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대방이 공감을 표하는 것은 감성적 질문 때문이 아님. 핵심을 건드리는 질문 때문. 상황의 핵심, 알고싶어하는 알맹이를 이야기하니까, 저절로 맞아, 맞아라는 말이 나오는 것임.
그러니까 공감을 얻으려면 따뜻한 감성이 필요한 게 아니라 정확한 분석이 필요. 정확한 분석을 통해 파악한 핵심을 따스한 말로 건네니 감동적인 것이지, 따뜻하지만 내용이 없는 질문은 사람을 움직일 수 없다.
진리를 탐구하는 과정이 아니라 소셜 스킬에서의 대화라면우리는 소크라테스 대화법을 따를 것이 아니라 오은영박사의 질문방법을 벤치마킹해야 함. 우리가 오박사의 질문법에서 따와야 하는 것은 정보를 최대한 분석하는 습관과 의지, 그리고 그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핵심을 파악하려는 노력임. 이게 이루어진 후에 그 핵심을 상대방을 배려하는 감성적 대화에 담는 것이다.
- 꼰대의 어원에 대해서는 크게 두가지 설이 있는데 하나는 번데기의 경상도 사투리인 꼰데기에서 유래했다는 설로 번데기처럼 주름이 많은 노인을 의미하는 뜻. 또 하나는 프랑스어로 백작을 의미하는 콩테에서 유래했다는 것으로, 일제 강점기 시절에 친일파들이 일본 작위를 받은 후 자신들을 자랑스럽게 꽁데라 불렀다는 설로, 이때 친일파들이 하는 짓을 꼰대짓이라 불렀다고 함. 이런 불확실한 어원말고 공식적인 기록은 61년 동아일보에 '하층민이 나이많은 남자를 지칭하는 말'로 처음 등장. 이후 나이가 많은 사람이나 선생님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다가 지금은 꼰대라는 말에 행위를 뜻하는 질을 붙여 꼰대질을 '자기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나이가 어리거나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낡은 사고방식을 강요하거나 시대착오적 설교를 늘어놓는 것'으로 지칭.
그러니 지금의 꼰대는 나이가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과거 경험만을 절대시해서 그것에 맞춘 행동과 판단을 남에게 강요하는 사람인 것이다. 따라서 왕년에 자신의 업적과 행동, 생각을 자랑하는 순간 꼰대가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임.
- 남은 평생을 설탕물이나 팔며 보내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나와 함께 세상을 바꾸고 싶으신가요?
존 스컬리는 이 질문에 강한 인상을 받아 애플로 이직하기로 결심. 그런데 생각해보면 저 질문에서, '나는 설탕물이나 팔면서 여생을 보내겠다'라고 대답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질문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에요. 한쪽 선택은 너무 좋아보이고, 다른쪽 선택은 너무 나빠 보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질문은 다음 질문과 같은 질문이에요.
'원래는 탄탄하고 안정적이며 성공이 보장된, 그리고 무엇보다 계속 펩시에 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전문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펩시 CEO를 계속 하실래요? 아니면 이제 막 시작해서 장래가 어찌 될지도 모르고, IT문외한이라는 입장에서 어려움이 예상죌 수밖에 없는 IT기업의 CEO를 하실래요?'
이렇게 물어보면 쉽사리 애플로 이직하는 결정을 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그러니 스티브 잡스의 질문은 마치 양자택일의 선택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한쪽 선택이 강요되는 함정 질문입니다. 반대로 스티브 잡스의 입장에서 보면 대화설계를 엄청 잘한 것이죠. 상대방이 다른 선택을 생각하기 힘들어지도록 한 번의 질문으로 자신의 페이스로 끌어들였으니까요.
- 어조나 말투 분위기의 문제는 사실 매우 감정적인 문제. 질문의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질문하는 사람의 감정이나 관점의 문제라는 것. 그러니 말하는 사람의 성격적인 특성도 반영이 된다. 그런 면에서 보면 부정적 어조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신중한 성격,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성격의 사람이 이런 어조를 많이 사용한다. 이런 사람의 매니지먼트하에 있으면 활력은 줄어들지만, 실패 가능성 역시 줄어드는 편이다.
- 대화의 메타인지하기
대화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한 발은 대화 안에 걸치지만, 다른 발은 대화 밖으로 빼고 있어야 함. 흐름 안에 있으면 보통은 수영하기에 바빠서 강의 흐름이 어디로 향하는지 살필 겨를도 여유도 없다. 대화의 메타인지는 대화를 하면서 자신이 강의 어디쯤에 있는지 인식하는 일이다. 정확하게는 대화를 하는 동안 자신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대화의 흐름과 과정을 인식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대화의 메타인지라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메타인지가 된 상태에서야 반전도 가능하다.
이러한 메타인지를 위해서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의 구성원과 목적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
- 공석인 프로그래머 자리에 들어올 사람을 뽑는데 마침 딱 맞는 사람이 나타나 연봉협상을 했더니 그 팀의 다른 프로그래머에 비해 2배 가까운 연봉을 요구하더라는 겁니다.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그 팀의 매니저에게 질문을 해봅니다.
"그 팀에 새로 채용하려는 그 사람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나요?"
대답은 NO입니다.
그리고 다음 질문을 합니다.
"그러면 지금 있는 팀의 팀원 3명이 힘을 합하면 새로 채용하려는 사람만큼 기여할 수 있을까요?"
이 대답도 NO입니다.
"소원을 들어주는 요정이 나타나 조용히 눈치 못채게 현재 프로그래머 몇 명을 그 사람과 바꿔 놓는다면 그게 회사에 더 도움이 될까요?"
매니저의 대답은 YES입니다. 그래서 리드 헤이스팅스는 그 요정이 되기로 하죠.
그렇다고 다른 프로그래머를 내보내지는 않고, 그 사람을 채용하기로 한 겁니다. 직급에 따른 연봉 상한선이라는 채용전략이 있었는데, 이 결정 때문에 넷플릭스는 채용전략을 바꾸어야 했어요. 이후에도 다른 회사에서 그 사람을 빼가지 못하도록 그에게 업계 최고대우를 해주었죠. 이 사람은 이후 넷플릭스에 근무하며 지금의 넷플릭스 서비스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특징을 만들었음.
리드 헤이스팅스는 질문과 답을 통해, 지금 지키고 있는 채용과 연봉전략을 바꿔서라도 필요한 사람을 잡아야겠다고 유연한 결론에 도달. 한번 정한 규칙이니 무조건 지켜야겠다고 생각하지 않고, 이 규칙이 과연 유용한지, 더 좋은 선택을 방해하지는 않는지 의심해보고 유연하게 선택한 것.
- 스마트폰이 몸 밖으로 나온 장기와 같다는 이야기도 있다. 스마트폰이 아는 사람들의 전화번호나 일정 같은 우리의 기억력을 대신해서 두뇌 역할을 한다는 것. 그렇게 치면 스마트폰이 하는 것은 두뇌 전체가 아니라 측두엽 안쪽에 있는 대뇌변연계를 구성하는 영역 중하나인 해마 정도에 불과하다. 기억을 담당하기 때문
진짜 뇌에 해당하는 장기는 챗GPT다. 기억뿐 아니라 지식, 추론, 상상, 감정까지 나타낼 수 있다. 실제로 우리 두뇌가 하는 일을 거의 다 할 수 있음. 그래서 챗GPT에서 AGI의 가능성을 찾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음. AGI는 일반인공지능, 강인공지능 혹은 범용인공지능이라고도 부름. 인간 수준의 사고가 가능하여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성공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말함. 그 반대 개념이 약인공지능으로 한 분야에서 전문가 이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설계되는데, 그 분야에서만 강력한 것임. 예를 들어 바둑만 잘두는 알파고라든가, 그림만 잘그리는 달리같은 것임. 따지고 보면 챗GPT도 언어쪽으로 발달된 특화된 인공지능이지 만능해결사는 아님.
그런데 챗GPT가 언어를 조합해서 마치 인간이 생각하는 것처럼 작동하니까, 이 챗GPT에 다른 프로그램을 연결한다든가 하드웨어 등을 연결해서 다양한 아웃풋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음. 그러니까 하드웨어 등을 연결해서 다양한 아웃풋을 만들어냄. 예를 들어 챗GPT는 원래 그림을 그릴 수는 없는데, 사람이 어떤 그림이 필요하다고 말을 하면 그 그림이 어떤 그림인지 알아듣긴 함. 그리고 말로 챗GPT에게 어떤 그림을 그려달라고 설명할 수 있음. 그런데 이것을 그림을 그려주는 달리에 연결하지 챗GPT가 알아서 달리에게 필요한 그림을 전달해 달리가 그림을 생성해 주는 것임. 사람입장에서는 마치 챗GPT가 다 하는 것처럼 느껴짐.
'인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화의 힘 (3) | 2024.11.27 |
---|---|
클리어 씽킹 (3) | 2024.11.24 |
침묵을 배우는 시간 (0) | 2024.11.17 |
나에게 신경쓰기 (0) | 2024.10.31 |
혼자일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 (2) | 2024.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