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바이블

경영 2024. 5. 9. 07:40

- 찰리와 내가 찾는 기업은 (a) 우리가 그 사업을 이해하고, (b) 장기 경제성 이 좋으며, (c) 경영진이 유능하고 믿을 수 있고, (d) 인수 가격이 합리적인 기업입니다. 우리는 회사를 통째로 인수하고자 하며, 경영진이 우리 동업자 가 될 때는 지분 80% 이상을 인수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위대한 기업의 경 영권을 인수할 수 없을 때는 주식시장에서 위대한 기업의 지분을 소량 사들 이는 것으로도 만족합니다. 모조 다이아몬드를 통째로 소유하는 것보다는 최상급 다이아몬드의 일부를 소유하는 편이 낫기 때문입니다.
진정으로 위대한 기업이 되려면 탁월한 수익률을 지켜주는 항구적 '해자 (垓子)'를 보유해야 합니다. 어떤 기업이 높은 수익을 내면 자본주의 역학에 따라 경쟁자들이 그 성(城)을 끊임없이 공격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탁월한 실적을 유지하려면 낮은 생산 원가(가이코, 코스트코Costco)나 강력한 세계적 브랜드(코카콜라, 질레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처럼 가공할 만한 진입장벽을 보 유해야만 합니다. 기업의 역사를 돌아보면, 견고해 보이던 해자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로마 폭죽' 같은 기업들이 넘쳐납니다.
- 안정적인 산업에 속하면서 장기 경쟁우위를 확보한 기업이 바로 우리가 찾는 기업입니다. 그리고 이런 기업이 태생적으로 성장성까지 갖추었다면 위대한 기업이 됩니다. 그러나 이런 기업은 성장성이 높지 않아도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이 회사에서 나오는 풍성한 이익으로 비슷한 회사를 인수 하면 됩니다. 한 회사에서 번 돈을 그 회사에 재투자해야 한다는 원칙 같은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하면 대개 실수가 됩니다. 유형자산이익률이 높은 정말 위대한 기업이라도 이익 대부분을 장기간 재투자하면 높은 이익 률이 유지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끝으로, 1993년 나는 4억 3,300만 달러 상당의 버크셔 주식(A주 2만 5,203 주)을 주고 신발회사 덱스터 Dexter Shoe를 인수함으로써 더 큰 실수를 저질 렀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이 회사의 항구적 경쟁우위는 몇 년 만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인수 대금을 버크셔 주식으 로 지급한 탓에 내 실수는 복리로 어마어마하게 증가했습니다. 버크셔 주주 들에게 발생한 비용이 4억 달러가 아니라 35억 달러가 되었습니다. 요컨대 쓸모없는 기업을 인수하느라, 현재가치가 2,200억 달러에 이르는 버크셔의 지분을 1.6%나 내준 것입니다.
- 덱스터는 지금까지 내가 체결한 최악의 거래입니다. 그러나 장담하는데, 나는 장래에도 실수를 또 저지를 것입니다. 기업 인수에 너무도 자주 나타 나는 현상이 바비 베어Bobby Bare의 컨트리송 가사에 나옵니다. "함께 자러 갈 땐 모두 미인이었는데, 깨어보니 몇몇은 아니더라."
- 흔히 투자를 설명할 때, 장래에 더 많은 돈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현 재 자금을 투입하는 행위라고 말합니다. 버크셔가 내리는 투자의 정의는 더 까다로워서, 장래에 (명목 이익에 대한 세금 공제 후) 더 많은 구매력을 받으리 라는 합리적인 기대에 따라 현재 구매력을 남에게 이전하는 행위로 설명합 니다. 간단히 말하면 투자는 장래에 더 많이 소비하려고 현재 소비를 포기 하는 행위입니다.
우리가 내린 정의에서 중요한 추론이 도출됩니다. 투자 위험은 베타(변동 성을 가리키는 월스트리트 용어로서, 주로 위험 측정에 사용됨)로 측정할 것이 아니 라. 예정 보유 기간에 투자자에게 발생할 구매력 손실 확률로 측정해야 한 다는 것입니다. 보유 기간에 걸쳐 어떤 자산의 구매력이 매우 확실하게 증 가하기만 한다면, 그 자산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내리더라도 위험하지 않 다는 말입니다. 이제부터 보겠지만, 가격이 변동하지 않는 자산도 매우 위험 할 수 있습니다.

- 나는 투자의 기본을 설명하려고 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만족스러운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니라면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매우 확실한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일을 단순하게 유지해야 하며, 일확천금을 노려서는 안 됩니다. 누군가 '즉시' 이익을 내주겠다고 약속하면 '즉시' 거절하십시오.
*자산의 미래 생산성에 초점을 맞추십시오. 그 자산의 미래 이익을 대강 이라도 추정하기가 어렵다면 그 자산은 포기하고 다른 자산을 찾아보십시 오. 모든 투자 기회를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다 알 필요도 없습니다. 자신이 선택한 것만 이해하면 됩니다.
*그러나 자산의 장래 가격 변동에 초점을 맞춘다면 그것은 투기입니다. 투기가 잘못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나는 투기를 잘하지 못하며, 계 속해서 투기에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주장을 믿지 않습니다. 여러 사람이 동 전 던지기를 하면 첫 회에는 절반 정도가 승리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동전 던지기를 계속한다면 아무도 이익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어떤 자산의 가격이 최근 상승했다는 이유로 그 자산을 사서는 절대 안 됩니다.
*나는 두 부동산에 투자할 때 부동산에서 나오는 수익만을 생각했지, 매 일의 가격 변동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경기는 점수판만 쳐다보는 선 수들이 아니라 시합에 집중하는 선수들이 승리합니다. 주가를 보지 않고서 도 주말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면 평일에도 그렇게 해보십시오.
*거시경제에 대한 관점을 세우거나, 남들의 거시경제 예측이나 시장 예 측에 귀 기울이는 것은 시간 낭비입니다. 사실은 위험하기까지 합니다. 정말 로 중요한 문제의 초점을 흐릴 수 있기 때문이죠. (TV 논평자들이 입심 좋게 시 장을 예측하는 모습을 보면 나는 유명 야구 선수인 미키 맨틀Mickey Mantle의 통렬한 비 판이 떠오릅니다. "방송 중계석에만 앉으면 야구가 무척 쉬워 보이나 봅니다.")
*내가 두 부동산을 산 시점은 1986년과 1993년입니다. 이후 경제, 금리, 주식시장 흐름이 어떻게 될 것인가는 내 투자 결정에 전혀 중요하지 않았습 니다. 당시 신문 머리기사와 전문가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나지 않습 니다. 그들이 무슨 소리를 하든, 네브래스카 농장에서는 옥수수가 계속 자라고, 뉴욕 대학교 인접 상가에는 학생들이 몰려들 테니까요.

- 찰리와 내가 기업의 지분 일부를 사들일 때 분석하는 방법은 기업을 통째 로 사들일 때 분석하는 방법과 매우 비슷합니다. 먼저 5년 이상 이익 범위 를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지 판단합니다. 이익 범위를 추정할 수 있고, 그 이익을 우리가 추정하는 범위의 하한선으로 가정하더라도 현재 주가가 합리적인 수준이라면 그 주식을 삽니다. 그러나 흔히 그렇듯이 미래 이익을 추정할 수 없다면 포기하고 다음 후보로 넘어갑니다. 우리는 함께 일한 지난 54년 동안, 거시경제나 정치 환경이나 다른 사람들의 견해 때문에 매력적인 매수 기회를 포기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투자를 결정할 때 이런 문제들은 언급하지도 않습니다.

- 고자본 미국 기업들이 한때는 훌륭한 투자 대상이었습니다. 듀폰 DuPont은 PER 20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듀폰은 복잡한 공장을 계속 짓고 박사와 화학자 들을 계속 채용하면서 세계를 통째로 사들일 기세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대부분 화학제품은 동질재가 되어버렸고, 대형 화학회사들은 고전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애플과 구글 같은 기업들이 세계 정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많이 바뀌었고, 정확한 판단으로 이런 새로운 기업에 투자한 사람들은 탁월한 실적을 올렸습니다.
버핏: 앤드류 멜론 (Andrew Mellon, 1855~1937, 전직 미국 재무장관)이 지금 자 산도 없이 수천억 달러의 가치를 창출하는 위 시가총액 5대 기업을 보았다 면 무척 당황했을 것입니다. 지금은 그런 세상입니다. 과거에는 오랜 기간에 걸쳐 제철소를 짓고, 사람들을 고용해서 훈련했으며, 철도로 운송해 온 철광 석으로 철강을 생산했고, 이를 전국에 공급해서 돈을 벌었습니다. 그러나 지 금 구글은 누군가 한 번 클릭할 때마다 가이코로부터 11달러를 받고 있습니 다. 이 세상이 처음에는 우리 눈에 보였습니다. 우리 자본주의 시스템은 유 형자산을 바탕으로 발명과 혁신과 재투자를 거듭하면서 발전했습니다. 하 지만 자본을 전혀 들이지 않고 무형자산을 바탕으로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이 방식이 훨씬 낫습니다. 지금 이 세상은 과거에 존재하던 세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세상이 이어질 것입니다. 이런 추세는 절대 꺾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잘못 인수한 기업도 팔아버리지 않는 이유 
새로 버크셔의 주주가 된 분들은 내가 잘못 인수한 기업들을 계속 보유하 는 점이 이상해 보일 것입니다. 이익이 많지 않아서 버크셔의 가치에 큰 도 움이 되지도 못하면서, 관리에는 더 많은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경영 컨설턴트나 월스트리트 사람들은 이렇게 뒤처지는 기업들을 팔아버리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팔아버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29년 동안 우리는 이 보고서에 버크셔의 경제 원칙들을 계속해서 제시했습니다. 11번 원칙에서 우리는 자 회사의 실적이 부진해도(대부분 경영상의 결함 때문이 아니라 산업 요소 때문임) 매각을 꺼린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 방식은 다윈Charles Darwin의 진화론과 거리가 멉니다. 이 방식에 반대하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업을 인수할 때 기존 소유주에게, 어떤 고난이 있어도 회사를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앞으로도 약속할 것입니다. 지 금까지 이 약속을 지키는 데 들어간 비용은 많지 않으며, 소중한 기업과 충 성스러운 직원들을 맡기려는 소유주들에게 그동안 우리가 쌓은 평판으로도 충분히 그 값을 다했습니다. 이런 소유주들은 우리가 제공하는 것을 다른 곳에서는 얻을 수 없으며, 우리가 한 약속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지켜진다 는 사실을 잘 압니다.
그러나 우리는 마조히스트(피학대 성욕자)가 아니고 극단적인 낙천주의자 도 아닙니다. 11번 원칙에서 제시한 둘 중 하나에 해당하면(장기간 현금이 유 출될 전망이거나, 고질적인 노동쟁의가 일어난다면 우리는 즉시 단호하게 조처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47년 역사를 통틀어 겨우 두어 번 발생했으 며, 현재 매각을 고려할 정도로 곤경에 처한 기업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 섹터에 속한 버크셔 기업들의 내재가치는 전반적으로 순자산가치를 크게 뛰어넘습니다. 그러나 소기업 중에는 그렇지 않은 기업이 많습니다. 나 는 소기업들을 인수하면서 많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오래전 찰리는 내게 "잘해도 소용없는 일은 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는데, 이 말을 들었어야 했 습니다. 어쨌든 우리가 인수한 대기업들은 대부분 실적이 좋았으며(일부는 이례적으로 좋았음), 이 섹터는 전체적으로 성과가 우수합니다.

- 버크셔의 기업 인수 기준
우리는 다음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기업의 사장이나 대리인이 연락해주시기를 고대합니다.
(1) 대기업(우리 기존 사업부에 딱 들어맞는 기업이 아니라면 세전 매출액이 7,500만달러 이상)
(2) 지속적인 수익력을 입증(미래 예상 수익이나 '회생기업'은 관심 없음)
(3) 부채가 적거나 없고 ROE가 높은 기업
(4) 경영진이 있는 기업(우리는 경영진을 공급하지 못함)
(5) 사업이 단순(복잡한 기술을 다루는 회사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함)
(6) 매각 가격(가격이 미정인 상태에서 협상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음)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관심이 더 많습니다. 우리는 50~200억 달러 범위 에서 기업을 인수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장내 매수는 관심이 없습니다. 우리는 적대적 인수는 하지 않습니다. 완벽한 비밀 보장과 매우 신속한 답변을 약속합니다. 우리가 흥미를 느끼는지는 대개 5분 이내에 답해드렸 습니다. 우리는 현금 인수 방식을 선호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제공하는 만큼 내재가치를 취득하는 거래라면 주식 발행 방식도 고려할 것입니다. 우리는 경매 방식에는 참여하지 않습니다.

- 흔히 실사due diligence도 생략한 채 며칠 만에 인수 거래를 완료하면 위험하지 않은가요?
버핏: 변호사들이 내게 자주 하는 질문입니다. 우리가 실사를 했다면 변 호사들에게 값비싼 자문료를 지불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인수 과정에서 실 수를 많이 했는데, 대부분이 마땅히 인수해야 할 기업을 인수하지 않은 이 른바 부작위의 실수였습니다. 모두 기업의 경제 환경이나 미래를 적절하게 평가하지 못한 실수였습니다. 모든 대기업의 인수 점검 목록에는 들어 있지 않은 실수들이지요. 정말로 중요한 것은 그 기업의 기본 경제성, 해당 산업의 진행 방향, 아마존 같은 경쟁자의 시장지배 가능성 등입니다. 그러나 이런 실 제 위험들이 기업 인수 점검 목록에 들어 있는 사례를 우리는 본 적이 없습 니다. 우리가 기업 인수에서 저지른 부작위의 실수는 6건 이상입니다. 그러 나 실사를 더 많이 했더라도 이런 실수는 단 한 건도 감소하지 않았을 것입 니다. 다만 우리가 조금 더 현명했다면 실수가 감소했을지 모르지요.
지극히 중요한 것은, 10억 달러를 받고 지분을 양도할 소유경영자가 앞 으로도 변함없는 태도로 기업을 경영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관련 항목이 점검 목록에 들어 있다면 당연히 확인해야 하겠지만, 점검 목록에 들어 있지 않더라도 기업의 미래 경제 전망 평가에 중요한 항목들 은 반드시 분석해야 합니다. 시즈캔디는 인수 당시 임차 매장이 약 150개였 습니다. 프리시전 캐스트파츠는 인수 당시 공장이 170개였습니다. 일부 공 장에는 공해 문제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개별 공장이 아 니라 10~20년 후의 사업 전망입니다. 이렇게 실사를 생략하는 우리의 기업 인수 방식이 적어도 일부 사람들에게는 유용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소한 일로 다투는 과정에서 거래가 무산되는 사례를 나는 많이 보았습니다. 흔히 사소한 일로 시작된 논쟁에서도 자존심이 상하면 마지노선을 그어버리는 사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협상을 시작하면 대개 완결됩니다. 멍거: 임차계약서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보다는 대개 기업의 질 평가가 더 중요합니다. 기업을 계속 운영할 경영진의 자질도 매우 중요한데 점검 목록으로 확인할 방법이 있나요? 기업의 질 및 경영진의 자질 평가 실적이 버크셔보다 좋은 기업을 나는 보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실사에 의지했다 이렇게 평가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올바른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버핏: 협상이 길어지면 대개 무산됩니다. 사람들은 사소한 일에 고집을 부리기도 합니다. 때로는 어리석은 짓인 줄 알면서도 고집을 부리지요. 나 는 협상이 진행되길 바라므로 상대에게 어느 정도 신뢰감을 표시합니다. 그 러면 대개 상대도 내게 신뢰감을 표시합니다. 그러나 암적인 존재도 분명히 있습니다. 서류를 보아서는 이런 사람들을 찾아낼 수 없습니다. 우리가 믿고 막대한 돈을 건네준 사람이 장래에 어떤 행태를 보일 것인지 평가하는 작업 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는 회사의 실적과 인수 가격을 모두 알고 있으므 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랍니다. 나는 모든 면에서 우리에게 유리해야 좋은 거래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톰 머피는 모든 면에서 유리한 조 건을 얻으려 하지 말고 단지 적당한 거래를 하라고 내게 가르쳐주었습니다. 상대가 부정직한 사람이라면 거래 과정에서 그런 징후가 나타납니다. 운이 좋으면 협상 초기에 이런 징후를 발견하게 됩니다.
멍거: 여기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주주 여러분 중 배우자의 출생증명 서를 세심하게 확인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우리가 사용하는 기법은 이 미 널리 사용되는 듯합니다.

- 멍거 씨, 지금까지 한 거래 중 유난히 마음에 든 거래는 무엇인가요?
멍거: 유난히 마음에 든 거래가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학 습 경험 면에서 가장 유용했던 거래는 십중팔구 시즈캔디였습니다. 브랜드 도 강력했고, 추가 자본을 투입하지 않아도 현금흐름이 끊임없이 증가하는 회사였으니까요. 우리가 시즈캔디를 인수하지 않았다면 코카콜라에도 투자 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나는 훌륭한 삶이란 항상 배우고 또 배우는 삶이 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우리가 오랜 기간 끊임없이 배운 덕분에 버크셔에서 막대한 투자수익을 올렸다고 생각합니다.
자본배분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을 CEO에 임명하는 것은 주사위를 던 지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매우 오랜 기간 자본배분을 해왔기 때 문에 잘하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우리 판단이 항상 옳은것은 아닙니다. 그 나마 심각한 피해를 면하는 것은 우리가 끊임없이 배운 덕분입니다. 우리가 계속 배우지 않았다면 여러분은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 고 여러분이 죽지는 않았겠지만 여기에 모여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버핏: 형편없는 기업을 경영하면서 맛보는 고통만큼, 훌륭한 기업에 대한 안목을 키워주는 경험도 없을 것입니다.
멍거: 한 친구의 말에 의하면, 낚시의 첫 번째 원칙은 물고기가 있는 곳에 서 낚시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원칙은 첫 번째 원칙을 절대 잊지 않는 것이 고요. 우리는 반드시 물고기가 있는 곳에서 낚시하고 있습니다.

- 실제로 IBM 만큼 재무관리를 잘해서 주주들의 이익을 크게 늘려준 대기업을 나는 알지 못합니다. IBM은 부채를 현명하게 사용했고, 거의 현금만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기업 인수를 했으 며, 자사주 매입을 적극적으로 실행했습니다.
현재 IBM은 발행주식이 11억 6,000만 주이며, 우리가 5.5%에 해당하는 약 6,390만 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IBM이 앞으로 5년 동안 벌어들이는 이익이 우리에게는 당연히 매우 중요합니다. 이 밖에도 IBM은 5년 동안 자 사주 매입에 약 5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입니다. 오늘의 퀴즈입니다. 버크셔 같은 장기 투자자라면 5년 동안 주가가 어떻게 되기를 바라야 하겠습니까? 여러분을 초조하게 만들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5년 내내 IBM의 주가가 지지부진하기를 바라야 합니다.
이제부터 계산해봅시다. 5년 동안 IBM의 평균 주가가 200달러라면, 회 사는 500억 달러를 사용해 2억 5,000만 주를 사들일 것입니다. 그러면 남는 주식은 9억 1,000만 주가 되며, 우리 지분은 약 7%로 늘어납니다. 반면 5년 동안 IBM의 평균 주가가 300달러로 상승한다면, 회사가 사들이는 주식은 1 억 6,700만 주에 불과합니다. 이때는 5년 후 남는 주식이 9억 9,000만 주여 서 우리 지분은 6.5%가 됩니다.
5년 차에 IBM의 이익이 200억 달러라면, 5년 평균 주가가 더 낮을 때 우 리 몫의 이익이 1억 달러 더 많아집니다. 게다가 이후 언젠가는 주식의 가치 도 15억 달러나 많아질 것입니다.
논리는 단순합니다.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자사주 매입을 실행하는 회사의 주식을 보유) 장래에 주식을 계속 사들이려 한다면, 주가가 상승하면 손해입니다. 오히려 주가가 폭락해야 유리합니다. 그러나 대개 감정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지 못합니다. 장래에 주식을 계속 사려는 사람까지 포함 해서 사람들 대부분은 주가가 상승해야 안도감을 느낍니다. 이런 주주들은 차에 기름을 가득 채웠다는 이유만으로 유가 상승에 환호하는 사람과 같습 니다.
이렇게 설명했다고 해서 우리처럼 생각하는 주주가 많아지리라고는 생각 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행태를 보면 이런 기대가 헛되더군요. 그래도 여러분은 우리가 계산한 논리를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이 대목에서 고백할 것이 있습니다. 나도 초창기에는 주식시장이 상승할 때 환호했습니다. 그 무 렵 나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8장을 읽었습니다. 투자자들이 주가 등락을 어떤 관점으로 보아야 하는지를 다루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때 내 눈에 씌었던 콩깍지가 떨어져 나갔고 이후 나는 낮은 주가를 더 좋아하 게 되었습니다. 그 책을 선택했던 순간이 내 인생 최대의 행운이었습니다. 결국 IBM 투자의 성패는 주로 장래 이익에 좌우될 것입니다. 그러나 두 번째로 중요한 요소는 IBM이 막대한 자금으로 자사주를 얼마나 사들일 것 이냐가 될 것입니다. 만일 IBM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발행주식을 6,390만 주로 줄인다면, 나는 근검절약으로 얻은 명성을 포기하고 버크셔 직원들에 게 유급휴가를 주겠습니다.

- 21세기 동안 주식에서 연 10% 수익률(배당 2%와 주가 상승 8%)을 기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2100년 다우지수가 약 2,400만이라고 암묵적으로 예 측하는 사람입니다. 두 자릿수 주식 수익률을 논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이 숫자를 설명해주십시오. (그렇다고 그 사람을 당황하게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조력자 중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에 등장하 는 여왕의 후손이 많은 모양입니다. "나는 아침 먹기도 전에 불가능한 일을 여 섯 개나 믿은 적도 있어"라고 말한 여왕 말입니다. 고객의 머리에는 환상을 채 우면서 자기 주머니에는 수수료를 채우는 입심 좋은 조력자를 조심하십시오. 일부 기업은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연금 제도를 운용 중인데, 이들의 회계에는 거의 모두 미국 연금의 수익률이 유럽 연금의 수익률보다 높다고 가정합니다. 이 차이는 수수께끼입니다. 유럽 연금도 미국 펀드매니저에게 맡겨서 환상적인 실적을 올리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나는 이 수수께끼의 답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수익률 가정을 조사하는 감사와 보 험회계사 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CEO들이 미국 연금의 수익률을 높게 가정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 가 있습니다. 보고이익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수익률 가정이 틀렸더라도, 그들이 은퇴하고 나서도 오랫동안 화가 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 기업들은 당기순이익을 최대한 높이려고 무리한 시도를 해왔지만 이제는 이런 태도를 바꿔야 합니다. 내 동업자 찰리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지금까지 왼쪽으로 파울볼 세 개를 날렸다면, 다음 공은 다소 오른쪽으로 밀어 쳐라."
장래에 주주들이 연금 비용 때문에 받는 충격보다, 장래에 납세자들이 공 적 연금 때문에 받는 충격은 몇 곱절이나 더 클 것입니다. 공적 연금은 엄청 난 약속을 하지만, 재원은 대개 한심할 정도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 시 한폭탄은 도화선이 길어서 정치인들이 물러나고 한참 뒤에야 터지므로, 이 들은 좀처럼 유권자들에게 세금 부담을 안기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치 인들은 때로는 40대 초반의) 유권자들에게 조기 은퇴와 푸짐한 생활비 지원 등을 쉽게 약속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수명이 길어지고 인플레이션이 확 실시되므로 이런 약속을 지키기는 절대 쉽지 않습니다.

- 회계법인과 규제당국 들이 블랙숄즈 공식을 사용하는 것은 명확한 숫자 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찰리와 나는 이런 숫자를 제시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이 계약으로 떠안는 실제 부채가 블랙숄즈 공식 계산에 의한 부채 보다 훨씬 적다고 믿지만, 정확한 숫자는 뽑아낼 수 없습니다. 이는 가이코, BNSF, 버크셔 해서웨이의 정확한 가치를 산정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 니다. 그러나 정확한 숫자를 산정하지 못해도 우린 걱정하지 않습니다. 정확 하게 틀리는 것보다는 대충이라도 맞는 편이 나으니까요.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John Kenneth Galbraith는 경제학자들이 아이디어를 지 극히 경제적으로 활용한다고 풍자했습니다. 대학원에서 배운 아이디어를 평생 써먹기 때문이랍니다. 대학교 재무학과의 행태도 이와 비슷합니다. 이 들 거의 모두가 1970~1980년대 내내 효율적 시장 가설에 집착하는 고집을 보십시오. 이들은 그 가설의 오류를 밝히는 강력한 사실들조차 '예외'라고 부르면서 무시합니다. (이때 내가 즐겨 쓰는 비유가 있습니다. '평평한 지구 위원회'가 지구를 한 바퀴 돌아오는 배를 보면, 십중팔구 짜증을 내면서 하찮은 예외일 뿐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현재 학계에서는 블랙숄즈가 확고한 진리인 것처럼 가르치고 있지만, 이 런 관행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학계는 옵션 평가 방 법도 숙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옵션 평가를 전혀 못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투자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것은 기업을 평 가하는 방법입니다. 이것이 투자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 EBITDA는 최악의 비용입니다. 우리는 플로트에 대해 즐겨 말합니다. 플 로트는 돈은 먼저 받고 비용은 나중에 지급할 때 형성되는 자금입니다. 감 가상각은 돈은 먼저 지출하고 비용은 나중에 기록할 때 나타납니다. 플로트 와 정반대입니다. 좋은 것이 아니지요. 다른 조건이 모두 같다면, 감가상각 이 없는 기업을 사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가 없는 기 업이기 때문이죠. EBITDA는 사람들을 속여 심하게 해를 입힐 수 있는 통계 입니다.
멍거: 실제로 EBITDA를 사업에 사용하는 사람들의 행태는 훨씬 더 역겹 고 혐오스럽습니다. 이는 100제곱미터인 집을 임대하면서 200제곱미터라 고 말하는 부동산 중개업자와 같습니다. EBITDA는 부정직한 용어인데도 지금은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감가상각비가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 미국 임원들에 대한 보상은 실적과 동떨어질 때가 너무도 많습니다. 그런 데도 이런 현실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CEO에 대한 보상이 조작되기 때 문입니다. 그 결과 실적이 보통 이하인 CEO가 잘못 설계된 보상기준에 따 라 거액을 받는 사례가 너무도 흔합니다. (CEO가 손수 뽑은 인력관리 담당 부 사장과 언제나 극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래칫 래칫 앤드 빙고Ratchet, Ratchet and Bingo'의 컨설턴트가 도와주는 덕분입니다.)
예를 들어 10년 만기 고정가격 옵션을 생각해봅시다. (이런 옵션을 누가 마다 할까요?) 스태그넌트('침체한'의 뜻) 사(社)의 CEO 프레드 퓨틀이 이 옵션을 한 다발(가령 회사 지분의 1%) 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그에게 유리한지 자명해집 니다. 그는 계속해서 회사의 이익으로 배당은 전혀 지급하지 않고 모두 자 사주를 사들이려 할 것입니다.
프레드가 이끄는 스태그넌트가 이름값을 한다고 가정합시다. 회사의 순 자산은 100억 달러이고 발행주식이 1억 주인데, 그가 옵션을 받은 후 10년 동안 매년 벌어들이는 이익이 10억 달러여서, 처음에는 주당 10달러가 들 어옵니다. 프레드는 계속 배당을 지급하지 않고 이익을 모두 자사주 매입에 사용합니다. 주가가 계속해서 주당 이익의 10배로 유지된다면 10년 뒤 옵션 만기일에는 158% 상승하게 됩니다. 이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서 발행주식이 3,870만 주로 감소해 주당 이익이 25.80달러로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회사 실적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는데도, 단지 주주들에게 돌아갈 이익을 유보하 는 행위만으로 프레드는 무려 1억 5,800만 달러를 벌게 됩니다. 심지어 스 태그넌트의 이익이 10년 동안 20% 감소하더라도, 프레드가 버는 돈은 1억 달러가 넘어갑니다.
프레드는 회사 이익을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부실한 프로 젝트와 기업 인수에 낭비하더라도 자신은 막대한 돈을 챙길 수 있습니다. 이런 부실 경영으로 투자수익률이 5%에 그치더라도 그는 거금을 벌 수 있 습니다. 스태그넌트의 PER이 10배로 유지된다면 그의 옵션 가치가 6,300 만 달러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주주들은 프레드에게 옵션을 제공한 행 위가 과연 주주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었는지 의심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평균적인 배당 정책'(예컨대 이익의 3분의 1을 배당으로 지급)을 따른다 면 결과가 이 정도로 극단적이지는 않겠지만, 경영자는 성과 없이도 여전히 푸짐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 CEO들은 배당을 한 푼이라도 지급하면 옵션의 가치가 감소한다는 사실 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고정가격 옵션 승인을 요청하는 위임장 자 료에서 경영자-주주 이해 상충을 설명한 사례를 나는 한 번도 보지 못했습 니다. CEO들이 회사 안에서는 자본 비용이 높다고 역설하면서도, 고정가격 옵션이 CEO들에게 제공하는 공짜 자금이라는 사실은 주주들에게 밝히는 법이 없습니다.
이익을 유보하기만 해도 옵션의 가치는 저절로 올라갑니다. 그러나 유보이익에 따라 행사가격이 인상되는 옵션이 발행되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른바 '보상 전문가들이 경영진에게 유리한 온갖 기법에는 통달 했어도, 이런 옵션은 알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내게 빵을 주는 사람이 원하는 노 래를 부른다"라는 말이 있지요.)
CEO는 특히 해고당할 때 푸짐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해고 당한 CEO가 그날 하루 책상을 치우면서 버는 돈이, 미국 근로자가 평생 화 장실 청소로 버는 돈보다도 많습니다. “성공이 성공을 부른다”라는 옛 속담 따위는 잊어버리십시오. 오늘날 임원실에서 통용되는 원칙은 "실패가 성공 을 부른다"입니다.

- 우리는 자회사들의 경영을 자율에 맡기며, 감독이나 감시를 전혀 하지 않습니다. 이는 때때로 경영상의 문제점이 뒤늦게야 발견된다는 뜻이며, 간 혹 찰리와 내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영업 및 자본 결정이 내려진다는 의미 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경영자는 우리가 제공하는 자율성을 탁월하게 활용 하며, 대규모 조직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소중한 주인의식을 발휘해 우리 의 신뢰에 보답해줍니다. 우리는 숨 막히는 관료주의 때문에 결정이 지연되 어 눈에 안 보이는 비용이 발생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몇몇 잘못된 결정으 로 발생하는 눈에 보이는 비용을 감수하고자 합니다.

- BNSF 인수를 계기로 이제는 우리 직원이 약 25만 7,000명에 이르렀고 사업부는 수백 개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직원 수와 사업부 수를 더 늘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버크셔가 위원회, 예산 관리, 복잡한 관리계층이 들끓는 거대 단일 조직이 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대신 경영이 독자적으로 이루어지며, 의사결정도 대부분 영업현장에서 내려지는 중대기업들의 집 합이 될 것입니다. 찰리와 나는 자본배분, 기업 위험관리, 경영자 선발 및 보 상에만 전념할 것입니다.

- 찰리와 나는 가격이 잘못된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듯이, 가격이 잘못되었 다고 생각하는 파생상품 계약에 오래전부터 투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 리가 그런 계약을 체결했다고 처음 보고한 시점이 1998년 초였습니다. 이런 파생상품 계약은 레버리지나 거래상대방 위험이 극에 이를 때 거래자들과 사회를 위험에 몰아넣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위험이 다이너마이트가 될 수 있다고 오래전부터 경고했습니다.) 버크셔는 이런 계약을 한 적이 없으며, 앞으 로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버크셔에서 이런 문제가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 나의 임무입니 다. 위험관리는 CEO가 위임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라고 찰리와 나는 믿습 니다. 너무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버크셔의 장부에 오르는 파생상품 계약 은 모두 내가 개시하고 감시합니다. 다만 미드아메리칸 등 몇몇 자회사의 영업 관련 계약과 제너럴 리의 사소한 계약 해지는 예외입니다. 만일 버크 셔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나의 잘못입니다. 위험관리위원회나 최고 위험책임자의 오판 때문이 아닙니다.
거대 금융기관의 CEO가 위험관리 책임을 모두 떠안지 않는다면 이사회 의 직무유기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CEO가 위험관리 업무를 감당할 수 없 다면 다른 직장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CEO가 위험관리에 실패한다면(정부가 개입해 자금 지원이나 보증을 해줘야 한다면 그와 이사회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미국 최대 금융기관 몇 개를 망쳐놓은 사람들은 주주가 아니었습니다. 그 런데도 그 책임은 주주들이 졌습니다. 금융기관이 파산했을 때, 흔히 보유 주식의 평가액이 90% 이상 날아갔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발생한 4대 금융 참사에서 주주들이 입은 손실만 해도 5,000억 달러가 넘습니다. 주주들이 구제받았다고 말하면 이들을 우롱하는 셈입니다.
그러나 파산한 금융기관의 CEO와 이사들은 대체로 멀쩡합니다. 자초한 재난 때문에 재산이 감소했을지는 모르지만 이들은 여전히 호화롭게 살고 있습니다. 바뀌어야 하는 것은 이러한 CEO와 이사들의 행태입니다. 이들 의 무모한 행위 때문에 국가와 금융기관들이 손해를 입었다면 이들이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이들이 망쳐놓은 금융기관이 배상해서도 안 되고, 보 험사가 배상해서도 안 됩니다. CEO와 이사들은 오랫동안 당근만 과도하게 받았습니다. 이제는 이들의 처우에 어느 정도 채찍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 돈보다 평판이 중요 
수신: 버크셔 해서웨이 경영자('올스타') 귀중
참조: 버크셔 이사
발신: 워런 버핏
일자: 2010.7.26.
버크셔의 최우선 과제를 다시 강조하고, 승계 계획(내가 아니라 여러분의 승계!)에 대해 도움을 받으려고 2년마다 발송하는 서한입니다.
최우선 과제는 우리 모두 버크셔의 평판을 계속해서 열심히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완벽할 수는 없지만 완벽해지려고 노력할 수는 있습니다. 나는 25년 넘게 이 메모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돈을 잃을 수는 있습니 다. 심지어 많은 돈을 잃어도 됩니다. 그러나 평판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단 한 치도 잃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모든 행위를 합법성만으로 평가해서 는 안 됩니다. 똑똑하지만 비우호적인 기자가 쓴 기사가 중앙 일간지의 1면 에 실려도 당당할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때로는 동료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해." 이 말이 사 업 활동에 대한 변명이라면 이는 거의 틀림없이 잘못된 근거입니다. 만일 도덕적 판단을 평가할 때 나온 말이라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언 제든 누군가 그런 말로 변명한다면 사실은 타당한 이유를 제시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누군가 그런 변명을 한다면 기자나 판사에게도 그렇게 변명해보 라고 말씀하십시오.
정당성이나 적법성 때문에 주저하는 일이 있으면 내게 꼭 전화하십시오. 그러나 그렇게 주저할 정도라면 십중팔구 경계선에 매우 근접했다는 뜻이 므로 포기해야 합니다. 경계선 근처에 가지 않고서도 돈은 얼마든지 벌 수 있습니다. 어떤 사업 활동이 경계선에 접근했는지 의심스럽다면, 그냥 경계 선을 벗어났다고 생각하고 잊어버리십시오.
그 당연한 결과로 나쁜 소식이 발생했다면 즉시 내게 알려주십시오. 나는 나쁜 소식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곪아 터진 다음에는 다루 고 싶지 않습니다. 살로먼은 즉각 대처했으면 쉽게 해결할 수 있었던 나쁜 소식을 외면한 탓에 8,000명이나 되는 직원과 함께 몰락하고 말았습니다.

- 성공적인 기업을 보유한 가족에게는 기업 매각을 고려할 때 몇 가지 선택 대안이 있습니다. 흔히 가장 좋은 선택은 그대로 계속 보유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잘 아는 훌륭한 기업을 계속 보유하는 것보다 좋은 대안은 흔치 않 습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사람들이 기업을 계속 보유하라고 권유하는 일 은 거의 없습니다. (이발사에게 이발할 때가 되었는지 물어보아서는 안 됩니다.)
소유주 가족 일부는 팔려고 하고 일부는 계속 보유하려고 한다면 대개 기 업을 공개하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그러나 소유주 가족 모두가 기업을 팔려 고 한다면 보통 두 가지 대안을 고려하게 됩니다.
첫째 대안은 두 기업을 결합해서 '시너지'를 짜내려는 경쟁자에게 파는 방법입니다. 경쟁자는 소유주 가족을 도와 회사를 키운 동료 다수를 반드시 해고하려 합니다. 그러므로 배려 깊은 소유주는 오랜 동료가 옛 컨트리송 "그녀는 떼돈 벌고, 나는 속았다네"를 슬프게 부르며 떠나게 하지 않을 것입 니다.
둘째 대안은 월스트리트 인수자에게 파는 방법입니다. 과거에 이들은 자 신을 '차입매수자'라고 정확하게 불렀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초 이들의 평판이 나빠지자, 서둘러 명칭을 '사모펀드'로 변경했습니다. ('몰려오는 야만 인을 막아라Barbarians at the Gate'라는 게임을 기억하십니까?)
이들은 단지 명칭만 바꿨을 뿐입니다. 예전과 다름없이, 인수한 기업의 자 기자본은 극적으로 줄이고, 부채는 산더미처럼 쌓아 올렸습니다. 실제로 흔히 사모펀드가 제시하는 인수 가격은 인수 대상 기업을 담보로 조달할 수 있는 최대 부채액에 좌우되었습니다.
나중에 일이 순조롭게 풀려서 자기자본이 증가하면 사모펀드는 대개 추 가로 자금을 조달해 부채비율을 다시 높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조달한 자 금으로 대규모 배당을 지급해 자기자본을 대폭 낮추었으며, 때로는 마이너 스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사모펀드들은 '자기자본'을 금기어로 취급하고 부채를 사랑합니 다. 지금은 부채 조달 비용이 매우 낮으므로 이들은 흔히 최고 한도액을 제 시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회사를 되팔 때는 대개 다른 차입매수자에게 팝니 다. 회사는 사실상 한 조각 상품이 됩니다.
버크셔는 회사를 매각하려는 소유주들에게 세 번째 대안을 제공합니다. 직원과 문화가 그대로 유지되는 영원한 집입니다. (간혹 경영진은 바뀔 수 있습 니다.) 게다가 우리가 인수하는 기업은 재무건전성과 성장성이 극적으로 향 상됩니다. 그리고 은행이나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을 상대할 일도 영원히 사라집니다.
세 번째 대안에 관심 없는 소유주도 있습니다. 그러나 관심 있는 소유주에게는 버크셔 외에 다른 대안이 많지 않습니다.

- 다행히 우리 문화구조는 확고하게 자리 잡았으므로 장차 CEO들이 성공 하도록 강력하게 뒷받침할 것입니다. 현재 버크셔의 놀라운 권한 위임이 관 료주의를 방지하는 이상적인 해결책입니다. 사업 측면에서 보면 버크셔는 하나의 거대 기업이 아니라 대기업들의 모임입니다. 우리 본사에는 위원회 가 설치된 적도 없고, 자회사에 예산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적도 없습니다. (내부 용도로 예산을 수립하는 자회사는 많습니다.) 우리 본사에는 법무실도 없고, 다른 기업들이 당연히 보유하는 인력관리, 홍보, 투자자 관리, 전략, 인수 담 당부서 등도 없습니다.
물론 감사 기능은 활발합니다. 감사가 무감각하면 바보가 되니까요. 그러 나 우리는 경영자들이 수탁자로서 투철한 사명감으로 회사를 운영한다고 매우 깊이 신뢰합니다. 사실 우리가 자회사들을 인수하기 전부터 이들은 똑같은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우리가 복잡한 관료제를 도입해 계속해서 지시하고 끝없이 검토할 때보다, 우리가 이들을 신뢰할 때 더 좋은 실적 이 나옵니다. 찰리와 나는 처지가 바뀌어 우리가 경영자라면 원할 만한 방 식으로 경영자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합니다.

-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의 경영 시스템과 정책(이하 '버크셔 시스템')은 초기에 확정되었으며, 다음과 같습니다.
(1) 버크셔는 복합기업으로서 사업을 확장해나가되, 장래를 예측하기 어 려운 사업은 피한다.
(2) 모회사는 별도 자회사를 통해서 거의 모든 사업을 영위하며, 자회사 CEO에게 매우 극단적으로 자율권을 부여한다.
(3) 복합기업 본사는 작은 사무실에 회장, CFO, CFO의 내부 통제 업무를 주로 지원하는 소수 직원만 둔다.
(4) 버크셔는 항상 손해보험사들을 우선해 인수한다. 손해보험사들은 상 당한 플로트를 창출해 투자 자금을 확보하면서 안정적으로 보험영업이익을 올려야 한다.
(5) 자회사들은 각자 고유 시스템으로 운영되므로, 버크셔 전반적인 인사 시스템, 스톡옵션 시스템, 성과보수 시스템, 은퇴 시스템 등은 도입하지 않 는다.
(6) 버크셔 회장은 다음 활동을 담당한다.
(i) 거의 모든 증권투자를 관리하며, 주로 버크셔의 손해보험 자회 사들을 이용한다.
(ii) 주요 자회사의 모든 CEO를 선정하고, 이들의 보수를 결정하
며, 갑자기 후계자가 필요해지면 비공식적으로 후계자 추천도 받 는다.
(i) 자회사들이 경쟁우위를 확보한 다음에는 이들의 초과현금을 재배분한다. 이상적인 용도는 새 자회사 인수다.
(iv) 자회사 CEO가 접촉을 원하면 즉시 응해야 하며, 회장이 추가 접촉을 요구하는 일은 거의 없어야 한다.
(v) 회장은 자신이 소극적인 주주라면 알고 싶은 내용을 길고 논 리적이며 유용한 서한으로 작성해 연차보고서에 싣는다. 그리고 주주총회에서 여러 시간 질문에 답한다.
(vi) 회장은 자신이 버크셔를 떠난 다음에도 고객, 주주, 임직원 들
사이에서 문화가 장기간 유지되도록 본보기가 된다.
(vii) 최우선적으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 조용히 책을 읽고 사색한 다. 아무리 나이가 많아져도 학습을 통해서 발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vi) 많은 시간을 들여 임직원의 성과를 열렬히 칭찬한다.
(7) 신규 자회사는 원칙적으로 주식이 아니라 현금으로 인수한다.
(8) 유보이익 1달러로 창출되는 시장가치가 1달러를 초과하는 한, 버크셔 는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다.
(9) 버크셔는 매우 잘 이해하는 훌륭한 기업을 적정 가격에 인수하도록 노력한다. 이 회사에는 본사의 지원 없이도 잘 경영하면서 장기간 근무할 훌 륭한 CEO도 있어야 한다.
(10) 버크셔는 자회사의 CEO를 선정할 때, 신뢰할 수 있고 기술과 활력을 갖췄으며 회사와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다.
(11) 버크셔의 중요한 원칙은 자회사를 절대 매각하지 않는 것이다.
(12) 버크셔는 한 자회사의 CEO를 전혀 관계없는 자회사 CEO로 절대 보
내지 않는다.
(13) 버크셔는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자회사 CEO에게 은퇴를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
(14) 버크셔는 부채가 거의 없도록 할 것이며, (i) 어떤 상황에서도 거의 완벽한 신용도를 유지하고, (ii) 흔치 않은 기회가 오면 투입할 수 있도록 현 금과 신용을 유지한다.
(15) 버크셔는 대기업을 매각하려는 사람이 언제든 편리하게 접촉할 수 있어야 한다. 대기업 인수 제안을 받으면 즉각 관심을 기울인다. 거래가 성 사되지 않더라도, 제안에 대해 아는 사람은 회장과 한두 사람으로 한정된다. 외부에도 절대 발설하지 않는다.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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