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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방이 공감을 표하는 것은 감성적 질문 때문이 아님. 핵심을 건드리는 질문 때문. 상황의 핵심, 알고싶어하는 알맹이를 이야기하니까, 저절로 맞아, 맞아라는 말이 나오는 것임.
그러니까 공감을 얻으려면 따뜻한 감성이 필요한 게 아니라 정확한 분석이 필요. 정확한 분석을 통해 파악한 핵심을 따스한 말로 건네니 감동적인 것이지, 따뜻하지만 내용이 없는 질문은 사람을 움직일 수 없다.
진리를 탐구하는 과정이 아니라 소셜 스킬에서의 대화라면우리는 소크라테스 대화법을 따를 것이 아니라 오은영박사의 질문방법을 벤치마킹해야 함. 우리가 오박사의 질문법에서 따와야 하는 것은 정보를 최대한 분석하는 습관과 의지, 그리고 그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핵심을 파악하려는 노력임. 이게 이루어진 후에 그 핵심을 상대방을 배려하는 감성적 대화에 담는 것이다.

- 꼰대의 어원에 대해서는 크게 두가지 설이 있는데 하나는 번데기의 경상도 사투리인 꼰데기에서 유래했다는 설로 번데기처럼 주름이 많은 노인을 의미하는 뜻. 또 하나는 프랑스어로 백작을 의미하는 콩테에서 유래했다는 것으로, 일제 강점기 시절에 친일파들이 일본 작위를 받은 후 자신들을 자랑스럽게 꽁데라 불렀다는 설로, 이때 친일파들이 하는 짓을 꼰대짓이라 불렀다고 함. 이런 불확실한 어원말고 공식적인 기록은 61년 동아일보에 '하층민이 나이많은 남자를 지칭하는 말'로 처음 등장. 이후 나이가 많은 사람이나 선생님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다가 지금은 꼰대라는 말에 행위를 뜻하는 질을 붙여 꼰대질을 '자기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나이가 어리거나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낡은 사고방식을 강요하거나 시대착오적 설교를 늘어놓는 것'으로 지칭.
그러니 지금의 꼰대는 나이가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과거 경험만을 절대시해서 그것에 맞춘 행동과 판단을 남에게 강요하는 사람인 것이다. 따라서 왕년에 자신의 업적과 행동, 생각을 자랑하는 순간 꼰대가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임.

- 남은 평생을 설탕물이나 팔며 보내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나와 함께 세상을 바꾸고 싶으신가요?
존 스컬리는 이 질문에 강한 인상을 받아 애플로 이직하기로 결심. 그런데 생각해보면 저 질문에서, '나는 설탕물이나 팔면서 여생을 보내겠다'라고 대답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질문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에요. 한쪽 선택은 너무 좋아보이고, 다른쪽 선택은 너무 나빠 보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질문은 다음 질문과 같은 질문이에요.
'원래는 탄탄하고 안정적이며 성공이 보장된, 그리고 무엇보다 계속 펩시에 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전문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펩시 CEO를 계속 하실래요? 아니면 이제 막 시작해서 장래가 어찌 될지도 모르고, IT문외한이라는 입장에서 어려움이 예상죌 수밖에 없는 IT기업의 CEO를 하실래요?'
이렇게 물어보면 쉽사리 애플로 이직하는 결정을 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그러니 스티브 잡스의 질문은 마치 양자택일의 선택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한쪽 선택이 강요되는 함정 질문입니다. 반대로 스티브 잡스의 입장에서 보면 대화설계를 엄청 잘한 것이죠. 상대방이 다른 선택을 생각하기 힘들어지도록 한 번의 질문으로 자신의 페이스로 끌어들였으니까요.

- 어조나 말투 분위기의 문제는 사실 매우 감정적인 문제. 질문의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질문하는 사람의 감정이나 관점의 문제라는 것. 그러니 말하는 사람의 성격적인 특성도 반영이 된다. 그런 면에서 보면 부정적 어조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신중한 성격,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성격의 사람이 이런 어조를 많이 사용한다. 이런 사람의 매니지먼트하에 있으면 활력은 줄어들지만, 실패 가능성 역시 줄어드는 편이다.

- 대화의 메타인지하기
대화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한 발은 대화 안에 걸치지만, 다른 발은 대화 밖으로 빼고 있어야 함. 흐름 안에 있으면 보통은 수영하기에 바빠서 강의 흐름이 어디로 향하는지 살필 겨를도 여유도 없다. 대화의 메타인지는 대화를 하면서 자신이 강의 어디쯤에 있는지 인식하는 일이다. 정확하게는 대화를 하는 동안 자신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대화의 흐름과 과정을 인식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대화의 메타인지라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메타인지가 된 상태에서야 반전도 가능하다.
이러한 메타인지를 위해서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의 구성원과 목적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 

- 공석인 프로그래머 자리에 들어올 사람을 뽑는데 마침 딱 맞는 사람이 나타나 연봉협상을 했더니 그 팀의 다른 프로그래머에 비해 2배 가까운 연봉을 요구하더라는 겁니다.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그 팀의 매니저에게 질문을 해봅니다.
"그 팀에 새로 채용하려는 그 사람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나요?"
대답은 NO입니다.
그리고 다음 질문을 합니다.
"그러면 지금 있는 팀의 팀원 3명이 힘을 합하면 새로 채용하려는 사람만큼 기여할 수 있을까요?"
이 대답도 NO입니다.
"소원을 들어주는 요정이 나타나 조용히 눈치 못채게 현재 프로그래머 몇 명을 그 사람과 바꿔 놓는다면 그게 회사에 더 도움이 될까요?"
매니저의 대답은 YES입니다. 그래서 리드 헤이스팅스는 그 요정이 되기로 하죠.
그렇다고 다른 프로그래머를 내보내지는 않고, 그 사람을 채용하기로 한 겁니다. 직급에 따른 연봉 상한선이라는 채용전략이 있었는데, 이 결정 때문에 넷플릭스는 채용전략을 바꾸어야 했어요. 이후에도 다른 회사에서 그 사람을 빼가지 못하도록 그에게 업계 최고대우를 해주었죠. 이 사람은 이후 넷플릭스에 근무하며 지금의 넷플릭스 서비스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특징을 만들었음.
리드 헤이스팅스는 질문과 답을 통해, 지금 지키고 있는 채용과 연봉전략을 바꿔서라도 필요한 사람을 잡아야겠다고 유연한 결론에 도달. 한번 정한 규칙이니 무조건 지켜야겠다고 생각하지 않고, 이 규칙이 과연 유용한지, 더 좋은 선택을 방해하지는 않는지 의심해보고 유연하게 선택한 것.

- 스마트폰이 몸 밖으로 나온 장기와 같다는 이야기도 있다. 스마트폰이 아는 사람들의 전화번호나 일정 같은 우리의 기억력을 대신해서 두뇌 역할을 한다는 것. 그렇게 치면 스마트폰이 하는 것은 두뇌 전체가 아니라 측두엽 안쪽에 있는 대뇌변연계를 구성하는 영역 중하나인 해마 정도에 불과하다. 기억을 담당하기 때문
진짜 뇌에 해당하는 장기는 챗GPT다. 기억뿐 아니라 지식, 추론, 상상, 감정까지 나타낼 수 있다. 실제로 우리 두뇌가 하는 일을 거의 다 할 수 있음. 그래서 챗GPT에서 AGI의 가능성을 찾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음. AGI는 일반인공지능, 강인공지능 혹은 범용인공지능이라고도 부름. 인간 수준의 사고가 가능하여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성공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말함. 그 반대 개념이 약인공지능으로 한 분야에서 전문가 이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설계되는데, 그 분야에서만 강력한 것임. 예를 들어 바둑만 잘두는 알파고라든가, 그림만 잘그리는 달리같은 것임. 따지고 보면 챗GPT도 언어쪽으로 발달된 특화된 인공지능이지 만능해결사는 아님.
그런데 챗GPT가 언어를 조합해서 마치 인간이 생각하는 것처럼 작동하니까, 이 챗GPT에 다른 프로그램을 연결한다든가 하드웨어 등을 연결해서 다양한 아웃풋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음. 그러니까 하드웨어 등을 연결해서 다양한 아웃풋을 만들어냄. 예를 들어 챗GPT는 원래 그림을 그릴 수는 없는데, 사람이 어떤 그림이 필요하다고 말을 하면 그 그림이 어떤 그림인지 알아듣긴 함. 그리고 말로 챗GPT에게 어떤 그림을 그려달라고 설명할 수 있음. 그런데 이것을 그림을 그려주는 달리에 연결하지 챗GPT가 알아서 달리에게 필요한 그림을 전달해 달리가 그림을 생성해 주는 것임. 사람입장에서는 마치 챗GPT가 다 하는 것처럼 느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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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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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카고 경제학 및 프리드먼의 주장이 갖는 영향력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널리 퍼져 있다. 프리드먼은 불평등의 상당부분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고 무시. 어떤 사람은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되기를 원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여가를 즐기는 것을 선호한다. 어떤 사람들은 후손을 위해 저축하고 축적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다른 어떤 사람들은 당장 즐거움에 더 관심이 많다. 이런 종류의 불평등을 완화하려는 유혹은 미덕에 불이익을 주고 악덕을 보상하는 것이라고 설명. 그는 기회의 평등을 믿었지만, 상속세에 대해 미덕에 과세하고 낭비적 지출을 조장하는 나쁜 세금이라며 강력히 반대. 17년 3명의 노벨상 수장자를 포함해 727명의 경제학자가 이 주장을 지지했으며, 프리드먼이 그전에 직접 쓴 서한에도 서명했다. 많은 경제학자가 같은 이유로 부유세가 악덕을 조장하고 미덕을 저해한다고 믿으며 반대하고 있다. 프리드먼은 국가간 조세감면 경쟁을 좋아했고, 조세피난처를 지지했다. 정부의 과세권한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리고 그는 결과의 불평등을 제한하려는 시도는 자유를 억압할 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더 큰 불평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반복해서 주장. 자유시장에 맡겨두면 자유와 평등이 모두 실현될 것이라는 견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대신에 우리는 제약사 퍼듀파마의 새클러 가문이 수십만명의 미국인을 죽인 오피오이드 유행을 조장하면서 140억불 이상을 스스로에게 지급하는 세상을 맞이했다. 밴드와 베이비파우더를 제조하는 존슨앤존슨은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헬만드 지방에서 탈레반의 헤로인 공급지를 폭격하는 동안 호주 태즈매니아에서 아편의 원료가 되는 양귀비를 재배하여 오피오이드 유행에 기름을 부었다. 사모펀드 회사들은 구급차 서비스를 사들이고 병원 응급실에 자체 의사들을 배치해 환자의 의료보험에 포함된 병원에서조차 깜짝 요금을 청구함으로써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응급실 및 수술실의 깜짝 요금은 22년 1월부터 없어졌지만, 구급차 서비스에 대한깜짝 요금 청구는 계속되고 있다. 구급차가 필요한 경우 더 나은 조건의 서비스를 찾거나 가격을 흥정할 상황이 못된다. 대신 무력한 피해자가 되어 범죄자에게 꼼짝없는 희생양이 될 뿐니다.
- 사모펀드들은 실패한 기업을 계속해서 인수하고, 사법부의 허가(아마도 경제학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 판사로부터)를 받아 근로자의 계약상 의료혜택과 연금을 박탈하고 남은 회사자산을 매각하고 있다. 물리적 회사자산은 효율성을 회복하는 반면, 근로자의 손실은 효율적인 시장이라는 더 큰 정의를 위해 희생된다. 부실기업을 인수하여 기업 수익성을 회복시키는 사모펀드의 정당한 역할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합법적인 역할은 시장이 경쟁적일 때 작동하는 것이지, 사모펀드가 활개치는 병원, 구급차, 심지어 교도서 등에서는 아니다. 또한 사모펀드가 특정 지역의 매장을 대량으로 매입하여 지역 독점을 형성하는 때도 마찬가지로 효과적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

- 미국은 저학력자와 고학력자 사이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고, 물질적 차이가 관계적 불평등으로 번지고 있다. 앤 케이스와 나는 임금, 노동시장 참여, 결혼, 사회적 고립, 고통, 자살, 약물사망, 알콜 중독에서 그룹간 차이를 분석하고 논문으로 발표했다. 저학력자들에게 교육받은 엘리트를 위해 싸우라고 하는데 누구와 언제, 어디서 싸울지는 엘리트가 결정한다. 저학력 군 복무자들은 엘리트의 자녀들, 즉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자녀들이 군복무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대신 싸우고 있다. 우리는 이런 모든 부류의 사람들이 함께 복무하던 시절의 사회적 연대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존중심을 잃어버렸다. 미국의 위대한 경제학자 중 한사람인 로버트 솔로는 41년 하버드 학부과정을 마치고 이등병으로 입대했다. 군에 가지 않았더라면 결코 만날 수 없었을 다양한 미국인과 함께 생활하면서 쌓은 경험이 어떻게 그의 인생에서 가장 훌륭하고 중요했는지 그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면서도 유익하다. 그의 경험은 오늘날 미국의 특징인 양극화와 상호이해 부족에 대한 해법을 제공한다. 

- 은행가나 기업 임원이 되지 못한 사람들에게 엄청난 연봉을 받는 다른 사람에 대해 일자리 창출과 고액납세, 삶을 변화시키는 상품 및 서비스 제공 또는 놀라운 발명 등을 통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일시적으로 설득할 수도 있다. 이런 낙수효과 주장에는 표면적 타당성이 있지만 08년금융위기는 이것이 사기임을 보여줌. 금융위기가 발생한 뒤 은행가들은 엄청난 부를 가지고 떠나갔지만, 많은 보통사람들은 직장과 집을 잃었다. 나는 이제 낙수효과 논리가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는 헛된 희망을 가지기도 했다. 22년 10월 리즈 트러스가 이끈 영국 과도정부는 확실히 낙수효과를 믿은 것으로 보였다.
소득 불평등이 극심한 사회에서는 종신재직권을 얻는 것, 파트너가 되는것, 최고병원에서 치료받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자녀가 일류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비롯한 모든 것에서 심각한 이해관계가 걸린 일종의 시험을 거치게 됨. 불평등한 능력주의 사회에서는 부정행위도 보상받을 수 있고, 더 불평등할수록 더 많은 보상으르 받는다. 모든 사람이 부정행위를 한다고 여길 때는 누구도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 우리는 최근 대학에서의 입학부정 스캔들을 확인한 바 있다. 학부모들이 수만에서 수십만 달러의 돈을 주고 시험성적을 조작하거나 학생 선발권이 있는 운동 코치에게 뇌물을 주어 자녀들을 원하는 대학에 입학시키려 한 것이다. 예일대에도 그런 사건과 관련된 곳 중 한 곳이며, USC도 운동코치 관련은 아니지만 연루되었다.

- 고통 혹은 위험이 없는 방식으로 연금기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는 힘들다. 사람들은 대개 근시안적이고, 특히 정치생명은 인간수명보다 짧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더 그렇다. 증권시장이 매혹적이기는 하지만 일반 사람들의 운명을 증권시장의 변화에 맡겨두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세상에 마법의 해결사는 없기 때문. 개인이 경제성장의 덕을 일정부분 볼 수 있지만, 연금관리는 집단 체제하에 두어야 한다. 그래야 사악하지만 정보가 더많은 정치인과 관리전문가들이 모든 위험을 은퇴 후 생활이 불안한 개인에게 전가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 최근 증권보다 훨씬 위험한 비트코인이 신기루처럼 나타났다. 업계 부추김에 못 이겨 바이든 행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버지니아 페어팩스카운티의 퇴직연금은 22녀 비트코인에 투자되었다.

- 경제학도 변화의 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생물종과 마찬가지로 다양성이 필요. 그러나 대다수가 소수의 대학에서 똑같은 교육을 받는다면 그런 다양성을 기대할 수 없을 것임. 소수 상위권 대학의 교육과 상위 5대 학술지의 기준을 해외로 확산시키는 것은 구세계의 최악의 잘못을 방지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경제학을 획일화시키고 미래 경제학 발전의 밑거름이 ㅗ될 수 있는 다양한 접근법을 제한할 위험도 있음. 비정통 경제학은 그 자체로 위기에 처해 있다. 조지 스티글러는 좋은 경제학자는 보수적이라고 주장한 논문에서 노동가치설을 신봉하는 사람이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없는 이유는 그의 급진적 생각 때문이 아니라 채용 심사자들이 그 사람이 똑똑하면서 동시에 정직할 수 있다고 믿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 미국의 채용위원회라면 그가 노동가치설을 연구해서 무엇인가 배운 것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경제학에 대한 그런 단선적 사고를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 독일 혹은 영국의 외부 평가위원들은 평가지표, 영향지수, 인용빈도 등을 근거로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 보통의 시절에도 교육수준과 상관없이 자살, 약물과다복용 및 알콜 중독으로 인한 사망은 늘 있었음. 사실 20세기 말까지만 하더라도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들의 자살이 더 흔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90년대 중반 이후 매년 약 10만명에 이르는 절망사로 인한 사망의 증가는 대학 학위가 없는 사람들에 국한된 것임. 마치 학위가 없으면 열등한 지위를 나타내는 주홍색 배지를 착용하는 것과 같음. 자살도 이제는 학위가 없는 사람들, 즉 그 배지를 착용한 사람들 사이에서 더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죽음은 절망이라는 긴 여정의 종착점이다. 시작점은 4년제 대학학위를 자지지 않은 사람들을 좋은 일자리에서 점점 더 배제하는 노동시장이다. 4년제 대학 학위를 가지지 않은 비노령 성인의 고용률은 지난 반세기 동안 남성의 경우 계속 감소해 왔으며, 여성도 2000년 이후부터 감소. 노동시장 참여율은 호황기에 증가하고 침체기에 다시 감소하지만, 다음 호황기에서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이전 최고점에 도달하지 못함. 실질임금도 마찬가지.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큰 움직임 속에서 부분적으로 상승하고 하락하고 있다. 교육수준이 낮은 남성의 임금의 일자리가 많았던 팬데믹 호황기에 상승하면서 크게 주목받았으나 그들의 구매력은 80년대으 어떤 시기보다 낮았다.
- 절망사가 증가한 가장 큰 부분은 마약성 진통제 과다복용으로 인한 것. 이에 대해서는 제약사들의 책임이 크다. 초기 마약성 진통제 사망은 이익을 추구하는 제약사들이 사람들을 중독시킴으로써 시작된 것. 제약사는 교육수준이 낮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았고 이는 그들의 삶이 더 무질서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역사적으로 마약확산은 사회적 혼란과 붕괴가 일어난 장소화 시기에 발생했다. 제약사와 유통업체는 마약문제가 가장 심각했던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의 지원과 비호를 받기도 했다. 미국 정치에 돈은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유권자의 이익과 선거자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간혹 선거자금을 선택할 정도임.
지금 자살률은 과거 지구상 최악이었던 사회 수준으로 증가. 그런 사회의 자살률은 옛 소련과 그 위성국, 그리고 중국여성, 특히 중국 농촌지역의 여성 자살률을 말한다. 이들 국가에서도 이제 세계 전체와 마찬가지로 자살률은 떨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미국인, 특히 교육수준이 낮은 미국인의 자살률은 부끄럽게도 눈에 띄게 증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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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알고 있다

과학 2024. 11. 20. 07:18

- 스테이블디퓨전은 말 그대로 확산모델의 일종인 잠재확산모델을 사용해 이미지를 생성하는 AI그림제작 도구임. 잠재확산모델은 VAE(variational aotoencoder)라 불리는 도구를 활용해 기존의 확산모델보다 이미지를 더 효율적으로 변환함.
확산메돌 또한 딥러닝과 작동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음. 수만, 수억개의 그림을 픽셀단위로 학습하고 이를 다시 재조합하는 것임. 이 고정에서 스테이블디퓨전은 그림에 인위적 노이즈를 추가하고, 노이즈로부터 다시 그림을 얻는 방식으로 대량의 이미지를 학습함. 그리고 '한 여성과 함께 탁자에 앉아 있는 반 고흐' 같은 조건을 입력해 얻고자 하는 이미지를 노이즈에서 추출함.

- 확산모델은 비단 회화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워싱턴대 연구진은 알파폴드2와 비슷한 원리로 작동하는 단백질 구조예측 도구인 로제타폴드를 내놓음. 로제타폴드는 로제타폴드디퓨전이라는 확산모델을 사용. 스테이블디퓨전이 무작위 픽셀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든 것처럼, 로제타폴드는 알파폴드의 데이터를 활용해 무작위 아미노산에서 새로운 단백질 복합체를 만들어냄. 실제로 단백질은 여러 단백질이 모인 복합체 형태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아 로제타폴드는 하나의 단백질을 만드는 기존 알파폴드보다 더 마은 가능성을 보여주었음. 연구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단순 단백질 뿐만 아니라 DNA, RNA를 포함한 다양한 생물분자를 설계할 수 있는 로제타폴드아톰을 출시. 알파폴드가 21년에 출시된 지 3년도 안되는 시점에 이런 발전을 이룸.
이처럼 어떤 알고리즘은 여러 영역에 활용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딥마인드가 개발한 모델이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에서 출발해 단백질 예측 프로그램인 알파폴드로 이어진 것처럼 그리고 확산모델이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이미지 생성뿐 아니라 단백질 예측과 설계에 활용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 제프 호킨스는 그의 저서 천개의 뇌에서 딥러닝이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가진 AI, 소위 인공일반지능을 달성하는 것은 어려울지 모른다고 지적한 바 있음. 인간은 딥러닝과 달리 신체감각을 통해 끊임없이 학습하면서 세계의 모델을 구축. 만약 던진 공이 다른 사물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알고 싶다면 그저 공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이렇게 상호작용 속에서 인과관계를 파악해 세계모델을 구축하는 사람의 방식은 딥러닝의 학습방식과 사뭇 다르다고 호킨스는 주장. 심지어 사람은 세계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다음 순간에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예상하며, 필요하다면 기꺼이 그 모델을 수정할 준비가 되어 있다. 

- 알파고의 바둑, GPT의 문장생성, 스테이블디퓨전의 이미지 제작은 동일하게 딥러닝에 기반한 인공신경망 네트워크를 사용하는데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통합되지 못하고 별개의 프로그램으로 구동돼야 한다. 반면 사람은 쉽지 않겠지만 오른손으로 수채화를 그리면서 왼손으로는 체스와 바둑을 두고 게임 상대방을 말로 도발할 수도 있다. 어쩌면 지능은 하나의 작업을 얼마나 잘 해내는가로 측정하는 것이 아닐, 어떤 일이든 유연하게 배울 수 있는가로 평가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름.
물론 이런 한계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은 현재진행형이다.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는 바둑과 체스, 일본식 장기와 같은 게임을 수행하는 제한적인 범용 알고리듬인 알파제로를 출시하는 한편, 엑스랜드라 불리는 개방형 구조를 통해 기계에게 여러 종류의 문제가 통합된 학습을 유도하는 실험을 진행중. 메타 또한 이미지와 텍스트, 음성을 동시에 인식하는 데이터투벡이라는 알고리즘을 개발. 최근 딥마인드가 개발한 시마라는 AI도 주목할 만하다. 시마는 다양한 게임을 수행하도록 개발된 최신 AI로 범용기계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시마 역시 사람이 할 수 있는 작업의 60%도 수행하지 못하고 있어 범용성과 멀티태스킹 능력을 갖춘 AI는 아직 갈 길이 멀어보임.

- 현재로서는 사람이 개발한 모든 인공지능에는 사실 지능이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겠다. 물론 지능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에 이견은 존재가능. 역전파 알고리즘 개발 등의 업적으로 딥러닝의 대부라 불리는 제프리 힌턴은 23년에 인공신경망이 새로운 형태의 지능이며 더 나은 지능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말하자면, 딥러닝은 최근 몇년간 놀라운 성취를 보여줌. 하지만 기계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지능을 가지려면 단지 이미테이션게임으로 튜링테스트를 통고하는 것 외에도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여전히 산적해 있음. 인공지능을 이용해 인류가 더 나아가고자 한다면 먼저 우리가 가진 도구의 한계를 명확히 알아야할 필요가 있다.

- 딥러닝의 핵심인 역전파학습이 뇌의 학습방식과 동일한지도 의문이 남아 있다. 인간의 뇌가 딥러닝처럼 순방향과 역방향의 순서로 미세조정의 프로세스를 거치거나 지도학습과 유사한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할까? 뇌의 학습방식이 딥러닝과 완전히 동일하지 않다면 우리는 무언가 놓치고 있는지도 모름. 따라서 AI를 연구하는 또 다른 진영에서는 현재의 딥러닝이 한계가 있다고 주장하며 실제 뉴런과 비슷하게 작동하는 새로운 인공신겨망을 연구하고 있다. 
이처럼 딥러닝은 AI의 가장 유망한 분야인 동시에 AGI로 나아가려는사람들의 발목을 잡는 분야일 수 있다. 딥러닝은 초기 AI연구자들이 꿈꿔왔던 사람과 같은 지능을 가진 기계인 AGI의 비전을 실현해줄 주인공이 아닐지도 모름. 비록 딥러닝의 초기 아이디어는 뇌의 작동방식세어 영감을 받았지만, 더 이상 딥러닝은 뇌와 신경과학에 신경쓰지 않고 수학과 컴퓨터 공학에 의존하며 독자적인 길을 가고 있다. 만약 딥러닝으로는 근본적인 단계에서 진정한 의미의 지능을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AGI를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임.
그러나 AGI에 관한 건전한 담론은 쉽게 성사되기 어려워 보임. 온갖 억측은 물론이고 마케팅을 위한 과대포장이 이 분야에서 매우 흔하게 일어나기 때문. 일부 IT기업들은 자사의 거대한 인공신경망을 가진 모델이 뛰어나다고 강조하며, 머지 않아 자신들의 모델이 사람처럼 사고할 것이라고 거리낌 없이 홍보한다. 이런 주장을 검증할 만한 과학적 기반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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