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공부는 어렵고 힘들다. 그 중에서도 특히나 수학은 더욱 그렇다. 아마 중고등 학교에서 수학이 재미있다고 말하는 학생은 1% 미만일 것이다. 수학을 잘 한다고 하는 학생들도 재미 있어서 수학공부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학에 재미를 붙이지 못하는 이유는 입시위주의 교육, 그 중에서도 정해진 시간에 누가 빨리 정답을 맞추는지를 겨루는 형태의 시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수학의 원리와 수학적 사고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공식에 맞추어 문제를 풀어내는 기술 중심으로 공부하게 된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수학도 암기과목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 책은 베이징 항공우주대학교 컴퓨터학과 부교수이자 박사과정 지도교수인 류쉐펑이 지은 책이다. 저자는 대학시절 수학공식을 풀어내고, 문제를 풀이하면서도 개념에 대해 정말로 이해를 하고 있는지 의심을 품었다. 대개 수학개념은 책에 담긴 공식일 뿐이니 수학자들에게나 중요하고 우리와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수학개념 속에는 반짝이는 지혜의 빛이 숨겨져 있고, 이런 지혜들은 우리가 복잡한 사회를 더욱 현명하게 볼 수 있게 도와주고, 우리가 살면서 더 좋은 결정과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어 '수치해법'을 생각해보자. 수치해법은 미분법과 달리 모든 단계에서 완벽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빠르게 전체 과정을 끝낸 뒤 그 결과를 근거로 과정을 반복한다. 그렇게 여러차례 반복하면서 계속 완성도를 높이는 모델은 제품개발이나 프로젝트 관리에서 사용하는 애자일 모델과 매우 유사하다. 기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짧은 주기로 빠르게 반복하며 완성도를 높여간다는 취지와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완성이 완벽보다 중요하다는 사고가 담겨져 있다.

이와 같이 수학을 통해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지혜는 우리가 세상을 더 명확하게 볼 수 있게 도와주고 문제에 부딪혔을 때 더욱 과학적인 시각을 제공해 더 나은 결정과 행동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만일 이과전공의 독자라면 예전에 배웠거나 어디선가 접해보았던 수학공식들 속에 담긴 심오한 이치를 곱씹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면서 해당 공식을 더욱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런 공식을 접해보지 못한 문과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수학공식이 나왔다고 두려워하지 말고 차근차근 읽어나가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씌여진 책이다. 문과생이 이런 사고를 파악한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의 창문을 활짝 여는 것과 같다. 고민스럽거나 당혹스러울 때 다른 시각에서 깨들음을 제공해주고 문제를 더욱 깊이 파악할 수 있게 해 주며 심지어 인생관과 일에 대한 태도를 바꾸게 도와줄 수 있다.



* 본 리뷰는 출판사 도서지원 이후, 자유롭게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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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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