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될 제품은 이런 욕망형 필요를 아주 섬세하게 건드린다. 욕망형 필요를 건드려 생계형 필요로 만든다. 욕망형 필요를 생계형 필요로 탈바꿈시키는 제품, 이런 제품이 이른바 '터질 관상'이다.
뷰티 영역에는 욕망형 필요를 건드려 잘되는 브랜드들이 정말 많다. "품절이어서 죄송합니다”라는 문구로 소비자를 조급하게 만드는 '성분에디터'는 그린토마토 모공앰플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이제는 모공앰플 시장의 네임드가 되었다. 아직 와디즈 뷰티 카테고리의 규모가 미미할 때도 억 단 위 매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며 모공앰플로만 누적 10억 원을 달성했던 브랜드다.
사실 화장품은 의료기기가 아니므로 드라마틱한 피부 변 화를 가져오기가 어렵다. 화장품 효과가 아예 없다는 말이 아 니라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제조사들의 능 력이 상향 평준화되어 제품력의 차이가 엄청난 것 같지도 않 다. 그런데도 성분에디터는 어떻게 한 제품으로 한 플랫폼에 서 10억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을까. 나는 그들이 사람들의 욕망형 필요를 아주 섬세하게 건드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다. 그들의 상세페이지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모공의 크기가 동안의 기준입니다."
그리고 모공이 크고 늘어진 컷과 모공 하나 없이 매끈한 피 부결을 비교해놓는다. 나도 모공이 커봐서 잘 아는데 화장할 때 은근히 신경쓰인다. 메이크업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모공 을 그린토마토 성분이 확실히 쪼여준다는 스토리의 제품이 다. 모공 없이 매끈한 피부 결을 갖고 싶은 소비자들의 마음 을 제대로 건드린 카피다.
- 그러나 단순히 스토리텔링만으로 반응이 이처럼 대단하지 는 않았을 것 같다. 아무런 효과가 없는데 주술 걸듯이 '모공 을 쪼여줘요'라고 해서 이 제품이 그 정도로 잘될 수 있었을 까? 고객들이 정말 반응했던 이유는 모공을 쪼여준다는 스토 리텔링을 실제 사용하면서 체감했다는 것. 탱글한 제형 덕분 에 이 제품을 써보면 피부가 타이트닝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화장품은 워낙 개개인의 피부 상태에 따라 효과가 다르 고 소비자가 느끼는 효용의 편차도 크기 때문에 모두를 만족 시키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이 제품은 최대 다수의 욕망을 건 드렸고, 실제로 쫀쫀해지는 느낌을 주도록 제품을 만들었다. 써본 사람들이 이제 이 제품 없이는 못 살 것 같다고 말하는 것, 이것이 성분에디터의 성공 비결이었다.
-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는 무엇일까?'
'이 제품이 소비자들의 어떤 문제를 풀어줄 수 있을까?'
신제품을 출시할 때 유사한 제품이 이미 시장에 다수 존재 한다면, 그리고 우리 제품이나 다른 제품의 스펙 차이가 크지 않다면, 경쟁자들이 아직 해결하지 못한 이 시장의 문제가 무 엇인지 찾아야 한다. 그 문제를 내 제품의 차별점으로 발전시 킬 수 있다면 레드오션은 블루오션보다 더 분명한 기회가 있 다. 레드오션 시장에서의 강자가 당신이 될 수도 있다. 1위는 탈환하라고 만든 자리다.
- 배려, 고객의 입장에서 전하는 이야기
배려야말로 좋은 콘텐츠가 가져야 할 덕목이라 믿는다. 또한 대상이 존재하는 모든 이야기에 빠져서는 안 될 가치라고도 생각한다.
상세페이지에서 배려란 무엇일까. 고객이 듣고 싶은 이야 기를 생각하는 것이다. 더불어 고객은 제품 전문가가 아님을 항상 마음에 새기는 것이다.
- 선풍기를 판매한다고 해보자. '12엽 날개로 특허받은 선풍기'와 '부드러운 바람이 더 멀리 가는 선풍기' 중 고객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는 무얼까?
힘들게 받은 특허를 자랑하고 싶은 마음, 백번 이해한다. 하지만 고객은 선풍기 전문가가 아니다. 12엽 날개가 구체적 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특허받았다는 사실 에도 관심이 크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게 얼마나 대단하거나 중요한지 구태여 알고 싶지 않다. 고객이 듣고 싶은 이야기는 명확하다. 그래서 그 제품이 나에게 어떤 효익을 주느냐다. 이 단순하고도 명쾌한 사실을 늘 머리와 가슴에 새겨두어야 한다.
다시 말해 브랜드의 입장에서 물러나 고객의 자리에서 이 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곧 배려다.
- 리뷰가 구매결정에 큰 역할을 하다 보니 리뷰 기반 서비스 도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상품이 있는 곳에서 리뷰를 확인 했다면, 이제는 리뷰가 있는 곳에서 상품을 판다. 화해, 글로 우픽, 바비톡, 강남언니 등 리뷰가 모여 있는 플랫폼이 이에 해당한다.
오픈마켓에 입점했다면 시스템을 활용해 리뷰를 받을 수 있지만 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자사몰은 양질의 리뷰를 받 을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실제로 자사몰에 많은 리뷰가 모이 도록 다양한 솔루션도 나오고 있다. AI 챗봇으로 실구매자의 동영상 리뷰를 수집하고 자사몰에 자동으로 올려주는 서비스, 리뷰 리스트 위젯, 포토 팝업으로 리뷰 작성을 간소화해 작성률을 높이는 솔루션, 인스타그램이나 네이버 블로그, 유 튜브 등에 게시된 인플루언서의 리뷰를 연동하는 솔루션도 등장했다.
리뷰 확보를 위해 이 많은 것들을 다 한다고 능사는 아니 다.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해 제품을 구매하게 하고 빈 박스를 배송한 다음 실구매자인 척 리뷰를 작성하게 한 '빈 박스 마 케팅'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적이 있다. 상식적으 로 실구매자가 거짓 후기를 쓸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겨냥한 꼼수다. 이런 행태가 반복될수록 브랜드 신뢰도는 물론 후기에 대한 전체적인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 제로 한국소비자연맹이 진행한 조사에서 97.2%의 소비자가 구매 전 이용 후기를 확인한다고 답했지만 이용 후기를 신뢰 한다는 비율은 70.2%로 낮게 확인되었다.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후기는 '진정성 있는 후기' 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자발적으로 참여를 유도할 수 있 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진정성이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고, 함부로 허물어지지도 않는다. 차근차근 쌓아올린 리뷰는 배신하지 않는다.
- 기술이 발달하고 소비자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신규 채널도 빠르게 늘고 있다. 그곳에 접근 해 비어 있는 왕좌를 차지할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뛰어드는 사람은 항상 소수다. 실패의 위험을 줄이고자 여러 상황을 따지고 리소스를 고려하고 결과를 예측해가며 보수 적으로 판단한다. 실제로 신규 채널 입점이 항상 성공으로 귀 결되는 것도 아니며, 한정된 자원을 가장 효과적인 루트에 투 자하는 것은 사업 운영의 기본 중 기본이다.
그러나 시장을 공략하려면 빨라야 한다. 선점의 혜택을 누 리고자 한다면 더욱 그렇다. '이 채널에 1인자가 있는가?' '내 가 1인자가 될 수 있는 시장인가?' 이 두 가지를 판단해서 가 능성이 있다면 과감히 문을 두드려보자. 비어 있는 시장을 먼 저 공략하는 것,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결코 쉽지는 않은 결정 이 만들어낸 결과가 놀랍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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