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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24.11.09 20241109

다시 행복을 풀다

심리 2024. 11. 9. 15:20

- 우리가 삶에서 마주하는 어떤 사건도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 힘은 없다. 우리가 사건에 그런 힘을 자진해서 허락할 뿐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어떤 사건을 구태여 끌어내 생각하고, 부정적인 면을 반추하며 만들어낸 불행으로 우리 자신을 괴롭히는 것일 뿐이다. 불행이 우리 생각내에 굳건히 살고 있다면 더 낫게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만이 우리 고통을 잠재우는 유일한 해법이다.

- 깊은 조건형성, 재생되는 생각, 억눌린 감정이 치명적으로 뒤섞이며 우리이 신념체계를 만들어낸다. 그 신념체계가 우리의 행복 상태와 삶의 방식을 결정함. 신념체계는 우리 내면에 깊이 스며들어 우리가 현재 느끼고 행동하는 모든 것에 끊임없이 파고들면서도 때로 정확히 찾아내기가 힘들다. 따라서 우리가 머릿속에 받아들이는 정보의 출처를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밥상을 받았지만, 음식이 상했거나 병원균에 오염된 것이란 걸 알면 아무도 먹지 않을 것임. 당신이라면 맛이라도 보려고 하겠는가? 마찬가지로 나쁜 생각은 영화 인셉션이 시작되는 장면에서 디카프리오가 언급하 기생충에 해당한다.
"부정적이고 타당하지 않은 정보가 머릿속에 들어가는 걸 허용하지 마라."

- 나쁜 정보가 머릿속에 들어가는 걸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모든 것에 의문을 품으면 된다. 다른 사람에게 들은 것만이 아니라 혼잣말로 중얼거린 것에도 의문을 품어야 한다.

- 우리는 우리 신념체계를 구성하는 것이 항상 타당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종종 잊고 지낸다. 또 우리가 자신만만하게 세상에 나가 다른 사람들이 믿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지만, 정작 착각에 빠진 사람은 그들이 아니라 우리일 수 있다는 것도 잊고 살아간다. 세상과 접촉해 살아가는 동안, 또 생각을 재생하고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가는 동안 우리가 잘못된 곳에 도달했을 수 있다는 것도 잊는다. 우리를 잘못된 길로 끌어가는 많은 막연한 환상의 출처가 바로 우리 자신이어서, 우리에게 우리가 최악의 적일 수 있다는 것도 당연히 잊고 지냄. 우리의 믿음은 수많은 작은 입력의 결과물이다. 그 기원을 추적해 올라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 최종적 결과(우리 뇌를 가득 채운 현재의 생각)의 타당성을 점검함으로써 입력의 옳고 그름을 확인할 수 밖에 없다.

- 자본주의 사회가 내일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욕심을 탐하며 진실을 왜곡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인정할 가능성은 없다. 우리는 내일 눈을 뜨면 거짓말로 뒤덮인 하루를 맞이해야 한다. 광고주는 우리에게 필요없는 물건으로 계속 우리를 현혹하며 지킬 의도도 없는 약속을 쏟아낸다. 방송국은 지독히 부정적이고 편향된 시각으로 사건을 보도하며 시청자에게 TV화면에서 떨어지지 못하도록 두려움을 심어준다. 친구들도 선의겠지만 자신들의 신념체계로 우리를 끌어들이려 하며, 자신들의 의견을 우리에게 열정적으로 강요. 할리우드는 우리가 푼돈이라도 영화관 매표소에 떨구기를 바라며 섹스와 공포와 폭력이 난무하는 영화를 끊임없이 제작함. 정치인과 기업가, 심지어 사상가도 우리에게 성공과 경력을 우선시하라고 설득하며 자극적 강연을 계속한다. 누가 그들을 탓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그들의 상품을 계속 구입하는데 그들이 굳이 변할 이유가 있겠는가?

- 우리 뇌의 야수적 행동방식을 관찰해서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는 훈련법중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경청. 우리 머릿속에 일어나는 대화를 주의깊게 들어야 한다.
나는 내 뇌를 베키(때로는 브라이언)이라 부른다. 그렇다. 이름을 붙여두는 게 내 뇌가 아니라는 걸 나에게 깨닫게 해주는 가장 쉬운 방법.
또한 머릿속에 끝없이 되풀이되는 생각을 듣고 순종하가너 닥치라고 소리치는 것은 전적으로 내 몫이라는 걸 깨닫게 해주는 좋은 방법이기도 함. 베키는 특히 무시받을 때 말이 많아진다.
- 내 뇌를 달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하소연을 들어주는 것. 달리 말하면 베키를 만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베키는 내가 들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 끊임없이 말하는 의욕을 놀랍게도 상실한다.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을 만한 조용한 장소에서 핸드폰 타이머를 25분에 맞춘 뒤 핸드폰을 엎어 두라. 마음을 다스리는 명상을 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당신 뇌가 제멋대로 날뛰게 놓아두어라. 뇌가 원하는 만큼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내버려 둘. 두가지만 지키면 된다.
1.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생각을 주의깊게 듣고 인정하며 소리내어 되풀이한 뒤 놓아버려라. 어떤 생각에도 매달려서는 안된다. 분석하지도 해법을 제시하지도 마라. 그 생각을 인정한 뒤에 뇌에게 다른 생각을 요구하라
2. 뇌가 원하는 어느 방향으로 치닫게 놓아둬라. 그러나 어떤 생각도 두번 되풀이하도록 허용하지는 마라. 뇌가 똑같은 생각을 되풀이하면 즉시 지적하며 다른 생각을 해보라고 요구하라.

- 생각이 감정을 유발할 때까지 따르는 길은 뉴턴의 운동법칙 만큼이나 예측가능하다. 예측가능하고 반복되는 것은 무엇이든 수학으로 표현가능. 감정은 그만큼 예측가능해서 어떤 감정이든 간단한 수학방정식으로 요약됨. 예컨대 부러움은 다른 사람이 가진 걸 나도 가졌으면 좋겠는데 내게는 없다는 생각에서 유발되는 감정임. 요컨대 당신이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것과 당신이 실제로 가진 것의 비교에서 비롯되는 감정이다.
"부러움 = 다른 사람이 가진 것으로 나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것 - 내가 실제 가진것"
"후회 = 내가 했어야 했던 것 - 내가 실제로 한 것"

- 하루라도 좋으니 이렇게 시도해 보라. 당신도 자유롭게 느끼고, 다른 사람들도 당신 앞에서 자유롭게 느끼도록 도와줘라. 그럼 당신 세계 전체가 변할 것이다. 당신에게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고 당신을 피난처, 드문 안식처, 즉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안심하고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할 것이다. 가면을 벗고 감정을 자연스레 흐르게 할 때 당신은 진정한 환희를 찾게 될 것이다. 낯 뜨겁게 들릴 수 있지만, 그 환희는 신체적 접촉만 없을 뿐 당신이 지금껏 경험한 최고의 섹스만큼 좋은 것이며, 다른 사람의 본질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진정한 성관계의 진수라 할 수 있다.
감정을 감추지 않고 표현하는 사람을 심판하기를 멈출때, 더 나아가 우리 자신도 자유롭게 느끼며 감정을 드러낼 때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지 기억하고, 감정이 삶의 양념이라는 것도 깨닫게 될 것이다. 감정이 없으면 우리 삶은 재미도 없고 단조롭기만 할 것이다. 사랑과 웃음과 설렘, 심지어 약간의 불안과 부끄러움과 후회는 우리가 실제로 무언가를 배우고 사랑하고 살아가는 순간들이다.

- 감정적으로 민감한 사람의 경우 다른 감정의 신체적 특징을 감지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는 않다. 예컨대 공황은 뇌가 임박한 위협을 앞두고 몸에게 도피반응을 준비시킬 때 사용하는 감정임. 신체에 가해지는 위협이 아니더라도, 에너지가 달아나고 싶은 욕망과 뒤섞인 형태로 분출하며 두려움이 온몸에서 느껴진다. 한편 분노는 우리에게 투쟁반응을 준비시키는 감정이다. 화가 치밀면 피가 끓고 긴장감이 몸으로 느껴지며 공격하고 싶어진다. 두려우면 심장이 두근대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지나가며 어딘가에 숨고 싶다. 혐오가 밀려오면 구역질이 난다. 나쁜 것을 먹었을 때, 누군가의 비윤리적 행동을 보았을 때 유발되는 느낌이 똑같다. 뱃속에서 느껴진다. 그래서 우리는 움찔하며 혐오감을 주는 것을 피하려 한다. 슬픔은 우리를 감정이입하게 만든다.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고 양보하고 싶은 기분에 사로잡힌다. 반면에 흥분하면 에너지가 충만해진다. 생각이 낙관적으로 변하고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더 많은 것을 찾고 싶어진다.

- 그 아이를 보듬어 안고, 그 아이의 말을 들어주어야 한다.
당신이 그렇게 상처를 입고 불안감과 초초함에 시달리며 부끄러워 하고 혼란에 휩싸인 아이일 수 있다. 당신이 바로 그런 포옹이 필요한 감정적인 아이일 수 있다. 우리는 감정을 처리하는 수준에서 여전히 어린아이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나이가 들어서는 감정을 억눌러야 했다. 절실하게 필요한 포옹을 스스로 멀리하며 살았다
심리학에서 정신적 외상을 처리하는 기본적 방식은, 환자가 피하려고 애쓰는 것을 향해 조금씩 다가가서 해소하지 못해 찌꺼기처럼 남은 감정을 찾아내 인정하고 처리하는 공간을 환자에게 허용하는 것. 감정이 우리 마음 속에 남아 우리를 괴롭히기 전에 그 감정이 표면화 되도록 허용하는 게 어쩌면 현명한 해결책일 수 있다. 부정적인 면이 우리에게 고통을 안겨주기 전에 그 부정적이 면을 깔끔히 세척해버리는 게 낫지 않겠는가. 
우리는 감정을 회피하지 말고 오히려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어린아이에게 속내를 드러내는 것을 허용하듯이 우리도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어린아이를 다정히 껴안아주듯이 우리 자아를 다정히 끌어안는 법을 배워야 한다. 처음에는 그 과정이 불편하게 느껴지더라도 감정과 함께 하는 법을 배워야 함. 감정과 함께 한다는 것은 감정이 얼굴을 내미는 순간부터 그 결과로 취하고 싶은 모든 행동 사이에 공간을 허용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런 공간이 있어어 우리는 반응을 선택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성장과 자요가 결정된다."

- 감정을 설명하는 유명한 이론 중 하나가 제임스-랑게 이론이다. 윌리엠 제임스와 칼 게오르그 랑게가 제창한 이론으로, 이 이론에 따르면 심리변화가 먼저고 감정은 이차적이다. 예컨대 어떤 위협이 당신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을 알게 되면 심박이 빨라지고, 눈은 달아날 곳을 찾는데 집중됨. 이런 반응은 자율적이고 불수의적이다. 교감신경계에 의해 순식간에 일어남. 이런 반응이 먼저 있은 뒤에 우리는 극심한 공포에 빠져 허둥지둥하는 이유를 알게 됨. 
이때 변연계는 신체적 조건의 변화를 위협가능성의 증거로 해석함. 두려움이나 극심한 공포 같은 감정이 생겨나고, 그 감정이 우리 몸에게 위협의 존재가능성을 확인하고 명령함. 그래서 위협이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되면 교감신경계는 더욱더 스트레스를 받음. 이런 이유로 친구가 짓궂은 장난을 하면 우리는 먼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는 반응을 보이고, 그 뒤에야 두려워할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짜증을 낸다. 위협이 충분히 크면 우리는 생리적 징후를 느끼며 한 박자를 놓치고, 한참 뒤에야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되고는 그에 정서적으로 대응한다.
우리가 겁나기 때문에 달아나는 것이 아니다. 도망치려 하기 때문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 뇌의 한정된 자원, 과제를 전환하는 비용, 가변적 프로세서를 한꺼번에 생각하면, 행복한 마음을 찾아가는 단축경로는 산만한 마음을 떨쳐내고 의도적인 집중에 뇌의 한정된 자원을 투입하는 데 있다는 게 분명해짐. 이런 점에서 현재 존재하는 것에 대한 흐트러지지 않는 집중이 그렇듯이, 경험에 근거한 사고도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생각을 완전히 중단하는 데 효과가 있음.
- 결국 당신의 삶을 충만히 경험하려면 한 번에 하나를 해내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함. 친구와 대화를 나누면 그 대화를 충만히 즐겨야 한다. 음악을 들을 때는 음악과 완전히 하나가 되어 춤을 춰보라. 세금 보고서를 작성할 때도 온전히 집중하고 그 세속적인 작업을 끝내가는 과정을 즐겨라. 그럼 모든 일이 더 쉬워질 것이고 그 결과로 더 빨리 끝내게 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일을 하는 과정에서 매 순간을 충만히 살게 된다는 것이다.
때때로 나는 이 훈련법을 먹는 것에도 적용한다. 한 입을 베어먹고, 완전히 맛을 음미한다. 충분히 씹고 삼킨 뒤에 다시 한 입을 먹는다. 이른바 마음챙김 식사법은 세련된 형태의 명상법이다. 혼합 견과류로 마음챙김 식사법을 시도해보라. 하나를 입에 넣고 맛을 충분히 음미한 뒤에 다른 견과류를 경험해보라. 훨씬 더 좋은 방법은 감각의 분리를 시도해보는 것. 자연을 관찰할 때는 귀마개를 하고, 음악을 감상할 때는 눈가리개를 사용하라. 이렇게 하면 당신이 감지하려는 것에 뇌 자원 전부를 투입하는 것이기에 경험의 효과를 몇 배나 높일 수 있음.

- 몰입상태에 들어가면 우리 뇌에서는 전두엽의 활동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현상이 일어남. 이대 전전두피질의 일부에서 일시적으로 기능이 억제됨. 전두엽 활동량 감소가 주의결 결핍 장애, 궁극적으로 불행과 관계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몰입의 경우는 전전두피질에서 자기비판과 관련된 영역이 비활성화되는 듯하다. 따라서 당신에게 제대로 일을 못한다거나 실력이 부족하다고 징징대는 목소리가 잠잠해진다. 그 결과로 해방감에 젖어 천재적인 창의력이 번뜩일 수 있다.
우리가 이렇게 자신을 비판하지 않으면 뇌가 과잉분석하며 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생각에 자원을 허비하는 게 중단된다. 이러게 뇌의 잔소리가 중단되면 우리는 더 본능적으로 현실세계와 상호작용을 시작하고, 정상적인 경우에는 의식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종류의 의사결정을 모색하기 시작. 비유하면 영화 매트릭스에서의 네오처럼 된다. 모든 것이 느려진 듯해서 우리는 빠르게 날아드는 총알을 보고도 크게 생각하지 않고 피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됨. 최소한의 노력에 최대의 성과, 즉 모든 공학자의 꿈이 이루어진다.

- 행복흐름도는 어떤 사건이 우리 기분을 어지럽힐 때 문제를 해결해 우리를 신속히 행복상태로 되돌리도록 뇌를 어떻게 단련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를 요약해 보여준다. 어떤 감정을 인식하면서 인정하고, 심지어 포용하는 방법까지 배웠다면 그 감정을 유발한 생각을 찾아내서 세가지를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1. 그것이 진실인가? 내 행복감을 좌우하는 생각이 타당하다는 것을 뒷받침할만한 증거가 있는가? 그 생각이 뇌가 만들어낸 허구라면 당장 잊어라. 반면에 진실이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랄
2. 그것에 대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가? 불행은 생존 메커니즘에 불과하다. 불행은 뇌가 우리의 생존과 성공에 부적절한 조건으로 판단하는 것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라고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다. 당신을 불행하게 하는 것에 대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면 지체없이 하라. 그래야 불행이 사라지고 당신의 세계가 더 나아진다. 그러나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면 마지막 질문으로 넘어가라.
3. 수용하고 전념할 수 있는가? 우리 삶은 때때로 우리를 궁지에 몰아넣는다. 삶은 어떠해야 한다는 희망에 부응하지 않고, 바로잡거나 개선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넘어서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처럼 현재 상황에 대해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을 때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우리에게 닥친 역경에도 불구하고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끌어가기 위해 현재 할 수 있는 것에 전념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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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

라벤더 안의 오일에 오랜 시간 차오른 열기는 마침내 절정의 시간을 맞아 자연발화점이 되고 포목에 들불을 일으킨다. 오랜 인내와 기다림의 시간을 거쳐 불이 탁 붙는 그 순간, 그 지점을 저자는 라벤더 포인트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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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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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투자의 원칙

경영 2024. 11. 9. 08:13

- CPU시장 지배를 위한 인텔의 틱톡전략
트랜지스터 공정에 어려움을 겪던 인텔은 06년 새로운 CPU전략을 발표. 그전까지는 출시하는 신제품마다 트랜지스터가 더욱 작아졌다. 하지만 06년부터는 첫해에는 기존방식처럼 트랜지스터를 더욱 작게 만들어 CPU성능을 높인 신제품을 출시하고 그 다음해에는 트랜지스터를 더 작게 만들지 않고 출시. 그대신 트랜지스터 위치를 재배치하고 작동방식을 개선해 CPU성능을 향상. 이를 어려운 표현으로 아키텍처를 개선한다고 함. 즉 트랜지스터를 작게 만들지 않고 오직 아키텍처 개선을 통해 CPU성능을 끌어올리는 만큼 제조의 어려움을 수월하게 극복할 수 있음.
이처럼 2년주기로 서로 다른 개선법을 통해 CPU 성능을 향상시키는 인텔의 전략을 틱톡전략이라고 함. 틱은 트랜지스터 크기 변화를, 톡은 설계변경을 의미. 틱톡전략을 이용하면 트랜지스터를 더욱 작게 만드는 작업을 1년씩 미루면서도 CPU성능을 매년 개선할 수 있음. 이를 통해 제조비용을 절감하면서도 매년 성능 좋은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
인텔은 틱톡전략으로 CPU 시장을 더욱 주무르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 CPU시장에서 60%이상의 기록적인 점유율을 기록했고, 이후 틱톡전략에 힘입어 2010년대 초반까지 경쟁사인 AMD와 격차를 크게 벌이는 데 성공. 2016년까지 점유율을 80%까지 끌어올리며 사실상 독점에 준하는 지위를 누림.

- 인텔 위기의 시작
그러나 인텔은 승리에 과도하게 도취됨. 13년 새로운 CEO 크르자니크는 부임전부터 인텔의 승리를 과신. 그리고 인텔의 제조경쟁력보다는 다른 곳에 눈을 돌려 웨어러블용 반도체, 5G 네트워크용 반도체 같은 신사업을 적극 추진. 그러나 이들 신사업은 인텔만 해당될 뿐 이미 여러 반도체 기업이 뛰어든 레드오션이었다. 안타깝게도 크르자니크는 신사업에서 성과가 즉각 나오지 않으면 팀을 해체하거나 신사업 성과촉진을 위해 기존 사업의 비용을 본격적으로 절감하기에 이름. 결국 CPU사업의 핵심인력가지 해고하는 초강수를 두자 더욱 작은 트랜지스터를 만들어줄 인력들이 AMD등 경쟁사로 대거 이탈. 인텔은 제조를 중시하던 분위기가 쇠퇴하고 제조부서보다 재무부서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
이는 점차 결과로 나타남. 인텔은 크르자니크 부임 다음 해인 14년에 14나노 공정을 이용한 CPU를 출시. 그렇다면 2년 뒤인 16년에도 틱 전략을 다시 이용해 트랜지스터를 작게 만들 차례지만, 이는 이루어지지 못함. 그 대신 앞윽로는 3년 주기로 트랜지스터를 작게 만드는 PAO전략을 발표 P와 A는 프로세스와 아키텍처의 약자로 각각 기존의 틱과 톡과 흡사. 새로 추가된 O는 옵티마이제이션의 약자로 지난 2년 동안 확보한 새로운 기술들을 또 한번 최적화하는 전략을 의미. 쉽게 말해 PAO전략은 기존 틱톡 전략에 O전략을 추가하면서 트랜지스터를 더욱 작게 만드는 주기를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무어의 법칙이 또 한번 수정되는 순간이었다.

- 퀄컴은 어떻게 AP시장의 강자가 되었나
퀄큼은 아이폰이 등장하기 전인 2000년대 초반부터 스마트폰 시장의 개화가능성을 높이 봤다. 당시에는 핸드폰, PMP등 휴대기기에 여러 기능이 늘어나는 시기였다. 퀄컴은 머지 않아 하나의 기기에 이들 기기의 기능이 통합될 테고, 그에 알맞은 AP가 필요해질 것이라 판단. 나아가 다양한 통신기능도 필요해지리라 내다봄. 당시 무선통신은 매우 느렸고 복잡한 기기가 등장하려면 더욱 빠른 통신이 필요했음. 한편 퀄컴은 인텔처럼 연산칩 개발경험이 폭넓은 기업은 아니었다. 하지만 ARM이 제공하는 여러 설계도를 조합하면 AP를 충분히 개발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은 컴퓨터보다 성능이 낮아서 AP는 CPU만큼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다. 이를 잘 알고 있던 퀄컴은 2000년대 중반에 스냅드래곤이란 이름의 플랫폼을 발표. AP와 통신이 융합된 스냅드래곤은 하나의 AP에 여러 통신기능을 한데 담아내어 기기 성능을 높이면서도 전력소모를 줄이는 데 최적화되었다. 퀄컴은 이후 AP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
이처럼 퀄컴이 머리 역할의 AP와 통신기능을 융합하자 기존 컴퓨터 시장의 강자였던 인텔은 위협을 느끼기 시작. 컴퓨터 시장에서 누구보다 연산장치를 잘 만들어온 경험을 살려 AP시장에 진입하려 했는데 퀄컴이 연산기능에 통신기술까지 묶어내며 자리를 넘보기 시작한 것임.
인텔은 AMD와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은 뒤 더 이상 AMD를 경쟁사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 대신 퀄컴을 새로운 경쟁사로 여기며 AP시장 진입을 꿈꿈. 그러나 모바일 시장은 컴퓨터 시장과 차이가 많다. 우선 컴퓨터는 성능이 좋을수록 몸값이 올랐지만 모바일 기기는 그렇지 않았다. 모바일 기기는 배터리 소모가 더 중요하고 이를 위해 AP의 전력소모가 낮아야 한다. 그러나 인텔의 아키텍처로는 ARM의 전력소모를 따라갈 수 없었다. ARM의 아키텍처는 전력소모를 줄이는 데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 이에 반해 인텔의 아키텍처는 성능에 집중해왔다. 게다가 모바일 시장은 통신이 매우 중요. 전력소모를 극단적으로 낮추면서도 여러가지 통신을 끊김없이 지원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CPU에 익숙하던 인텔과 AMD는 모바일 기기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 그 사이 퀄컴은 AP시장의 강자로 올라설 준비를 마쳤고 이후 AP시장에서 1위를 차지함.
 
- 인공지능 서버시장이 성장한다는 이야기가 들릴 때마다 유독 엔비디아 주가만 급등한다. 인공지능 시장의 가장 큰 수혜기업이기 때문. 과거 PC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인텔이 부귀영화를 누렸지만 몇 차례 점유율이 줄어드는 위기가 찾아왔듯 엔비디아 또한 압도적 점유율이 평생 보장되지는 않을 것임.
앞으로 수년은 엔비디아의 위상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도체 산업의 장기적 미래를 그려본다면 인텔과 AMD가 엔비디아보다 성능이 더욱 뛰어난 GPU나 CUDA를 능가하는 플랫폼을 구현할 때, GPU칩의 구조가 크게 변하거나 뉴로모픽 같은 새로운 인공지능 반도체가 등장할 때, 서버산업내 생성형 인공지능의 성장이 둔화되거나 새로운 유형의 서버가 등장하는 등 패러다임이 변할 때는 엔비디아의 절대적 점유율이 위협받을 가능성은 상존.
또한 엔비디아 GPU의 가격급등에도 유의해야 함. 가격급등이 멈출 기미가 보이면 시장은 성장성이 느려지는 신호로 인식하기 때문. 장기적으로는 GPU수요가 계속 늘어나도 2-3년이내의 짧은 구간에서는 언제든 가격하락 이슈가 발생할 수 있음에 유의하자. 진정한 투자자라면 현재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지만 추후 다가올 위험요소도 늘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함. 성장성만 눈여겨보면 주가하락이 시작되는 시기에 성장성이라는 덫세 걸려 매도를 고려하지 못할 것임. 영원할 것만 같았던 인텔의 영향력이 AMD64의 등장으로 약해졌고, 또 더이상의 경쟁이 없을 것만 같았던 인텔과 AMD의 시대가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 약화되었음을 상기하자.

- 인텔은 서버용 CPU사업을 확대하면서 CPU와 함께 사용될 주변장치와 메모리 반도체까지 모두 엮어 서버가 최고성능을 낼 수 있게 종합 솔루션을 제공해 옴. CPU를 개발할 때도 최고사양의 메모리 반도체를 함께 사용해 최대성능을 내는 방향으로 제품을 개발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서버업체는 인텔이 제공하는 종합솔루션에 매우 익숙하며 인텔의 솔루션을 통해 서버성능을 여러차례 향상해 왔음.
또한 서버는 성능 못지않게 안정성도 중요. 작은 오류로 서버가 마비될 수도 있기 때문. 인텔은 이미 오랜기간 솔루션을 제공하며 CPU안정성을 확보해옴. 반면 AMD는 칩렛을 도입하며 CPU성능을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안정성 검증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모든 서버 시스템이 인텔의 CPU에 맞춰져 작동하므로 CPU를 바꾸면 어떤 오류가 발생하는지 알 수 없으며 대부분의 서버업체는 이런 위험을 떠안으려 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CPU업체들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더라도 서버업체들은 이 기술이 PC시장에서 문제없이 작동하는지 관찰한 다음에야 검증된 기술을 도입하려 한다.
문제는 AMD가 칩렛을 처음 도입한 직후 사소한 버그가 여러 차례 관찰되었는데, 특히 인텔의 CPU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이 AMD의 CPU를 만나자 호환성 오류를 일으키는 일이 여러 번 발생. 이런 일이 생기면 서버업체들은 인력을 투입하고 원인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 며칠 고민하며 보통은 CPU제조사의 기술지원까지 동원해 문제를 해결해야 함. 이는 서버업체에 매우 치명적으로 이 때문에 서버업체는 인텔제품을 고집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런 강점으로 인텔은 2010년대에 서버시장에서 점유율 100%에 육박하는 실적을 자랑. 그래서 AMD가 성능 좋은 CPU를 내놓아도 PC시장처럼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기 어려웠던 것임.
실제로 2023년부터 미국 증권가에서는 AMD의 점유율이 꾸준히 오를테지만 25년이 지나도 40%선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 물론 인텔의 강점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는 없다. AMD도 인텔처럼 종하솔루션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 또한 언젠가는 AMD 제품도 안정성을 인정받을테고 인텔 제품보다 나은 성능과 가격을 꾸준히 제공한다면 시간이 갈수록 AMD가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임. 몇 년 안에 인텔과 AMD 중 누가 승기를 잡을지 명확해질 것으로 보임.

- 엔비디아가 쿠다를 개발한 이유는 GPU를 다루는 것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 FPGA또한 기능이 더욱 다양해지고 CPU, GPU와 함데 묶여 쓰일수록 다루기가 매우 까다로움. 인텔과 AMD가 CPU, GPU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FPGA를 출시할수록 개발자들은 CPU와 GPU에 대한 이해도까지 높여야 한다. 따라서 추후 FPGA의 복잡성이 늘어나는 만큼. 개발자들이 더욱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키트의 지원방안이 마련되어야 함.
이는 추후 인텔과 AMD의 또 다른 경쟁력이 될 것임. 실제로 인텔은 2020년에 들어 원API라는 플랫폼을 발표. FPGA, CPU, GPU를 아우르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을 지원하는 통합 플랫폼으로, 인텔의 FPGA와 엔비디아의 GPU를 융합해 서버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쿠다와도 호환됨. FPGA가 자사 CPU, GPU뿐만 아니라 타사 제품까지 넘나들며 통합되는 흐름을 겨냥한 것. 또한 엔비디아와 AMD를 겨냥한 것이기도 했다.

- 반도체 산업은 단순히 고사양의 값비싼 칩을 찍어내야만 일류기업이 되는 것이 아님. 반도체 칩의 종류가 무척 다양한 만큼 특화된 분야 안에서 전문성과 규모의 경제를 갖추면 고유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음. 반도체를 사용하는 전방산업은 날로 늘어나고 또 빠르게 성장. 그만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도 늘어나고 있음. 특히 전방시장이 늘어날수록 틈새시장도 활발히 생겨나기에 이런 시장을 집중공략하는 기업은 또 다른 경쟁력을 얻을 수 있음. 따라서 단순히 칩의 성능과 가격만 보고 기업의 경쟁력을 쉽사리 판단하기 어려운 것임. 중저가 제품을 주로 찍어내는 기업이라도 결코 얕봐서는 안 되지만 많은 사람은 인피니언과 NXP가 차량용반도체 기업 선두에 오르고 나서야 그 진가를 깨달았다.

- 적층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기업들의 행보
D램을 더 많이 적층하는 기술, 칩들 사이 데이터가 오가는 통로를 더욱 많이 만드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 삼성전자는 그동안 HBM제조과정에서 오래 쓰여온 공법인 TV본딩을 채택. TC본딩은 열과 압력을 이용해 두 칩을 수직으로 붙이는 방법. 먼저 하나의 칩 상단 표면에 수백개의 범프를 형성한다. 이후 칩을 뒤집어 또 다른 칩 위에 가져다 올린 뒤 마치 다리미처럼 넓은 영역에 걸쳐 열과 압력을 가함. 그러면 열과 압력으로 범프가 녹으며 두 칩이 붙는다. 이후 범프 사이에 생기는 빈틈을 특수 절연 테이프로 메운다. 특수 절연테이프는 빈틈을 메우는 역할 외에도 칩에 열가 압력을 가하는 과정에서 칩이 휘어지는 현상을 줄여주는 역할을 함. 그러나 이 공법은 범프가 많아질수록 어려움. 열과 압력이 조금이라도 고르게 가해지지 못하면 1000개 이상의 범푸 중 일부 범프가 두 칩 사이를 온전히 이어주지 못해 불량이 발생.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HBM개발이 느렸던 원인으로 이런 공정이 먼저 지목되기도 했다.
하이닉스는 이런 어려움을 새로운 소재와 공법으로 극복하고자 했다. 그리고 오븐과 흡사한 장비를 통해 압력없이 오직 열만으로 범프를 천천히 녹여 두 칩을 이어 붙이는 방법을 고안. 하이닉스는 이를 어드밴스드 MR-MUF기술이라 부름. 엄밀히 말해 TC본딩을 통해 열과 압력을 가하기는 하지만 두 칩을 완전히 이어 붙이지 않고 가접합한다. 이후 몇 가지 공정을 거쳐 열만으로 범프를 녹여 칩들을 완전히 이어붙인다.. 이 방법은 균일한 압력이 필요 없으므로 TC본딩보다 범프 부착수율이 극대화됨. 그 대신 버프 사이의 빈틈을 일본의 나믹스사가 공급한 특수 절연소재로 채워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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