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언어사용패턴과 스트레스 관련 유전자발현 사이에 ‘상관성’

“무의식적 언어패턴이 의식적 자가보고보다 측정정확도 더 높아


talkpixabaycom.jpg » 출처 / pixabay.com



상언어 사용의 패턴이 말하는 이 자신도 잘 모르는 몸의 스트레스 반응을 알려주는 지표로 사용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개인의 언어사용 특징을 분석하면, 사회·환경의 스트레스로 인한 관련 유전자 발현의 변화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이런 주장에 따르면, 첫 번째 실험적인 분석에서는 ‘정말로’ 같은 강조 부사를 자주 쓰는 언어사용 패턴과 스트레스 관련 유전자 발현 사이에 의미 있는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과 애리조나대학 등의 심리학·의학 연구진(책임저자 스티브 코울/Steve W. Cole)은 <미국 과학아카데미회보(PNAS)>에 발표된 논문에서, 실험참여자 143명의 일상 언어 음성녹음에서 무작위로 채집한 음성파일 2만 건을 분석하고서 이들의 관련 유전자 발현 분석 데이터와 비교해, 이런 해석과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흔히 사용되는 피검자의 의식적인 자가보고를 분석하는 방법보다 무의식적인 언어사용 패턴의 분석결과가 몸의 스트레스 반응을 이해하는 데 더 유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다.


이 연구결과를 보도한 과학저널 <네이처>의 뉴스를 보면, 연구진은 자발적으로 실험에 응한 성인 143명의 이틀간 일상적인 자연언어를 녹음했으며 여기에서 2만 2627건의 음성파일을 무작위로 채집해, 이들의 ‘기능어’ 사용 패턴을 살폈다. 기능어(function word)는 분명한 의미를 담지 않으면서, 심리학적으로는 말하는 이의 태도나 감정 상태를 보여주는 단어들이다. 대명사나 강조형 보조부사 같은 것들이 이에 속한다.


연구진은 단지 언어 분석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를 생물학적인 변화의 지표인 유전자 발현의 분석 데이터와 비교했다. 왜 이런 비교 방법을 선택했을까?


연구진은 사회·환경의 불균형이 사람들의 질병에도 영향을 준다는 최근 연구를 좇아서, 특히 그런 건강의 사회적 불균형, 즉 사회·환경적 스트레스가 생물학적으로는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를 좇아서 이루어졌다. 이른바 외부 스트레스의 ‘역경’에 반응하는 관련 유전자들의 발현 정도를 측정한다면, 이런 언어사용 패턴의 특징과도 어떤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품은 것이 연구의 출발점이었다고 한다.


<네이처>는 “(연구진인) 코울은 스트레스 생물학이 뇌에서 일어나는, 반드시 의식적인 자각일 필요는 없는 자동적인 위협 평가에 의해 촉발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품었다"며 이런 물음에서 나아가 스트레스가 언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관한 연구에 나섰다고 전했다. 다음은 네이처 보도의 일부이다.


“(연구진은) 심리학자들이 기능어(function word)라 부르는 대명사나 부사(sic.) 같은 단어에 더 큰 관심을 기울였다. “기능어들은 그 자체론 의미가 없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라고 연구진은 말한다. 명사와 동사 같은 ‘의미’를 지닌 단어들은 의식적으로 선택되는 데 비해, 기능 언어들은 “훨씬 더 자동으로 발화되며, 그것들은 때때로 말하는 사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말하는 사람의 말보다 더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예컨대 사람들이 개인적인 위기에 직면하거나 테러 공격을 당했을 때 그들만의 기능 언어를 쓴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역경’의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진 백혈구 내 50가지 유전자의 발현 데이터를 자발적인 실험참여자가 쓰는 언어와 비교했다. 연구진은 실험참여자들의 기능어 사용 방식이 스트레스, 우울, 불안에 대한 자가보고(self-reports)보다도 유전자 발현을 유의미하게 더 잘 예측해준다는 것을 발견했다.

 스트레스 압박을 받은 유전자 발현 신호를 지닌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말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정말로(really)’ 또는 ‘엄청나게(믿기지 않을 정도로, incredibly)’ 같은 부사를 더 많이 사용했다. 이런 단어들은 ‘감성 강화’ 구실(emotional intensifiers)을 하며 더 높은 고양 상태를 보여준다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그들은 또한 ‘그들(they)’, ‘그들의(their)’ 같은 3인칭 대명사를 덜 사용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는 사람들이 위협 받고 있을 때에는 외부 세계에 관심을 덜 집중하기에 그럴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처> 뉴스에서)


피검자가 진술하는 의식적인 자기 감정 평가보다도 그가 일상으로 쓰는 언어사용 패턴(특히 기능어 사용 패턴)이 피검자가 자신도 자각하지 못한 채 겪는 몸의 스트레스 반응을 더 정확히 예측해줄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요지인 듯하다.  무의식적인 언어사용 패턴이 화자의 신체 생물학과 가깝게 연관되어 있다는 주장은 흥미롭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후속 연구들에서 이런 주장의 타당성이 더 검증된다면, 이들이 제안한 언어사용 패턴 분석 방법론도 스트레스 측정에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논문의 의미

‘사회적 유전체(게놈)’ 연구는 건강의 사회적 불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역경에 대한 보존된 전사 반응(conserved transcriptional response to adversity, CTRA)을 확인해왔다. 우리 연구진은 스트레스, 불안, 또는 우울에 대한 기존의 자가보고 측정 기법과 비교해 CTRA 유전자 발현을 훨씬 더 긴밀하게 추적하는 ‘자연 언어 사용의 체계적인 개인차’를 찾아냈다. 이런 언어 스타일의 특징들은 면역세포 내 유전자 발현에 대한 사회적 영향을 매개하는 신경생물학적 과정의 유용한 행동 지표(behavioral indicator)가 될 수 있다.

  논문의 초록

불리한 사회 조건들은 질병의 사회적 차이를 일으키는 데 기여하는 순환 백혈구 내의 ‘역경에 대한 보존된 전사 반응’(conserved transcriptional response to adversity, CTRA)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관련된 CNS 메커니즘은 모호한 채로 남아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CTRA 유전자-발현 프로파일이 스트레스, 우울, 불안과 같은 내적 감정 상태를 자가보고(self-report)를 추적하는 방식에 견주어, 외부의 사회-환경적 변수들을 더 면밀하게 추적해주기 때문이다. 우리 연구는 자연언어 사용 패턴의 차이가 CTRA의 자율유도를 근사적으로 조절하는 위협탐지와 위협반응의 자동체계을 보여주는 데에 더욱 민감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조사했다. 건강한 성인 143명의 일상 상호작용에서 추출한 2만 2627건의 자연언어 음성샘플에서는 기능어(function-word, 전치사, 대명사, 조동사, 보조부사 등) 사용의 전체 언어 산출량과 패턴은 둘 다 CTRA 유전자 발현과 함께 변화하는(covary)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언어 특징들은 스트레스, 우울, 불안에 대한 자가보고 측정 기법과 비교할 때 CTRA 유전자 발현의 예측에 훨씬 잘 들어맞았으며, 인구통계 학적이나 행동적인 요인(나이, 성별, 인종, 흡연, 체질량 지수)과 백혈구 하위그룹 분포와는 별개로 잘 들어맞았다. 이 예측적 관련성은 언어와 유전자 발현의 샘플 채집이 1주일 이상 간격을 두고서 이루졌는데도 유지되었는데, 이는 그 연계가 개인차의 안전성 또는 생활환경의 만성성을 반영함을 보여준다. 개인 표현과 유전자 발현 사이에서 관찰되는 연관성을 고려할 때에, 자연언어 사용 패턴은 의식적인 감정 경험과는 다른 무의식적 평가 웰빙(암묵적인 안선 대 위협)을 보여주는 유용한 행동 지표가 될 수 있으며, 주변부 유전자 조절(peripheral gene regulation)에 관련되는 신경생물학적 과정을 좀더 면밀하게 추적할 수 있다.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