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는 30년부터 비만문제가 발생. 80년 미정부는 결국 비만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온갖 과학지식을 총동원하여 비만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지만 오히려 비만이 급증. 다이어트를 시도할수록 비만이 늘어나고 안전한 식품을 찾을수록 소비자의 불안감이 늘어난다. 식사총량을 줄이지 않는 이상 모든 다이어트가 실패하듯이, 양문제를 무시하고 식품을 선악의 이분법으로 재단하여 그 위험과 효능을 과장하는 한 불안감만 커질 뿐이다. 미국인은 세계인구의 1/15이지만 육류의 1/3을 소비. 고기뿐 아니라 다른 식품도 지나치게 많이 먹는다. 그런데 식사량을 줄이려는 노력보다 현학적 과학을 동원하여 식품성분의 좋고 나쁨을 따지느라 완전히 실패한 것이 지난 수십년간의 미국 다이어트 역사다. 식품문제는 대부분 얼마만큼 먹을 것이냐는 양의 문제인데 성분에 무슨 대단히 좋고 나쁨에 차이가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이 불량지식의 원천이다.
- 우유단백질의 80%는 카제인. 우유에 알칼리 처리를 가열하면 카제인만 녹아나옴. 이 용액을 건조시켜 분말로 만든 것이 바로 카제인나트륨. 즉 정제된 우유단백질이다. 다른 물질과 혼합된 상태인 우유단백질은 물에 잘 녹는다. 하지만 카제인만 결합한 상태에서는 1리터에 0.02-0.11그램만 녹기 때문에 거의 녹지 않는다고 보아야 함. 나트륨이 결합된 상태로 물에 들어가면 즉시 나트륨과 카제인이 분리되고 카제인은 음전하를 띠어 전기적 반발력으로 녹게 됨. 단백질은 물에 녹아야 쓸모가 있다.
- 카제인을 젖소보다 저렴하게 합성하는 능력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카제인을 저렴하게 합성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축복의 기술일 것이다. 그런데 단지 용해도를 높였다는 이유로 카제인나트륨은 화학적 합성품으로 분류됨. 카제인은 우유회사에서 만드는 우유의 가장 중요 성분이다. 화학자들은 카제인 나트륨은 카제인이 합성된 것도 아니고 카제인과 나트륨이 정량적으로 결합된 것도 아니므로 화학적 합성으로 인정하지 않음. 또한 다른 나라에서는 카제인이거 카제인나트륨이건 식품첨가물로 취급하지 않고 일반식품으로 취금. 유지방이 마냥 건강에 좋은 것이라 주장할 수는 없지만 카제인나트륨도 우유회사 제품인데 우유회사에서 카제인은 화학물질이라 나쁘다고 광고를 하는 것을 보면 할 말이 없어진다.
- 비타민 C의 기능을 알려면 콜라겐을 알아야 함. 우리 몸은 세포로 되어 있고 세포의 골격은 콜라겐으로 이루어짐. 콜라겐은 모든 동물 세포의 내부골격이며 단백질의 30%를 이룬다. 콜라겐은 세포안에서 수십, 수백겹의 단단한 섬유상을 만들고 촘촘히 연결한 망상구조를 만들어 세포형태를 유지한다. 우리 세포는 파이버(콜라겐) 덩어리다.
콜라겐 합성에는 글리신, 라이신, 프롤린리아는 세종류의 아미노산이 사용됨. 이들은 단백질을 섭취하여도 생기고 탄수화물을 먹어도 생긴다. 하지만 두 종류의 아미노산은 변신이 필요함. 라이신과 프롤린의 일부가 하이드록시기로 치환되어야 한다. 하이드록시기가 증가하면 세가닥 꼬이는 콜라겐 사슬간 수소결합이 증가하여 단단한 구조체를 형성. 이때 비타민C가 사용됨. 이것이 비타민C가 부족하면 괴혈병에 걸리는 이유. 콜라겐 합성이 부족해져 모든 세포가 약해진다. 그중 가장 취약한 부분에서 출혈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 콜라겐은 여러 기능을 한다. 피부미용의 핵심이 되기도 하고 단단한 세포결합으로 감기 등의 바이러스 감염을 줄이는 역할을 하기도 함. 따라서 인간에게 비타민C는 아주 중요. 하지만 기능의 주체는 콜라겐이지 비타민C가 아니다. 비타민C는 콜라겐 합성에 필요한 원료중 하나일 뿐.
피부탄력에 콜라겐이 중요하다며 콜라겐을 먹으라 하지만 콜라겐은 먹어도 흡수가 되지 않는다. 그러자 이번에는 비타민C를 무조건 많이 먹으라 한다. 하지만 비타민C는 비만의 요인이 될 수 있다. 현대인은 식사도 많이 하고 비타민C도 넘치게 섭취한다. 비타민C가 과잉상태이므로 몸에서는 콜라겐을 합성하고, 세포골격이 커져 공간이 넓어진다. 세포가 커지는 것이 성인비만이다. 물론 비만의 진범은 과식이다. 그러나 비타민C가 충분하지 않으면 비만은 완성되지 않을 것임. 비만을 최종완성하는 것은 비타민C다
비타민C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하지만 과량의 비타민C는 설사, 소변 산성화, 장내 철분 과다축적, 용혈 빈혈, 얼굴 발열, 요로결석, 수산염 이상침착, 프로게스테론 생산억제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더구나 비타민 A,D,E,K는 지용성 비타민이다. 지용성 비타민은 축적성이 있어서 더욱 위험. 비타민의 일방적인 찬양은 현대인에게 과잉의 재앙을 불러오기 쉽다.
- 햄버거는 편견에 희생된 대표적 음식. 햄버거에는 대체로 스테이크가 들어감. 스테이크는 다진 쇠고기에 달걀, 빵가루, 볶은 양파 등을 넣어 둥글넓적하게 빚은 뒤 프라이팬에서 구워 익히는 방식으로 요리됨. 이렇게 만들어진 스테이크를 밀가루로 만든 빵 속에 끼우고 양상추, 양파, 토마토, 후추, 소금, 케첩 등을 첨가하면 햄버거가 완성됨. 햄버거는 서양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중세 동양에서 유래. 유라시아 대륙을 정복해 거대제국을 건설한 몽골족의 고기음식이 헝가리 등 동유럽에 전해지며 타타르 스테이크로 불림.
1일 기준치 콜레스테롤은 햄버거 10개를 먹어야 충족된다. 총 발생열량을 우리가 흔히 먹는 식단과 비교하면 빅백1개(590칼로리)는 삼계탕(700), 자장면(670), 순두부백반(580)과 비슷하거나 적다. 햄버거를 섭취하는 것 자체는 건강과 무관하며, 너무 많이 먹을 경우에만 건강에 좋지 않다. 하지만 어떤 음식이든 너무 많이 먹으면 건강에 해롭다. 햄버거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칼슘 등이 고루 들어 있다. 빵, 고기, 채소 등을 한꺼번에 섭취할 수 있으므로 편식을 조장하지 않고, 다른 음식보다 재료가 고루 들어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건강식에 대한 매스컴의 과도한 포장, 패스트푸드를 무조건 정크푸드로 몰아붙이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햄버거에 대한 오해가 생김.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햄버거를 간식으로 여겨 세끼 식사 외에 추가로 먹는 습관이 있따. 햄버거 섭취로 인해 1일 음식물 섭취량이 많아지고 그 때문에 체중이 증가하면 그 탓을 모두 햄버거로 돌리는 것이다. 자꾸 음식의 종류에만 집착해 이게 건강에 좋으니, 저게 건강에 나쁘니 하며 가리는 것은 문제다. 햄버거가 먹고 싶긴 한데 햄버거를 먹으면 콜레스테롤이 높아지고 병에 걸린다고 해서 못 먹는다면 그것은 불행이다.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고 사는 것이 바로 진정한 웰빙이다. 음식은 그 자체로 좋고 나쁜 것이 없다. 문제는 과식이요, 편식이요, (맵고, 짜고, 태우는) 요립버이요, 잘못된 식사법이다. 먹고 싶다면 먹자. 그리고 담배, 과음, 운동하지 않는 생활습관을 버리자. 그러면 당신은 잘먹고 잘사는 가장 빠른 지름길을 택한 것이며, 나머지 운명은 당신의 유전자가 결정할 일이다.
- 스스로도 물에 잘 녹지 못하는 식품용 유화제가 나쁜 화학물징의 흡수를 돕는다는 이야기는 정말 어처구니 없다. 알콜은 소수성과 친수성을 반반 가지고 있다. 이상적 용매다. 따라서 알콜에 의한 여러가지 물질의 용해도가 증가한다. 다라서 유화제가 아닌 알콜이 나쁜 물질의 흡수를 도울 수도 있다. 하지만 약이 되는 경우가 많다. 과실주, 약주하면서 많은 것을 알콜에 담가 먹던 시절이 있었다. 사람들은 옛날부터 술에 넣으면 유효성분이 잘 추출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물에 잘 녹지 않는 물질도 알콜에는 잘 녹는다. 약에도 물에 잘 녹지 않는 성분이 많은데 알콜에는 잘 녹는다. 약과 술을 같이 먹으면 약의 흡수율이 높아져 과잉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알콜에 좋은 성분은 팽개치고 나쁜 성분의 흡수만 돕거나 나쁜 성분은 배제하고 좋은 성분의 흡수만 돕는 인공지능은 없다. 더구나 유화제는 어떤 물질의 흡수를 돕는 기능 자체가 없다. 더는 유화제가 좋은 화학물질은 내팽개치고 나쁜 화학물질의 흡수만을 돕는다는 식의 어이없는 이야기는 그만 했으면 한다.
- 지구를 가장 오랫동안 지배하고 오랫동안 지배하고 지구의 모든 것을 바꾼 지배자는 시아노박터라는 세균. 이 세균은 스스로 혹은 진핵세포와 공생을 통해 지구에 산소를 공급함. 산소가 없는 곳에 사는 혐기성 세균만 살던 지구에서 산소의 독성에 적응하는 것은 생존의 문제였다. 지금도 산소는 식물이 쓰고 버린 위험한 배설물이다. 하지만 인간 같은 진핵생명체는 위험한 독성기체인 산소는 활용하여 크게 비약했다. 활성산소응 우리 몸에 큰 피해를 입힌다. 활성산소는 세포 내부의 미토콘드리아가 포도당을 분해해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김. 잠깐 존재하지만 반응성이 매우 강이 우리몸을 쉽게 망가뜨리는데 성인병 원인의 80%가 활성산소 때문이라고 함. 따라서 이 물질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항산화제가 화두다. 색이 진한 과일과 채소는 이들 성분이 많아서 각광을 받는다. 하지만 대부분이 실험실에서 나타나는 결과이고, 비타민C와 E, 레스베라톨(적포도주) 등의 각종 항산화성분이 생명연장의 수단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밝혀짐. 따라서 노화를 억제하려면 활성산소량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최선. 활성산소가 처음부터 많이 생기지 않도록 막아야 함.
하지만 생명유지에는 활성산호가 반드시 필요. 활성산소가 부족하면 여러 부작용이 발생함. 산소에 적응한 지금도 우리는 낮은 산소용해도로 고생중이다. 산소 용해도가 고작 1리터에 0.035그램에 지나지 않기 때문. 우리 심장은 물에 거의 녹지 않는 산소 때문에 하루 500리터, 무게로는 고작 800그램의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혈액 속을 헤모글로빈으로 가득 채우고 100톤의 혈액을 순환시키고 있다. 조금만 용해도가 높았어도 혈액에 그렇게 헤모글로빈이 많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고, 당류와 지방에 그렇게 민감하지도 않고, 이들이 혈관에 과잉으로 존재하여 발생하는 많은 사고로부터도 훨씬 안전했을 것이다.
- 한동안 숙변을 이야기하더니 이제 디톡스가 유행이다. 숙변이아 내시경으로 확인하면 금방 실체가 드러나지만 디톡스는 분자 수준이라 쉽게 진위를 가리기 힘들다. 하지만 새롭게 톡스로 대해야 할 물질은 없다. 포도당, 지방, 비타민, 미네랄, 신경전달물질, 호르몬 등 모든 물질의 과잉은 톡스다. 보통 생각하는 톡스의 개념에 접근하는 것이 중금속일 것이다. 그러나 중금속에 특별한 대책이 없는 것은 누구나 아는 내용이다. 그나마 다당류 같은 식이섬유가 중금속을 배출하는 능력이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영양분과 미네랄의 흡수를 방해하는 작용이 있어 무작정 많이 먹을 수는 없다. 식이섬유가 나쁜 중금속만 따로 빼내고 필요한 미레랄만 그대로 남겨둘 것이라는 것은 착각이다. 그리고 중금속의 흡수능력이 좋다고 하는 물질은 평소 물질자체의 오염가능성을 생각해 봐야 한다. 중금속 흡수능력이 있는 물질이 평소에 아무 중금속도 흡수하지 않는 깨끗한 상태로 있다가 우리 몸에 들어갔을 때만 나쁜 중금속을 덥석 흡수하여 배출할 것이라는 기대는 부질없는 짓이다. 환경 호르몬 물질도 중금소고가 같은 경우다.
노화의 원인인 활성산소를 톡스라고 하고 디톡스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부질없다. 활성산소는 우리가 살아 있는 한 계속 생긴다. 그리고 우리는 몸 안에 활성산소가 적당량 있어야만 살 수 있다. 향산화제로 활성산소를 줄여서 생명을 연장하려는 지금까지의 모든 시도는 실패했다.
디톡스라는 용어는 멀쩡한 사람도 불안하게 만든다. 디톡스에 집착하여 식품의 성분을 하나하나 따지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먹을 것이 없다. 모든 음식은 독소인 활성산소를 만들기 때문. 소장 속의 음식은 뱃속에 있을 때는 가장 소화하기 좋은 영양덩어리지만 배출 즉시 가장 더럽게 생각하는 물질이 된다. 차이는 뱃속에 있어서 보이지 않느냐, 배출되어 보이는 상태냐 정도다. 집안 머지의 절반은 사람 피부에서 떨어져 나온 때다. 내 몸을 때 하나 없이 깨끗하게 유지하겠다는 생각은 정신병리학적 문제가 있는 상태고, 디톡스에 대한 과도한 집착도 이와 유사한 위험한 생각이다.
- 콜레스테롤을 많이 먹는다고 바로 혈중 콜레스테롤이 증가하지는 않음. 오히려 체내에서 합성하는 양이 줄어든다. 우리 몸에서 콜레스테롤의 함량이 가장 높은 곳은 뇌. 뇌에는 체내 콜레스테롤의 25%가 들어 있다. 다른 부위에 비해 콜레스테롤을 13배나 많이 필요로 함. 뇌세포는 세포당 만개 정도의 시냅스를 형성할 정도로 울퉁불퉁 표면적이 넓다. 넓은 세포막을 감당하려면 DHA같은 불포화지방도 많이 필요하고, 이들의 약해진 세포막을 보완할 콜레스테롤도 많아야 함. 우리 몸에 필요한 콜레스테롤의 20%는 음식을 통하여 보충이 가능하나 뇌는 차단성이 커서 음식물에 포함된 콜레스테롤이 전달되지 못함. 따라서 뇌는 하나하나 순수하게 자체 합성해야 한다.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먹으면 가장 먼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되는 곳이 필요량도 많고 외부공급도 없는 뇌다. 기억력을 잃기 쉽고 다른 부작용도 많아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 당을 많이 먹으면 열량이 넘치고, 남는 열량은 지방의 형태로 비축됨. 비만문제가 발생하면서 당연히 열량은 적고 감미는 높은 원료에 대한 요구가 발생. 이래서 등장한 것이 고감미 감미제다. 스테이오사이드나 글리시리진 같은 천연의 고감미 감미제도 있지만 이들은 맛이 깔끔하지 못해 선호도가 떨어짐. 그래서 등장한 것이 사카린, 아스파탄, 아세설팜칼륨 같은 합성감미료다. 그런데 불안감이 많다. 합성이면서 강력한 감미를 갖자 분자 자체에 뭔가 강력한 힘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반대다. 우리 몸은 설탕 등 일반감미료가 유난히 단맛 수용체인 G수용체에 약하게 결합하여, 많은 양을 먹어야 달다고 느끼도록 진화. 단맛을 조금만 먹어도 만족한다면 탄수화물 섭취가 부족해지기 쉽기 때문. 합성감미료는 단지 단맛 수용체오 강하게 결합할 뿐이다. 설탕은 단맛 수용체에만 작용해 깨끗한 단맛을 주지만 합성감미료는 자극만 강하지 쓴맛도 있어서 기호도가 떨어짐. 결국 합성감미료를 사용하면 열량은 쉽게 낮출 수 있으나 기호도와 포남감을 만족시키기는 어려움. 결국 둘을 적당히 조화시키는 게 좋다.
- 합성조미료는 천연조미료와 무슨 차이가 있을까? MSG자체는 차이가 없다, 가 정답이다. 하지만 천연조미료에는 MSG 이외의 성분이 있다. MSG가 강한 악센트를 주지만 맛은 MSG만으로 나는 것이 아니다. 다른 것을 다 갖춘 후 부족한 부부을 MSG로 살짝 보충해야 맛이 살아나지, MSG자체로는 느끼할 뿐이다. 짠맛의 소금이 모든 재료의 맛을 확 살려주는 것과 같은 이치. MSG를 사용할지 말지, 담백하게 먹을지 감칠맛 나게 먹을지는 소비자의 선택이다. 그런데 엉터리 불량지식으로 MSG대신에 OO분해물을 이용한 천연조미료, 원물만을 이용한 천연조미료가 등장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비용대비 효과가 더 높은 것도, 안전에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만 알아두자.
- 모든 가공식품은 만들기도 까다롭고 표시도 까다롭다. 식품업체는 보존료를 안 쓰고고 안 썼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런데 인터넷에는 근본적으로 보존료를 쓸 수도 없는 품목에 보존료, 살균제, 방부제가 마구 들어 있다는 거짓말이 많음. 식품에 살균제, 방부제는 그 자체가 허용되지 않았다. 균의 생육을 억제하는 수준의 물질, 즉 상온에서 냉장고 역할을 할 정도의 약한 물질만 허용됨. 식품에 사용되는 보존료로는 세균도 죽지 않고 인체에도 피해도 없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솔빈산이 안전하다는 것은 생물과 무생물 사이의 저자 후쿠오카 신이치의 나누고 쪼개도 알 수 없는 세상에 자세히 설명 되어 있다. 솔빈산은 젖산과 비슷하고 사과산과도 비슷. 그런데 세균의 효소는 솔빈산을 젖산이나 사과산으로 알고 덥석 결합한다. 그러면 다음 물질로 변환되거나 분리되어야 하는데 생선사기처럼 이들 효소에서 좀처럼 빠질 생각을 안한다. 즉 젖산을 피루브산으로, 사과산을 옥살아세트산으로 변환시키는 경로가 막혀 미생물의 생육을 억제. 사람과 미생물은 대사경로나 효소의 시스템이 다르고 대사에 방해가 되는 물질을 분해하고 제거하는 해독 시스템 역시 미생물보다 사람쪽이 더 뛰어나기 때문에 인체에는 전혀 무해하다.
혹시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그것도 기우다. 솔빈산의 구조는 아주 단순해서 축적될 수 없고 그 양이 미미하기 때문. 그리고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식품에 쓰이는 솔빈산과 안식향산은 원래는 자연에서 채취한 천연물이다. 안식향산은 쪽 동백나무 수액에서 채취했던 벤조산이라는 천연물. 나쁜 기운을 물리쳐서 편안하게 안식을 시켜주는 향기성분이 있다고 해서 안식향이라는 이름이 붙음. 솔빈산도 북반구에 흔한 장비과의 마가목 나무열매에서 추출한 천연유기산이다. 안식향산은 식물의 방어기작의 기본물질이기도 하다. 식물이 공격받으면 아미노산인 페닐알라닌을 계피산으로 변환한 후 계피산이 안식향산이 되고 안식향산이 살리실산이 된다. 페닐알라닌, 계피산, 살리실산은 좋다고 칭찬하면서 중간 대사물로 구조에 별 차이도 없는 안식향산만 식품보존료르 쓰인다고 혐오하는 것은 매우 불공평하다.
- 우리가 먹는 것은 이미 엄청난 검증을 거친 엄선된 먹을거리로 충분히 안전하다. 무엇을 더 먹어야 하는 문제가 아니고 어떻게 덜 먹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다. 우리는 좋은 식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맛있는 식품을 좋아한다. 음식점 선택기준이 영양인 경우는 없다. 무조건 맛이 있어야 살아남는다. 저렴하기까지 하면 대박이고, 제품출시는 식품회사가 할 수 있으나 항상 최종결과는 소비자가 결정한 것에 의해 정해진다. 지금까지 무수한 신제품이 나왔다. 정말 진지한 고민으로 만든 제품도 많고 몸에 좋다고 하는 것만 넣은 제품도 많이 출시되었지만 모두 실패. 정확한 스펭르 준다면 식품회사는 어떤 이상적 식품이라도 만들 수 있다. 팔리기만 하면 말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모든 첨가물을 법으로 금지시켜도 가공식품은 살아남는다. 단지 품질에 비해 가격이 비싸질 뿐이다.
- 냄새는 기억중추를 자극하여 우리를 과거와 연결시킴. 냄새는 오랜세월 동안 덤불속에 감춰져 있던 지뢰처럼 과거의 기억을 폭발시킨다. 낙엽태우는 냄새는 군고구마를 먹었다는 단순한 사실만을 떠올리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어머니의 사랑을 받던 따스한 감정이 더 생생하다. 워낙 순식간에 나타나기 때문에 생각할 시간을 갖기도 전에 이미 감정을 자극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특정한 냄새를 인지했으르 때 그 실체나 이유를 이해하기도 전에 알 수 없는 감정에 휘말리기도 한다.
새로운 자극은 스트레스와 피로를 준다. 이런 스트레스를 잠재우는 가장 쉽고 강력한 방법이 익숙한 음식이 주는 편안함과 안도감이다. 로컬푸드는 순식간에 우주인을 지구에 연결시키고 해외에 간 사람을 고국에 연결시켜 준다. 2차대전 당시 미군의 가장 중요한 병참물자 중 하나가 콜라였다. 콜라는 맛있고 효과적인 에너지원인 설탕과 뼈의 주성분이자 ATP의 구성성분인 인산, 아데닌과 유사한 형태여서 뇌가 피로를 감지하지 못하게 하는 카페인, 원시바다부터 존재했고 혈액의 pH를 안정화시키는 스트레스 해소물질인 탄산으로 되어 있으며, 세균이 절대 자라지못하는 안전성, 그리고 세상 어디를 가도 똑같은 맛으로 고향의 맛을 느끼게 하는 영혼의 식품이자 승리의 숨은 공신이었다.
- 고통도 쾌감도 내 몸이 만든 착각이다. 생존을 위해 우리 몸은 천연 마약인 내인성 모르핀 같은 쾌감의 회로를 만들었다. 그리고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행동을 하면 이를 생산하여 쾌감으로 보상했다. 엔돌핀과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비슷한 작용을 하는 것이 마약이다. 어떤 분자든 엔돌핀의 수용체에 결합하면 쾌감을 준다. 우리는 마약에 중독되는 것이 아니라 환각에 중독된다. 온몸이 부서질 듯한 고통도 뇌가 만든 착각이다.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기도 하는데 착각이라 하면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우리 몸 곳곳에는 통각이 있다. 통각이 자극되면 뇌로 자극을 받았다는 신호만 보낸다. 통증은 뇌가 만든 작품이다. 상처를 받는 일은 생존에 불리하기에 통각이 연결된 지점에 신호가 들어오면 뇌는 통증을 만들어내어 반복되지 않도록 벌을 내리는 것이다.
간혹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가 태어난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면 생명이 위험하다.
- 모든 태운 것은 위험하다. 우리 민족은 유난히 참기름을 갈망하여 가짜 참기름 파문이 끊이지 않았다. 모든 음식이 참기름만 넣으면 맛있어졌다. 지금은 참기름, 누룽지, 숭늉이 사라지고 삼겹살, 커피가 대세다. 스타일이 바뀌었을 뿐 이는 모두 로스팅 향기다. 인류 진화의 결정적 요소는 불을 이용한 요리였다. 특별한 그릇이 없었으므로 굽기가 유일한 방법이었다. 춥고 배고프고 무서운 세상에서 불가에서 따뜻하게 사냥해온 고기를 구우면서 맡은 냄새가 어떠했으며, 생고기를 먹다가 소화가 잘 되는 구운 고기를 먹었을 때의 감동을 생각해보라. 그 감동적 구이요리가 우리의 DNA에 각인된 것.
구이는 확실히 삶는 것보다 위험. 여러 발암물질 생성의 위험이 크다. 하지만 삶은 요리에는 결정적으로 150도를 넘기면서 발생하는 로스팅 향기가 부족. 아무리 구이 대신 삶은 요리법을 추천해도 사람들은 여전히 숯불구이를 좋아하고 높은 온도에서 볶은 커피를 좋아함. 가공식품의 아크릴아미드에는 호들갑을 떨면서도 구이의 위험은 쉽게 감수함. 가끔 참기름의 벤조피렌이 기준치를 넘었다고 호들갑을 떤다. 벤조피렌 섭취경로의 절반 이상이 고기구이를 통해서다. 집에서 볶은 참기름보다 식품회사 참기름은 온도관리가 훨씬 철저하므로 안전하다. 가정에서 대충 볶은 참기름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은 참기름의 벤조피렌 함량을 검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피자는 이탈리아 오랜 전통식품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 역사는 50년에 불과. 모차렐라치즈가 피자에 처음 사용된 것은 공식적으로 1889년부터. 일부 지역에서 유명해졌지만 전국적으로 확산되지는 않았다. 피자의 팔자가 바뀐 계기는 2차대전이다. 이탈리아에 상륙한 미군들은 피자에 열광. 군복무를 마치고 고향에 돌아간 병사들은 미국에서도 이민자들이 만들어 먹는 피자집이 있다는 것을 발견. 이들이 먹으면서 피자가 미국사회에 알려짐. 그리고 이탈리아를 찾은 미국인 관광객들이 피자를 찾자 피자집이 이탈리아 전역에 들어섬. 피자를 먹는 미국인을 보면서 이탈리아 북부 사람들도 피자를 알게 되었다. 특히 미국문화를 선망하던 젊은 층을 중심으로 피자를 먹기 시작하여, 60-70년대부터 이탈리아에서 피자가 본격적으로 소비됨. 피자가 이탈리아의 국민음식이 된 것은 50년 정도에 불과하고 피자를 알아봐준 사람은 외국인이다.
일식하면 생각나는 초밥도 현대와 같은 형태는 냉장, 냉동 기술이 보편화된 50-60년대 이후에 나옴. 이전까지 갓 잡은 생선을 도시에서 먹는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선어와 활어는 50년 가공, 냉동시설을 갖춘 저인망 어선의 등장, 56년 컨테이너 발명, 60년 저온냉장 화학기술 이용, 저온유통체계가 구축되는 등 기술적 발전 이후 가능해짐. 신선한 날생선을 사용하는 초밥가게가 도쿄에 퍼진 건 60년대 이후다. 사실 초밥이야말로 인스턴트 식품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미리 준비한 밥에 고추냉이와 생선을 올려놓으면 끝이다.
사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전통음식들은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우리가 전통한식이라고 하는 음식들은 대부분 만들어진 지 100여년에 불과하다. 김치라고 하면 보통 통배추김치를 떠올린다. 배추는 오래되었지만 요즘 먹는 배추는 1906년 외국에서 품질이 우수한 배추품종을 도입하여 육종연구가 시작된 이후의 결과물임. 김치소의 형태도 불과 50여년 전에야 현재의 맛과 모양을 갖춤. 삼계탕은 어떨까? 조선시대에 닭을 이용한 대표적 음식은 백숙이다. 간장, 된장 등 장류도 사용하지 않았는데 귀한 인삼을 썼을리는 없고 오늘날과 같이 수삼을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 오늘날 우리가 먹는 삼계탕은 60년대를 넘기면서 나타났다는 것이 정설. 이때의 삼계탕은 인삼을 넣고 푹 곤 닭백숙이었다. 제법 자란 닭이라야 살이나 뼈에 맛이 드는데 지금은 영계만 사용되니 지금의 삼계탕은 현대식 음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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