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 경제학 및 프리드먼의 주장이 갖는 영향력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널리 퍼져 있다. 프리드먼은 불평등의 상당부분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고 무시. 어떤 사람은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되기를 원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여가를 즐기는 것을 선호한다. 어떤 사람들은 후손을 위해 저축하고 축적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다른 어떤 사람들은 당장 즐거움에 더 관심이 많다. 이런 종류의 불평등을 완화하려는 유혹은 미덕에 불이익을 주고 악덕을 보상하는 것이라고 설명. 그는 기회의 평등을 믿었지만, 상속세에 대해 미덕에 과세하고 낭비적 지출을 조장하는 나쁜 세금이라며 강력히 반대. 17년 3명의 노벨상 수장자를 포함해 727명의 경제학자가 이 주장을 지지했으며, 프리드먼이 그전에 직접 쓴 서한에도 서명했다. 많은 경제학자가 같은 이유로 부유세가 악덕을 조장하고 미덕을 저해한다고 믿으며 반대하고 있다. 프리드먼은 국가간 조세감면 경쟁을 좋아했고, 조세피난처를 지지했다. 정부의 과세권한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리고 그는 결과의 불평등을 제한하려는 시도는 자유를 억압할 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더 큰 불평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반복해서 주장. 자유시장에 맡겨두면 자유와 평등이 모두 실현될 것이라는 견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대신에 우리는 제약사 퍼듀파마의 새클러 가문이 수십만명의 미국인을 죽인 오피오이드 유행을 조장하면서 140억불 이상을 스스로에게 지급하는 세상을 맞이했다. 밴드와 베이비파우더를 제조하는 존슨앤존슨은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헬만드 지방에서 탈레반의 헤로인 공급지를 폭격하는 동안 호주 태즈매니아에서 아편의 원료가 되는 양귀비를 재배하여 오피오이드 유행에 기름을 부었다. 사모펀드 회사들은 구급차 서비스를 사들이고 병원 응급실에 자체 의사들을 배치해 환자의 의료보험에 포함된 병원에서조차 깜짝 요금을 청구함으로써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응급실 및 수술실의 깜짝 요금은 22년 1월부터 없어졌지만, 구급차 서비스에 대한깜짝 요금 청구는 계속되고 있다. 구급차가 필요한 경우 더 나은 조건의 서비스를 찾거나 가격을 흥정할 상황이 못된다. 대신 무력한 피해자가 되어 범죄자에게 꼼짝없는 희생양이 될 뿐니다.
- 사모펀드들은 실패한 기업을 계속해서 인수하고, 사법부의 허가(아마도 경제학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 판사로부터)를 받아 근로자의 계약상 의료혜택과 연금을 박탈하고 남은 회사자산을 매각하고 있다. 물리적 회사자산은 효율성을 회복하는 반면, 근로자의 손실은 효율적인 시장이라는 더 큰 정의를 위해 희생된다. 부실기업을 인수하여 기업 수익성을 회복시키는 사모펀드의 정당한 역할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합법적인 역할은 시장이 경쟁적일 때 작동하는 것이지, 사모펀드가 활개치는 병원, 구급차, 심지어 교도서 등에서는 아니다. 또한 사모펀드가 특정 지역의 매장을 대량으로 매입하여 지역 독점을 형성하는 때도 마찬가지로 효과적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

- 미국은 저학력자와 고학력자 사이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고, 물질적 차이가 관계적 불평등으로 번지고 있다. 앤 케이스와 나는 임금, 노동시장 참여, 결혼, 사회적 고립, 고통, 자살, 약물사망, 알콜 중독에서 그룹간 차이를 분석하고 논문으로 발표했다. 저학력자들에게 교육받은 엘리트를 위해 싸우라고 하는데 누구와 언제, 어디서 싸울지는 엘리트가 결정한다. 저학력 군 복무자들은 엘리트의 자녀들, 즉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자녀들이 군복무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대신 싸우고 있다. 우리는 이런 모든 부류의 사람들이 함께 복무하던 시절의 사회적 연대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존중심을 잃어버렸다. 미국의 위대한 경제학자 중 한사람인 로버트 솔로는 41년 하버드 학부과정을 마치고 이등병으로 입대했다. 군에 가지 않았더라면 결코 만날 수 없었을 다양한 미국인과 함께 생활하면서 쌓은 경험이 어떻게 그의 인생에서 가장 훌륭하고 중요했는지 그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면서도 유익하다. 그의 경험은 오늘날 미국의 특징인 양극화와 상호이해 부족에 대한 해법을 제공한다. 

- 은행가나 기업 임원이 되지 못한 사람들에게 엄청난 연봉을 받는 다른 사람에 대해 일자리 창출과 고액납세, 삶을 변화시키는 상품 및 서비스 제공 또는 놀라운 발명 등을 통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일시적으로 설득할 수도 있다. 이런 낙수효과 주장에는 표면적 타당성이 있지만 08년금융위기는 이것이 사기임을 보여줌. 금융위기가 발생한 뒤 은행가들은 엄청난 부를 가지고 떠나갔지만, 많은 보통사람들은 직장과 집을 잃었다. 나는 이제 낙수효과 논리가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는 헛된 희망을 가지기도 했다. 22년 10월 리즈 트러스가 이끈 영국 과도정부는 확실히 낙수효과를 믿은 것으로 보였다.
소득 불평등이 극심한 사회에서는 종신재직권을 얻는 것, 파트너가 되는것, 최고병원에서 치료받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자녀가 일류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비롯한 모든 것에서 심각한 이해관계가 걸린 일종의 시험을 거치게 됨. 불평등한 능력주의 사회에서는 부정행위도 보상받을 수 있고, 더 불평등할수록 더 많은 보상으르 받는다. 모든 사람이 부정행위를 한다고 여길 때는 누구도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 우리는 최근 대학에서의 입학부정 스캔들을 확인한 바 있다. 학부모들이 수만에서 수십만 달러의 돈을 주고 시험성적을 조작하거나 학생 선발권이 있는 운동 코치에게 뇌물을 주어 자녀들을 원하는 대학에 입학시키려 한 것이다. 예일대에도 그런 사건과 관련된 곳 중 한 곳이며, USC도 운동코치 관련은 아니지만 연루되었다.

- 고통 혹은 위험이 없는 방식으로 연금기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는 힘들다. 사람들은 대개 근시안적이고, 특히 정치생명은 인간수명보다 짧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더 그렇다. 증권시장이 매혹적이기는 하지만 일반 사람들의 운명을 증권시장의 변화에 맡겨두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세상에 마법의 해결사는 없기 때문. 개인이 경제성장의 덕을 일정부분 볼 수 있지만, 연금관리는 집단 체제하에 두어야 한다. 그래야 사악하지만 정보가 더많은 정치인과 관리전문가들이 모든 위험을 은퇴 후 생활이 불안한 개인에게 전가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 최근 증권보다 훨씬 위험한 비트코인이 신기루처럼 나타났다. 업계 부추김에 못 이겨 바이든 행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버지니아 페어팩스카운티의 퇴직연금은 22녀 비트코인에 투자되었다.

- 경제학도 변화의 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생물종과 마찬가지로 다양성이 필요. 그러나 대다수가 소수의 대학에서 똑같은 교육을 받는다면 그런 다양성을 기대할 수 없을 것임. 소수 상위권 대학의 교육과 상위 5대 학술지의 기준을 해외로 확산시키는 것은 구세계의 최악의 잘못을 방지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경제학을 획일화시키고 미래 경제학 발전의 밑거름이 ㅗ될 수 있는 다양한 접근법을 제한할 위험도 있음. 비정통 경제학은 그 자체로 위기에 처해 있다. 조지 스티글러는 좋은 경제학자는 보수적이라고 주장한 논문에서 노동가치설을 신봉하는 사람이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없는 이유는 그의 급진적 생각 때문이 아니라 채용 심사자들이 그 사람이 똑똑하면서 동시에 정직할 수 있다고 믿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 미국의 채용위원회라면 그가 노동가치설을 연구해서 무엇인가 배운 것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경제학에 대한 그런 단선적 사고를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 독일 혹은 영국의 외부 평가위원들은 평가지표, 영향지수, 인용빈도 등을 근거로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 보통의 시절에도 교육수준과 상관없이 자살, 약물과다복용 및 알콜 중독으로 인한 사망은 늘 있었음. 사실 20세기 말까지만 하더라도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들의 자살이 더 흔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90년대 중반 이후 매년 약 10만명에 이르는 절망사로 인한 사망의 증가는 대학 학위가 없는 사람들에 국한된 것임. 마치 학위가 없으면 열등한 지위를 나타내는 주홍색 배지를 착용하는 것과 같음. 자살도 이제는 학위가 없는 사람들, 즉 그 배지를 착용한 사람들 사이에서 더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죽음은 절망이라는 긴 여정의 종착점이다. 시작점은 4년제 대학학위를 자지지 않은 사람들을 좋은 일자리에서 점점 더 배제하는 노동시장이다. 4년제 대학 학위를 가지지 않은 비노령 성인의 고용률은 지난 반세기 동안 남성의 경우 계속 감소해 왔으며, 여성도 2000년 이후부터 감소. 노동시장 참여율은 호황기에 증가하고 침체기에 다시 감소하지만, 다음 호황기에서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이전 최고점에 도달하지 못함. 실질임금도 마찬가지.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큰 움직임 속에서 부분적으로 상승하고 하락하고 있다. 교육수준이 낮은 남성의 임금의 일자리가 많았던 팬데믹 호황기에 상승하면서 크게 주목받았으나 그들의 구매력은 80년대으 어떤 시기보다 낮았다.
- 절망사가 증가한 가장 큰 부분은 마약성 진통제 과다복용으로 인한 것. 이에 대해서는 제약사들의 책임이 크다. 초기 마약성 진통제 사망은 이익을 추구하는 제약사들이 사람들을 중독시킴으로써 시작된 것. 제약사는 교육수준이 낮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았고 이는 그들의 삶이 더 무질서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역사적으로 마약확산은 사회적 혼란과 붕괴가 일어난 장소화 시기에 발생했다. 제약사와 유통업체는 마약문제가 가장 심각했던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의 지원과 비호를 받기도 했다. 미국 정치에 돈은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유권자의 이익과 선거자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간혹 선거자금을 선택할 정도임.
지금 자살률은 과거 지구상 최악이었던 사회 수준으로 증가. 그런 사회의 자살률은 옛 소련과 그 위성국, 그리고 중국여성, 특히 중국 농촌지역의 여성 자살률을 말한다. 이들 국가에서도 이제 세계 전체와 마찬가지로 자살률은 떨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미국인, 특히 교육수준이 낮은 미국인의 자살률은 부끄럽게도 눈에 띄게 증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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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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