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리더십

경영 2024. 4. 28. 05:51

- "선수를 코치하지 마라, 팀을 코치하라. 선수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은 '팀에서' 축구하는 법이다. 팀이 없으면 아무리 훌륭한 선수도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없다. 팀이 이기는 것이 핵심이다."
조세 무리뉴(BBC, FIFA 선정 최고의 감독)

- 흥미롭게도 과거 한국의 많은 리더들의 리더십 역량은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 리더십 역량이 뛰어나지 않아도 리더로서 역할을 그 럭저럭 수행하고 성과도 거둘 수 있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 유는 아이러니컬하게도 '균질한homogenous한 구성원들'과 '수직적 문화'에 있었다.
한국의 많은 기업들에서 구성원들의 다양성은 거의 없었다. 학력 수준, 가치, 승진 욕구가 대동소이한 구성원들이 모였다. 이 러한 균질적인 구성원들을 리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을 리 없 다. 게다가 조직문화는 대개 수직적이었다. 팔로워들이 알아서 리더의 지시를 받드는 문화였던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굳이 리더십 의 개발이 필요 없었다. 가끔 워크숍이나 회식을 통해 충분히 구 성원들의 마음 관리를 할 수 있었다. 이에 많은 구시대 리더들은 자신이 매우 뛰어난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착 각이었다.
이에 반해 글로벌 리더들은 과거부터 비균질적인 heterogenous 환 경에서 리더 생활을 해야 했다. 다양한 배경과 다양한 가치의 구 성원들, 언제든 떠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구성원들을 모아 성과를 내야 했기에 한국 리더들보다 리더십을 더 강화할 수밖에 없었다. 글로벌 임원들과 한국 임원들 양쪽 모두와 함께 일했던 글로벌 컨설팅 회사의 CEO가 한국 임원들의 가장 큰 약점은 '리더십'이라고 했던 것이 정확한 분석이다.
그러나 지금은 전환기에 있다. 한국의 조직에서도 균질화 문 화가 비균질화로 바뀌고 있다. 수직적 문화가 수평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과거와 같은 리더십은 점점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게 되 었다. 이에 과거 방식의 리더십을 배웠던 새로운 리더들은 어려움 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 넷플릭스에 조세 무리뉴Jose Mourinho 감독의 인터뷰 영상이 있다. 그는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 선정 21세기의 최고의 코치'로 선 정된 바 있다. 그가 자신의 승리 비결을 몇 가지로 이야기하는데 그중 내게 가장 영감을 준 말은 이것이다.
"선수를 코치하지 마라, 팀을 코치하라. Don't coach the player. Coach
the team. "
그는 이렇게 말한다. "스타선수를 지도할 수 없다면 어느 선 수도 지도할 수 없다. 감독이 할 일은 선수에게 축구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호날두에게 프리킥 차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감독이 할 일이 아니다. 그는 프리킥 차는 법을 배울 필요가 없다. 그 선 수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은 '팀에서' 축구하는 법이다. 팀이 없 으면 아무리 훌륭한 선수도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없다. 팀이 이기는 것이 핵심이다."
-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팀의 의미와 목적을 알게 할 필요가 있다. 팀의 승리를 위해 구성원 개개인을 겸허하며 자신을 조절하고 하모니를 내고 협력할 수 있도록 코칭하고 가르 친다. 리더는 개개인의 합보다 더 큰 것을 만들어내는 것, 팀의 성공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함을 기억하라.

- 지휘자 서희태 씨는 이런 흥미로운 이야기를 했다. "주빈 메타는 배려로, 토스카니니는 완벽으로, 카라얀은 믿음으로, 번스 타인은 칭찬으로, 무티는 비타협으로 리더십을 발휘합니다. 그들 의 스타일은 다 다른데 자기만의 분명한 콘셉트가 있습니다. 그 러나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비전이 명확하고 엄청난 실력자들 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스타일이 아니라 비전, 실력, 진정성과 태도다. 완벽한 스타일이란 없다. 명확한 비전과 상대에 대한 진심과 신뢰의 태도가 중요한 것이지 스타일이 중요한 건 아니다.
사실 '리더십'처럼 혼란스러운 단어가 없다. 소위 리더십 대가 들은 리더들에게 '절대적'이고 '만능'인 리더십을 요구한다. 마치 이런 모습이다. "리더는 테레사 수녀처럼 사랑에 가득 차 있지만 때로 잭 웰치처럼 냉혹해야 한다. 앤디 그로브처럼 지독하게 디테일을 파고 들어야 하지만 짐 굿나이트처럼 관대하고 위임해야 한다. 베조스처럼 악착같은 실행력이 있어야 하지만 리처드 브랜 슨처럼 재미있어야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이 만능인 리더는 세상에 없다. 다들 자신만의 개성이 있고 그 가운데 자신의 리더십이 키워지는 것이다. 나는 '절 대적'이고 '만능'의 리더십보다는 상황에 따라 더 적합한 리더십이 있다는 생각이다. 테레사 수녀 같은 리더십이 적합한 환경과 잭 웰 치 같은 리더십이 적합한 환경이 있는 것이다.
물론 훌륭한 리더라면 상황에 따라 적합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리더는 자신의 스타일을 탐구하여 자신 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절대적' 이고 '만능'인 리더십을 요구하는 리더십 책을 읽을 때마다 리더 들은 자책할 필요가 없다. 물론 배워야 할 것은 배워야 하지만 당 당하라. 어떠한 리더도 만능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는 없다.

- "모른다는 것과 실패했다는 것은 멍청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성장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겐 천재가 필요한게 아니라 서로 협력하는 팀이 필요합니다." 사티아 나델라(마이크로소프트 CEO) 

- 조직 전체를 움직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다음의 다섯 가지가 필요하다.
1) 기업의 미션과 가치
2) 기업의 목표와 전략
3) 기업의 경영 시스템과 프로세스
4) 조직구조
5) 인사 체계
- 이러한 틀을 설계하는 것은 마치 게임을 설계하는 것과 같다.
리더는 게임할 수 있는 경기장과 룰을 설계하고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 틀 안에서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구성원들이 알아서 목표를 달성하는 게임을 하게 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는 공동체 의식이 있고 공동체에 기여하려는 욕구가 있다.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이룰 수 있는 환경을 잘 만들어주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 여기서 '기업의 미션과 가치'는 구성원들에게 정신적인 틀을 만들어준다. 구성원들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인지, 어떤 원칙과 가치대로 행동해야 할지 알게 한다.
'기업의 목표와 전략'은 조금 더 현실적인 사업 레벨의 방향성을 명확히 해준다. 사업의 목표지점과 설계도이다.
'기업의 경영 시스템'은 "고객에게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도달하기까지 기업이 행하는 모든 업무구조”라 할 수 있다. 경영 시스템 안에는 세부 프로세스가 존재한다. 이 프로세스를 통해 현장 끝단, 구성원 끝단까지 닿게 된다.
'기업의 조직구조'는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또 하나의 큰 동인 이다. 조직을 통해 누구에게 보고해야 할지, 누구와 협력할지, 기 업이 무엇을 중요시 여기는지 알게 된다.
마지막으로는 '인사 체계'이다. 인사 시스템에는 여러가지가 포함되지만 특히 목표를 설정하고, 모니터링하며 성과를 측정하 고 평가하며 보상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인센티브가 향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 <무엇이 조직을 움직이는가?》라는 책에서 세계적 리더십의
대가인 패트릭 랜치오니 Patrick Lencio는 6가지 질문에 답할 것을 권한다.
1)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미션)
2) 우리는 어떻게 행동하는가? (핵심 가치)
3)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 (사업 정의)
4) 우리는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 (핵심 전략)
5)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최상위 목표)
6)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실행 방안)
- 미션은 회사에 멋으로 걸어놓는 장식용 글귀가 아니다. 미션은 그 회사의 정체성과 추구하는 목적, 사업의 진화 방향을 의미한다. 이러한 미션은 사람들에게 그 회사의 존재 이유를 말해주고, 그 회사 가 이 세상에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를 이해하게 한다. 구성원들 또 한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깨닫도록 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무엇을 위해서 해야 할지를 알게 한다. 그러므로 당신이 리더라면 먼저 당 신의 조직의 대의명분, 존재하는 이유를 구성원들과 같이 정하는 것이 조직을 하나로 만드는 가장 핵심적인 활동이다.
- 핵심 가치는 돈을 버는 것을 방해할까? 그렇지 않다. 명확한 철학과 차별화를 통해 돈을 더 크게 벌게 하고 더 중요한 것은 기업 을 '지속가능하게 돕는다. 아마존이나 애플이나 구글이 대단한 이 유는 기술력에도 있지만 자신들의 가치를 악착같이 지켜왔기 때 문이다. 불행히도 한국의 많은 회사들이 국민의 존경을 받지 못 했던 것은 이런 철학 없이 그저 시류를 타고 적당히 줄타기를 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잘 나가다가 한순간에 사라지기도 하 고, 사라져도 고객들은 아무도 안타까워하지 않는다.
-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자신이 같이 일하고자 하는 '탁월한 사람'의 기준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장 탁월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이해를 수정한다. 그들은 이미 해결했던 문제들에 대해서도 다시 고려해본다. 그들 은 그들의 기존 사고에 대항하는 새로운 관점, 정보, 생각, 모순, 도전 등에 대해 열려있다. 자신의 예전 생각이 잘못되었다면 언 제든 바꾼다.”
그런데 많은 리더가 새로운 정보가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기존 의견을 잘 바꾸지 않는다. 왜일까? 자신의 의사결정 을 바꾸는 것은 '자신이 틀렸고 패배했으며 어리석었음'을 인정하 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설령 새로운 증거가 나타나서 과거 의견이 잘못된 것이 명백함에도 의견을 잘 바꾸지 않는다. 특히 자신보다 낮은 직위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의견과 다른 증거 를 가져온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 《INC》라는 비즈니스 잡지의 한 기사는 이렇게 권고한다. “상 대가 진짜 똑똑한지, 아니면 허풍인지를 구별하는 질문이 있다. 그것은 '당신이 당신의 기존 의견을 바꾼 때는 최근에 언제인가' 를 확인하는 것이다. 상대가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한 기억이 별 로 없다면 그 사람은 진짜 똑똑한 사람이 아님에 틀림없다. 당신 이 스스로 틀렸음을 인정하고 생각을 바꾼 때는 언제인가? 만 일, 기억하기 어렵다면 당신은 그렇게 탁월한 리더가 아닐 가능 성이 높다."

- "인간의 본성은 악하지도 선하지도 않다. '약'할 뿐이다. 환경에 따라 악해질 수도 선해질 수도 있다. 약하기에 실수도 하고 유혹에도 흔들린다." (이타미 히로유키(일본의 경영철학자))

- 결국 파워풀한 팀을 만들기 위한 첫 번째 비결은 구성원을 한 사람의 인간으로 대하는 것이다. 그들이 일을 잘하는가 못하는가, 리더 의 가치에 맞는가 안 맞는가에 앞서 하나의 인간으로 존중하는 것이 다. 인간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진정성'이라는 단어로도 표현할 수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이런 답을 하는 분들이 있다. “아니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동물로 대하나요?"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자. 리더들은 직원을 어떻게 대하는가? 대부분 회사의 목적,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수단으로 대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으로 대하면서 한쪽에서는 리더십 기법을 배워 적용하려 한다. 부드럽게 말하는 법, 칭찬하는 법, 피드백 하는 법 등. 그러나 상대를 진정한 존 재로 대하지 않으면서 부드럽고 칭찬만 잘한다고 해서 통하는 것 은 아니다. 잠시 통할 수 있지만 오래가기는 어렵다.
- 일본의 대표적인 경영학자 이타미 히로유키는 <경영자가 된다는 것》이라는 책에서 '성약설'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가치 있고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본 성은 악하지도 선하지도 않다. '약' 할 뿐이다. 환경에 따라 악해 질 수도 선해질 수도 있다. 약하기에 실수도 하고 유혹에도 흔들린 다. 자신의 이익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기도 한다. 그러므로 사람은 신뢰하되 일은 신뢰하지 말라. 인격은 신뢰하되 약함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덕'과 '규율' 두 가지를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 결국 리더에게는 다음의 관점이 필요하다.
하나, 예외나 예기치 못한 사건들은 발생한다. 살다 보면 마 음 상하고 배신도 경험하게 된다. 선한 뜻을 가지고 행동하면 이 런 일이 발생할 확률은 낮겠지만 그렇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것을 당연하다고 받아들인다. 자신을 탓할 필요가 없다. 당신 의 잘못이 아니다.
둘, 사람이 악해서 그런다기보다는 약해서 그런 것이다. 이에 사람 자체에 대한 신뢰를 거둘 필요는 없다. 사람을 신뢰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완벽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에 여전히 신뢰와 감사의 태도를 유지한다.
셋, 사람은 신뢰하되 그가 실수하고 예측 못한 행동을 할 수 있음을 가정한다. 이러한 약함으로 인한 리스크를 예방하고 대응 하기 위해 덕과 규율 두 가지에 균형을 두고 회사의 시스템을 굳 건히 한다.
넷, 정말 악의적으로 배신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는 팃포탯 전략(tit for tat, 반복게임에서 경기자가 이전 게임에서 상대가 한 행동을 이번 게임에서 그대로 따라 하는 전략)을 기반으로 하라.
- 우리는 문제해결을 할 때 자꾸 인간의 '선의'에 기대를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러한 기대는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한국에서는 학생들이 커닝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똑같은 학생이 미국에 가면 하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한국에서는 커닝을 해도 봐주는 경우가 있지만 미국에서는 퇴학을 당한다. 미국에 가면 더 도덕적이 된다거나, 서양인이 동양인보다 더 도덕적이어서도 아니다. 강력한 처벌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 물론 기업은 프로스포츠팀과 달리 모든 영역에서 성과를 명확히 측정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것이 기업을 프로스포츠 팀처럼 운영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그러나 프로스포츠팀 같은 관 점으로 조직을 바라보면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하게 된다.
1) 목적과 아웃풋을 명확히 하고 성과 측정의 체계가 고도화되어야 한다.
2) 사람들이 언제든 움직일 수 있다는 가정하에 조직을 운영해 야 한다. 즉, 사람들을 계속적으로 유입할 수 있는 플로우를 만든다.
3) 새로 유입되는 사람들과 유출되는 사람들이 많기에 회사의 기반 시스템을 탄탄하게 해서 업무 연속성이 있게 해야 한다. 
4) 리더들은 코치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훈련되어야 한다. 
5) 구성원은 개개인이 자신의 역량과 동기에 대해 책임져야 하고, 자신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이해하도록 해야한다

- 가치에 대한 이해
그러면 성격만 이해하면 될까? 여기에 몇 가지를 더 이해하면 좋다. 구성원의 경력, 가족, 취미, 가치, 강점, 비전 등을 이해할 필요 가 있다. 그의 개인적인 삶과 개인의 가치, 비전 등을 이해해야 그 가 어떤 동기로 일하고 어떤 경우에 가장 최선을 다할 수 있는지 를 알 수 있다.
조직의 미션과 비전이 개인의 미션과 비전이 정렬될 때 그 조 직은 가장 강력한 파워를 발휘한다. 개인이 이루고자 하는 뜻이 조직을 통해 이루어질 때 그 개인은 가장 큰 에너지를 발휘한다. 종교단체의 선교사를 보면 이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리더가 구성원의 비전, 가치, 동기의 근원을 모른다면 어 떻게 그가 최선을 다하게 도울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이다. 많 은 리더가 개인이 일에서 열정을 가지도록 돕는 데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개인의 비전, 가치, 동기의 근원을 알지도 알려고 하지도 않 기 때문이다.
- 개인적 관심이 있어야 심리적 안정감이 생기고 신뢰가 생긴다.
이것이 기반이 되어야 훌륭한 팀워크가 이루어진다. 다만 개인별 로 프라이버시에 대한 민감도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말하고 싶지 않은 가정환경에 있는 구성원에게는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너무 깊이 들어가려 하면 역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한 후배가 있는데 그 부부는 아이가 없었다. 그 부부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상대가 아이가 있는지 여부를 묻는 것이었다. 없다 고 하면 왜 그런지를 묻고 원하지도 않았는데 무언가 해결책을 주 려고 계속 이야기할 때 불쾌해지고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다고 했 다. 그러므로 개인적 관심과 친밀감은 필수적이지만 이 또한 상대의 상황을 잘 관찰해서 친밀의 속도를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직원들과 친구나 형, 동생처럼 지내 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적절한 거리 유지가 필요하 다. 리더의 관심은 직원이 훌륭한 성과를 내게 하는 것이지 놀이 터나 스위트홈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특정 직원들과 퇴근 후나 주말에 사적으로 어울리는 것도 주의하라. 의도하지 않은 정치와 파벌을 만들 수 있다.
- 세계 최고의 리더십 코치 마셜 골드스미스Marshall Goldsmith 박사는 피드백이 아닌 '피드포워드'를 하라고 권한다. 피드백은 바꿀 수 없는 과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면 피드포워드는 바꿀 수 있는 미래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다. 이 개념을 적용해 질문해보자. 리더가 구성원에게 “내가 과거에 잘못한 것이 무엇인가요?", 또 는 "나의 문제가 무엇인가요?"라고 묻는 대신 “내가 ~부분을 잘 하고 싶은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라는 방식으로 물으라는 것 이다. 전자는 피드백의 질문이라면, 후자는 피드포워드의 질문이 다. 이렇게 하면 자신의 과거 잘못이나 문제를 들추지 않고도 필 요한 부분에 대한 정보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 골드스미스 박사는 구성원에게도 '수동형 질문'이 아닌 '능동형 질문을 던지라고 한다. 수동형 질문이란 변명을 낳는 질문이며 환경 탓이나 회사 탓을 하는 질문이다. 반면에 능동형 질문은 자신의 행동 에 대해서 고민하게 하고 스스로의 책임을 깨닫게 하는 질문이다. “목 표를 달성했는가요?”는 수동형 질문이고,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 을 다했나요? 어떤 교훈을 얻었나요?"는 능동형 질문이다.
질문만 바꾸어도 초점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 부정에서 긍정 으로, 과거에서 미래로 전환할 수 있다. 피드포워드 질문, 능동형 질문을 통해 과거가 아닌 미래의 발전에 초점을 맞추는 것 또한 리더가 익숙해져야 할 부분이다.

- "상사를 좋아하거나 존경하거나 미워할 필요가 없다. 다만 그를 적절하게 관리해서 상사가 당신의 성과, 목표, 성공에 도움이 되게 할 필요가 있다." (피터 드러커(경영학자))

- 조직에 변화를 만들고 싶지만, 구성원들의 저항이 심하다는 고민 을 토로하는 리더들이 가끔 있다. 나는 그들에게 이런 답을 하곤 한다. "사람들이 새로운 일을 꺼리고 저항하는 이유는 싫어서가 아니라 몰라서일 수 있다.” 물론 무작정 반대와 저항을 하는 사람 들도 10~20%는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변화가 싫어서가 아니라 '몰라서' 저항한다.
- 대다수 사람들이 변화에 저항하는 이유는 '익숙함을 벗어나 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잘하지 못하면 뒤처 질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저항하는 것이다. 혁신적인 10~20% 는 누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배우지만, 중간에 있는 다수는 그 냥 염려만 할 뿐 시도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새로운 것이 그리 어 렵지 않고 그들도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줄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면 변화는 자연스럽게 일어나게 된다

- 리더들은 이 점을 기억하자. 새로운 일을 꺼리고 저항하는 이유는 회사가 싫어서 리더가 싫어서 그 일이 싫어서가 아니라, 모르거나 실패할까 두려워서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작은 성공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라.

- 상사에게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또 상사와 좋은 관계를 맺고 인정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상사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이해하라. 내향적인 상사 와 외향적인 상사의 욕구와 성향은 매우 다르다. 주도적인 상사, 활발한 상사, 꼼꼼한 상사, 조화를 중시하는 상사 등 상사의 업무 유형도 다양하다. 주도적인 상사는 자신이 모든 것을 주도하며 업무 성과에 초점을 맞춘다. 활발한 상사는 에너지가 넘치고 낙관적이며 사람을 좋아한다. 꼼꼼한 상사는 논리적이고 체계적이며 분석적이 다. 조화를 중시하는 상사는 안정과 조화를 중요시한다. 각각의 유 형에 따라 대응하는 전략이 다르다. 당신은 상사의 성향과 일하 는 스타일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 상사의 성향과 스타 일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대응전략을 세워 상사를 관리하는 것이 최 선의 방법이다.
둘째, 상사의 관심과 이해를 파악하고 조직의 성과를 상사의 관점에서 표현하라. 상사 또한 성과를 내고 싶어하고 자신의 성과 를 표현하며 인정받고 싶어한다. 이러한 상사의 관심을 파악할 필 요가 있다. 당신의 성과를 상사의 성과와 연계align시킨다. 상사의 관점에서 어떤 성과를 필요로 할까, 상사는 고위상사에게 어떤 부 분을 어필하고 싶을까를 생각하고 이를 자신의 부서의 성과와 연 결시킨다. 이때 선제적으로 움직인다. 상사가 시키는 것만 해서는 상사에게 인정받기 어렵다. 물론 충성된 이행자로서의 역할을 원 하는 상사도 간혹 있다. 생각은 자신이 하고 이행만을 원하는 상 사도 있다. 이런 상사를 둔다면 이렇게 해도 괜찮다. 그러나 일반 적인 상사라면 이런 방식은 그리 큰 효과가 없다. 물론 시키는 일 은 잘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이 선제적으로 추진하여 성과를 내고 그것이 상사의 성과와 연결되게 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셋째, 상사와 친밀감을 쌓아가고 충성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물론 연기가 아니라 진정성으로 그러한 것이 필요하다. 임원이나 CEO도 다 사람인 이상 객관적이고 중립적이기 어렵다. 결국, 자 신이 더 많이 만난 사람, 자신에게 충성된 사람을 더 선호하게 되어 있다. 자신을 배신할 우려가 있는 사람을 좋아할 상사는 없다. 사사건 건 자신의 의견에 토를 다는 사람을 좋아할 상사는 없다. 이에 기본 적으로 신뢰와 충성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선제적인 아이디어를 제 안하고 이를 성공시키고 공은 상사에게 돌려라. 상사와의 신뢰 구 축은 오래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 가끔 진짜 소시오패스가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는 이들을 대하는 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하 나, 그들이 항상 당신을 이용하려 한다는 것을 이해하라. 둘, 그들과 경쟁하거나 이기거나 교화시킬 생각은 하지 마라. 그저 윈윈 상황을 만들어라. 사이코패스는 항상 이기려 한다. 그가 이기게 해주면서 당신도 이기는 상황을 만들어라. 

- 가끔 리더들이 내게 이런 질문을 한다. “왜 저는 구성원들을 잘 대해주는데 모든 구성원들이 저를 좋아하지 않을까요?" "주위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요."
이러한 질문에 대해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대현 교 수의 말을 인용해 대답하고자 한다. “주위에 10명의 사람이 있다 면, 일반적으로 2명은 나를 싫어하고, 1명은 나를 매우 좋아하며, 7명은 별 관심이 없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나를 싫어하는 경우도 있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도 그러한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도 다른 이에게 그러하지 않나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은 착각입니다. 미움 받을 수 있음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이십시오."
- 나는 최고의 자리에 오른 리더들을 많이 보았지만 그저 착한 사람, 좋은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직을 잘 다루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강함'과 '부드러움'을 잘 조합한다. 사람마 다 섞는 비율이 약간씩 다를 뿐 절대 '강함'을 놓지 않는다. 썩은 사 과에 대해 단호하지 않으면 모든 사과를 썩게 만들 수 있고, 두 려움이 없으면 함부로 선을 넘는 이들이 나타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평소에는 부드러워 보이지만 필요할 때는 매우 강하다. 상황에 따라서 매우 솔직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강하게 지시한다. 잘못에 대해서는 크게 혼을 내어 해당 문제가 심각한 것임을 각인시키기도 한다. 일에 있어서 자신을 타인과 사적으로 섞지 않 고 경계를 설정한다. 사람을 배려하지만 성과 지향적이다. 다른 강 자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조직을 어필하고 배짱을 가지고 대한다. 미 움 받을 용기를 감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스함과 공감으로 구성원들을 포용하고, 자신은 혼을 내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혼내는 것은 방어해준다. 구 성원들의 역량과 성과를 주위에 어필하고 이들을 보상받게 하고 승진시키도록 하는 데 게으르지 않는다.
당연히 '나쁜 리더'는 지속되기 어렵다. 그러나 그저 '착한 리 더' 또한 성공하기 어렵다. 강함 가운데 부드러움이, 부드러움 가 운데 강함이 필요하다. 약자에게는 약하지만, 강자에게는 강한 강 단도 때로 필요하다. 조직을 하나로 만들어 좋은 성과를 내려면, 리더들은 부드러움과 강함, 이 두 가지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내 전작 <일의 격》에도 썼지만 미국 전직 국방차관의 이야기가 기억난다. 그는 한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게 되었다. 연단에 서서 자신이 가져온 스티로폼 컵에 담긴 커피를 마시며 이런 말 을 했다.
"제가 작년에도 이 자리에서 연설을 했습니다. 작년에는 차관 이었죠. 비즈니스석을 타고 내리자 공항에서 리무진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최고급 호텔로 안내되었고 오자마자 이미 체크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연설을 위한 별도의 대기실을 안내 받았고 거 기에는 멋진 찻잔에 담긴 최고급 커피가 있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제 돈을 내고 이코노미를 타고 왔습니다. 아무도 맞아주지 않았죠. 택시를 타고 직접 체크인을 했습니다. 발표장에서 커피가 어디 있냐고 물으니 벽쪽 커피 기계를 가리키더군요. 이에 스티로폼 컵 에 커피를 따라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에 깨달았습니다. 작년에 준 찻잔은 내게 주는 것이 아니었 구나. 내 '지위'에 주는 것이었구나. 나는 '스티로폼이 마땅한 사 람'이었구나. 여러분! 지위에 따라 주는 특권은 여러분들에게 주 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역할'에 주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 역할을 떠나면 당신을 대체하는 사람에게 멋진 찻잔을 내밀 겁니 다. 착각하지 마십시오."

- 리더가 너무 열심히 하고 책임 조직을 100퍼센트 통제하려 하면 마이크로 매니징이 되기 쉽다. 최근 조직학자들은 조직의 규 모가 커질수록 리더의 '통솔 범위span of control'를 넓히라고 권고한 다. 과거에는 리더가 감당할 수 있는 조직 규모를 최적화해 충분 히 통제선상에 있게 하도록 권고했다. 그런데 왜 늘려도 된다는 것인가? 이 말은 리더 산하에 조직을 너무 적게 두면 리더들이 과 도한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게 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불확실하 고 복잡한 시대에 리더가 너무 세세히 파악하고 통제하는 것은 오히려 도움이 안 된다. 리더가 신경 쓸 것 외에는 모르거나 모르 는 척하는 게 낫다.
물론 스타트업이나 일정 규모 조직까지는 리더가 모든 것을 디테일하게 장악하는 게 낫다. 그러나 규모가 있는 조직은 리더가 잘 모르거나 대충 아는 영역도 필요하다. 특히 새로운 시도와 아 이디어가 필요한 곳은 좀 몰라도 된다.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두는 것이 오히려 혁신에 도움이 된다.

- 리더가 많은 것을 구석구석 알고 하나하나 통제한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잘 아는 것과 성장이나 성과를 창출하는 것 은 별 관계가 없다. 평론가들이 선수들이나 코치보다 더 잘 알지 만, 그들이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님과 같다. 리더는 자신이 할 중요한 일에 집중하고 사람들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판을 깔아줄 필요가 있다. 목표와 전략을 명확히 가시화하고 사람들 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판만 잘 깔아줘도 조직은 턴어라운드 하거나 트랜스폼할 수 있다.
리더의 시간 또한 여유가 필요하다. 100% 빡빡하게 사는 것은 위험하다. 10~20% 정도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다. 물론 위기 시 나 턴어라운드 시기에는 당연히 100% 아니 110% 전념해야 하지만 계속해서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비행기도 이륙할 때는 에너지를 엄 청나게 쓰지만 운행할 때는 에너지를 가볍게 쓴다. 계속 이착륙에 쓰 이는 정도의 엄청난 에너지를 써서는 먼 길을 갈 수 없다.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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