 안절부절못하는 상태가 반복된다. 일 찌감치 공호(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개념)과 무소유를 이야기했던 석 가는 이 진리를 현대적 분자생물학 기법이나 fMRI, PET의 도 움을 받지 않고도 2000년 전에 깨달았던 것이다.

-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도 우리의 뇌는 쉬지 않는다. 아무 일에도 집중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눈을 감고 있으면 머릿속에서 쉬지 않고 여러 가지 생각 조각들이 튀어나오는 상태를 마음방황mind wandering이라고 한다. 마음이 저절로 평안해지거나 좋은 생각이 떠 오르기보다는 보통 어떤 현안에 대한 걱정, 무언가에 대한 후회, 이루거나 갖고 싶은 것에 대한 욕심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상황이 여기에 해당한다. 불교에서는 이를 번뇌라고 한다.
이 번뇌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복잡적응계 complex adaptive system의 개념이 필요하다. 복잡적응계는 여러 가지 요소가 상호작용해서 일부의 변화가 다른 요소도 변화시키는 비선형 시 스템을 일컫는다. 어떤 상품의 가격이 오르면 시장 참여자들의 생 각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고 가격은 더 오르는 시장경제를 예로 들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본 연속적인 당부하 충격이 만드는 악순환, 도파민 자극의 다면적인 해악 역시 작은 변 화가 여러 가지 구성 요소에 영향을 끼치는 비선형적이고 역동적 인 복잡적응계의 사례다.
불교에서 번뇌를 일으키는 분노, 욕심, 증오 등 여러 요소가 상 호작용하면서 더 크고 해로운 번뇌를 만든다고 보았듯이, 현대 의 학에서도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사고방식 이 만들어진다고 본다. 크게 자랄 수 있는 나무도 이리저리 옭아매 면 분재가 되듯이, 하루 종일 반복 재생산되는 생각이 뇌 연결회로 의 구조와 기능마저 바꿔놓는다.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고착화되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만성통증 등 질병마저 일으킨다.

- 마음의 엔트로피가 높을수록 쉬지 못한다
신경과학에서는 어떤 자극에 집중하거나 과제를 수행하는 등의 활 동을 하지 않고 쉴 때 활성화되는 뇌의 영역을 디폴트모드네트워 크라고 한다. PET와 fMRI의 발달로 뇌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 게 되면서, 어떤 과제를 수행하면 오히려 혈류와 대사가 감소하는 영역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디폴트모드네트워크는 후방대상피 질posterior cingulate cortex, 내측전전두엽피질medial prefrontal cortex, 측두두 정연접부temporo-parietal junction 등으로 구성된다(그림 4-A). 그리고 시상하부 hypothalamus, 편도체amygdala, 중심회색질periaqueductal gray 등과도 연결된다. 이러한 신경해부학적 구조 덕분에 디폴트모드네트워크 는 몸 안팎의 자극을 뇌로 받아들이며 감정과 동기부여를 조절하 고 스트레스에 대한 여러 내부 장기의 반응에도 영향을 주는 머릿 속 인터페이스 또는 사고방식으로 기능한다. 또 과거의 경험, 기억 과 함께 개인의 무의식적 사고체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그래서 인 식의 주체를 의미하는 자아, 에고ego를 신경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실체이기도 하다.
이 디폴트모드네트워크는 몸 안팎에서 일어나는 정보에 바로 대응하기 위해 필요하다. 특별히 어떤 일에 집중하고 있지는 않지 만 전화벨이나 메신저 알림이 울릴 것을 기대하면서 약간 긴장하고 있는 상태가 그 예다. 그런데 끊임없이 스마트폰 알림에 시달리 고, 메일함이나 메신저, 웹브라우저 여닫기를 반복하는 현대인의 뇌에서는 디폴트모드네트워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있다. 이 때 문에 정작 집중해야 하는 일에는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주의력이 분산된 멀티태스킹 상태, 즉 마음 방황 상태가 반복되면서 쉬어도 몸과 마음의 긴장이 풀어지지 않 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과업(업무, 학업, 훈련)을 수행할 때도 집중하지 못해 실수가 늘어나는데, 이런 비효 율적인 뇌 상태는 ADHD 환자의 뇌 상태와도 유사하다. 이렇게 외부 자극에는 신경이 곤두서 있으며 반대로 집중력은 떨어져 있 는 취약한 상태에서, 빠르게 도파민을 분비시키는 여러 가지 자극들이 사방에서 끊임없이 유혹하면 마음방황과 피로, 집중력의 저하가 반복되는 악순환에 빠지기가 쉽다(최근 폭증하는 성인 ADHD의 진단은 이러한 환경적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어떤 과업에 가장 집중이 잘 되는 상태를 몰입flow이라고 한다. 적절한 동기부여와 과업의 난이도 등 여러 조건이 잘 갖춰진 상태에서 자아를 잊고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며 해당 과업에 완전 히 집중하는 경우다. 바로 디폴트모드네트워크가 가라앉은 상태, 즉 마음방황이 누그러진 상태다. 숙련도가 아주 높아야 하는 악기 연주나 스포츠 동작을 수행할 때도 몰입 상태에서는 개인이 달성 가능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한다. 현대인은 어떤 면에서 최선의 기 량을 발휘할 잠재력을 스스로 파괴하고 있는 셈이다.

- 비만치료제 중에 이 두 물질의 상관관계를 활용한 알약이 있 다.  도파민 부족으로 인한 갈망은 줄이고 음식 섭취로 인해 엔도 르핀 분비가 증가하는 것은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원리를 이용한 약이다. 인위적으로 많은 양의 도파민에 노출되면 그 자극이 줄어 들 때 따분함과 권태감을 느낀다. 마찬가지로 인위적 자극 때문 에 오피오이드 축이 활성화되었다가 자극이 소실되면 통증을 느 낀다. 펜타닐이나 헤로인 같은 합성마약을 남용하면 적응 현상 때문에 자극이 없을 때는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이 통증을 도저 히 참을 수가 없어서 계속 자극원을 찾게 된다. 이러한 중독 증세는 의학적으로 작용시간이 매우 긴 오피오이드 계열 약물(메타돈 methadone)을 투여하면서 아주 천천히 하루 사용량을 줄이면 치료할 수 있다.
통증원이 있을 때 도파민 분비를 늘리는 보상을 받으면 주관적 인 통증이 경감된다. 공교롭게도 도파민에 의해 생겨난 진통 효과 는 도파민수용체 자체가 아닌 오피오이드수용체를 차단하더라도 사라진다. 같은 원리로 도파민수용체가 아닌 오피오이드수용체를 활성화해도 당분에 대한 쾌감은 강화되고 쓴맛에 대한 불쾌감은 약화된다. 이러한 상관관계 때문에 빠르게 보상을 주는 스마트폰 이나 당분, 알코올, 쇼핑앱 등에 하루 종일 노출되면 불쾌감과 통증이 함께 찾아온다.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열심히 뛰어올라도 목적지에 닿을 수 없는 것처럼, 끊임없이 즐기고 소비하고 소유하더라도 마음의 고통은 해소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 지금까지의 내용을 요약하면 첫째, 우리 몸은 생각보다 더 많이 움 직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루 20킬로미터를 걷고 뛰는 정도까지 는 끄떡없다. 뛰면 무릎 연골이 닳아서 없어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물론 적절한 근골격계 내재역량을 갖추지 않고 몸이 가분수 인(근골격계가 취약하고 체중이 과도한 상태에서 견딜 수 없는 부하가 걸 리면 관절이 손상된다. 하지만 근골격계 내재역량을 갖춘 상태에서 올바른 자세로 적절하게 달리면, 오히려 무릎 주변의 근육과 인대 가 강화되면서 장기적으로는 관절의 마모 속도를 늦출 수 있다.
- 더 편하려고 안간힘을 쓸수록, 예컨대 더 비싼 의자를 사 서 오래 앉아 있거나 가까운 곳도 차량을 타고 이동하려고 할수록 미래에 더 많은 고통을 얻는다. 사실 매우 비싼 의자를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기업의 의도는 건전하지 않다. 몸이 망가질지언정 비싸 고 편안한 의자에 더 오래 앉아 일을 더 열심히 하라는 뜻이기 때 문이다.
이 두 가지를 뒤집으면, 단 하나의 원칙으로 이동성 도메인의 내재역량을 보존하면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편안함을 얻기 위한 습관을 만들어낼 수 있다. 운동과 이동을 굳이 분리하지 않으면 된 다. 이렇게 만들어질 이동성 습관은 사회적, 환경적으로도 지속가 능하다.
- 몸을 활용해서 이동하는 습관은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데도 효 과적이다. 이동성의 내재역량이 좋을수록 이동성과 관련된 소유 물들이 단순해진다. 자동차는 1킬로미터 이동하는 데 780킬로칼 로리(중형차 기준, 연료는 휘발유, 탄소배출로 계산하면 160그램가량) 정도가 든다. 이마저도 공인 연비 기준이라, 막히는 길이라면 에너지 가 이것의 2배쯤 든다고 보아야 한다. 사람은 1킬로미터를 걷는 데 40킬로칼로리가 필요하다. 내연기관 자동차를 혼자 타고 다니는 것은 조선시대로 치면 사람 20명이 들어서 나르는 가마를 타고 움 직이는 꼴이다. 서울의 버스는 2016년 기준 사람 1명을 1킬로미터 이동시키는 데 이산화탄소 50. 6그램을, 지하철은 이산화탄소 33.6 그램을 배출한다. 중형차와 비교하면 버스의 탄소발자국은 3분의 1, 지하철은 5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하 면 이동을 위해 몸을 더 쓰게 될 뿐 아니라 미래를 위해 값비싼 전 기차를 구입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2018년 65세 이상 사망자 중 시도 별 요양병원 · 요양원 평균 재원기간 현황>에 따르면 65세 이상인 사람 한 명이 사망 전 요양병원에서 평균 460일, 요양원에서 904일 (둘을 합치면 평균 707일)을 기거한다. 이렇게 장기요양시설에 입소하 게 되었을 때 삶의 질 감소를 차치하고 직접적인 경제적 부담을 연 간 3,000만 원 정도라고 전제하자. 2년을 이렇게 소모하게 된다고 할 때, 근육량 1킬로그램 감소는 400~600만 원의 경제적 손실에 해 당한다. 이 비용에 2년 동안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는 삶의 질 저하에 따른 개인적 손실을 더해야 한다. 기대 생존기 간을 2주 정도 늘리는 항암제에 많은 사람이 수천만 원을 선뜻 지출 하는 것을 고려하면, 2년을 독립적으로 더 살 수 있는 방법의 가치 는 적어도 1억 원이 넘지 않을까? 이렇게 다 더해보면 근육량 1킬로그램은 2022년의 물가 기준으로 1,400~1,600만 원의 가치가 있다

- 3일에 한 번만 제대로 운동을 하면 근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이 야기도 옳다. 근육 회복을 위해 근력운동을 하루는 쉬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옳다. 하지만 다양한 근육을 적당한 강도로 자극하는 일 반인 수준의 근력운동은 웬만해서는 근섬유를 손상시키지 못한 다. 근섬유의 손상과 재생이 운동 후 근력이 개선되는 주요 기전 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근비대와 근력향상은, 운동이 주는 자극이 분자생물학적으로 변환되면서 신경근접합부 의 효율성이 좋아지고, 에너지를 만드는 미토콘드리아가 생성되며 근섬유를 구성하는 주요 단백질의 생성이 점차 늘어나는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작용을 거쳐 일어나는 것이다. 근력운동 후의 지연 발생근육통은 이러한 여러 가지 과정에 동반되지만, 이 통증이 있 다고 해서 근섬유가 파괴되는 것은 아니다. 근력운동 후에 근섬유 가 파괴되는 것은 무척 드문 일로,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듀시엔형 근이영양증Duchenne muscular dystrophy이라는 희귀한 유전 질병을 의심 해볼 수 있다. 이 질병이 있으면 아무리 운동을 해도 근력이 향상 되지 않고 오히려 파괴와 재생이 반복되면서 근력이 약해진다. 흔 히 알고 있는, 폭음, 매우 무리한 운동 등으로 근육이 녹는 상황(횡 문근융해증rhabdomyolysis)에서도 근섬유 자체가 파괴되는 일은 드물다.
- 근육량과 근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운동을 계획했다면 하루에 체중 1킬로그램당 1.2~1.5그램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보디빌딩대회에 나가는 수준으로 본격적이고 체계적으로 운동한 다면 몇 개월 정도는 하루에 섭취하는 단백질을 체중 1킬로그램당 2.5그램 정도까지 일시적으로 늘려볼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과 도하게 단백질을 섭취하면 여러 장기의 전반적인 노화속도가 빨라 질 가능성이 있다. 노화지연과 만성질환 예방을 모두 고려한다면 동물성 단백질 섭취에 치중하기보다는 동식물성 식품 섭취의 자연 스러운 균형을 찾는 것이 낫다.
근육을 합성하는 효과만 봐도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 질에는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당분이 들어 있는 단백질 보충제 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액상 탄수화물 섭취 역시 가급적 피하 는 것이 좋다. 또한 가급적 흡수 속도가 느려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지 않는 복합 탄수화물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근육의 양과 질 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흡수와 대사, 미세영양소 함유량 등 여러 가지 면을 고려할 때, 영양분은 보충제 형태보다는 음식으로 자연스럽게 섭취하는 것이 훨씬 낫다. 단백질 섭취량을 무턱대고 늘리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식사의 균형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본격적으로 근력운동을 할 때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으며 신체 기능과 근육량 개선에 도움이 되는 운동보조제로는 크레아틴creatine 이 있다. 이는 원래 근육에 매우 풍부한 물질로 근육 내 에너지 화 폐로 사용되기도 한다. 건강상 특별한 문제가 없는 젊은 성인이라 면 하루 3~5그램 정도 섭취할 수 있다. 단백질과 크레아틴 외에 시중에 판매되는 수많은 보조제는 대부분 그 효과가 검증되지 않 았다. 운동 효과가 내재역량 증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수면의 양과 질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노년기가 되면 한 사람이 평소 걷는 속도는 그 시점에서의 기대 여명을 얼추 반영한다. 노년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서 는, 평소 보행속도를 초속 1미터로 유지하면 10년 내에 사망할 가 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사나 예측하기 어려웠던 암 으로 인한 사망을 제외하면 이동성 내재역량은 사람의 건강 전반 을 반영하는 단적인 지표라 할 수 있다. 

- 인간의 마음은 늘 이리저리 방황하고 그 방황은 마음의 엔트로피를 높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마음속 탐욕, 분노, 어리석음은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결과적으로는 고통이 증가되 는 방향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게 만든다. 예컨대 몇 년 전부터 사람 들이 사용하는 '시발 비용'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스트레스를 견디 기 위한 소비 비용을 말한다. 하지만 시발 비용이 남기는 것은 더 심해진 번뇌와 우울, 흐릿해진 판단력, 스트레스의 결과인 대사질 환과 염증을 비롯한 가속노화 현상뿐이다. 마음의 결핍감을 더 많 은 소비로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남이 가진 것이나 누리는 외 형적인 것들과 자신의 것을 비교하는 어리석음이 탐욕, 스트레스 를 일으키고 그 결과 소비와 탐닉이 늘어난다.

- 불교에서는 인간의 고통을 만드는 근원으로 탐욕(貪, 탐할 탐), 분 노(瞋, 눈 부릅뜰 진), 어리석음, 어리석을 치), 이렇게 세 가지를 꼽아 삼독이라고 말한다. 균형 잡힌 신체활동과 운동, 가속노화를 예 방하는 절제된 식습관과 금주, 금연 등의 생활습관은 이 삼독이 가 속노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준다. 하지만 탐욕, 분노, 어리석 음의 불씨가 끊임없이 타오르는 상황이라면 마치 뒷산이 모조리 다 타버리는 데도 마을 입구에서 집을 지키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 는 것과 다르지 않다.

-마음챙김의 요소로는 크게 다음의 세 가지가 있다.
1) 현재 떠오르는 생각이나 몸 안팎의 감각기관을 통해 느껴지는 여러 가지 정보를 관찰하고 자각하며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명명 하기
2) 이러한 정보들에 대해 옳고 그름 또는 참과 거짓 등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이기
3) 현재 순간에 집중하기
 
-틱낫한 Thich Nhat Hanh은 그의 책 <삶의 지혜 The Art of Living>*에서 다 음과 같이 말했다.
"마음을 다해 호흡합니다.
들이쉬는 숨과 내쉬는 숨을 그냥 즐기면 됩니다.
마음과 몸이 하나가 되게 하고 온전히 살아 있음을 그 놀라움을 느
껴 보세요. 살아 있다는 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기적입니다.
우리 모두 몸을 지나치게 혹사시키고 긴장하게 만들고, 통증 이 쌓일 때까지 밀어붙이면서 살고 있습니다. ・・・・・・ 모든 신경을 호 흡에 집중하고 여러분의 몸의 존재를 이해하고 느끼려고 노력하면 됩니다. ............... 마음이 풀리면서 편안해질 것입니다. 이것은 화해의 몸짓이고 사랑의 행위이기도 합니다."
 
- 수면부족은 대뇌기능을 즉각적으로 떨어뜨리는데, 집중력과 장 단기 기억력, 의사결정의 질에 모두 악영향을 준다. 그 결과는 마 음챙김되지 않은 상태, 곧 마음의 엔트로피가 매우 높은 상태다. 자제력이 저하되고 화가 나 있으니(스트레스호르몬 방출) 해로운 자극 원에 더욱 탐닉한다. 당연히 몰입이 불가능해지고 과업 수행의 효 율성이 떨어지므로 업무 스트레스는 배로 증가하며 더 긴 시간 일 을 해야만 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 우리가 먹는 것이 혈당을 제어하는 인슐린, 보상과 탐닉을 만드는 도파민과 엔도르핀, 스트레스와 화의 씨앗인 노르에피네프린과 코 르티솔의 분비를 조절한다. 그래서 식사를 통해 이 세 종류의 호르 몬을 잘 다스리면 해결되지 않던 문제들도 저절로 사라진다. 당분 이 함유된 음식이나 정제된 곡물로 만들어진 음식은 혈당을 빠르 게 많이 올리는 만큼 중독성이 매우 높다. 냄새만 맡아도 도파민 신호를 자극하며 입을 통해 뱃속에 들어가 혈당을 올리는 모든 단계에서 도파민을 분비시킨다. 엔도르핀도 여기에 합세한다. 그렇 게 상승한 혈당을 인슐린이 떨어뜨리면 노르에피네프린과 코르티 솔이 폭발적으로 분비된다. 마약과 정확히 같은 작용을 한다. 그래 서 펜타닐 같은 합성마약에 중독되지 않으려면 아예 시작을 하지 않는 수밖에 없듯, 단순당과 정제곡물도 피하는 수밖에 없다. 술은 어떨까? 섭취 직후 혈당을 올리지 않는다는 것만 빼면 단순당, 정 제곡물과 완벽하게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단순당, 정제곡물, 술은 가속노화 체형을 만드는 고성능 연료다. 따라서 이 세 가지를 피하 는 것이 자연스러운 식사의 기본이다.
그런데 단순당과 정제곡물이 나쁜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전신근육을 자극하는 고강도 신체운동을 충분히 한 직후에는 단순당 과 정제곡물을 근육량 증가의 가속페달로 이용할 수 있다. 근육의 포도당수용체가 완전히 열려 있는 상황에 한해서 말이다. 단순당 과 정제곡물을 흡수해서 생긴 체내 포도당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 해서 근육단백질의 생성을 돕는다. 또한 근육으로 뛰어가 에너지 원으로 사용되거나 저장될 수 있다. 단순당, 정제곡물 섭취 직후의 부교감신경 활성화를 수면제로 이용할 수도 있다(너무 많이 섭취하면 상당량의 인슐린이 분비된 결과 저혈당이 초래되어 새벽에 깰 수 있다).
단순당과 정제곡물은 수면제라고 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것 을 아침, 점심과 간식으로 먹는다. 이렇게 해서 졸리면 잠을 이겨 내기 위해 또 커피를 마신다. 혈당이 떨어지면 스트레스호르몬이 분비되어 정신이 혼미해진다. 결과적으로 두뇌가 정상적으로 평온해질 시간을 주지 않아 과업에 몰입할 수 없는 생리학적 상황을 만 든다. 단순당과 정제곡물 때문에 분비된 인슐린은 물과 소금을 체 내에 잡아둔다. 이렇게 낮 동안 생겨난 부종은 그 자체로 불편할 뿐 아니라 수면무호흡증을 일으켜 체내 코르티솔 수치를 높이고 혈압, 혈당을 전반적으로 악화시키는 가속노화에 기여한다.
이러한 단순당과 정제곡물은 대부분의 음식에 광범위하게 함유 되어 식품산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연구자의 노력과 만나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개인이 생활하면서 이러한 자극 요인 들을 끊어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하루 정도 당분이 없고 탄 수화물 함량이 낮은 식사를 실험적으로 해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당분이 없는 식물성 단백질파우더와 올리브오일의 열량 비율을 1대 2로 맞춰 평소 섭취하던 열량의 75퍼센트 정도를 섭취하 고, 이와 함께 삶은 렌틸콩을 주 섬유소로 먹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분리대두단백 20~25그램, 올리브오일 20~25그램, MCT오일medium-chain triglyceride oil 2~3그램을 물 250밀리리터와 섞 어서 섭취하는 식이다. * 렌틸콩은 건조중량 30~40그램 정도를 삶 아서 곁들인다. 견과류나 토마토처럼 당분이 없는 식품은 간식으로 충분히 섭취해도 상관없다. 평소 외식을 자주 하던 사람이 3일 정 도 이 비율대로 식사하면 흥미롭게도 그동안 느꼈던 '식욕'이라는 것이 상당히 인위적인 현상이었다는 점을 깨닫는다. 혈당 변화가 거의 없는 일상생활에서 무언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상당량의 부종도 몸에서 빠져나간다. 당분과 소금 이 몸에 들어오지 않아 인슐린도 사라져버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 알코올은 광범위한 수용체에 작용해서 낮은 용량에서는 기분 을 가라앉히고, 중간 정도의 용량에서는 기분을 흥분시킨다. 고용 량을 섭취하면 몸을 가누지 못하고 기도를 스스로 유지하기 어려 워지며 자발호흡이 이루어지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하는 화학물질 이다. 선택적으로 수용체에 작용하는 수면제보다는 마구잡이로 뇌 기능에 영향을 주는 본드, 시너 등 유기용매와 흡사하다. 혈중 농 도의 안전 범위가 그다지 높지도 않다. 체중이 70킬로그램인 남성 이 맥주 500밀리리터를 먹고 90분 이내인 경우혈중알코올농도는 0.03퍼센트가 되는데, 이는 억제되어 있던 감정이 풀어지고 말이 많아지며 기분이 좋아지는 상태다. 혈중알코올농도가 여기에 4배 정도 되면 만취상태가 되어 똑바로 걸을 수 없으며, 10배인 0.3퍼센트가 되면 기도유지가 되지 않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본드와 마찬가지로 알코올은 직접적인 신경계 독성이 있어서 신경세포 자체와 신경섬유를 둘러싸고 있는 피복을 계속해서 손상 시킨다. 또한 알코올은 분해되면서 세포에 대사적 스트레스를 일 으키며, 대사중간생성물인 아세트알데히드 acetaldehyde의 독성은 온 몸이 마치 세균에 감염된 것과 비슷한 염증상태를 만든다. 이런 기 전을 통해 두뇌의 다양한 영역이 빠른 속도로 쪼그라들면서 중추 신경계의 기능도 떨어진다. 이때 자제력과 의사결정능력, 감정조 절, 기억력, 균형감각 등 광범위한 영역이 점진적으로 파괴된다.
- 알코올을 오랫동안 섭취하면 스트레스호르몬도 비정상적으로 반응한다. 기저상태에서 코르티솔 수치도 비정상적으로 높아지 며, 그 독성은 심혈관계로도 파급되어 혈압이 오르고 심방세동 등 부정맥에 취약한 상태가 된다. 이런 모든 변화는 마음의 엔트로피 를 극단적으로 높이므로 탐욕, 분노, 어리석음에 더욱 취약해진다. 알코올의존증에 빠진 사람은 결과적으로 장기적인 수면부족에 시 달린 사람과 비슷한 뇌상태가 되는 것이다. 술을 마시고 자면 수면 구조가 망가지기 때문에, 같은 시간 동안 잠을 자더라도 뇌는 제대 로 휴식하지 못한다. 염증상태와 코르티솔 수치가 상승하면 근육 을 분해하고 복부지방을 축적시키기도 한다.

-자신은 이미 늦었으니 즐겁고 편하게 살다가 죽겠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이런 자세는 자신에 대한 폭력일 뿐 아니라, 고장 난 자 신을 상당 기간 돌보아야 할 주변 사람들에 대한 무책임한 테러행 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하던 음주습관의 기저에는 그저 더 높은 밀도의 에너지원을 선호하는 생존기제와 그에 따른 뇌의 화학적 특성이 깔려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꿔보자.

- 가스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하면 폐암에 걸린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인덕션레인지 보급이 급속히 늘고 있다. 정작 폐암의 잠재적 원인은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가지 미 세먼지와 유기화합물 기체다. 이 기체는 음식을 어떤 방식으로 가 열하든 일정 온도에 도달하면 동일한 양이 생성된다. 결국 이를 줄 이려면 후드를 사용하고 재료를 굽지 않는 대신 찌거나 끓여 먹는 등 다른 조리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가스레인지와 인덕션레인지 의 차이는 이산화탄소와 극히 적은 일산화탄소 등 연소의 결과물 이 발생하는지 여부다. 이들은 발암물질이 아닐뿐더러 이마저도 후드를 사용하면 대기로 배출된다. 게다가 인덕션레인지는 가격이 비싸고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탄소발자국도 가스레인 지보다 50퍼센트 이상 많이 발생한다. 한마디로 가스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해서 폐암이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인덕션레인지 를 사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데다가, 경제적으로도, 환경적으로 도 손해인 방법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머릿속에 이런 사실관계는 대부분 들어오지 않고 그저 가스레인지는 '가족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들이나 쓰는 것'이라는 감정적 판단만 남는다.

-<기후변화의 심리학Don't Even Think About It>을 쓴 조지 마셜George Marshall이 의사결정 심리학 분야의 대가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 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카너먼은 기후변화가 일으키는 문제에 사 람들이 충분한 위협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기후변화는 현저성이 부족하다.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자동 차와 달리 기후변화는 추상적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 둘째, 현재 성이 부족하다.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면 먼 미래에 발생할 크지만 불확실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 현시점에 어느 정도의 비용 지출과 생활수준 저하를 감수해야 하는데 이것은 인간이 특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합이다. 셋째, 기후변화에 대한 정보는 불확실하다. 과학 자들은 현상이 발생한 이유와 발생 가능성, 불확실성을 고려해서 객관적으로 제시하려다 보니 발생 가능성이 99.999퍼센트인 사건 일지라도 '발생 가능성 높음'이라고 기술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대중은 이러한 정보를 불확실한 것으로 이해한다.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 지평에도 한계가 있다. 월가의 유명한 투자자인 켄 피셔Ken Fischer는 투자에서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시간 지평은 최대 18~24개월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한다. 이 때문에 사람은 현재의 단기적 편안과 중장기적인 큰 불편 중에서 단기적 편안을 선택하 는 파우스트적 거래(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거래)를 하는 경향이 있다. 기후변화와 마찬가지로 노화와 건강, 질병은 사람들이 금기시 하는 죽음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스스로의 삶에 직접 대입해보는 것을 꺼린다. 나아가 올바른 습관을 형성하기 위한 노력이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를 만들어내지 않으므로 그러한 습관 자체를 돌 아보지 않으려고 한다. 반대로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질병이 발생하 면 그에 대해서는 가장 최첨단의 치료를 받고자 한다. 기대여명을 10년 이상 늘릴 수 있는 생활습관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다가 '암' 이라는 명확한 적이 생기면 기대여명을 몇 주 늘리는 치료법에 전재산을 쏟아붓는다.

- 줄기세포를 이용한 항노화요법은, 사람의 피(말초혈액)를 뽑아 서 핏속의 중간엽줄기세포를 분리한 다음에 이를 증식시켜서 다 시 체내로 넣으면 노화의 생물학적 특징이 개선된다고 가정한다. 일부 임상영역에서 실험적으로 이런 시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줄기세포의 임상 활용에 대한 규제가 미미한 일본에서 거액을 들 여 이 시술을 받고 오는 사람들도 있다. 한국에는 자가혈액의 줄 기세포 분획을 음경이나 유방 같은 특정 조직에 주사하는 의료기 관도 있다.
다행히 중간엽줄기세포를 증식시켜 다시 체내로 넣어도 부작용 이 생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 원래 이 세포들은 자유롭게 옮겨다니 면서도, 주변 세포들에게 요란하게 영향을 끼치거나 이들과 활발하게 상호작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중간엽줄기세포의 건강상 이익도 알려진 바는 없다. 잘 설계된 임 상연구가 보고된 사례도 없다. 또한 음경이나 유방에 주사한 중간 엽줄기세포가 주사한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도 않다. 분리된 중간엽줄기세포를 잘 선별해서 증식시켰는지 도 미지수인데 한국의 시술은 증식 자체를 시키지 않고 피에서 뽑 아 분리한 세포를 체내에 다시 넣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뚜렷한 생물학적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낮다. 몸에 뭔가를 하는 것 자체의 잠재적인 위험성(감염, 출혈, 그 밖의 알려지지 않은 위험성)을 감안한다 면 굳이 실험적이고 이익은 모호한 요법을 돈과 시간을 들여서 감 행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 채혈병 안에 든 EDTA를 몸에 주사하는 것이 킬레이션요법이 다. 납이나 카드뮴 등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을 제거하려는 목적으 로 사용되는데 당연히 마그네슘이나 칼슘처럼 체내에 필요한 금 속이온도 제거된다. 킬레이션요법은 급성카드뮴중독이나 납중독 이 발생한 상황에서는 좋은 치료법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인에게 해롭다고 알려진 중금속의 체내 농도는 칼슘이나 마그네슘 같 은 금속에 비해 상당히 낮기 때문에 킬레이션요법을 시행하기 위 한 전제조건 자체가 잘 성립되지 않는다. 빌딩에 숨어 있는 범죄자 한 명을 잡기 위해서 빌딩 전체를 폭파하는 꼴이다. 실제로 킬레이 션요법이 사람의 노화 표현형이나 노화와 연관된 생물학적 기전을 개선한다는 임상연구 결과는 보고된 적이 없다.
정말로 킬레이션요법을 경험하고 싶다면 짧게는 3일 간격으로 할 수 있는 혈소판헌혈을 하자. 무료인 데다가 혈소판 부족에 시달 리는 한국 의료현장에도 도움을 주고 덤으로 기념품도 받을 수 있 다. 소량의 킬레이션 성분이 몸에 들어오지만 그 양과 작용은 본격 적 킬레이션요법에 비하면 미미하므로, 우리 몸에 미치는 효과로 는 훨씬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 혈액정화요법
혈액정화요법은 단백질로 이루어진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준다는 방법으로,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 이화작용 catabolism*이 발생한다. 이 요법은 혈장교환술 therapeutic plasma exchange을 응용한 것이다. 본래 혈장교환술은 급히 장기이식 등을 할 때 면역 거부반응을 예방하 기 위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항체단백질 IgMimmunoglobulin M을 제거할 때 사용된다. 한마디로 말해서 빠르게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요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혈장교환술을 응용한 혈액정화요법은 불필요한 단백질뿐만 아니라 항체단백질까지 걸러낼 위험성이 있 어 도리어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면역력이 비정상적으로 약해지면 온갖 감염병에 시달리기 쉽다.
이런 혈액정화요법이 항노화요법으로 사용된 계기가 무엇일까? 여러 단백질을 걸러내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이화작용 덕분에 단식 이나 절식을 한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 제외하고서는 도저히 항노화와 연관을 지을 방법이 없다. 그런데 이렇게 복잡하고 위험하게 이화작용을 유도하느니 단식이나 절식을 하는 편이 훨씬 안전하고 유익하다.
식이조절보다 더 빠르고 쉬운 방법으로는 헌혈이 있다. 예를 들 어 한 번에 30분 남짓한 시간이 걸리는 혈장헌혈을 반복적으로 하 면 별다른 돈을 쓰지 않고도 혈액정화요법을 받을 때와 비슷한 결 과를 얻을 수 있다(노화 방지를 위해서 혈장헌혈을 하라는 이야기로 오해하 지 마라. 혈장헌혈을 단기간에 반복적으로 수행한 결과가 혈액정화요법과 메커 니즘적으로 상당히 유사하다는 뜻이다). 혈액정화요법이 사람의 노화 표 현형이나 노화와 연관된 생물학적 특징을 개선했다는 임상연구 결 과는 보고된 바가 없다.

- 생의 마지막에 가까워질수록 노화축적에 따른 여러 가지 의학적, 생물학적 이상소견이 불거져 나온다(배수구가 없는 욕조에 물이 차 오르는 모습을 다시 떠올려보자). 이에 따라 기능저하의 궤적이 달라진다. 급사로 사망하는 4분의 1 외에 4분의 1은 말기 암 같은 질환으로 몇 개월에 걸쳐, 4분의 1은 만성 심장, 콩팥, 폐 등의 질환으로 몇 년에 걸쳐, 마지막 4분의 1은 치매, 노쇠로 때로는 10년을 넘길 정도로 긴 기간에 걸쳐 기능저하를 겪다가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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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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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쾌락을 추구하려는 욕구보다 고통으로부터 피하려는 욕구가 더욱 더 강한 행동을 유발한다.
*'유료'보다는 '무료'라는 단어에 더욱더 눈길이 간다.
*고객은 구입하기 어려운 물건임을 알게 되면 더욱더 갖고 싶어 한다.
이처럼 기본적인 감정을 이해하고 사용할 줄 알면 비즈니 스에서 매우 단기간에 비상식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즉, 돈을 벌 때는 문화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고, 인간의 공통성에 대해 보다 깊은 이해를 하는 것이 열쇠가 됩 니다.

- 면세점에 들렀더니 '넥타이 3개를 구입하면 1개를 무료로 더 드립니다!'라는 이벤트가 눈에 들어온다. 그것은 결 국 25%를 할인해준다는 뜻이다. 하지만 '넥타이 25% OFF'라 고는 절대로 쓰여 있지 않다.
왜 그럴까? '1개를 무료로 더 드립니다!'라는 쪽이 '25% OFF'보다 구매율을 높인다는 실증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앞에서의 이야기로 치환해 본다면 똑같은 상품이라도 1개를 무료로 더 드립니다!'라는 쪽이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높이는 것에 해당한다. 

- 영업사원은 왜 설명을 하려는 것일까? 판매에 관해 근본적인 오해가 있기 때문이다. 영업사원은 '인간은 논리적으로 판 단하기 때문에 이론이 통하면 구입한다.'라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논리를 세우고 이론적으로 설득하려 한다. 하지만 인 간은 이론을 바탕으로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다. 감정을 바탕 으로 구매한다. 그리고 그 후에 이론으로 정당화시킨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전시장 으로 간다. 이때는 이미 이 자동차가 필요하다는 감정이 존재 한다. 전시장으로 가는 것은 필요한 이유를 정당화하기 위해 서다. 영업사원에게 질문을 하고 “역시 이 자동차는 최고야."라고 납득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원한다는, 필요하다는 감정이 먼저다. 그 감정을 정당화하기 위한 이유가 이론이다. 이순 서를 착각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고객에게 원하고 필요하다는 감정이 발생하기 전에 판매를 하려 할 경우, 고객 측에는 순간적으로 불매심리가 고개를 치 켜든다. 가능하면 여러분의 설명을 듣지 않으려 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볼 때 영업사원은 악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면 빨리 그 장소를 벗어나려 한다.
하지만 고객쪽에 '원한다'는 감정이 있는 경우에는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 영업사원은 무엇이건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사람, 행복을 안겨주는 천사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판매 타 이밍을 약간 그르치는 것만으로 전혀 다른 관계를 구축하게 된다.
그런데 제안영업은 이 타이밍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감 정을 완전히 무시하고 논리를 내세워 이론을 전개하려 한다. 처음부터 '우리 회사는 멋지다.', '이 상품은 훌륭하다.'라는 식 으로 시작한다. 그럴 경우, 단번에 불매심리가 형성되어 버린 다. 그렇게 한번 형성된 장벽을 허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 사실 유능한 영업사원을 분석해보면 공통된 특징이 있다. 대부분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많은 말을 하지 않고 어떻게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을까? 사실 여기에는 비밀이 있 다. 나도 이 테크닉을 자주 사용하고, 고객과 즐겁게 계약이 성 사된다.
우선 "고객님은 어떤 상품을 원하십니까?"라고 묻는다. 그 리고 “이런 문제 때문에 곤란해서 이러이러한 것을 원합니다. 가격은 이 정도면 좋겠습니다."라고 고객 쪽에서 말을 하게 만 든다. 이쪽이 계약이 이뤄질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고객이 말을 하는 동안에 '그 상품을 원한다.'라는 감정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즉, 자기 설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이쪽 에서 말을 하지 않고 상대방이 말을 하게 하면 신용을 얻기 쉽 다. “흐음, 여러분은 우수한 영업사원입니다. 전망이 있어요." 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정직한 사람은 "열심히 노력하면 설득할 수 있어.", "멋진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한다면 구매해 줄 거야.”라는 식으로 생 각한다. 그래서 밤을 새워가며 제안서를 만든다. 그러나 고객 은 그런 것을 바라지 않는다. 제안서는 영업사원이 돌아가면 즉시 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 운이 좋다 해도 파일 더미 안에 파묻히게 될 뿐이다.
거기에 비해 악덕업자는 상대방에게 신용을 얻기 위해 처 음에는 끈질기게 매달리는 모습을 절대로 보이지 않는다. 상 대방에게 신용을 얻은 이후에 다음 단계로 들어간다. 감정을 자극해서 구매 동기를 높이고 상대방이 자기 설득을 하도록 유도한다. 어느 쪽이 성공률이 높을까.
물론, 악덕업자가 되라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의 영업 방식에는 분명히 정직한 사람에게 공부가 되는 수많은 힌트들 이 존재한다.

- 컨설턴트는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시간을 소비하는 비즈니 스다. 그렇기 때문에 "아,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라는 식의 칭찬만으로는 먹고살 수가 없다. 확실하게 청구서를 제시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사람을 무료로 만나서는 안 된다.', '무료로 조언을 해서는 안 된다.'라는 규정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 규정을 지키자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 다. 일이 쇄도한 것이다. 일을 거절하면 일이 들어온다.
상식적으로는 믿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여러분도 해보면 그 효과를 즉시 깨달을 것이다. 실제로 나의 클라이언트는 반 드시 한번은 거절을 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거절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지만, 책임을 지고 지도할 시간을 확보할 수 없었 기 때문에 거절한 것이다. 그러나 그 후에 '이번엔 제발...이 라고 부탁을 해 오는 경우가 많다. 클라이언트로서는 한번거 절을 당하면 감정적으로 "어떻게든 그 선생님과 상담을 해보 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기는 듯하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희소성의 법칙'이라고 한다. 요컨대 손에 넣기 어려운 것은 더욱 가지고 싶어 한다는 법칙이다.

- 상대방의 마음에 들어야 하는 것이 영업의 철칙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래서 정직한 사람은 고객에게 호감 을 얻으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고객이 부르면 이쪽 상황 은 어떻든 꼬리를 흔들며 달려간다. 그것이 '고객은신, 나는노 예'라는 관계를 만들어 버리고 역효과를 낸다. 그런 관계를 만 들어 버리면 고객에게 '무슨 행동을 해도 당연하다.'라는 심리 를 구축해주기 때문이다. 즉, 불평등조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를 만들 수 있 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냉정하게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불평등조약은 한 번 체결이 되어 버리면 어지간해선 풀기 어 렵다.

- 악덕업자가 돈을 버는 이유는 상품을 팔기 전에 인간관계를 팔기 때문이다. 악덕업자는 상품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 는다. 상품에 관해서 설명하면 품질이 나쁘다는 사실이 드러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는 아무도 구매하지 않는다. 때문에 상 품을 파는 대신 우선 자신을 믿게 만드는 데에 주력한다. '이 사람에게 구매하는 상품이니까 믿어도 돼.'라고 생각하도록, 우선 자신을 믿게 만든다.

- '상품을 팔기 전에 자신을 판다.'는 이 원리원칙은 영업사원 뿐 아니라 전단이나 광고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전단 이건 영업사원이건 판매를 목적으로 삼는 한, 구매로 이어질 때까지 고객의 감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고객의 감정을 무 시하고상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면 반응률이 급격히 떨어진다. '우리 회사는 유명하지 않기 때문에 전단이나 광고에 반응 이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피해망상이다. 반응이 없는 이유 는 고객의 감정에 맞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객의 마음 과 광고 내용이 일치할 때 반응은 비약적으로 올라간다.

- 고객이 있으면 비즈니스는 성립된다. 돈이 없어도 상품이 없어도 사람이 없어도 어떻게든 성립된다. 하지만 이 순서가 바뀌면 아무것도 성립될 수 없다. 수많은 회사가 실패하는 이 유는 이 순서가 반대이기 때문이다.
우선 팔릴 것 같은 상품을 준비한다. 그리고 그 상품을 구 매해 줄 고객을 찾는다. 대부분의 회사는 이 부분에서 실수를 한다. 현실적으로는 팔리지 않으면 재고가 쌓이고 그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 영업사원이 시간을 낭비해야 한다. 하지만 팔 리지 않는 상품이기 때문에 영업사원도 의욕을 느끼지 못한 다. 이래서는 실패로 가는 지름길을 걷는 것과 같다.
신규 사업을 진행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고객부터 확보해 야 한다. 고객을 모은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이 무엇인지 들어 본다. 그리고 그 상품을 제공한다. 그렇게 하면 사업 리스크가 낮아진다. 투자도 거의 필요 없고 사업은 빠른 속도로 뿌리를 내린다.

- 상품을 판매한다는 접근방식에서 구매 가능성이 있는 고객을 모집하는 접근방식으로 변경하면 '현재 고객'이 아니라 '미 래 고객'도 모이기 시작한다. 현재 고객'이란 말 그대로 지금 당장 구매해 주는 고객, '미래 고객'은 앞으로 구매를 해 줄가 능성이 있는 고객이다.
이미 깨달았을 테지만 대부분의 비즈니스는 현재 고객만 을 모은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미래 고객을 모으면 간단히 얻을 수 있는 수많은 장점을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 일단 고객을 아쉽게 만든다. 이것이 고객과 여러분 사이 관 계를 결정하고 나아가 최종 가격에까지 커다란 영향을 끼친 다는 사실은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다. 그리고 정보 수단은 흥 미 있는 고객을 아쉽게 만들기 위해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자, 고객을 아쉽게 만든 후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이후에도 단계를 밟아 영업을 해야 한다. 나는 이것을 '단계식 영업'이라고 부른다. 광고 선전으로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그 상품에 흥미가 있는 사람을 모집하는 쪽이 간단하 다고 설명했다. 즉, 광고의 본질은 단번에 판매하는 것이 아니 라 구매 가능성이 있는 고객리스트를 만드는 데에만 주력하는 쪽이 낫다는 것이다. 이처럼 광고선전에서는 몇 가지 목적을 달성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한가지 목적으로 압축하는 것이 좋다.
사실 그 이후의 영업에서도 여러분이 하나의 행동을 할 때 는 하나의 목적으로 압축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고객이 가볍게 한 걸음 더 내딛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 하나의 목적으로 압축한다는 말은 계단 하나하나를 가능하 면 편하고 순조롭게 올라오도록 유도한다는 의미다. 계단을 편하게 오르게 하면 신뢰 관계는 더욱 깊어져 고객이 자발적 으로 계단을 오르게 된다. 그러나 그 계단이 편하지 않고 너무 높아 힘이 든다면 고객은 당신에게 다가오기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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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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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중국

사회 2024. 5. 9. 07:41

- 하버드 대학교 사회학자 마티 화이트Marty White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30년간 심각하고 계속 악화하는 중국의 불평등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제적 하위 계급 사이에서 원망이나 분노는 매우 적었다. 화이트의 연구는 경제 체제의 하부 층을 이루는 사람들이 불행하거나 불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현 상을 반복적으로 발견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지금 그들의 상황이 10~20년 전보다 나아졌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낙관적이었 다. 가난한 이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은 그들 자신과 자녀들의 상황이 계속해서 더 나아질 거라 믿고 있다. 이 믿음이 평화와 안 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수억 명의 사람들에게 열심히 일하고 사회에 공헌하고 세금을 낼 인센티브가 되었다.
만약 중국이 경제적 위기에 처하거나 이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 몰린다면, 이 낙관주의와 사회적 신뢰는 갑작스럽게 종말을 맞이 할지도 모른다. 만약 많은 중국인이 더 나은 미래를 믿을 이유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원망이 치솟기 시작할 수도 있다.
- 일부 노동자들이 너무나 실망하고 불만에 차서 시스템 밖으로 완전히 밀려날 수도 있다는 점이 두렵다. 특히 경제위기가 대규모 로 심각하게 일어나면 새로 실업자가 된 이들이 불만을 품고 범죄 자가 되는 길을 택할 수도 있다. 이런 일이 중국에서 벌어진다는 것이 믿기 힘들겠지만, 젊고 열심히 일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자원 을 빼앗긴다면 아마도 시스템에 분노할 것이다. 삶이 점점 더 나 아질 거라는 꿈과 믿음이 흐려진다면, 이들 중 일부는 더욱 극단 적인 길을 택할지도 모른다. 침체에 빠진 다른 중진국들에서 벌어 진 사례를 보면 조직범죄의 급증이 이런 불만의 최종 출구가 된다 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  지난 몇백 년간 세계 대부분 나라는 성장했다. 사실, 평균적으로 보드판 위에서 많은 상승이 있었다.
하지만 성장은 직선으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며, 같은 양을 투입한다고 같은 양의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경제학자 폴 콜리어 Paul Collier가 관찰한 것처럼, 발전은 '미끄럼틀과 사다리 Chutes and Ladders' 게임과 같다. 만약 한 나라가 다행히 '사다리'에 발을 디딘다면, 그 나라는 보드판의 더 앞쪽까지 더 빨리 나아갈 수 있다. 반대로 '미끄럼틀'에 발을 디딘다면, 게임에서 더 낮은 지점으로 급속히 내려가 다른 사람의 걸음을 뒤따르게 된다는 의 미다. 주사위를 굴려서 나오는 어떤 숫자는 놀랄 정도로 빨리 커 다란 보상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주사위(와 보드판 위)의 다른 숫자 들은 큰 도전 과제들로 가득하다
지난 수십 년간, 중국은 보드판 위에서 가장 믿을 만한 사다리 를 타고 있었다. 이것은 저임금 제조업에 특화된 국가에 보상을 주는 사다리였다. 하지만 올라간 임금이 다시 내려올 일은 없어 보이기에, 중국은 더 이상 그 사다리를 탈 수 없다. 대신, 주사위를 한 번 더 굴려 게임 보드판의 새로운 부분을 향해 요리조리 잘 지 나가야 한다.
문제는 중국의 급속한 성장이 중국을 게임의 가장 위험한 부분으로 데려갔다는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찾으려 할수록 중국은 가장 긴 미끄럼틀 중 하나의 끄트머리에 자꾸 위태롭게 서 게 되는 것이다.
이 미끄럼틀은 '중진국 함정'이라고 알려진 것이다. 여기는 너 무 위험해, 이 게임에서 중국이 도달한 위치까지 갔던 대부분의 나라가 그곳에서 희생되고 말았다. 중국이 특히 취약할 것이라고 우려할 만한 이유가 있다.
-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보드게임에서 거의 가장 아래쪽 에 있는 가난한 국가로 출발했다. 그 구역에는 몇 개의 미끄럼틀 이 있었지만, 중국은 그것을 운 좋게 피해나갔다. 중국은 (르완다나 엘살바도르처럼) 폭력의 악순환에 갇히지도 않았고, (베네수엘라나 파푸 아뉴기니처럼) 희소한 천연자원을 둘러싼 엘리트들의 내분에 휘청 거리지도 않았다. 이는 빈곤한 국가의 발전을 막는 가장 일반적인 장애물이다.3
대신 중국은 빈곤한 시기에 가난에서 탈출할 수 있는 가장 주 요한 사다리를 생각해냈다.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 초반부터 중국은 저임금 제조업의 사다리를 올라갔고, 1980년 1000달러 미만이던 1인당 국민소득을 2016년에는 1만500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단시간에 엄청난 업적을 달성한 것이다. 다른 여러 중진국도 이 사다리를 이용해 빈곤에서 탈출했다. 아일랜드, 터키, 태국을 예로 들 수 있다. 베트남, 방글라데시, 페루 같은 나라 도 비슷한 경제정책을 통해 성공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대단히 성공적으로 성장해 중진국이 되었다. 하지만 이 제 이전과 다른 성장 방법(사다리)과 침체되거나 하락하는 방법 (미 끄럼틀)이 있는 구역에 들어섰다. 안타깝게도, 보드판 위의 중진국 구간에는 곳곳에 미끄럼틀이 있고, 여기까지 다다랐던 많은 나라 가 그곳을 통과하지 못하고 미끄럼틀에 발이 걸려 넘어지곤 했다. 2004년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에 실린 기 사에서 정치학자 제프리 개릿Geoffrey Garret은 놀라운 분석을 내 놓았다. 그는 최근 경제발전 역사를 관찰한 결과, 부유한 나라들은 계속 잘 해나가고, 가난한 나라들은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데 반해, 세계적으로 소득이 중간쯤에 위치한 나라들은 다른 나라들 보다 더 느리고 덜 성공적으로 성장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세계은행 소속 경제학자들은 이 문제의 전체적인 모습을 드러 내 보여준 보고서를 발표해 세계적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이 보 고서에 따르면, 1960년에 중진국이던 101개 국가 중 2008년까지 고소득 국가가 된 곳은 13개국밖에 없다. 나머지는 50년 동안 그 상태에 머물러 있거나 심지어 더 가난해진 국가도 있었다.

-지금 중국이 쌓아둔 인적 자본을 보면, 1980년대 한국이나 대만보다는 1980년대 멕시 코나 터키에 더 가까워 보인다. 그 어떤 국가도 고등학교 취학률 50% 이하로는 고소득 국가에 도달하지 못했다. 현재 중국의 고등 학교 취학률 30%로는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최근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중국 최고 지도자 시진핑 '중국이 현대적 경제발전의 신시대'에 들어섰다고 선언했다. 국가 연구기관, 중앙 정부 싱크탱크, 그리고 공식적으 로 승인받은 학술지들은 앞으로 '중진국 함정'이라는 용어를 쓰 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 분명히, 중국 최고 지도자에 따르면 중 진국 함정은 더 이상 임박한 것이 아니다. 위협은 끝났고 더는 두 려울 것이 없다. '신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것은 그저 희망적 사고wishful thinking였을 수도 있다.
 
- 지난 10여 년 동안 중국의 공장주들은 대규모로 자동화를 진행 하기 시작했다. 기계화는 자동차 부품, 전자기기, 금속 제조 분야 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현재 다른 어떤 국가보 다 빠르게 로봇을 받아들이고 있다. 2016년, 중국은 공업용 로봇 의 세계 최대 고객이 되었는데, 전 세계 판매량의 30%를 차지했 다.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자동화와 로봇 공학의 혁명은 이미 시작되었고 앞으로 가속화될 것이다. 사실 자 동화는 앞으로 몇십 년간, 지난 30~40년간 세계화가 미국에서 빼 앗아간 일자리보다 훨씬 많은 중국의 일자리를 없애버릴 가능성 이 높다. 중국 노동자들이 베트남인으로 대체되든 기계로 대체되든, 이 일자리가 더 이상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은 기념비적인 변화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중국 동료들이 나를 만나러 미국에 올 때마다, 나는 그들을 가장 가까운 월마트에 데려갔다. 그러고는 매장의 통로로 가서 그들에 게 아무 숫자나 고르라고 한 뒤 그 숫자만큼 발걸음을 옮기고, 또 다른 숫자를 고르라고 하여 그 번호의 진열대로 가서 함께 무작 위로 선정한 그 진열대 위 물건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확인했다. 그 시기 이 게임의 묘미는 바로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중국에서 만 들어졌다는 것이었다. 장난감 코너에 있든, 가전제품 코너에 있든, 의류 코너에 있든 모든 제품에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라벨이 붙어 있었다. 이 간단한 게임은 중국이 전 세계 제조업을 얼마나 완 전히 지배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었다.
상황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보려고 최근에 똑같이 해보았다. 가 장 가까운 월마트로 가서 아무 숫자나 골랐다. 맨 처음 내가 진열 대에서 꺼낸 티셔츠는 방글라데시에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다 음 품목인 신발은 인도에서 만들어졌고, 진열대에서 꺼낸 장난감 은 중국에서 만들어졌지만, 그다음 통로에 있던 플라스틱 계산기 는 멕시코에서 제조되었다. 여전히 많은 물건이 중국에서 오지만, '메이드 인 차이나'가 진열대를 지배하지는 않는다. 시장이 움직 이고 있는 것이다.

- 중국과 마찬가지로, 얼마 전까지 대만은 가난한 나라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때, 대만은 엉망이었다. 중국처럼, 대 만의 급격한 성장은 저기술 제조업에서 시작되었다. 1960년대 와 1970년대부터 대만은 저임금 제조업의 사다리를 오르기 시작 했다. '메이드 인 차이나'가 세계를 지배하기 전에는 많은 상품이 '메이드 인 타이완'이었다. 그때는 대만의 (그리고 한국의 상품이 시 어스 백화점의 통로를 가득 채웠다. 1990년대 막 사업을 확장하 던 월마트를 중국산 제품으로 가득 채운 것과 같은 방식이었다. 이 전략이 성공을 거두어, 대만은 빠르게 중진국이 되었다.
그러고 나서 대만에도 오늘날의 중국에 찾아온 그 전환점이 찾아왔다. 성장의 시간이 지난 뒤 1980년대에는 사실상 대만의 모 든 사람이 일자리를 가지게 되었다. 잉여 노동력이 거의 완전히 사용되었다. 1980년대 초반의 대만은 2010년의 중국과 같았다. 대만 제조업 기업들이 노동자들을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더 많은 임금을 주는 것이었다. 임금 상승은 곧 이윤에 영향을 주 었고, 장난감과 섬유, 간단한 전자기기처럼 저숙련 노동으로 만들 어지거나 조립되는 상품들을 제조하는 기업들은 임금이 낮은 나 라로 공장을 옮기는 것으로 대응했다.
1986년부터 1989년 사이 대만에서 약 30만 개의 제조업 일자 리가 사라졌다. 1990년부터 1998년 사이 8만 개의 대만 기업이 해외로 나갔는데, 그중 절반은 대만해협을 건너 중국으로 향했다.
중국 대륙의 노동자들은 대만 노동자들이 요구한 임금에 비해 훨 씬 적은 액수로도 일하려 했기 때문에, 이것은 매우 쉬운 선택이 었다.
하지만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가? 오늘날 대만에 가면 좋은 일 자리들로 이루어진 활기찬 경제, 높은 생활 수준과 안정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대만은 잘 해낸 듯 보인다. 대만은 이 전환점에서 어 떤 식으로 길을 찾아냈는가?
임금 상승에 대응해 대만은 공급망을 향상시켰다. 대만 기업들 은 국제적 경쟁에서 노동자들의 낮은 임금으로 승부를 보기보다 상품의 품질, 발명품의 참신함, 브랜드의 명망으로 차별화하기 시작했다.
- 이렇게 몇십 년 만에 대만은 발전 경로의 세 가지 단계를 모두 뛰어넘었다. 인구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는 가난한 경제에서 시 작해, 1980년대까지는 중진국의 저숙련 제조업 사다리를 올라갔 고, 게임판 가장 윗부분의 고소득 부분까지 올라서는 데 성공했 다. 1990년대 후반에, 대만의 기적적인 전환은 마무리되었다. 오 늘날 대만은 세계 부국들과 견줄 만한 생활 수준과 강력한 제도, 완전히 현대화된 경제를 가지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대만은 과거 대만을 식민지배했던 일본보다도 부유하다. 여러 난관을 헤 치고, 대만은 미끄럼틀과 사다리 게임에서 승리했다.
거의 똑같은 일이 한국에서도 일어났다. '대만'을 '한국'으로 바꾸고 이야기 내용을 거의 바꾸지 않아도 틀리지 않다. 대만처 럼, 한국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시작해 30년 만에 1인 당 국민소득이 매우 높은 국가로 성장했다. 
- 아일랜드도 비슷한 경로를 밟았다. 아일랜드는 제2차 세계대 전 이후 비교적 가난한 농업 국가였다. 1950년대에는 10여 년간 불황을 겪었고, 확실히 가난한(혹은 중간소득 국가 가운데 하위) 국가 의 반열에 들어 있었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마찬가지로 저임 금 제조업 사다리와 (아일랜드의 경우에는) 수출 지향 농업 덕분에 가 난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아일랜드는 섬유와 가공식품을 더 부 유한 국가들에 수출하며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더욱 성장했다. 1973년 유럽연합 가입이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번영에 일조 한 것은 분명하지만, 아일랜드가 성장의 사다리를 오른 대부분은 스스로 해낸 것이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아일랜드는 교과서 에 나오는 것처럼 저임금, 저숙련, 농업 기반 경제에서 유럽의 번 영하는 첨단기술 중심지로 전환했다. 이는 자유무역지대보다도 더 나아간 것이다. 2013년 <포브스>는 아일랜드를 유럽에서 사업 하기 가장 좋은 국가로 선정했다. 아일랜드는 UN의 인간개발지 수에서 최상위권인 8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아 일랜드의 1인당 국민소득은 미국이나 리히텐슈타인과 룩셈부르 크를 제외한 어떤 유럽 국가보다 훨씬 높다. 아일랜드 역시 미끄 럼틀과 사다리 게임의 믿기 힘든 승자 중 하나다. 

- 가난한 나라의 저임금 공장 노동자들과 건설 노동자들은 거의 매일 똑같은) 반복 작업을 하지만, 고소득 국가의 노동자들은 유연 하게 일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고임금의 현대적이 고 숙련 기술에 기반한 경제는 빠른 속도로 변화한다. 노동자들이 '배우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업무가 변화한다. 노동 자들이 업무를 바꾼다. 그들은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는다. 기술적 변화가 일어나면, 직원들은 새로운 기술을 배워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기대된다. 그들은 새롭게 출현하는 모든 일에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것은 커다란 차이다. 만약 휴대폰 조립 공장의 노동자가 업 무를 바꾼다면, 그 일을 몇 분 만에 배울 수 있고, 사흘 뒤면 최대 성과를 낼 수 있다. 현대적인 고임금 경제를 지탱하는 일자리에는 이것이 적용되지 않는다.
미국에서 자란 내 아들을 예로 들어보겠다. 주립대학교를 졸업한 뒤 처음에는 판매업 같은 기본적인 일자리를 구했다. 하지만 이 일은 한번 배운 내용이 꾸준하게 통하는 고정된 일자리가 아니 었다. 5년 동안 아들은 일자리를 네 번 바꾸었다.
아들은 고급 헬스장에서 회원권을 파는 일을 했다가, 온라인 고객 관리 매니저가 되었다가, 스포츠 분야에서 일하다 다시 헬스 장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업무를 바꿀 때마다 유연성, 새로운 업 계에 대한 새로운 지식 학습, 새로운 기술 습득, 새로운 상품에 대 한 완벽한 이해, 사람들과 완전히 다른 방식의 상호작용 등이 필 요했다. 그것을 해내기 위해 아들은 수학, 컴퓨터 기술, 비판적 사 고 기술, 창의성이 필요했다. 그것은 부유한 나라에서 일하는 노 동자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이고, (적어도) 고등학교 교육을 받지 않 으면 해내기 어려운 것들이다.
한국, 대만, 아일랜드는 운이 좋았다. 그들은 미래를 잘 내다보 았다. 처음에 높은 수준의 교육을 요구하지 않는 일자리에서 일했 던 공장 노동자나 건설업 노동자, 광부로 일했던 모든 이가 이미 좋은 교육을 받은 상태였다.
- 더 자세히 말한다면, 중국과 마찬가지로 멕시코의 인적 자본은 심각하게 양극화되어 있었다. 멕시코에는 수준 높은 21세기 교육 을 받은 사람들이 있었다. 전환이 일어났을 때 그들은 대부분 일 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노동력 중 대다수는 중학교 수준 의 기술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멕시코 인 구의 교육 분배 수준은 두 극단으로 나뉘어 있다. 한 그룹은 평균 15년의 교육을 받고, 다른 그룹은8년 이하 교육을 받는다. 이러한 교육의 양극화는 노동의 양극화로 이어졌고, 이후 중국의 미래에 도사리고 있을 수도 있는 바로 그 위험한 경제적·사회적 영향을 촉발시켰다.
2000년대 초반 멕시코에서 공장을 철수시킨 투자자들은 임금 상승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말한다. 그들은 멕시코 노동 력의 낮은 교육 수준 때문에 멕시코에 공장을 유지하면서 공장을 업그레이드시킬 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평균적 인' 노동자들이 중학교 졸업자 정도 기술력밖에 가지고 있지 않 다는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 노동자들이 공급망 에서 상향 이동하거나 화이트칼라 일자리에서 일할 것으로 어떻게 기대할 수 있겠는가? 더 나은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다른 많은 지역을 선택할 수 있는데, 왜 투자자들이 멕시코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겠는가?
공식 일자리에서 배제되자 많은 멕시코 사람이 비공식 분야에 의존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20년 넘게 멕시코의 비공식 분야는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많은 공장이 대량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하던 바로 그때 비공식 분야 취업이 늘 어났고, 그 후 급증했다. 1998년부터 2013년까지 이 분야의 취업 률은 무려 115%나 증가했다. 오늘날에는 멕시코 인구의 절반이 비공식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가난한 지역은 더 심각하다. 멕시 코의 가장 가난한 주(치아파스)에서는 인구 중 80%가 비공식 분야 에서 일한다

- 언론인 하워드 프렌치Howard French는 최근 출판한 책에서 현재 중국 지도부 아래에서 경제적 곤경이 특히 심각한 정치적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오늘날 중국 공산당CCP이 정통성을 유지하기 위해 두 개의 주요한 요소에 의 존해왔음을 보여준다. 바로 빠른 경제성장과 민족주의다. 민족주 의는 일반인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가 있고, 신중히 관리된 대중적 메시지 캠페인을 통해 유지되고 있다. 
만약 그 정통성의 기둥 중 하나인 지속적이고 빠른 경제성장이 돌이킬 수 없게 무너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프렌치는 중국공산당이 더 많은 애국주의 열정을 부추기는 것 말고는 정통 성을 강화할 다른 방법이 없다고 느낄 것으로 예상한다. 만약 중 국 경제가 실제로 하락하기 시작해 사람들이 분노하면, 중국공산 당은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를 장악하기 위해 처음으로 공공연한 군사행동을 일으켜 위협으로 성공을 거둘 때가 왔다고 결심할 수 도 있다. 일본과의 전쟁 위험을 불사하는 것을 누가 막을 수 있을 까? 일본이 아니라면 어디가 될까?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오 랫동안 끓고 있던 갈등들이 마침내 폭발해,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군사적 결과가 벌어질 수도 있다. 지금은 단지 가능성으로만 존재하지만, 이것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 요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잠시 이야기를 정리해보자. 이 책 전 체에서 나는 중국 미래의 많은 부분이 일반 노동자들의 기술과 능 력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이 노동자들이 더 높은 수준의 기술 력을 가져야만 미래 중국의 경제를 결정하는 종류의 일자리들을 맡을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더 고도의 기술을 가진 노동력을 육성해야만 떠나버린 기업과 자동화된 공장들을 대신할 새로운 투자자들과 새로운 기 업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분명 중국 최고 지도자들은 왜 그리고 어떻게 그들이 직업교육을 확대하기로 했는지 설명하기 위해 비슷한 주장을 펼쳤을 것이다. 그들은 중국의 발전 전망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모든 노동의 기술력 수준이 향상되기를 희 망하고 있다.
- 하지만 그 기저에 깔린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내가 이 맥락에서 '기술'이라고 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어떤 기술이 중국 노동자들이 다가오는 전환에서 성공할 수 있는지 를 결정 짓는가?
일자리를 찾는 노동자들에게는 두 가지 기술이 쓸모 있다. 첫 째, 순수하게 직업적이거나 전문적인 기술이다. 바로 특정 업무를 잘 해낼 수 있는 능력이다. 예를 들면 용접 기술, (컴퓨터가 등장하기 이전의) 타이핑 기술, 혹은 자동차 수리 능력 등이다. 여기서 중요 한 것은 이 기술들은 특정 일자리에는 곧바로 적용되지만, 그 특 정한 일자리에만 쓰일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보편적이거나 학문적인 기술이다. 이런 기술은 전통적인 중학교 혹은 인문계 고등 학교에서 배울 수 있다. 여기에는 수학, 독해, 작문, 과학, 논리, 정 보기술, 그리고 세계 많은 곳에서) 영어 등이 포함된다. 이는 한 사 람에게 '어떻게 배우는지를 알려주는 기술이다. 이 기술들은 학 생들에게 다음 단계 학습을 위한 기초를 갖추게 해주고, 미래에 직업 관련 혹은 다른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는 능력 을 길러준다.
문제는 이것이다. 오늘날 중국의 직업 고등학교 시스템은 직업 기술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다른 것은 거의 모두 배제 된다. 하지만 나는 중국의 모든 아이가 보편적 기술을 배우는 능 력에 중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믿는다.

- 이 공중 보건 위기의 규모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보인다. 문제는 이 보건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는 것이 아니다. 오 히려 세 가지 모두 저렴하고 빠른 해결책이 있다.
빈혈은 대개 음식 섭취에서 철분이 모자랄 때 발생하기 때문 에 식습관을 바꾸거나 더 간단하고 저렴하게는 권장량의 철분을 함유한 종합 비타민제를 매일 섭취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 효과적인 종합 비타민제는 아이 한 명당 하루에 10센트 정도면 구 입할 수 있다.
시력 문제에 대한 해법은 이미 언급했다. 90%의 시력 문제는 제대로 된 안경만 있으면 교정할 수 있다. 근시로 고생하는 학생 한 명당 30달러 정도 들기 때문에 이 해결책은 비용이 약간 더 들 지만, 평균적인 농촌 가정의 수입으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다. 사 실, 오늘날의 임금률(시간당 2~3달러)을 생각하면, 안경 하나 사려면 농촌 지역 가족의 2~3일 치 임금 정도 든다. 게다가 안경은 보통 2년이나 그 이상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연간 들어가는 돈은 그렇 게 많지 않다(매년 부모 중 한 명의 하루 임금이 든다). 결론적으로, 하루 당 비용은 빈혈 치료 비용보다 더 저렴하다. 13
장내 기생충을 위한 저렴하고 잘 만들어진 해결책도 있다. 좋 은 위생과 건강한 식습관은 아이들의 기생충 감염을 막아준다. 하지만 중국 농촌의 많은 지역처럼) 위생이 그렇게 좋지 못한 곳에서 는 1년에 두 번 구충제를 먹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 약은 안전하며 (감염되었든 아니든 모든 아이가 먹어도 될 만큼 안전하다) 효과도 좋고(하루에서 이틀이면 기생충이 완전히 제거된다) 저렴하다. 기 생충 감염을 방지하는데 한아이당 1년에 2달러도 들지 않는다. 1년에 부모 중 한 명의 1시간 임금에 해당하는 비용이 필요하다. 진짜 어려운 문제는 이런 것들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아무도 이런 것들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존 재한다. 빈혈, 시력 문제, 기생충은 모두 맨눈으로 보면 알 수가 없 다. 빈혈은 그 영향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아 '감춰진 기아'로 알 려져 있다. 기생충 역시 질병의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
- 수정부터 다섯 살까 지 우리의 뇌는 기본 구조를 만들고, 일생의 학습 및 사고 사회성 과 관련해 기초를 마련한다. 이 나이 때 뇌는 매초 1000개의 시냅 스를 만들어낸다. 일생 동안 우리가 생각하고, 배우고, 숫자 이해, 언 어 능력, 부호나 상징을 이해하는 능력을 포함하는) 인지 능력을 개발할 수 있게 해주는 기본적인 뇌 네트워크에 대해, 가장 중요한 뇌의 성 장은 세 살 이전에 일어난다. 이 정점을 지나면 기본 역량을 확보 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 기술은 오랜 시간에 걸쳐 하나에 이어 또 다른 하나가 만들어지는 식이라서, 초기에 부족한 게 하나 생기면 그것이 쌓여 평생에 걸쳐 문제를 남긴다?
이는 어린아이가 핵심적인 인지와 사회 능력을 키울 기회의 창 문이 유한하다는 뜻이다. 중국 농촌에서 진진과 다른 아이들처럼 인생 초기에 뒤처지면 (아주 높은 확률로) 평생에 걸쳐 더 적은 능력을 지닌 채 살아간다. 너무 오랫동안 중요한 자원이 없다면 기회의 창 문은 닫혀버리고, 남은 인생을 더 낮은 능력만 가진 채 살아가게 된 다. 그들이 자신의 이름을 말할 정도로 성장하기 전에, 더 낮은 IQ, 더 많은 행동 문제, 좋지 않은 학업 결과, 더 높은 범죄 행동 가능 성, 평생 더 낮은 수입 궤도로 진입하게 한다.
그러면 중국 농촌에서 살아가는 진진과 다른 아이들은 오늘날 얼마나 좋지 못한 상황에 있는가? 우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 국 농촌 아이 중 절반은 인지 테스트에서 낮은 결과를 기록해 (당 장 무언가 조치를 하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IQ 90에 도달하지 못 할 가능성이 높다. IQ가 90이나 그 이하를 기록한 아이는 평범한 인구 가운데 최하위 16%에 속하고 중국의 중학교 커리큘럼에서 가르치는 많은 기본 기술들을 배우지 못할 것이다. 미국에서 IQ 90 이하 학생은 특별 교육반에 보낸다. 중국 전역에 진진과 같은 아이가 2000만~3000만 명 있고, 매년 500만에서 1000만 명 정도 태어나는데,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는다면 이 아이들은 이 범주에 머물 것이다.
- 아이에게 나타나는 심각한 차이는 아주 간단한 근 원에서 비롯된다. 바로 부모가 어린 자녀에게 얼마나 말을 거느 냐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일하는 연구자들은 인생의 첫 3년간 부 유한 집의 아이들은 가난한 집의 아이들보다 3000만 개의 단어를 더 듣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세 살이 되었을 때 이 두 그룹의 단 어 사용 차이는 그들이 집에서 듣는 단어 빈도에 거의 직접적으로 비례했다. 게다가 이 초기의 차이점은 장기적 성과의 차이로 이어 졌고, 초기에 언어 능력이 지연되면 10년 후 더 낮은 인지 능력 점 수와 더 좋지 못한 학업 성적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육아법의 아 주 작은 차이에서 비롯된다.

- 중국의 조타수로서 마오쩌둥은 장기 집권기 동안 공산주의자 교육을 수학, 중국어, 영어보다 중시하고, 국가를 그의 문화대혁 명에 종속시켰다. 그것은 전 세계가 경험한 적 없는 대규모의 고 의적인 인적 자원 파괴였다. 마오쩌둥 사망 후 중국의 새로운 지 도자가 된 덩샤오핑은 유명한 개혁가였다. 그는 엘리트 교육 확대 를 포함해 경제를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일을 했다. 중국은 경제 적 기적을 조율한 것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 그러 나 (문자 해독과 산수 이상의) 대중 교육은 그의 거대 계획에 포함되지 않아, 중국이 꾸준히 더 높은 수준의 인적 자본을 축적했어야 하 는 수십 년이 낭비되었다.
현재 노동력의 낮은 교육 수준은 오래전에 사망한 이 두 지도 자의 책임이 크다. 실제로 현재 중국 노동력의 대부분(약 65%)은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의 교육 체제 아래에서 성년이 되었다. 이 시 스템에서는 고등학교 교육과 현대적인, 선진국 경제에서 활약하 기 위해 필요한 일반적인 기술 교육을 중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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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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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바이블

경영 2024. 5. 9. 07:40

- 찰리와 내가 찾는 기업은 (a) 우리가 그 사업을 이해하고, (b) 장기 경제성 이 좋으며, (c) 경영진이 유능하고 믿을 수 있고, (d) 인수 가격이 합리적인 기업입니다. 우리는 회사를 통째로 인수하고자 하며, 경영진이 우리 동업자 가 될 때는 지분 80% 이상을 인수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위대한 기업의 경 영권을 인수할 수 없을 때는 주식시장에서 위대한 기업의 지분을 소량 사들 이는 것으로도 만족합니다. 모조 다이아몬드를 통째로 소유하는 것보다는 최상급 다이아몬드의 일부를 소유하는 편이 낫기 때문입니다.
진정으로 위대한 기업이 되려면 탁월한 수익률을 지켜주는 항구적 '해자 (垓子)'를 보유해야 합니다. 어떤 기업이 높은 수익을 내면 자본주의 역학에 따라 경쟁자들이 그 성(城)을 끊임없이 공격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탁월한 실적을 유지하려면 낮은 생산 원가(가이코, 코스트코Costco)나 강력한 세계적 브랜드(코카콜라, 질레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처럼 가공할 만한 진입장벽을 보 유해야만 합니다. 기업의 역사를 돌아보면, 견고해 보이던 해자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로마 폭죽' 같은 기업들이 넘쳐납니다.
- 안정적인 산업에 속하면서 장기 경쟁우위를 확보한 기업이 바로 우리가 찾는 기업입니다. 그리고 이런 기업이 태생적으로 성장성까지 갖추었다면 위대한 기업이 됩니다. 그러나 이런 기업은 성장성이 높지 않아도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이 회사에서 나오는 풍성한 이익으로 비슷한 회사를 인수 하면 됩니다. 한 회사에서 번 돈을 그 회사에 재투자해야 한다는 원칙 같은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하면 대개 실수가 됩니다. 유형자산이익률이 높은 정말 위대한 기업이라도 이익 대부분을 장기간 재투자하면 높은 이익 률이 유지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끝으로, 1993년 나는 4억 3,300만 달러 상당의 버크셔 주식(A주 2만 5,203 주)을 주고 신발회사 덱스터 Dexter Shoe를 인수함으로써 더 큰 실수를 저질 렀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이 회사의 항구적 경쟁우위는 몇 년 만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인수 대금을 버크셔 주식으 로 지급한 탓에 내 실수는 복리로 어마어마하게 증가했습니다. 버크셔 주주 들에게 발생한 비용이 4억 달러가 아니라 35억 달러가 되었습니다. 요컨대 쓸모없는 기업을 인수하느라, 현재가치가 2,200억 달러에 이르는 버크셔의 지분을 1.6%나 내준 것입니다.
- 덱스터는 지금까지 내가 체결한 최악의 거래입니다. 그러나 장담하는데, 나는 장래에도 실수를 또 저지를 것입니다. 기업 인수에 너무도 자주 나타 나는 현상이 바비 베어Bobby Bare의 컨트리송 가사에 나옵니다. "함께 자러 갈 땐 모두 미인이었는데, 깨어보니 몇몇은 아니더라."
- 흔히 투자를 설명할 때, 장래에 더 많은 돈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현 재 자금을 투입하는 행위라고 말합니다. 버크셔가 내리는 투자의 정의는 더 까다로워서, 장래에 (명목 이익에 대한 세금 공제 후) 더 많은 구매력을 받으리 라는 합리적인 기대에 따라 현재 구매력을 남에게 이전하는 행위로 설명합 니다. 간단히 말하면 투자는 장래에 더 많이 소비하려고 현재 소비를 포기 하는 행위입니다.
우리가 내린 정의에서 중요한 추론이 도출됩니다. 투자 위험은 베타(변동 성을 가리키는 월스트리트 용어로서, 주로 위험 측정에 사용됨)로 측정할 것이 아니 라. 예정 보유 기간에 투자자에게 발생할 구매력 손실 확률로 측정해야 한 다는 것입니다. 보유 기간에 걸쳐 어떤 자산의 구매력이 매우 확실하게 증 가하기만 한다면, 그 자산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내리더라도 위험하지 않 다는 말입니다. 이제부터 보겠지만, 가격이 변동하지 않는 자산도 매우 위험 할 수 있습니다.

- 나는 투자의 기본을 설명하려고 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만족스러운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니라면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매우 확실한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일을 단순하게 유지해야 하며, 일확천금을 노려서는 안 됩니다. 누군가 '즉시' 이익을 내주겠다고 약속하면 '즉시' 거절하십시오.
*자산의 미래 생산성에 초점을 맞추십시오. 그 자산의 미래 이익을 대강 이라도 추정하기가 어렵다면 그 자산은 포기하고 다른 자산을 찾아보십시 오. 모든 투자 기회를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다 알 필요도 없습니다. 자신이 선택한 것만 이해하면 됩니다.
*그러나 자산의 장래 가격 변동에 초점을 맞춘다면 그것은 투기입니다. 투기가 잘못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나는 투기를 잘하지 못하며, 계 속해서 투기에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주장을 믿지 않습니다. 여러 사람이 동 전 던지기를 하면 첫 회에는 절반 정도가 승리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동전 던지기를 계속한다면 아무도 이익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어떤 자산의 가격이 최근 상승했다는 이유로 그 자산을 사서는 절대 안 됩니다.
*나는 두 부동산에 투자할 때 부동산에서 나오는 수익만을 생각했지, 매 일의 가격 변동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경기는 점수판만 쳐다보는 선 수들이 아니라 시합에 집중하는 선수들이 승리합니다. 주가를 보지 않고서 도 주말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면 평일에도 그렇게 해보십시오.
*거시경제에 대한 관점을 세우거나, 남들의 거시경제 예측이나 시장 예 측에 귀 기울이는 것은 시간 낭비입니다. 사실은 위험하기까지 합니다. 정말 로 중요한 문제의 초점을 흐릴 수 있기 때문이죠. (TV 논평자들이 입심 좋게 시 장을 예측하는 모습을 보면 나는 유명 야구 선수인 미키 맨틀Mickey Mantle의 통렬한 비 판이 떠오릅니다. "방송 중계석에만 앉으면 야구가 무척 쉬워 보이나 봅니다.")
*내가 두 부동산을 산 시점은 1986년과 1993년입니다. 이후 경제, 금리, 주식시장 흐름이 어떻게 될 것인가는 내 투자 결정에 전혀 중요하지 않았습 니다. 당시 신문 머리기사와 전문가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나지 않습 니다. 그들이 무슨 소리를 하든, 네브래스카 농장에서는 옥수수가 계속 자라고, 뉴욕 대학교 인접 상가에는 학생들이 몰려들 테니까요.

- 찰리와 내가 기업의 지분 일부를 사들일 때 분석하는 방법은 기업을 통째 로 사들일 때 분석하는 방법과 매우 비슷합니다. 먼저 5년 이상 이익 범위 를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지 판단합니다. 이익 범위를 추정할 수 있고, 그 이익을 우리가 추정하는 범위의 하한선으로 가정하더라도 현재 주가가 합리적인 수준이라면 그 주식을 삽니다. 그러나 흔히 그렇듯이 미래 이익을 추정할 수 없다면 포기하고 다음 후보로 넘어갑니다. 우리는 함께 일한 지난 54년 동안, 거시경제나 정치 환경이나 다른 사람들의 견해 때문에 매력적인 매수 기회를 포기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투자를 결정할 때 이런 문제들은 언급하지도 않습니다.

- 고자본 미국 기업들이 한때는 훌륭한 투자 대상이었습니다. 듀폰 DuPont은 PER 20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듀폰은 복잡한 공장을 계속 짓고 박사와 화학자 들을 계속 채용하면서 세계를 통째로 사들일 기세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대부분 화학제품은 동질재가 되어버렸고, 대형 화학회사들은 고전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애플과 구글 같은 기업들이 세계 정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많이 바뀌었고, 정확한 판단으로 이런 새로운 기업에 투자한 사람들은 탁월한 실적을 올렸습니다.
버핏: 앤드류 멜론 (Andrew Mellon, 1855~1937, 전직 미국 재무장관)이 지금 자 산도 없이 수천억 달러의 가치를 창출하는 위 시가총액 5대 기업을 보았다 면 무척 당황했을 것입니다. 지금은 그런 세상입니다. 과거에는 오랜 기간에 걸쳐 제철소를 짓고, 사람들을 고용해서 훈련했으며, 철도로 운송해 온 철광 석으로 철강을 생산했고, 이를 전국에 공급해서 돈을 벌었습니다. 그러나 지 금 구글은 누군가 한 번 클릭할 때마다 가이코로부터 11달러를 받고 있습니 다. 이 세상이 처음에는 우리 눈에 보였습니다. 우리 자본주의 시스템은 유 형자산을 바탕으로 발명과 혁신과 재투자를 거듭하면서 발전했습니다. 하 지만 자본을 전혀 들이지 않고 무형자산을 바탕으로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이 방식이 훨씬 낫습니다. 지금 이 세상은 과거에 존재하던 세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세상이 이어질 것입니다. 이런 추세는 절대 꺾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잘못 인수한 기업도 팔아버리지 않는 이유 
새로 버크셔의 주주가 된 분들은 내가 잘못 인수한 기업들을 계속 보유하 는 점이 이상해 보일 것입니다. 이익이 많지 않아서 버크셔의 가치에 큰 도 움이 되지도 못하면서, 관리에는 더 많은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경영 컨설턴트나 월스트리트 사람들은 이렇게 뒤처지는 기업들을 팔아버리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팔아버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29년 동안 우리는 이 보고서에 버크셔의 경제 원칙들을 계속해서 제시했습니다. 11번 원칙에서 우리는 자 회사의 실적이 부진해도(대부분 경영상의 결함 때문이 아니라 산업 요소 때문임) 매각을 꺼린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 방식은 다윈Charles Darwin의 진화론과 거리가 멉니다. 이 방식에 반대하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업을 인수할 때 기존 소유주에게, 어떤 고난이 있어도 회사를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앞으로도 약속할 것입니다. 지 금까지 이 약속을 지키는 데 들어간 비용은 많지 않으며, 소중한 기업과 충 성스러운 직원들을 맡기려는 소유주들에게 그동안 우리가 쌓은 평판으로도 충분히 그 값을 다했습니다. 이런 소유주들은 우리가 제공하는 것을 다른 곳에서는 얻을 수 없으며, 우리가 한 약속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지켜진다 는 사실을 잘 압니다.
그러나 우리는 마조히스트(피학대 성욕자)가 아니고 극단적인 낙천주의자 도 아닙니다. 11번 원칙에서 제시한 둘 중 하나에 해당하면(장기간 현금이 유 출될 전망이거나, 고질적인 노동쟁의가 일어난다면 우리는 즉시 단호하게 조처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47년 역사를 통틀어 겨우 두어 번 발생했으 며, 현재 매각을 고려할 정도로 곤경에 처한 기업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 섹터에 속한 버크셔 기업들의 내재가치는 전반적으로 순자산가치를 크게 뛰어넘습니다. 그러나 소기업 중에는 그렇지 않은 기업이 많습니다. 나 는 소기업들을 인수하면서 많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오래전 찰리는 내게 "잘해도 소용없는 일은 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는데, 이 말을 들었어야 했 습니다. 어쨌든 우리가 인수한 대기업들은 대부분 실적이 좋았으며(일부는 이례적으로 좋았음), 이 섹터는 전체적으로 성과가 우수합니다.

- 버크셔의 기업 인수 기준
우리는 다음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기업의 사장이나 대리인이 연락해주시기를 고대합니다.
(1) 대기업(우리 기존 사업부에 딱 들어맞는 기업이 아니라면 세전 매출액이 7,500만달러 이상)
(2) 지속적인 수익력을 입증(미래 예상 수익이나 '회생기업'은 관심 없음)
(3) 부채가 적거나 없고 ROE가 높은 기업
(4) 경영진이 있는 기업(우리는 경영진을 공급하지 못함)
(5) 사업이 단순(복잡한 기술을 다루는 회사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함)
(6) 매각 가격(가격이 미정인 상태에서 협상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음)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관심이 더 많습니다. 우리는 50~200억 달러 범위 에서 기업을 인수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장내 매수는 관심이 없습니다. 우리는 적대적 인수는 하지 않습니다. 완벽한 비밀 보장과 매우 신속한 답변을 약속합니다. 우리가 흥미를 느끼는지는 대개 5분 이내에 답해드렸 습니다. 우리는 현금 인수 방식을 선호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제공하는 만큼 내재가치를 취득하는 거래라면 주식 발행 방식도 고려할 것입니다. 우리는 경매 방식에는 참여하지 않습니다.

- 흔히 실사due diligence도 생략한 채 며칠 만에 인수 거래를 완료하면 위험하지 않은가요?
버핏: 변호사들이 내게 자주 하는 질문입니다. 우리가 실사를 했다면 변 호사들에게 값비싼 자문료를 지불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인수 과정에서 실 수를 많이 했는데, 대부분이 마땅히 인수해야 할 기업을 인수하지 않은 이 른바 부작위의 실수였습니다. 모두 기업의 경제 환경이나 미래를 적절하게 평가하지 못한 실수였습니다. 모든 대기업의 인수 점검 목록에는 들어 있지 않은 실수들이지요. 정말로 중요한 것은 그 기업의 기본 경제성, 해당 산업의 진행 방향, 아마존 같은 경쟁자의 시장지배 가능성 등입니다. 그러나 이런 실 제 위험들이 기업 인수 점검 목록에 들어 있는 사례를 우리는 본 적이 없습 니다. 우리가 기업 인수에서 저지른 부작위의 실수는 6건 이상입니다. 그러 나 실사를 더 많이 했더라도 이런 실수는 단 한 건도 감소하지 않았을 것입 니다. 다만 우리가 조금 더 현명했다면 실수가 감소했을지 모르지요.
지극히 중요한 것은, 10억 달러를 받고 지분을 양도할 소유경영자가 앞 으로도 변함없는 태도로 기업을 경영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관련 항목이 점검 목록에 들어 있다면 당연히 확인해야 하겠지만, 점검 목록에 들어 있지 않더라도 기업의 미래 경제 전망 평가에 중요한 항목들 은 반드시 분석해야 합니다. 시즈캔디는 인수 당시 임차 매장이 약 150개였 습니다. 프리시전 캐스트파츠는 인수 당시 공장이 170개였습니다. 일부 공 장에는 공해 문제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개별 공장이 아 니라 10~20년 후의 사업 전망입니다. 이렇게 실사를 생략하는 우리의 기업 인수 방식이 적어도 일부 사람들에게는 유용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소한 일로 다투는 과정에서 거래가 무산되는 사례를 나는 많이 보았습니다. 흔히 사소한 일로 시작된 논쟁에서도 자존심이 상하면 마지노선을 그어버리는 사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협상을 시작하면 대개 완결됩니다. 멍거: 임차계약서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보다는 대개 기업의 질 평가가 더 중요합니다. 기업을 계속 운영할 경영진의 자질도 매우 중요한데 점검 목록으로 확인할 방법이 있나요? 기업의 질 및 경영진의 자질 평가 실적이 버크셔보다 좋은 기업을 나는 보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실사에 의지했다 이렇게 평가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올바른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버핏: 협상이 길어지면 대개 무산됩니다. 사람들은 사소한 일에 고집을 부리기도 합니다. 때로는 어리석은 짓인 줄 알면서도 고집을 부리지요. 나 는 협상이 진행되길 바라므로 상대에게 어느 정도 신뢰감을 표시합니다. 그 러면 대개 상대도 내게 신뢰감을 표시합니다. 그러나 암적인 존재도 분명히 있습니다. 서류를 보아서는 이런 사람들을 찾아낼 수 없습니다. 우리가 믿고 막대한 돈을 건네준 사람이 장래에 어떤 행태를 보일 것인지 평가하는 작업 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는 회사의 실적과 인수 가격을 모두 알고 있으므 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랍니다. 나는 모든 면에서 우리에게 유리해야 좋은 거래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톰 머피는 모든 면에서 유리한 조 건을 얻으려 하지 말고 단지 적당한 거래를 하라고 내게 가르쳐주었습니다. 상대가 부정직한 사람이라면 거래 과정에서 그런 징후가 나타납니다. 운이 좋으면 협상 초기에 이런 징후를 발견하게 됩니다.
멍거: 여기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주주 여러분 중 배우자의 출생증명 서를 세심하게 확인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우리가 사용하는 기법은 이 미 널리 사용되는 듯합니다.

- 멍거 씨, 지금까지 한 거래 중 유난히 마음에 든 거래는 무엇인가요?
멍거: 유난히 마음에 든 거래가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학 습 경험 면에서 가장 유용했던 거래는 십중팔구 시즈캔디였습니다. 브랜드 도 강력했고, 추가 자본을 투입하지 않아도 현금흐름이 끊임없이 증가하는 회사였으니까요. 우리가 시즈캔디를 인수하지 않았다면 코카콜라에도 투자 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나는 훌륭한 삶이란 항상 배우고 또 배우는 삶이 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우리가 오랜 기간 끊임없이 배운 덕분에 버크셔에서 막대한 투자수익을 올렸다고 생각합니다.
자본배분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을 CEO에 임명하는 것은 주사위를 던 지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매우 오랜 기간 자본배분을 해왔기 때 문에 잘하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우리 판단이 항상 옳은것은 아닙니다. 그 나마 심각한 피해를 면하는 것은 우리가 끊임없이 배운 덕분입니다. 우리가 계속 배우지 않았다면 여러분은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 고 여러분이 죽지는 않았겠지만 여기에 모여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버핏: 형편없는 기업을 경영하면서 맛보는 고통만큼, 훌륭한 기업에 대한 안목을 키워주는 경험도 없을 것입니다.
멍거: 한 친구의 말에 의하면, 낚시의 첫 번째 원칙은 물고기가 있는 곳에 서 낚시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원칙은 첫 번째 원칙을 절대 잊지 않는 것이 고요. 우리는 반드시 물고기가 있는 곳에서 낚시하고 있습니다.

- 실제로 IBM 만큼 재무관리를 잘해서 주주들의 이익을 크게 늘려준 대기업을 나는 알지 못합니다. IBM은 부채를 현명하게 사용했고, 거의 현금만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기업 인수를 했으 며, 자사주 매입을 적극적으로 실행했습니다.
현재 IBM은 발행주식이 11억 6,000만 주이며, 우리가 5.5%에 해당하는 약 6,390만 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IBM이 앞으로 5년 동안 벌어들이는 이익이 우리에게는 당연히 매우 중요합니다. 이 밖에도 IBM은 5년 동안 자 사주 매입에 약 5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입니다. 오늘의 퀴즈입니다. 버크셔 같은 장기 투자자라면 5년 동안 주가가 어떻게 되기를 바라야 하겠습니까? 여러분을 초조하게 만들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5년 내내 IBM의 주가가 지지부진하기를 바라야 합니다.
이제부터 계산해봅시다. 5년 동안 IBM의 평균 주가가 200달러라면, 회 사는 500억 달러를 사용해 2억 5,000만 주를 사들일 것입니다. 그러면 남는 주식은 9억 1,000만 주가 되며, 우리 지분은 약 7%로 늘어납니다. 반면 5년 동안 IBM의 평균 주가가 300달러로 상승한다면, 회사가 사들이는 주식은 1 억 6,700만 주에 불과합니다. 이때는 5년 후 남는 주식이 9억 9,000만 주여 서 우리 지분은 6.5%가 됩니다.
5년 차에 IBM의 이익이 200억 달러라면, 5년 평균 주가가 더 낮을 때 우 리 몫의 이익이 1억 달러 더 많아집니다. 게다가 이후 언젠가는 주식의 가치 도 15억 달러나 많아질 것입니다.
논리는 단순합니다.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자사주 매입을 실행하는 회사의 주식을 보유) 장래에 주식을 계속 사들이려 한다면, 주가가 상승하면 손해입니다. 오히려 주가가 폭락해야 유리합니다. 그러나 대개 감정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지 못합니다. 장래에 주식을 계속 사려는 사람까지 포함 해서 사람들 대부분은 주가가 상승해야 안도감을 느낍니다. 이런 주주들은 차에 기름을 가득 채웠다는 이유만으로 유가 상승에 환호하는 사람과 같습 니다.
이렇게 설명했다고 해서 우리처럼 생각하는 주주가 많아지리라고는 생각 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행태를 보면 이런 기대가 헛되더군요. 그래도 여러분은 우리가 계산한 논리를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이 대목에서 고백할 것이 있습니다. 나도 초창기에는 주식시장이 상승할 때 환호했습니다. 그 무 렵 나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8장을 읽었습니다. 투자자들이 주가 등락을 어떤 관점으로 보아야 하는지를 다루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때 내 눈에 씌었던 콩깍지가 떨어져 나갔고 이후 나는 낮은 주가를 더 좋아하 게 되었습니다. 그 책을 선택했던 순간이 내 인생 최대의 행운이었습니다. 결국 IBM 투자의 성패는 주로 장래 이익에 좌우될 것입니다. 그러나 두 번째로 중요한 요소는 IBM이 막대한 자금으로 자사주를 얼마나 사들일 것 이냐가 될 것입니다. 만일 IBM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발행주식을 6,390만 주로 줄인다면, 나는 근검절약으로 얻은 명성을 포기하고 버크셔 직원들에 게 유급휴가를 주겠습니다.

- 21세기 동안 주식에서 연 10% 수익률(배당 2%와 주가 상승 8%)을 기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2100년 다우지수가 약 2,400만이라고 암묵적으로 예 측하는 사람입니다. 두 자릿수 주식 수익률을 논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이 숫자를 설명해주십시오. (그렇다고 그 사람을 당황하게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조력자 중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에 등장하 는 여왕의 후손이 많은 모양입니다. "나는 아침 먹기도 전에 불가능한 일을 여 섯 개나 믿은 적도 있어"라고 말한 여왕 말입니다. 고객의 머리에는 환상을 채 우면서 자기 주머니에는 수수료를 채우는 입심 좋은 조력자를 조심하십시오. 일부 기업은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연금 제도를 운용 중인데, 이들의 회계에는 거의 모두 미국 연금의 수익률이 유럽 연금의 수익률보다 높다고 가정합니다. 이 차이는 수수께끼입니다. 유럽 연금도 미국 펀드매니저에게 맡겨서 환상적인 실적을 올리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나는 이 수수께끼의 답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수익률 가정을 조사하는 감사와 보 험회계사 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CEO들이 미국 연금의 수익률을 높게 가정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 가 있습니다. 보고이익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수익률 가정이 틀렸더라도, 그들이 은퇴하고 나서도 오랫동안 화가 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 기업들은 당기순이익을 최대한 높이려고 무리한 시도를 해왔지만 이제는 이런 태도를 바꿔야 합니다. 내 동업자 찰리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지금까지 왼쪽으로 파울볼 세 개를 날렸다면, 다음 공은 다소 오른쪽으로 밀어 쳐라."
장래에 주주들이 연금 비용 때문에 받는 충격보다, 장래에 납세자들이 공 적 연금 때문에 받는 충격은 몇 곱절이나 더 클 것입니다. 공적 연금은 엄청 난 약속을 하지만, 재원은 대개 한심할 정도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 시 한폭탄은 도화선이 길어서 정치인들이 물러나고 한참 뒤에야 터지므로, 이 들은 좀처럼 유권자들에게 세금 부담을 안기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치 인들은 때로는 40대 초반의) 유권자들에게 조기 은퇴와 푸짐한 생활비 지원 등을 쉽게 약속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수명이 길어지고 인플레이션이 확 실시되므로 이런 약속을 지키기는 절대 쉽지 않습니다.

- 회계법인과 규제당국 들이 블랙숄즈 공식을 사용하는 것은 명확한 숫자 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찰리와 나는 이런 숫자를 제시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이 계약으로 떠안는 실제 부채가 블랙숄즈 공식 계산에 의한 부채 보다 훨씬 적다고 믿지만, 정확한 숫자는 뽑아낼 수 없습니다. 이는 가이코, BNSF, 버크셔 해서웨이의 정확한 가치를 산정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 니다. 그러나 정확한 숫자를 산정하지 못해도 우린 걱정하지 않습니다. 정확 하게 틀리는 것보다는 대충이라도 맞는 편이 나으니까요.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John Kenneth Galbraith는 경제학자들이 아이디어를 지 극히 경제적으로 활용한다고 풍자했습니다. 대학원에서 배운 아이디어를 평생 써먹기 때문이랍니다. 대학교 재무학과의 행태도 이와 비슷합니다. 이 들 거의 모두가 1970~1980년대 내내 효율적 시장 가설에 집착하는 고집을 보십시오. 이들은 그 가설의 오류를 밝히는 강력한 사실들조차 '예외'라고 부르면서 무시합니다. (이때 내가 즐겨 쓰는 비유가 있습니다. '평평한 지구 위원회'가 지구를 한 바퀴 돌아오는 배를 보면, 십중팔구 짜증을 내면서 하찮은 예외일 뿐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현재 학계에서는 블랙숄즈가 확고한 진리인 것처럼 가르치고 있지만, 이 런 관행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학계는 옵션 평가 방 법도 숙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옵션 평가를 전혀 못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투자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것은 기업을 평 가하는 방법입니다. 이것이 투자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 EBITDA는 최악의 비용입니다. 우리는 플로트에 대해 즐겨 말합니다. 플 로트는 돈은 먼저 받고 비용은 나중에 지급할 때 형성되는 자금입니다. 감 가상각은 돈은 먼저 지출하고 비용은 나중에 기록할 때 나타납니다. 플로트 와 정반대입니다. 좋은 것이 아니지요. 다른 조건이 모두 같다면, 감가상각 이 없는 기업을 사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가 없는 기 업이기 때문이죠. EBITDA는 사람들을 속여 심하게 해를 입힐 수 있는 통계 입니다.
멍거: 실제로 EBITDA를 사업에 사용하는 사람들의 행태는 훨씬 더 역겹 고 혐오스럽습니다. 이는 100제곱미터인 집을 임대하면서 200제곱미터라 고 말하는 부동산 중개업자와 같습니다. EBITDA는 부정직한 용어인데도 지금은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감가상각비가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 미국 임원들에 대한 보상은 실적과 동떨어질 때가 너무도 많습니다. 그런 데도 이런 현실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CEO에 대한 보상이 조작되기 때 문입니다. 그 결과 실적이 보통 이하인 CEO가 잘못 설계된 보상기준에 따 라 거액을 받는 사례가 너무도 흔합니다. (CEO가 손수 뽑은 인력관리 담당 부 사장과 언제나 극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래칫 래칫 앤드 빙고Ratchet, Ratchet and Bingo'의 컨설턴트가 도와주는 덕분입니다.)
예를 들어 10년 만기 고정가격 옵션을 생각해봅시다. (이런 옵션을 누가 마다 할까요?) 스태그넌트('침체한'의 뜻) 사(社)의 CEO 프레드 퓨틀이 이 옵션을 한 다발(가령 회사 지분의 1%) 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그에게 유리한지 자명해집 니다. 그는 계속해서 회사의 이익으로 배당은 전혀 지급하지 않고 모두 자 사주를 사들이려 할 것입니다.
프레드가 이끄는 스태그넌트가 이름값을 한다고 가정합시다. 회사의 순 자산은 100억 달러이고 발행주식이 1억 주인데, 그가 옵션을 받은 후 10년 동안 매년 벌어들이는 이익이 10억 달러여서, 처음에는 주당 10달러가 들 어옵니다. 프레드는 계속 배당을 지급하지 않고 이익을 모두 자사주 매입에 사용합니다. 주가가 계속해서 주당 이익의 10배로 유지된다면 10년 뒤 옵션 만기일에는 158% 상승하게 됩니다. 이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서 발행주식이 3,870만 주로 감소해 주당 이익이 25.80달러로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회사 실적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는데도, 단지 주주들에게 돌아갈 이익을 유보하 는 행위만으로 프레드는 무려 1억 5,800만 달러를 벌게 됩니다. 심지어 스 태그넌트의 이익이 10년 동안 20% 감소하더라도, 프레드가 버는 돈은 1억 달러가 넘어갑니다.
프레드는 회사 이익을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부실한 프로 젝트와 기업 인수에 낭비하더라도 자신은 막대한 돈을 챙길 수 있습니다. 이런 부실 경영으로 투자수익률이 5%에 그치더라도 그는 거금을 벌 수 있 습니다. 스태그넌트의 PER이 10배로 유지된다면 그의 옵션 가치가 6,300 만 달러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주주들은 프레드에게 옵션을 제공한 행 위가 과연 주주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었는지 의심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평균적인 배당 정책'(예컨대 이익의 3분의 1을 배당으로 지급)을 따른다 면 결과가 이 정도로 극단적이지는 않겠지만, 경영자는 성과 없이도 여전히 푸짐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 CEO들은 배당을 한 푼이라도 지급하면 옵션의 가치가 감소한다는 사실 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고정가격 옵션 승인을 요청하는 위임장 자 료에서 경영자-주주 이해 상충을 설명한 사례를 나는 한 번도 보지 못했습 니다. CEO들이 회사 안에서는 자본 비용이 높다고 역설하면서도, 고정가격 옵션이 CEO들에게 제공하는 공짜 자금이라는 사실은 주주들에게 밝히는 법이 없습니다.
이익을 유보하기만 해도 옵션의 가치는 저절로 올라갑니다. 그러나 유보이익에 따라 행사가격이 인상되는 옵션이 발행되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른바 '보상 전문가들이 경영진에게 유리한 온갖 기법에는 통달 했어도, 이런 옵션은 알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내게 빵을 주는 사람이 원하는 노 래를 부른다"라는 말이 있지요.)
CEO는 특히 해고당할 때 푸짐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해고 당한 CEO가 그날 하루 책상을 치우면서 버는 돈이, 미국 근로자가 평생 화 장실 청소로 버는 돈보다도 많습니다. “성공이 성공을 부른다”라는 옛 속담 따위는 잊어버리십시오. 오늘날 임원실에서 통용되는 원칙은 "실패가 성공 을 부른다"입니다.

- 우리는 자회사들의 경영을 자율에 맡기며, 감독이나 감시를 전혀 하지 않습니다. 이는 때때로 경영상의 문제점이 뒤늦게야 발견된다는 뜻이며, 간 혹 찰리와 내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영업 및 자본 결정이 내려진다는 의미 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경영자는 우리가 제공하는 자율성을 탁월하게 활용 하며, 대규모 조직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소중한 주인의식을 발휘해 우리 의 신뢰에 보답해줍니다. 우리는 숨 막히는 관료주의 때문에 결정이 지연되 어 눈에 안 보이는 비용이 발생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몇몇 잘못된 결정으 로 발생하는 눈에 보이는 비용을 감수하고자 합니다.

- BNSF 인수를 계기로 이제는 우리 직원이 약 25만 7,000명에 이르렀고 사업부는 수백 개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직원 수와 사업부 수를 더 늘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버크셔가 위원회, 예산 관리, 복잡한 관리계층이 들끓는 거대 단일 조직이 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대신 경영이 독자적으로 이루어지며, 의사결정도 대부분 영업현장에서 내려지는 중대기업들의 집 합이 될 것입니다. 찰리와 나는 자본배분, 기업 위험관리, 경영자 선발 및 보 상에만 전념할 것입니다.

- 찰리와 나는 가격이 잘못된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듯이, 가격이 잘못되었 다고 생각하는 파생상품 계약에 오래전부터 투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 리가 그런 계약을 체결했다고 처음 보고한 시점이 1998년 초였습니다. 이런 파생상품 계약은 레버리지나 거래상대방 위험이 극에 이를 때 거래자들과 사회를 위험에 몰아넣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위험이 다이너마이트가 될 수 있다고 오래전부터 경고했습니다.) 버크셔는 이런 계약을 한 적이 없으며, 앞으 로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버크셔에서 이런 문제가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 나의 임무입니 다. 위험관리는 CEO가 위임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라고 찰리와 나는 믿습 니다. 너무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버크셔의 장부에 오르는 파생상품 계약 은 모두 내가 개시하고 감시합니다. 다만 미드아메리칸 등 몇몇 자회사의 영업 관련 계약과 제너럴 리의 사소한 계약 해지는 예외입니다. 만일 버크 셔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나의 잘못입니다. 위험관리위원회나 최고 위험책임자의 오판 때문이 아닙니다.
거대 금융기관의 CEO가 위험관리 책임을 모두 떠안지 않는다면 이사회 의 직무유기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CEO가 위험관리 업무를 감당할 수 없 다면 다른 직장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CEO가 위험관리에 실패한다면(정부가 개입해 자금 지원이나 보증을 해줘야 한다면 그와 이사회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미국 최대 금융기관 몇 개를 망쳐놓은 사람들은 주주가 아니었습니다. 그 런데도 그 책임은 주주들이 졌습니다. 금융기관이 파산했을 때, 흔히 보유 주식의 평가액이 90% 이상 날아갔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발생한 4대 금융 참사에서 주주들이 입은 손실만 해도 5,000억 달러가 넘습니다. 주주들이 구제받았다고 말하면 이들을 우롱하는 셈입니다.
그러나 파산한 금융기관의 CEO와 이사들은 대체로 멀쩡합니다. 자초한 재난 때문에 재산이 감소했을지는 모르지만 이들은 여전히 호화롭게 살고 있습니다. 바뀌어야 하는 것은 이러한 CEO와 이사들의 행태입니다. 이들 의 무모한 행위 때문에 국가와 금융기관들이 손해를 입었다면 이들이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이들이 망쳐놓은 금융기관이 배상해서도 안 되고, 보 험사가 배상해서도 안 됩니다. CEO와 이사들은 오랫동안 당근만 과도하게 받았습니다. 이제는 이들의 처우에 어느 정도 채찍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 돈보다 평판이 중요 
수신: 버크셔 해서웨이 경영자('올스타') 귀중
참조: 버크셔 이사
발신: 워런 버핏
일자: 2010.7.26.
버크셔의 최우선 과제를 다시 강조하고, 승계 계획(내가 아니라 여러분의 승계!)에 대해 도움을 받으려고 2년마다 발송하는 서한입니다.
최우선 과제는 우리 모두 버크셔의 평판을 계속해서 열심히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완벽할 수는 없지만 완벽해지려고 노력할 수는 있습니다. 나는 25년 넘게 이 메모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돈을 잃을 수는 있습니 다. 심지어 많은 돈을 잃어도 됩니다. 그러나 평판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단 한 치도 잃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모든 행위를 합법성만으로 평가해서 는 안 됩니다. 똑똑하지만 비우호적인 기자가 쓴 기사가 중앙 일간지의 1면 에 실려도 당당할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때로는 동료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해." 이 말이 사 업 활동에 대한 변명이라면 이는 거의 틀림없이 잘못된 근거입니다. 만일 도덕적 판단을 평가할 때 나온 말이라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언 제든 누군가 그런 말로 변명한다면 사실은 타당한 이유를 제시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누군가 그런 변명을 한다면 기자나 판사에게도 그렇게 변명해보 라고 말씀하십시오.
정당성이나 적법성 때문에 주저하는 일이 있으면 내게 꼭 전화하십시오. 그러나 그렇게 주저할 정도라면 십중팔구 경계선에 매우 근접했다는 뜻이 므로 포기해야 합니다. 경계선 근처에 가지 않고서도 돈은 얼마든지 벌 수 있습니다. 어떤 사업 활동이 경계선에 접근했는지 의심스럽다면, 그냥 경계 선을 벗어났다고 생각하고 잊어버리십시오.
그 당연한 결과로 나쁜 소식이 발생했다면 즉시 내게 알려주십시오. 나는 나쁜 소식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곪아 터진 다음에는 다루 고 싶지 않습니다. 살로먼은 즉각 대처했으면 쉽게 해결할 수 있었던 나쁜 소식을 외면한 탓에 8,000명이나 되는 직원과 함께 몰락하고 말았습니다.

- 성공적인 기업을 보유한 가족에게는 기업 매각을 고려할 때 몇 가지 선택 대안이 있습니다. 흔히 가장 좋은 선택은 그대로 계속 보유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잘 아는 훌륭한 기업을 계속 보유하는 것보다 좋은 대안은 흔치 않 습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사람들이 기업을 계속 보유하라고 권유하는 일 은 거의 없습니다. (이발사에게 이발할 때가 되었는지 물어보아서는 안 됩니다.)
소유주 가족 일부는 팔려고 하고 일부는 계속 보유하려고 한다면 대개 기 업을 공개하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그러나 소유주 가족 모두가 기업을 팔려 고 한다면 보통 두 가지 대안을 고려하게 됩니다.
첫째 대안은 두 기업을 결합해서 '시너지'를 짜내려는 경쟁자에게 파는 방법입니다. 경쟁자는 소유주 가족을 도와 회사를 키운 동료 다수를 반드시 해고하려 합니다. 그러므로 배려 깊은 소유주는 오랜 동료가 옛 컨트리송 "그녀는 떼돈 벌고, 나는 속았다네"를 슬프게 부르며 떠나게 하지 않을 것입 니다.
둘째 대안은 월스트리트 인수자에게 파는 방법입니다. 과거에 이들은 자 신을 '차입매수자'라고 정확하게 불렀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초 이들의 평판이 나빠지자, 서둘러 명칭을 '사모펀드'로 변경했습니다. ('몰려오는 야만 인을 막아라Barbarians at the Gate'라는 게임을 기억하십니까?)
이들은 단지 명칭만 바꿨을 뿐입니다. 예전과 다름없이, 인수한 기업의 자 기자본은 극적으로 줄이고, 부채는 산더미처럼 쌓아 올렸습니다. 실제로 흔히 사모펀드가 제시하는 인수 가격은 인수 대상 기업을 담보로 조달할 수 있는 최대 부채액에 좌우되었습니다.
나중에 일이 순조롭게 풀려서 자기자본이 증가하면 사모펀드는 대개 추 가로 자금을 조달해 부채비율을 다시 높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조달한 자 금으로 대규모 배당을 지급해 자기자본을 대폭 낮추었으며, 때로는 마이너 스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사모펀드들은 '자기자본'을 금기어로 취급하고 부채를 사랑합니 다. 지금은 부채 조달 비용이 매우 낮으므로 이들은 흔히 최고 한도액을 제 시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회사를 되팔 때는 대개 다른 차입매수자에게 팝니 다. 회사는 사실상 한 조각 상품이 됩니다.
버크셔는 회사를 매각하려는 소유주들에게 세 번째 대안을 제공합니다. 직원과 문화가 그대로 유지되는 영원한 집입니다. (간혹 경영진은 바뀔 수 있습 니다.) 게다가 우리가 인수하는 기업은 재무건전성과 성장성이 극적으로 향 상됩니다. 그리고 은행이나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을 상대할 일도 영원히 사라집니다.
세 번째 대안에 관심 없는 소유주도 있습니다. 그러나 관심 있는 소유주에게는 버크셔 외에 다른 대안이 많지 않습니다.

- 다행히 우리 문화구조는 확고하게 자리 잡았으므로 장차 CEO들이 성공 하도록 강력하게 뒷받침할 것입니다. 현재 버크셔의 놀라운 권한 위임이 관 료주의를 방지하는 이상적인 해결책입니다. 사업 측면에서 보면 버크셔는 하나의 거대 기업이 아니라 대기업들의 모임입니다. 우리 본사에는 위원회 가 설치된 적도 없고, 자회사에 예산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적도 없습니다. (내부 용도로 예산을 수립하는 자회사는 많습니다.) 우리 본사에는 법무실도 없고, 다른 기업들이 당연히 보유하는 인력관리, 홍보, 투자자 관리, 전략, 인수 담 당부서 등도 없습니다.
물론 감사 기능은 활발합니다. 감사가 무감각하면 바보가 되니까요. 그러 나 우리는 경영자들이 수탁자로서 투철한 사명감으로 회사를 운영한다고 매우 깊이 신뢰합니다. 사실 우리가 자회사들을 인수하기 전부터 이들은 똑같은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우리가 복잡한 관료제를 도입해 계속해서 지시하고 끝없이 검토할 때보다, 우리가 이들을 신뢰할 때 더 좋은 실적 이 나옵니다. 찰리와 나는 처지가 바뀌어 우리가 경영자라면 원할 만한 방 식으로 경영자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합니다.

-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의 경영 시스템과 정책(이하 '버크셔 시스템')은 초기에 확정되었으며, 다음과 같습니다.
(1) 버크셔는 복합기업으로서 사업을 확장해나가되, 장래를 예측하기 어 려운 사업은 피한다.
(2) 모회사는 별도 자회사를 통해서 거의 모든 사업을 영위하며, 자회사 CEO에게 매우 극단적으로 자율권을 부여한다.
(3) 복합기업 본사는 작은 사무실에 회장, CFO, CFO의 내부 통제 업무를 주로 지원하는 소수 직원만 둔다.
(4) 버크셔는 항상 손해보험사들을 우선해 인수한다. 손해보험사들은 상 당한 플로트를 창출해 투자 자금을 확보하면서 안정적으로 보험영업이익을 올려야 한다.
(5) 자회사들은 각자 고유 시스템으로 운영되므로, 버크셔 전반적인 인사 시스템, 스톡옵션 시스템, 성과보수 시스템, 은퇴 시스템 등은 도입하지 않 는다.
(6) 버크셔 회장은 다음 활동을 담당한다.
(i) 거의 모든 증권투자를 관리하며, 주로 버크셔의 손해보험 자회 사들을 이용한다.
(ii) 주요 자회사의 모든 CEO를 선정하고, 이들의 보수를 결정하
며, 갑자기 후계자가 필요해지면 비공식적으로 후계자 추천도 받 는다.
(i) 자회사들이 경쟁우위를 확보한 다음에는 이들의 초과현금을 재배분한다. 이상적인 용도는 새 자회사 인수다.
(iv) 자회사 CEO가 접촉을 원하면 즉시 응해야 하며, 회장이 추가 접촉을 요구하는 일은 거의 없어야 한다.
(v) 회장은 자신이 소극적인 주주라면 알고 싶은 내용을 길고 논 리적이며 유용한 서한으로 작성해 연차보고서에 싣는다. 그리고 주주총회에서 여러 시간 질문에 답한다.
(vi) 회장은 자신이 버크셔를 떠난 다음에도 고객, 주주, 임직원 들
사이에서 문화가 장기간 유지되도록 본보기가 된다.
(vii) 최우선적으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 조용히 책을 읽고 사색한 다. 아무리 나이가 많아져도 학습을 통해서 발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vi) 많은 시간을 들여 임직원의 성과를 열렬히 칭찬한다.
(7) 신규 자회사는 원칙적으로 주식이 아니라 현금으로 인수한다.
(8) 유보이익 1달러로 창출되는 시장가치가 1달러를 초과하는 한, 버크셔 는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다.
(9) 버크셔는 매우 잘 이해하는 훌륭한 기업을 적정 가격에 인수하도록 노력한다. 이 회사에는 본사의 지원 없이도 잘 경영하면서 장기간 근무할 훌 륭한 CEO도 있어야 한다.
(10) 버크셔는 자회사의 CEO를 선정할 때, 신뢰할 수 있고 기술과 활력을 갖췄으며 회사와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다.
(11) 버크셔의 중요한 원칙은 자회사를 절대 매각하지 않는 것이다.
(12) 버크셔는 한 자회사의 CEO를 전혀 관계없는 자회사 CEO로 절대 보
내지 않는다.
(13) 버크셔는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자회사 CEO에게 은퇴를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
(14) 버크셔는 부채가 거의 없도록 할 것이며, (i) 어떤 상황에서도 거의 완벽한 신용도를 유지하고, (ii) 흔치 않은 기회가 오면 투입할 수 있도록 현 금과 신용을 유지한다.
(15) 버크셔는 대기업을 매각하려는 사람이 언제든 편리하게 접촉할 수 있어야 한다. 대기업 인수 제안을 받으면 즉각 관심을 기울인다. 거래가 성 사되지 않더라도, 제안에 대해 아는 사람은 회장과 한두 사람으로 한정된다. 외부에도 절대 발설하지 않는다.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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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9

Quote of the day 2024. 5. 9.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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